[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부의 반도체 수출 제재로 미국산 최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구하기 어려워진 중국 AI 기업들이 말레이시아에서 AI ‘원정 훈련’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관련된 중국 기업들의 위법 행위 여부를 확인중이라고 밝혔다. 20일 홍콩 영자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투자통상산업부는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 기업 관계자들이 말레이시아에서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AI 개발·운용 반도체가 장착된 서버를 이용해 AI를 훈련시켰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언급했다. 투자통상산업부는 해당 보도를 조사 중이라며 "국내법이나 규정 위반 여부에 대해 관련 기관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행위가 국내법을 명확히 위반한 것은 아닐 수 있지만, 수출 통제를 회피하거나 불법 무역에 연루되려는 어떠한 시도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투자통상산업부는 "민감 품목의 거래를 감시하기 위한 국제 협력 요청이 있을 경우, 관련국과 긴밀히 공조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달 12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지난 3월 중국 AI 기업 기술자 4명이 80테라바이트(TB) 용량의 스프레드시트·이미지·영상이 담긴 하드디스크 60개를 갖고 말레이시아에 입국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말레이시아의 한 데이터센터에서 첨단 엔비디아 반도체가 장착된 서버 300대를 임대, 이들 서버에 가져온 데이터를 입력해 AI 모델을 훈련시켰다. 이들은 최근 AI 모델을 포함하여 수백 기가바이트(GB) 분량의 자료를 가지고 중국으로 귀국했다고 알려졌다.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는 지난 2022년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기업이 중국에 고성능 AI 반도체와 최첨단 반도체 제조 설비를 수출하지 못하게 막았다. 이에 엔비디아는 중국 전용 저사양 반도체(H20)를 따로 만들어 수출했다. 올해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부터 이러한 중국형 반도체 수출도 규제하기로 했다. 세계 AI 개발·운용 반도체 시장에서 약 8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엔비디아는 트럼프 정부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H20보다 사양이 낮은 반도체를 기획하고 있다. 앞서 외신들은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반도체를 구하지 못한 중국 AI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성능이 떨어지는 중국산 AI 반도체와 클라우드 기술을 사용해 AI 개발을 이어간다고 추측했다. 말레이시아 컨설팅 기업 덴수이의 에릭 로 파트너는 SCMP를 통해 트럼프 정부와 상호관세 협상을 앞둔 말레이시아 정부가 이번 사건을 가볍게 넘기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말레이시아가 트럼프 정부에 자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가 철저하다는 점을 납득시켜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이번 일이 수출 통제 위반이나 국가안보 위협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이 잘못 처리될 경우 "말레이시아의 무역 협상을 위태롭게 하고, 미국에서 운영하거나 미국과 거래하는 말레이시아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6-20 15:58:38지난해 10월 27일 경기 용인시 현대차와 도요타가 개최한 자동차 경주대회 현장.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회장이 굉음을 내며 현란한 드리프트 기술(차를 미끄러지게 하는 운전 기술)을 선보이며 GR 야리스 랠리 1 하이브리드(도요타 경주용차)에서 이 대회 호스트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깜짝 등장했다. 세계 1, 3위 자동차그룹 총수가 나란히 '한 차'에서 내린 이 장면은, 한일 자동차산업이 나란히 어깨를 견주며 미래차·로봇·수소 등 신산업 분야에서 '한일경제협력 3.0'이란 새로운 협력의 장을 열어가고 있다는 상징 그 자체였다. 지난 2019년 7월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이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겨냥해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를 발표한 직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은 문재인 정부와 아베 신조 정권 간 사실상 모든 고위급 대화 채널이 끊긴 상태에서 단신으로 도쿄를 찾았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재판을 둘러싼 아베 정권의 강경한 태도로, 수출규제가 해제된 것은 3년8개월 뒤인 2023년 3월이었지만 적어도 이 회장 손에는 강력한 카드가 있었다. 반도체 부활을 꿈꾸는 일본을 향한 첨단 반도체 기술 협력 카드였다. 일본은 TSMC가 구마모토에 짓고 있는 반도체 공장과 같은, 반도체 투자건을 삼성에도 타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일경제협력 3.0시대 이끌어 오는 22일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양국 산업계가 한일경제협력 3.0 시대를 향해 다시 한 번의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중 첨단기술 경쟁, 글로벌 무역 불안정의 거대한 파고에 대응해 인공지능(AI), 반도체, 로봇, 미래차 등 첨단 미래 산업을 향한 양국의 협력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1960~1990년대 일본의 일방적 기술전수 등 비대칭적 관계(한일경제협력 1.0)에서 시작된 한일경제협력은 2000년 초 삼성전자가 소니를 꺾고 세계 TV시장 강자로 올라섰던 그 무렵을 시작으로 '공급망 협력(한일경제협력 2.0) 관계'로 발전해 왔다. 앞으로 열어갈 3.0 시대는 기존의 공급망 협력과 더불어 첨단기술 개발을 중심으로 '대칭적 협력관계'로 전개될 전망이다.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갈 양국 경제계 신(新)파이프라인의 역할이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2022년 9월 한국 재계 총수 중에선 처음으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과 만남에 이어 지난달 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면담을 했다. 최 회장은 이시바 총리에게 '한일 경제공동체' 구상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최종원학술원)이 베이징포럼(1999년 첫 행사) 개최 20년 만인 2019년 첫 도쿄포럼을 열며 일본에서 지식인 네트워크를 가동하기 시작한 것도 최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SK그룹은 올해 SK재팬을 공식 출범해 에너지, 반도체, 정보통신을 중심으로 일본과 협력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NTT도코모, KDDI에 이어 올해부터는 소프트뱅크에도 갤럭시S를 공급한다. 소프트뱅크를 뚫은 것은 2015년 이후 10년 만이다. 이재용 회장과 일본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간 협력관계에 기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자열 LS이사회 의장은 한국무역협회 회장 재임 시절인 지난해 말 '한일 교류 특별위원회'를 신설했으며, 한일 정치 갈등기에도 한일 민간포럼인 세토포럼 이사로 활동하며 양국의 소통창구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한일교류특별위원회 초대 위원장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과거 한일재계회의를 이끌었던 부친 조석래 회장에 이어 양국을 잇는 새 파이프라인으로 주목되고 있다. 일본의 국민메신저 '라인'을 만든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일본 산업계 심장부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인물로 평가된다. ■"반도체, AI 중심으로 협력 기대" 미국의 관세정책, 중국 산업계 부상에 대응해 경제협력 3.0 시대를 이끌 양국 리더들의 행보 역시 반도체, AI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19일 한국경제인협회가 국내 매출액 상위 1000대 비금융사(101개사 응답)를 상대로 실시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경제협력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62.4%가 한일 경제협력이 한국 경제성장을 위해 앞으로도 필요하다고 봤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5-06-19 18:53:53민선 8기 충남도의 외자 유치가 39억달러(5조2841억원)를 돌파하며 올해 외자 유치 목표 40억달러에 성큼 다가섰다. 충남도는 18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산업용 특수가스 분야 글로벌 선도기업인 미국 에어프로덕츠 및 반도체용 특수 화학 소재 제조기업인 인도 바바 어드밴스 머트리얼즈와 총 1억2000만달러(1700여억원) 규모의 투자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김태흠 충남지사와 커트 르페브르 에어프로덕츠 아시아법인 대표, 나레쉬 파텔 바바 어드밴스 머트리얼즈 대표, 김석필 천안시장 권한대행, 송무경 공주부시장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각 기관은 천안·공주 지역 외국인투자 이행과 행정 지원에 대한 상호 협력을 확인했다. 에어프로덕츠는 산업용 가스와 관련 장비, 응용기술을 공급하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현재 천안·아산에 생산시설을 두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용 특수가스를 공급하며 국내 산업 발전 및 고용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이번 투자 계획에는 천안 3산업단지 내 공장 증설이 포함돼 있으며, 초고순도 산업용 가스 생산을 위한 특화 설비를 국내 최초로 도입할 계획이다. 에어프로덕츠는 반도체 첨단산업 클러스터가 위치한 충남의 지리적 강점과 기업 친화적인 행정 지원이 투자 결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바바 어드밴스 머트리얼즈는 국내기업인 '제이앤머트리얼즈'와 합작법인 '인디켐'을 설립할 예정이다. 앞으로 반도체 포토레지스트용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국내에서 정제·유통해 일본기업이 점유하고 있는 반도체 포토레지스트 공급 시장을 점진적으로 대체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충남도는 이번 협약으로 현재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반도체 원재료 유통망의 다변화와 함께 공주에 자리를 튼 반도체 소재 신생 기업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5-06-18 18:10:48[파이낸셜뉴스] 민선 8기 충남도의 외자 유치가 39억 달러(5조 2841억 원)를 돌파하며 올해 외자 유치 목표 40억 달러에 성큼 다가섰다. 충남도는 18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산업용 특수가스 분야 글로벌 선도기업인 미국 에어프로덕츠 및 반도체용 특수 화학 소재 제조기업인 인도 바바 어드밴스 머트리얼즈와 총 1억 2000만 달러(1700여억 원) 규모의 투자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김태흠 충남지사와 커트 르페브르(Kurt Lefevere) 에어프로덕츠 아시아법인 대표, 나레쉬 파텔(Naresh Patel) 바바 어드밴스 머트리얼즈 대표, 김석필 천안시장 권한대행, 송무경 공주부시장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각 기관은 천안·공주 지역 외국인투자 이행과 행정 지원에 대한 상호 협력을 확인했다. 에어프로덕츠는 산업용 가스와 관련 장비, 응용기술을 공급하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현재 천안·아산에 생산시설을 두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용 특수가스를 공급하며 국내 산업 발전 및 고용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이번 투자 계획에는 천안 3산업단지 내 공장 증설이 포함돼 있으며, 초고순도 산업용 가스 생산을 위한 특화 설비를 국내 최초로 도입할 계획이다. 에어프로덕츠는 반도체 첨단산업 클러스터가 위치한 충남의 지리적 강점과 기업 친화적인 행정 지원이 투자 결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바바 어드밴스 머트리얼즈는 인도 제약 중간체 제조 회사인 ‘아큐타스 케미칼즈’의 자회사로 반도체 원재료 생산 및 유통 사업 확장을 위해 2023년 설립됐다. 바바 어드밴스 머트리얼즈는 국내기업인 ‘제이앤머트리얼즈’와 합작법인 ‘인디켐’을 설립할 예정이다. 앞으로 반도체 포토레지스트용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국내에서 정제·유통해 일본기업이 점유하고 있는 반도체 포토레지스트 공급 시장을 점진적으로 대체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남공주일반산단에 공장을 건축해 내년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은 2010년부터 성사된 충남도의 외국인투자 중 인도계 기업과 최초로 맺은 투자 협약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충남도는 이번 협약으로 현재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반도체 원재료 유통망의 다변화와 함께 공주에 자리를 튼 반도체 소재 신생 기업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민선 8기 도는 34조 30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그 중 외자만 39억 달러를 넘겼다”면서 “이번 협약으로 우리 충남의 산업 경쟁력이 한 차원 더 높아지게 됐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5-06-18 13:38:39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 실현을 위해선 당장 AI 인재 유출부터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빅테크 등과의 연봉 차이, 국내 부족한 AI 연구기반 등으로 토종 인재는 떠나고, 해외 인재는 들어오지 않는 '인재 순유출국' 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17일 '한국의 고급인력 해외유출 현상의 경제적 영향과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지난해 한국에서는 인구 1만명당 0.36명의 AI 인재 순유출이 발생했으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5위로 최하위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전문인력의 해외 취업은 지난 2019년 12만5000명에서 이용가능한 최신 통계인 2021년 12만9000명으로 4000명 증가했다. 세계적으로 AI 열풍이 불기시작한 2023~2024년엔 이보다 훨씬 많은 인원들이 미국 빅테크 및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등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해외 전문인력의 국내유입(2021년 4만5000명)은 이에 훨씬 못 미쳐 일명, 두뇌수지 적자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술 데이터베이스 중 하나인 'Scopus'를 기준으로 과학학술 연구자의 국경 간 이동 데이터를 분석했으며, 이를 통해서도 한국은 '인재 순유출국'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과학자의 해외 이직률이 2.85%(2021년)인데, 외국 과학자의 국내 유입률(2.64%)보다 0.21%p 낮다. 이 역시도 조사대상 43개국 중 33위로 하위권이다. 경쟁국인 독일·중국은 순유입국이며, 일본은 한국보다도 유출도가 낮다. 상의는 인재가 한국을 떠나는 이유로 △단기실적 중심의 평가체계 △연공서열식 보상시스템 △부족한 연구 인프라 △국제협력 기회의 부족 등을 지목했다. "상위 성과자일수록 해외 이주 비중이 높아 '유능할수록 떠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갓 박사를 취득한 AI인재의 경우 미국 빅테크 업체에선 많게는 40만~50만달러(약 5억5000만~7억원)의 연봉을 지급한다. 1억원 남짓인 국내 대기업들과 격차가 크다. 카이스트 AI대학원 신진우 석좌교수가 최근 국내 AI 관련 석·박사, 기업인, 교수, 정부 출연기관 등 2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AI기업들이 해외에 비해 부족한 부분(복수응답)으로는 연봉 88%, 데이터·컴퓨팅 자원 60%, 성장가능성 58%, 동료의 수준 34%, 삶의질 14%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대한상의 SGI 김천구 연구위원은 "AI,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인재 유출이 심화되면 장기적으로 국가 연구개발(R&D) 경쟁력과 기술주권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전문인력 유출은 국가재정을 악화시키고, 그동안 투입한 교육비용마저 제대로 회수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상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대졸자의 평생 공교육비는 약 2억1483만원에 이르며, 이들이 해외에서 경제활동을 할 경우 발생하는 세수손실은 1인당 약 3억4067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5-06-17 18:51:30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충돌이 고조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 등 현지 진출기업들의 일부 실적 및 사업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韓기업, 테헤란서 안전지역 이동 17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스라엘에 판매 법인(SEIL)과 반도체 연구소(SIRC)를 두고 있는 삼성전자는 주재원과 가족 전원을 지난 주말 육로를 통해 요르단으로 이동시켰다. 현지에 생활 터전을 둔 직원들은 전원 재택 근무로 전환했다. 사무실 복귀 여부는 안전이 확보된 이후에 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란 판매 관련 사무소 직원들도 수도 테헤란에서 멀리 떨어진 안전지역으로 이동시켰다. 중동 정세 및 판매 대응은 이날부터 열리는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인과 현지 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에 소규모 판매 지점을 둔 LG전자도 지난 주말 사이 한국인 주재원과 그 가족들을 요르단으로 대피시키고, 재택 근무로 전환했다. 이스라엘 현지에는 LG전자가 지난 2021년 인수한 자동차 사이버보안 솔루션 기업 사이벨럼이 있다. 이들 기업은 직원의 안전을 위해 모니터링과 비상 연락망을 가동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TV 등 프리미엄 가전을 앞세워 중동시장 공략에 적지않게 공을 들어왔다. 이스라엘과 첨단 기술 협력 체계를 구축한 방산업계도 프로젝트 차질을 우려하며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앞서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면전 가능성이 불거졌던 당시에도, 이들 기업들은 직원들을 대피시키는 등 교전 장기화 가능성에 대응한 바 있다. 현대차의 경우, 이스라엘에 파견한 스타트업 투자기관인 크래들 소속 직원을 국내로 일시 귀임조치했었다. ■코트라 '중동사태 긴급대응 TF' 구성 코트라는 '중동 사태 긴급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현재 일일 동향보고체제로, 우리 기업의 수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3·4분기 기준 중동에 진출한 우리 기업 수는 약 214개다. 현재까지 이들 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는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 관계자는 "분쟁이 인접 지역으로 확산하거나 기업 애로 발생이 본격화할 경우, 위기 단계를 추가로 격상하고 대응체계를 확대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당장의 인적·물적 피해는 없는 상황이나, 현지 판매 위축 및 중단, 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류비 상승, 현지 거래선 및 사업 관계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스라엘 스마트폰 시장에서 50%대 점유율로 1위를 달려왔다. 현대차 역시 이스라엘 신차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해 왔다. 지난해 한국의 중동 가전 수출액은 1억9372만5000달러로 이 중 이스라엘 비중은 14.4% 정도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이들 기업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고 하나, 이번 사태 장기화 시, 중동 시장 전역으로 수요 위축이 파급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 및 해외 법인장들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는 트럼프 관세 대응 및 중국 가전업체 공세 대응과 더불어 중동시장 정세에 대한 논의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에 열리는 연례행사로, 글로벌 각 지역의 법인장까지 대거 참석해 사업 부문·지역별 현안을 공유하고 마케팅 전략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5-06-17 18:40:06[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 실현을 위해선 당장 AI 인재 유출부터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빅테크 등과의 연봉 차이, 국내 부족한 AI 연구기반 등으로 토종 인재는 떠나고, 해외 인재는 들어오지 않는 '인재 순유출국' 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17일 '한국의 고급인력 해외유출 현상의 경제적 영향과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지난해 한국에서는 인구 1만명 당 0.36명의 AI 인재 순유출이 발생했으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5위로 최하위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전문인력의 해외 취업은 지난 2019년 12만5000명에서 이용가능한 최신 통계인 2021년 12만9000명으로 4000명 증가했다. 세계적으로 AI 열풍이 불기시작한 2023~2024년엔 이 보다 훨씬 많은 인원들이 미국 빅테크 및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등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해외 전문인력의 국내유입(2021년 4만5000명)은 이에 훨씬 못미쳐 일명, 두뇌수지 적자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술 데이터베이스 중 하나인 Scopus를 기준으로 과학학술 연구자의 국경 간 이동 데이터를 분석했으며, 이를 통해서도 한국은 '인재 순유출국'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과학자의 해외 이직률(2.85%, 2021년)인 반면, 외국 과학자의 국내 유입률(2.64%)보다 0.21%포인트 낮다. 이 역시도 조사대상 43개국 중 33위로 하위권이다. 경쟁국인 독일, 중국은 순유입국이며, 일본은 한국보다도 유출도가 낮다. 상의는 인재가 한국을 떠나는 이유로, △단기 실적 중심의 평가체계 △연공서열식 보상 시스템 △부족한 연구 인프라 △국제협력 기회의 부족 등을 지목했다. "상위 성과자일수록 해외 이주 비중이 높아 '유능할수록 떠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갓 박사를 취득한 AI인재의 경우 미국 빅테크 업체에선 많게는 40만~50만달러(약 5억5000만~7억원)의 연봉을 지급한다. 1억원 남짓인 국내 대기업들과 격차가 크다. 카이스트 AI대학원 신진우 석좌교수가 최근 국내 AI 관련 석·박사, 기업인, 교수, 정부 출연기관 등 2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AI기업들이 해외에 비해 부족한 부분(복수응답)으로는 연봉이 88%, 데이터·컴퓨팅 자원 60%, 성장가능성 58%, 동료의 수준 34%, 삶의질 14%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봉이란 현실적 여건, 더불어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컴퓨팅 자원 확보 수준, 성장가능성, 동료의 수준 등 연구환경을 동시에 중시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의 SGI 김천구 연구위원은 "AI,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인재 유출이 심화되면, 장기적으로 국가 R&D 경쟁력과 기술주권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전문인력 유출은 국가 재정을 악화시키고, 그동안 투입한 교육비용마저 제대로 회수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유년기를 한국에서 보내고 성인이 되어 외국 납세자가 되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대졸자의 평생 공교육비는 약 2억 1483만 원에 이르며, 이들이 해외에서 경제활동을 할 경우 발생하는 세수 손실은 1인당 약 3억 4067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5-06-17 15:49:08[파이낸셜뉴스]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충돌이 고조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 등 현지 진출기업들의 일부 실적 및 사업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스라엘에 판매 법인(SEIL)과 반도체 연구소(SIRC)를 두고 있는 삼성전자는 주재원과 가족 전원을 지난 주말 육로를 통해 요르단으로 이동시켰다. 현지에 생활 터전을 둔 직원들은 전원 재택 근무로 전환했다. 사무실 복귀 여부는 안전이 확보된 이후에 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란 판매 관련 사무소 직원들도 수도 테헤란에서 멀리 떨어진 안전지역으로 이동시켰다. 중동 정세 및 판매 대응은 이날부터 열리는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인과 현지 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에 소규모 판매 지점을 둔 LG전자도 지난 주말 사이 한국인 주재원과 그 가족들을 요르단으로 대피시키고, 재택 근무로 전환했다. 이스라엘 현지에는 LG전자가 지난 2021년 인수한 자동차 사이버보안 솔루션 기업 사이벨럼이 있다. 이들 기업은 직원의 안전을 위해 모니터링과 비상 연락망을 가동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TV 등 프리미엄 가전을 앞세워 중동시장 공략에 적지않게 공을 들어왔다. 이스라엘과 첨단 기술 협력 체계를 구축한 방산업계도 프로젝트 차질을 우려하며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앞서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면전 가능성이 불거졌던 당시에도, 이들 기업들은 직원들을 대피시키는 등 교전 장기화 가능성에 대응한 바 있다. 현대차의 경우, 이스라엘에 파견한 스타트업 투자기관인 크래들 소속 직원을 국내로 일시 귀임조치했었다. 코트라는 '중동 사태 긴급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현재 일일 동향보고체제로, 우리 기업의 수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3·4분기 기준 중동에 진출한 우리 기업 수는 약 214개다. 현재까지 이들 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는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 관계자는 "분쟁이 인접 지역으로 확산하거나 기업 애로 발생이 본격화할 경우, 위기 단계를 추가로 격상하고 대응체계를 확대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당장의 인적·물적 피해는 없는 상황이나, 현지 판매 위축 및 중단, 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류비 상승, 현지 거래선 및 사업 관계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 상승은 곧 국내 기업들의 물류비용과 생산 원가 부담으로 직결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유가가 10% 오를 때 수출이 0.32%씩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해상운임 상승으로 각각 2조9602억원, 3조1110억원의 물류비를 지출했다. 전년 대비 각각 71.9%, 16.7% 늘어난 수치다. 올해 1·4 분기에도 두 기업의 물류비는 총 1조4250억원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이스라엘 스마트폰 시장에서 50%대 점유율로 1위를 달려왔다. 현대차 역시 이스라엘 신차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해 왔다. 지난해 한국의 중동 가전 수출액은 1억9372만5000달러로 이 중 이스라엘 비중은 14.4% 정도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이들 기업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고 하나, 이번 사태 장기화 시, 중동 시장 전역으로 수요 위축이 파급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 및 해외 법인장들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는 트럼프 관세 대응 및 중국 가전업체 공세 대응과 더불어 중동시장 정세에 대한 논의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에 열리는 연례행사로, 글로벌 각 지역의 법인장까지 대거 참석해 사업 부문·지역별 현안을 공유하고 마케팅 전략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5-06-17 14:52:09[파이낸셜뉴스] 충남도가 모두 29개 기업으로부터 67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내며 지속 가능한 성장 발판을 놨다. 충남도는 김태흠 지사가 17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김석필 천안시장권한대행 등 10개 시군 단체장 또는 부단체장, 정영웅 두보산업 대표이사 등 29개 기업 대표 등과 투자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정상가동 땐 고용창출 1395명 협약에 따르면, 이들 29개 기업은 오는 2030년까지 10개 시·군 산업단지 등 53만 1001㎡의 부지에 총 6694억 원을 투자해 생산시설을 신·증설하거나 이전하고, 국외에서 복귀한다. 이들 기업이 계획대로 가동할 경우 고용창출 규모는 모두 1395명이다. 우선, 종이상자 업체인 두보산업은 180억 원을 투자해 천안 동면 개별 입지 4만 460㎡의 부지에, 한우 육가공 업체인 농업회사법인 성신종합유통은 116억 원을 투자해 천안 성남면 개별 입지 3958㎡ 부지에 각각 공장을 신증설한다. 계란판·계란팩 제조 업체인 풍년그린텍은 327억 원을 들여 천안 동면 개별 입지 4021㎡의 터에 경기 안산 공장을 이전하는 동시에 생산 시설을 넓힌다. 공주 남공주일반산단에는 반도체 제조용 혼합물 업체인 티에스피가 270억 원을 투자해 9862㎡ 부지에, 2차전지 첨가제 및 의약품 중간체 업체인 덕산테코피아가 260억 원을 투자해 6928㎡ 부지에 공장을 각각 신증설한다. 물류시설·공장 새로 짓고 넓히고 아산 음봉 개별 입지에는 2차전지 자동화 설비 업체인 와이디시스템이 160억 원을 투자해 2만 2419㎡ 부지에 공장을, 자동차 적재함 및 특장 제작 업체인 서광산업아산이 200억 원을 투자해 2만 302㎡부지에 물류시설을, 자동차 차체용 부품 업체인 신소재산업이 100억 원을 투자해 1만 9685㎡ 부지에 공장을 각각 신설하거나 증설한다. 또 반도체 자동화 설비 업체인 신세기는 51억 원을 투자해 아산 둔포면 개별 입지 6612㎡ 부지에, 실리콘 고무 업체인 에이치알에스는 200억 원을 투자해 아산 영인 개별입지 6538㎡ 부지에 공장을 각각 새롭게 건립한다. 아산 염치일반산단에는 채소 가공품 업체인 엔씽이 74억원을 투자해 4968㎡에, 인주일반산단에는 자동차 시트용 부품 업체인 아이엠이 270억 원을 투자해 2만 3588㎡ 부지에 공장을 신설한다. 서산 인더스밸리 일반산단에는 플라스틱 필름 및 바닥재 업체인 일신케미칼이 700억 원을 투자해 1만 8000㎡ 부지에, 자동차 조향장치·중장비용 강관 업체인 광성강관공업이 132억 원을 투자해 7933㎡ 부지에 공장을 신증설한다. 당진엔 중국 공장 국내 복귀 강화 및 복층 유리 업체인 동원유리는 154억 원을 투자해 서산 테크노밸리 일반산단 4210㎡ 부지에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논산에는 양송이 버섯 배지 업체인 일신농장 농업회사법인이 100억 원을 투자해 논산 광석면 개별입지 1만 8000㎡ 부지에 생산 시설을 증설하고, 포장육 및 양념육 업체인 대감농수산은 30억 원을 투자해 노성농공단지 2500㎡ 규모의 부지에 공장을 신규 설치한다. 당진에는 A사가 691억 원을 투자해 송악물류단지 7만 2727㎡ 부지에 출하장을 신설하고, 신평면 개별입지에는 자동차 범퍼 및 스포일러 업체인 자강산업이 379억 원을 투자해 5만 6679㎡ 부지에 공장을 증설한다. 또 당진 순성면 개별 입지에는 제이케이머티리얼즈가 450억 원을 투자해 3710㎡ 부지에 중국 산동성 공장을 국내로 복귀시키고, 반도체 설비용 배관 업체인 에이스펙은 180억 원을 투자해 2만 9090㎡ 부지에 공장을 증설한다. 금산군 인삼약초특화 농공단지에는 농업회사법인 금산흑삼이 50억 원을 투자해 4484㎡ 부지에, 한방의약품 업체인 경방신약이 450억 원을 투자해 2만 6500㎡ 부지에 공장을 각각 신증설한다. 스마트팜 기자재업체,내포에 공장 신설 금성농공단지에는 햄 및 소시지류 업체인 하이푸드텍이 450억 원을 투자해 1만 921㎡ 부지에, 금산리튬일반산업단지에는 리튬2차전지용 고순도 수산화리튬 및 탄산리튬 업체인 하이드로리튬이 216억 원을 투자해 4만 3966㎡ 부지에 공장을 각각 새로 짓는다. 서천에는 치즈볼 및 통살치킨 등 생산 업체인 해성푸드원이 장항국가생태산단 9358㎡ 부지에 공장을 넓히기로 했다. 홍성에는 자동차 에어컨·히터 컨트롤러 업체인 은성전장이 73억 원을 투자해 내포도시첨단산단 4082㎡ 부지에, 조미김 업체인 광천김이 150억 원을 투자해 광천농공단지 9900㎡ 부지에 공장을 각각 신설하기로 했다. 이밖에 예산에는 스마트팜 및 스마트팜 기자재 업체인 농업회사법인 코리아팜이 181억 원을 투자해 내포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에 스마트팜 및 제조시설을 신설할 계획이다. 충남도는 이들 기업의 부지 조성 및 건설로 인한 도내 효과는 생산 유발 9600억 원, 부가가치 유발 4030억 원, 고용 유발 5400명 등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지사는 “베이밸리 조성과 서해선 개통 및 경부고속철도 연결 등 앞으로 충남의 기업 여건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입지나 인허가 등 행정 처리, 인재 공급 등을 든든하게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5-06-17 14:26:12중국이 과학기술 자립을 통해 자국 발전의 새로운 엔진을 가동하고 있다. 화웨이가 5G 반도체 봉쇄를 돌파하며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창어’ 달 탐사선이 달의 토양을 지구로 가져온 데 이어, 유인 잠수정 ‘펀더우저’는 마리아나 해구 1만 미터 심해 탐사에 성공했다. 이 같은 성과들은 모두 ‘자립자강(自立自强)’이라는 키워드와 직결돼 있다. 동시에 베이더우 위성항법 시스템은 200여 개국에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중국의 초대형 전파망원경 FAST는 매년 관측 시간의 10%를 국제 사회에 개방하고 있다. AI 오픈소스 플랫폼 ‘딥시크(DeepSeek)’는 기술 진입 장벽을 낮추며 전 세계 연구자들에게 폭넓은 활용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에는 ‘개방과 공유’라는 또 다른 전략적 방향성이 담겨 있다. 중국 정부는 과학기술 자립자강 전략이 국가 현대화의 핵심 동력일 뿐 아니라, 세계 과학기술 생태계에서도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전략은 어떤 배경에서 등장했으며,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성과를 창출하고 있을까. 기술 봉쇄 속에서 선택한 '자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과학기술은 국가의 강력한 무기이며, 국가가 강해지고 기업이 성공하며 인민의 삶이 윤택해지는 기반”이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중국은 현대화 추진 과정에서 미국과 서방 국가들의 기술 봉쇄에 직면했다. 대표적으로 화웨이는 반도체 공급 차단 위기를 겪었고, 중국의 우주항공 연구진은 EU 주도의 갈릴레오 프로젝트에서 배제되면서 수조 원에 달하는 손실과 연구 중단을 경험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중국이 반도체, 첨단 장비 등 핵심 기술에서 해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 동시에, 핵심 기술은 사오거나 빌릴 수 없으며, 반드시 스스로 확보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됐다. 중국의 경제 규모는 세계 2위지만,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선진국 대비 3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기술 병목을 타개하지 않고서는 고품질 성장과 국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낳았고, 이에 따라 시진핑 주석은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국가 생존 전략’으로 격상시켰다. 사진은 중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세계 유일의 강력한 작업능력을 갖춘 만 미터급 유인 잠수정 ‘펀더우저’호가 바다에 입수하는 장면이다. 이 잠수정은 중국, 뉴질랜드, 덴마크, 독일 등 10여 개 국의 과학연구 인원을 태우고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다의 ‘무인지대’로 진입한다. CMG 추격에서 선도국으로… 중국 과학기술 전략의 진화 중국의 자립자강 전략은 고대 중화 문명의 전통적 사고방식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天行健 君子以自强不息)”는 철학은 20세기 중반 핵개발 및 인공위성 성공 사례에서도 나타났으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정책 이념의 핵심 축을 이루고 있다. 과거에는 선진국 기술을 뒤따르기에 급급했던 중국이 이제는 일부 분야에서 기술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립자강은 단순한 목표를 넘어선 실천 전략으로 작동하고 있다. 첫째, 중국은 기초연구 강화를 과학기술 자립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중국은 기초연구 강화를 과학기술 자립의 기반으로 삼고 있다. 연구개발 인력 규모는 세계 최대 수준이며, 국가 차원의 인재 육성 정책을 통해 전문성과 균형을 갖춘 과학기술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동시에 연구개발(R&D) 투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12년 1조 300억 위안이던 R&D 투입은 2024년 기준 3조 6천억 위안으로 늘어, 세계 2위 수준에 도달했다. 이는 중국 과학기술 혁신을 뒷받침하는 물질적 기반이 되고 있다. 둘째, 기술 봉쇄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주도의 통합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은 심해탐사, 항공우주, 고속철도, 통신 등 전략적 분야에서 기술 자립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가 실험실, 대학,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기업과 시장 메커니즘을 결합한 ‘산학연 통합 체제’를 구축했다. 이른바 ‘신형 전국 체제’는 핵심 기술 돌파와 기술 봉쇄 대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정책 효과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2024년 기준 중국의 첨단기술 기업은 50만 개를 넘어섰고, 과학기술 혁신판 상장 기업도 600여 개에 달한다. 셋째, 실험실에서 산업 현장까지 이어지는 전환 체계를 통해 기술과 산업의 융합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은 기술 혁신과 산업 응용 간의 연결을 강화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드론과 5G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농업 솔루션을 통해 논밭의 무인화가 실현되고 있으며, 양자컴퓨터 기술인 ‘쥬장’은 금융 리스크 관리에 적용되고 있다. 실험실에서 시작된 연구가 생산 현장까지 빠르게 이어지는 ‘전주기 전환 체계’를 통해 중국은 기술 경쟁력을 산업 경쟁력으로 전환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의 글로벌 혁신지수 순위에서도 2012년 34위였던 중국은 2024년 11위로 뛰어올랐다. 개방과 공유, 글로벌 공공재로 확장되는 기술 시진핑 주석은 “글로벌 과학기술 협력은 인류가 직면한 공동 과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라며, “봉쇄에 맞설수록 더욱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중국은 자국 기술을 글로벌 공공재로 전환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베이더우 시스템은 전 세계 200여 개국에 항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FAST 전파망원경은 국제 사회에 매년 관측 시간을 개방 중이다. AI 오픈소스 플랫폼 딥시크는 기술 불균형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베이징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센터는 핵심 기술을 전 세계 개발자와 공유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중국의 과학기술 전략이 폐쇄적 보호주의와는 거리가 멀며, 기술 패권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학에는 국경이 없고, 혁신에는 끝이 없다 지능화 사회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중국은 과학기술 자립자강이라는 전략적 엔진을 바탕으로 기술 혁신과 국제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중국식 현대화의 핵심 동력이 되는 동시에, 인류 전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견인하는 중요한 기여가 되고 있다. 자료 제공: CMG
2025-06-13 10: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