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조창원 특파원】주우한총영사관(총영사 김영근)은 오는 9일 한글날을 맞아 후베이성과 후난성, 허난성, 장시성 등 중국 화중지역 4개 성에 한글표기 오류 시정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시정 촉구는 지난 9월 초 우한시에 동일 내용으로 서한을 발성한 데 이어 두번째다. 주우한총영사관은 이 서한에서 "한국인이 많이 찾는 장자제와 타이항산 등의 관광지와 징조우 고성(관우사당) 차마전 등의 일부 유적지, 숙박업소 영업점의 한글 안내문에 오류가 심각하다"면서 "중국 당국이 요청해올 경우 우한총영사관이 시정작업을 지원하거나 한국 전문기관을 소개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적인 오류의 형태로 ▲인터넷상의 번역기로 중국어를 한국어로 바꾸는 과정에서 잘못되거나 ▲안내판 제작과정에서 오탈자와 맞춤법 실수 ▲문법과 문맥에 맞지 않는 내용이 담긴 유인물 등이 꼽혔다. 중국 한글 안내판 오류 사례로 한 호텔의 1층 면세점 입구에는 '맨세점'이라는 대형간판을 내걸고 "위험한 지역에 올리가지 말라"를 "금지 기어오르다"라고 적고 있다. "고공에서 낙하하다 물건 머무를 마시오", "비 관광도로, 통행금지", "피복고용", "관한 입장권 또 증빙을 준비하고 줄을 서서 입장하시오.", "안전의 수출" 등도 한글의 우수성을 훼손하거나 한국어를 배우는 중국인들을 혼돈에 빠뜨릴 수 있는 안내판으로 지적됐다. 김영근 총영사는 "우리 국민이 즐겨찾는 중국내 일부 관광지와 유적지 한글 안내판의 오류가 방치돼 있는 실정"이라며 "한글날을 맞아 중국 당국에 한글표기 오류에 대한 시정을 촉구했고, 중국 관련당국도 안내판 교체작업 등을 할 때 시정하겠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2018-10-07 22:36:11[제주=좌승훈기자] 제주도내 한중교류단체와 관광업계가 제주중국총영사관에 대해 비자 발급 업무 재개를 촉구했다. (사)제주서복문화 국제교류협회와 제주21세기 한중국제교류협회는 11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총영사관의 중국정부 업무 일원화 조치로 비자발급 업무 중단된 후 도민들과 관광업계가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건의문에서 “제주는 중국 국민들이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잇는 자유로운 도시”라며 “중국과의 우호협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주중국총영사관에서도 비자를 발급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제주중국총영사관은 지난 1월 22일부터 보통여권을 소유한 도민에게 발급해주던 비자 업무를 중단했다. 이는 제주중국총영사관 2013년 4월 비자발급 업무를 시작한 지 6년 만이다.이 때문에 빠르면 1~2일 만에 나오던 기존 비자 발급 절차가 5일 이상 걸려 각계각층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18-04-11 15:25:11【베이징=김홍재 특파원】중국 상하이 주재 미국총영사관에 13일 새벽 승용차가 돌진해 무장경찰 1명이 다쳤다. 공안국은 현재 승용차 용의자가 정신착란 증세를 보여 자세한 범행 동기를 조사중이다. 상하이시 공안국은 이날 공식 '웨이보'를 통해 전날 밤 9시43분께(현지시간) 검은색 도요타 승용차가 상하이시 쉬후이구 화이하이로에 있는 미국총영사관에 돌진했다고 밝혔다. 공안국은 푸젠성 싼밍에 적을 두고 장쑤성 쑤저우에서 일하고 있는 류다오제(35)씨가 이 승용차를 몰고 총영사관 앞길인 우루무치남로를 지나다가 총영사관의 입구 방호벽과 충돌했다고 설명했다. 사고직후 무장경찰과 경비원이 류씨를 현장에서 붙잡았으며 이 과정에서 무장경찰 1명이 다쳤다. 류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건 당일 항저우를 떠나 상하이에 도착했으며 무장경찰이 지키는 미국총영사관을 보고 돌진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푸젠성에서 큰 회사를 경영하고 있으며 누군가 자신을 죽이려는 것 같아 사고를 일으켜 관심을 끌려고 돌진했다는 주장을 폈다고 공안국이 밝혔다. 공안국이 초기 조사를 거쳐 류씨가 정신착란 증세를 보이며 횡설수설하고 있으나 술이나 마약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류씨의 아내 첸모씨는 "남편이 한 달 가까이 '누군가 나를 죽이려 한다'며 집 안에만 머물고 밖에 나가려 하지도 않았다"면서 "병원 진찰을 받고 의사로부터 터무니없는 생각을 하지 말라는 조언을 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hjkim@fnnews.com
2015-02-13 16:17:06인제대 해운대백병원은 중국 주부산총영사관과 지난 6일 해운대구 좌동 백병원 5층 접견실에서 중국과 보건의료분야 교류·관광 확대에 상호 협력하는 내용의 친선 협약을 맺었다. 황태규 해운대백병원 원장(왼쪽 세번째)이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3-12-09 17:30:55[제주=좌승훈 기자] 제주시는 도남 공영주차장 복층화사업을 마무리한데 이어 12월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유료로 운영한다. 도남 공영주차장 주변에는 제주시보건소와 제주상공회의소, 제주에너지공사, 중국 주제주총영사관와 같은 업무시설이 밀집돼 있다. 그동안 주차난에 따른 공영주차장 복층화 사업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제주시는 이에 따라 57억원을 들여 지난해 7월부터 복층화 사업에 나섰다. 이를 통해 기존 35면의 주차장을 87면이 증가한 122면(5층·6단)으로 지난 11월 조성 완료했다. 고상익 제주시 차량관리과장은 "지역별 주차 수급률과 주차 수요를 면밀히 검토해 지역여건에 맞는 공영주차장 조성을 통한 주차난 해소에 심혈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21-11-25 11:12:31[파이낸셜뉴스] 한중관계 복원을 위한 국내 민간단체 연합회인 한중우호연합총회(회장 우수근)가 14일 제주분회 창립1주년 및 신임 지회장 취임식을 가졌다고 16일 밝혔다. 한중우호총연합회측에 따르면, 지난 14일 제주 오리엔탈호텔에서 주제주중국총영사관 후원아래 제주분회 창립 1주년 및 신임 제주분회 총회장 취임식이 성료됐다. 이번 행사에는 전직 국무총리의 축사를 비롯해 오영훈 제주도지사, 주제주 중국총영사관 총영사, 제주도의회 제주도교육 및 여야 정치권 등 130여명이 참석해 축하의 뜻을 전했다. 우수근 총회장은 "1년 전, 저희 한중우호연합총회의 제1호 전국지회로 출범할때는 당시 15명 남짓의 소규모로 시작했지만, 지난 1년간 한중 우호 협력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친 결과 제주 지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많은 관심을 받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희는 이를 토대로, 평화의 섬 제주가 한중 우호 협력의 상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중 양국의 우호와 협력을 강화하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더욱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한중우호연합총회측은 전국 각 시도에 분회를 설치하고 있으며 최근 회복기에 있는 한중관계 개선을 위한 다양한 민간차원의 활동을 지원하는 일을 해오고 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10-16 14:52:56[파이낸셜뉴스] 중국에서 일본인 초등학생이 등교 중 괴한에게 습격당해 다치는 사건이 벌어졌다. 중국 내에서 일본인 어린이가 피습을 당한 건 지난 6월 이후 3개월 만이다. 18일 일본 정부 부대변인인 모리야 히로시 관방부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중국 광둥성 선전시 일본인학교 학생 1명이 오늘 오전 남성에게 습격당해 다쳐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라고 밝혔다. 피해 학생은 현지 일본인학교에 다니는 남자 초등학생으로, 등교 중 괴한의 흉기에 찔린 것으로 알려졌다. 모리야 부장관은 "중국 당국이 용의자들 신병을 확보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일본 총영사관은 일본인 보호를 위해 현지 당국에 재발 방지와 정보 공유를 요청했다"라고 덧붙였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역시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18일 오전 선전 일본인학교의 한 10세 학생이 학교 입구로부터 약 200m 떨어진 곳에서 한 남자에 의해 칼에 찔렸다"라며 "다친 학생은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고 전력으로 처치 중"이라고 설명했다. 린 대변인은 "용의자는 이미 현장에서 붙잡혔고, 사건은 현재 추가 조사 중"이라며 "중국은 계속해서 효과적인 조치를 취해 중국에 있는 모든 외국인의 안전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에선 지난 6월에도 장쑤성 쑤저우시에서 중국인 남성이 하교하는 자녀를 맞으러 나간 일본인 모자 등 3명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했다. 3개월 만에 다시 일본인 어린이를 노린 피습사건이 벌어진 셈이다. 이 사건으로 일본인 여성과 미취학 아동인 아들이 다쳤으며 이들 모자를 지키려다 중상을 입은 일본인학교 통학버스 중국인 여성 안내원인 후유핑(胡友平)씨는 치료를 받다가 끝내 숨지기도 했다. 쑤저우시 정부는 고인에게 '견의용의 모범' 칭호를 추서했고, 일본대사관도 애도를 표했다. 특히 이번 일본인 피습 사건은 1931년 일제가 만주 침략 전쟁을 개시한 만주사변(9·18사변) 93주년 당일에 발생해 증오 범죄(hate crime)가 동기인지 여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린 대변인은 이 부분에 대해 “현재 추가 주사 중이라고 답했다”라고 답한 뒤 "중국은 법치국가로 우리는 일본을 포함한 각국 인사가 중국에 와 여행·공부·사업·생활하는 것을 늘 환영해왔고 계속해서 효과적 조치를 취해 재중국 외국인의 안전을 보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09-19 07:13:43CTR의 관계사인 CTR CHINA(中鑫汽配(張家港)有限公司)는 4일 중국 장자강에서 2공장 완공식을 개최하며, 친환경차 부품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이번 행사에는 한웨이 장자강시 당서기를 비롯해 옹우인 장자강시 인민정부 부시장, 김근모 주 상하이 대한민국 총영사관 상무관, 강상우 CTR그룹 부회장, 윤용호 CTR 대표 등 내외 국빈 180여 명이 참석해 공장 완공을 축하했다. 1공장과 인접한 부지에 설립된 2공장은 급증하는 고객 수요와 비즈니스 확장 계획에 따라 완공되었다. 두 공장의 모든 공정을 재정비하여, 전문 경량화 소재 및 제품의 생산 역량을 강화했다. 1공장은 기존의 단조 설비에 3,000톤 단조를 추가로 설치 중이며, 6,500톤 단조 투자도 적극 검토 중이다. 향후 총 8개의 단조 라인을 운영하며 생산 역량을 대폭 증대할 것이다. 2공장은 조향 및 현가 부품의 조립 생산을 중점으로 하며, 추가 설비를 통해 2025년까지 총 34개의 조립 라인을 운영하여 생산 능력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CTR CHINA는 이번 확장을 통해 2030년까지 연간 7천만 개의 부품을 생산 체계가 구축되고, 1공장과 2공장을 통합해 최대 4,700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 시장에서 130% 이상, 글로벌 시장에서는 200%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김진욱 CTR CHINA 법인장은 “이번 공장 확장은 중국 내수와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CTR의 입지를 강화할 중요한 발판이다. 특히 중국의 주요 전기차 브랜드와의 협력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경량화 기술의 전문성을 극대화하여 플라잉카, 고속철도, 대형 전기트럭과 같은 차세대 이동수단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것" 이라고 말했다. 또한 CTR CHINA는 자동화 창고와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지능형 공장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설비 투자는 CTR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영향력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CTR은 2012년 최초의 해외 생산 법인으로 CTR CHINA를 설립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기술적 리더십을 유지해왔다. 이번 CTR CHINA의 공장 확장과 함께 CTR은 내년 IPO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다지고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2024-09-04 15:58:44[파이낸셜뉴스]경찰청은 중국 공안부와의 공조로 현지에서 검거한 전화금융사기 총책 A씨와 B씨를 포함한 조직원 4명을 국내로 강제송환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김○○파’라고 불리는 범죄단체의 조직원들로, 해당 범죄조직은 지난 2017년부터 중국 항저우 등지에서 검찰청·금융감독원 등 공공기관으로 속여 1511억 원 상당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되며,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1923명에 이른다. 피의자 A씨와 B씨는 최근 중국 다롄으로 거점을 옮겨 전화금융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씨의 경우 범죄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범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검사 역할을 연기하고, 실제 검사의 사진을 입힌 가짜 공무원증, 구속영장 등을 피해자에게 제시하는 등 범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의자 D씨는 지난 2019년경 전화금융사기 콜센터 상담원으로 활동하던 중 피해금을 돌려달라고 호소한 피해자를 조롱해 극단적인 선택으로까지 이르게 하는 등 죄질이 매우 심각해, 그동안 수사 관서인 충남지방경찰청(형사기동대)은 피의자 D씨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적해왔다. 이들 피의자가 송환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전화금융사기 범죄단체를 척결하겠다는 한중 양국 경찰의 끈질긴 수사 의지가 있었다. 지난 2020년부터 인터폴 적색수배된 이들 범죄단체 조직원을 지속해서 추적해 온 충남청은 지난 2022년 이들의 중국 내 소재지를 파악해 경찰청(국제협력관)에 국제공조수사를 요청했다. 이에 경찰청은 중국 공안부에 추적 단서를 공유하며 긴밀히 협의한 결과, 지난해 4월 중국 항저우에서 해당 범죄단체 조직원 8명이 일제 검거된 것을 포함, 같은 해 11월경까지 조직원 총 11명이 한국으로 송환됐다. 조직원 다수를 검거했음에도 중국 공안부는 잔존 조직원들에 대한 추적을 멈추지 않았으며, 이를 통해 지난 3월 중순쯤 이들이 거주 중인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 내 은신처를 발견, A씨~D씨를 포함한 한국인 조직원 총 29명을 추가로 검거했다. 대규모 검거가 이루어짐에 따라, 경찰청은 주중 대한민국 대사관과 주선양 대한민국 총영사관 다롄출장소의 적극적인 협조하에 중국 공안부 및 다롄 공안과 피의자 29명에 대한 현지 신병처리 방향에 대해 협의했다. 이같이 부처 간 협력을 통해 전방위적인 공조를 진행해온 결과, 중국 내에서 형사 절차가 진행된 피의자 등을 제외한 18명에 대해 강제추방이 결정됐다. 이에 우리 경찰청은 총책 등 중요 피의자인 A씨~D씨에 대해 호송팀을 현지에 파견해 8.22.(목)~8.23.(금) 양일에 걸쳐 인천국제공항으로 송환해 올 수 있었다. 경찰청은 강제 송환해온 피의자 A씨~D씨에 대해 수사 관서인 충남경찰청(형사기동대)을 중심으로 수사를 집중할 방침이다. 또한, 나머지 피의자 14명에 대해서도 중국 공안부와 협의해 신속히 송환을 추진하는 한편, 향후 한일중 경찰협력회의 및 고위급 교류 등을 통해 양국 간 치안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송환은 범죄자들이 수사기관의 추적과 검거를 피하고자 국외에서 범행하더라도, 해외 현지 경찰과의 긴밀한 공조로 반드시 검거된다고 인식하게 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해외 범죄조직에 대해서도 강력한 단속 및 검거를 전개하고, 말단 조직원부터 총책까지 발본색원해 우리 국민을 전화금융사기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4-08-24 14:12:00【베이징=이석우 특파원】거대한 용이 벌거벗은 여인을 감싸 안은 듯한 모습의 대형 그림들. 나신의 여인과 용의 조응이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발디딜 틈 없이 꽉 찬 전시장에는 숨죽인 중국인들의 나지막한 탄성들이 여기저기 나왔다. 한중수교 32주년을 몇 칠 앞둔 22일. 중국 베이징 한 복판인 광화루의 주중한국문화원 1층 전시장. '용의 신화, 무한한 사랑'이라는 주제로 재중 한국화가 박소빈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었다. 용의 해, 용과 사랑을 주제로 한 재중한국작가 개인전 연 주중한국문화원 광주시립미술관(gma)의 해외특별전으로 주중한국문화원(원장 김진곤)과 공동 주최로 지난 6월 20일 열려 '한중수교의 달'인 이달 말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주중 한국문화원 전시장에서 개인 작가의 단독 작품전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지난 2011년부터 중국에 거주해 온 작가를 이날 문화원 전시장에서 만났다. 무엇이 작가를 14년째 중국에 묶어 놓고 있을까. 재중 14년 차 화가에게서 중국, 중국인, 한중 관계와 중국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 중국 관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어떤 점에서 중국인 관객들을 끌어 당기고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나. → 절대적인 권위와 지존의 상징인 용이 벌거벗은 여인을 포옹하는 모습에 놀랐다는 반응이 많았다. 용에 안겨있는 듯한 나신의 여인과 화폭에 펼쳐진 용, 용과 교감하는 여인에게서 새로움과 신선함을 얻었다는 반향들이었다. 상상의 존재, 용이 중국인들이 생각하고 접했던 범주를 넘어서서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펼친 데 대한 반응이었다. 중국 큐레이터들도 그런 도발적인 발상이 어떻게 나올 수 있었냐고 물어왔다. 그것도 붓이 아닌 연필이라는 도구를 가지고, 연필 드로잉으로 작품이 이뤄졌다는 사실에도 놀라고 신기해 했다. (지난 2017년 중국 베이징 진르(금일)미술관은 작가를 초대해 본관인 1호관에서 이례적으로 49일 동안의 현장 퍼포먼스로 17m 대작, 부석사 설화를 그려내는 화제를 만들었다. 의상 대사에 대한 사랑을 이루지 못했던 중국 여인 선묘의 전설이 담겨있는 부석사 설화를 그려냈다. 갑진년, 용의 해를 맞아 중국에서도 용과 관련된 작품 전시와 시도들의 봇물이 터졌지만, 박 작가 작품에 대한 반응은 남달랐다는 평이다. ) 용과 교감하는 나부의 여인이란 도발적 발상에 놀라고, 참신했다는 중국 관객들 - 작품 활동을 왜 중국에서 하고 있나. → 중국이란 표현보다는 왜 베이징에서 작품 활동을 하냐고 물어보셔야 맞다. 우리는 '중국은 어떠냐''라고 물어보고, 중국을 하나의 실체로 규정한다. 이 방대하고 다양한 세계를 하나의 개념과 키워드로 접근해서 답을 얻을 수 있을까. - 그럼 왜 베이징을 선택했고, 어떻게 13년 넘게 눌러 살게 됐나. 뉴욕 등에서도 꽤 인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 내 작품과 작업을 사랑해 주고, 나를 원하고, 이해해주는 곳이란 점이 나를 붙들었다. 다양하고 상상력 풍부하고 새로운 시도들이 나를 깨우는 죽비가 됐다. 동서양이 만나고, 전세계 화가들과 중국의 55개 민족이란 각기 다른 배경을 지닌 화가들의 다양한 발상과 작품 세계가 만나는 곳이었다. 과거와 현재, 고대와 미래가 부딪치며 실험과 시도가 이뤄지고 있었다. 전통과 유산, 현대의 최첨단 디지털 사회가 동시에 존재하는 긴장감도 좋았다. 고대 회화와 조각, 벽화들을 보며 자극과 영감을 얻었다. 늘 같은 테두리에 매몰되기 쉬운 나를 채찍질하고, 베이징과 주변 지역에 모여 사는 중국과 외국 작가들이 나에게 끊임없는 자극제가 됐다. 이를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더 깊이 생각하게 됐고, 나만의 것, 우리만의 것을 더 확실하게 느끼고 추구하게 됐다. (그는 2007년 미국 뉴욕 텐리문화인스티튜트에서 '미녀와 야수'란 제목의 전시회를 가졌고, 2009년부터 2년 동안 뉴욕 브루클린 BOS 스튜디오 입주작가와 버몬트 스튜디오센터 지원 등 화가지원프로그램으로 뉴욕에서 활동했다. 백 년 역사의 미술 전문 권위지 '아트 인 아메리카'에 주목 받는 좋은 전시로 리뷰까지 받았다.) 2011년 베이징은 전세계 예술가들이 변화와 문명의 다양성 모색한 실험장 - 2011년 올 때 베이징은 화가들에게 어떤 곳이었나? →베이징 '798 예술구역' 등을 중심으로 자유로운 발상과 다양한 실험 정신이 뒤섞여 역동적이고 매력적인 새로운 조류를 만드는 예술의 거점이었다. 당시 전세계 화가와 수집가들이 주목하고 관심을 쏟고 있었다. 전세계 예술가들의 주목 속에서 새로운 변화와 문명의 다양성을 모색하는 열기와 에너지가 넘쳤다. 세계 미술 시장에서는 중국의 주요 화가들의 작품에 한국과 일본 작가들을 끼워서 거래하는 형편이었다. 그 정도로 짧은 시간 동안 중국이란 존재는 거대하게 성장해 있었다. (박 작가는 역량있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해 지원하는 gma '레지던스 프로그램'의 지원대상으로 뽑혀 2011년 1년 동안 베이징에 머물며 중국과 인연을 맺었다. 그 뒤 베이징 포스 갤러리의 지원 프로그램으로 몇 년 더 베이징에 머물게 되면서 베이징과의 인연이 길어졌다.) - 중국 미술과 미술 시장은 어떻게 비약적인 발전과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됐나?. → 긴 역사의 축적과 유산, 두터운 이해의 폭과 애호가 층이 바탕이 됐다. 중국 내 동양화, 전통 미술에 대한 이해와 유산은 방대했다. 이런 바탕 위에서 세계적인 흡입력이 생겼다. 중국 내 전통 미술 시장은 상상 이상으로 컸다. 세계적인 미술전람회가 당시 중국에서 자주 열리면서도 바로 옆 한국은 비껴가고 있었다. 한국 작가로서 자존심이 상할 때도 적지 않았다. 미술 소장가들은 전체 인구의 2~3% 이하라는 일반적인 예에 비춰보더라도 중국의 미술 시장과 미술 애호가들의 규모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미술품을 소장하는 규모와 스케일도 달랐다. (박 작가의 작품은 그리스 크레타현대미술관을 비롯해 유럽과 미국 등에도 적지 않게 나가 있지만, 허베이미술대학교, 내몽고 더드마예술학교, 산허클래식자동차박물관, 차하헐 학회 등 중국의 미술관과 기관, 개인들이 상당수 소장하고 있다. 우리 외교통상부와 주광저우 한국총영사관, 목표대, 광주시립미술관 등도 박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희소성과 독창성을 중시하는 소장가들, 전통과 다양성이 중국 미술의 힘 - 중국 미술 애호가들은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나. → 현대 미술의 역사는 짧지만 중국은 동양 미술, 동양화의 배경과 기반을 갖고 있다. 미술에 대한 이해와 애정도 세계 최고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전세계 현대 미술과 그 안의 외국 작가들에 대해서도 함께 호흡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만큼 전세계 미술시장을 잘 알고 있었는데, 작품 희소성과 독창성을 중요시하는 점이 두드러졌다. 수 천만원에서 수 억원대 작품을 구입하면서도 세세한 질문 없이 단순하게 구입하는 모습을 적지 않게 봤다. 그만큼 배경 지식이 넓었고, 이해도 높았다. 애호가들과 수집가들도 자신의 소장품이나 소장 활동을 잘 드러내 보이지는 않는 경향이 컸다. - 작가에게 베이징은 어떤 매력으로 다가오나. → 구태여 유행에 맞추지 않아도, 대중적인 관점에서 소통하지 않더라도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고, 작가로서 입지도 유지할 수 있었다. 한국적이고, 독창적인 점에 더 관심을 보였고, 그 점이 교류 계기가 되곤 했다.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었다. 내 작품에 대한 수요가 이어졌고, 나를 원했다. 이 곳을 기반으로 해외 전시를 다닐 수도 있었다. 제2의 고향같은 느낌까지 들었다. 한중 관계, 소통하고, 같이 가면서 시너지 효과 만들어 나가는 관계 만들어야 - 한중 관계가 32주년을 맞았다 중국 생활 14년 차의 화가가 보는 한중 관계의 미래는 무엇인가. → 베이징은 한국에서 정형화되고 밀폐되어 있던 나의 상상력을 열어 젖히는 역할을 했다. 다양성과 역동성이 자극제가 됐다. 경제나 다른 분야의 교류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서로 접하고 소통하고, 같이 가면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문화 예술 안에서 인간적인 교감을 쌓고, 관계를 쌓아 나아가는 것이 소중하다. 이런 만남과 교류는 뿌리 깊은 나무처럼 정치적인 시련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미술 안에서 인간의 삶과 꿈을 표현하고 서로에게 접근하면서 감동을 주는 일이 더 활발하게 이어졌으면 한다. 한국 예술을 더 알리고, 서로 더 많이 나눴으면 한다. - 13년 넘게 베이징에 체류하면서, 예술가들과의 교류도 깊어졌을 것 같다. → 미술과 그림을 매개로 화가, 음악가 등 소중한 친구들을 얻을 수 있었다. 언어를 넘은 소통이라고 할까. 진짜 친구가 되기는 어렵지만 일단 친구 울타리 안으로 들어오면 중국인들이 순수하고, 단순하고, 따뜻했다. 이번 작품전에서 내 작품에 내몽고출신 락밴드그룹의 음악을 넣어 영상미디어 작품으로 만들 수 있었다. 예술을 매개로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친구들을 알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 (그의 그림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은 용의 사랑 에너지를 입체적인 영상으로 펼쳐냈다는 평을 받았다.) 용을 소재로 인간의 에너지와 원동력을 표현 - 왜 하필 용이란 소재를 선택했나. → 1995년도 대학원(조선대)을 다니면서 동양미술사를 통해 용을 만났다. 동양미술, 불교 미술에서 용의 역할은 컸다. 불교에서 용은 수호신이고 상서로운 존재였다. 물과 에너지를 상징하는 용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고, 용을 통해 나라는 존재를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었다. 전남 구례 화엄사에서 접한 용의 형상과 부석사 설화는 나의 평생의 화두로 자리 잡았다. 용은 중국인들에게 친근한 존재이지만, 동시에 동아시아에서 보편적으로 공유되고 있다. 계속 진화해 나가는 그 무엇이기도 했다. 용이 주는 힘이 용과 영원한 사랑, 꿈을 테마로 작품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게 했다. 용을 소재로 인간의 에너지와 원동력을 표현하고 싶었다. 작품은 나로부터 출발했지만, 각 자의 몫으로 보시고, 해석해 주셨으면 한다. 다양한 관점, 상상력으로 보이지 않는 세계를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주중한국문화원의 김진곤 원장은 "용은 한중 두 나라를 관통하는 문화 아이콘이기에 갑진년을 맞아 박 작가를 초청해 특별전을 갖게 됐다"면서, "작가의 인간적 고뇌와 예술적 영감, 거대한 상상력이 애틋한 사랑으로 영글어진 이번 작품전, '용의 신화 무한한 사랑'을 계기로 마음으로 통하는 한중 양국의 우정이 더욱 깊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중한국문화원, "용은 한중을 관통하는 문화 아이콘, 양국 우정 깊어지는 계기" - '코로나19 기간'이 문화 예술분야 전업 작가들에게는 더 힘든 시기였다. 어떻게 베이징 생활을 버텨냈나. → 예술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쌓아온 교류들도 이어가고 싶었다. 모든 해외 전시가 정지되고, 베이징에서만 격리를 5번이나 해야 했다. 다른 나라보다 긴 3년 반이란 중국의 코로나 격리 정책에 전업작가로서 삶의 팬데믹도 어마어마했지만 그동안에 해왔던 활동의 결실과 감사함을 저버리고 싶지 않았다. 그런 기간을 거쳐서 이렇게 행복한 전시들을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베니스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베네스의 산마르코 광장 부근 산자르카에서는 파사치오 재단 초대로 지난 4월부터 오는 11월 24일까지 박 작가의 개인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7월 31일 베이징을 방문하면서 798 예술구를 잠시 들렀는데 "예전 같지 않았다. 한산했다. 과거와 달리 외국인들도 잘 보이지 않았다."라는 말을 했다. 국제적인 예술 중심으로서 베이징의 역할이 시들고 있는 건가. → 중국의 수도라는 곳에는 해외 작가들이 많은 기대를 갖고 모인다. 상황이 좀 안정된다면 다시 많은 작가들이 모이고 새로운 문화적인 다양성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중국과 해외 작가들 간의 소통은 계속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용이란 에너지를 통한 평화와 사랑을 기원·표현하는 작가의 길은 계속 갈 것 - 앞으로 계획은. →베니스의 개인전에 출품된 작품들이 베니스를 찾은 세계 여러 나라의 비평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11월 초 베니스에 가서 전시를 마칠 예정이다. 사랑하는 부모님, 예술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해주신 원동석 교수님(전 국립목포대), 오랜 시간 해외 전시를 기획해 주신 탈리아 브라초포로스 교수님(뉴욕 존제이 칼리지 교수·독립기획자), 베이징에서 마주한 이동임 '베이징 798 큐브미술관' 관장님, 내 작품의 특별한 소장가분들. 이 분들에게서 에너지를 받고, 작품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 삶은 늘 흔들리지만, 이 분들 덕택에 작가의 길은 흔들리지 않고, 지탱해 나갈 수 있었다. (박 작가에게 작품 활동은 전쟁과 충돌, 갈등과 불안정의 현대 사회 속에서 용이라는 에너지를 통해 평화와 사랑, 안식을 갈구하는 기원처럼 다가왔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8-22 08:5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