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한 이후 중국에서 코로나 사망자가 폭증하면서 장례 시스템이 마비 상태에 직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납골당에선 납골당 자리를 얻은 후 다른 유족들에 ‘되팔기’를 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4일(현지시간) 중국 주요 도시의 장례식장이 이미 포화상태라고 보도했다. 특히 일부 시민들은 납골당 자리가 필요하지 않음에도 납골당 밖에서 줄을 서 기다린 후 납골당 자리를 얻어 자리가 필요한 유족들에 ‘되팔기’하는 사례도 있다고 매체는 소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중국 공안 당국은 지난달 29일 상하이에 위치한 한 장례식장에서 ‘장례식장을 이용할 필요가 없음에도’ 되팔기를 위해 장례식장에서 줄을 서 대기하던 시민 20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장례식장 뿐 아니라 보건 당국도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북경일보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베이징시 보건 당국에 걸려온 응급 전화는 하루 3만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 보건 당국 관계자는 “응급 전화를 받고 구급차를 보낼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며 시민들에게 위독한 상황이 아닐 경우 응급 전화를 걸지 말 것을 당부했다. 중국 현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관으로 가득 찬 시신 안치실과 관을 들고 화장터 앞에 길게 늘어진 유가족들의 모습이 실시간으로 공유되기도 했다. 화장 시설이 부족해 시신을 야외에서 직접 화장하거나 공동 화장을 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달 7일 기존의 ‘제로 코로나’ 조처를 대거 완화한 중국 보건 당국은 코로나19로 인한 폐렴과 호흡부전에 따른 사망만 집계에 반영하고 있다. 기저질환자들의 경우 집계에 포함시키지 않는 것이다. 이에 중국 정부의 발표수치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1-05 07:54:06[파이낸셜뉴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추정되는 사망자가 급증하자 중국의 지방정부가 장례 서비스를 중단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코로나 사망자와 관련해 화장만 가능한 가운데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는 화장하는 시신이 4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5일 광저우 장례서비스센터는 웨이신 공식 계정을 통해 "업무 증가에 따른 조치"라며 "발인 등 장례 서비스를 내년 1월 10일까지 잠정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센터는 "영결식 등 별도의 의식 없이 시신을 화장만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후양박장(厚養薄葬·생전에 잘 모시고 장례는 간소하게 한다는 뜻)의 새로운 풍조를 널리 알려 장례 절차를 간소화하고, 장례식을 치르려면 최대한 늦춰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중국은 코로나 확진자를 단 한 명도 남기지 않겠다는 취지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실시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다가 코로나19 환자가 급속히 확산해 감염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망자가 급증했다. 이 중에는 기저질환을 앓는 노인 외에도 초등학생과 30대 박사 그리고 저명 학자들과 유명 인사들이 코로나로 인해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 연안 지역의 저장성은 하루 신규 감염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베이징 등지에는 병원 안치실이 포화상태에 달했고, 화장장은 24시간 업무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밀려오는 시신을 제때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베이징 퉁저우구 민정국 관계자는 "(예전에는) 하루 평균 40구의 시신을 화장했지만 지금은 150구가량 된다"며 "장례식장과 화장장 인력 가운데 상당수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시신 처리가 과부하 상태"라고 설명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2-12-26 08:46:44한국은 의료 강국으로 최근 외국인 환자의 방문이 크게 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주춤했던 외국인 환자는 다시 증가세다. 외국인 환자들은 질환을 치료하는 목적만으로 한국을 찾지 않는다. K의료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에 암이나 희귀질환 같은 치명적 질환을 치료하는 외국인 환자도 많지만 피부 미용이나 성형 등 자신의 모습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한 시술이나 수술을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는 앞으로도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총 67만8799명이었는데 35.2%가 한국에서 피부과 진료를 받았다. 진료과별로 보면 압도적인 1위다. 16.8%로 2위를 차지한 성형외과 진료보다도 2배 이상 많다. 외국인 환자 10명 중 3명 이상이 한국에서 피부과 진료를 받은 것이다. 이는 한국의 미용 피부 진료 기술과 시술 실력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에는 중국 외에도 중화권이나 의료 선진지역인 북미와 유럽에서도 환자가 몰려들고 있다. ■피부과 '전문의'가 직접 진료하고 시술해서울리거피부과의원 원장은 국내 미용·성형 1번지인 압구정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외국인 환자를 유치해 진료하는 피부 관련 병·의원은 많지만 피부과 전문의가 진료를 보는 경우는 드문 것이 현실이다.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미용 관련 시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정훈 서울리거피부과의원 원장은 압구정에서는 보기 드문 피부과 전문의로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21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 중에도 이 원장을 찾는 간호사들의 문의가 계속 이어질 정도로 많은 환자들이 이 원장을 찾고 있었다. 이 원장은 "국내 의료진의 피부 미용 관련 전문성과 실력은 전 세계에서 1등이라고 자부한다"며 "개원을 했을 당시만 해도 피부 치료에 사용되는 각종 장비는 대부분 고가의 외산이었는데, 지금은 국산 레이저 장비와 의료 장비의 수준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왔고, 의료기기 뿐만 아니라 스킨부스터와 보툴리눔 톡신, 필러 제품도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로 외산 제품을 뛰어넘어 국산이 글로벌 미용 시장을 선도할 정도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을 미용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가 많아진 것 역시 피부 미용과 관련된 한국 의료의 수준이 매우 높고, 글로벌 지역에서 경쟁 상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발전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 원장의 설명이다. 많은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이유에 대해 그는 "한국의 뷰티 산업은 한류와 함께 성장을 했는데, 한국의 연예인들이 글로벌 지역에 노출됐고 외모도 훌륭하지만 피부가 특히 관리가 잘된 모습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태국이나 브라질 같은 나라도 한국 같은 시술이 있지만 한국처럼 일반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외국인 고객들의 경우 리프팅 시술이나 '쁘띠시술'이 인기가 많은데 한 번 받으면 수개월 이상 효과가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효과를 보고 재시술 시기에 맞춰 다시 한국을 찾는 고객도 많다"며 "외국 고객들의 수요를 국가별로 분석해 가장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의료기기를 활용하고 있고, 서울리거피부과만의 노하우를 집약해 '시그니처 시술'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국가 고객이냐에 따라 니즈가 제각각인데 예를 들면, 중국 고객들은 물광 같은 피부를 원해 '물광주사'에 관심이 많은 반면, 영미권에서는 유리 같은 피부, 즉 '글라스 스킨'에 관심이 많다"며 "병원에 외국인 환자들이 많기 때문에 5개 국어에 대응할 수 있는 통역 인력을 두고 있는데 이런 편의성도 고객 만족도에 한몫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서울리거피부과의원 로비에는 한국 환자들 외에도 서구권에서 온 환자가 여럿 눈에 띄었고, 병원 문을 들어서면서 중국어를 하는 환자의 경우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이 바로 맞이하며 진료 수속을 도왔다. ■특화 기술 개발에 피부과 전용 화장품까지 서울리거피부과의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시술은 안티에이징 시술이다. 피부가 처지고 탄력 떨어지는 것을 개선하는 시술로 널리 알려진 '울쎄라'와 '써마지'가 대표 안티에이징 시술이다.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지 않고 티나지 않게 피부 탄력을 개선할 수 있다. 이 원장은 "리프팅 시술 중 울쎄라를 이용한 '더블업 시술'은 서울리거피부과의원만의 특화된 기술로 통증이 적고 효과가 빠르기 때문에 고객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1개의 시술봉이 아닌 2개의 시술봉을 활용하기 때문에 더블업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다른 곳에서도 울쎄라와 써마지 시술을 하지만 같은 기계를 사용하더라도 시술자의 노하우가 필요한 부분이 있는데 특화 기술인 더블업 시술과 이 원장만의 '손맛'이 더해진 것이 고객들의 만족도를 크게 높였다는 것이다. 서울리거피부과는 피부과 전용 화장품도 개발했다. 진료와 시술 현장에서 많은 환자들을 보던 이 원장이 피부가 민감한 환자들이 시술 후 피부 자극과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었고, 기성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보다 더 빠른 회복을 돕고 자극을 줄일 수 없을까 하는 고민이 화장품 브랜드 개발로 이어진 것이다. 이 원장은 "'환자들을 위한 더 좋은 제품이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제품들을 찾아봤지만 유해 성분이 없고 피부를 보호할 만한 제품을 찾기 어려웠고, 그런 것이 없다면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피부과 전용 화장품 제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피부과 시술을 받으면 일시적으로 건조함을 느끼거나 피부 자극을 느낄 수 있는데, 피부과 전용 화장품을 이용하면 회복 속도를 높이고 시술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피부가 민감한 환자를 위해 안정성에 초점을 두고 개발했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11-21 18:07:27건설 경기 악화로 건자재와 시멘트, 가구 등 실적이 올해 들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건자재 업체 KCC만 나홀로 웃고 있다. 이는 정몽진 KCC 회장 (사진)이 추진해온 실리콘 사업 승부수가 통했다는 분석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CC의 올해 3·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5.2% 늘어난 1조6342억원이었다. 특히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1.7% 증가한 1253억원으로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실리콘 사업이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KCC는 올해 3·4분기 실리콘부문에서 7259억원 매출액을 올렸다. 전체 실적 중 45%에 달하는 비중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9억원이었다. 아울러 도료부문과 건자재부문 실적이 각각 4958억원, 2642억원이었다. KCC는 올해 3·4분기 누적 실적 역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이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728억원, 3797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46.4%, 501.7%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3125억원을 올해 3·4분기 만에 훌쩍 뛰어넘었다. KCC 관계자는 "올해 3·4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자동차와 선박용 페인트가 도료부문 실적을 이끌었다"며 "건자재부문은 국내 주택 인허가 및 건축물 착공량 감소 등 어려운 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실리콘부문이 반도체와 자동차, 헬스케어 등 고부가 제품 마진을 통해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며 "사업 근간인 건자재·도료부문에서 견조한 실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리콘부문 실적 회복이 두드러지면서 매출액과 이익 모두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건설 등 전방산업이 부진한 가운데 KCC가 실적 성장 흐름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실리콘 등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힘쓴 정몽진 회장의 결단이 통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로 정 회장은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19년 미국 실리콘 업체 모멘티브머티리얼스(모멘티브)를 30억달러(약 3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이어 2021년에는 KCC 실리콘부문을 MOM홀딩스컴퍼니(MOM)로 수직계열화했다. 그 결과, 2022년 코로나19 이후 리오프닝에 따라 산업 전반에 걸쳐 실리콘 수요가 늘어나면서 창사 이래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실리콘 가격이 하락하면서 일각에서는 정 회장의 선택에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실리콘 사업에 대한 흔들림 없는 신뢰를 이어갔다. 정 회장 지시에 따라 KCC는 올해 모멘티브 지분 100% 인수를 마무리했다. 이어 우주항공용 전자소재와 자연물 유래 화장품 원료, 헬스케어용 소재 등 고부가 실리콘 사업을 강화했다. 정 회장의 승부수는 통했다. 올해 들어 반도체 경기가 회복하고 웨이퍼(원판) 수요가 증가하면서 웨이퍼 원재료인 실리콘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났다. 자동차 산업 역시 호조를 보이면서 차량용 실리콘 수요도 증가했다. 그 결과, 최근 KCC가 호실적을 이어가는 데 있어 실리콘부문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KCC 실리콘부문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양책 영향으로 실리콘부문 흑자 폭이 확대할 것"이라며 "실리콘 업황은 내년까지 점진적으로 개선돼 영업이익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모멘티브 지분 전량 인수에 따라 실질적인 시너지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것"이라며 "이에 따른 고가 원재료 소진, 재고일수 감축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KCC가 실리콘 등 매출 다변화로 헷지 전략을 구사한 것이 글로벌 경기 불황 속에서도 두각을 보인 이유"라며 "정몽진 회장이 직접 인수·합병을 진두지휘해 실리콘 사업 외형을 확대한 전략이 통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2024-11-18 18:19:52[파이낸셜뉴스] 건설 경기 악화로 건자재와 시멘트, 가구 등 실적이 올해 들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건자재 업체 KCC만 나홀로 웃고 있다. 이는 정몽진 KCC 회장 (사진)이 추진해온 실리콘 사업 승부수가 통했다는 분석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CC의 올해 3·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5.2% 늘어난 1조6342억원이었다. 특히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1.7% 증가한 1253억원으로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실리콘 사업이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KCC는 올해 3·4분기 실리콘부문에서 7259억원 매출액을 올렸다. 전체 실적 중 45%에 달하는 비중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9억원이었다. 아울러 도료부문과 건자재부문 실적이 각각 4958억원, 2642억원이었다. KCC는 올해 3·4분기 누적 실적 역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이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728억원, 3797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46.4%, 501.7%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3125억원을 올해 3·4분기 만에 훌쩍 뛰어넘었다. KCC 관계자는 "올해 3·4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자동차와 선박용 페인트가 도료부문 실적을 이끌었다"며 "건자재부문은 국내 주택 인허가 및 건축물 착공량 감소 등 어려운 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실리콘부문이 반도체와 자동차, 헬스케어 등 고부가 제품 마진을 통해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며 "사업 근간인 건자재·도료부문에서 견조한 실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리콘부문 실적 회복이 두드러지면서 매출액과 이익 모두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건설 등 전방산업이 부진한 가운데 KCC가 실적 성장 흐름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실리콘 등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힘쓴 정몽진 회장의 결단이 통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로 정 회장은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19년 미국 실리콘 업체 모멘티브머티리얼스(모멘티브)를 30억달러(약 3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이어 2021년에는 KCC 실리콘부문을 MOM홀딩스컴퍼니(MOM)로 수직계열화했다. 그 결과, 2022년 코로나19 이후 리오프닝에 따라 산업 전반에 걸쳐 실리콘 수요가 늘어나면서 창사 이래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실리콘 가격이 하락하면서 일각에서는 정 회장의 선택에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실리콘 사업에 대한 흔들림 없는 신뢰를 이어갔다. 정 회장 지시에 따라 KCC는 올해 모멘티브 지분 100% 인수를 마무리했다. 이어 우주항공용 전자소재와 자연물 유래 화장품 원료, 헬스케어용 소재 등 고부가 실리콘 사업을 강화했다. 정 회장의 승부수는 통했다. 올해 들어 반도체 경기가 회복하고 웨이퍼(원판) 수요가 증가하면서 웨이퍼 원재료인 실리콘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났다. 자동차 산업 역시 호조를 보이면서 차량용 실리콘 수요도 증가했다. 그 결과, 최근 KCC가 호실적을 이어가는 데 있어 실리콘부문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KCC 실리콘부문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양책 영향으로 실리콘부문 흑자 폭이 확대할 것"이라며 "실리콘 업황은 내년까지 점진적으로 개선돼 영업이익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모멘티브 지분 전량 인수에 따라 실질적인 시너지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것"이라며 "이에 따른 고가 원재료 소진, 재고일수 감축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KCC가 실리콘 등 매출 다변화로 헷지 전략을 구사한 것이 글로벌 경기 불황 속에서도 두각을 보인 이유"라며 "정몽진 회장이 직접 인수·합병을 진두지휘해 실리콘 사업 외형을 확대한 전략이 통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2024-11-18 08:25:31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쇼핑이 급성장하면서 위조상품의 유통과 관련된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도 이와 같은 위조상품 문제로 타격을 받고 있다. 한국 특허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의뢰한 연구 보고서 *'불법무역과 한국경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위조상품의 거래 규모는 약 97억 달러(약 13조 원)에 이른다. 세관에 압류된 위조품 중 전자기기 및 전자제품이 전체의 51%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섬유·의류(20%)와 화장품(15%) 순으로 나타났다. 위조상품 유통은 기업에 직접적인 재정적 손실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이를 제재하는 과정에서 인력과 자원의 소모를 초래한다. OECD는 이러한 위조상품 유통으로 인해 2021년 한 해 동안 약 1만3855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위조품 문제가 단순한 경제적 손실을 넘어 고용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화장품 산업도 위조상품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K-뷰티 브랜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와 LG생활건강의 ‘더후’ 같은 고가 화장품이 빈번히 위조된다. 위조상품을 진품으로 오인한 소비자들이 품질에 불만을 표하면서 브랜드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두 기업은 중국 내 위조 공장과 창고를 직접 단속하거나 법적 대응을 위해 전담팀을 운영하며 브랜드 보호에 힘쓰고 있다. 또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협력해 위조품 식별 설명회 등에 참여하며 피해 예방에 나서고 있다. 식품업계도 위조상품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여러 국가에서 위조품이 등장했다. 삼양식품을 포함한 피해 기업들은 한국식품산업협회와 함께 모방 제품에 대한 법적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오리온의 ‘초코파이’ 역시 베트남에서 위조상품 문제가 발생했으며, 오리온은 해당 유통업체에 경고장을 발송하는 등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 식품 위조상품은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을 직접 위협할 수 있어 기업들은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위조상품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모니터링 강화와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유통되는 방대한 양의 가품을 모두 차단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최근 일부 브랜드들은 AI 기반의 위조상품 탐지 솔루션을 도입해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마크비전(MARQVISION)은 대표적인 B2B 솔루션 기업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해 180개국 1500개 마켓플레이스에서 실시간으로 위조상품을 탐지하고 제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마크비전의 솔루션은 판매자 분석 및 유통 경로 추적을 통해 위조상품의 유통 패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 마크비전의 솔루션은 패션, 화장품 등 다양한 업계에서 사용되고 있다. 마뗑킴, 젝시믹스, 아크메드라비와 같은 국내 브랜드들이 이를 활용해 온라인 위조상품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젝시믹스 관계자는 “브랜드 성장이 빨라질수록 위조상품 판매자들의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며, 마크비전을 통해 탐지와 제재 과정의 효율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아크메드라비 관계자는 "마크비전 도입 이후 7억 달러 이상의 위조상품을 제재했으며, 이를 통해 브랜드 신뢰를 회복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전했다. 오프라인에서도 위조상품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대표적인 사례로 패션 브랜드 마르디메크르디는 중국 광저우의 대형 쇼핑몰에서 자사 상품을 모방한 매장을 발견하고 폐점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마크비전은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해 기업들이 전방위적으로 위조상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기업들은 위조상품 유통 문제에 맞서 법적 대응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지만,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 기업, 소비자 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소비자 또한 정품 구매를 통해 위조상품 유통을 막는 데 동참해야 한다.
2024-10-30 14:18:37【광저우=이석우 특파원】“클렌징폼 제품은 코로나 19가 끝난 뒤 월 30만개에서 월 300만개까지 10배가 가파르게 늘더니, 10월 들어서는 500만개를 넘어서 600만개 생산을 바라보고 있어요. 더 필요해 진 일손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공장 전체가 전면 가동중입니다" 타이핑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광저우시 코스맥스 광저우 공장은 저녁 퇴근 무렵인데도 부산한 움직 속에 공장 전체가 활기를 띠고 있었다. 22일 공장에서 만난 광저우 코스맥스의 김도형 품질본부장은 "특화된 품질로 중국 현지인들의 취향을 공략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면서 “중국 전반의 경제 상황을 딛고 매출이 요사이 크게 늘고 있다"라며 상기된 얼굴이었다. 타이핑공장은 스킨·에센스, 폼클렌징 등을 생산하는데 생산 능력은 한 달에 1900만개, 연간 2억 3000만개 정도라는 설명이다. 두 제품을 합치면 월 1000만개 정도씩 생산되고 있다. 타이핑 공장의 강점은 다양한 브랜드들의 제품을 만든다. 300여가지 중국 화장품 브랜들의 주문을 소화하고 있다는 김 본부장의 설명이다. 주문자들의 요구에 맞춰서 화장품을 만들어 주고, 차별화된 제품에 만족도는 높다. 세일 명절 광군제 기간, 코스맥스 광저우 공장에 주문 쇄도 특히 요사이는 세일 명절인 광군제 또는 솽스이(11월 11일)라고 불리는 10월 마지막 주에서 11월 상반기까지의 쇼핑 절정기에 들어선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었다. 코스맥스의 원료로 만들어진 제품이 중국산 원재료로 만들어진 제품들에 비해 10% 이상 비싸기는 하지만, 만족도가 높아서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스맥스는 동남아시아 진출에 나서는 중국 브랜드들의 수출을 도우며 함께 동반진출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동남아에 진출한 미니소가 현지에서 판매하는 클렌징폼·핸드크림 등의 제품을 코스맥스가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브랜드 차별화 전략 등을 이들 기업들과 함께 고민하면서 현지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각 화장품 업체에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코스맥스는 이 분야 중국 시장에서도 1위를 지키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도 자신의 얼굴과 몸에 쓰는 제품인 화장품의 경우 가격을 넘어서 질을 추구하는 분위기이다. 유명 색조 브랜드 '퍼펙트 다이어리'의 이센그룹과 합작 공장 가동 1년 째 타이핑 공장은 코스맥스가 중국 광저우에서 가동하는 공장 두 개 가운데 하나이다. 2013년 설립돼 코스맥스 전체 매출에서 중국 시장의 기여도(현재 26%)를 4분의 1이 넘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2022년부터 생산한 클렌징폼 제품에는 왕훙(인플루언서) 마케팅과 특화된 상품성을 내세워 생산량에서 역대 최대치를 계속 바꿔왔다. 타이핑 공장에서 40여분 떨어진 곳에 있는 YSG로 불리는 이센생물과기공사. 코스맥스에서는 밍주로에 있다고 해서 밍주공장이라고 부른다. 이름이 다른 것은 중국 브랜드 이센그룹과 손잡고 만는 합작 공장이어서이다. 공장이라기 보다는 연구소 느낌이 더 강한 이곳은 지난해 8월 문을 열었다. 이센그룹은 중국의 유명 색조 브랜드 '퍼펙트 다이어리' 등을 운영하는 화장품 회사다. 2020년 중국 화장품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고, 2021년에는 영국 스킨케어 브랜드 '이브롬'을 인수하기도 했다. 코스맥스는 퍼펙트 다이어리 론칭 초기부터 제품 개발과 생산을 맡아오고 있다. 원료나 자동화 설비 등은 대부분 한국에서 들여온다. 생산 물량이 많은 제품은 대부분 자동화 공정을 거치고 있고, 공장 곳곳에서 로봇들이 제품을 나르고 있었다. 그러나 다품종 소량 생산이 많은 ODM 특성상 사람이 직접 투입해 작업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공장을 돌아보니 화장품을 쓰고 느낌을 전해주는 중국인 소비자들과의 대화 자리도 열리고 있었다. 합작 공장, 확실한 역할 분담 속 코스맥스가 생산과 연구, 이센그룹은 재무·영업을 전담 가동 1년차 코스맥스와 이센그룹의 광저우 조인트벤처(JV), 숨고르기 과정 명주공장은 2020년 코스맥스와 이센그룹이 각각 지분 51%, 49%를 투자해 자본금 4억 위안(약 773억 원) 규모의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고 공장을 건설했다. 지난 8월로 준공 1주년을 갓 지냈다. 코스맥스가 생산과 연구를 맡고 이센그룹은 재무·영업을 전담한다. 각자 잘하는 분야에 집중해 시너지를 발휘하자는 역할 분담이 확실하다. 가장 최신 공장인 밍주공장은 6만593㎡ 규모로, 단일 화장품 공장으로는 아시아 최대다. 최대 생산 규모는 월 3000만 개. 당장 1300개의 생산도 가능하지만, 중국의 경기 회복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생산량은 월 400만~500만 개 정도. 판매를 맡은 이센의 온라인 매출이 아직 살아나지 않고 있고 산하 화장품 브랜드들의 부진이 주요 원인이다. 박대근 공장장은 “중국은 국토 면적이 넓고 기후와 풍토가 다양해 지역마다 색조 화장품이나 폼클렌징 같은 제품의 수요가 다 달라 현지 실정과 요구 파악에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 “중국 경기의 영향으로 생산량 증가도 더디지만 머지않아 중국의 화장품 시장의 확대 추세 속에서 다시 생산량이 가파르게 맞는 날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코스맥스는 지난 2004년 코스맥스차이나, 2013년 코스맥스광저우를 설립하며 중국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10-30 14:17:10【베이징=이석우 특파원】올해 중국 상하이에서는 핼러윈 축제날 다양한 축제 복장을 한 모습을 더이상 거리에서 볼 수 없게 됐다. 중국 치안당국이 거리에서 축제 복장을 한 시민들을 단속하기로 한 때문이다. 27일 중국중앙 TV(CCTV)등에 따르면, 이미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상하이 경찰은 주말이던 25~26일 주요 거리에서 축제 복장을 단속하고 반발하는 젊은이들을 연행하고 심문했다. 다양한 축제 복장을 하고 나온 사람들은 경찰을 따라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지워야 했다. 토요일이던 25일 핼러윈 거리 축제의 메카 격인 징안구 쥐루루 지역에 대해 집중 단속을 벌이며 거리에서 다양한 축제 복장을 입지 못하게 했다. 이에 반발한 시민들이 인근 중산공원으로 이동해서 놀이를 벌이자 경찰들이 따라와 공원을 폐쇄하고 당분간 야간에 공원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자유의 여신상, 이오시프 스탈린, 레닌, 각종 요괴 및 마술사 의상들로 분장한 다양한 캐릭터의 시민들이 보였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상하이 당국은 올해 핼러윈 행사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경찰력을 주요 거리에 배치했으며 상하이 디즈니랜드와 해피밸리 등과 같은 대규모 테마파크에서만 축제 복장을 하고 관련 행사를 열 수 있도록 했다. 상하이에서 할로윈 데이 축제의 메카가 된 쥐루루에는 경찰 당국이 여기 저기 철책을 둘러쳐 축제 행사를 할 수 없도록 했고, 길가에 경찰차와 경찰들이 검문을 서고 있다고 CCTV 등이 전했다. 쥐루루 거리는 상하이 황푸구와 징안구에 걸쳐 있는 시민들이 많이 몰리는 젊음과 낭만의 거리로 정평이 나있다. 해마다 이 거리에서는 핼러윈 데이 축제가 벌어져 재미있고 신나는 광경을 연출하곤 했다. 그러다 지난해 상하이에서 핼러윈 거리 축제에서 코로나19 당시 방역요원의 옷차림과 감시카메라, '백지운동'을 상징하는 백지, 자유의 여신상 의복 등 정치 풍자적인 분장이 대거 등장하자 깜짝 놀란 치안 당국이 올해 거리 의상 행사 등에 대해 금지에 나선 것이다. 핼러윈 데이 활동이 정치적 시위를 번지는 것을 미리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단순하게 다양한 의복, 코스튬을 입고 벌리는 행사를 넘어서 정부와 국가 지도자들을 조롱하고,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감정을 드러내 보일 수 있는 여지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이다. 이 때문에 일부 시민들은 이 즈음이면 상하이 거리 이곳저곳에서 늘 볼 수 있었던 요괴나 동물, 김정은이나 스탈린, 푸틴 등 독재자들을 조롱하는 캐릭터 복장을 입은 시민들의 활기찬 축제 활동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일부에서는 개방·포용 도시의 모습을 잃어가는 것 아니냐는 반문도 나왔다. 중국공산당 상하이시위원회 기관지 해방일보는 "핼러윈 잔치는 '외국 축제'에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가 없다"라는 논평을 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10-28 17:01:29#. 지난 2016년 크레이버가 인수한 이후 2019년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본격적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한 신생 뷰티브랜드 '스킨천사'는 일찍이 중국 대신 미국 시장으로 눈길을 돌려 K뷰티 신드롬을 일으켰다. 인기 제품 '마다가스카르 센텔라 히알루시카 워터핏 선세럼'은 지난해 미국 아마존 프라임데이에서 총 16만5000개를 판매, 선크림 부분 1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미국과 동남아를 비롯해 전 세계 100개국에 진출한 스킨천사의 지난해 연 매출은 669억원으로 전년 331억원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 예상 매출은 2500억원으로 무려 274% 성장이 예상된다. 중국이 독식하던 K뷰티 수출 시장 구조가 급격히 다변화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중국 내 자체 브랜드가 성장한데다 최근엔 중국 내수 침체까지 길어지면서 K뷰티 소비 심리가 빠르게 식고 있다. 반면, 최대 시장인 중국 수출의 타격에도 오히려 뷰티 전체 수출액은 증가 추세라는 점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한류 영향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진 미국 시장이 하반기부터 최대 수출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K뷰티의 '포스트 차이나' 시대를 이끌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미국이 중국 추월 27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7월을 기점으로 화장품 대미국 수출액이 중국을 뛰어 넘었다. 관세청 무역통계를 보면 올해 7월 화장품 수출액은 미국이 17억4564만달러로 중국(16억6507만달러)을 처음 앞섰다. 8월 역시 미국이 19억5094만달러로 중국(15억7321억달러) 수출액을 크게 웃돌았다. 이 같은 추세면 이르면 올해 연간 기준 K뷰티 최대 수출국이 중국이 아닌 미국이 될 전망이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사드와 코로나19 영향으로 중저가 화장품은 중국 로컬 브랜드에 밀리고, 고가 브랜드는 프랑스, 일본 등에 밀리면서 한국 화장품이 중국 내에서 설 자리를 많이 잃었다"며 "한때는 중국 시장 수출 비중이 62%에 달했는데, 올해 상반기만 해도 25~30%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중국 수출이 줄어든 대신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은 늘었다. 김 교수는 지난해 기준 북미 화장품 수출액을 전년보다 39.6% 늘어난 12억5200만달러로 추산하면서 올해는 이보다 12.4% 증가한 14억7만달러로 전망했다. 보수적인 소비문화로 뷰티업계 진출이 쉽지 않았던 일본 시장도 K뷰티 성장세가 빠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전통 뷰티브랜드들의 MZ세대 전략 부진 속에 새로운 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가성비·한류·ODM '삼박자' 힘K뷰티가 미국에서 약진한 건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뛰어난 한국 화장품의 수요가 높아진 덕이다. 실제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뷰티 제품 상위권 대부분이 한국 제품이다. 지난 7월 이틀간 진행된 '2024 아마존 프라임데이' 행사에서도 코스알엑스, 라네즈, 바이오던스 등 한국 브랜드가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행사기간 한국 뷰티 셀러 매출은 지난해 행사 때보다 2.2배 늘었다. 장준기 대한화장품협회 전무는 "처음 일본과 중국 중심으로 일었던 한류열풍이 BTS, 기생충 등 다양한 한류 영향이 유럽과 미국으로까지 확대되면서 국내 뷰티 기업들의 진출 발판이 됐다"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국 제품 소비가 전반적으로 늘어나면서, 올해 7~8월 뷰티제품 수출 비중이 중국보다 미국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기점이 된 건 코로나19 엔데믹이 시작될 무렵인 2022년 중반 이후부터다. 과거에는 화장품 시장이 오프라인 중심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온라인 시장으로 재편되면서 중소기업이 진출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졌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화장품 중소기업 수출액은 3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0.8% 늘며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K뷰티 열풍의 핵심인 중소·인디 브랜드의 성장은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갖춘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의 역할도 컸다. 소품종 대량 생산만 가능했던 과거와 달리 화장품 ODM 기업이 중소 인디브랜드에 부족한 기술력과 제조시설 등을 뒷받침하며 동반성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K뷰티의 전망은 매우 밝다. 김 교수는 "색조화장용 제품류의 중국 수출은 점차 감소하지만 미국과 유럽 등 신시장 중심으로 자연스러운 메이크업 트렌드 추세가 이어져 한국 중저가 색조브랜드 제품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4-10-27 18:20:57[파이낸셜뉴스] #. 지난 2016년 크레이버가 인수한 이후 2019년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본격적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한 신생 뷰티브랜드 '스킨천사'는 일찍이 중국 대신 미국 시장으로 눈길을 돌려 K뷰티 신드롬을 일으켰다. 인기 제품 '마다가스카르 센텔라 히알루시카 워터핏 선세럼'은 지난해 미국 아마존 프라임데이에서 총 16만5000개를 판매, 선크림 부분 1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미국과 동남아를 비롯해 전 세계 100개국에 진출한 스킨천사의 지난해 연 매출은 669억원으로 전년 331억원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 예상 매출은 2500억원으로 무려 274% 성장이 예상된다. 중국이 독식하던 K뷰티 수출 시장 구조가 급격히 다변화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중국 내 자체 브랜드가 성장한데다 최근엔 중국 내수 침체까지 길어지면서 K뷰티 소비 심리가 빠르게 식고 있다. 반면, 최대 시장인 중국 수출의 타격에도 오히려 뷰티 전체 수출액은 증가 추세라는 점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한류 영향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진 미국 시장이 하반기부터 최대 수출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K뷰티의 '포스트 차이나' 시대를 이끌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미국이 중국 추월 27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7월을 기점으로 화장품 대미국 수출액이 중국을 뛰어 넘었다. 관세청 무역통계를 보면 올해 7월 화장품 수출액은 미국이 17억4564만달러로 중국(16억6507만달러)을 처음 앞섰다. 8월 역시 미국이 19억5094만달러로 중국(15억7321억달러) 수출액을 크게 웃돌았다. 이 같은 추세면 이르면 올해 연간 기준 K뷰티 최대 수출국이 중국이 아닌 미국이 될 전망이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사드와 코로나19 영향으로 중저가 화장품은 중국 로컬 브랜드에 밀리고, 고가 브랜드는 프랑스, 일본 등에 밀리면서 한국 화장품이 중국 내에서 설 자리를 많이 잃었다"며 "한때는 중국 시장 수출 비중이 62%에 달했는데, 올해 상반기만 해도 25~30%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중국 수출이 줄어든 대신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은 늘었다. 김 교수는 지난해 기준 북미 화장품 수출액을 전년보다 39.6% 늘어난 12억5200만달러로 추산하면서 올해는 이보다 12.4% 증가한 14억7만달러로 전망했다. 보수적인 소비문화로 뷰티업계 진출이 쉽지 않았던 일본 시장도 K뷰티 성장세가 빠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전통 뷰티브랜드들의 MZ세대 전략 부진 속에 새로운 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가성비·한류·ODM '삼박자' 힘 K뷰티가 미국에서 약진한 건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뛰어난 한국 화장품의 수요가 높아진 덕이다. 실제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뷰티 제품 상위권 대부분이 한국 제품이다. 지난 7월 이틀간 진행된 '2024 아마존 프라임데이' 행사에서도 코스알엑스, 라네즈, 바이오던스 등 한국 브랜드가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행사기간 한국 뷰티 셀러 매출은 지난해 행사 때보다 2.2배 늘었다. 장준기 대한화장품협회 전무는 "처음 일본과 중국 중심으로 일었던 한류열풍이 BTS, 기생충 등 다양한 한류 영향이 유럽과 미국으로까지 확대되면서 국내 뷰티 기업들의 진출 발판이 됐다"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국 제품 소비가 전반적으로 늘어나면서, 올해 7~8월 뷰티제품 수출 비중이 중국보다 미국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기점이 된 건 코로나19 엔데믹이 시작될 무렵인 2022년 중반 이후부터다. 과거에는 화장품 시장이 오프라인 중심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온라인 시장으로 재편되면서 중소기업이 진출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졌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화장품 중소기업 수출액은 3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0.8% 늘며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K뷰티 열풍의 핵심인 중소·인디 브랜드의 성장은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갖춘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의 역할도 컸다. 소품종 대량 생산만 가능했던 과거와 달리 화장품 ODM 기업이 중소 인디브랜드에 부족한 기술력과 제조시설 등을 뒷받침하며 동반성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K뷰티의 전망은 매우 밝다. 김 교수는 "색조화장용 제품류의 중국 수출은 점차 감소하지만 미국과 유럽 등 신시장 중심으로 자연스러운 메이크업 트렌드 추세가 이어져 한국 중저가 색조브랜드 제품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4-10-26 18:3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