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8일 미군 이등병 트래비스 킹(Travis King·23)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 무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런던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출신으로 북한문제에 정통한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해당 장병의 앞날에 관해 ‘지옥의 불시착’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 의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주한 미군 장병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 중 월북했다고 한다”며 “본인이 어떤 이유로 월북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며칠 지나면 자신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태 의원은 “자유로운 사회에서 살던 사람이 북한에 관광객으로 들어가도 며칠이면 지나친 통제 때문에 숨이 막힐 지경인데 월북 미군 장병이라면 첫날부터 구금 생활이 시작되어 미칠 지경일 것”이라며 “문제는 그가 후회하고 돌려보내 달라고 해도 그의 의사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평양에서 미국의 영사업무를 하던 스웨덴 대사관도 코로나 때문에 임시 폐쇄된 상태”라며 “그의 의사를 확인하려면 중국, 러시아, 베트남. 쿠바 등 공산권 국가 아니면 이란이나 시리아 같은 반미적인 나라 대사관을 통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태 의원은 “북한으로서도 이번 월북 사건이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가 열리고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이 방한한 날에 일어나 미군의 체면을 구길 수 있는 호재를 만났다고 기뻐할 것”이라며 “설사 월북 미군 장병이 돌려보내 달라고 북한에 요구해도 돌려 보내줄지가 미지수이다. 지금까지 북중 국경을 통해 밀입북한 미국인들은 돌려보낸 예가 있으나 자진 월북 미군은 ‘기술적으로 전쟁상태’에서 적군에 자진 투항한 사건이어서 돌려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태 의원은 “그러나 지금까지 월북 미군 장병들의 사례를 보면 월북 미군 장병의 존재는 북한에도 장기적으로 가성비가 낮아 골칫덩어리일 수밖에 없다”며 “월북 미군 장병이 생기면 그 한 사람을 위해 전문 경호 및 감시팀이 꾸려지고 통역관을 배치해야 하며 전용 차량과 기사, 그가 머물 숙소 등을 챙겨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태 의원은 이어 “그에게서 일부 군사정보는 얻을 수 있겠지만 직급이 낮아 큰 정보는 없을 것 같다. 만일 그를 북한에 남겨 두기로 결정한다면 그를 북한체제에 적응시키기 위한 세뇌 교육이 필요해서 전문 교사팀과 교육 커리큘럼도 짜야 한다”며 “물론 일정한 직업도 고려해야 한다. 월북 미군 장병인 경우 영어교사로 활용할 수 있으나 문제는 그가 북한 사람들에게 아무 말이나 막 할 수 있어 사전 세뇌작업이 상당히 오랜 기간 필요하고 그가 오히려 그런 세뇌 교육에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태 의원은 “최근 북한이 한미의 대북정책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월북한 미군을 당장 돌려보낼 가능성은 낮다. 그래도 그의 인권을 위해 미국은 송환 협상을 벌여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평양에 있는 외국 대사관을 통해 그에 대한 영사접근도 시도해야 한다. 그의 가족들도 그의 송환 운동을 벌여야 하며 본인도 처벌을 두려워하지 말고 미국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7-20 05:50:08[파이낸셜뉴스] 이웃나라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가 아닌 한국 예능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어 주목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커플 예능 '솔로지옥'이 한 때 1위를 차지하면서다. '솔로지옥'은 커플이 돼야 나갈 수 있는 섬 '지옥도'에서 펼치는 데이트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인데 일본 매체들은 '솔로지옥' 등 K-콘텐츠를 깎아내리고 있다. 오늘 12일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커플 예능인 '솔로지옥' 일본에서 잠시 1위에 올랐고 어제 11일 종합순위를 기준으로도 2위를 기록했다. 11일 현재 일본 종합순위를 보면 '솔로지옥'(2위), '낭만닥터 김사부'(4위), '사랑의 불시착'(5위), '그해 우리는'(6위), '연모'(7위), '이태원 클라쓰'(8위), '오징어게임'(9위), '왕이 된 남자'(10위) 등 무려 8개 작품이 올라있는데 예능으로는 '솔로지옥'이 유일하다. 지난해 12월18일 공개된 '솔로지옥'은 넷플릭스가 꾸준히 선보여온 남녀 미팅 프로그램 중 하나다. 8회에 걸쳐 휴양지에서 만난 10여명의 젊은 남녀가 같은 숙소에 묵으면서 데이트를 하고 커플이 되는 과정을 그린다. 기존에 국내 미팅 프로그램과 달리 섹시함을 강조한 게 특징이다. 한국판 '투 핫'으로 불리기도 한다. 한국 콘텐츠가 일본에서 강세를 보이면서 일본 매체들은 K-콘텐츠를 비난한다. 전세계 돌풍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이 대표적이다. 니혼게이자신문의 서울지국장 스즈키 쇼타로는 '오징어게임이 담고 있는 일본의 잔영'이라는 칼럼에서 한국 어린이들의 전통 놀이의 뿌리는 일제강점기라고 주장했다. 한편, 유튜버 프리지아로 활동 중인 송지아는 넷플릭스 인기 예능 '솔로지옥' 대본과 관련한 질문에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2-01-12 11:08:02[파이낸셜뉴스] ‘D.P’와 ‘오징어게임’ ‘지옥’ 그리고 ‘고요의 바다’까지. 한국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가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가운데, ‘고요의 바다’가 K-콘텐츠의 인기를 이으며 화려한 대미를 장식할지 기대를 모은다. 2014년 제13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던 최항용 감독의 동명 단편 영화를 시리즈화한 ‘고요의 바다’는 ‘센스8’ ‘킹덤’의 배두나와 ‘도깨비’ ‘오징어게임’의 공유가 주연하고 배우 정우성이 제작자로 나서 화제를 모은 작품. 무엇보다 SF영화 ‘승리호’에 이어 SF장르에 도전한 첫 K-드라마다. 과연 한국에서 달과 우주를 소재로 한 SF물이 가능할까? 할리우드 눈높이에 길들여진 관객들의 기대치를 만족시킬수 있을까? 배우들 역시 이러한 의구심을 갖고 도전에 나섰다. 배두나는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고요의 바다’가 아니었다면 우주를 배경으로 한 한국형 SF에 쉽게 용기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적이면서도 생각할 게 많은 사회성 있는 이야기여서 시청자들도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상상력을 현실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 작품이어서 용기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메가폰을 잡은 최항용 감독의 동명 단편영화를 보고 더욱 확신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대본과 함께 감독의 단편을 보고 충격을 받았고, 최감독과 함께라면 도전할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 정우성 역시 감독의 단편을 보고 홀딱 반해 이 작품의 제작자로 나섰다. 정우성은 “설정이 작품 전체를 좌지우지하는데, 원작의 독특한 설정이 좋았다. 독특한 설정 안에서 한국적인 SF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며 프로젝트의 시작을 전했다. 단편을 8편의 에피소드로 확장한 박은교 작가는 “단편의 세계관과 내용이 더 많은 내용을 보고 싶은 갈증을 유발했다. 자극이 많이 됐고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어렵지만 신나는 작업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10여 년간 품어온 이야기로 전 세계 시청자와 만나게 된 최항용 감독은 “넷플릭스 시리즈로 더 큰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단순히 대원들의 생존 이야기가 아니라 지구와 인류의 생존에 대한 주제로 확장시켜 더 큰 의미와 고민거리를 던질 수 있었다”라며 장르적 재미뿐 아니라 묵직한 메시지까지 추구했음을 내비쳤다. '고요의 바다'는 물 부족에 시달리는 근미래를 무대로 한다. 한강이 바짝 마른 을씨년한 도시 풍경과 물을 더 달라고 시위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전 지구가 직면한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떠올리게 한다. 식수카드가 곧 사회계급이 된 시대, 5년전 발해기지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죽은 언니 덕분에 골드카드를 부여받은 우주생물학자 송지안(배두나)은 탐사 대장 한윤재(공유)가 이끄는 정예대원들과 함께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특수임무를 수행하러 떠난다. 예상치 못한 위기로 불시착한 이들은 우주선을 잃어버린 우주인이 된 채 발해기지로 향하고, 지구에서 전해들은 말과 전혀 다른 발해기지의 상황에 당혹해한다. 도대체 발해기지에선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 5년간 버려진 이곳에 어떤 생명체가 살아있는가? 물을 토하며 죽어가는 대원과 발해기지 미스터리는 어떤 연관이 있나? '고요의 바다'는 완성도 높은 비주얼과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를 바탕으로 베일에 감춰진 미스터리를 하나둘씩 풀어놓는다. 24일 오후 5시 첫 공개.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1-12-24 14:32:23원조 슈퍼 히어로 격인 ‘원더우먼’. 그러나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해당 스토리는 성 상품화, 미약한 활약, 남성 히어로들을 보조하는 역할에 그치며 어느새 ‘히어로’의 면모는 옅어진 채, 아름다운 ‘여성성’만이 남았다. 하지만 패티 젠킨스 손에서 다시 부활한 영화 ‘원더우먼’ 덕에 DC코믹스의 체면이 제대로 세워질 전망이다. 여성의 손끝에서 지켜진 세상이 펼쳐지는 스크린 속은 그야말로 황홀경에 빠지기에 충분하다. 할리우드 히어로 무비의 진정한 히어로가 등장한 것이다. 이야기는 1918년으로 돌아가 원더우먼의 전사로 시작한다. 제우스의 손에서 탄생한 아름다운 섬, 데미스키라 왕국은 아마존 여성 전사들이 수호하는 다른 차원의 공간이다. 이 안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다이애나(갤 가돗 분)은 누구보다도 맑고 정의로우며 강인한 전사를 꿈꾼다. 그러나 아마존의 제왕이자 다이애나의 어머니인 히폴리타(코니 닐슨 분)는 다이애나가 전투에 임하길 원치 않으며 안전한 세계 속에 머물기 원하지만 다이애나는 자신의 이모이자 아마존 최고의 전사인 안티오페 장군(로빈 라이트 분)을 잇고자 한다. 이후 그 누구보다도 강도 높은 훈련을 이어가던 다이애나는 자신이 피할 수 없는 최강 전사의 운명임을 직감한다. 때마침 섬에 불시착한 조종사 트레버 대위(크리스 파인 분)을 통해 인간 세상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신들이 주신 능력으로 세상을 구하는 것이 자신의 사명임을 깨달은 다이애나는 전쟁의 근원지인 전쟁의 신, 아레스를 파멸시키겠다는 확신을 품고 낙원과 같은 섬을 뛰쳐나와 지옥 같은 1차 세계 대전 한 가운데로 뛰어든다. 다이애나 공주에서 전사로 변모한 원더우먼은 그 어떤 히어로보다도 진취적이다. ‘인간은 선하다’는 단단한 믿음과 신념 아래에 남자들을 이끌고 전장으로 향한다. 이제껏 남자들의 전유물이었던 이야기가 여성으로 전환되어 더욱 섬세하고 강력하게 태어난 것이다. 전장으로 뛰어드는 그녀의 모습은 위용이 가득하다. 이 과정에서 고전미는 갤 가돗의 우아함을 통해 세련됨으로 탈바꿈되었다. 화려한 연출도 단연 돋보인다. 데미스키라 속 푸르고 빛나는 미장센이 원더우먼이 지닌 신념과 맞물려 아름답게 그려진다. 특히 가장 압도적인 시퀀스는 아마존 여성들이 독일군의 총알에 맞서 화살과 칼로 전투를 벌이는 부분이다. 수많은 여성들이 활과 칼을 든 채, 두려움 하나 없이 적을 향해 질주하는 장관은 슬로우모션 연출까지 더해져 강력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또한 후반부에 그려지는 전쟁의 신 아레스와의 ‘끝판왕’ 전투 장면은 묵직함과 어마어마한 파괴력으로 시선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원더우먼’이 완전한 히어로 무비로 거듭날 수 있던 건, 꼼꼼하고 빈틈없는 서사가 이어지기 때문. 제1차 세계대전 속 전쟁과 그 안에서 빛나는 히어로의 면모를 자연스레 섞어놓으며 현실로부터 발현된 갈등과 신념의 충돌 등을 통해 이야기에 제대로 된 힘을 부여한다. 최강 빌런인 아레스의 악행에도 심도 깊은 사유를 설정해 작품의 퀄리티를 높인다. 5대 무기의 등장도 상당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진실을 말하게 하는 헤스티아의 올가미, 총알을 튕겨내는 건틀렛, 부러지지 않는 검 갓킬러, 무적의 방재 그리고 원더우먼의 상징인 헤어밴드까지. 이를 이용해 갖가지의 방법으로 펼쳐지는 액션은 휘황찬란한 볼거리까지 함께 선사한다. 원더우먼이 전장에서 전투를 벌일 때 함께 흘러나오는 음악 역시 환상적이다. 다이애나 캐릭터를 완벽히 관통하고 화면을 감싸 안은 오케스트라는 웅장한 색채와 유연한 질감으로 ‘원더우먼’의 세계 속으로의 몰입을 성공적으로 이끈다. 데미스키라의 공주 다이애나와 원더우먼을 조화롭게 펼쳐낸 갤 가돗은 이 작품을 매력적으로 돋보이게 만드는 일등공신이다. 인간의 세상으로 넘어와 다소 순진하고 엉뚱하지만 굳은 정의와 신념을 지닌 선(善)의 전사 모습부터 사랑에 빠진 여성, 파워풀한 액션을 빠르고 강하게 소화하며 히어로 주인공으로써의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선다. 원더우먼의 곁에서 조력자이자 멜로의 주인공으로 충분한 역할을 소화해낸 크리스 파인 역시 매력적이다. 언제나 그녀를 지지할뿐더러, 인간이 느끼기에 다소 허무맹랑하게 다가올 수 있는 신화가 기반인 그녀의 신념을 결단코 무시하거나 우습게보지 않는다. 그와 함께 무리지어 다니는 위장 전문가 사이머, 스코틀랜드 저격수 찰리, 미국 원주민 밀수꾼 치프도 실없는 농담과 유머로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남자들을 여러 방면으로 풍자하고 가볍게 조롱하는 장면도 곳곳에 분포한 유머 포인트로 작용한다. 결론적으로, ‘원더우먼’의 선두는 단연 여성이다. 특히 여성을 비롯해 인디언 등 이 사회에서 약자로 분류되는 자들이 함께 힘을 모아 지키는 스크린 속 세상은 쾌감을 선물하기에 충분하다. 더불어, 원더우먼의 무너지지 않는 신념은 현 사회의 올바른 순환을 바라는 우리의 모습과도 닮았다. 기존 히어로 무비들이 지닌 파급력에 매력적인 캐릭터 활용까지 더해진 ‘원더우먼’ 덕에 11월에 개봉할 ‘저스티스 리그’를 향한 기대감도 커지는 건 당연한 수순일 듯 하다. 31일 개봉 예정. /9009055@naver.com fn스타 이예은
2017-05-30 11:5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