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찰이 '시청역 참사 희생자'를 토마토 주스에 빗대 조롱하는 편지를 추모 현장에 남긴 작성자를 입건 전 조사(내사)하고 있다. 4일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시청역 인근 추모 공간에 해당 편지를 남긴 작성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해당 편지에는 희생자의 피를 토마토 주스에 빗대 조롱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글은 사고 발생 사흘 후인 3일부터 잇달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2차 가해 논란이 거세게 확산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시청역 교통사고 사건과 관련된 조롱, 모욕, 명예훼손성 게시글이 무분별하게 유포돼 피해자와 유족들에 심각한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형법상 모욕죄와 사자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로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사고 당시 운전자였던 차 모 씨(68)의 제네시스 차량은 1일 오후 9시 27분 시청역 인근에서 역주행하다 인도를 덮쳐 16명(사망 9명·부상 7명)의 사상자를 냈고 차 씨도 갈비뼈 골절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경찰은 4일 오후 서울대병원을 방문해 피의자 신분인 차 씨를 조사할 예정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7-04 16:59:25[파이낸셜뉴스] 핼러윈 참사 희생자 155명의 실명을 유족 동의 없이 공개한 인터넷 매체 '민들레'와 '시민언론 더탐사' 관계자들이 검찰에 넘겨졌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범죄수사대는 지난 7일 김호경 민들레 편집이사, 최영민 전 시민언론 더탐사 공동대표와 각 법인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민들레는 지난 2022년 11월 14일 이태원 참사로 숨진 희생자 155명의 이름을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한 혐의를 받는다. 나이, 성별 등 다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당시 유가족 동의 없이 신상 정보를 공개했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민들레는 "희생자들의 실존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최소한의 이름을 공개하는 것이 진정한 애도와 책임 규명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판단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경찰은 희생자 명단을 서울시 공무원이 무단으로 유출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혐의자를 찾을 수 없다는 이유로 수사중지 처분을 내렸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05-10 16:25:44"이태원은 전 세계 젊은이가 모이는 공간이에요.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냄으로써 다시 창의적이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는 이태원의 정체성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남은 사람들이 희생자들을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지난해 10월 29일 이태원 1번출구 앞 골목에서 159명이 희생된 참사 현장을 지켰던 남인석씨(82)의 이야기다. 2일 본지는 남씨를 비롯해 이태원 참사를 직접 경험했던 다양한 상인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그날 현장에 참사를 직접 목격할 수밖에 없었던 이태원 상인들이 바라는 것은 참사 전 일상의 회복이었다. 일상 회복을 바라는 상인들 입장에서 경찰이나 지자체에 짙은 아쉬운 감정을 드러냈다. 경찰이나 지자체의 여러 대응이 참사를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보고 있었다. ■"이태원 문화 복원해야"이태원에서 40년, 그 골목에서만 12년째 잡화점을 운영해 온 남씨는 그날 가게 문을 비집고 들어오는 청년들을 끌고 들어와 살려낸 장본인이다. 그는 참사 이튿날 희생자들을 위해 제사상을 차려준 뒤 반년 이상을 참사 현장인 가게에서 먹고 자며 그 자리를 지켰다. 지금은 1㎞ 떨어진 녹사평역 인근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한다. 참사를 겪고 1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남씨는 바라는 것은 이태원 문화의 복원이었다. 남씨는 "이태원 문화가 좋아서 온 청년들이 무슨 죄냐"며 "지자체와 경찰이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핼러윈 데이 축제를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 이태원 자체나 젊은이들의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태원을 나쁜 이미지와 연관시키거나 참사 이후 혐오지역으로 낙인찍는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내년에는 유족과 청년들이 함께 추모하고 축제를 즐길 수 있는 날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소망이 있다면 과거 자신이 세 들어 가게를 운영하던 자리에 추모공원이 생기는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001년 9·11 테러로 미국의 세계무역센터가 붕괴된 자리에 조성된 추모공원 '그라운드 제로'처럼 이태원의 새로운 명소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가게가 있던 건물은참사 이후 무허가 건물로 확인돼 철거됐다고 한다. 남씨는 "그 작은 땅이 쪼개져 31명이 소유주로 돼 있지만 특별법이 통과되면 9·11 테러 현장처럼 분수가 있는 공원으로 조성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경종을 울리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상권이 회복돼야 하는데…이어 참사 당일 112에 최초 신고했던 박모씨를 찾았다. 박씨는 핼러윈 데이를 대하는 올해 보여준 경찰과 지자체의 대응에 대해 비판했다. 지난해 참사 당일에는 신고를 해도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는데 올해는 지나치게 과잉 대응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지난 금요일과 주말은 사람이 적어 대응이 필요 없었는데도 많은 인원과 장비가 동원됐다. 정반대 의미에서 대응 실패라는 생각"이라며 "10년 넘게 핼러윈 데이에 매년 10만명 이상이 모이는 축제였음에도 책임이 없다고 말하는 (용상)구청장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지난달 27~28일 핼러윈 데이 기간이었지만 이태원은 평소 주말보다 한산했다. 그럼에도 경찰은 200m에 걸쳐 안전 펜스를 설치했다. 용산구청 직원도 이태원 곳곳에서 순찰을 돌았다. 경찰과 지자체 공무원에 대한 비판은 다른 상인들의 입에서도 나왔다. 참사 극복이나 상권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이태원에서 남미 식당을 운영하는 40대 남성 A씨는 "대다수 상인들은 매년 추모제를 여는 것에 동의한다. 문제는 영업을 방해하는 구청과 경찰"이라며 "안 그래도 장사가 안 되는데 전쟁 난 것처럼 바리케이드를 치고 평소보다 과도하게 단속하면 장사를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A씨의 경우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나 다시 핼러윈이 돌아온 만큼 예년 대비 70% 수준으로 물량을 준비했다. 하지만 물량의 상당수는 재고로 남았다고 한다. A씨는 "직원이 원래 5명이었는데 장사가 안돼 1명밖에 안 남았다"며 "핼러윈 데이는 세계음식문화축제와 함께 이태원 상인들의 대목인데 이러면 살아날 길이 없다. 대부분의 가게들이 빚에 허덕이고 있다"고 전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3-11-02 18:22:47[파이낸셜뉴스]얇은 보라색 폴리우레탄 폼을 길게 자르고 한번 비튼다. 비틀어 생긴 교점에 접착제를 붙이면 하나의 리본이 완성된다. 리본 1개를 만드는데 5초가 걸린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하다. 분향소를 찾는 시민들에게 나눠줄 물량을 맞추려면 부지런히 손을 움직여야 한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1~2시간씩 앉아서 부지런히 리본을 만들어야 한다. 25일 서울광장에서 만난 이숙자씨도 작업에 손을 보태고 있었다. 이씨는 일주일에 한 번꼴로 이태원 참사 분향소를 찾는다. 대전에서 생업을 이어오고 있는 터라 매주 상경이 녹록치 않다. 그래도 그는 분향소를 찾는다. 이곳에 오면 적어도 '자식을 잃은 부모'라는 슬픔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이 붕괴된 지난 1년 "분향소에 오면 그나마 숨통이 트여"이씨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故) 강가희씨의 어머니다. 지난해 10월 29일부터 그는 주변사람들과의 연락을 끊었다. 자식을 잃은 슬픔을 입 밖에 꺼내는 것이 두려워서다. 심지어 친청어머니에게조차 고인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유일하게 이곳, 분향소에서만 말 못 한 사실을 주변에 털어놓는다. 이씨는 "같은 슬픔을 공유하다 보니 유가족들끼리는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한다"면서 "이곳에 오면 숨통이 트인다"라고 말했다. 희생자 고(故) 송지은씨의 아버지 송후봉씨 역시 이태원 참사 이후 주변 사람들과의 왕래를 끊었다. 자식 잃은 슬픔을 나누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마음에 비수를 꽂은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송씨 스스로가 자신으로 인해 주변의 분위기가 무거워지는 것을 경계해 내린 결정이다. 송씨에게 있어서 서울광장 분향소는 가족 이외의 다른 사람들과 상처를 공유하는 유일한 장소다. 송씨는 서울 은평구에서 견과류 가게를 운영하지만, 일주일에 2~3번씩은 꼭 분향소를 찾는다. 누군가 강요한 것은 아니다. 단지 세상과 창구를 만들고 싶을 뿐이다. 송씨는 "지은이를 떠나보내고 죄책감에 여러 사람과 화목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불가능한 삶이 되었다"면서 "그나마 이곳에 오면 같은 슬픔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 괴로움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1주년이 지난 지, 분향소는 유일한 기억의 공간고(故) 임종원씨의 아버지 임익철씨가 이태원 분향소 한쪽에 마련된 작은 쉼터에서 믹스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는 참사 직후 억울했다고 털어놓았다. 아들 사인도 모르는 상황에서 장례식장에 찾아온 정부 측 인사들이 비용 지원 등 절차적 문제만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대기업 건설사에서 평생 몸담았던 그였지만, 이같은 사고처리 방식은 처음 봤다고 언급했다. 임씨는 "보통 산재가 발생하면 기업들은 유족 관점에서 억울함이 없도록 최대한 설명한다"며 "하지만 정부는 공무원 몇 명만 보내고 유족들 요구사항은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씨는 "유족들이 공무원들에게 다른 유족들의 연락처를 공유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개인정보 보호라는 명목으로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임씨는 직접 유족들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여당, 시민단체 할 것 없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 행사를 주최하는 곳을 찾아갔다. 그곳에서 유족들의 연락처를 하나둘씩 공유할 수 있었다. 누군가 불러서 간 것도 아니었다. 그저 관련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면 그냥 쫓아갔다. 이태원 참사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임씨는 이곳 분향소를 지키고 있다. 시민들이 이태원 참사를 잊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임씨는 "이태원 참사는 하루아침에 159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사회적 재난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1주년이 되는 지금, 이 재난을 기억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3-10-25 11:14:13[파이낸셜뉴스] 이태원과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가 추석 당일에도 이어졌다. 서울 도심에서는 희생자들의 합동 차례가 각각 열렸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29일 오후 3시 중구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차례를 지냈다. 분향소에는 과일과 떡이 차려진 차례상이 놓였고, 유가족, 종교인, 시민 등 100여명 모였다. 이들은 △이태원특별법 즉각 제정 △대통령 공식 사과 △행정안전부 장관 사퇴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쳤다. 종교인들이 희생자를 기리며 기도를 올렸고, 유족들은 묵념했다. 일부는 오열하며 눈물을 흘렸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연대 또한 이날 오후 4시16분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합동 차례를 지냈다. 유가족과 시민 30여명이 찾아와 희생자들을 기렸으며, 세월호·이태원 참사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주장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3-09-29 17:23:24[파이낸셜뉴스] '이태원 참사' 발생 100일째인 5일 국회에서 '10·29 이태원 참사 100일 국회 추모제'가 열린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참석해 "이 자리에 대통령이 직접 와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했으면 어땠을까"라며 아쉬워했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주최하고 국회 연구단체인 생명안전포럼이 주관한 이번 추모제에는 유가족과 생존자, 이태원 상인, 여야 지도부 등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10여 명이 참석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등 60여 명이 자리했다. 대형 참사 추모제가 국회 차원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추모제는 개신교·불교·원불교·천주교 등 종교계의 추모 의례에 이어 김진표 국회의장과 각 당 지도부의 추모사 순으로 진행됐다. 김 의장과 여야 지도부는 한목소리로 이번 참사와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회 차원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추모사를 통해 "오늘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100일을 맞았다. 지난 100일 동안 많은 것이 바뀌고 또 여전히 바뀌지 않은 것들이 있다"며 "평범한 누군가의 엄마, 아빠였던 유족들은 차가운 길 위에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싸우는 투사가 됐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단지 내 아이가 왜, 어떻게 생명 잃었는지 알고 싶다는 유족들의 애절한 소망은 그러나 오늘도 메아리 없는 대답일 뿐이다. 그날 이후 유족에게 온 세상은 까만 잿빛이지만 대통령도, 정부도, 여당도 그 이전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라며 "희생자 생명을 지키지 못한 국가는 유족의 슬픔과 고통 방치하고 있을 따름이다. 희생자 옆에 없던 국가는 지금도 유족 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권력이 아무리 감추고 외면하려 해도 정의는 반드시 회복되고 진실도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며 "국가가 그날 무엇을 했는지, 국가는 참혹한 아픔 앞에 어떤 책임졌는지 이를 밝힐 책무가 정치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 대통령께서 직접 오셔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해주셨으면 어땠을까"라며 "국가는 국민의 생명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꼭 명심하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추모사 순서가 되자 유족들 사이에서는 욕설이 나오기도 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참사 직후 유가족들을 만나 (진상규명 등에)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드렸지만, 유가족 입장에서는 미흡한 점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라며 "유가족과 미래를 바라보고, 집권 여당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우리의 아들딸 159분의 못다 핀 꽃송이들이 밤하늘의 별이 돼 우리 마음에 기억되도록 모든 책임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추모제에서는 생존자와 유가족 증언도 진행됐다. 참사 당시 생존한 김초롱 씨는 "참사의 유일한 원인은 그간 해온 군중 밀집 관리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사 희생자인 고(故) 이지한 씨의 아버지 이종철 씨는 유족이 지난 4일 서울광장에 설치한 분향소를 서울시가 6일 낮 1시까지 자진 철거하라고 통보한 데 대해 "저희가 치울 테니 많은 국화꽃으로 단장된 합동분향소를 만들어 달라"며 "(이 같은 요청을 수용하지 않고) 서울광장 분향소를 철거하려 하면 휘발유를 준비해 놓고 아이들을 따라갈 것이다. 철거하러 오는 순간 제2의 참사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른 유족들은 오열하며 "분향소 좀 설치해주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3-02-05 21:00:16[파이낸셜뉴스]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지난 3일 서울시청을 압수수색했다. 언론 매체인 '민들레'에 명단을 넘겨준 공무원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앞서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은 해당 언론에 명단을 유출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무원을 상대로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서울시청을 압수수색하면서 공무상 비밀누설 범죄에 대한 비판여론이 커지고 있다. 해당 공무원이 2차 가해를 했다는 것이다. 이에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무상비밀누설이 인정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그렇지만 공무상비밀누설 혐의가 인정된다고 해도 처벌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퇴직 사유'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관련 법원에서 온정적인 판결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경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월 1일부터 2023년 1월 8일까지 공무상비밀누설죄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된 1심 판결 가운데 공개된 판결문 24건을 분석한 결과, 17건(70.8%)이 선고유예를 받았다. 집행유예는 3건(12.5%), 무죄가 3건(12.5%)에 달했다. 실형은 단 1건(4.2%)으로 코로나19 확진자의 개인정보를 주변 지인들에게 알린 공무원 4명 모두에게 각각 벌금 100만원형을 선고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공무원에 대한 온정주의가 원인일 수 있다고 짚었다. 공무상비밀누설 사건 범행 주체가 공무원이기 때문에 선고 유예 판결을 받으면 공무원 당연 퇴직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점을 고려하는 것 아니냐는 것.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공무원은 집행유예만 받아도 퇴직해야 하고 퇴직금도 절반 깎인다"며 "실질적으로 일반 사람들이 같은 판결을 받는 것보다 공무원한테 피해가 큰 셈"이라고 전했다. 김우석 법무법인 명진 대표변호사는 "뇌물죄까지 연관되지 않은 경우에 온정적으로 처벌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공무원들이 공무상 비밀을 유출하는 것에 대해 경각심을 주지 못하는 효과가 있다"며 "금품 또는 접대를 받았을 수도 있고 이번 한 번뿐 아니라 여러 번 범죄를 저질렀는데 이번에만 걸렸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3-01-09 13:33:16[파이낸셜뉴스]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명단을 공개해 논란이 된 인터넷 매체 '시민언론 민들레'에 대한 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서울시청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께부터 서울시정보시스템을 관리하는 담당하는 부서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유출된 희생자 명단이 서울시 자료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된 데에 따른 것이다. 다만 서울시 공무원이 연루됐는지 여부는 압수물 분석 등이 끝나야 알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언론 민들레는 지난해 11월 14일 이태원 참사로 숨진 158명 가운데 155명의 이름을 유족 동의 없이 공개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3-01-03 16:33:39[파이낸셜뉴스] 이태원 참사에서 생존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고등학생의 어머니가 29일 ‘자신의 아이 역시 이태원 참사 희생자’라고 밝혔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 2차 기관 보고에서 해당 이야기를 대신 전했다. 용 의원에 따르면 이 어머니는 "유가족 지원을 위한 원스톱통합지원센터라든지 정부의 어느 기관으로부터도 우리 아이가 죽은 이후 연락을 받은 적 없다"고 했다. 이 어머니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치료 의지 부족이 아쉽다'고 저희 아이에 대해 말씀하시더니 결과적으로 개인의 의지 부족으로 인한 죽음으로 정부에서 여기는 모양"이라며 "하도 답답해 원스톱통합지원센터에 이틀 전 직접 연락을 했더니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이면서 행정안전부에서 직접 전화한다고 통화를 마쳤다"고 했다. 또 "오늘 행안부에서 온 전화는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 내용으로 일관했다"며 "저희 가족의 경우 현행법상 유가족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따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절차를 알아보고 있다는 믿을 수 없는 답변만 늘어놓았다"고 했다. 아울러 "제가 굳이 원스톱통합지원센터에 문의를 안 했으면 정부 어느 부처에서도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 뻔한데 왜 저에게 아이가 죽은 2주가 지나도록 전화 한 통 없었느냐고 물으니, 행안부는 '유가족 연락처를 모르기 때문에 연락할 수 없었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했다. 이 어머니는 "제 아이는 이번 참사로 인한 희생자"라며 "참사 직후 극심한 혼란 상태에서 제대로 된 정신 상담 치료 한번 못 받고 죽었다. 부상자이자 생존자였고, 가장 소중한 친구 둘을 잃은 상황이었는데도 정부에서 해 준 것은 진료비와 약값을 청구하면 주겠다는 것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어 "너무 억울하고 답답한 마음에 두서없지만 늦은 시간임에도 연락드린다"며 "의원님, 불쌍하게 삶을 마감한 우리 아이의 억울한 상황을 살펴봐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전날(28일) 오후 11시30분에 이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는 용 의원은 “행안부 장관, 경찰청장이 참석한 기관 보고에서 유가족 연락처를 이미 참사 초기부터 갖고 있었다는 것을 각 기관장이 인정하고 제대로 살피겠다고 말한 지 하루가 지난 날”이라며 “그런데 여전히 연락처가 없어 연락을 못 했다는 말만 늘어놓고 있다”고 했다. 용 의원은 “정부 당국과 국회의 부당한 처우로 인해 한 명이라도 더 잃으면 안 되는 것 아니겠나”라며 “트라우마로 인한 생존자들의 죽음도 참사 희생자로 인정하고 필요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틀 전 기관 보고에서조차 사망자 수를 158명으로 집계하면서 10대 생존자 죽음을 없는 듯 취급했다”며 “언론도 시민들도 모두 159명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총리실은 158명을 고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2022-12-29 17:30:56【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시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의 지방세 면제를 추진한다. 울산시는 지난 5일 주민세, 자동차세, 재산세 등의 면제를 내용으로 하는 '이태원 사고 사망자 가족에 대한 지방세 감면 동의안'을 울산시의회에 제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동의안은 시의회 심의에 이어 16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5개 구·군 의회도 구·군세 감면 동의안을 20일까지 의결한다. 이번 지방세 면제 추진은 행정안전부가 범정부 차원에서 지방세를 감면하도록 지방자치단체에 보낸 '지방세 감면 적용 기준'에 따른 것이다. 지방세특례제한법 제4조에 따라 각 자치단체장은 재해 등 특수한 사유로 필요성이 인정될 때 지방의회 의결을 거쳐 지방세를 감면할 수 있다. 감면 대상자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부모, 배우자, 자녀 중 울산에 주소를 둔 사람이다. 감면 세목은 이달 부과되는 2기분 자동차세, 내년 부과되는 개인분과 사업소분 주민세, 재산세, 소방분 지역자원시설세, 희생자 상속에 따른 취득세 등이다. 이미 납부한 지방세는 환급하고, 시의회 본회의 의결 후 추가로 확인된 사망자에 대해서도 해당 동의안을 준용해 지방세를 감면해 준다. 시 관계자는 "고통받는 유가족의 불편함이 없도록 지방세 감면을 추진하고, 누락자가 있는 때를 대비해 신청을 통한 감면도 병행 추진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2-12-14 07:5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