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구글이 오픈AI의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대항마로 '바드(Bard)'를 전격 발표했지만, 내부에서도 성급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바드'란 구글의 대화형 AI 서비스로, 구글이 자체 개발한 AI 언어 프로그램 '람다'(LaMDA)에 의해 구동된다. 내부서도 "급했다" 부실 논란 17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구글 내부 커뮤니케이션 사이트 '밈젠'(Memegen) 내에서는 바드 발표에 대해 "급했다", "부실했다"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새 검색 엔진 '빙'을 발표한 다음 날인 8일 프랑스 파리에서 바드 기능을 시연했다. 이날 시연에서 바드는 "9살 어린이에게 제임스 웨브 우주망원경'의 새로운 발견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태양계 밖의 행성을 처음 찍는 데 사용됐다"고 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의혹을 제기했고,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 밝혀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태양계 밖 행성을 처음 촬영한 것은 제임스 웨브 우주망원경이 아닌 2004년 유럽남방천문대의 초거대 망원경 VLT(Very Large Telescope)이다. CEO 리더십 비판도 쏟아져 이 같은 잡음에 순다 피차이 알파벳 및 구글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한 직원은 구글의 대량 해고 사건을 언급하며 "친애하는 순다르에게, 바드 출시와 해고는 성급했고 부실했으며 근시안적이었다"라고 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같은 구글의 실책과 더불어 AI 챗봇의 정확성과 신뢰성에 의구심이 더해지고 있다. 챗GPT의 경우 2021년까지 정보만 분석해 이후 사건에 대해서는 정확한 정보를 판별하기 어렵다. 또한 AI 챗봇은 가치 판단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혐오나 차별이 담긴 내용을 퍼트릴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3-02-12 15:18:22[파이낸셜뉴스] 구글이 인공지능 채팅서비스의 대항마라며 야심차게 선보인 AI챗봇 '바드'가 오답을 내놓으면서 체면을 구겼다. 이로 인해 테크 업계에서는 "기대에 못 미쳐 실망이다"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구글은 지난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AI 기반의 새 검색시스템인 AI챗봇 바드의 시연회를 열었다. 구글은 AI 기술을 검색 기능뿐만 아니라 지도와 번역에도 적용할 것이라며 세부 내용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서 구글은 바드의 성능도 시연했다. 이때 바드가 '오답'을 내놨다는 사실이 해당 영상 공개 이후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영상에서 구글은 바드에게 "9살 아이에게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새로운 발견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 줄 수 있을까"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바드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태양계 밖의 행성에 대한 최초의 사진을 찍는데 사용됐다"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는 틀린 답변이었다. 태양계 밖 행성을 최초로 촬영한 망원경은 제임스 웹이 아닌 유럽남방천문대가 칠레 남부 고도 2635m 지점에 설치한 초거대 망원경 VLT인 것이다. 시장의 평가는 냉정했다. 하루 새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가 7.6% 하락 마감하기도 했다. 구글은 "단지 테스터 프로그램일 뿐"이라며 "이번 주부터 바드의 응답이 실제 정확한지 등을 충족하는지 내외부의 피드백을 동시에 받을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바드 정식 출시 전까지 구글은 다양한 검증을 통해 품질을 향상시키겠다는 계획이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2-10 07:59:44[파이낸셜뉴스] 세계 천문학자들이 거대한 블랙홀 주변에 강력한 자기장이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엄청난 자기장은 블랙홀 주위의 물질들이 빨려들어갈때 나선형으로 돌면서 들어가게 하기도 하고 5000광년이 넘는 거리까지 물질을 분출하게 하기도 한다. 2019년 최초로 블랙홀의 실제 모습을 공개한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EHT) 공동연구진은 24일 블랙홀 편광 사진을 공개했다. 이 편광은 처녀자리 은하단 중 5500만 광년 떨어진 'M87' 은하의 블랙홀 주위에서 발견됐다. NASA의 앤드루 샤엘 연구원은 이날 "이번에 관측된 블랙홀 편광은 블랙홀 제트가 최소 5000광년까지 어떻게 분출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중요한 열쇠"라고 말했다. 편광 관측은 물질이 블랙홀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유입량을 확인할 수 있는 한 방법이다. 연구진은 이번 편광 관측으로 M87 블랙홀의 가장자리 빛이 강하게 자기화 돼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연구진은 블랙홀 주변에 예상보다 훨씬 강한 자기장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자기장 구조를 통해 블랙홀 바로 바깥에서 물질의 유입과 방출이 일어나는 영역을 최초로 확인할 수 있었다. EHT 이론연구그룹 연구책임자인 미국 콜로라도 볼더 대학교 제이슨 덱스터 교수는 "이번 관측은 블랙홀의 가장자리에 있는 자기장이 뜨거운 가스를 밀어내고 중력이 끌어당기지 않도록 도와줄 만큼 충분히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즉 M87 블랙홀 주변의 뜨거운 가스 일부는 강력한 자기장으로 블랙홀의 강한 중력을 이기면서 밖으로 밀려 제트 형태로 멀리 날아가고, 나머지는 자기장에 끌려 사건의 지평선으로 나선운동하며 빨려 들어간다. 덱스터 교수는 또 "이 영상을 통해 M87 블랙홀 주변부의 강력한 자기장이 어떻게 초거대질량 블랙홀과 제트가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새로운 가설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EHT 연구진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65개 기관 300명 이상의 연구자들로 구성돼 있다. 연구진은 M87 은하의 중심부를 관찰하기 위해 전세계 8 개의 망원경을 연결해 가상의 지구 크기만한 망원경인 EHT를 만들었다. EHT로 얻은 해상도는 달 표면의 신용카드 길이를 측정할 수 있을 정도다. 연구진은 M87 중심부의 블랙홀 이미지를 최초로 공개 후 지속적으로 관측하고 분석한 결과, 블랙홀 주변의 빛이 상당 부분이 편광돼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블랙홀은 주변에서 물질을 끌어들이는 한편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한다. 블랙홀로 유입된 물질의 일부는 방출되고 일부는 블랙홀 안으로 빨려들어간다고 알려져 있다. 블랙홀 중력에 포획되기 직전에 빠져 나가는 물질은 에너지를 양쪽 방향으로 강력하게 뿜어내는 제트의 형태로 우주로 멀리 날아간다. 이번 관측 전까지 천문학자들은 블랙홀 제트가 일어나는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여러 가설모델에 의존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블랙홀 제트가 태양계만한 중앙영역에서 은하보다 크게 뿜어져 나오는 원인을 알지 못했다. 연구진은 이번 블랙홀 편광 영상을 이용해 처음으로 물질들이 안으로 빨려들어가고 뿜어져 나오는 현상이 일어나는 블랙홀 근처의 외부 영역을 조사했다. EHT 한국 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천문연연구원 손봉원 박사는 "우리는 EHT 연구의 일환으로 천문연구원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을 활용해 M87 블랙홀 주변의 강착원반과 제트 등의 추가 관측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연구팀은 천문연구원이 일부 지분을 갖고 있는 미국 하와이 소재 제임스클라크맥스웰 망원경(JCMT)과 칠레의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간섭계(ALMA)로 M87 블랙홀 편광 관측 영상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천체물리학 저널 회보' 24일자에 두 편의 논문으로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03-24 15:51:08[파이낸셜뉴스] 국제 공동연구진이 우주생성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세계 최대, 최고의 망원경 제작이 한창이다. 이제껏 지상 망원경으로는 관측이 어려웠던 가까운 별 주위의 행성을 관측할 수 있으므로 지구와 같이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외계행성 탐색 연구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천문연구원은 12개 글로벌 파트너 기관이 참여하는 거대마젤란망원경기구(GMTO)가 거대마젤란망원경(GMT)의 6번째 반사경 제작을 시작했다고 8일 밝혔다. GMT가 2029년 가동을 시작하면 허블 우주 망원경보다 10배 선명한 천체 영상을 제공할 수 있다. 연구진은 GMT를 통해 인류 역사상 가장 먼 우주를 관찰할 수 있기에 이는 빅뱅 직후 우주 급팽창에 의한 우주생성의 수수께끼를 푸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GMTO 이사회의 한국 대표를 맡고 있는 박병곤 천문연구원 부원장은 "세계 최대 망원경 개발과 건설에 참여해 차세대 천문우주과학 연구를 선도할 수 있는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GMT를 활용해 한국 천문학 연구에 비약적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GMT는 지름 25.4m의 차세대 초거대망원경이다. 이 망원경은 8.4m 원형 반사경 7장을 벌집모양으로 배치해 구경 25.4m의 단일 반사경과 동일한 성능을 갖는다. GMT의 반사경은 미국 투산에 소재한 애리조나대학의 리처드 캐리스 반사경 연구소에서 제작하고 있다. 반사경 하나의 형체를 제작하는 데만 1년여 가까이 소요된다. 그 뒤에도 약 3년간 반사경 표면을 정밀하게 연마하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완성된다. 첫 번째 반사경은 2012년에 완성했으며 이어 네 개의 반사경이 순차적으로 제작했다. 올해 여섯 번째 반사경 제작을 시작, 마지막 일곱 번째 반사경은 2023년 제작을 목표로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완성된 반사경들은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라스 캄파나스 천문대에 있는 GMT 부지로 옮겨 설치된다. GMT가 건설되는 라스 캄파나스 천문대는 선명하고 어두운 하늘과 안정적 대기조건을 갖춰 천문관측 최적지 중 하나로 꼽힌다. GMT는 2029년 첫 관측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GMT가 가동되면 기존의 대형 천체관측 망원경의 성능을 넘어 천체관측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을 기대한다. GMT의 반사경 제작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반사경의 기본 형상을 만드는 주조, 2단계는 반사경의 형상을 다듬는 성형, 마지막으로 3단계는 반사경 표면을 다듬는 연마 작업이다. 반사경을 만드는 소재인 유리는 온도 변화에 따른 비틀림, 휨, 표면 왜곡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 팽창계수의 특수 유리를 사용한다. 이 특수 유리블록 17.5톤을 1165℃로 가열된 주형에 넣어 녹인 후 굳기 전에 주형을 회전시켜 원심력에 의해 상부 표면이 포물면이 되도록 한다. 서서히 냉각시킨 유리는 연마의 과정을 거치는데 완성된 반사경 표면의 굴곡 오차는 사람 머리카락 두께의 1000분의 1보다도 작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03-08 09:55:142020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블랙홀 발견에 공헌한 영국과 독일, 미국의 과학자 3명이 선정됐다. 스웨덴 왕립 과학아카데미는 영국 옥스퍼드대 로저 펜로즈 명예교수와 독일 막스플랑크 외계물리학연구소 라인하르트 겐첼 소장, 미국 UCLA 물리천문학부 앤드리아 게즈 교수가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하게 됐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이날 "블랙홀의 연구를 통해 일반상대성이론의 궁극적 증명을 해낸 펜로즈에 노벨 물리학상의 절반을, 나머지 절반은 우리 은하 중심에서 초대형 물체를 발견한 겐첼과 게즈에게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이영웅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펜로즈 교수는 실제 존재하는지 의문이었던 블랙홀의 존재를 수학적으로 증명했고, 겐첼 소장과 게즈 교수는 최신 망원경과 관측기술로 은하계에 존재하는 블랙홀의 존재를 실제로 보여줬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겐첼과 게즈의 발견 전까지만 하더라도 블랙홀은 주위의 가스나 항성을 흡수하면서 나오는 강력한 제트 분출현상을 통해서만 관측됐다"며 "우리 은하 중심에서 초거대 질량 블랙홀(태양 질량의 400만배)의 존재를 처음으로 관측해 밝혀낸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로저 펜로즈 교수는 캐임브리지 대학교 출신의 영국 수리 물리학자로 스티븐 호킹과의 공동 연구로도 유명하다. 그는 1966년 호킹 박사와 함께 '특이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특이점이란 물리학의 모든 법칙이 전혀 맞지 않는 시공간으로 블랙홀 한 가운데와 같은 곳이다. 손봉원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호킹 박사가 살아 있었다면 펜로즈 교수와 함께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벨재단은 1974년부터 사후에 상을 수여 할 수 없다고 규정을 바꿨다. 겐첼 소장과 게즈 교수는 은하 중심부 블랙홀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의 나머지 반을 공동 수상했다. 겐첼 소장은 1978년 독일 본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은하의 물리적 형성과 진화 그리고 은하 중심의 거대 블랙홀이 은하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왔다. 활성 은하의 중심에서는 모두 거대한 블랙홀이 관측된다는 예측을 시험하는데도 몰두하고 있다. 게즈 교수는 사지타리우스(Sgr) A*로 알려진 은하 중심부의 초거대 블랙홀을 연구하고 있다. 그녀는 이 블랙홀 주위를 도는 많은 별들의 부분 궤도도 관측했다. Sgr A*는 우리 이웃 은하인 안드로메다 은하의 중심에 있는 초거대 블랙홀 M31*보다 100배 더 가깝기 때문에 현재 발견된 초거대 블랙홀 중 가장 유의미한 사례다. 한편, 게즈 교수는 역대 네번째 여성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가 됐다. 지금까지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여성은 1903년 마리 퀴리, 1963년 마리아 괴퍼트 메이어, 2018년 도나 스트릭랜드 뿐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0-10-06 21:36:15[파이낸셜뉴스] 천문학자들이 유럽 남방 천문대(ESO)의 거대한 망원경인 'MUSE'를 이용해 우주 초기 은하계 중 일부 주변에 차가운 가스가 있다는 것을 관찰했다. 125억년 전 것으로 보여지는 은하 외곽의 헤일로는 은하 중심의 초거대질량 블랙홀을 위한 완벽한 음식이다. 이 가스 구름은 우주 초기 역사에서 블랙홀이 어떻게 해서 빠르게 성장했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 독일 막스클랑크 천문연구소의 에마뉴엘 파올로 패리나는 20일(한국시간) '천체물리학 저널'을 통해 "우리는 이제 원시 은하가 초거대 질량 블랙홀의 성장과 활발한 항성 형성을 유지할 수 있는 충분한 식량, 즉 가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증명했다"고 말했다. 패리나는 "이것은 천문학자들이 120억년 전 우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설명하기위해 만들고 있는 퍼즐 중 가장 근본적인 조각을 추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랙홀의 먹잇감이 안보인다 독일, 미국, 이탈리아, 칠레 출신의 연구팀은 초창기 우주에서 초거대질량 블랙홀이 어떻게 커질 수 있었는지 궁금해 했다. 패리나는 "태양보다 수십억배의 질량을 가진 이 초기 괴물, 즉 블랙홀의 존재가 큰 미스터리"라고 말했다. 첫 번째 별(항성)의 붕괴로 탄생했을 수도 있는 최초의 블랙홀이 급속도로 성장했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천문학자들은 블랙홀의 빠른 성장을 설명하기에 충분한 양의 '블랙홀의 먹이' 즉 가스와 먼지를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했다. 전파망원경 '알마(ALMA)'로 관측한 결과 블랙홀이 먹을 수 있는 것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패리나와 연구팀은 이 미스터리를 해결하기 위해 칠레에 있는 ESO 초거대망원경(VLT)의 3차원 광시야 분광관측기 'MUSE'를 사용했다. MUSE를 통해 거대한 은하의 중심에 있는 초거대질량 블랙홀에 의해 움직이는 매우 밝은 물체인 퀘이사를 연구했다. 퀘이사는 항성은 아니지만 항성처럼 빛나서 준항성이라고 부른다. 블랙홀이 주변의 가스와 항성을 흡수하는데,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는 물질에서 마찰로 인해 많은 빛을 내뿜는다. 이것을 퀘이사라고 한다. 이 연구는 우주가 아직 유아기였을 때인 125억년 전 것으로 보이는 31개의 퀘이사를 조사했는데, 그 당시는 약 8억7000만년밖에 되지 않았다. 이것은 우주 역사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나온 퀘이사의 가장 큰 샘플 중 하나다. ■"MUSE는 게임 체인저" 천문학자들은 12개의 퀘이사가 거대한 가스 저장소로 둘러싸여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중앙의 블랙홀에서 10만 광년, 태양 질량의 수십억배로 확장되는 차갑고 밀도가 높은 수소 가스로 가득찬 헤일로다. 또 연구팀은 이 가스 헤일로가 은하계에 단단히 묶여 있어 초거대질량 블랙홀의 성장과 활발한 별 형성을 모두 유지할 수 있는 완벽한 식량원을 제공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패리나는 퀘이사 연구에 있어서 MUSE를 '게임 체인저'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ESO의 VLT에 있는 MUSE의 뛰어난 민감도 덕분에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는 하나의 퀘이사를 몇 시간 만에 탐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퀘이사는 밝은 반면 주변의 가스 저장고인 헤일로는 관측하기가 훨씬 어렵다. 그러나 MUSE는 헤일로에서 수소 가스의 희미한 빛을 감지해 천문학자들이 초거대 블랙홀을 움직이는 먹잇감을 밝혀낼 수 있었다. 향후 ESO의 초거대 망원경은 과학자들이 빅뱅 이후 첫 수십억년 동안의 은하와 초거대질량 블랙홀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밝히는데 도움될 것으로 보인다. 패리나는 "앞으로도 MUSE의 힘으로 더 많은 가스 성운들을 찾기 위해 초기 우주에 더 깊이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19-12-19 23:13:30한국의 과학자들의 참여한 한-미-일-러 국제공동연구팀이 극한에너지의 우주선(宇宙線)이 만들어지는 우주의 국소영역을 발견했다. Telescope Array(TA)라고 불리는 국제공동연구팀은 2008년부터 미국 유타사막에 250억원을 들여 500여개의 입자검출기 및 3개의 대형 망원경을 설치해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렇게 완성된 북반구 최대 크기의 초고에너지 우주선관측소에서 2008년 5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72개의 극한에너지 우주선을 관측하고 이 중에서 19개가 '큰곰자리의 북두칠성' 근처에서 나온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 천체물리학저널 레터지에 실렸다. 모두 125명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에 처음부터 참가한 한국의 과학자는 성균관대 박일흥교수(물리학과), 한양대 천병구·김항배교수, 이화여대 양종만교수, 울산과기대 류동수교수, 연세대 권영준교수로 최근 검출기 개선사업에 주도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극한에너지는 인간이 측정할 수 있는 에너지의 끝으로 빅뱅 이후 수 초내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말한다. 현재 인간이 만들 수 있는 한계보다 1만배 이상으로 이런 막대한 에너지가 현재까지 남아 있었는지 아니면 현재의 우주에 이러한 초거대가속기가 존재하는지는 순수기초과학의 11가지 미스테리 중의 하나였다. 우주의 초거대가속기로는 AGN(활동은하핵)과 GRB(감마선 폭발) 등이 이론적으로 가정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증거는 없다. 이번 결과에서도 극한에너지의 기원 자체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북두칠성 별자리에서 나오는 것만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결과의 중요성은 극한에너지의 소스가 있다는 사실의 발견이다. 과학자들이 과거 수 십년 동안 찾아온 것으로, 이러한 소스가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가 앞으로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후속 연구를 위하여 TA 공동연구팀은 네 배가 큰 면적에 검출기를 확장하는 등 실험의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2014-07-08 09:2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