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해 개인 투자자가 보유한 국내 상장주식 755조원 중 78%를 상위 7.7%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중 4조5321억원은 초·중·고등학생 세대인 8~19세가, 1조805억원은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않은 이른바 ‘영유아 동학개미’가 보유하고 있었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주식 자산 '부의 양극화'가 벌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예탁결제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주식 자산의 격차가 가장 큰 연령대는 초·중·고등학생 세대로 나타났다. 8~19세 내국인 주식 보유자는 지난해 말 기준 58만1257명으로 총 4조5321억 원어치의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상장 주식을 소유했다. 그중 1억 원 넘게 보유한 2921명은 1인당 4억5293만 원어치를 갖고 있었다. 반면 1억 원 미만의 상장 주식을 가진 학생 14만4584명은 1인당 555만 원어치를 보유했다. 보유 금액 1억 원 기준으로 나눈 1인당 주식 자산 격차는 81.6배로, 전 연령대 기준 가장 컸다. 아울러 국내 상장 주식 투자자 간 자산 격차가 두 번째로 큰 연령대는 20대였다. 20대 중 1억 원 미만 보유자들의 1인당 주식 자산은 528만원이었다. 1억 원 초과 보유자 1만3493명은 1인당 3억5120만 원씩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66.4배 차이가 났다. 8세 미만 미취학 아동의 1인당 주식 자산 격차도 두드러졌다. '영유아 동학개미'는 18만471명으로 총 1조805억 원을 보유했다. 이 가운데 1억 원 초과 소유자 508명은 1인당 2억9544만 원어치 국내 주식을 가졌다. 1억 원 미만의 주식을 소유한 영·유아 17만9963명은 1인당 517만 원을 가진 것으로 나타나 자산 격차는 약 57.1배로 나타났다. 또 상장 주식 보유자 전체를 놓고 볼 때 상위 7.7%인 ‘100만 동학개미’가 보유한 상장주식 총액은 585조7940억원으로 1인당 평균 5억4337만원에 달했다. 반면 하위 92.3%인 1293만명의 동학개미는 1인당 평균 1277만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나 ‘부자 동학개미’와 1인당 42.6배의 자산 격차가 존재했다. 안 의원은 "주식 자산 양극화가 심한 만큼 금융투자소득 관련 세제가 미비한 현 상황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금투세 도입을 놓고 조세저항이 심한 만큼 국내 증시 대규모 이탈 등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우려하는 것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9-10 21:23:16[파이낸셜뉴스] 국내 청년층의 고등교육 이수율이 70%에 육박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국·공립대학과 사립대학의 연평균 등록금은 OECD 국가 중 5, 6번째로 높았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OCD 교육지표 24' 주요 결과를 분석해 10일 발표했다. OECD는 교육 전반에 관한 국제 비교 자료를 매년 제공해 회원국들이 교육정책 수립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2021년 기준 국내 초등~고등교육 전 단계의 GDP 대비 공교육비 비율은 5.2%로 2020년(5.1%)보다 0.1%p 상승했다. 이는 OECD평균(4.9%)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우리나라 GDP 대비 정부 재원 공교육비 비율은 4.1%로 2020년(4.0%) 대비 0.1%p 상승했으나, OECD 평균(4.2%)보다 낮았다. 초·중등교육 단계 GDP 대비 정부 재원 공교육비 비율은 3.4%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3.3%)보다 0.1%p 상승해 OECD 평균(3.2%)를 상회한 수준이다. 고등교육 단계 GDP 대비 정부 재원 공교육비 비율은 0.7%로 2020년(0.7%) 수준을 유지했으며, OECD 평균(1.0%)보다 낮았다. 국내 학생 1인당 공교육비 지출액은 1만5858달러로 2020년 보다 12%증가했다. OECD 평균은 이보다 낮은 1만4209달러였다. 초·중등교육 단계의 경우 초등은 1만4873달러, 중등은 1만9299달러로 2020년 대비 각각 12%, 13% 증가했다. 2022년 기준 국·공립대학의 연평균 등록금은 5171달러로 2019년 대비 6.9%, 사립대학은 9279달러로 7.1% 올랐다. 국·공립대학은 24개 자료 제출 국가 중 6번째로 높았으며, 사립대학은 13개 자료 제출 국가 중 5번째로 높았다. 같은 해 기준 국내 교사 1인당 학생수는 △초등학교 15.8명 △중학교 13.1명 △고등학교 10.5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2021년 대비 △초등학교 0.3명 △중학교 0.2명 △고등학교 0.2명 감소한 수치다. 고등학교의 경우 OECD 평균(12.7명보다 낮았다. 2022년 우리나라의 학급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22.0명, 중학교 26.0명으로 확인됐다. 2023년 기준 국내 국·공립학교 초임교사의 법정 급여는 3만6639달러로 2022년 대비 증가했다. 국·공립학교 15년차 및 최고호봉 교사의 법정 급여는 각각 6만4699달러, 10만3014달러였다. 국내 초·중등 교사의 연간 수업 주수는 38주로, OECD 평균과 동일한 수준이었다. 다만 법정 수업 일수는 190일로 OECD 평균보다 다소 많았다. OECD평균은 학교급별로 다르지만 180 초반대를 기록했다. 2022년 기준 국내 연령별 취학률은 △만 3세 95.7% △만 4세 95.2% △만 5세 96.8% △만 6~14세 98.7% △만 15~19세 84.9%로 나타났다. 2023년 기준 국내 성인(만 25~64세)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54.5%로 OECD 평균(40.7%)보다 크게 높았다. 특히 청년층(만24~34세)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69.7%로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국내 성인의 전체 교육단계 고용률은 75.7%로 확인됐다. 고졸자 임금을 100%이라고 가정했을 때 교육 단계별 상대적 임금은 △전문대학 졸업자 109.2% △대학 졸업자 132.5% △대학원 졸업자 176.0%로 나타났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4-09-10 13:21:05【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생후 3개월된 아이를 버린 뒤 이를 숨기고 수년간 아동수당까지 받아 챙겨 온 30대 여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울산지법 형사3단독 이재욱 부장판사는 15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160시간 이수와 아동 관련 기관 10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A씨의 자녀 유기 사실은 지난해 1월, 울산 지역 한 초등학교 신입생 예비 소집에 취학연령이 된 A씨의 딸이 나타나지 않자 학교 측이 소재 파악에 나서면서 드러났다. 교육 당국이 수사 의뢰에 나서자 A씨는 경찰에 자수하고 자신이 지난 2017년 10월께 당시 생후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아이를 버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를 체포한 후 A씨가 진술한 유기 장소 여러 곳을 살폈으나 이미 수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여서 별다른 단서나 목격자를 찾을 수 없었다. 경찰과 검찰은 DNA 검사 등을 통해 울산과 부산 지역 아동보호시설도 확인했으나 현재까지 A씨 딸의 생사를 알 수는 없는 상태다. A씨는 미혼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정작 자녀를 유기해놓고 지난 2022년 말까지 정부 양육수당과 아동수당 등 총 1500만원 상당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현재 피고인은 아이를 어디에 버렸는지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행방에 대한 아무런 단서도 가지고 있지 않다"라며 "아이의 생사를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라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 부모나, 아이의 친부 역시 피해 아동의 성장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고 방치하면서 모든 책임을 피고인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피고인이 어렵게 출산한 상황에서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고 경제적 능력도 없었던 점을 참작했다"라고 판결 배경을 설명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4-07-15 17:53:09[파이낸셜뉴스] 영어 레벨테스트에 응시하는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교 저학년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어교육을 시작하는 시기가 빨라지면서 테스트 응시 연령도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사교육을 받는 미취학 아동의 비율은 증가하고 있다. 사교육을 처음 접하는 나이는 평균 4.6세로 나타났다. 초등 입학 전부터 치르는 영어 시험13일 영어교육 전문기업 윤선생에 따르면 미취학 아동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응시한 진단평가 데이터 13만5709건을 분석한 결과에서 9세 이하 응시자가 크게 늘고 있다. 9세 이하(미취학~초등 2학년) 그룹의 응시건수를 2년 주기로 분석해보니 △2019년 6547건 △2021년 7059건 △2023년 7567건으로 500여 건씩 꾸준히 증가한 것이다. 미취학 및 학년별 전체 13개 그룹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2019년 23.3% △2021년 25.4% △2023년 26.0%로 5년 사이 2.7%p 늘었다. 윤선생 측은 "자녀 영어교육을 시작하는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영어 레벨테스트 응시 연령 또한 어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학년별로 살펴보면 지난 5년간 초등 4학년의 응시건수가 총 2만2540건(16.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초등 3학년이 2만1318건(15.7%), 초등 5학년이 2만867건(15.4%) 순으로 집계뙜다. 미취학 시기부터 공교육에서 영어를 처음 배우는 초등 3학년까지는 응시율이 점차 증가하다가 초등 4학년에 최고치를 기록한 후, 초등 5학년 이후에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가 나타나는 것이다. 월별로 살펴보면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에 가장 많이 응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3월 응시건수가 1만6471건(12.1%)으로 가장 많았고, 2월이 1만5548건(11.5%)으로 그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1월 1만4083건(10.4%), 8월 1만1590건(8.5%), 12월 1만1313건(8.3%) 순이었다. 이에 대해 윤선생 측은 "대다수의 학부모들이 새 학년 진급 후 자녀의 학습 계획과 방향성을 잡기 위해 2월과 3월에 응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학부모 10명 중 9명 미취학 자녀에 사교육"미취학 자녀에게 사교육을 진행하는 학부모도 증가하는 추세다. 윤선생이 미취학 및 초등 저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61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학부모 10명 중 9명 이상(92.2%)은 취학 전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킨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 2019년 실시한 같은 조사에선 미취학 자녀에게 사교육을 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부모의 비율은 75.5%였다. 올해와 2019년을 비교하면 5년 만에 16.7%가 늘어난 것이다. 자녀가 처음 사교육을 접하는 나이는 평균 4.6세(생후 55개월)로 조사됐으며, 이때 지출하는 월 평균 사교육비는 33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조사 당시 자녀 1명당 월 평균 26만4000원에서 약 7만1000원 증가했다. 취학 전 사교육비를 가장 많이 지출한 과목은 ‘국어∙한글(63.4%)’이었다. ‘영어’가 2위(61.0%)로 그 뒤를 이었고, 다음으로 ‘체육’(40.3%), ‘미술’(34.1%), ‘음악’(30.4%) 순이었다. 최근 몇 년 사이 문해력의 중요성이 대두되며 2019년 조사에서 4위에 그쳤던 ‘국어’가 올해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녀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에 사교육을 해본 경험이 있는 학부모의 68.2%는 '사교육 비용이 부담된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교육을 시키는 이유(복수응답)는 '학습 습관을 일찍 길러주기 위해'(60.9%)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자녀의 하원시간과 퇴근시간을 맞추기 위해'(44.8%)가 2위로 꼽혔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4-06-12 15:16:25[파이낸셜뉴스] 정부의 인구정책 평가를 전담하는 국책연구기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이 여자 아이들을 1년 조기 입학시키면 출산율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조언을 내놓았다. 향후 결혼 적령기 남녀가 서로 더 매력을 느낄 수 있게 된다는 황당한 발상이다. 지난달 31일 조세연에 따르면 최근 발간한 '생산기능인구 비중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 정책 방향에 대한 제언' 보고서에서 "남성의 발달 정도가 여성의 발달 정도보다 느리다는 점을 고려하면 학령에 있어 여성들은 1년 조기 입학시키는 것도 향후 적령기 남녀가 서로 매력을 더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서 조세연은 결혼 의지 확립, 교제, 결혼, 첫째 아이 출산, 난임 해결 등 출산을 결정하기까지 전 과정에서 단계별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교제 성공 지원 정책'의 예시 방안 중 하나로 '여아 조기 입학'을 내놓은 것이다. 다만 보고서에는 여아 조기 입학과 향후 남녀 교제 성공률 간의 인과관계나 기대 효과 등은 제시되지 않았다. 이 보고서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굳이 정부가 자영업 창업을 지원하는 상황은 정당화되기 어렵다"며 정부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정책이 미래와 역행적으로 설정됐다는 제언도 내놓았다. 소상공인 영역은 과거 인구 증가 시기에 초과한 노동 공급을 비생산적으로 소화해주는 영역으로 활용됐기 때문에 이제는 창업 지원 정책을 거둬야 할 시점이라는 주장이다. 조세연의 이 같은 제언은 사회 통념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2022년 7월 초등학교 취학연령을 6세로 1년 앞당기는 학제 개편안을 발표했다가 의견 수렴 절차 없이 유아 발달 특성을 무시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고 철회한 바 있다. 당시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이를 계기로 임명 35일 만에 사퇴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학적 근거나 충분한 사례 없이 인구정책 평가 기관에서 무작정 말을 하는 것은 인구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을 더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며 "18~19세기 즈음의 인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6-02 08:26:38#. 23일 서울 광진구 화양동 서울화양초등학교 운동장. 아이들이 사라졌다. 운동장을 뛰어놀던 아이들을 대신해 자리를 차지한 것은 주차된 자동차들이다. 가끔 강아지들이 들어와 산책을 하기도 했다. 학교 주변 도로도 일반 도로와 같은 색깔이었다. 더는 어린이보호구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학교 주변 주택에 사는 사람도 초등학생이 아닌 인근 대학을 다니는 대학생으로 바뀌었다. 이마저도 상당수 주택은 더 이상 주택이 아닌 음식점, 카페, 주점 등으로 탈바꿈했다. 모두가 화양초등학교 폐교로 생긴 변화였다. 학령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문을 닫는 학교가 있는 동네가 서울에도 생겨나고 있다. 화양초등학교는 지난해 폐교가 결정됐고 앞서 지난 2020년에는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있던 염강초등학교, 공진중학교가 문을 닫았다. 동네를 뛰어다니며 놀던 아이들과 이들을 키우던 젊은 부부들이 떠나면서 동네는 점점 나이가 들어가고 있었다. ■3시50분에 멈춘 화양초 벽시계이날 화양초등학교 외벽에 설치된 벽시계는 3시50분에 멈춰 서 있었다. 지난 2023년 폐교 이후 학교 부지 활용방안에 대해 논의가 있었지만 구체적인 진척이 없는 현 상황을 보여주는 듯했다. 현재 화양초등학교는 공영주차장과 반려동물 산책로로 이용되고 있다. 화양초등학교는 1983년에 세워졌다. 아이를 키우기 좋은 환경에 자연스럽게 학교 주변으로 젊은 부부들이 모였다. 동네에 변화가 생긴 것은 2000년 중반부터다. 동네에 즐비하던 2층 양옥집들이 다가구주택으로 재건축되면서 인근 건국대, 세종대, 한양대 학생들이 전월세를 구해 화양동으로 모였고 동네는 대학가처럼 변해갔다. 출산율이 떨어져 아이들이 줄어든 상황에 젊은 부부들이 대학가처럼 변해버린 화양초등학교 인근을 외면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결국 줄어든 학생 수를 버티지 못하고 폐교 결정이 내려졌다. 폐교 이후 화양초등학교의 시간은 멈췄지만 동네 분위기는 더욱 급변했다. 동네를 뛰어놀던 아이들과 아이를 키우던 젊은 부부들이 사라지면서 생긴 빈자리를 20~30 젊은 세대들이 메웠다. 이날도 화양초등학교 주변 식당과 카페에는 대학생이 대부분이었다. 아이와 함께 식당 등을 찾은 부부의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원룸' '월세' 글귀가 적힌 전단도 골목 곳곳에 보였다. 여전히 동네에서 수십년을 산 토박이들은 현재 상황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화양동에서 40년 넘게 살았다는 김모씨(66)는 "최근 10~20년 전부터 2층 양옥집이 원룸으로 채워진 다가구주택으로 변했고, 집주인들의 자식들이 장성하면서 동네에는 아이들이 없어졌다"며 "아이들이 없으니 학교가 자연스럽게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화양초등학교 부지의 미래는 지자체와 교육청의 협의에 달려 있다. 교육청에선 주민 의견을 수렴해서 평생학습관과 공영주차장으로 쓰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구청과 협의해 왔다. 그러다 부족한 예산이 발목을 잡았다고 한다. ■사라진 아이들, 활력이 떨어진 동네이날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분위기는 더 침체해 있었다. 줄어든 학령인구로 인해 염강초등학교와 공진중학교가 문을 닫은 이후 아이들이 사라지고, 젊은 부부의 유입도 없어지면서 동네의 전반적인 연령층이 높아진 모습이었다. 가양동에서 30년 넘게 살고 있는 A씨(80대)는 "예전에는 동네에 애들이 많았는데, 애들이 커서 타지로 떠나다 보니 노인들밖에 남지 않았다"며 "아무래도 동네에 활력이 많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더구나 가양동 지역은 영구·장기임대아파트와 중소형 평형대의 아파트가 밀집해 있어 이런 현상이 더욱 가속화됐다. 가양동에서 20년 가까이 부동산을 운영하는 B공인중개사는 "손바뀜이 없다 보니 취학대상 자녀를 키우는 젊은 부부들이 동네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폐교된 학교도 뚜렷한 활용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염강초등학교는 폐교 이후 방송 촬영이나 시험장, 강서경찰서의 임시지구대 등으로 이용되다가 현재는 여명학교가 입주해 있다. 여명학교는 북한 이탈 청소년들이 남한 사회에 잘 적응하고 동화하게 하는 대안교육시설이다. 다만 계약이 만료되는 오는 2026년 2월이 되면 학교는 다시 빈 공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공진중학교는 리모델링에 들어간 강서양천교육지원청의 임시청사로 이용되고 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5-23 18:14:45[파이낸셜뉴스] 어린이날이 있는 5월에 어린이 자동차사고 피해자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만 7세 어린이 피해자가 8000여명으로 집계되고 피해 어린이 10명 중 3명은 안전띠를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교통안전수칙 준수 필요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2일 보험개발원은 어린이날을 맞이해 최근 3년 간 어린이(만 12세 이하)에 대한 자동차보험 사고피해자 현황을 분석하고, 사고 감소를 위한 시사점을 제시했다. 해당 분석에 따르면 월별 어린이 피해자 비중은 방학 및 휴가철인 8월(5.7%)에 이어 어린이 날 등 가족 나들이가 많은 5월(5.5%)에 높게 나타났다. 연평균 비중은 5.0%로 집계됐다. 또 어린이 피해자 10명 중 4.2명은 주말에 발생해 평일보다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어린이날 발생한 어린이 피해자는 520명으로 평상시 주말(358명)보다도 1.5배 많았다. 평일 시간대별로 살펴보면 어린이 피해자의 53.7%는 하교 및 이동이 잦은 오후 3~6시 사이와 등교 시간대(오전 8시)에 다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 자동차사고 피해자 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최근 3년 간 연평균 어린이 피해자는 8만9070명이었으며 이 중 중상자(사망, 부상 1~7급)는 460명이었다. 코로나19 완화 이후 전면 등교로 전환되면서 피해자가 크게 증가했던 2022년에 비해 지난해에는 피해자 수가 3.1% 감소했으나, 어린이 인구 1000 명당 피해자 수는 18.4명으로 전년(18.2명)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초등학교 1학년인 만 7세 어린이 피해자가 8281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학년으로 갈수록 감소했으며, 만 6세 이하 미취학 어린이도 연령별 평균 6355명 사고 피해에 노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어린이 피해 사고의 중대법규위반 유형별 구성비를 보면 신호위반 사고가 40.4%로 가장 많았으며, 중앙선침범(25.5%), 횡단보도 보행자보호의무 위반(14.6%), 음주(9.3%)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횡단보도 위반과 음주운전에 의한 사고 구성비는 전체 피해자(각 12.7%, 8.0%)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차에 타고 있던 중 다친 어린이 피해자의 23.7%는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상 피해 어린이 중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비율은 39.1%로 훨씬 높았으며, 이는 전체 중상자의 미착용률(30.8%)보다도 8.3%p 높은 수준이다. 도로교통법 제50조에 따르면 2018년 9월부터 전좌석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됐으며, 만 6세 미만의 영유아는 유아보호용 장구(카시트)를 장착한 후 안전벨트를 착용해야 한다. 허창언 보험개발원 원장은 "어린이는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부족하고 작은 충격에도 크게 다칠 수 있으므로 어린이 자동차사고 예방을 위해 운전자는 주의의무를 다해야 한다"며 "어린이 피해자 감소를 위해 어린이 통행이 많은 시간대와 장소에서 제한속도 등 교통안전수칙을 더욱 철저히 준수하고, 어린이가 차량에 탑승하는 경우에는 안전띠를 착용하였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05-02 16:55:39LG유플러스는 키즈 전용 플랫폼인 ‘아이들나라’가 경기·강원 지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방과 후 수업인 ‘늘봄학교’에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7일 밝혔다. 정부가 추진하는 ‘늘봄학교’는 희망하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정규 수업 전후로 학습을 제공하는 방과 후 수업과 돌봄을 통합한 교육 돌봄 서비스다. 늘봄학교는 올해부터 전국 확대될 예정이지만 담당 인력과 시설, 교육 프로그램 등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에 아이들나라는 서정대학교, 소프트웨어 교육기업 이티에듀와 컨소시엄을 구성, 전국 시·도교육청과 한국과학창의재단으로부터 경기·강원 지역 ‘늘봄학교 초1 맞춤형 운영사업’을 수주했다. 아이들나라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서정대학교는 프로그램 기획과 현장 적용을, 이티에듀는 현장 모니터링과 창의과학 프로그램 기획 등을 각각 맡는다. 이번 늘봄학교 참여를 통해 아이들나라는 자체 제작한 영상 콘텐츠인 설민석의 세계사 대모험, 에그박사와 자연친구들, 유삐와 친구들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한다. 기존 방과 후 수업이 학습 위주로 진행됐던 반면 아이들나라의 놀이형 교육 콘텐츠를 활용해 수업이 진행됨에 따라 학생들은 보다 즐겁게 학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이들나라 콘텐츠를 활용한 늘봄학교는 올해 1학기 동안 경기·강원지역 내 30여개 초등학교, 300여명의 학생들에게 제공된다. 아이들나라는 추후 학생들의 반응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태블릿PC를 활용한 양방향 콘텐츠를 추가로 제공해 학습 효과를 높이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아이들나라는 이번 늘봄학교 참여를 계기로 사업 영역을 일반 고객 대상인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에서 기업과 정부간 거래(B2G)로 확대하게 됐다. 나아가 아이들나라의 주요 이용 연령층을 미취학 아동에서 초등학생으로 넓혀 나갈 예정이다. 향후 아이들나라는 자체 개발한 AI 기술인 ‘익시(ixi)’를 활용해 다양한 연령층에게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도 고도화할 방침이다. 아이들나라 김대호 CO는 “이번 늘봄학교 진출을 통해 아이들나라가 보유한 차별적인 콘텐츠가 온라인을 넘어 공교육 시장으로 확대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앞으로도 아이들나라는 익시 기반의 AI를 활용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부모와 아동 모두에게 차별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4-03-07 09:00:28[파이낸셜뉴스] 여성가족부는 다문화 아동·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초등학교에서 중고등학교까지 성장단계별로 학습과 진로 등을 맞춤 지원한다고 16일 밝혔다. 우선 다문화가족 자녀의 취학 전·초등기 기초학습을 지원하는 운영센터를 138개소에서 168개소로 확대한다. 사업 대상 범위도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넓힌다. 학업, 교우관계 등 고민 상담과 자기 주도적 진로 설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청소년기 정서·진로상담 운영센터는 113개소에서 143개소로 확대한다. 다문화 자녀가 강점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전문 강사가 부모의 모국어를 자녀에게 교육하는 등 이중언어 학습 지원도 강화한다. 참여할 수 있는 자녀 연령도 12세 이하에서 18세까지 확대한다. 저소득 다문화 자녀가 도서 구매나 독서실 이용 등에 사용할 수 있는 교육활동비를 지원하는 사업에도 168억원을 투입한다. 여가부 관계자는 "다문화 아동·청소년이 또래 청소년과의 학력 격차를 줄이고 차별 없이 미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지속해서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4-01-16 14:35:49우리나라 성인 고용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학력별 상대적 임금격차는 OECD 평균보다 작았다. 12일 교육부가 'OECD 교육지표 2023' 주요 결과를 분석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성인(만 25~64세)의 전체 고용률은 OECD 평균인 77.9%보다는 3.1%p 낮았다. 다만 우리나라의 지난해 고용률은 74.8%로 전년보다 1.8%p 상승했다. 그렇지만 OECD 평균 고용률도 전년보다 1.5%p 상승, 국내 상승폭이 눈에 띄게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학력별 우리나라 고용률은 대졸 78.9%, 전문대졸 77.3%, 고졸 71.7%순이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학력별 상대적 임금격차(2021년 기준)는 OECD 평균보다 크지 않았다. 고졸 임금을 100%로 놓고 봤을 때 다른 학력별 우리나라 임금은 △중졸 82.1% △전문대졸 111.2% △대졸 134.9% △대학원졸 176.6%로 분석됐다. 전년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 임금격차는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국내 성인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52.8%로 OECD 평균(40.4%)보다 높았다. 특히 청년층(만 25~34세)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69.6%로 OECD 국가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아울러 2020년 국내 초등교육부터 고등교육까지 전 단계의 GDP 대비 공교육비 비율은 5.1%로 2019년보다 0.2%p 하락했다. 5.1%는 OECD 평균과 동일한 수치다. 2020년 국내 GDP 대비 정부재원 공교육비 비율은 4.0%로 2019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OECD 평균(4.3%)보다 낮았다. 2020년 국내 초등교육부터 고등교육까지 전 단계의 공교육비 중 정부지출의 상대적 비율은 78.9%로 2019년보다 3.5%p 상승했다. 2020년 국내 학생 1인당 공교육비 지출액은 1만4113달러로 2019년보다 2%(294달러) 증가했다. OECD 평균인 1만2647달러보다 높은 수치다. 초·중등교육 단계의 경우 초등 1만3278달러, 중등 1만7038달러로 2019년 대비 각각 0.5%(64달러), 0.2%(40달러) 감소했으나 OECD 평균보다 수치가 높았다. 고등교육 단계는 1만2225달러로 2019년 대비 8%(938달러) 증가했고, OECD 평균(1만8105달러)보다 적었다. 2021년 우리나라의 연령대별 취학률은 △만 3세 96.1% △만 4세 97.5% △만 6~14세 98.7% △만 15~19세 85.8% △만 20~24세 50.7%로 각각 OECD 평균보다 높았다. 반면 만 5세와 만 25~29세 취학률은 각각 93.3%, 7.9%로 각각 OECD 평균보다 낮았다. 2021년 우리나라의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16.1명 △중학교 13.3명으로 OECD 평균보다 많았다. 다만 고등학교는 10.7명으로 OECD 평균보다 적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3-09-12 18:2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