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시내버스의 측면 번호판에 상업광고를 허용한다고 18일 밝혔다. 현행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시내버스의 경우 창문을 제외한 차체의 옆면 또는 뒷면 면적의 2분의 1 이내에서 광고를 표시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시내버스 측면 번호판의 경우 차체가 아닌 차량에 부수적으로 설치된 부착물로 간되돼 광고 표시가 금지됐다. 4월 현재 서울(7200대)과 부산(2300대), 인천지역(1900대)에서 총 1만1000여대의 시내버스에 측면 번호판이 부착돼 있다. 따라서 시내버스 측면 번호판에 광고를 허용할 경우 연간 43억원 가량의 경제효과가 예상된다. 전국에서 운행되고 있는 시내버스 규모가 약 3만3000여대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 버스에 측면 번호판을 모두 설치할 경우 연간 100억 원 이상의 광고 산업 활성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16-04-18 18:21:18행정자치부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시내버스의 측면 번호판에 상업광고를 허용한다고 18일 밝혔다. 현행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시내버스의 경우 창문을 제외한 차체의 옆면 또는 뒷면 면적의 2분의 1 이내에서 광고를표시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시내버스 측면 번호판의 경우 차체가 아닌 차량에 부수적으로 설치된 부착물로 간되돼 광고 표시가 금지됐다. 4월 현재 서울(7200대)과 부산(2300대), 인천(1900대)지역에서 총 1만1000여대의 시내버스에 측면 번호판이 부착돼있다. 따라서 시내버스 측면 번호판에 광고를 허용할 경우 연간 43억원 가량의 경제효과가 예상된다. 전국에서 운행되고 있는 시내버스 규모가 약 3만3000여대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들 버스에 측면 번호판을 모두 설치할 경우 연간 100억 원 이상의 광고 산업 활성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16-04-18 12:59:21[파이낸셜뉴스] 출연자들의 음주 장면을 반복적으로 내보내 미화시켰다는 이유로 MBC ‘나 혼자 산다’가 법정제재를 받았다. 18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관계자 진술을 들은 뒤 ‘나 혼자 산다’에 법정제재인 ‘주의’를 최종 의결했다. ‘나 혼자 산다’는 만 15세 이상 시청가인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의 음주 장면을 반복적으로 노출하고, 음주를 미화할 우려가 있는 내용을 방송했다는 취지의 민원이 제기됐다. 이에 류희림 위원장은 "공영방송은 시청자들에게 음주에 대한 경각심을 알려야 하는 책무가 있음에도 시종일관 음주를 미화하고 술이 마치 모든 것의 피로회복제인 듯 과장한 측면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수신료 분리징수와 관련해 자사에 유리한 내용만을 보도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KBS 뉴스 3건과 간접광고 상품을 과도하게 노출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SBS FM '두시탈출 컬투쇼'에 '주의'를 의결했다. 방심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 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관계자 징계’, ‘과징금’으로 구분되며, 법정 제재부터는 중징계로 인식된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1-19 13:41:08[파이낸셜뉴스] 소상공인연합회가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12차 회의에서 마련된 중개수수료 인하 관련 상생방안에 대한 논평을 내놨다. 소공연은 14일 "유래없는 중개수수료율 대폭 인상의 직격탄을 맞아 신음하던 영세 소상공인 부담이 경감될 수 있도록 상생협의체에서 합의안을 도출한 것에 대해 진전을 이룬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소공연은 "몇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소상공인들은 10%에 육박하는 수수료율에 당장의 장사를 걱정할 정도로 절박한 처지에 내몰려 왔다"며 "한시라도 중개수수료율 인하가 시급한 상황, 장사 존폐 여부마저 고민해 온 영세 소상공인 입장에서 자율 상생협의가 이렇게나마 마련된 것은 상생협의체가 책임감을 갖고 해결책을 모색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매출과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과 이름도 없이 오직 자신의 상품성을 바탕으로 맨몸으로 장사에 나서는 영세 소상공인들의 입장이 같을 수는 없다"면서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상생협의체의 고뇌가 이해되는 측면이 있고, 이에 대해 총력을 다한 범정부적 노력에도 사의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소공연은 "상생협의가 고된 진통을 거쳤으나, 3년 기한으로 연한이 정해진 상황이 존중되길 바라며 배달앱 광고료 인상 등 소상공인들에게 또 다른 짐을 지우는 풍선효과로 이어져서는 안 될 것임을 명확히 지적한다"며 "배달앱 상생협의체가 일회성이 아니라 정례화 돼 변화하는 소상공인들의 경영환경을 반영한 탄력적이고 실효적인 정례 논의 테이블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소공연은 "앞으로도 영세 소상공인들의 부담 완화를 위해 전력을 다해나갈 계획"이라며 "이번 합의로 민간 자율협의가 존중되는, 소상공인 민·관 거버넌스 협력의 중요한 전기가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2024-11-15 09:50:55[파이낸셜뉴스] “한돈 산업은 규모나 경영형태 측면에서 기업화되고 있다. 고급화를 추진하고 K-콘텐츠를 통해 수출 길을 적극적으로 개척할 것이다." 취임 3년을 맞은 손세희 대한한돈협회장·한돈자조금관리위원장은 4일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 기자실에서 진행한 간담회에서 "그간 한돈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협회는 지난 2020년부터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협회 모델로 선정해 광고를 진행하고 있고 유튜브와 예능, 드라마 제작 지원을 통해 한돈을 홍보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인지도 확산을 위해 삼겹살을 좋아하는 BTS 정국의 일본 팬클럽과 한돈 기부 캠페인을 추진하기도 했다. 또 소외계층에 약 862㎏(약 2000만원) 한돈을 전달했다. 손 회장은 “여러 예능프로그램을 비롯해 최근 넷플릭스에서 화제가 된 ‘흑백요리사’에도 백종원 대표가 출연했다”며 “협회에서도 한돈 현물 협찬 지원을 했다”고 말했다. 한돈협회가 브랜드를 강화는 이유는 한돈이 ‘기업화’ 및 ‘고급화’ 길에 들어서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한돈산업은 2000년 2조4000억원에서 2022년 9조6500억원으로 연평균 6.59%씩 성장했다. 한돈 사육농가는 1983년 1·4분기 42만8000호에서 지난해 4·4분기 5600호로 크게 줄었다. 그러나 호당 사육규모는 같은 기간 6.0두에서 1968.2두로 328배 급증했다. 농가는 줄어든 대신 생산 규모는 커진 셈이다. 한돈협회는 자체적으로 ‘양적 성장의 한계’에 도달했다고 봤다. 인건비, 사료가격 등으로 생산비용은 늘어난 반면 값싼 수입냉장육은 증가하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수입육 시장이나 대체육 시장에 대처하는 길은 소비자 선택 밖에 없다”며 “유색종, 품종 다변화를 통해 고급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도 힘쓴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한돈 수출 확대 추진단 출범식을 개최했다. 제주산 한돈은 몽골에 수출하며 아랍에미리트, 홍콩에 이어 3번째 해외 판로개척을 기록했다. 손 회장은 “(수출이 더 잘되기 위해서는) 고기가 아닌 한국 문화가 먼저가야 한다”며 “수출 확대를 위해 수출 물류비를 최대 100%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돈협회는 지난 8월 한돈산업발전 종합대책 수립 연구용역을 건국대에 맡겼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농식품부와 협의해 중장기 발전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24-11-04 14:38:21[파이낸셜뉴스] OCI는 올해 5월 발간한 2023년 통합보고서가 세계적 권위의 홍보물 대회인 ‘2024 갤럭시 어워즈’에서 금상을 받았다고 4일 밝혔다. 갤럭시 어워즈는 미국 커뮤니케이션 전문 기관인 머콤 사가 주관하는 대회로, 전세계 140여개 단체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문 심사위원단이 창의성, 독창성, 시각적 완성도와 메시지 전달력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총 15개 분야에서 수상작을 발표한다. 특히 광고나 스폰서 없이 독립적으로 출품작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해 신뢰도가 높은 대회로 알려져 있다. OCI는 올해 갤럭시 어워즈의 'Annual Report- Online(연례보고서 - 온라인)’ 부문에서 금상에 선정됐다. 이번 보고서는 OCI가 작년 5월 분할 신설된 이후 처음으로 발간한 통합보고서로, Annual Report(연례보고서)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합친 통합보고서 형태로 발간됐다. 보고서는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과 구성으로 회사의 경영 현황과 중장기 전략을 이해관계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으며, 환경, 사회, 지배구조 각 영역에 걸친 OCI의 ESG 경영 활동과 성과도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대표 핵심소재 기업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기업의 비전을 미래 지향적인 비주얼로 표현하여 시각적인 측면에서도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OCI는 최근 홍보물 분야 글로벌 3대 어워즈로 불리는 ‘ARC 어워즈’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부문에서도 은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OCI 김유신 사장은 “분할 후 첫 발간한 이번 통합보고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세상에 가치를 더하는 핵심 소재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OCI의 ESG 경영활동과 기업 비전을 상세히 담았다”며 “앞으로도 OCI는 글로벌 ESG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ESG 경영 역량을 제고하는 한편, 내용과 구성, 디자인까지 완성도 높은 양질의 보고서 발간을 통해 이해관계자와 효과적이고 투명한 소통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4-11-04 08:57:54<편집자주>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세계적인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에게 압도적 승리를 거둔 지난 2016년 이후 AI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2022년에는 '챗(Chat)GPT'라는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AI 활용은 일상화가 됐다. 올해는 AI가 노벨과학상을 사실상 휩쓸었다. 이처럼 우리는 AI가 불러온 대전환의 시대에 살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의 기획 취재의 시작점은 여기였다. AI가 인간을 대체하고 있는 시대에 인간이 생각하는 '미래 직업'이 아닌 AI가 스스로가 생각하는 '미래 직업'이 궁금했다. 따라서 기획 기사는 AI에 의뢰해 기획안을 만들었다. AI가 지시한 취재 방식에 따라 추천한 지역을 찾았고 요구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사 작성만 기자가 직접했다. 이번 4회는 AI가 기획 기사로 제시한 세번째 주제이자 두번째 현장 르포다. AI는 최근 AI 기술 도입으로 침체로 이어진 사례를 확인하기 위해 미국 시카고 현장 취재를 제안했다. 코로나19와 AI 기술 도입으로 시카고에서는 기업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파이낸셜뉴스 시카고(미국)=강명연 노유정 기자】 "시카고의 오래된 고층빌딩 일부는 운영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어 있습니다. 코로나19 기간 기업이 직원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했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AI)이 이런 현상을 가속시킬 수 있습니다." 대학에서 도시 변화에 대해 연구 중인 루이스 베텐코트 시카고대 진화생태학 교수의 이야기다. 챗(Chat)GPT의 제안으로 본지는 지난 9월 22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를 찾아 베텐코트 교수를 만났다. 그에게 AI 도입에 따른 영향을 볼 수 있는 현장을 문의하자, 시카고 구도심인 '라살 거리'로 동행을 제안했다. 그렇게 찾은 라살 거리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주말이라 직장인도 거의 보이지 않았고 소수의 관광객만 종종 보였다. ■상품거래소 앞 불 꺼진 사무실·상가 라살 거리는 뉴욕 월스트리트와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금융가다. 곡물과 금, 원유 등 원자재를 거래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BOT)를 비롯해 시카고 연방준비은행과 미국 대형은행 노던트러스트 본사 등 굵직한 금융기관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금융가의 침체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때부터 시작됐다. 거리두기와 기술발전이 재택근무를 늘리면서 고용이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사무실 공실률은 가파르게 올랐다. 베텐코트 교수는 "코로나19와 함께 AI 등 기술이 사무직, 회계를 비롯한 분야에 변화를 일으키면서 기업들은 직원을 줄이고 있다"며 "변화에 맞춰 도시를 재구성하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과거에 지어진 건물을 한 번에 바꿀 수 없어 어려움(공실)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현상은 메타, 구글 등 미국 기술기업에서 지난해부터 시작된 대규모 구조조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베텐코트 교수는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에서도 재택 이후 직원들이 일자리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통계로도 확인된다. AI가 사무직을 중심으로 일자리를 줄이는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라며 "이에 따른 도시 변화를 통해 AI가 산업과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실제 평일에 다시 찾은 라살 거리는 빈 사무실이 더 분명히 눈에 들어왔다. 거리 양옆으로 서 있는 오래된 건물을 보면 5~10개 층이 전부 불이 꺼져 있기도 했다. 식당이나 은행 등 매장 대신 임대광고가 붙어 있는 1~2층 상가도 절반 가까이였다. 점심시간에 찾은 CBOT 역시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시카고 상업용 부동산 중개업체 브래드포드 앨런 보고서에 따르면 시카고 오피스 공실률은 올 3분기 기준 22.5%를 기록했다. '루프(Loop)'로 불리는 중심업무지구(CBD)는 25%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까지 10% 초반대를 유지했지만 코로나 이후 올해까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평균 임대료는 꾸준히 하락세다. 일리노이 주정부 사무실이 입주한 건물 경비원 A씨 역시 "불 꺼진 층은 모두 공실"이라며 "주정부 직원 일부는 재택을 끝내고 다시 돌아온 것으로 안다. 대부분은 출근과 재택을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 ■"예술가들 AI로 대체" 시카고를 떠나거나 사무실 규모를 줄이는 기업은 계속 늘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지난 2021년 수천명의 직원 등 본사 운영인력 대부분을 줄이거나 도시 밖으로 옮긴다고 발표했다. 유나이티드항공 본사는 시카고의 대표 고층건물인 윌리스타워에 입주해 있어 지역경제에 타격을 입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본사를 옮긴 보잉, 타이슨푸드(미국 최대 육류가공업체)도 코로나 등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기존 사무실 규모를 줄였다. 미술 분야 역시 AI로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미술대학인 펜실베이니아 미술아카데미(PAFA)가 올해 초 폐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시카고에 있는 미국예술아카데미(American Academy of Art College) 역시 지난 7월 문을 닫았다. 이 학교들은 코로나 이후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더 이상 운영이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생성형 AI가 디자인 등 미술가들이 설 자리를 빼앗은 결과라는 진단이 나온다. 벤 자오 시카고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게임회사 등이 고용하던 유명 예술가들이 AI로 대체돼 직업을 잃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거나 진학하지 않고 있다"며 "학교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동종업계 종사자와 학생들 역시 생성형 AI가 디자인 등 예술 분야에서 빠르게 활용되는 현상을 우려했다. 미국예술아카데미 인근 드폴대에서 커뮤니케이션과 영화를 전공하는 엘라 시메카(20)는 "영화계에서도 AI가 대본을 쓰고 있다고 한다"며 "많은 분야에서 AI가 사람을 대체하면서 편리해지는 측면이 있겠지만 산업과 교육 제도를 망가뜨릴지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또 시카고의 한 금융회사에서 사용자경험(UX) 디자이너로 일하는 권채린씨(31)는 "시간이 많이 필요한 자료조사는 이미 AI가 도와주고 있어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받고 있다"며 "AI가 계속 좋아지면 디자이너는 뭘 해야 하나 걱정됐다"고 토로했다. 챗GPT 4o에 묻자 "시카고는 전통적으로 금융과 비즈니스 중심지였지만, 기술변화가 가져온 급격한 전환으로 인해 고용구조와 공간 사용패턴도 변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 속에서 시카고가 AI 등 기술발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11-03 18:20:29<편집자주>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세계적인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에게 압도적 승리를 거둔 지난 2016년 이후 AI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2022년에는 '챗(Chat)GPT'라는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AI 활용은 일상화가 됐다. 올해는 AI가 노벨과학상을 사실상 휩쓸었다. 이처럼 우리는 AI가 불러온 대전환의 시대에 살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의 기획 취재의 시작점은 여기였다. AI가 인간을 대체하고 있는 시대에 인간이 생각하는 '미래 직업'이 아닌 AI가 스스로가 생각하는 '미래 직업'이 궁금했다. 따라서 기획 기사는 AI에 의뢰해 기획안을 만들었다. AI가 지시한 취재 방식에 따라 추천한 지역을 찾았고 요구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사 작성만 기자가 직접했다. 이번 3회는 AI가 기획 기사로 제시한 두번째 주제이자 첫번째 현장 르포다. AI는 최근 AI 기술 도입으로 가장 급변하고 있는 도시로 미국 시애틀을 지목하며 현장 취재를 제안했다. 빅테크 기업의 움직임과 AI에 의한 사회의 변화를 시애틀에서 목격할 것이라고 했다.【파이낸셜뉴스 시애틀(미국)=주원규 이진혁 기자】 지난 8월 26일 방문한 미국 워싱턴주 레드몬드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는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뜨거웠다. 'MS 캠퍼스'는 축구장 300개 크기에 버금가는 약 60만5000평 규모로 조성됐다. 이곳 120여개의 건물에는 5만명의 직원들이 근무한다. MS는 최근 수십억달러를 투자해 캠퍼스 확장과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 AI 관련 새로운 부서들이 주로 입주할 예정이다. MS 직원 A씨는 "캠퍼스에 있는 모든 직원의 최고 관심사는 AI"라며 "AI가 우리의 새로운 주력 상품이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 시애틀로 몰려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MS에 그치지 않는다. 아마존도 둥지를 틀었다. 자연스럽게 전 세계에서 개발자들도 속속 들어오면서 글로벌 AI 중심지로 변모하고 있었다. 시애틀은 온화한 기후를 자랑하는, 미국 노년층의 휴양지로 부르기는 더 이상 어려울 정도로 활기가 넘쳤다. '제2의 실리콘밸리'라는 수식어가 이해됐다. ■시애틀 성장 배경 'AI' 미국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워싱턴주 시애틀·터코마·벨뷰 지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018년 395억7100만달러 △2019년 417억9900만달러 △2020년 419억7500만달러 △2021년 451억6400만달러 △2022년 462억2500만달러로 5년 사이 16.82% 증가했다. 미국 전체에서 지난 2018~2022년 5위의 기록이다. 일등 공신은 역시 'AI'였다. 본지가 찾은 MS 본사에서는 일반인들이 찾는 '방문자센터·스토어'에서도 AI와 관련된 홍보가 한창이었다. 전시관에는 MS가 AI 서비스를 어떻게 접목시켜 이용하는지 설명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스토어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방문자들을 상대로 MS의 대화형 AI '코파일럿'의 기능을 직접 보여줬다. 직원 얼킨씨가 "한국어로 요리법을 소개할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 코드를 짜달라"고 말하니 코파일럿이 금방 코드를 내놨다. 그는 "코파일럿은 배우기도 매우 쉽고 일반인들에게도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며 "현재 방문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코파일럿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고 싶어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시애틀시 7번가와 블랜차드 거리 사이에 자리 잡은 아마존의 도심 정원 '바이오스피어(Biosphere·생물권)'와 무인상점 '아마존 고'에서도 AI 기술의 현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아마존 고에서는 AI가 자동으로 고객이 집은 물건을 파악하고 자동으로 결제까지 하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처음 경험한 사람에게는 특별하지만 이미 시애틀 주민들에게는 익숙한 일상이었다. 인근 정보기술(IT) 업체에 종사 중인 니콜씨는 "아마존 아이디 등록만 하고 물건을 들고 나오면 자동으로 결제가 된다"며 "인근 직원들이 가볍게 음료수를 사러 많이 이용한다"고 전했다. 아마존은 지난 2010년부터 시애틀을 포함해 미국 워싱턴주에 총 17조원을 투자했다. 후속 효과는 일자리 24만개를 창출한 것으로 평가된다. ■"혁신 막는 제도 혁파해야" AI 덕분에 시애틀은 실리콘밸리와 더불어 미국을 대표하는 IT 도시로 성장했다. 미국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급여 비교 사이트(levels.fyi)에 따르면 시애틀은 지난해 미국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급여가 두번째 높은 도시로 집계됐다. 1등은 실리콘밸리가 위치한 샌프란시스코가 차지했다. 특히 시애틀 주민들은 빅테크 성장과 함께 수많은 인재가 모이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봤다. 도시에 젊은 활력이 돌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시애틀에서 20년 동안 거주하고 있는 박정준 샤인플로 대표는 "MS와 아마존의 성장이 자연스럽게 인근 스타트업 성장을 이끌었다"며 "구글 등 다른 빅테크 기업에서도 캠퍼스를 짓고 있으며 자연스럽게 개발자 풀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애틀 성장의 배경에는 워싱턴 주정부의 기업 친화적인 정책도 유효했다. 워싱턴 주정부는 주세금을 걷지 않는다. 이 때문에 기업 유치에 인센티브를 가진다. 아울러 민관협력을 통해 투자 자금을 유치하고 있다. 워싱턴 주정부의 민간 유치 사업자인 브라이언 수랫 그레이터 시애틀 파트너스(GSP) 대표는 "빅테크 기업이 시애틀에 자리 잡은 것은 어쩌면 행운일 수도 있다"며 "주정부는 그런 행운을 유지하기 위해 사회적 대화를 끊임없이 해야 한다. 기업의 혁신을 막는 제도가 있다면 과감하게 혁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많은 이들이 AI를 흥미롭게 보면서도 두려운 측면으로도 보고 있다"며 "정부에서는 AI가 바르게 사용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교육을 장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만 AI 확대로 이룬 성장에는 어두운 부분도 존재했다. 아마존과 같은 대기업의 확장과 기술 산업의 발달로 인해 부유한 기술 인력이 대거 유입되면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다. 도심 인근의 낙후지역이 활성화되면서 외부인과 돈이 유입되고, 임대료 상승 등으로 원주민이 밀려나는 현상이다. 시애틀 다운타운에서 샌드위치집을 운영하는 지나리씨는 "최근 렌트비가 매우 올라 단골들이 먼 지역으로 이사를 떠나고 있다"며 "다운타운 내부에 노숙자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워싱턴주립대학교를 졸업한 유학생 조수경씨도 "시애틀 다운타운과 부촌인 벨뷰 등에서 렌트비가 최근 들어 급격히 올랐다"면서 "학교에서 1시간이 넘게 걸리는 터코마와 이사콰 등지로 자리를 옮긴 지인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챗(Chat)GPT 4o에 묻자, "AI를 중심으로 한 시애틀의 성장은 단순한 산업 확대를 넘어 지역 경제와 사회적 구조까지 변화시키고 있다"는 답을 내놨다.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나타나는 부동산 문제와 같은 사회적 영향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며,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라는 게 챗GPT 4o의 견해였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4-10-31 18:15:07"한국 방송미디어 시장은 현재 위기다. 최악의 경우 국내 산업 경쟁력은 급격히 악화되고 재원이 이탈하면 방송미디어 산업 전반의 붕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한국 방송미디어 시장 실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렇게 진단했다. K콘텐츠가 글로벌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현실과 달리 국내 방송사업은 지난해 기준 10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최악의 '한파'를 맞았다. 이유는 다양하다. 2000년 이후 바뀌지 않은 낡은 법 규제는 혁신을 도모하는 국내 사업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 높은 인지도와 막대한 자본을 앞세운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과의 경쟁에선 한없이 열세다. 이들은 전통적인 방송법 규제를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플랫폼과의 역차별 문제 해결, 법 개정을 통한 규제완화, 디지털세 도입 등을 대응책으로 꼽았다. 파이낸셜뉴스는 성장 한계에 봉착한 한국 방송미디어 시장을 진단하고 위기를 효과적으로 돌파할 방법을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23일 좌담회에는 이헌율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 전문위원,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홍종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BK교수가 참여했다. 홍종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BK교수글로벌 사업자, 국내 사업자가 쫓기 힘든 전략으로 시장 잠식 중국외 사업자도 국내 사업자에 준하는 규제받도록 제도 정비를이헌율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미디어산업에 투자가 늘지 않는다면 심각한 상황으로 계속 갈 것우리 미디어 기업들의 규모를 키워서 내수 시장을 활성화해야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새로운 규제는 항상 국내 사업자에게만 적용되는 현상이 반복돼현실 미디어 상황에 맞게 법 체계를 완전히 뜯어고쳐야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수많은 소비자들은 간접적으로 피해, 국가와 정부가 대신 싸워야거대 플랫폼社에 한국의 기본 방향성·지향점의 변화를 알려야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 전문위원글로벌 기업과 국내 방송사 간 비대칭적 경쟁 환경으로 상황 악화채널 편성 및 약관 규제·광고 및 심의 규제 전반적인 완화 필요―요즘 국내 방송미디어 업계가 처한 상황은. ▲홍종윤 교수=성장 한계에 봉착해 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중 하나가 글로벌 미디어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점이다. 넷플릭스나 구글처럼 규모의 경제에 기반한 글로벌 사업자들은 국내 사업자들이 쫓아갈 수 없는 전략으로 국내 시장을 잠식해 가고 있다. 2000년 이후 바뀌지 않고 있는 법 규제는 국내 사업자들의 혁신 경쟁을 가로막는 이유 중 하나다. 글로벌 기준에 맞게 규제를 빨리 정비하고, 국내 미디어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해야 한다. ▲이헌율 교수=시장 환경이 변하지 않는데 투자가 늘지 않는 이상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종관 수석전문위원=지난해는 동아시아 경제위기가 있었던 1997년과 1998년을 제외하고 최초로 방송사업 매출이 줄어든 해다. 글로벌 기업과 국내 방송사 간 비대칭적인 경쟁환경이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상황이 구조적이고 지속적이라는 점이다. 국내 산업 전반의 붕괴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위기의 가장 큰 이유가 넷플릭스 등 해외 미디어 업체들과의 경쟁 열세라고 보나. ▲유홍식 교수=자본력의 차이로 봐야 한다. 우리나라 미디어 기업은 방송 분야의 경우 매출 10조원 이상이면 방송사업을 할 수 없다. OTT 공룡인 넷플릭스와 달리 우리나라 기업들은 전부 다 '구멍가게'인 이유다. 물론 넷플릭스는 콘텐츠를 잘 만든다. 제작비가 많아서 방송사들이 못하는 것들을 넷플릭스는 한다. 그러면서 콘텐츠가 다양화됐지만 제작비도 너무 비싸졌다. 시장은 이미 비싸졌는데 우리나라 기업 중에는 그만큼 투자를 할 수 있는 미디어 기업이 없다. ▲홍종윤 교수=넷플릭스의 국내 투자는 양날의 검과 같다. 한류 콘텐츠 붐 조성에 일조했지만 국내 콘텐츠 생산·유통·소비 생태계를 교란하는 결과도 낳았다. 한국이 해외 콘텐츠 업체의 하청기지가 되고 있다는 우려도 사실이다. 단순 하청에 그치지 않으려면 넷플릭스 등 해외 업체도 일차적으로 국내 미디어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선순환 구도를 만들 수 있도록 유도하는 묘안이 필요하다. ▲이종관 수석전문위원=국내 이용자 1인당 유튜브 월평균 이용시간이 무려 40시간에 달한다. 독점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국내 방송미디어 사업자가 경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글로벌 미디어 사업자들은 국내 방송미디어 규제를 전혀 받지 않고 있다. 규제의 비대칭성에 따른 구조적인 불공정경쟁 상황이 유지되고 있다. ―미디어산업을 살리기 위해 개선해야 할 점은. ▲유홍식 교수= 낡은 규제 철폐다. 역대 정부가 규제 철폐를 이야기해왔지만 미디어 규제는 변한 게 없다. 방송법은 2000년대쯤 만들어진 법으로 수십년을 버티고 있다. 현실의 미디어 상황에 맞게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 방송법 규정에 따르면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의 대기업은 지상파 방송 지분을 10% 이상 소유할 수 없다'는 내용이 있다. 초기에 설정된 금액이다. 우리나라 경제 규모가 얼마나 성장했나. 이에 맞춰서 기준을 20조원 정도로 늘려야 한다. 충분한 자본력을 갖춘 기업이 콘텐츠에 투자할 수 있도록 숨통을 터줘야 한다. ▲이헌율 교수=글로벌 기업에 대응할 수 있는 자본 규모를 만들어줘야 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정치적 관점에서 벗어나 산업적 관점에서 우리 미디어 기업들의 규모를 키워서 내수 시장을 활성화할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 ▲이종관 수석전문위원=채널 편성 및 약관 규제, 광고 및 심의 규제에 대해 전반적인 완화가 필요하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흑백요리사는 자본도 있었지만 방송 심의규정을 적용받지 않아 자유롭고 주목도 높은 연출이 가능했다. 대규모 PPL 유치에 따른 제작비 유치도 가능해 기존 지상파나 유료방송이 만들기 어려운 콘텐츠를 제작했다. 지상파와 유료방송은 이런 콘텐츠를 제작할 역량을 갖춰도 규제허들을 넘기 어렵다. 플랫폼 사업자는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고, 콘텐츠 사업자는 창의적이고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아무래도 글로벌 플랫폼 업체들과의 경쟁 열세에 대한 것도 구조적 대응이 필요한데. ▲홍종윤 교수=구글이나 넷플릭스 등 '빅테크'들의 사용료 논란과 조세회피 의혹이 제기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국내 사업자와 해외 사업자 간 형평성 문제가 된다. 국외 사업자들이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사업 매출과 이익에 대해 국내 사업자에 준하는 규제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유현재 교수=국내 통신업계 등이 해외 사업자에 소송을 수행하는 것도 해법 중 하나다. 망 사용료 얘기다. 다툼이 아니라 상식적인 요구로 봐야 한다. 한국 시장에서 상당한 트래픽을 발생시키고 있으니 합당한 대가를 지급하라고 하는 것 아니냐. 망 사용의 파이가 늘면, 당연히 수많은 소비자들은 간접 피해를 보는 거다. 망은 한정되어 있으니 말이다. 국가나 정부가 대신 싸워줘야 한다. ▲유홍식 교수=해외 빅테크 업체들을 효과적으로 규제할 방안이 현재 아무것도 없다. 국내법으로 규제를 만들어내면 새 규제가 항상 국내 사업자에만 적용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규제의 역차별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감한 규제 철폐가 필요하다. 사업자들에게 몇 가지 중요한 것은 안 된다고 규정하고, (만약 어기면) 강하게 처벌하는 반면 나머지는 풀어주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한국형 디지털서비스법(DSA)이나 디지털시장법(DMA)에는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 ▲홍종윤 교수=유럽연합(EU) 주도로 도입되고 있는 DSA, DMA는 국제적 규범으로 자리 잡게 될 확률이 높다. 우리도 이에 준하는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나 유럽의 대응이 미국 중심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대한 통제력 확보와 시장방어 측면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도입은 좀 더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역차별 우려를 최소화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유현재 교수=최소한 거대 플랫폼 회사에 한국의 기본적 방향성, 지향점이 변했음을 알려야 하는 게 맞다. 지금처럼 특정한 사건이 벌어지면 잠시 관심을 두다가 또 흐지부지되는 분위기가 반복되면 불합리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다. ―정부가 방송채널사용사업(PP)에 대해 등록제에서 신고제로 전환하고, IPTV의 PP 겸영 제한을 폐지했는데 어떤 영향이 있을까. ▲이종관 수석전문위원=정부가 규제완화 의지를 보였다는 점은 높게 평가한다. 다만 PP 등록제 자체가 고강도 진입규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신고제로 바꾼다고 해서 신규 PP의 진입이 크게 증가할 것 같지는 않다. IPTV의 PP 겸영 제한 폐지는 PP 시장 및 콘텐츠 시장에 자본유입 및 투자가 확대되는 긍정적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플랫폼 사업자의 콘텐츠 시장 진출 유인장치, 예컨대 IPTV 사업자의 콘텐츠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나 방송통신발전기금 지원 등을 추가로 고민해 봐야 한다. ▲유현재 교수=시장은 다양해지고, 산업도 더 클 여지가 있다. 그러나 콘텐츠 제작업체들이 경쟁은 곧 클릭이고 노출이라는 생각 속에 더욱 선정적이며 엽기적으로까지 콘텐츠를 기획하고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부분은 정비가 필요하다. 그러지 않으면 모방이나 표절, 선정성, 폭력 등 그런 말초적 요소들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려고 할 것이다. 정리=yjjoe@fnnews.com 조윤주 주원규 구자윤 기자
2024-10-23 18:01:32[파이낸셜뉴스] "한국 방송미디어 시장은 현재 위기다. 최악의 경우, 국내 산업 경쟁력은 급격히 악화되고 재원이 이탈하면 방송미디어 산업 전반의 붕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한국 방송미디어 시장의 실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렇게 진단했다. K-콘텐츠가 글로벌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현실과 달리 국내 방송사업은 지난해 기준, 10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최악의 '한파'를 맞았다. 이유는 다양하다. 2000년 이후 바뀌지 않은 낡은 법 규제는 혁신을 도모하는 국내 사업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 높은 인지도와 막대한 자본을 앞세운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과의 경쟁에선 한없이 열세다. 이들은 전통적인 방송법 규제를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플랫폼과의 역차별 문제 해결, 법 개정을 통한 규제 완화, 디지털세 도입 등을 대응책으로 꼽았다. 파이낸셜뉴스는 성장 한계에 봉착한 한국 방송미디어 시장을 진단하고 위기를 효과적으로 돌파할 방법을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23일 좌담회에는 이헌율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 전문위원,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홍종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BK교수가 참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즘 국내 방송미디어 업계가 처한 상황을 짧게 진단 부탁드린다. ▲홍종윤 교수=성장 한계에 봉착해 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글로벌 미디어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점이다. 넷플릭스나 구글처럼, 규모의 경제에 기반한 글로벌 사업자들은 국내 사업자들이 쫓아갈 수 없는 전략으로 국내 시장을 잠식해 가고 있다. 2000년 이후 바뀌지 않고 있는 법 규제는 국내 사업자들의 혁신 경쟁을 가로막는 이유 중 하나다. 글로벌 기준에 맞게 규제를 빨리 정비하고, 국내 미디어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해야 한다. ▲이헌율 교수=시장 환경이 변하지 않는데 투자가 늘지 않는 이상,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종관 수석전문위원=지난해는 동아시아 경제위기가 있었던 1997년과 1998년을 제외하고 최초로 방송사업 매출이 줄어든 해다. 유료방송 가입자 수가 전기 대비 감소한 최초의 해이기도 하다.글로벌 기업과 국내 방송사 간 비대칭적인 경쟁 환경이 주요 원인중 하나다.중요한 것은 이러한 상황이 구조적이고 지속적이라는 점이다. 국내 산업 전반의 붕괴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위기의 가장 큰 이유가 넷플릭스 등 해외 미디어 업체들과의 경쟁 열세라고 보시는지 ▲유홍식 교수=결국 자본력의 차이로 봐야 한다. 우리나라 미디어 기업은 방송 분야의 경우, 매출 10조 이상이면 방송사업을 할 수 없다. OTT공룡인 넷플릭스와 달리 우리나라 기업들은 전부 다 '구멍가게'인 이유다. 물론 넷플릭스는 콘텐츠를 잘 만든다. 제작비가 많아서 방송사들은 못하는 것들을 넷플릭스는 한다. 그러면서 콘텐츠가 다양화됐지만 제작비도 너무 비싸졌다. 시장은 이미 비싸졌는데 우리나라 기업들 중에는 그만큼 투자를 할 수 있는 미디어 기업이 없다. ▲홍종윤 교수=넷플릭스의 국내 투자는 양날의 검과 같다. 한류 콘텐츠 붐 조성에 일조했지만, 국내 콘텐츠 생산, 유통, 소비 생태계를 교란하는 결과도 낳았다. 한국이 해외 콘텐츠 업체의 하청 기지가 되고 있다는 우려도 사실이다. 단순 하청에 그치지 않으려면 넷플릭스 등 해외 업체도 일차적으로 국내 미디어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선순환 구도를 만들 수 있도록 유도하는 묘안이 필요하다. ▲이종관 수석전문위원=국내 이용자 1인당 유튜브 월평균 이용 시간이 무려 40시간에 달한다. 독점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국내 방송미디어 사업자가 경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글로벌 미디어 사업자들은 국내 방송미디어 규제를 전혀 받지 않고 있다. 규제의 비대칭성에 따른 구조적인 불공정경쟁 상황이 유지되고 있다. -그렇다면 미디어산업을 살리기 위해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할 부분은 뭔가 ▲유홍식 교수= 낡은 규제 철폐다. 역대 정부가 규제 철폐를 이야기 해왔지만 미디어 규제는 변한 게 없다. 방송법은 2000년대 쯤 만들어진 법으로 수십년을 버티고 있다. 현실의 미디어 상황에 맞게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 방송법 규정에 따르면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의 대기업은 지상파 방송 지분을 10% 이상 소유할 수 없다'는 내용이 있다. 초기에 설정된 금액이다. 우리나라 경제 규모가 얼마나 성장했나. 이에 맞춰서 기준을 20조원 정도로 늘려야 한다. 충분한 자본력을 갖춘 기업이 콘텐츠에 투자할 수 있도록 숨통을 틔워야 한다. ▲이헌율 교수=글로벌 기업에 대응할 수 있는 자본 규모를 만들어줘야 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정치적 관점에서 벗어나 산업적 관점에서 우리 미디어 기업들의 규모를 키워서 내수 시장을 활성화할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 ▲이종관 수석전문위원=채널 편성 및 약관 규제, 광고 및 심의 규제에 대해 전반적인 완화가 필요하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흑백요리사는 자본도 있었지만 방송 심의 규정을 적용받지 않아 자유롭고 주목도 높은 연출이 가능했다. 대규모 PPL 유치에 따른 제작비 유치도 가능해 기존 지상파나 유료방송이 만들기 어려운 콘텐츠를 제작했다. 지상파와 유료방송은 이런 콘텐츠를 제작할 역량을 갖춰도 규제 허들을 넘기 어렵다. 플랫폼 사업자는 경쟁력있는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고, 콘텐츠 사업자는 창의적이고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아무래도 글로벌 플랫폼 업체들과의 경쟁 열세에 대한 것도 구조적 대응이 필요한데 ▲홍종윤 교수=구글이나 넷플릭스 등 '빅테크'들이 사용료와 매년 국내에서 조세 회피 논란이 벌어진다. 이는 결과적으로 국내 사업자와 해외 사업자간 형평성 문제가 된다. 국외 사업자들이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사업 매출과 이익에 대해 국내 사업자에 준하는 규제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유현재 교수=국내 통신업계 등이 해외 사업자에 소송을 수행하는 것도 해법 중 하나다. 망 사용료 얘기다. 다툼이 아니라 상식적인 요구로 봐야 한다. 한국 시장에서 상당한 트래픽을 발생 시키고 있으니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라고 하는 것 아니냐. 망 사용의 파이가 늘면, 당연히 수많은 소비자들은 간접 피해를 보는 거다. 망은 한정되어 있으니 말이다. 국가나 정부가 대신 싸워줘야 한다. ▲유홍식 교수= 해외 빅테크 업체들을 효과적으로 규제할 방안이 현재 아무것도 없다. 국내법으로 규제를 만들어내면 새 규제가 항상 국내 사업자에만 적용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규제의 역차별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감한 규제 철폐가 필요하다. 사업자들에게 몇 가지 중요한 것은 안된다고 규정하고, (만약 어기면) 강하게 처벌하는 반면 나머지는 풀어주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한국형 디지털서비스법(DSA)이나 디지털시장법(DMA)에 대해선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 ▲홍종윤 교수=유럽연합(EU) 주도로 도입되고 있는 DSA, DMA는 국제적 규범으로 자리잡게 될 확률이 높다. 우리도 이에 준하는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나 유럽의 대응이 미국 중심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대한 통제력 확보와 시장 방어 측면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도입은 좀 더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역차별 우려를 최소화 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유현재 교수=최소한 거대 플랫폼 회사에게 한국의 기본적 방향성, 지향점이 변했음을 알려야 하는 게 맞다. 지금처럼 특정한 사건이 벌어지면 잠시 관심을 두다가 또 흐지부지되는 분위기 반복되면 관련 불합리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다. -정부가 방송채널사용사업(PP)에 대해 등록제에서 신고제로 전환하고, IPTV의 PP 겸영 제한을 폐지했는데 앞으로 어떤 영향이 있을까 ▲이종관 수석전문위원=정부가 규제 완화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는 높게 평가한다. 다만 PP 등록제 자체가 고강도 진입규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신고제로 바꾼다고 해서 신규 PP의 진입이 크게 증가할것 같지는 않다. IPTV의 PP 겸영 제한 폐지는 PP 시장 및 콘텐츠 시장에 자본 유입 및 투자가 확대되는 긍정적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플랫폼 사업자의 콘텐츠 시장 진출 유인 장치, 예컨대 IPTV 사업자의 콘텐츠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나 방발기금 지원 등을 추가로 고민해 봐야 한다. ▲유현재 교수 =시장은 다양해지고, 산업도 더 클 여지가 있다. 그러나 콘텐츠 제작업체들이 경쟁은 곧 클릭이고 노출이라는 생각 속에 더욱 선정적이며 엽기적으로까지 콘텐츠를 기획하고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부분 정비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모방이나 표절, 선정성, 폭력 등 그런 말초적 요소들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려고 할 것이다. yjjoe@fnnews.com 조윤주 주원규 구자윤 기자
2024-10-22 19:4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