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공무원 일행으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호소한 치킨집이 결국 폐업을 결정했다. 대구에서 아내와 치킨집을 운영하던 A씨는 지난 21일 채널A를 통해 "그 (공무원의) 눈빛을 못 잊겠다"며 가게 문을 닫는다고 말했다. 사건은 앞선 13일 발생했다. 대구 중구청 공무원 남성 4명은 마감 직전에 A씨 가게를 방문해 술을 마셨다. 이때 일행 중 한 남성이 바닥에 맥주를 쏟아버린 것이 발단이 됐다. 당시 A씨 아내는 바닥에 흥건한 맥주를 닦았고, 이들은 가게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A씨 아내에게 삿대질하며 소리쳤다. 남성들은 "맥주를 흘릴 수 있지, 바닥 치우는 게 그렇게 대수냐"며 "내가 여기 구청 직원인데 장사 망하게 해주겠다"고 협박했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구청장은 지난 18일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 전날 남성들은 해당 치킨집을 방문해 A씨 부부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사과 태도가 또다시 논란이 됐다. 한 명은 허리춤에 양손을 올리고 있었고, 또 다른 한 명은 팔짱을 끼고 서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자세도 그렇고 껄렁껄렁하더라. 그냥 시켜서 사과한 거 같다"며 "술에 취한 사람을 보면 좀 그럴(생각날) 것 같다. 그 아저씨의 그 눈빛을 못 잊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멀쩡하게 운영하던 가게 문 닫게 했으니 공무원도 퇴출시켜라" "공무원이 아니라 조폭인가? 엄벌하고 해고해야 한다" "구청 공무원이 자영업자를 협박하는 세상이라니.."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대구 중구청은 이들 공무원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6-24 10:49:51[파이낸셜뉴스] 한 치킨 프랜차이즈의 배달 치킨 제품에서 기름에 튀긴 담배 꽁초가 나오는 일이 발생했다. 온라인을 통해서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가맹점은 본사 측에 폐업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치킨을 시켰더니 담배 튀김이 왔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순살 치킨을 시켰는데 담배가 같이 왔다"며 "매장에 전화했더니 사장이 '감자튀김 아니냐, 먹어보라'고 했다. 담배 제품명까지 적혀 있는데 '그것만 쏙 떼고 맛있게 드세요'라고 해서 어이가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할 테니 결과 나오면 얘기하자고 말했고 치킨집 사장은 '고객님 저희 지금 장사하지 말라는 겁니까. 젊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지 말라'라며 화를 냈다"며 "이후 해당 사장이 방문해 직접 보고 담배임을 인정했다"며 "본사에도 알렸으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적었다. 문제가 된 매장은 한 프랜차이즈 치킨 전문점의 경남지역 가맹점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또 다음날 본사에 연락하니 본사 측이 "그 지점 사장님들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치킨을) 수거해 가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믿을 수 없어 식약처에 맡겨서 검사하겠다고 했다. 이미 치킨 먹은 후에 발견했고 요즘 같은 시대에 저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는 "한 가맹점에서 조리와 위생 관련 문제가 있어서 15일간의 영업정지 처분을 했다"며 "해당 점주는 '다른 가맹점에 피해 주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폐업하겠다고 알려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치킨에 담배가 들어간 경위를 조사 중이며 파악되는 대로 고객에게 안내할 예정"이라며 "곧 고객에게 다시 한번 사과하고 보상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2-08-11 06:41:44최근 4년간 자영업의 대표격인 '치킨집'의 폐업이 창업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매년 8000개 이상이 문을 닫았으며, 특히 수원, 부천, 창원 등은 경쟁이 심해 영업하기 힘든지역으로 꼽혔다. 3일 KB금융지주가 발표한 '치킨집 현황과 시장여건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국적으로 약 8만7000개의 치킨집이 영업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치킨집은 전체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21.2%를 차지하는 핵심 업종으로 지난 한해 동안만 25개 브랜드가 증가해 현재 409개의 브랜드가 시장에서 경쟁 중이다. 치킨집 창업은 2014년 9700개에서 2018년 6200개로 감소한 반면 폐업은 매년 8000개 이상 꾸준히 발생해 최근 4년간 창업보다 폐업이 많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시군구별로 최근 5년간(2014~2018) 치킨집 창업이 많았던 지역은 수원(784개), 청주(737개), 부천(698개) 순으로 나타났으며, 폐업이 많았던 지역은 부천(988개), 수원(898개), 대전서구(873개) 순으로 분석됐다.전국 지자체 중 가장 많은 치킨집이 있는 수원에선 최근 3년간 창업보다 폐업이 많은 상황이 지속됐다. 인계동에서 62개 매장이 창업하고 78개 매장이 폐업해 가장 많은 창·폐업이 일어났다. KB부동산 리브온 서비스를 활용해 인계동 수원시청역 인근 상권을 분석한 결과, 인계동 전체적으로 폐업이 증가했지만 해당 상권에선 치킨집수가 지난해 보다 5개나 늘어나 경쟁이 심화되면서 매출은 19.5%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치킨집 폐업이 가장 많았던 부천에선 창업과 폐업이 모두 감소했지만 상대적으로 창업이 빠르게 감소하면서 2014년 이후 5년간 창업보다 폐업이 많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비수도권 지역 중에서 치킨집이 가장 많은 창원의 경우 2015년 이후 창업은 감소하고 폐업은 증가하면서 최근 3년간 창업보다 폐업이 많았다.자영업 경기침체와 함께 치킨집 영업환경은 점점 팍팍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비 상승에 따른 수익악화와 경쟁 심화때문이다. 2011년 6200만원 수준이던 치킨집의 영업비용이 2017년 1억1700만원으로 89%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00만원에서 1400만원으로 32% 감소했다. 아울러 신규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시장 진입으로 경쟁이 심화되는 등 전반적으로 영업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같은 상황은 당분간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19-06-03 18:03:40▲ 한국 치킨집 3만6천곳한국 치킨집 3만6천곳 한국 치킨집 3만6천곳이 화제다. 5일 통계청 프랜차이즈 통계(16개 업종)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치킨전문점 수는 2만 2529개로 편의점(2만 5039개) 다음으로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통계청이 집계한 치킨전문점은 공정거래위원회에 가맹점으로 등록된 상표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프랜차이즈 형태가 아닌 개인사업자를 포함하면 더욱 많을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관계자는 “치킨전문점은 원래 표준산업분류상 피자·햄버거와 함께 하나의 항목군으로 분류됐지만 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지금은 치킨집만 따로 떼어내 집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 뿐만 아니라 주판매 품목이 치킨이면서 호프집 등 타업종을 병행하는 곳까지 합치면 치킨집은 3만개를 훌쩍 넘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지난 2013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 치킨전문점수는 10년간 연평균 9.5% 늘어나 약 3만6천곳에 달한다. 특히 이 같은 수치는 맥도날드의 전 세계 매장 수(3만 5429개·2013년 기준)보다 많은 것이다. 한국에서 치킨집이 우후죽순 늘어나는 것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가 은퇴 후 생계형 창업으로 치킨전문점을 많이 선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폐업률 역시 치킨집이나 커피전문점 등 음식점이 전체의 22.0%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자영업의 그늘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news@fnnews.com 온라인편집부
2015-10-05 11:50:15[파이낸셜뉴스] 대구 중구청 공무원이 관내 치킨집에서 맥주를 바닥에 쏟고 업주에게 "망하게 해주겠다"는 취지의 협박성 발언을 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22일 대구 중부경찰서는 협박 혐의로 40대 A씨를 송치했다고 밝혔다. 대구 중구청 공무원인 A씨는 지난 6월 중구청 동료 3명과 중구 한 치킨집에 방문해 맥주를 바닥에 쏟고 업주에게는 "망하게 해주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A씨 일행의 행동은 해당 치킨집 업주인 B씨가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해당 글에 따르면 당시 40~50대로 보이는 남성 4명이 치킨과 술을 주문했고, 이 중 한 명이 바닥에 술을 고의로 부었다. 음식을 내간 업주 아내는 테이블 바닥에 맥주가 흥건한 모습을 보게 됐고, 키친타월로 테이블 쪽 맥주가 가득한 곳을 닦았다고 한다. 이후 이들은 계산을 하고 나간 뒤 이내 가게로 다시 들어와 "내가 돈 주고 사 먹는데. (우리가) 바닥에 오줌을 쌌냐? 맥주를 흘릴 수도 있지. 먹튀를 했냐? 이런 식으로 장사하면 부자 되겠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고 B씨는 주장했다. 특히 손님 중 한 명은 "나 구청 직원인데 동네에 모르는 사람 없다. 내가 이런 가게는 처음 본다. 장사 바로 망하게 해주겠다"고 발언했다고 한다. 부부가 운영하던 해당 치킨집은 사건이 불거진 뒤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류규하 중구청장은 사과문을 발표했고, 중구청은 감사를 벌여 A씨 등 직원 2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공무원이라고 밝히지는 않았으나 망하게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함께 고발된 직원은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중구청은 A씨에 대한 최종 수사 결과를 토대로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11-22 11:08:25#. 서울에서 고깃집을 운영 중인 대표 A씨는 저녁시간에 B씨에게 삼겹살과 소주를 팔았다. 동안으로 보여 신분증을 확인했지만 성인이었다. 하지만 얼마 후에 관할관청으로부터 미성년자인 B씨에게 술을 팔았다는 이유로 해당 내용을 소명하라고 연락이 왔다. B씨는 위조신분증을 사용한 미성년자였다. A씨에겐 구제 방안이 있을까. 치킨집, 호프집, 일반 식당 등 주류를 판매하는 음식점 사장님들이 가장 무서워 하는 손님이 미성년자다. 청소년에게 주류를 팔아선 안되지만 위조 신분증을 쓰는 경우는 인지할 수도, 막을 도리도 없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그동안 미성년자 여부 확인을 했음에도 억울하게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며 대응방안을 묻는 질문이 여러 건 올라와 있다. 통상 청소년에게 술을 판매할 경우 청소년보호법 위반으로 형사처벌되고,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영업정지의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영업정지는 단기간이더라도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힌다. 정지기간동안의 매출이 날아갈 뿐 아니라 손님 발길이 끊겨 영업을 재개해도 예전만큼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다. 폐업에 이르는 경우도 나올 수 있다. 그동안에는 청소년 주류판매로 처분을 받게 되면 1차 위반 시 영업정지 2개월에서 2차 영업정지 3개월, 3차 영업소 폐쇄가 이뤄졌다. 최근까지도 청소년이 위조신분증을 사용하여 주류를 업주로부터 제공받았음에도 관할 행정기관의 기계적인 법적용으로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졌었다. 이런 경우에 업주는 억울함을 해소하기 위해 영업정지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과 영업정지 처분 취소소송 등 행정심판을 포함해 사법절차를 제기해 억울함을 풀어야 했다. 이달 말부턴 이 까다로운 행정절차가 사실상 사라진다. 지난달 5일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토론회 당시 이같은 문제점이 논의되면서 정부가 구제 방안을 마련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26일 국무회의에서 식품위생법 시행령과 청소년 보호법 시행령 등 두 법령 개정안을 의결, 오는 29일 시행키로 했다. 개정안은 영업점주가 청소년에게 주류와 물품을 판매했을 때 행정처분 면제 사유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앞으로는 영업점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로 신분증 확인 여부 혹은 미성년 손님으로부터 폭행이나 협박을 당했다는 사실을 증빙하면 입건 없이 행정처분을 면제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영업점주 입장에선 명확한 증빙을 위해 신분증 확인시 반드시 영상 증거가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wschoi@fnnews.com 법조전문기자·변호사
2024-03-27 18:03:36[파이낸셜뉴스]#. 서울에서 고깃집을 운영 중인 대표 A씨는 저녁시간에 B씨에게 삼겹살과 소주를 팔았다. 동안으로 보여 신분증을 확인했지만 성인이었다. 하지만 얼마 후에 관할관청으로부터 미성년자인 B씨에게 술을 팔았다는 이유로 해당 내용을 소명하라고 연락이 왔다. B씨는 위조신분증을 사용한 미성년자였다. A씨에겐 구제 방안이 있을까. 치킨집, 호프집, 일반 식당 등 주류를 판매하는 음식점 사장님들이 가장 무서워 하는 손님이 미성년자다. 청소년에게 주류를 팔아선 안되지만 위조 신분증을 쓰는 경우는 인지할 수도, 막을 도리도 없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그동안 미성년자 여부 확인을 했음에도 억울하게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며 대응방안을 묻는 질문이 여러 건 올라와 있다. 통상 청소년에게 술을 판매할 경우 청소년보호법 위반으로 형사처벌되고,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영업정지의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영업정지는 단기간이더라도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힌다. 정지기간동안의 매출이 날아갈 뿐 아니라 손님 발길이 끊겨 영업을 재개해도 예전만큼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다. 폐업에 이르는 경우도 나올 수 있다. 그동안에는 청소년 주류판매로 처분을 받게 되면 1차 위반 시 영업정지 2개월에서 2차 영업정지 3개월, 3차 영업소 폐쇄가 이뤄졌다. 최근까지도 청소년이 위조신분증을 사용하여 주류를 업주로부터 제공받았음에도 관할 행정기관의 기계적인 법적용으로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졌었다. 이런 경우에 업주는 억울함을 해소하기 위해 영업정지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과 영업정지 처분 취소소송 등 행정심판을 포함해 사법절차를 제기해 억울함을 풀어야 했다. 이달 말부턴 이 까다로운 행정절차가 사실상 사라진다. 지난달 5일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토론회 당시 이같은 문제점이 논의되면서 정부가 구제 방안을 마련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26일 국무회의에서 식품위생법 시행령과 청소년 보호법 시행령 등 두 법령 개정안을 의결, 오는 29일 시행키로 했다. 개정안은 영업점주가 청소년에게 주류와 물품을 판매했을 때 행정처분 면제 사유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앞으로는 영업점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로 신분증 확인 여부 혹은 미성년 손님으로부터 폭행이나 협박을 당했다는 사실을 증빙하면 입건 없이 행정처분을 면제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영업점주 입장에선 명확한 증빙을 위해 신분증 확인시 반드시 영상 증거가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wschoi@fnnews.com 최우석 법조전문기자·변호사
2024-03-27 15:45:44[편집자주] 2024년 갑진년을 맞아, 파이낸셜뉴스는 일상 뒷편의 숨겨진 문제들을 찾아 연속 보도하였습니다. 대한민국 현주소를 비춰보고, 전문가들과 함께 대안을 찾아보기 위해 제작한 '2024 대한민국 보고서'가 10회를 마지막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1. "고객에 치이고, 불경기에 치이고... 뭘 하고 살아야 할지 막막해. 월급 주는 날마다 마이너스 통장 되는데, 더 이상 버티기 어렵네." -10년 차 프랜차이즈 제과점 업주 박모씨(60) #2. "사업 20년 만에 이런 경기 처음이에요. 지난달엔 일한 날이 이틀 밖에 안돼요. 차라리 폐업하겠다는 사장들이 많아요. 저희는 그나마 임대료가 안 나가서 다행이지" -20년 차 주방 인테리어 시공업체 사장 홍모씨(51) #3.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드네요. 손님들도 요즘 저가 커피만 찾아요. 작년 1월부터 흑자 난 적이 없다니까요. 부모님 도움으로 꾸역꾸역 살고는 있지만, 이게 맞나 싶네요" -창업 5년 차 개인 카페 운영 선모씨(30) 자영업자들의 한숨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들은 "그야말로 최악 경기"라며 한목소리를 냈다. 6일 서울의 '젊은 상권'으로 꼽히는 신촌과 이대 앞 상가 골목엔 임대 안내판이 붙은 빈 점포들이 즐비했다. 과거 외국인 관광객들과 젊은이들로 시끌벅적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특히 과거 이대 앞 골목 곳곳에 늘어져 있던 화장품 가게와 옷 가게들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고, 상가 전체가 비어있는 곳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을씨년스럽기까지 한 상가들 사이로 시민들은 바쁘게 발걸음을 옮겼다. 최근 들어 다중채무 개인사업자의 연체액 증가율과 노란우산공제의 폐업 건수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벼랑 끝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의 절규를 대변하는 지표로 풀이된다. 가뜩이나 불황인데, 임금·임대료·원자재값 '트리플 급등' 자영업자들이 가장 힘겨워하는 세 가지는 임금, 임대료, 원자재값 인상이다. 인천에서 10년째 프랜차이즈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씨는 최근 폐업을 고민 중이다. 불경기와 인건비 등이 이유다. 박씨는 "임금이 너무 올랐다"고 토로했다. 그는 "본사에 주는 돈과 임대료, 알바비까지 도대체 내가 얼마를 벌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고객들은 빵값이 너무 올랐다고 하지만 원료값이 워낙 올라서 벌 수가 없는 구조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알바를 안 쓰는 것뿐이다. 알바를 안 쓰고 내가 일하면 그게 내 월급이라고 생각하고 가져가는 수준"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 본사의 무리한 요구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코로나 이후 손님이 줄자 본사에서는 제품 할인을 강요하기 시작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손님 입장에서는 좋지만 점주들은 손해를 떠안게 된다. 본사는 절대 손해 보지 않는다"고 푸념했다. 개인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선씨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2019년에 문을 연 선씨는 코로나19 팬데믹 때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고 호소했다. 너무 오른 인건비로 아르바이트 비용을 벌기 위해 부업까지 한다며 한숨이다. 선씨는 "손님들도 힘드니까 저가 커피집만 찾는 상황인데, 그렇다고 질이 떨어지는 재료를 써서 커피 맛을 떨어뜨릴 수도 없고, 커피값도 올릴 수 없으니 악순환"이라고 한탄했다. 십수년간 신촌을 지키고 있는 대형 고깃집도 사정은 비슷했다. 코로나 이전부터 근무했다는 조모씨(54). 조씨도 코로나 때보다 지금이 어렵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조씨는 "작년 하반기부터 손님이 많이 줄었다. 그전에 손님 100명이 왔다면 지금은 70~80명 정도 오는 것 같다. 예전엔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았는데 요즘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불경기 처음인 MZ사장 '직격탄'...대출 연체율 급상승 경기 악화에 고금리까지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의 대출부터 경고음이 켜졌다. 나이스평가정보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실(더불어민주당)에 제출한 '개인사업자 가계·기업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335만8499명이 총 1109조6658억원의 금융기관 대출을 안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말과 비교해 1년 사이 대출자는 8만4851명(2.6%), 대출잔액은 27조400억원(2.5%)이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이들의 연체금액(3개월 이상)은 18조2941억원에서 27조3833억원으로 49.7% 급증했고, 평균 연체율도 1.69%에서 2.47%로 약 0.8%포인트 뛰었다. 특히 사업 경험이나 자산이 상대적으로 적은 젊은 자영업자들의 연체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다중채무 개인사업자의 연체액 증가율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30대(30∼39세)가 62.5%로 가장 높게 집계됐다. 이어 60세 이상 58.0%, 50∼59세 56.0%, 40∼49세 43.7%, 29세 이하 36.1% 순이다. 연체율은 29세 이하(6.59%)에서 최고치를 보였으며, 30대가 3.90%로 그 뒤를 이었다. 40대(3.61%)·50대(2.95%)·60세 이상(2.51%)으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연체율은 낮아졌다. 이는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20·30세대 젊은 자영업자들이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양 의원은 "젊은 층을 비롯한 자영업자들의 급증하는 대출과 취약한 상환 능력을 감안할 때 이대로 방치하다가 경제 전반으로 위기가 확대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우려하면서 "정부와 금융당국은 적극적인 자영업자 부실 채무 경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너도나도 커피집, 치킨집... 소상공인 경쟁 격화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우리나라 소상공인의 숫자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불황 때 구조조정을 하면 퇴직자들이 나와서 먹고살기 위해 자영업을 하는데, 이게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자영업자 수는 지난 2018년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종합소득세 신고자 중 사업소득을 신고한 사람은 전년(656만8000명)보다 10.1%(723만2000명) 늘었다. 자영업자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반면 이들의 연 소득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1인당 평균 사업소득은 2018년 2136만원에서 2019년 2115만원으로 줄어들었고, 2020년 2049만원, 2021년 1952만원, 2022년 1938만원으로 집계됐다. 벼랑 끝 내몰리는 자영업자, 결국 폐업의 길로 소상공인들이 폐업하거나 사망할 경우 지급하는 노란우산 공제금도 크게 늘어, 자영업자들이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0년 공제금 지급 건수는 8만4459건이었으나 2021년 9만9388건으로 올랐고, 2022년 9만7850건으로 소폭 하락했으나 2023년 11만9626건으로 상승했다. 공제금 지급액은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2020년 7900억원이던 지급액이 2023년에는 1조5518억원으로 집계됐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코로나 이후에 경기가 나아질 거라 생각했는데 복합적인 위기에 체력이 한계에 도달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 교수는 "임대료, 이자비용 등 여러 비용이 올라갔지만 매출은 감소하고 정체됐다"며 "여기에 배달 플랫폼에서 배달 수수료 문제도 발생하는데, 예전엔 크지 않았던 비용들이 많아졌다. 이러한 복합적인 상황이 맞물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상공인의 경우 비용은 고정성이고 매출은 변동성이라는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지난 몇 년 동안 정책적인 실패와 코로나 등으로 악화됐다"며 "당시 정부에선 재난지원금 등을 조금씩 지원해 줬지만 코로나 여파와 내수 침체로 인해 살아나지 못하고 가계부채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문가들 "내수부양·대출정책 함께 추진해야"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들을 구제할 방법은 없을까. 차 본부장은 내수 활성화를 통해 소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수를 낮추는 게 결국 내수를 활성화할 수 있는 씨앗이 되는 것"이라며 "금융권 입장에서는 폐업으로 이어질 경우 회수가 안 되기 때문에 이자비용 등을 축소시키거나 대환대출 정책 등 금융 관련 정책들을 유연하게 늘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 역시 "새출발기금, 배드뱅크 등으로 채무 조정은 했지만 영업 활성화 등에 대한 것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요즘 소상공인 이자 비용을 은행에서 이자 환급해 주고, 대환대출도 해주고 있지만 그거 가지고는 해결이 안 된다"며 "소비 활성화 또는 소상공인의 매출 촉진 방안 등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 본부장은 "소상공인들에게 임대료, 인건비, 공과금 등 고정된 지출에 대한 고비용 구조를 저비용화할 수 있는 정책들이 필요하다"며 "인건비도 좀 더 적절하게 업종별 구분을 해 (인건비를) 많이 줄 수 있는 업종과 업종별로 구분해서 구조적 고비용 구조를 저비용 구조화 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 희망통장이나 안심통장 등 희망을 주는 통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3-05 20:28:21[파이낸셜뉴스] 남편의 명의로 대출을 받기 위해 지인과 작당모의를 한 뒤 강도상해 범죄를 저지른 50대 여성이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지만, 기각됐다. 2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날 대전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송석봉)는 강도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53·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강도로 위장해 침입한 지인.. 남편에게 제압당해 '실패' A씨는 2018년 자신이 거주하던 아파트 앞에서 장사하고 있는 B씨(51)와 처음 알게 됐다. A씨는 남편(60)과의 불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B씨와 친해졌고, B씨의 제안으로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아 3억원을 빌려주고 치킨집을 함께 운영했다. 그러나 동업하던 치킨집은 2021년 6월경 손해와 함께 폐업했다. 이후 A씨는 B씨에게 빚을 갚으라고 독촉했고, B씨는 "남편을 야구방망이로 때려 겁을 준 뒤 개인정보를 알아내 남편 명의로 대출받자"라고 제안했다. A씨는 이를 받아들였다. A씨는 B씨의 지인에게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범행 당일 아들과 함께 집 밖을 나섰다. B씨의 지시를 받은 공범은 지난해 2월 25일 오후 6시경 A씨의 집에 침입해 A씨 남편에게 야구방망이를 휘둘렀고 목을 졸랐다. 하지만, 되레 남편에게 제압당해 실패 후 달아났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B씨에게 남편이 흥신소에 나를 죽여달라고 의뢰했다는 말을 들었다. 살해당하기 전에 먼저 공격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뿐이다"라며 "재산상 이익을 취할 목적은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아내 1심서 징역 3년 6개월.. 항소했지만 '기각' 1심은 "A씨의 주장은 허황되고 납득하기 어렵다. 30년 동안 동고동락한 배우자를 상대로 철저한 계획하에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불량하다"라며 "피해자가 느꼈을 배신감과 충격, 두려움은 짐작하기도 어렵다"라고 판시했다. 이에 A씨는 "B씨 등이 남편을 상대로 강도상해 범행을 저지를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알았더라도 공범이 아닌 방조범에 불과하다. 형이 너무 무겁다"라고 항소했다. 2심은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공범이 집 안에서 범행을 저지를 수 없었을 것이다. 아들과 함께 피신함으로써 범행이 쉽게 실행되도록 했다"라며 "수사 단계에서 허위로 진술하며 공범을 숨기려 하는 등 죄책을 줄이려 한 점으로 볼 때 심신미약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라고 기각했다. 한편 B씨는 범행 직후 달아났다 8개월 만에 붙잡혔다. 법정에서 다른 사기 혐의 사건도 병합돼 1심(징역 8년)보다 형량이 늘어난 징역 11년이 선고됐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10-24 09:03:48"차라리 지금이 가게를 넘길 기회인 것 같네요."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에서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씨(38)는 최근 부동산에 가게를 내놓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해제돼 가게 인수를 검토하는 수요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이미 코로나 때문에 손해가 막대하게 쌓여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며 "거리에 사람이 생길 때 권리금을 조금이라도 챙길 수 있을 것 같아 가게를 내놨다"고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됐지만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3일 한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지난 2일 점포 매도 게시글은 239개가 올라왔다. 불과 한달 전인 지난 4월 1일 게재된 게시물 91개를 감안하면 2배가 넘는다. 자영업자들은 되레 지금이 '탈출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 용산구에서 맥주집을 운영하는 한모씨(37)도 지난주 가게를 내놓았다. 한씨는 "젊은 친구들이 '나도 장사해볼까'라고 많이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때 아니면 가게가 나가지 않아 합리적인 가격에 가게를 내놓았다"고 말했다. 소비 세태의 변화도 한 몫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서 밀키트 가게를 운영하던 변모씨(32)도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 변씨는 "코로나 유행이 잠잠해질 때부터 밀키트 매출이 대폭 줄어들었다"며 "신선식품 특성상 재고를 더이상 떠앉을 수 없어 가게 정리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점업 개업은 10만7386건으로 전년에 비해 3.1% 늘었지만, 폐업 역시 8만3577건으로 2.2% 증가했다. 자영업자들은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2차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에누리닷컴에 따르면 식당에서 많이 쓰는 드럼식용유(오뚜기 식용유 18L) 최저가는 이날 기준 5만7270원으로 석 달 전인 1월 말 4만9530원에 비해 15.6%나 올랐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2-05-03 18:1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