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게임사 유비소프트의 신작 '스타워즈 아웃로'가 기대 속에 출시됐지만 시장 반응이 애매하다. 좋게 말해 애매하다이지, 사실은 혹평 일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안타깝다. 필자는 유비소프트의 대표작 '어쌔신 크리드'의 광팬이기 때문이다. 어쌔신 크리드 고대 3부작에서 보여준 '게이머의 영혼을 울리는 서사'(절대 주관적인 평임을 밝힌다)를 더 이상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든다. 개인적으로 어쌔신 크리드의 모든 시리즈 중에서 '오디세이'의 카산드라와 '발할라'의 에이보르 캐릭터를 가장 좋아한다(이전에는 로그의 셰이 패트릭 코맥이었다). 게임을 하다 보면 게임 속 세상이 때론 현실보다 더 진실할 때가 있다. 필자에겐 특히 '어쌔신 크리드'가 그렇다. 역사와 신화를 넘나드는 이 게임은 단순한 오락거리를 넘어 우리 시대의 거울이 된다. 특히 '오디세이'의 카산드라와 '발할라'의 에이보르는 시공간을 초월한 영웅으로서, 오늘날 우리에게 많은 것을 말해준다. 불멸의 영웅, 현대인의 초상 카산드라는 고대 그리스의 영웅이다. 그러나 그녀의 이야기는 결코 과거에 멈춰 있지 않다. 불멸의 존재로서 수천 년을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려 노력하는 현대인의 모습과 닮았다. 가족을 찾아 헤매는 그녀의 여정은 단순한 모험이 아닌, 자아를 찾아가는 인간 보편의 여정이다. 카산드라의 불멸성은 축복인 동시에 저주다. 사랑하는 이들을 하나둘 잃어가는 그녀의 모습에서, 우리는 현대 사회의 고독과 소외를 본다. 기술의 발전으로 더욱 연결된 것 같지만, 오히려 더 외로워지는 우리의 모습이 그녀에게 투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인류를 위해 싸우는 모습은, 개인주의가 만연한 오늘날 우리에게 공동체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카산드라가 그리스 신화의 영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은 흥미롭다. 여성 영웅의 등장은 단순히 게임 속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현실 세계에서 점점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반영한다. 카산드라는 영웅이 될 수 있는 것은 성별이 아닌 용기와 결단력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바이킹의 세계와 현대 사회의 딜레마에이보르는 거친 바이킹의 세계를 대변한다. 그(혹은 그녀)의 이야기는 얼핏 폭력과 정복의 서사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 리더십의 의미, 그리고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전통적 가치관을 지키려는 고뇌가 담겨있다. 이는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마주한 딜레마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에이보르의 여정은 단순한 정복 전쟁이 아니다. 그것은 새로운 땅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이민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면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그의 모습은, 글로벌화된 현대 사회에서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고민을 대변한다. 에이보르와 시구르드의 관계는 현대 사회의 복잡한 인간관계를 반영한다. 의형제이자 동료, 때로는 경쟁자가 되는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직장에서, 가정에서 마주하는 미묘한 긴장관계를 본다. 충성과 배신, 신뢰와 의심 사이에서 고민하는 에이보르의 모습은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시대와 문화의 충돌과 화해두 영웅의 만남은 단순한 팬서비스가 아니다. 그것은 서로 다른 시대와 문화가 충돌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카산드라의 지혜와 에이보르의 용기가 만나는 순간, 우리는 다양성이 어떻게 새로운 힘이 될 수 있는지를 목격한다. 이는 분열과 갈등으로 점철된 오늘날의 세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만남은 또한 역사의 연속성을 보여준다. 카산드라가 대표하는 고대 문명과 에이보르의 시대를 잇는 것은 단순히 시간의 흐름만이 아니다. 그것은 인류의 지혜와 경험이 어떻게 축적되고 전승되는지를 보여준다. 우리가 과거로부터 배우고, 그것을 미래로 전하는 과정이 바로 여기에 있다.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의 성공은 단순히 뛰어난 그래픽이나 게임성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역사와 신화라는 거대한 캔버스 위에 현대인의 고민과 갈등을 섬세하게 그려낸 덕분이다. 카산드라와 에이보르를 통해 우리는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성찰하며, 미래를 상상한다. 이 시리즈가 다루는 암살자와 템플러의 대립은 단순한 선악의 구도를 넘어선다. 그것은 자유와 질서, 개인과 집단, 변화와 안정 사이의 끊임없는 긴장관계를 상징한다. 이는 오늘날 우리가 민주주의와 효율성,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안전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과 다르지 않다. 게임은 현실도피의 수단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우리가 현실을 더 깊이 이해하고 성찰할 수 있게 해주는 새로운 형태의 스토리텔링이다. '어쌔신 크리드'가 보여주는 것처럼, 좋은 게임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우리 시대의 중요한 문화적 텍스트가 될 수 있다. 이 시리즈가 다루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이나 바이킹의 대이동과 같은 사건들이 오늘날의 국제 정세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깨닫게 되면, 우리는 역사의 순환성을 책에서 보다 더 생생히 느끼게 된다. 우리 시대의 '크리드'카산드라와 에이보르가 각자의 시대에서 마주하는 선택의 순간들은 우리에게 윤리적 질문을 던진다. 개인의 행복과 대의 사이에서, 복수와 용서 사이에서 그들이 고민하는 모습은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게임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철학적 사고의 장이 된다. 결국 카산드라와 에이보르의 이야기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다. 시대와 환경은 달라도, 정의와 자유를 위해 싸우고, 사랑하고 고뇌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 발견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용기를 얻는다.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어떤 신조로 살아가고 있는가.' 카산드라와 에이보르처럼 '자신의 신념을 위해 싸울 수 있는가.' 이 질문들은 게임을 넘어 우리의 현실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야말로 이 게임이, 아니 인생이 우리에게 주는 진정한 모험일 것이다. 게임 속 영웅들의 이야기가 우리 현실에 던지는 메시지. 그것이야말로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가 우리에게 전하는 진정한 '크리드(신조)'일 것이다. 그리고 그 크리드를 어떻게 해석하고 살아갈지는 이제 우리의 몫이다. #어쌔신크리드 #오디세이 #발할라 #유비소프트 #스타워즈 #아웃로 #게임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2024-09-14 14:02:57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자 예언자 카산드라의 말은 아무도 믿지 않았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녀의 예언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요즘 족집게 예언으로 성가를 올리고 있다. 카산드라와 같은 점이라면 그의 ‘비관적’ 예언이 적중하고 있다는 점이고 차이점이라면 그는 남자이고 그의 말을 누구나 믿는다는 것이다. 아시아 금융위기를 예언한 데 이어 2006년부터 미국 금융시스템 붕괴를 ‘정확히’ 예언했던 그가 최근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한국에 대해 한 마디 했으니 흘려버릴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는 “한국 경제 근간인 수출이 크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이 언제까지 직원 해고를 늦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경기 침체에 감원 바람까지 겹치면 한국 경기 전망이 한층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불길한 예언을 토해냈다. 공교롭게도 지식경제부는 1월 한국의 수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32.8%나 줄었다는 통계를 2일 내놨다. 중소기업중앙회도 기업의 27%가 “일감에 비해 인력이 남는다”는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 수출이 안돼 생산이 안되는 데 사람은 많다는 뜻이다. 게다가 올해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의 성장률은 거의 0%이거나 마이너스가 될 게 확실하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루비니의 ‘감원’ 예언은 그대로 실현되고 한국이 ‘전대미문’의 실업시대를 맞이할 가능성은 점점 커진다. 임금 근로자의 최후 보루라는 자영업자들도 경기침체와 구조조정의 여파로 몰락, 그 숫자가 지난해 6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대량 감원으로 쏟아져 나올 실직자들이 기댈 언덕은 이제 한국에서는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결론에 이른다. 과연 루비니 예언을 빗나가게 할 수는 없을까. 감원이 불가피하다면 일자리 창출에서 해답을 찾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일자리를 만든다면 대량 감원의 충격을 덜어주고 대졸자들에게도 실업자의 딱지를 떼줄 수 있는 묘책이 될 수도 있다. 정부가 하는 사회서비스를 관련 분야 영업을 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육성할 것을 제안하는 이유다. 현재의 사회서비스는 주로 취약계층에 간병, 장애인·노인보호, 독서지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일자리 창출 효과는 매우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20대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에 비해 12만8000명 줄어든 것과 대조적으로 50대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에 비해 18만5000명이 늘어난 것은 간병인과 노인 돌보미 사업 등 정부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덕분이었다. 보건복지가족부가 2007년부터 일자리를 늘려주는 바우처사업을 시행한 결과 2008년 말 독서지도 등 6만9771개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졌다는 통계도 있다. 정부가 올해 12만5000개의 사회적 일자리를 만들려는 것도 사회서비스가 일자리 창출 능력이 크다는 방증이 아닐까. 따라서 정부는 지역사회 통합이나 발전에 긴요한 사회복지 및 환경개선과 관련된 분야에서 새로운 사회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한편, 취약계층 채용이 아니더라도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해주는 등 관련분야 제도 정비를 통해 사회적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현재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은 기업은 160여 곳에 불과하고 임금 등을 정부에 크게 의존하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는 단기·저임금, 정부 의존형 사회적 일자리를 장기·고임금의 일자리를 낳는 신산업으로 육성하려면 뜻과 재원을 가진 교육·문화·환경분야 기업의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부터 발상을 바꿔야 한다. 사회적 서비스, 사회적 기업이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 지원, 저소득층 생활고와 불안을 덜어주는 방안이 아니라 신산업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정부의 세제 및 금융지원에다 청년층의 벤처정신, 기성세대의 경영 노하우 및 자본이 어우러진다면 루비니의 불길한 예언을 빗나가게 하는 단초를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john@fnnews.com
2009-02-03 17:05:2720세기폭스가 월트디즈니컴퍼니로 인수되면서 처음 만들어진 ‘데드풀’ 시리즈이자 3편에 해당되는 ‘데드풀과 울버린’은 주연배우이자 제작자인 라이언 레이놀즈의 말대로 기존 시리즈의 "날 것 그대로의 데드풀 DNA"를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이 영화는 제4의 벽(영화와 현실의 경계)를 뚫고 관객을 향해 능청스럽게 수다 폭탄을 던지는 데드풀 특유의 유머와 질퍽한 19금 농담 그리고 피칠갑 액션의 향연을 펼치며 관객의 혼을 쏙 빼놓는다. '로건'에서 사망한 울버린이 진짜 죽었는지 확인한다며 무덤을 파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나도 데드풀을 다시 할지 몰랐다"라든지 "나 디즈니랜드로 간다" 등 제작 비하인드를 알면 더 웃긴 농담을 쉬지 않고 날린다. 뿐만 아니라 레이놀즈의 아내인 배우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대표작 ‘가십걸’과 울버린 역 휴 잭맨의 이혼 그리고 최근 흥행에서 죽을 쑤고 있는 마블 시리즈의 멀티버스 설정까지 예외없이 데드풀의 혓바닥에서 요리조리 잘근잘근 씹힌다. 고뇌하는 영웅 울버린은 이렇게 대놓고 시끄럽고 경박스런 데드풀을 향해 "관심병 환자"라고 질색하면서 말로 티키타카하다가 서로의 무기로 사정없이 퍽퍽 찌르면서 온몸이 뒤엉키는 개싸움을 펼친다. 둘 다 회복 능력을 갖고 있기에 어깨나 배에 칼이 꽂힌 채 멀쩡히 서서 대사를 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영화 '매드맥스'를 연상시키는 황폐한 공간 어딘가에선 대놓고 "퓨리오샤"를 외치며 이 시리즈를 패러디하고, 데드풀의 꽃미남 버전이 등장하고, '엑스맨' 시리즈의 잊혀진 영웅들도 죽음의 땅에서 부활을 외친다. 더불어 데드풀은 망나니지만, 여전히 한 여자만 사랑하는 순정남의 면모를 드러낸다. 영화는 히어로를 은퇴하고 중고차 딜러가 돼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누리면서 살아가던 데드풀(라이언 레이놀즈 분)이 시간과 우주를 관할하는 기관인 '시간 변동 관리국'(TVA)에 끌려가 친구들과 함께하는 자신의 소중한 일상이 소멸될 것이라는 경고를 듣게 되면서 시작된다. 개인에게 닥친 시련을 해결하기 위해 시공간을 넘나드는 멀티버스 세계관에서 울버린을 찾아낸 데드풀은 자기비하에 빠진 울버린을 구워 삶아 모험의 길로 들어선다. 그 여정에서 '엑스맨' 시리즈의 캐릭터 찰스 자비에 교수의 여동생인 강력한 빌런 카산드라 노바(엠마 코린)와 마주한다. 이 과정에서 MCU와 '엑스맨' 시리즈의 세계관이 자연스레 통합되며 두 시리즈 속 캐릭터들을 조·단역으로 등장시키며 깨알 웃음과 반가움을 선사한다. 물론 핵심은 마치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을 것 같은 데드풀과 울버린의 조합을 성공적으로 완성해낸 것이다. 이 때문에 빌런의 역할이 크지 않고, 너무 정신이 없다는 약점도 드러내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마블의 구세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할만하다. 숀 레비 감독은 앞서 "서로 적대적이었던 ‘데드풀’과 ‘울버린’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에 중점을 두고 이번 작품을 완성했다"고 전했다. 동시에 “웃기고 잔인하고 신나고 유혈이 낭자할 때도 있고, 대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크게 웃을 수 있는 장면도 있다. 이런 조합들이 관객들에게 흥미진진한 경험이 될 것”이라며 자신했다. 마지막에는 장장 24년간 울버린을 연기한 휴 잭맨의 젊은 시절 모습과 그 시절 '엑스맨' 시리즈 속 다양한 히어로들의 모습을 비추며 역사로 사라진 20세기폭스에 대한 존중도 잊지 않는다. 24일 개봉.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7-24 08:35:53[파이낸셜뉴스] '퍼프대디'라는 예명으로 유명한 미국 힙합계의 거물 션 디디 콤스(54)가 8년 전 여자친구였던 가수 캐시(본명 카산드라 벤투라)를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은 2016년 3월 5일 로스앤젤레스(LA)의 한 호텔 복도에서 촬영한 CCTV 영상을 입수해 공개했다. 영상 속 콤스로 보이는 남성이 맨몸에 수건 한장을 두른 상태로 호텔 복도를 달려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 캐시의 목덜미를 잡아 넘어트리고, 발로 걷어찼다. 남성은 바닥에서 캐시의 가방을 챙겨 든 뒤 쓰러져 미동도 없는 캐시를 다시 한번 발로 찼다. 이후 그는 캐시가 입고 있는 후드 티셔츠를 잡고 자신이 왔던 길로 끌고 간다. 영상에는 복도에 놓인 의자에 앉아 비치된 장식품을 캐시에게 집어던지는 남성의 모습도 담겨있었다. 캐시의 변호사는 CNN에 "이 끔찍한 동영상은 콤스의 가학적인 행동을 한 번 더 확인시켜준다"며 "(캐시)벤투라 씨가 이 사실을 밝히기 위해 보여준 용기와 강인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콤스와 2007년부터 2018년까지 교제한 캐시는 지난해 11월 콤스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서 2016년 폭행 사건 당일 "콤스가 극도로 취한 상태에서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눈에 멍이 들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콤스가 당시 호텔 측의 폐쇄회로(CC)TV를 매수하는 대가로 5만달러(약 6778만원)를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또 캐시는 2018년 콤스에게 강간당했으며 여러 차례 신체적 학대와 그 밖의 여러 학대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소송을 제기한 다음 날 캐시가 콤스 측과 합의하며 소송은 진행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LA 카운티 지방검찰청은 성명을 통해 "LA에서 션 콤스로 알려진 남성이 젊은 여성을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온라인에 유포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영상에 담긴 행위가 2016년에 발생했다면 안타깝게도 폭행죄로 기소될 수 있는 시점을 지났기 때문에 우리는 기소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법 집행기관이 콤스 씨에 대해 영상 속의 폭행과 관련된 사건은 제시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범죄 피해자나 목격자 누구든 법 집행기관에 신고할 것을 장려한다"고 전했다. 한편 콤스는 이스트코스트 힙합을 대표하는 배드보이 레코드의 창업자다. 의류와 주류 등 분야에도 사업을 확장해 10억달러(약 1조3555억원)가 넘는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그는 과거 그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적이 있는 여성 조이 디커슨-닐에게 성폭행 혐의로 소송을 당했다. 그와 일했던 프로듀서 로드니 존스도 콤스가 자신에게 성매매 여성을 구하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하며 지난 2월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5-19 18:36:042024년 출발을 알리는 제야의 종 타종 행사가 SNS를 타고 전 세계 1억3000만명에게 생중계됐다. 이는 서울경제진흥원(SBA)이 진행 중인 '2023 서울콘'에 참여한 글로벌 대표 인플루언서 6명이 타종 행사에 참여해서다. 이들은 타종행사를 세계적 축제로 알리겠다는 취지로 참여했다. ■타종 행사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1일 서울경제진흥원에 따르면 장엘리나, 키카 킴, 크리스텔 풀가, 아누쉬카 센, 캠, 카산드라 뱅슨 등 6명의 글로벌 인플루언서가 새해 타종 22명 중에 포함돼 타종 행사를 실시간으로 전 세계로 알렸다. 이들 6명은 12월 30일부터 이날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인플루언서 박람회 '2023 서울콘'에도 참여했다. 서울콘은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 인플루언서 박람회로, 58여개국 글로벌 인플루언서 3100여팀이 참여했다. 행사기간 축제, 학회, 콘텐츠·패션·뷰티, 공연·엔터테인먼트 등 4가지 분야에서 모두 28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행사 첫날에는 폭설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MZ세대들이 DDP에 모여 끼를 선보였다. 첫날 행사에 참여한 서울 거주 참석자는 "'2023 서울콘'이 전 세계에서 처음 열린다고 해서 참석해 봤다"며 "유명 인플루언서는 물론 댄싱 챌린지와 e스포츠구단 T1의 게임도 직접 눈으로 보는 등 볼거리가 많았던 것 같아 앞으로 서울이 더 유명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행사 첫날에는 오세훈 서울시장도 DDP를 찾아 '2023 서울콘'의 프로그램과 공연 등을 참관했다. 특히 오 시장은 올해 롤드컵 우승팀 'T1'과 팬들이 함께하는 '팬페스티벌 T1 CON'에 참석해 우승을 다시 한번 축하했다. 오 시장은 "T1이 7년만에 정상에 등극하면서 총 4회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며 "서울시는 앞으로 더 많은 팬들이 즐길 수 있는 E스포츠 대회를 유치하고 관련 콘텐츠 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세계 팔로어에 한국·서울 알릴 것 김현우 서울경제진흥원 대표는 "인플루언서를 서울에 모아 사람 중심의 행사를 진행해 서울을 세계 미디어·콘텐츠의 중심지로 각인시켜 나가고자 한다"며 서울콘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6명 인플루언서의 방송을 세계 10대~20대 소비자 수천만명에서 수억명이 보며 1월 1일 새해가 밝는 날, 시공간의 제약을 뚫고 인플루언서 아래 하나 된 수억명의 세계 소비자들이 동시에 카운트다운을 했다"며 "이들은 자연스레 '내년 서울콘이 열리는 대한민국 서울에 꼭 가야겠다'고 느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서울콘과 같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유형의 박람회가 서울을 크게 알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김 대표는 "서울의 매력이 세계의 중심지 미국 뉴욕과 비교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다"며 "미국 뉴욕을 포함한 세계 중심지의 10대, 20대 소비자들은 K콘텐츠를 보고 즐기면서 서울을 방문하길 기대한다"고 해외 분위기를 전했다. 이는 이번 초청된 글로벌 인플루언서도 교통과 숙박비 정도만 지급됐음에도 서울을 방문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서울콘은 박람회지만 판매 제품이 없다. 그럼에도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에 얼굴에는 즐거움 가득했다. 김 대표는 "콘텐츠 강국인 우리나라에 어울리는 세계 행사는 물품이 아닌 사람 중심이어야 한다"며 "사람 중심의 세계 행사는 다른 사람들과 이어지는 연결성, 다른 산업과 연결되는 확장성, 행사를 각종 미디어 기록으로 남겨 보존하고 발전하는 역사성을 가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람들의 감성을 어루만지고 위로하는 각종 문화 콘텐츠, 이것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미디어와 콘텐츠가 세계 산업계 흐름을 주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2024-01-01 18:14:54[파이낸셜뉴스] 2024년 출발을 알리는 제야의 종 타종 행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전 세계 1억3000명에게 생중계됐다. 이는 서울경제진흥원이 진행중인 '2023 서울콘'에 참여한 글로벌 대표 인플루언서 6명이 타종 행사에 참여해서다. 이들은 타종행사를 세계적 축제로 알리겠다는 취지로 참여했다. 타종 행사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1일 서울경제진흥원(SBA)에 따르면 장엘리나, 키카 킴, 크리스텔 풀가, 아누쉬카 센, 캠, 카산드라 뱅슨 등 6명의 글로벌 인플루언서가 새해 타종 22명 중에 포함돼 타종 행사를 실시간으로 전세계로 알렸다. 이들 6명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이날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인플루언서 박람회 '2023 서울콘'에도 참여했다. 서울콘은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 인플루언서 박람회로, 58여개국 글로벌 인플루언서 3100여팀이 참여했다. 행사 기간 동안 축제, 학회, 콘텐츠·패션·뷰티, 공연·엔터테인먼트 등 4가지 분야에서 모두 28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행사 첫날에는 폭설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MZ세대들이 DDP에 모여 끼를 선보였다. 첫날 행사에 참여한 서울 거주 참석자는 "'2023 서울콘'이 전 세계에서 처음 열린다고 해서 참석해 봤다"며 "유명 인플루언서는 물론 댄싱 챌린지와 e스포츠구단 T1의 게임도 직접 눈으로 보는 등 볼거리가 많았던 것 같아 앞으로 서울이 더 유명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행사 첫날에는 오세훈 서울시장도 DDP를 찾아 '2023 서울콘'의 프로그램과 공연 등을 참관했다. 특히 오 시장은 올해 롤드컵 우승팀 'T1'과 팬들이 함께하는 '팬페스티벌 T1 CON'에 참석해 우승을 다시 한번 축하했다. 오 시장은 "T1이 7년만에 정상에 등극하면서 총 4회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며 "서울시는 앞으로 더 많은 팬들이 즐길 수 있는 E스포츠 대회를 유치하고 관련 콘텐츠 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세계 팔로워에 한국과 서울 알릴 것 김현우 서울경제진흥원 대표는 "인플루언서를 서울에 모아 사람 중심의 행사를 진행해 서울을 세계 미디어·콘텐츠의 중심지로 각인시켜 나가고자 한다"며 서울콘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6명 인플루언서의 방송을 세계 10대~20대 소비자 수천만 명에서 수억 명이 보며 1월 1일 새해가 밝는 날, 시공간의 제약을 뚫고 인플루언서 아래 하나 된 수억 명의 세계 소비자들이 동시에 카운트다운을 했다"며 "이들은 자연스레 ‘내년 서울콘이 열리는 대한민국 서울에 꼭 가야겠다’고 느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서울콘과 같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유형의 박람회가 서울을 크게 알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김 대표는 "서울의 매력이 세계의 중심지 미국 뉴욕과 비교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다"며 "미국 뉴욕을 포함한 세계 중심지의 10대~20대 소비자들은 K-콘텐츠를 보고 즐기면서 서울을 방문하길 기대한다"고 해외 분위기를 전했다. 이는 이번 초청된 글로벌 인플루언서도 교통과 숙박비 정도만 지급됐음에도 서울을 방문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서울콘은 박람회지만 판매 제품이 없다. 그럼에도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에 얼굴에는 즐거움 가득했다. 김 대표는 "콘텐츠 강국인 우리나라에 어울리는 세계 행사는 이처럼 물품이 아닌 사람 중심이어야 한다"며 "사람 중심의 세계 행사는 다른 사람들과 이어지는 연결성, 다른 산업과 연결되는 확장성, 행사를 각종 미디어 기록으로 남겨 보존하고 발전하는 역사성을 가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람들의 감성을 어루만지고 위로하는 각종 문화 콘텐츠, 이것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미디어와 콘텐츠가 세계 산업계 흐름을 주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2024-01-01 09:28:06롯데백화점 잠실 에비뉴엘에서는 오는 26일까지 생로랑 팝업스토어를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팝업스토어 매장은 100개의 스크린으로 구성된 공간을 통해 고객들에게 특별한 쇼핑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국내 3번째로 선보이는 생로랑 팝업스토어에서는 여성 의류 품목 뿐만 아니라 올해 새롭게 출시한 핸드백 컬렉션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생로랑 아카이브에서 영감을 받은 의상들은 생로랑의 아이코닉한 핸드백들과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팝업스토어에서는 로장쥬 퀼팅의 고급스러운 '나파 램스킨'과 수공예로 작업된 맥시 사이즈의 시그니처 'YSL 카산드라' 로고가 돋보이는 '이카(ICARE)' 쇼핑백을 만나볼 수 있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2022-06-07 10:46:21[파이낸셜뉴스] 한국 증시, 버블인가? 비트코인은? 그 답을 누가 알겠는가. 거품이 폭삭 꺼지기 전엔 누구도 장담 못한다. '이번엔 다르다'는 설명을 들으면 그도 그럴 듯하다. 다만 옛 일을 통해 오늘 일을 가늠할 뿐이다(온고지신·溫故知新). 네덜란드 튤립 광풍 네덜란드는 튤립의 나라다. 지금도 잘 살지만, 17세기엔 세계 최고 부자 나라였다. 튤립은 16세기에 오토만제국에서 건네진 것으로 추정된다. 네덜란드 부자들은 튤립을 부의 상징으로 여겼다. 프랑스가 수입하는 물량도 네덜란드가 댔다. 당시로선 첨단 금융기법인 선물시장도 암스테르담에서 활짝 꽃을 피웠다. 튤립 선물거래가 대표적이다. 몇 달 뒤 얼마를 주고 사겠다고 약속한 뒤 그 계약 자체를 사고 팔았다. 튤립 인기가 치솟으면서 개량종 뿌리가 속속 나왔다. 제독(애드머럴)급, 장군(제너럴)급에 이어 알렉산더대왕급도 나왔다. 그 중에서도 최고가는 '셈페르 아우구스투스' 종이다. 로마 아우구스투스 황제 이름을 딴 이 뿌리는 당시 집 한 채 값이었다. 숙련 노동자 연봉의 10배짜리 뿌리는 수두룩했다. 비유하자면 현대차 노조원 연봉을 평균 1억원으로 잡으면 튤립 뿌리 한 개 값이 10억원이었던 셈이다. 비싸도 사겠다는 사람이 나오면 값이 오른다. 그런데 1637년 2월 오름세가 뚝 끊겼다. 더이상 뿌리를 사겠다는 사람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가격이 곤두박질쳤다. 주로 선물로 거래한 탓에 뿌리는 구경도 못한 투자자가 숱했다. 네덜란드 튤립 광풍은 근대 금융 투기의 원조로 친다. 오죽하면 화가 얀 브리헐 2세가 튤립 투기꾼을 원숭이에 비유한 풍자화까지 그렸을까. 남해(South Sea) 주식 광풍 1701년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이 터졌다. 영국은 스페인·프랑스 연합군에 맞서 싸웠다. 전쟁은 영국에 유리하게 전개됐으나 막대한 전비가 어깨를 짓눌렀다. 영국 재무부는 타개책으로 공기업 형태의 남해주식회사를 세웠다(1711년). 남해가 국채를 인수하는 대신 남해에 남미와 무역 독점권을 주었다. 그 중엔 아프리카 노예를 공급하는 독점권도 있다. "영국 최대 기업인 영란은행과 동인도주식회사보다 국채를 많이 가진 남해주식회사는 절대로 망할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회사의 전환사채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랐다. (런던)증권거래소는 아녀자들까지 몰려들어 아수라장이었다"(차현진 '금융 오디세이'). 누가 봐도 뻔한 거짓말을 투기꾼들은 의심 없이 믿었다. 남미는 스페인·포르투갈 식민지가 대부분이다. 영국 회사에 남미 무역 독점권을 준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결국 거짓이 들통나고 주가가 폭락했다. 한바탕 광란 속에 과학자 아이작 뉴턴도 2만파운드를 잃었다. 뉴턴은 영국 조폐국(Mint)에서 오래 일하는 등 금융과 인연이 깊다. 돈을 날린 뉴턴은 이런 말을 남겼다. "천체의 운행은 계산할 수 있지만, 인간의 광기는 도저히 알 수가 없다." 때늦은 후회였다. 그런데 왜 회사 이름을 남해(South Sea)라고 했을까. 스페인 탐험가 바스코 누녜스 데 발보아(1475~1519)는 금을 찾아 파나마 땅을 가로질러갔다. 땅이 끝나는 곳에 광활한 바다가 펼쳐졌다. 발보아는 이 바다를 남해(South Sea)라고 불렀다. 적도 남쪽이란 뜻이다. 나중에 포르투갈 탐험가 페르디난드 마젤란은 같은 바다를 태평양이라고 불렀다. 미시시피의 미친 바람 식민지를 놓고 금융시장이 광기에 휩싸인 것은 프랑스도 예외가 아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엔 남미가 아니라 북미였다. 프랑스는 북미대륙에 아칸소를 중심으로 광대한 식민지를 차지했다. 남쪽은 루이지애나, 북쪽은 캐나다 퀘벡에 닿을 만큼 넓은 영토다. 스코틀랜드 출신 프랑스 금융인 존 로는 미시시피회사를 세웠다. 이 회사가 북미 식민지의 개발독점권을 쥐었다는 소식에 주가는 연일 급등했다. 스페인이 남미, 영국이 인도에서 금을 쓸어담은 것처럼 아칸소가 프랑스의 금광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액면가 500리브르짜리 주식은 단박에 1만리브르를 돌파했다. 바로 그때 "북미 식민지를 다녀온 배가 말라리아, 잔혹한 원주민, 뜨거운 태양, 모래땅에 대해 털어놓았다. 모든 환상이 한번에 날라갔다. 주가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금융 오디세이'). 미시시피 버블을 연출한 로는 우상에서 원흉으로 전락했다. 1720년 프랑스 정부는 그를 추방됐다. 위대한 개츠비와 대공황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영화 '위대한 개츠비'(2013년)를 보면 1920년대 뉴욕 월가의 모습이 자주 비친다. 때는 1922년, 이른바 재즈시대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미국 경제가 미친 듯이 흥청거릴 때다. 월가 주식은 다락같이 뛰었다. 개츠비는 뭔가 수상쩍은 방식으로 떼돈을 번다. 이 돈으로 성(城)처럼 멋진 대저택을 지어 하루가 멀다하고 화려한 파티를 연다. 오로지 옛 연인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다. 하지만 세상 일이 어디 뜻대로 되던가. 일이 꼬이면서 개츠비는 엉뚱한 사건에 휘말린 끝에 총을 맞고 죽는다. 덩달아 연인과 재결합하려던 그의 꿈도 산산조각이 났다. 원작자인 소설가 스콧 피츠제럴드(1896~1940)는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esby)를 1925년에 썼다. 그로부터 4년 뒤 대공황(The Great Depression)이 터졌다. 소설 제목 속 Great와 대공황 속 Great가 묘하게 겹친다. 피츠제럴드는 대공황이 코앞에 닥쳤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꼈던 걸까. 미국 역사학자 조슈아 자이츠는 "피츠제럴드가 기록한 세상은 1929년 10월 29일 무너져 내렸다. 검은 화요일, 증시는 붕괴했다. 경제 호황은 불황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미국의 재즈시대는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고 평가한다(길더 레먼 미국사 연구소 웹사이트). 뉴욕 증시 붕괴는 세계적인 파장을 불렀다. 경제는 쪼그라들었고, 길거리엔 실업자가 넘쳐났다. 나라마다 각자도생의 길을 걸었다. 한 나라가 관세를 올려 수입을 막으면 다른 나라가 똑같이 따라했다. 비틀대던 경제가 되살아난 것은, 비극적인 일이지만, 2차 세계대전이 터지면서 공장이 씽씽 돌아간 덕이 크다. 신경제 주술에 빠진 금융위기 2000년대 초반 당시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을 경고했다. 그때 글로벌 경제는 신경제라는 마법의 성에 갇혀 있었다. 닷컴, 디지털 혁신 덕에 인플레이션 없는 고성장을 영원히 누릴 수 있는 것처럼 굴었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뒤 자본주의는 독주체제를 갖췄다. 드디어 자본주의가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골디락스의 경지에 도달했다며 교만을 떨기도 했다. 그린스펀도 경고만 했을 뿐 과열을 막지는 못했다. 그 결과물이 2008년 금융위기다. 금융위기는 온갖 암호가 낳은 괴물이다. 시장엔 서브 프라임 모기지부터 자산담보부채권(ABS), 부채담보부증권(CDO) 같은 약어가 난무했다. 금융시장은 의료만큼 정보 비대칭이 심한 분야다. 환자는 의사의 권유를 거부하기 힘들다. 은행·증권 고객도 금융 전문가의 권유를 쉽사리 물리치지 못한다. 의사들은 자기들만의 은어를 쓴다. 알고 보니 금융인들도 자기들만의 은어로 소통했다. 고객은 제쳐둔 채 그들만의 리그에서 별별 일이 다 벌어졌다. 금융위기에서 경제를 구한 것은 돈이다. 미국을 필두로 전세계가 일제히 시장에 돈을 풀었다. 그 덕에 경제는 파국을 면했다. 하지만 그렇게 풀린 돈이 과연 장기적으로 경제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코로나 위기가 호재? 금융위기에서 간신히 벗어나나 싶던 차에 코로나 사태가 터졌다. 죽음의 바이러스야말로 블랙스완, 곧 검은백조다. 일어날 것 같지 않지만 한번 일어나면 큰 충격을 주는 사건을 말한다. 이번에도 세계 경제는 돈으로 위기를 막는 전략을 택했다. 야금야금 금리를 올리던 미국이 다시 제로금리 시대로 돌아갔다. 우리도 그 뒤를 따랐다. 한국은행은 비기축통화국이란 약점을 무릅쓰고 한국판 양적완화(QE)에도 손을 댔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 당연한 일인 양 버젓이 시행된다. 비정상이 정상으로 통하는 시대다. 시장에 풀린 천문학적 유동성 덕에 국내외 증시는 연일 초강세다. 미국 다우지수를 비롯해 3대 지수는 쉴새 없이 신기록을 써내려간다. 국내 코스피는 3000 저항선을 거뜬하게 뚫었다. 이런 추세라면 상반기 안에 4000도 넘볼 기세다. 코로나 때문에 사람의 이동이 제한을 받고, 여행사들은 문을 닫고, 헬스장 주인들은 문을 열게 해달라고 오픈 시위를 벌인다. 아무리 증시가 선행지수 역할을 한다지만 지수를 보면 완전 별나라 같다. 실물과 따로 노는 주가는 왠지 불안하다. 낙관론 VS 비관론 증시엔 늘 낙관론과 비관론이 혼재한다. 어느 쪽에 귀를 기울일 것인가는 오로지 투자자의 몫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실물과 금융시장의 동행성이 약화한 상태라면 앞으로 어떤 부정적 충격이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실물 따로, 주가 따로가 걱정된다는 뜻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5일 금융인 신년 인사회 메시지를 통해 "부채 수준이 높고 금융·실물 간 괴리가 확대된 상황에서는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2021년은 금융권의 위기관리 능력이 진정한 시험대에 서는 한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1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결정이 주목되는 이유다. 나라 밖에서도 경고음이 들린다. 로젠버그 리서치 대표인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지난 3일 CNBC와 인터뷰에서 "주식 시장은 20~30% 과대 평가됐다"며 "현재 거품을 지탱하는 것은 제로금리"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는 지난 7일 tvN 월간커넥트와 영상 인터뷰에서 동학개미 운동에 대해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다. 끝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로저스는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번에는 다르다'라고 말할 거다"라고 덧붙였다. 케네스 로고프 교수(하버드대)는 명저 '이번엔 다르다'에서 800년 동안 66개국에서 일어난 금융위기를 분석한 뒤 이런 결론을 내린다. "금융위기 직전에 경제 호황이 발생하고, 반복되는 가장 값비싼 조언은 '이번엔 다르다'였다는 점이다." 현실은? "결코 단 한 번도 달랐던 적이 없었다." 로고프는 책의 서문에서 국제 금융위기를 다룬 가장 유명한 책으로 찰스 킨들버거 교수(전 MIT)의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를 꼽는다. 킨들버거는 금융위기를 '계속 피어 오르는 질긴 다년생화'라고 부른다. 킨들버거는 이렇게 말한다. "광기 국면에서 자산가격이 상승을 멈추면, 곧바로 하락이 시작된다. 평평한 고지나 중간지대는 존재하지 않는다," "시장에 비이성적 과열이 나타나면 '기차가 역을 출발하기 전에 열차에 올라타야 할 때'라는 인식이 도처에 만연한다." 비트코인은 왜 이래 암호화폐에 비하면 증시는 양반이다. 대장화폐 비트코인은 2017년의 광풍을 능가한다. 작년 초 800만원대에서 연초 4000만원대를 뚫었다. 설명도 그럴 듯하다.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돈을 마구 찍어내는 바람에 돈값이 똥값이 되기 일보직전이다, 그에 비하면 수량이 한정된 비트코인은 금본위 시대의 금처럼 귀하신 몸이다, 게다가 디지털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따라서 디지털 화폐가 종이화폐를 몰아내는 것은 시간문제다, 근본적으로 자본주의는 단단히 고장났다 등등. 일리가 있다. 그럼에도 정부와 중앙은행이 암호화폐의 명줄을 쥐고 있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중국 금융혁신을 이끌던 알리바바와 계열사 앤트그룹을 보라. 창업주 마윈이 정부에 대고 쓴소리한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 마윈은 실종설에 이어 구금설까지 나도는 판이다. 암호화폐는 검은 돈의 자금세탁 통로라는 의혹을 받는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쐐기를 박을 수 있다. 달러제국을 구축한 세계 최강 미국이 암호화폐를 어디까지 용인할 것인가는 또다른 걸림돌이다. 보이지 않는 손 VS 야성적 충동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에서 애니멀 스피리트(야성적 충동)를 말했다. "인간의 의지는 추측컨대 오직 야성적 충동의 결과로 이루어질 수 있을 뿐이며, 수량적인 이익에 수량적인 확률을 곱하는 식의 계산적 이해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요컨대 인간은 이성과 감정이 뒤섞인 비빔밥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애덤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이 이성이라면, 케인스가 말한 야성적 충동은 감정이다. 야성적 충동은 기업가정신에 풀무질을 한다. 남보다 돈을 더 벌겠다는 욕심을 누가 탓하랴.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늘 지나친 게 문제다. 조지 애커로프와 로버트 쉴러 교수는 공저 '야성적 충동'(2009년)에서 "정부는 자본주의의 창의성이 온전히 발휘되는 무대를 제공하되, 야성적 충동이 야기하는 과잉을 통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카산드라의 운명 그리스 신화에서 카산드라는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의 딸이다. 아폴론의 사랑을 받은 카산드라는 예언의 능력을 부여받는다. 하지만 아폴론의 구애를 거절한 탓에 카산드라의 예언은 설득력을 잃는다. 그리스군이 거대한 목마를 성으로 보내자 카산드라는 목마를 받아선 안 된다고 절규하지만 소용 없었다. 결국 트로이는 목마에서 튀어나온 그리스군에 의해 함락당한다. 나쁜 소식을 전하는 예언자는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누군들 재앙을 예고하는 둠세이어(Doomsayer)가 되고 싶겠는가. 다만 인생이 그러하듯 증시에도 늘 양면이 있다는 것,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평범한 진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paulk@fnnews.com 곽인찬 논설위원
2021-01-12 08:55:27[파이낸셜뉴스]‘캣츠’의 40년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영상이 화제다. ‘CATS in quarantine(격리)’의 약 8분 가량의 영상으로 2018년 작고한 오리지널 안무가 및 협력 연출 故 질리언 린에 헌정하기 위해 제작됐다. 333명의 배우들이 오프닝 넘버 ‘젤리클 고양이의 노래’에 맞춰 따로 또 같이 군무를 추는 모습을 각자 촬영해 완성했다. 장소는 그야말로 다채롭다. 파리 개선문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장 앞에서 추는 솔로 안무부터 빈 부르크 극장 앞 군무, 바닷가에서 펼쳐지는 ‘하얀 고양이’ 빅토리아 오프닝 안무, 그리고 도시에서 실제 젤리클 고양이처럼 담벼락 위를 누비는 모습 등 세계 곳곳에서 따로 또 같이 펼쳐지는 안무가 감탄 자아낸다. 특히 협력 연출을 맡은 크리시 카트라이트는 영상의 예술 코디네이터를 맡았는데 단독 안무를 깜짝 선보인다. 참여한 배우들의 면면은 뮤지컬의 40년 역사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1981년 런던 초연의 보니 랭포드(럼플티저), 시타 인드라니(카산드라), 루크 백스터(카버케티)와 1982년 뉴욕 초연의 헥터 제이미 메르카도(알론조), 허먼 세벡(파운시벌), 크리스틴 랭그너(럼플티저, 엘렉트라), 스티븐 핵(스윙), 켄 페이지올드 듀터러노미) 등의 얼굴을 영상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1982년 뉴욕 초연부터 2000년까지 18년 내내 ‘캣츠’에 출연한 마를레네 다니엘(스윙)도 참여해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 초연 오리지널 캐스트, 1998년 영화 캐스트를 비롯해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 취리히, 토론토, 호주, 빈, 파리, 모스크바, 리바이벌 프로덕션, US 투어, UK투어, 인터내셔널 투어, 40주년 내한공연 프로덕션까지 20여 개의 프로덕션의 배우들이 뜻을 모았다. 인터내셔널 투어에서 미스터 미스토펠리스 역을 맡은 배우 해리 프랜시스(Harry Francis)가 제작한 이 영상을 통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배우들을 위한 기금 ‘The Theatre Support Fund+’를 후원할 수 있다. 풀 영상은 ‘캣츠’ 공식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캣츠’ 40주년 내한공연은 9월 9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을 앞두고 있으며 현재 9월 9일부터 10월 4일까지 공연을 예매할 수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0-08-03 08:56:04[파이낸셜뉴스] 도둑에게 붙잡혀 주인과 생이별했던 강아지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가족들과 다시 만나게 됐다. 25일(현지시간) 미 뉴욕포스트 등은 몬태나주 뷰트에 거주하는 카산드라 라스무센 가족과 그의 반려견 제우스(9)에게 생긴 일을 전했다. 라스무센은 지난 10월 자신의 집에서 제우스를 도둑맞았다. 당시 이 집에 머무르던 지인이 라스무센이 일을 하는 동안 그의 지갑과 물건, 제우스 등을 훔쳐 도주한 것이다. 라스무센과 두 딸들은 크게 상심했다. 아이들의 크리스마스 소원은 강아지를 다시 만나는 것 뿐이었다. 얼마전 제우스를 훔쳐간 도둑이 웨스트버지니아주 나이트로에서 체포됐다. 제우스는 인근 보호소로 옮겨졌고, 그곳에서 라스무센 가족의 반려견이라는 것이 확인됐다. 보호소는 제우스를 집으로 돌려보낼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몸무게가 33kg에 달해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것은 무리였다. 보호소는 강아지의 귀가를 도울 사람들을 수소문했고, 미국 전역에서 이동 봉사자들이 발벗고 나섰다. 동부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서북부 몬태나주까지의 거리는 무려 2000마일(약 3200km). 15명의 봉사자들이 4일 밤낮을 교대로 운전한 끝에 그를 안전히 집으로 데려올 수 있었다. 지난 16일, 제우스는 약 두 달만에 사랑하는 가족들과 다시 만나게 됐다. 한 자원봉사자는 "반려견이 가족을 다시 만나는 것을 돕기 위해 미국 전역의 사람들과 지역사회가 직접 나섰다. 멋진 경험을 했다"라고 전했다. #강아지 #도둑 #재회 sunset@fnnews.com 이혜진 기자
2019-12-26 16:2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