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수족관에 갔다가 문어에게 팔을 붙잡혀 6세 아이의 손목부터 겨드랑이까지 빨판 모양의 멍이 수십개 생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4일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사고는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수족관에서 벌어졌다. 6살 소년 레오가 직접 해양 생물을 만져볼 수 있도록 설계돼 있는 체험 공간인 터치 탱크에 손을 넣는 순간 거대한 태평양대왕문어가 레오의 팔에 달라붙었다. 문어는 소년의 팔을 5분 넘게 감싸고 놓지 않았으며, 성인 직원 3명이 달려들어 간신히 떼어냈다. 해당 문어는 최대 약 317kg의 물건을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강한 힘을 지닌 태평양대왕문어였다. 소년의 엄마인 틱톡커 타린은 "제 아들은 동물에 대해선 침착하게 대처하는 아이다. 그런데 그날 수조에 팔을 넣고 있다가 갑자기 '엄마, 이거 날 놔주지 않아'라고 하는데, 너무 차분하게 말해서 저도 순간 '어? 뭐지? 싶었다"면서 "그래서 그 애를 발판에서 내려오게 도우면서 팔을 빼내려고 했는데, 그 문어가 도저히 놔주질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너무 당황해서 사진이나 영상을 찍을 순 없었다"라며 "사고 직후 수족관 직원은 '그건 그냥 문어 키스일 뿐이다'라고 상황을 가볍게 넘겼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왜 그렇게 강한 문어가 아이들이 쉽게 손을 넣을 수 있는 탱크에 있는지 모르겠다”며 “현장엔 관리자도 없었고, 위험 상황에 대한 안내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타린은 수족관 측에 이번 사건을 공식적으로 기록하고, 방문객들이 생물과 소통할 때 필요한 안전 수칙을 명확히 설명해 줄 것을 요청했다. 수족관 측은 이후 자사 SNS에 문어 흡반으로 인한 멍 자국이 7~14일간 지속될 수 있다는 설명 영상을 올렸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이가 끌려 들어갔으면 익사했을 수도 있다”, “뚫린 어항에 저런 괴물을 넣어놨냐”, “터치 탱크에 관리인도 없다니 제정신이냐”며 거세게 비난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8-04 11:07:26[파이낸셜뉴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오는 8월까지 서울·강릉·오송역에서 청년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문화철도 스테이지' 음악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음악회는 청년 예술인에게 공연 기회를 제공하고, 철도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특별한 문화 예술 경험을 선물하고자 마련됐다. 첫 공연은 철도의 날을 기념해 오는 26일 오후 3시 서울역에서 어쿠스틱 가수 타린의 무대로 막을 올린다. 7월에는 강릉역, 8월에는 오송역에서 국악, 인디밴드, 클래식 공연 등 6회에 걸쳐 다양한 무대가 이어질 예정이다. 음악회 일정 등 자세한 내용은 코레일 홈페이지나 모바일앱 코레일톡의 지역축제 기차여행 캘린더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인숙 홍보문화실장은 "앞으로도 철도역이 단순한 이동 공간이 아닌 지역,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2025-06-23 14:46:25[파이낸셜뉴스] 코레일은 8월까지 서울·강릉·오송역에서 청년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문화철도 스테이지’ 음악회를 연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음악회는 청년 예술인에게 공연 기회를 제공하고, 철도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특별한 문화예술 경험을 선물하기위해 마련됐다. 첫 공연은 ‘철도의 날(6월 28일)’을 기념해 오는 26일 오후 3시 서울역에서 어쿠스틱 가수 ‘타린’의 무대로 막을 올린다. 강릉역(7월)과 오송역(8월)에서는 국악, 인디밴드, 클래식 공연 등 모두 6회에 걸쳐 다양한 무대가 이어진다. 음악회 일정 등 자세한 내용은 코레일 홈페이지나 모바일앱 ‘코레일톡’의 지역축제 기차여행 캘린더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인숙 코레일 홍보문화실장은 “청년 예술가가 꿈을 키우고 일상에 여유를 줄 수 있는 공연을 함께 즐기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철도역이 단순한 이동 공간이 아닌 지역,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5-06-23 14:16:24【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책사로 불리는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회동한다. 외교와 상무에 이어 경제까지 미중 정상회담을 향한 초시계가 빠르게 돌아가는 형국이다. 미 재무부는 6일(현지시간) 옐런 장관이 오는 9∼10일 샌프란시스코에서 허 부총리와 양자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PEC 개막 직전이다. 미 재무부는 “미중 관계를 안정시키고 경제 문제에 있어 진전을 돕기 위해 ‘보다 집중적인 외교’가 진행되는 시기에 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통상 정상회담 직전에 상대국 장관급과 실무진들이 협의를 진행, 쟁점 사안들에 대해 중지를 모아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회담의 사전 작업으로 이해된다.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존 케리 기후변화 특사, 성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주 인도네시아 미국대사 겸임), 마크 램버트 국무부 중국 조정관 겸 부차관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등이 이미 중국 측 카운터파트를 만났거나 만나기를 희망하고 있다. 따라서 양국 정상회담에서는 △중동문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대만 △미국의 대중국 고율 관세 △미국의 반도체 제재 △북한 핵 △핵 군축 △중국의 전략자원 수출 통제 △기후변화 △대만·남중국해 갈등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 제외 △중국의 일대일로와 개발도상국 과도한 부채 논란 등이 모두 의제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옐런 장관도 이날 주요 외신 기고를 통해 허 부총리와 다룰 의제와 바이든 행정부의 대(對)중국 접근 원칙을 소개하면서 미국이 우방과 함께 주요 산업에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망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중국과 분리(decoupling)가 아닌 다변화로 규정했다. 다만 장관과 실무진들이 미리 협의에 나선다고 해서 정상회담의 긍정적인 성과로 반드시 이어진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대만이나 대중국 기술 제재 등 특정 분야에선 미중은 여전히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옐런 장관은 미국과 동맹의 국가안보 보호는 ‘타협하지 않는 분야’라며 대(對)중국 투자 제한 등 핵심 안보 이익을 지키기 위한 정책을 계속 시행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국 역시 대만 등 레드라인으로 규정한 문제를 수시로 강조하고 있다. 중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알려진 관영 매체인 글로벌 타임스는 최근 ‘긍정적인 신호들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자기 이중성으로 인한 불확실성들을 해소할 더 많은 행동을 촉구 받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미 정상 간 회담을 위한 더 나은 분위기를 조성하려면 앞으로가 중요하다. 현재 좋은 징후가 있지만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사라 민카라 미국 국제장애인 인권특별보좌관, 타린 윌리엄스 노동부 장애인고용정책 차관보는 중국장애인연합회(CDPF)와 만나 미중 장애인 조정회의를 재개했다고 국무부가 6일 밝혔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포용적 교육과 고용, 재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개발 등 장애인 권리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11-07 15:25:46태어나자마자 청력 손실로 아무런 소리도 들을 수 없었던 아기가 처음으로 엄마 목소리를 듣자 환하게 웃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태어난지 3개월 만에 엄마 목소리를 처음으로 들은 아기 조단 블레어의 감동적인 모습이 담긴 영상을 소개했다. 조단은 지난 4월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퍼스에서 태어났다. 그런데 태어나자마자 조단에게 청천벽력같은 일이 일어났다. 청력이 손실돼 아무런 소리도 들을 수 없다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엄마 타린 블레어씨는 슬픔에 잠겼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조단은 다른 아기들에 비해 웃는 횟수도 현저하게 적었다. 그러던 중 조단의 사연을 전해들고 안타까워하던 한 의사가 신생아 조던에게 맞는 소형 '보청기'를 만들어냈다. 타린씨가 공개한 영상 속에는 세상에 나온지 약 100일 만에 처음으로 보청기를 달고 엄마의 목소리를 들은 조단이 행복하게 웃는 모습이 담겨있다. 귀여운 웃음을 지으며 장난스럽게 '킥킥'대기도 한다. 타린씨는 "보청기가 효과를 발휘했다는 것은 청력이 회복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며 의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16-07-23 03:27:36가수 Daddy J(김지훈)와 송하예가 달달한 듀엣을 선보여 보는 이들의 부러움을 자아냈다. Daddy J는 지난 29일 '쥬스TV'를 통해 송하예가 함께 작업한 신곡 '약속해줘'를 공개했다. '쥬스TV'는 공식 유투브 채널과 페이스북 페이지 등 다양한 SNS채널과 국내 유수의 동영상 플랫폼인 카카오TV, 판도라TV 등을 통해 Daddy J와 송하예의 '약속해줘'를 원곡뿐만 아니라 어쿠스틱 버전으로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먼저 공개된 '약속해줘'의 어쿠스틱 버전은 바닐라어쿠스틱의 타린이 함께 참여해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의 분위기 있는 기타 선율이 Daddy J와 송하예의 달달한 듀엣에 더해져 원곡과는 다른 감성을 선사했다. 이어 '약속해줘' 원곡 버전은 화사한 색감과 더불어 Daddy J와 송하예의 알콩달콩한 연인 모습이 어우러져 있다. 한편 Daddy J는 30일(오늘) '쥬스TV'를 통해 록밴드 이글스의 명곡 '데스페라도'를 자신만의 감정으로 소화한 영상과 바이브 사단의 실력파 아티스트인 벤과 임세준의 ‘쥬스TV’ 출연 소식을 알리는 인터뷰 영상 또한 공개할 예정이다. /fn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기자
2015-11-30 13:43:45포스트맨, 바닐라 어쿠스틱 (사진=우분트 엔터테인먼트) 포스트맨과 바닐라 어쿠스틱의 콜라보레이션 곡 ‘나처럼 사랑했을까?’가 공개된다. 오는 19일 포스트맨의 소속사 우분트 엔터테인먼트 측은 포스트맨 신지후와 바닐라 어쿠스틱의 멤버 성아의 콜라보레이션 곡 ‘나처럼 사랑했을까?’를 전격 공개한다. 신곡 ‘나처럼 사랑했을까?’는 가슴 시리게 사랑했던 감정을 잊지 못하는 이들의 마음 속 이야기들을 공감대 높은 가사들로 풀어낸 정통 발라드 곡으로 바닐라 어쿠스틱의 멤버 바닐라맨이 작사와 작곡을 모두 맡았다. 특히 ‘눈물이 나’, ‘술이 너보다 낫더라’, ‘신촌을 못가’ 등 전작들을 통해 이별 감성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 온 신지후와 감성 보컬리스트 바닐라 어쿠스틱 성아의 첫 만남은 올 겨울 기대를 모으는 강력한 남녀 듀엣곡이자 시즌송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올해 포스트맨은 지난해 발표했던 곡 ‘신촌을 못가’를 통해 각 종 음원차트 1위에 오르는 등 드라마틱한 역주행의 주인공으로 업계와 대중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또한 성아, 바닐라맨, 타린으로 구성된 바닐라 어쿠스틱은 ‘한 번쯤 니가 먼저’, ‘대화가 필요해’, ‘나 요즘’, ‘사랑이 또 될까요’ 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사와 멜로디로 마니아들과 대중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한편 바닐라 어쿠스틱은 앞서 MC스나이퍼, 유승우, 김지수, 신혜성과 함께한 콜라보레이션으로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jungh@starnnews.com김정현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4-12-18 14:14:51국제통화기금(IMF)은 파키스탄에 45억 달러를 추가 지원 하기로 결정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샤우카트 타린 파키스탄 총리 재무담당 자문관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에 따르면 타린 자문관은 추가 지원은 오는 4월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뒤 “파키스탄 정부는 4월 열리는 IMF 이사회에서 구제 금융 규모를 121억 달러로 늘려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iyongchae@fnnews.com채지용기자
2009-02-17 15:45:25미스왕이 노래를 부르며 원투스텝을 밟고 있다. 하나둘 하나둘 앗싸, 그녀는 이동식 커피판매대를 잡고 몸을 꽈배기처럼 배배 꼬며 코맹맹이 소리로 호객한다. “꿀차∼커피∼ 아지매들 한잔 하이소∼ 언니 한잔해.” 구포댁이 일없다는 듯 손사래를 치며 외면한다. 미스왕이 일회용 컵에 꿀차를 부어 넣고는 구포댁 앞에 쑥 내민다. “요거 한잔 드시고 피로를 확 풀어 버리시요이.” “야 이년아, 치아라 안묵는다. 고 새빨간 주디나 닦아라. 쥐잡아뭇나?” “아이고, 귀창구 떨어져 나가겠데이.” 미스왕이 눈을 치켜뜨고 쳐다본다. “고래도 요년이…. 어데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꼬라보노? 이쯤 되마 막하자는 거제? ” 구포댁이 다라이에 손을 집어 넣더니 손삽으로 물을 퍼내 미스왕 얼굴에 확 뿌린다. 미스왕이 놀라 뒷걸음질치며 “아 아 알겠심더. 아지매 고마하이소 고마. 아지매는 그라마 눈을 동그랗게 뜨지 네모로 뜨는 사람 봤어에?” 하고는 커피판매대 바퀴를 툭 차더니 힁허케 내뺀다. 미스왕은 여장남자다. 트렌스젠더인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그녀가 트렌스젠더인 줄 모른다. 하리수 뺨을 교회당 종치듯 하지만 누가 그녀를 먹었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돌아와요 부산항에’ 노래를 시장바닥이 떠나가라 틀어 놓고 있던 고무줄 아저씨가 이 꼴을 보더니 라디오 볼륨을 팍 줄인다. 그는 모른 척 고개를 외꼬곤 먼데를 쳐다보며 소리친다. “사리마다 고무줄이나 나포타린, 쥐약, 좀약∼ 있어예에에∼.” 미스왕이 갈치장사하는 명자엄마 가게로 간다. 명자 엄마가 힐끗 쳐다보더니 무시하고 가락을 퉁긴다. “기장칼치나 부세 있어요, 들여가세요. 싱싱해요∼ 기장칼치나 부세 있어요∼.” 그녀는 서울말을 간드러지게 쓰며 손님을 부르고 있었다. 그게 마치 창을 하는 듯해 그녀가 말하면 “장단이 있어야 되겠네” 할 정도였다. 미스왕이 다가오자 담배를 꺼내 요염하게 피워 문다.그 꼴을 보고 그냥 지나칠 미스왕이 아니었다. “고라다 뼈 놓는다카이끼네. 손님이 있어도 뻑뻑∼ 없어도 쪽쪽∼.” “재수없다 이년아, 다른데루 못가? 소금 맛 보고 싶니?” “치∼손님 없는 기 어데 내탓이가.” “조조 조거 조동아리 놀리는 거 보래이.” 명자엄마가 급해지니까 평소 간드러지던 서울말은 어디로 가고 사투리가 막 튀어나온다. 이 꼴을 보고 있던 복대박이 하동댁에게 다가와 다라이 앞에 앉는다. “야가 니 먼일이고? 대낮에? 잠 안자고?” “어무이. 자마 머하는교. 죽으마 썩어 문드러질 몸이라 안캤는교?” “아, 밤에 장사 안할끼가?” “와 안하는교 안하기는….” 복대박이 슬그머니 다가가 하동댁 귀에다 대고 속삭인다. “근데 어무이요. 불도저 전두한 사장이 땅보러 다닌다 카던데 못들었는교?” “땅? 몰라 그기 머꼬? 첨 듣는데?” /주다운 글, 이여운 그림
2003-06-04 09:37:02미스왕이 노래를 부르며 원투스텝을 밟고 있다. 하나둘 하나둘 앗싸, 그녀는 이동식 커피판매대를 잡고 몸을 꽈배기처럼 배배 꼬며 코맹맹이 소리로 한마디 한다. “꿀차∼커피∼아지매들 한잔하이소∼언니 한잔해.” 구포댁이 일 없다는 듯 손사래를 치며 외면한다. 미스왕이 일회용 컵에 꿀차를 부어 넣고는 구포댁 앞에 내민다. “요거 한잔 드시고 피로를 확 풀어 버리시요이.” 열받은 구포댁이 바락 고함을 지른다. “야 이년아 치아라 안묵는다. 고 주디나 닦아라.쥐잡아뭇나?” “아 기차 화통 삶아 무소? 귀창구 떨어져 나가겠데이.” 미스왕이 눈을 치켜 뜨고 쳐다본다. “고래도 요년이… 어데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꼬려보노? 이쯤되마 막하자는 거제? ” 구포댁이 다라이에 손을 집어 넣더니 손삽으로 물을 퍼내 미스왕 얼굴에 확 뿌린다. 미스왕이 놀라 뒤걸음질치며 “아 아 알겠심더. 아지매 고마하이소 고마. 아지매는 그라마 눈을 동그랗게 뜨지 네모로 뜨는 사람 봤어에?”하고는 커피판매대 바퀴를 툭 차더니 횡하니 내뺀다. 미스왕은 여장남자다. 트렌스젠더인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그녀가 트렌스젠더인줄 모른다. 모두 침을 질질 흘릴 정도로 잘빠지고 예쁘지만 누가 그녀를 먹었다는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다. ‘돌아와요 부산항’에 노래를 시장바닥이 떠나가도록 틀어 놓고 있던 고무줄 아저씨가 이 꼴을 보더니 라디오 볼륨을 팍 줄인다. 그는 모른 척 고개를 외꼬곤 먼데를 쳐다보며 소리친다. “고무줄이나 나포타린 쥐약 좀약∼ 있어예.” 그는 다리를 절룩거리며 작은 리어카를 끌고 구포댁과 하동댁을 못본 척 지나친다. 미스왕이 갈치장사하는 명자엄마 가게로 간다. 명자엄마가 힐끗 쳐다보더니 무시하고 가락을 퉁긴다. “기장칼치나 부세 있어요, 들어가세요 싱싱해요∼ 기장칼치나 부세 있어요∼.” 그녀는 서울말을 간드러지게 쓰며 손님을 부르고 있었다. 그게 마치 창을 하는 듯 해 그녀가 말하면 “장단이 있어야 되겠네.” 할 정도였다. 미스왕이 다가오자 담배를 꺼내 요염하게 피워문다. 그 꼴을 보고 그냥 지나칠 미스왕이 아니었다. “언니는 골초라예. 골초! 고라다 뼈 녹는다카이끼네. 손님이 있어도 뻑뻑… 손님이 없어도 쪽쪽….” “재수없다 이년아 다른데루 못가? 소금 맛 보고 싶니?” “치∼손님 없는기 어데 내탓이가.” “조조 조거 조동아리 놀리는거 보래이.” 명자엄마가 급해지니까 평소 간드러지게 쓰던 서울말씨는 다 어디로 가고 사투리가 막 튀어나온다. 이 꼴을 보고 있던 복대박이 구포댁에게 다가와 다라이 앞에 앉는다. “야가 니 먼일이고? 대낮에? 잠 안자고?” “어무이. 자마 머하는교. 죽으마 어차피 썩어 문드러질 몸이라 안캤는교?” “지랄하고 자빠졌네. 아, 밤에 장사 안할끼가?” “와 안하느교 안하기는?” 복대박이 슬그머니 구포댁 귀에다 대고 속삭인다. “근데 어무이요. 불도저 사장이 땅보러 다닌다 카던데 못들었는교?” “땅? 몰라 그기 머꼬? 첨 듣는데?” /주다운 글, 이여운 그림
2003-06-04 09:3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