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높은 물가로 인해 '짠테크'(짜다+재테크)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점심식사 후 회사 탕비실에서 커피를 해결하며 커피값 줄이기에 나선 '탕파족'(탕비실 파먹기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직원이 탕비실 음식을 얼마나 먹든 관여 안 하는 게 맞냐” 사연이 올라왔다. "탕파족, 그냥 내버려 두는게 맞나요?" 글을 쓴 A씨는 “막내 직원이 탕비실 음식으로 하루 삼시세끼를 해결하는 정도다”라고 했다. 그는 “이 직원은 아침에 출근해 아이스아메리카노와 오뜨나 몽쉘같은 빵 과자 2개를 먹는다”며 “오후에는 식사 후 맥심 커피믹스 3개로 아이스커피를 만들어 마시고, 동시에 쌀과자 2개를 먹는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막내 직원은 식사와 퇴근 사이 탕비실에 구비된 탄산수에 자신이 가져온 분말로 레몬에이드까지 야무지게 챙겨 먹는다고 한다. A씨는 “막내 직원이 없을 때는 마트 가는 직원이 한 달에 한 번꼴로 갔다면, 최근에는 2~3주에 한 번 가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난 여기 직장생활 하면서 이렇게까지 많이 먹는 사람 처음 본다”며 “그냥 내버려두는 게 맞냐”고 조언을 구했다. "저러다 집에 싸간다" vs "먹는 것 가지고 뭘" 팽팽 A씨가 올린글을 본 직장인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A씨 의견에 동조한 이들은 “보이는 게 저 정도면 훨씬 더 많이 먹는 거다” “저렇게 먹다가 결국 탕비실에 비치된 과자나 음료를 집으로 가져갈 수도 있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반면 “하루에 한 박스 먹는 것도 아니고 저 정도는 먹을 수 있다” “애당초 탕비실이 그러라고 있는 것” “먹는 것 가지고 뭐라 하지 마라! 탕비실 물품도 회사 경쟁력이다” 등의 의견도 나왔다. 비싼 커피값에 사무실 커피 즐기는 직원들 늘어 한편 중소기업에서 회사 비용을 관리한다는 C모씨는 “커피 값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토로했다. C씨에 따르면 최근 카페 프랜차이즈 커피 값이 잇따라 오르면서 일부 직원들이 과도하게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C씨는 “퇴근 전에 큰 텀블러 가득 캡슐커피를 뽑아가는가 하면 캡슐을 한 움큼씩 집어가는 직원들도 있다”며 “탕비실 예산은 한정돼 있는데 커피 비용 증가세가 너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카페 커피 값이 너무 비싸 비용을 아껴보려고 탕비실 제품을 이용한다는데 무작정 직원들 행동을 제지하기도 어렵다”라며 “커피머신을 치우고 가격이 캡슐의 8분의 1 수준인 믹스커피나 스틱 원두커피 등 인스턴트 제품으로 대체해야 하나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외식 물가는 2020년 12월부터 29개월 연속으로 오르며 누적된 외식 물가 상승률은 16.8%에 달한다. 품목별로 보면 햄버거(27.8%) 피자(24.3%) 김밥(23.2%) 갈비탕(22.5%) 라면(21.2%) 등의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1-26 11:18:51#. 대학생 조모씨(23)는 소위 중고 거래 매니아다. 조씨는 물가가 올라 아르바이트로 생활비 충당이 어려워지자 올해 당근마켓 아이디를 만들고 20건 이상의 '폭풍거래'를 하고 있다. 패션학과인 조씨의 주요 판매 품목은 의류. 잘 입지 않는 옷들을 당근마켓에 50%~80%의 가격으로 내놓고 있다. 조씨의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매너온도는 40도를 넘었다. 매너 온도는 거래수와 거래 상대의 평가에 따라 올라가는 거래자 지표다. 조씨처럼 2030 MZ세대를 중심으로 소비를 줄이고 잔돈을 모으는 이른바 '짠테크족'(짜다+재테크)이 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무지출 챌린지(하루에 한 푼도 안 쓰고 버티기)', '냉파족(냉장고 파먹기 하는 사람)', '탕파족(탕비실 파먹기 하는 사람)' 등의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1시간 따릉이 타고 출퇴근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6.3%로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6.8%)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외식물가 상승률(8.4%)과 외식 외 개인 서비스(4.3%)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소비를 과시하며 즐거움을 얻는 '플렉스(FLEX)' 문화가 퍼졌다면 최근엔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과 무지출 챌린지 등 정반대 의미의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30대 직장인 임모씨는 영등포에서 청담을 오가는 출퇴근길에 서울시 공유 자전거 '따릉이'를 탄다. 집에서 회사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60분. 한달에 약 10만원 나가던 교통비를 2만원 수준으로 줄였다. 아낀 만큼 월 저축액도 10만원 늘렸다. 임씨는 "돈도 아끼고, 운동도 되는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따릉이 이용률도 급증했다. 서울시 교통정보 5월 교통통계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5월 따릉이 이용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74.4%늘어난 15만4251건을 기록했다. 따릉이 이용이 가장 몰리는 시간은 퇴근 시간대인 오후 6~7시(10.4%)로 나타났다. ■투자 실패한 2030세대 "짠테크 유행은 계속 될 것" 짠테크족이 확산된데는 부진한 주식장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6월부터 코스피 지수는 2500선 안팎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3000선을 돌파했던 2021년에 비하면 활기가 많이 떨어졌다. 20대 직장인 송모씨(26)는 지난 2월 두달치 월급 500만원을 주식에 투자했으나 현재 20%이상 손해를 봤다. 이후 송씨는 점심식사를 구내식당에서 해결하고 있다. 구내식당의 점심 가격은 2000원. 송씨는 "탕파족이라는 단어를 처음 보고 얼굴이 화끈해졌다"고 했다. 최근 점심식사 후 탕비실에서 믹스커피를 타먹는 본인을 저격하는 단어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한때 MZ세대에게 욜로(YOLO·소비중심태도)와 플렉스(FLEX·과시소비)가 익숙한 수식어였지만 고물가와 주식하락 여파로 이들 사이에 탕파족, 냉파족 등의 유행어가 친숙해졌다"고 말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2-08-23 18: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