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계 수학자 최초로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프린스턴 대학교 교수 겸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가 모교인 서울대학교 졸업식에서 축사를 했다. 그는 "취업 준비, 결혼 준비, 육아, 교육, 승진, 은퇴, 노후 준비를 거쳐 어디 병원 그럴듯한 1인실에서 사망하기 위한 준비에 산만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허 교수는 지난 29일 2022학년도 제76회 후기 서울대학교 학위수여식에 참여해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축사를 했다. 허 교수는 "제 대학 생활은 잘 포장해서 이야기해도 길 잃음의 연속이었다"면서 "똑똑하면서 건강하고 성실하기까지 한 주위 수많은 친구를 보면서 나 같은 사람은 뭘 하며 살아야 하나 고민했다. 잘 쉬고 돌아오라던 어느 은사님의 말씀이, 듬성듬성해진 성적표 위에서 아직도 저를 쳐다보고 있는 듯 하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변덕스러운 우연이, 지쳐버린 타인이, 그리고다 누구보다 자신이 자신에게 모질게 굴 수 있으니 마음 단단히 먹기 바란다"며 "나는 커서 어떻게 살까, 오래된 질문을 오늘부터의 매일이 대답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무례와 혐오와 경쟁과 분열과 비교와 나태와 허무의 달콤함에 길들지 말길, 의미와 무의미의 온갖 폭력을 이겨내고 하루하루를 온전히 경험하길, 그 끝에서 오래 기다리고 있는 낯선 나를 아무 아쉬움 없이 맞이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 이하 허 교수 축사 전문 > 안녕하세요, 07년도 여름에 졸업한 수학자 허준이입니다. 우리가 팔십 년을 건강하게 산다고 가정하면 약 삼만 일을 사는 셈인데, 우리 직관이 다루기엔 제법 큰 수입니다. 저는 대략 그 절반을 지나 보냈고, 여러분 대부분은 약 삼분의 일을 지나 보냈습니다. 혹시 그중 며칠을 기억하고 있는지 세어 본 적 있으신가요? 쉼 없이 들이쉬고 내쉬는 우리가 오랫동안 잡고 있을 날들은 삼만의 아주 일부입니다. 먼 옛날의 나와, 지금 여기의 나와, 먼 훗날의 나라는 세 명의 완벽히 낯선 사람들을 이런 날들이 엉성하게 이어 주고 있습니다. 마무리 짓고 새롭게 시작하는 오늘 졸업식이 그런 날 중 하나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하루를 여러분과 공유할 수 있어서 무척 기쁩니다. 학위 수여식에 참석할 때 감수해야 할 위험 중 하나가 졸업 축사가 아닌가 합니다. 우연과 의지와 기질이 기막히게 정렬돼서 크게 성공한 사람의 교묘한 자기 자랑을 듣고 말 확률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겁이 나서, 아니면 충실하게 지내지 못한 대학생활이 부끄러워 십오 년 전 이 자리에 오지 못했습니다만, 여러분은 축하받을 만한 일을 축하받기 위해 이를 무릅쓰고 이곳에 왔습니다. 졸업식 축사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요? 십몇 년 후의 내가 되어 자신에게 해줄 축사를 미리 떠올려 보는 것도, 그 사람에게 듣고 싶은 축사를 지금 떠올려 보는 것도 가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당연하게 떠오르는 말은 없습니다. 지난 몇천 일, 혹은 다가올 몇천 일간의 온갖 기대와 실망, 친절과 부조리, 행운과 불행, 그새 무섭도록 반복적인 일상의 세부 사항은 말하기에도, 듣기에도 힘들거니와 격려와 축하라는 본래의 목적에도 어울리지 않을 것입니다. 구체화한 마음은 부적절하거나 초라합니다. 제 대학 생활은 잘 포장해서 이야기해도 길 잃음의 연속이었습니다. 똑똑하면서 건강하고 성실하기까지 한 주위 수많은 친구를 보면서 나 같은 사람은 뭘 하며 살아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잘 쉬고 돌아오라던 어느 은사님의 말씀이, 듬성듬성해진 성적표 위에서 아직도 저를 쳐다보고 있는 듯합니다. 지금 듣고 계신 분들도 정도의 차이와 방향의 다름이 있을지언정 지난 몇 년간 본질적으로 비슷한 과정을 거쳤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제 더 큰 도전, 불확실하고, 불투명하고, 끝은 있지만 잘 보이진 않는 매일의 반복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힘들 수도, 생각만큼 힘들 수도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어른입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 편안하고 안전한 길을 거부하라. 타협하지 말고 자신의 진짜 꿈을 좇아라. 모두 좋은 조언이고 사회의 입장에서는 특히나 유용한 말입니다만, 개인의 입장은 다를 수 있음을 여러분은 이미 고민해 봤습니다. 제로섬 상대평가의 몇 가지 퉁명스러운 기준을 따른다면, 일부만이 예외적으로 성공할 것입니다. 여러 변덕스러운 우연이, 지쳐버린 타인이, 그리고 누구보다 자신이 자신에게 모질게 굴 수 있으니 마음 단단히 먹기 바랍니다. 나는 커서 어떻게 살까, 오래된 질문을 오늘부터의 매일이 대답해줍니다. 취업 준비, 결혼 준비, 육아 교육 승진 은퇴 노후 준비를 거쳐 어디 병원 그럴듯한 일인실에서 사망하기 위한 준비에 산만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무례와 혐오와 경쟁과 분열과 비교와 나태와 허무의 달콤함에 길들지 말길, 의미와 무의미의 온갖 폭력을 이겨내고 하루하루를 온전히 경험하길, 그 끝에서 오래 기다리고 있는 낯선 나를 아무 아쉬움 없이 맞이하길 바랍니다. 오래전의 제가 졸업식에 왔다면 무슨 이야기를 해줘야 할까 고민했습니다만 생각을 매듭짓지 못했습니다. 그가 경험하게 될 날들이 안쓰럽기도 하고 가슴 먹먹하게 부럽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자신에게 선물할 어떤 축사를 떠올리셨을지 궁금합니다. 수학은 무모순이 용납하는 어떤 정의도 허락합니다. 수학자들 주요 업무가 그중 무엇을 쓸지 선택하는 것인데, 언어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가능한 여러 가지 약속 중 무엇이 가장 아름다운 구조를 끌어내는지가 그 가치의 잣대가 됩니다. 오늘같이 특별한 날 특별한 곳에서 특별한 사람들과 함께하니 들뜬 마음에 모든 시도가 소중해 보입니다. 타인을 내가 아직 기억하지 못하는 먼 미래의 자신으로, 자신을 잠시지만 지금 여기서 온전히 함께하고 있는 타인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졸업생 여러분, 오래 준비한 완성을 축하하고, 오늘의 새로운 시작을 축하합니다. 서로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친절하시길, 그리고 그 친절을 먼 미래의 우리에게 잘 전달해 주길 바랍니다. 응원합니다.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2-08-30 08:37:44[파이낸셜뉴스] 수학계의 노벨상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교수가 13일 고등과학원 1층 국제회의실에서 오후 5시부터 2시간동안 특별강연을 펼친다. 고등과학원은 유튜브 고등과학원 수학부 채널에서 누구나 라이브로 시청 가능하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강연은 수상자인 허준이 교수가 직접 강의하고, 필즈상 해설 강연은 서울대 김영훈 교수가 진행한다. 이어지는 질의 응답 시간은 고등과학원 강남규 교수의 사회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수상강연 및 해설강연을 준비한 고등과학원 최재경 원장은 "이번 강연이 우리나라 수학자와 학생들에게 뜻 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필즈상(Fields Medal)은 국제수학연맹(IMU)이 4년마다 개최하는 세계수학자대회(ICM)에서 만 40세 미만의 수학자에게 수여하는 수학계 최고의 상이다. 노벨상은 매년 시상하며 공동 수상이 많은 반면, 필즈상은 4년마다 최대 4명까지만 시상하고, 공동 수상이 불가해 노벨상보다 수상하기가 더 어려운 상으로 알려져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07-12 16:34:16[파이낸셜뉴스] 재미동포 수학자인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학 수학과 교수가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을 거머쥐었다. 세계수학자대회 126년의 역사에서 한국인과 한국계 동포 수학자 중 역대 최초로 필즈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국제수학연맹 카를로스 케닉 회장은 5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ICM) 필즈상 시상식에서 허준이 교수 등 4명을 수상자로 발표했다. 올해의 필즈상 수상자는 프랑스 고등과학원의 휴고 두민일 코팽(36) 교수와 미국 프린스턴대학의 허준이(39) 교수, 영국 옥스포드대학의 제임스 메이너드(35) 교수,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의 마리나 비아조프스카(37) 교수 등이다. 한국계 수학자가 필즈상 수상 유력 후보로 오른 것은 허 교수가 유일하다. 국제수학연맹은 허 교수가 영국의 수학자 로널드 리드가 1968년 제시한 '리드 추측'을 2012년 박사 과정 중에 풀어낸 것에 대한 공로를 인정했다. 이어서 리드 추측에서 확장된 '로타 추측'까지 해결했다. 필즈상은 4년마다 열리는 ICM에서 4명의 40세 이하 젊은 수학자들에게만 수여하는 상이다. 대한수학회에 따르면, 노벨상은 매년 시상하며 공동 수상이 많은 반면, 필즈상은 4년마다 최대 4명까지만 시상하고 공동 수상이 불가해 노벨상보다 수상하기가 더 어려운 상이다. 이번 시상식 전부터 학계에서는 허 교수를 유력한 후보로 전망했었다. 이유는 세계 수학계에서 인정할 만한 훌륭한 업적을 이뤘을 뿐만아니라 올해 허 교수의 나이가 시상자격의 마지막 해인 39세이기 때문이다. 한편, 그의 이력은 다른 교수들에 비해 상당히 독특하다. 대학교수인 부모사이 미국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국내에서 교육을 받았다. 시인이 되기 위해 고등학교를 그만두기도 했다. 또한 서울대 천문학과에 입학, 6년간 학부과정을 다니다가 일본계 세계적 수학자인 히로나카 헤이스케 하버드대 명예교수의 수업을 듣고 수학계에 발을 들였다. 서울대에서 수학 석사과정을 마친뒤 미국으로 건너가 히로나카 교수의 대수기하학에 영향을 받아 수학 난제였던 리드 추측을 풀어냈다. 그는 미국 미시간대에서 수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현재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한국 고등과학원 석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07-05 16:21:58'2014 세계수학자대회'에서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CNRS) 아르투르 아빌라 석학연구원(사진)이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것은 브라질 수학교육 시스템의 승리였다. 아빌라 석학연구원은 브라질 태생으로 미국.유럽.일본을 제외한 국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필즈상을 수상한 최초의 수학자로 기록됐다. 아빌라 수석연구원은 18일 기자와 만나 "지금 돌아보면 미국의 하버드, 프린스턴 대학교가 아닌 브라질 국립순수응용수학원(IMPA)을 택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며 "높은 학업 수준에 압도당하거나 당황하지 않도록 교육을 받았고 이에 흥미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의 수학적 호기심을 깨운 것은 올림피아드였지만 IMPA는 그가 수학자로 자아를 찾아가는 데 깊은 영감을 줬다. IMPA는 브라질 정부가 1961년 세운 연구소로, 1980년대에 국제학회 등을 유치하면서 활발해졌다. 이 연구소에서는 연령이나 학위과정과 무관하게 박사학위를 수여하고 있다. 아빌라 연구원이 19세에 연구의 주제를 잡고 21세에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이 연구소 때문이다. 그가 동역학계 연구에서 뛰어난 업적을 보이는 것도 이 연구소와 무관하지 않다. 그는 "IMPA는 동역학 연구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동역학에 대한 직관을 잘 키울 수 있었다"며 "이후 프랑스에서는 구간변환 역학계(이번 필즈상을 받게 해준 결정적인 연구업적), 다각형 내에서 당구공 문제 등을 배울 수 있어 수학적 깊이를 더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IMPA와 프랑스 CNRS의 학술교류가 활발한 덕에 자연스럽게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으며 이후 5년간 다양한 수학적 질문을 접하고 연구 성숙기에 접어들 수 있었다. 브라질과 프랑스를 오가며 활발한 연구를 펼치고 있는 그는 "이번 수상을 기점으로 브라질 수학의 가시적인 성과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IMPA연구소를 통해 연구와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에 브라질 수학계를 대표하는 심벌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bbrex@fnnews.com 김혜민 기자
2014-08-18 17:05:28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막을 올린 서울세계수학자대회에서 첫 여성 필즈상 수상자가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마리암 미르자카니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다. 그는 117년 대회 역사상 첫 여성 수상자로 기록되게 됐다. 공교롭게, 미르자카니 교수의 수상으로 대회 주최국 국가원수(박근혜 대통령)와 주최기관인 국제수학연맹 회장(잉그리드 도브시 미국 듀크대 석좌교수), 수상자가 모두 여성인 점도 눈길을 끌고 있다. 아르투르 아빌라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장을 비롯해 마틴 헤어러 영국 워릭대 교수, 만줄 바르가바 미국 프린스턴대 석좌교수 등도 필즈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미르자카니 교수 마르자카니 교수는 1977년 이란에서 태어났다. 그는 기하학의 대가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 2004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미국 스탠퍼드대에 몸담고 있다. 그는 기하학의 난제로 꼽히는 '모듈라이 공간'을 새롭게 해석하는 등의 수학적 성과를 기록했다. 모듈라이 공간은 그 복잡성과 비균질성을 이유로 연구가 어려운 분야로 여겨졌다. 그러나 그는 꾸준한 연구끝에 모듈라이 공간에서 특정한 부피를 계산하는 길을 찾아냈다. 무엇보다 그는 끈이론의 대가인 에드워드 위튼이 제시한 리만곡면의 모듈라이 공간에 대한 이론과 쌍곡곡면의 측지선의 개수를 연결시켜 위튼 추측을 증명했다. ■아빌라 교수 아빌라 교수는 지난 2001년 브라질 국립 순수응용수학원(IMPA)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수학 천재다. 앞서 그는 2000년대 초반 프랑스로 귀화해 국적을 바꿨다. 그러나 브라질 수학계에서는 수학대가로 추앙받은 인물이다. 그는 지난번 세계수학재대때부터 유력한 필즈상 수상자로 거론됐다. 그는 특히 동력학계(Dynamical System)분야에서 놀라운 연구성과를 거둔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동력학계의 다양한 층위 안에서 불특정 하나를 선택할 경우 안정적이거나 불규칙한 움직임이 발생한다는 점을 증명했다. 좀처럼 풀리지 않던 난제가 해결되는 순간이다. ■바르가바 교수 바르가바 교수는 대수적 정수론 분야의 대가다. 그는 지난 1974년 캐나다에서 태어났다. 그는 지난 2003년 29세의 나이로 프린스턴대 정교수에 임용됐다. 그는 2차 다항식 집합에 주어진 가우스의 연산법칙을 루빅스 큐브를 이용해 직관적인 방법으로 묘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이에 더해 그는 가우스의 연산법칙을 더 높은 차수 다항식으로 확장, 13개의 신연산법칙을 찾아내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290 정리'도 도출해냈다. 이는 주어진 2차 형식이 290이하의 모든 자연수를 나타낼 수 있다면 그 이상의 모든 자연수도 나타낼 수 있다는 추측을 증명한 것이다. ■헤어러 교수 헤어러 교수는 2001년 스위스 제네바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후 영국 워릭대 흠정강좌 수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확률편미분방정식 연구에서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평가다. 그는 확률 나비어-스톡스 방정식을 이해할 수 있는 원리를 발견했다. 이를통해 비선형 확률편미분방정식의 정칙성 구조 이론을 창안했다. 그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로서의 재능도 인정받고 있다. 그는 오디오 편집 소프트웨어를 개발, 상용화하기도 했다. hwyang@fnnews.com 양형욱 기자
2014-08-13 09:55:05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막을 올린 서울세계수학자대회에서 첫 여성 필즈상 수상자가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마리암 미르자카니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다. 그는 117년 대회 역사상 첫 여성 수상자로 기록되게 됐다. 공교롭게, 미르자카니 교수의 수상으로 대회 주최국 국가원수(박근혜 대통령)와 주최기관인 국제수학연맹 회장(잉그리드 도브시 미국 듀크대 석좌교수), 수상자가 모두 여성인 점도 눈길을 끌고 있다. 아르투르 아빌라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장을 비롯해 마틴 헤어러 영국 워릭대 교수, 만줄 바르가바 미국 프린스턴대 석좌교수 등도 필즈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hwyang@fnnews.com 양형욱 기자
2014-08-13 09:36:19[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가 세계적 명문 대학인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과 손잡고 탄소중립 미래 기술을 공동 연구한다. 현대차는 22일(현지시간) 한국·영국 비즈니스 포럼이 열리는 영국 런던 맨션 하우스에서 UCL과 '수소생산·연료전지·전동화 분야 공동 연구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UCL은 수십명의 노벨상 및 필즈상 수상자를 배출한 연구 중심의 명문 대학으로, 세계 대학 평가 기관들의 평가에서 매년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UCL은 수소 관련 기술을 선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차세대 추진동력 연구소를 신설하고 자동차 전동화 연구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UCL과 함께 수소생산은 물론 연료전지, 전동화 분야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공동 연구한다. 특히 고난도의 소재·원천·기초 산업기술에 대한 연구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영국의 우수한 연구중심 대학인 UCL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수소생산, 연료전지, 전동화 분야에서 기술혁신의 속도를 높여가겠다"며 "이러한 협력이 한국과 영국이 추진하는 수송 부문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2023-11-23 14:19:36문과와 이과를 막론하고 대학가에서는 요즘 학생들의 기초역량에 대한 고민이 많다. 초중고 교육에서 동아시아 문명을 이해하는 데 기초가 되는 한자 교육이 부족하니 수천년간 내려온 문학작품, 족보 등 수많은 자료를 읽고 이해하며 우리의 조상들과 소통할 수 있는 역량은 사라져버렸다. 또한 일본이나 중국을 여행할 때 현지 한자어 표기를 읽어보며 우리 문화와의 연계성을 실감하고, 역사적 교류가 있었음을 자각할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되었다. 이러한 한자 교육은 우리말과 글을 사랑하는 것에 어긋나지 않는다. 한글도 오랜 역사를 통해 점점 더 진화하면서 우리의 뜻과 감정을 표현하는 주된 수단으로 자리잡았음을 생각할 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다양한 기호체계를 이해하는 것은 자기 존재에 관한 성찰을 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인공지능 시대에도 한자 교육은 의미가 있다. 텍스트 분석에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영역을 흔히 자연어처리(NLP)라고 부른다. 자연어처리 기술에는 실시간 통번역 기술도 포함되는데, 요즘 해외여행할 때 자주 사용하는 구글 번역기나 파파고 같은 앱들이 바로 여기 포함된다. 앞으로 통번역이 인공지능에 의해 더욱더 자동화될 텐데 굳이 외국어나 한자를 배워야 하느냐는 의문이 들 법도 하다. 하지만 언어능력은 인간 지능발달의 핵심단계를 구성하며, 사고능력과 세계관 형성에 직결된다. 그리고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과 협업하면서 살아가야 할 젊은 세대에게는 오히려 깊은 언어·문학 소양이 대단히 중요할 것이다. 그러한 소양 없이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제시하는 내용을 그냥 수용하기만 하는 인간, 인공지능에 종속된 인간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대학가에서 우려하고 있는 기초역량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수와 논리, 기하를 다루는 수학이다. 수학은 프로그래밍 언어만큼이나 인공지능 원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초중등 교육과정이 개편될 때마다 일부 시민단체는 수학포기자(수포자)를 양산하는 기존 교육체제를 비판하면서 수학교육의 범위와 깊이가 과중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학계와 전문가들은 외국과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을 직접 비교하면서 우리 교육과정에는 행렬, 미분방정식, 공간벡터 등 내용이 빠져 있거나 매우 약하게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 중국, 영국, 싱가포르, 호주 등에서는 우리가 점점 줄여가는 수학 교육을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초중고 학생 중 10% 이상이 이른바 수포자라고 한다. 수학 교육의 범위를 늘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의 질적 혁신이다. 수학을 포기하려는 아이들에게는 수학의 쓸모를 체험케 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저출생으로 줄어드는 학생 수에 따라 선생님 수를 줄일 것이 아니라, 학생 1인당 교사 수를 늘려 수포자를 줄일 수 있는 개인화된 수학 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어떨까. 다른 한편으로 수학을 정말 좋아하고 수학에 비범한 능력을 가진 학생들을 위한 교육도 부족하다. 한국인 최초로 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도 한국의 수학 교육 과정에서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고 알려져 있다. 난제에 도전하는 데 필요한 심오함이나 시행착오를 우리의 교육체제는 허락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천재를 위해서나 수포자를 위해서나 우리 수학 교육에는 혁신이 필요하다. 수학과 한자만이 인공지능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역량은 아니다. 인문예술 교육이 제공하는 인류 문명과 역사에 대한 이해, 맥락 중심 사고, 미적 감각은 인공지능 기술의 사용자경험과 직결된다. 축구와 같은 단체스포츠를 통한 협력의 경험, e스포츠를 통한 가상세계 활동경험 역시 다른 사람, 인공지능과 동시 협업해야 하는 미래세대에게 좋은 자양분이 되어줄 것이다. 출생감소라는 위기를 기초역량 교육 강화라는 기회로 활용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다. 김장현 성균관대 글로벌융합학부 교수
2023-11-14 18:29:21[파이낸셜뉴스] SK가 1973년부터 단독후원한 '장학퀴즈'가 오는 18일 방송 50주년을 맞는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EBS는 18일 낮 12시05분 ‘장학퀴즈 50주년 특집-인재의 비밀’을 방송한다. 이번 방송은 50년 역사를 찾아 떠나는 시간여행을 콘셉트로 경기도 판교의 SK텔레콤 버추얼 스튜디오에서 촬영됐다. 최첨단 확장현실(3차원 버추얼 영상기술) 기법으로 구현된 옛날 장학퀴즈 스튜디오에서 당시 출연자와 현재 출연자들이 퀴즈대결을 펼친다. 이날 방송에는 18년 동안 진행을 맡았던 차인태 전 아나운서와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등도 출연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특집방송 축사에서 “장학퀴즈는 미래 인재로 성장할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문화코드”라며 “어느 때보다 변화의 파고가 높은 시대를 맞아 새로운 도전정신으로 미래를 앞서가는 주역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한다. 한편 장학퀴즈는 1973년 2월 MBC에서 처음 방송됐으며 1997년 1월 EBS로 옮겨졌다. 1993년에는 국내 최장수 TV프로그램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총 2344회 방영됐으며 출연자는 약 2만5000명, 방송시간은 2000시간에 달한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3-02-16 11:13:07[파이낸셜뉴스] 누리호와 다누리 성공, 허준이 교수의 필즈상,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국민들은 올해 10대 과학기술 뉴스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을 꼽았다. 다음으로 한인 수학자 허준이 교수의 필즈상 수상, 달탐사선 다누리의 달궤도 진입 성공, 한미 원자력 협력, 초음속 전투기 개발, 맞춤형 암치료, 전기차 충전시간 단축, 최고성능 전고체전지 개발, 미세플라스틱으로 화학연료 전환, 양자암호통신 상용화 기술개발을 선택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2022년 '올해의 10대 과학기술뉴스'를 28일 발표했다. 이번 10대 과학기술뉴스는 연구개발 성과 부문 분과심사와 두 차례의 선정위원회 심의, 국민 1만1522명이 10개 복수선택 온라인·모바일 투표결과를 반영해 선정됐다. 최종 선정에는 선정위원회 심사 결과를 60%, 온라인·모바일 투표결과를 40% 반영했다. 10대 뉴스 중 과학기술 이슈 부문에서는 '누리호 발사'와 '다누리호'가 각각 89.7%와 85.1%의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선정위원장인 유욱준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은 "누리호와 다누리는 명실상부 올해 국내 과학기술계 최대 이슈이자 국가적 성과였음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또 글로벌 과학 인재 양성에 큰 시사점을 준 허준이 교수의 필즈상 수상도 83.6%의 높은 득표율을 보여 그의 첫 수상이 과학기술계를 넘어 교육계에 남긴 의의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에너지 안보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대한민국 장기 과제로 선정된 '원자력' 이슈도 큰 관심을 받았다. 이와함께 연구개발 성과 부문에서는 6건 중 3건이 전기차, 배터리 기술, 미세플라스틱 등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고부가가치 산업에 관한 연구가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와 더불어 백혈병 치료제에 대한 연구가 10대 뉴스로 선정되며, 수명 연장과 암 정복에 관한 국민의 꾸준한 기대와 관심이 드러났다. 양자통신 기술도 크게 조명을 받으며, 다가올 포스트 퀀텀 시대에 안전한 통신 보안을 위한 기술 및 육성 방향에 대한 의미있는 시사점을 남겼다. #OBJECT0#한편,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뉴스를 살펴보면, 우선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이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지난 6월 21일 두번째 비행에서 성공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명실상부 세계 7대 우주강국의 반열에 올랐다. 누리호 개발 성공은 '우리 위성을, 우리 땅에서, 우리 발사체로, 우리가 원할 때, 쏘아올릴 수 있게 됐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는 자력으로 1.5t급 실용위성을 고도 600~800㎞ 상공에 투입할 수 있는 발사체 기술을 확보했다. 자력으로 우주발사체를 보유한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일본, 인도, 이스라엘, 이란, 북한 등이다. 하지만 중대형 발사체 액체 엔진을 개발한 국가는 우라나라를 포함 7개국뿐이다. 다음으로 한국인 수학자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고등과학원 수학부 석학교수의 필즈상 수상이다. 1936년 제정된 필즈상은 4년마다 수학계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루고 앞으로도 학문적 성취가 기대되는 40세 미만 수학자에게 주어지는 수학분야 최고의 상으로 노벨상보다 수상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허 교수는 초등학교부터 대학 학부와 석사 과정까지 한국에서 마쳤고, 박사학위는 미국에서 받았다. 이후 '리드 추측'과 '로타 추측' 등 오랜 수학 난제들을 하나씩 증명하면서 수학계에 명성을 떨쳤다. 한국 최초의 달궤도선 다누리의 달궤도 진입 성공이다. 다누리는 지난 8월 5일 오전 8시 8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에 실려 출발해 달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또한 한미 원자력 협력으로 원전동맹을 맺고 소형모둘원자로(SMR) 개발과 수출의 협력이다. 한미 양국 정상이 지난 5월 정상회담에서 원전 분야에 대한 협력을 더욱 확대키로 합의했다.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는 SMR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원전 시장 진출도 함께 진행키로 했다. 국산 최초의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시험비행 성공도 최대 이슈 중 하나다. 보라매가 지난 7월 1호기의 초도 시험비행의 성공에 뒤이어, 지난 11월 10일 시제 2호기까지 최초 비행에 성공했다. 국내 첫 자체 생산한 CAR-T 치료제로 백혈병 치료 성공도 주목 받고 있다. 서울대병원이 국내 병원 중 처음으로 자체 생산한 CAR-T 치료제를 18세의 소아청소년 백혈병 환자에게 투여해 치료에 성공했다. CAR-T 치료는 환자 혈액에서 얻은 면역세포가 암을 잘 인식할 수 있도록 유전자 조작을 거친 뒤, 배양해 다시 환자의 몸 속에 집어넣는 맞춤형 치료법이다. 전기차 충전시간을 절반으로 낮춘 멀티 급속 충전시스템을 개발도 선정됐다. 현대자동차의 멀티 급속 충전시스템은 전기차의 핵심 경쟁력인 주행거리와 충전시간, 두 부분을 모두 잡은 기술이다. 지금까지는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배터리 용량을 키워야 하고, 이를위해 배터리 용량을 키우면 충전이 오래 걸리는 문제가 존재했다. 고무 형태의 고체 전해질로 만든 세계 최고 성능의 전고체전지 개발도 선정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범준 교수팀이 미국 조지아공대 이승우 교수팀과 함께 새로운 개념의 엘라스토머 고분자 전해질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성능의 전고체전지를 개발했다. 전고체 리튬메탈전지는 이차전지에 사용되는 휘발성이 높은 액체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해 화재 및 자동차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는 미래기술이다. 태양빛과 전기로 미세플라스틱을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바꾸는 기술도 주목 받았다. KAIST 신소재공학과 박찬범 교수팀이 네덜란드 델프트 공과대학교 프랭크 홀만 교수팀과 함께 태양빛과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미세플라스틱을 화학연료로 변환하고, 미세플라스틱 업사이클링과 생체촉매 반응을 접목해 다양한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생성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자연에 널리 존재하는 헤마타이트를 광촉매로 이용해 폴리에틸렌 테레프타레이트 미세플라스틱을 포름산과 아스트산염으로 전환했다. 마지막으로 양자암호통신 상용화 핵심기술개발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가 세계 최초로 TF 프로토콜 기반 별구조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현했다. 이 방식은 모든 사용자들의 양자신호가 중심부의 노드를 거치기 때문에 임의의 사용자들끼지 효율적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실질적인 1:N(다수) 양자암호통신이 가능한 기술이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실증하고 장거리 양자암호 네트워크 분야로의 상용화를 위해 민간기업에 기술이전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12-28 13:4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