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옛날 장대인(張戴人)이라는 의원이 있었다. 장대인은 명의 중 한 사람으로 약을 잘 썼다. 그러나 모든 병을 약으로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다른 많은 의원들이 약을 처방해서 치료 효과가 없으면 장대인을 찾았다. 장대인은 한 남자의 심통(心痛)을 치료한 적이 있었다. 어느 마을에 관리가 있었는데, 그의 아버지가 금은보화를 싣고 산을 넘다가 도적들에게 습격을 당해서 죽게 되었다. 관리는 그 소식을 듣고서는 크게 슬퍼하면서 대성통곡을 했다. 그 후에 관리에게 갑자기 흉통이 나타났다. “아 심장이 너무 아프다. 명치까지 답답하구나.” 관리의 흉통은 날마다 심해지더니 그치지 않았다. 한 달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는 윗배에 덩어리가 잡히는 듯하더니 사발을 엎어놓은 듯 부어올랐다. 관리의 흉통은 실제로는 심장통은 아니었다. 이것은 위장증상을 겸한 신체형 자율신경 장애에 의한 흉통으로 보통 위완심통(胃脘心痛)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역류성 식도염에 의한 흉통도 실제 심장통과 구별해야 한다. 또한 심리적인 문제를 겸한 경우를 칠정심통(七情心痛)이라고 한다. 그 관리는 가슴의 통증이 심해서 참을 수 없었다. 한 의원이 약을 써 봤지만 효과가 없었다. 그래서 그 의원은 다시 침을 불에 달궈서 놓는 번침(燔鍼)이나 뜸치료를 해보고자 했지만 관리는 불침과 뜸 치료는 무섭다고 거부했다. 그래서 그 의원은 어쩔 수 없이 장대인을 찾아와 도움을 청했다. 장대인은 왕진을 가서 진찰을 했다. 관리를 눕혀 놓고 전중혈(膻中穴)을 눌러 보니 자지러지는 듯한 통증을 호소했다. 전중혈은 양쪽 젖가슴 사이의 정중앙 부위로 이 자리를 눌러서 통증이 심하다는 것은 기가 울체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우울증이나 화병에서도 나타난다. 그런데 바로 그때 무당이 굿을 하려고 왔다. 보통 제대로 된 의원이라면 ‘어찌 환자의 병을 무당에게 맡기는 것인가?’하고 호통을 쳤을 텐데, 장대인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오히려 무당에게 “여기에 잘 오셨네.”라고 덕담까지 했다. 장대인은 무당을 불러서 “내 부탁이 있소. 다른 말과 행동은 하지 말고 여러 가지 미친 듯한 소리나 흉내를 내서 병자를 즐겁게 해 주시오.”라고 하면서 몰래 엽전 꾸러미를 건넸다. 무당은 돈을 벌려고 굿을 하는 터라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무당은 갖가지 동물 흉내를 내고 이상한 소리를 냈다. 그리고 작두를 타는 듯하다가 일부러 미끄러져서 넘어지기도 했다. 관리는 그것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해 크게 웃었다. 굿이 끝난 이후에도 관리는 혼자서 웃어댔다. 웃음을 참지 못할 때는 남몰래 벽을 향해서 고개를 돌리고 하루 이틀 동안 있기도 했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가슴 아래에 뭉친 덩어리가 모두 흩어졌고 흉통도 사라졌다. 관리는 주위 사람들에게 “이제 제 흉통이 모두 없어졌습니다.”라고 하면서 좋아했다. 의원이 장대인에 물었다. “대인은 그 관리를 어떻게 치료를 하신 겁니까?” 그러자 장대인이 말하기를 “<내경>에 ‘우즉기결(憂則氣結)’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우울해하면 기가 뭉친다는 의미입니다. 또 말하기를 ‘희승비(喜勝悲)’라고 했는데, 이 의미는 기쁨은 우울하거나 슬픔을 이긴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희즉기완(喜則氣緩)’하기 때문에 기뻐하게 되면 뭉친 기운이 풀어집니다. 따라서 관리를 기쁘고 즐겁게 해서 뭉친 기운을 풀어서 우울하고 슬픈 감정을 몰아낸 것입니다. 이러한 것을 모르고 오로지 약이나 침구(鍼灸)만을 이용해서 치료하려고 한다면 그 통증만 증가시킬 뿐입니다.”라고 답했다. 의원은 장대인에게 고개를 숙였다. 한번은 장대인이 분노가 지나쳐서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했던 부인을 치료한 적이 있었다. 관리의 부인은 분노로 인해서 음식을 전혀 먹으려고 하지 않았다. 사실 부인은 억지로 시집을 왔기에 억울함이 있었다. 시집을 와 보니 자신의 친정보다 가난하고 남편도 그렇게 맘에 들지 않았다. 부인은 가족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하인들을 꾸짖기만 했다. 심지어 수가 틀리면 주위 사람들을 죽여버리겠다고 악담을 퍼붓기까지 했다. 관리와 부인 사이에는 아직 자식이 없었는데, 부인이 하도 화를 내는 바람에 관리는 합방을 엄두도 내지 못했다. 많은 의원들이 처방을 해 봤지만 부인의 증상은 거의 반년 동안 차도가 없었다. 부인은 몸이 핼쑥해졌다. 그래서 부인의 남편이 장대인에게 진료를 요청했다. 장대인이 진찰을 해보더니, “부인의 증상은 약으로는 치료하기 어렵습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관리는 당황하며 “그럼 이대로 두고만 보란 말이요?”라고 되물었다. 장대인은 “다른 방법으로 치료를 해 보겠습니다.”라고 했다. 장대인은 2명의 기녀(妓女)에게 화장을 진하게 시켜서 광대처럼 분장을 한 후 부인 앞에 나서게 했다. 그랬더니 부인이 박장대소를 하면서 크게 웃었다. 다음 날에는 기녀들에게 서로 붙잡고 씨름을 시켰더니 그 모습을 본 부인은 다시 더 크게 웃었다. 그러고 나서는 사람을 시켜서 부인의 양쪽 옆에서 음식을 차려놓고서는 과장하면서 게걸스럽고 맛있게 먹도록 했다. 그러자 부인은 “그 음식이 그렇게 맛이 있소? 나도 한번 먹어봐도 되겠소?”하고 물으면서 맛을 보기까지 했다.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 부인은 분노하는 것이 점차 줄어들더니 식욕이 점차 좋아지면서 식사량이 늘었다. 장대인은 관리에게 “부인은 즐거움을 모르기 때문에 항상 화가 나 있었던 것이요. 그러니 어떻게든지 조금이라도 즐겁고 웃을 만한 일을 만들어주시면 이유없이 분노하는 일이 없을 겁니다.”라고 당부했다. 관리는 항상 부인의 기분을 맞춰주면서 어떻게든지 웃도록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러자 부인은 조금씩 자신의 삶과 처치에 만족하더니 분노하는 증상이 사라지고 얼마 후에는 합방도 하게 되어 자식도 낳게 되었다. 한번은 걱정이 많은 한 부잣집 부인의 불면증을 치료한 적이 있었다. 그 부인은 예민한 성격으로 별것 아닌 일로도 근심 걱정이 많았다. 약 2년 전에 부자였던 친정집이 망한 이후로 근심 걱정에 휩싸여 거의 2년 동안 입맛이 없어서 식사를 전혀 하지 못했다. 그리고 심장이 벌렁거리고 불안 초조해했다. 문제는 잠을 전혀 자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여러 의원들이 치료를 해 봤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부인의 남편은 결국 장대인을 찾아 치료를 부탁했다. 장대인이 진찰을 해보더니 “양쪽 촌구맥이 모두 늘어져 있을 것을 보면 이것은 비(脾)가 사기(邪氣)를 받은 것입니다. 의서에 ‘비주사(脾主思)’라고 했는데, 바로 비(脾)는 사려(思慮)를 주관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비기(脾氣)가 뭉쳐서 근심과 걱정이 끊이지 않고 입맛이 없고 심장이 벌렁거리면서 건망증과 불면증이 나타나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해 주었다. 남편은 “그럼 어떻게 치료하면 되겠습니까?”하고 물었다. 장대인은 “의서에 보면 목극토(木克土)라고 했습니다. 간목(肝木)의 기운이 비토(脾土)의 기운을 이긴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간목의 감정은 분노이기 때문에 부인을 화나게 하면 비토(脾土)의 기운인 근심 걱정이 꺾일 것입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남편은 “제 부인은 화를 낼지 모르는 사람이오.”라면서 걱정했다. 장대인은 부인의 분노를 유발하기 위해서 남편과 작당 모의를 했다. 그래서 남편에게 부인의 패물이며 집문서, 땅문서 등 재산을 모두 거두어 부인 모르게 다른 곳으로 숨겨두라고 했다. 그러고 나서는 날마다 술을 마시고 취해서 밤늦게 들어오고 부인이 재산을 행방을 물어도 절대 말하지 말라고 했다. 부인이 조금씩 화가 날 즈음, 이제는 집에도 아예 들어오지 말고 잠시 멀리 떠나 있으라고 했다. 마을에는 ‘남편이 부인을 버리고 도망을 갔다’는 소문이 났다. 그러나 이 소문도 남편의 하인들을 시켜서 일부러 내게 한 것이다. 부인은 그 소문을 듣고서는 대노(大怒)를 했다.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부인은 “아이고 내 팔자야. 분하고 원통하다.”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서는 땀을 흠뻑 흘리고 나더니 그날 밤은 곤히 잠들었다. 다음 날도 하루종일 잠만 잤다. 이렇게 누워있기를 8~9일 정도까지 하더니 갑자기 벌떡 일어나 음식을 찾았다. 장대인은 부인을 찾아 진맥을 해보더니 “이제야 맥이 평화로움을 얻었습니다.”라고 말하고서는 밖을 보면서 “이제 들어오시오.”라고 누군가를 불렀다. 그랬더니 문밖에 있던 남편이 패물과 집문서 땅문서를 가지고 방안으로 들어왔다. 자초지종을 들은 부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제야 환하게 웃으며 장대인에게 감사를 전했다. 모든 증상이 약으로만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약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증상은 마음을 다스려 치료할 수 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 제목의 ○○은 ‘마음’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유문사친(儒門事親)> ○ 息城司侯, 聞父死於賊, 乃大悲哭之, 罷, 便覺心痛, 日增不已, 月餘成塊, 狀若覆杯, 大痛不住, 藥皆無功. 議用燔針炷艾, 病患惡之, 乃求於戴人. 戴人, 適巫者在其旁, 乃學巫者, 雜以狂言以謔病者, 至是大笑, 不忍回. 面向壁, 一, 二日, 心下結塊皆散. 戴人曰: 內經言, 憂則氣結, 喜則百脈舒和. 又雲:喜勝悲. 內經自有此法治之, 不知何用針灸哉? 適足增其痛耳! (식성에 사는 사후의 관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버지가 도적들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슬퍼하면서 대성통곡을 하였다. 그 후에 갑자기 심통을 느꼈는데 날마다 증가하여 그치지 않았고, 한 달쯤 되었을 때 덩어리가 생겼는데 모양이 잔을 뒤집어 놓은 것과 같았다. 통증이 심하여서 잘 참지를 못하였고, 약을 써도 모두 효과가 없었다. 불에 달구침을 놓거나 뜸을 사용하려고 의논하는데 환자가 싫어하여 이에 대인을 찾아와 도움을 구하였다. 대인이 이르렀을 때 마침 무당이 그의 곁을 지키고 있어서, 이에 무당에게 여러가지 광언으로써 병자를 즐겁게 해 주라고 가르쳐 주었다. 이렇게 하였더니 크게 웃음을 참지 못하면서, 얼굴을 벽을 향한 채 1~2일 동안 있었더니 심하에 뭉쳐있던 덩어리가 모두 흩어졌다. 대인이 말하기를 내경의 말에 ‘우즉기결’한다고 하였는데, 기뻐하게 되면 모든 맥이 펼쳐지는 것이다. 또 말하기를 ‘희승비’라, 내경에 이러한 방법으로 치료하라고 하였는데, 제대로 알지 못하고 어찌 침구를 사용한단 말인가? 그 통증만 증가시킬 뿐이리라!) ○ 項關令之妻, 病食不欲食, 常好叫呼怒罵, 欲殺左右, 惡言不輟. 眾醫皆處藥, 幾半載尚爾. 其夫命戴人視之. 戴人曰, 此難以藥治. 乃使二娼, 各塗丹粉, 作伶人狀, 其婦大笑; 次日, 又令作角抵, 又大笑; 其旁常以兩個能食之婦, 誇其食美, 其婦亦索其食, 而爲一嘗. 不數日, 怒減食增, 不藥而瘥, 後得一子. 夫醫貴有才, 若無才, 何足應變無窮? (항관령의 부인이 노하는 병으로 음식을 먹으려고 하지 않았고, 항상 소리치거나 꾸짖는 것을 좋아하여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죽이려고 하고 악언을 그치지 않았다. 많은 의사들이 모두 처방을 하여 약을 먹였지만 거의 반 년 동안 여전하였다. 그 남편이 대인으로 하여금 진료하게 하였는데, 대인이 말하기를 “이것은 약물로 치료하기는 힘듭니다.”하고, 이에 2명의 기녀로 하여금 화장을 하게 하여 희극배우처럼 만들었더니 그 부인이 크게 웃었다. 다음날 또한 그렇게 하여 씨름을 하게 하였더니 또 크게 웃었다. 그녀의 곁에서는 항상 양쪽으로 잘 먹는 부인을 두고서 음식이 맛있음을 과장하게 하였더니 그 부인도 역시 그 음식을 찾아서 한 번 맛보게 되었다. 며칠 지나지 않아서 노하는 것이 줄어들면서 식욕도 증가하여 약을 먹지 않아도 나았으며, 나중에 자녀도 낳았다. 무릇 의사에게는 재주 있음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니, 만약 재주가 없다면 어찌 변화가 무궁한 것에 충분히 호응할 수 있으리오!) ○ 一富家婦人, 傷思慮過甚, 二年不寐, 無藥可療. 其夫求戴人治之. 戴人曰:兩手脈俱緩, 此脾受之也. 脾主思故也. 乃與其夫, 以怒而激之. 多取其財, 飲酒數日, 不處一法而去. 其人大怒汗出, 是夜困眠, 如此者, 八, 九日不寤, 自是而食進, 脈得其平. (한 부잣집 부인이 사려가 지나치게 심하여서 2년 동안 잠을 자지 못하였는데,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이 없어서, 그 남편이 대인을 찾아와서 치료해 주기를 요구하였다. 대인이 말하기를 “양쪽 수맥이 모두 완하니 이것은 비가 사기를 받은 것으로 ‘비주사’하는 까닭이다.”라고 하면서, 이에 그 남편과 함께 분노가 밀려들도록 하였다. 그래서 그의 재물을 많이 취하여 여러 날 동안 음주하고선 한 가지 방법도 가르쳐 주지 않고 도망가 버렸다. 그 부인이 크게 노하면서 땀을 흘리고는 그날 밤 곤하게 잠을 잤다. 이와 같이 잠자기를 8~9일 동안 깨지 않더니, 그 이후로 음식을 먹고 맥도 그 평해졌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01-12 11:14:22[파이낸셜뉴스] 편의점 이마트24가 업계 최저가로 판매 중인 자체브랜드(PB) 커피와 우유, 생수 품목 가격을 올해 1분기까지 동결한다. 5일 이마트24에 따르면 아임e 페트커피 4종, 아임e 하루e한컵우유 1L, 아임e 하루이리터 500ml 생수 등은 지난해 연말 가격을 동결한 후 판매가 크게 늘어난 제품들이다. 이마트24는 당초 지난해 연말까지만 가격을 유지하기로 했다가, 장바구니 물가를 줄이기 위해 올해 1분기까지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제품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80%가량 늘며 각 상품군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매출 증가율은 1~2분기 10~20%에서 3분기 30~60%, 4분기 40~80%로 점점 높아졌다. 물가 부담이 갈수록 커지면서 가성비 제품을 찾는 경향도 뚜렷해진 셈이다. 이마트는 장바구니 물가를 낮추기 위한 다양한 할인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2000여 상품에 대해 '플러스원' 혜택을 제공하고, 1월 가장 인기 있는 과일 중 하나인 딸기를 소재로 한 제품에 할인 혜택도 준다. 또 오는 12일까지 커피음료, 프로틴 음료, 핫바, 컵라면 등 인기상품 18종에 대해 '1+1' 혜택과 동시에 행사 결제수단으로 결제 시 쿠폰을 제공한다. 조계동 이마트24 음용식품팀장은 "고객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 업계 최저가로 판매 중인 가성비 좋은 PB생수, 페트커피, 우유 가격을 올해 1분기까지 동결했다"며 "가격 동결과 함께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고객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4-01-05 15:41:11[파이낸셜뉴스] 지난달 이마트24는 생필품 프로모션으로 준비한 계란 물량을 완판했다. 쌀(10㎏)과 우유(1ℓ)도 물량 90% 이상을 판매하는 등 고물가 시대 편의점 업계의 대용량·초저가 전략이 편장족으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편장족은 대형마트나 이커머스가 아닌 근거리 소매점인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소비자를 뜻하는 말이다. 이마트24는 초저가 전략으로 편장족의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달에 이어 이달 31일까지 초특가 프로모션을 재개한다고 16일 밝혔다. 행사품목은 △초란(15구) △우유(1ℓ) △생수(2ℓ, 6입) △쌀(10㎏) △세제(3ℓ) 등 대용량 상품으로 총 23종이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지난달 행사 상품의 매출신장률은 전월 동기 대비 57%를 기록했다. 이마트24는 이번 프로모션을 위해 협력사에 평소 대비 최대 10배 물량을 추가 매입했다. 대량구매를 통해 원가를 낮춰 소비자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이마트24는 ‘1+1’ 행사로 ‘무항생제 1등급 초란 15구’를 7000원에 판매한다. 초란 1구당 234원인 셈이다. 자체 상표인 아임이의 하루이한컵우유, 하루이리터(6입) 상품도 할인 판매한다. 이마트24는 고물가 대응을 통한 초저가 이미지 강화로 가맹점의 매출 증대를 꾀한다. 박용일 이마트24 운영본부장은 “이달 생필품과 먹거리 등 다양한 상품을 알뜰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행사 상품 카테고리를 강화했다”며 “고물가에 대응하는 초저가 마케팅으로 근거리 알뜰 쇼핑 채널로 거듭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3-03-15 18:09:20[파이낸셜뉴스] 이마트24는 초복을 앞두고 민물장어솥밥을 시즌 한정 판매한다고 12일 밝혔다. 민물장어솥밥의 특징은 고단백 식재료인 민물장어가 통째로 담긴 것이다. 일반적인 도시락 상품과 달리 솥밥 모양 패키지에 담겼다. 오는 14일부터는 이마트24 모바일앱에서 민물장어솥밥을 예약 구매할 수 있다. 상품 구매 시 하루이리터(500mL)와 웅진하늘보리(500mL) 중 1개를 증정하는 행사도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김홍근 이마트24 MD는 “전문점 수준의 맛과 퀄리티로 간편하게 보양식을 즐기려는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고 전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2-07-12 08:17:04[파이낸셜뉴스] 이마트24는 가메골손왕만두와 손잡고 자체 브랜드(PB) 상품 ‘아임이 가메골 왕만두’ 3종을 선보인다고 17일 밝혔다. 가메골손왕만두가 유통업계와 손잡고 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상품은 가메골손왕만두로부터 받은 만두소를 사용한 동일한 크기의 만두를 즉석 냉동시켜 남대문시장에서 먹던 가메골손왕만두의 맛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김치왕만두와 고기왕만두가 한 개씩 들어있는 반반 왕만두는 17일부터, 김치왕만두와 고기왕만두는 오는 22일부터 판매한다. 오는 12월말까지 상품 출시를 기념해 행사카드로 결제 시 5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으며, 펩시콜라캔 또는 하루이리터 500ml를 덤으로 증정하는 행사도 진행한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전통시장 맛집 먹거리를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년여 간의 설득과 개발 과정을 거쳐 이번 상품을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이 다양한 지역 맛집의 먹거리를 즐길 수 있도록 차별화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1-11-17 08:49:42[파이낸셜뉴스] 이마트24가 최대 성수기인 7월을 맞아 파격 할인을 제공하는 '7일장'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29일 밝혔다. 우선 이마트24는 '1+4'라는 파격 증정이벤트로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내달 1일부터 7일까지 에어퀸 KF-AD(2입) 2종(대형/소형)의 비말차단마스크를 1+4로 판매한다. 개당 300원 꼴로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1개당 2입인 것으로 감안하면 비말차단마스크 1장을 150원에 구매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이마트24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을 맞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비말차단 마스크를 편의점 역사상 처음인 1+4로 준비해 고객들이 이마트24를 찾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최대 82% 파격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이마트24는 둥지냉면 봉지 2종(동치미물냉면, 비빔냉면), 삼양비빔면봉지(4입), 초코에몽(가공유), 아임이신당동원조쌀떡볶이스낵, 아이비 등 총 6종에 대해 1+1과 함께 제휴카드(KB국민카드/NH농협카드) 추가 60% 할인 혜택까지 제공한다. 여기에 KT멤버십 중복 할인까지 가능해 고객들은 최대 82% 할인 효과를 누리며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또, 7일장 기간 도시락 2종(트리플육해공도시락 4700원 / 반반고기정찬 4500원) 중 한 상품을 구매 시 민생컵라면&하루이리터500ml 생수를 모두 받을 수 있는 더블 증정 이벤트가 진행된다. 이 밖에도 이마트24는 7일장 기간 동안만 34종의 인기 상품에 대해 1+1, 덤증정, 결합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이마트24는 최성수기인 7월을 맞아 한 달간 1900여개 상품에 대해 1+1, 2+1, 덤증정, 가격 할인 등을 진행하는 것과 별도로 월 초 일주일 동안만 1+4, 82% 할인 등 파격적인 혜택을 준비했다”며 “파격 할인으로 월초부터 고객들이 이마트24를 방문하도록 함으로써 한 달간 진행되는 행사 상품까지 홍보할 수 있어 7일장을 지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2021-06-29 13:35:28[파이낸셜뉴스] 이마트24는 PB(자체브랜드)생수 ‘하루이리터 2L’ 6입 번들 제품을 무라벨로 출시한다고 21일 밝혔다. 무라벨 생수는 제품 정보를 대용량 비닐 포장지에만 표기해, 각 생수에 부착된 라벨과 접착제를 완전히 없앤 상품이다. 이마트24는 고객들의 친환경 소비를 돕기 위해, 분리배출 편의성을 높인 무라벨 생수를 기획하게 됐다. 무라벨 생수는 오는 22일부터 전국 이마트24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무라벨 패키지가 적용되는 하루이리터2L 번들 제품은 기존 개별 용기 전면에 부착되던 라벨을 모두 제거하고, 6입 번들을 포장하는 패키지에만 브랜드와 표시사항을 표기했다. 상품명 및 필수 표기사항인 용량, 수원지, 무기질 함량 등의 상품 정보가 대용량 비닐 포장지에 인쇄 되어 있으며, 번들 손잡이와 생수 뚜껑을 이마트24의 브랜드 컬러인 노란색으로 만들어 고객들이 하루이리터 PB상품임을 알 수 있도록 했다. 무라벨 생수는 음용 후 재활용을 위해 별도로 라벨을 뜯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여 분리 배출을 손쉽게 할 수 있다. 또한, 기존 개별 용기에 213㎠ 면적의 라벨이 부착됐는데, 이번 무라벨 적용으로 연간 판매 수량으로 환산 시 축구경기장(약 7420㎡) 48개를 덮을 정도의 비닐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이마트24는 전체 PB생수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고객들이 많이 찾는 상품인 ‘하루이리터2L’ 번들에 우선적으로 무라벨을 적용한 후, 500ml와 1L 생수를 포함한 이마트24 PB생수를 무라벨로 전면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무라벨 생수를 통해 라벨을 떼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여 분리배출의 편의성을 높이고, 폐 페트병의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친환경 상품을 지속 선보여 ESG경영에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2021-04-21 09:11:19이마트24가 연중 생수 매출이 가장 높은 8월, 역대 최대 규모의 생수 할인 행사를 펼친다. 이마트24는 8월 한달 간, 생수 9종에 대해 1+1, 2+1 행사를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삼다수, 아이시스, 평창수, 아쿠아포레, 몽베스트 등 소용량 생수(500ml 이하) 5종에 대해 1+1 행사를 진행하며, 아이시스(2L), 백산수(2L)등 대용량 생수를 포함해 에비앙500ml, 백산수 500ml는 2+1행사를 진행한다. 이마트24 PL생수 '하루이리터'는 신세계포인트로 2개를 구매 시 50% 할인 해 준다. 특정 생수 브랜드의 단일 상품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올해는 생수 판매량이 가장 높은 8월에 맞춰 소용량 생수 전 품목을 대상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행사가 열린다. 실제로 지난해 전체 생수 매출 중 31%가 여름(6월~8월)에 집중됐고, 특히 8월은 전체매출의 11.5%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이마트24 데일리팀 이정웅 팀장은 "고객들이 부담 없이 생수를 구입할 수 있도록 역대 최대 규모의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다양한 행사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0-08-04 09:20:00편의점 PL 상품이 올해 판매 베스트 10개 중 절반을 차지하며 인기 급상승 중이다. 11일 이마트24가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판매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판매수량 기준 1위가 하루이리터(2L), 2위 이프레소아이스컵, 3위 하루이리터생수(500ml), 4위 참이슬후레쉬, 5위 민생라면(봉지)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마실거리가 대부분을 차지한 가운데, 이마트24가 올해 2월부터 390원에 판매하기 시작한 민생라면(봉지)이 5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 특징이다. 이마트24 원두커피 '이프레쏘 핫아메리카노'도 지난 해보다 한 단계 상승한 6위를 차지했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아메리카노) 트렌드를 반영하듯, 날씨가 쌀쌀한 1분기와 4분기에도 아이스컵이 각 7위와 2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올해 5월 출시된 후 바로 아이스크림 1위를 차지하며 이마트24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한 이천쌀콘이 3분기 10위를 기록했다. 이마트24는 1000원 미만의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고 가성비가 높은 상품이 고객들의 호응을 얻음에 따라 내년에도 상품성이 뛰어난 차별화 상품을 지속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올해 판매수량 베스트 상품 10개 중 5개가 이마트24 차별화 상품이었다"며 "올해 이어 내년에도 저렴한 가격으로 높은 만족감을 제공할 수 있는 상품을 지속 선보여 이마트24 경쟁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마트24는 올해 상품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다양한 차별화 상품을 내놨다. 도시락, 김밥, 주먹밥, 샌드위치와 같은 프레시 푸드 생산시설 및 상품 개발자 확대, 편의점 최초 주류카테고리킬러 도입 등을 통해 상품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했다. 또 그동안 편의점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저가 전략을 펼치며 편의점 초저가 상품 시대를 열었다. 이러한 노력은 가맹점과 고객들의 호응을 얻으며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실제로, 이마트24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지난 해 2배 수준의 프레시 푸드 신제품을 쏟아내며 끊임없이 새로운 상품을 선보였으며, 그 결과 매출은 전년 대비 7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최초 390원 봉지라면의 성공으로 시작된 이마트24 민생시리즈 및 초저가 상품은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민생봉지라면 600만개 판매 돌파를 비롯해, 민생시리즈는 각 상품군에서 판매수량 1위, 매출액 1~3위를 기록하며 이마트24 핵심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19-12-11 10:07:26"난 번잡한 거 싫은데 왜 자꾸 이리로 오냐." "어머니, 여기가 물건 값도 싸고 먹거리도 좋아요." 지난 20일 오전 11시쯤 대구 중구 서문시장으로 향하는 동3문으로 들어서자마자 옆을 지나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대화가 제일 먼저 인상깊게 들려왔다. 채 서른 살이 안 돼보이는 앳된 모습의 며느리는 연신 내켜하지 않는 시어머니의 팔짱을 꼭 낀 채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장 안에 들어서니 오가는 사람이 너무 많아 한자리에 멈춰 서 있기가 힘들다. 시장을 둘러보는 동안 여러 번이나 어깨를 부딪힐 정도로 사람이 많다. 손님을 부르는 상인들의 구수한 사투리와 오가는 사람들의 대화가 한데 섞여 정말 왁자지껄하다. 음악소리나 기계음이 없이 오롯이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소음이 즐거울 수 있다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 월요일 오전인데도 서문시장 쪽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많아 예상은 했지만 이처럼 인산인해를 이룰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3대 장터였던 서문시장, 점포수만 4622개서문시장은 조선 중기에 형성된 시장으로 옛 이름은 대구장이다. 평양장, 강경장과 함께 전국 3대 장터였다. 1920년대 대구 시가지가 확장되면서 서남쪽에 있던 천황당지를 매립해 다시 장을 옮긴게 지금의 서문시장이다. 대구읍성 서쪽에 자리잡아 서문시장으로 불리게 됐다. 서문시장은 대지면적 3만4944㎡, 건물연면적 9만3070㎡ 규모로 점포 수가 무려 4622개에 달한다. 이곳에서 생계를 꾸리는 상인만 1만2000명을 넘는다. 웬만한 대기업 직원 수보다도 많은 셈이다. 워낙 규모가 크고 취급하는 물건이 없는 게 없다보니 '삼남 제일의 큰 장'이라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정확한 표현이다. 서문시장에서 일어나는 연간 매출액은 현금장사가 많은 특성상 공식 집계를 할 수 없지만 시장상인연합회 측은 1조원을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남녀노소 빼곡한 인파… 평일 오전부터 북적외지인이 서문시장에 들어서면 시장의 엄청난 규모에 놀라고 그 큰 시장을 빼곡하게 메운 인파에 다시 또 놀란다. 동남아시아 유명 관광지의 전통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사람도 많고 활기차다. 시장을 오가는 사람도 나이든 노인보다는 중년층이 많다. 아이를 안고 다니는 젊은 주부나 부부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서문시장은 4개 지구, 4개 전문상가 등으로 구성됐다. 예전에 유명했던 섬유도시의 전통시장답게 원단부터 각종 의류는 물론 모피까지 각종 섬유제품에서 모든 구색을 다 갖추고 있다. 이 밖에도 건해물, 그릇을 비롯한 잡화도 그득하다. "티 하나 오천원 주고 샀다." "잘 샀네. 이쁘네." "바지도 두 개나 샀다. 고무줄바지." "많이도 샀네. 근데 다 좋아 보이네." "좋아보이나? 내가 두어개 사줄게. 얼마 안한다. 밥먹고 같이 가보자." 오래된 식당에 들어가 앉으니 옆 테이블에 친구 사이로 보이는 초로의 여인들이 가방에서 주섬주섬 옷가지를 꺼내며 나누는 대화가 즐겁다. 식당에서 식사 중인 대만에서 왔다는 자매 관광객은 "오래된 시장이라고 꼭 가봐야 하는 곳이라 왔는데 진짜 한국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며 "비좁기는 하지만 오래된 시장 음식을 사 먹을 수 있어 재밌는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서문시장을 둘러보면 볼거리가 많지만 먹거리도 좋다. 골목 중간중간에 순대와 머릿고기를 내는 노점상들이 있지만 아무래도 가장 특색 있는 먹거리는 칼국수다. 시장에 일렬로 죽 들어선 노점은 손님들에게 국수를 말아내느라 정신이 없다. 손님들이 간이의자에 어깨를 닿을 듯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먹는 칼국수는 나름 재미가 있다. 그런데 왜 이렇게 국수를 파는 집이 많은 것일까. 시장 상인에게 물었다. "여기가 삼성이 일어선 동네입니다. 여기서 조금만 올라가면 삼성상회가 자리를 잡고 장사를 시작한 데가 있는데 거기서 국수를 팔았습니다. 그래서 서문시장에 국숫집이 많은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의 시작' 삼성상회 터가 바로 옆에시장을 빠져나와 삼성상회 옛 터를 향했다. 불과 200m나 걸었을까, 글로벌 기업 '삼성'의 모태가 된 삼성상회가 창업한 곳이 눈에 들어온다. '삼성상회의 풍경'이라고 쓴 소개글에서는 '전화기 한 대와 40여명의 종업원으로 출발한 삼성상회는 대구 근교의 청과물과 동해안의 건어물 등을 모아 만주와 베이징 등지로 수출했다. 또 제분기와 제면기를 갖추고 국수제조업도 병행했는데 당시 생산한 별표국수는 워낙 인기가 좋아 전국 각지에서 도소매상들이 끌고 온 소달구지와 짐 자전거가 북새통을 이뤘다'고 설명하고 있다. 즐비한 칼국수집… 갈비찜도 소문난 먹거리서문시장의 또 이름난 먹거리는 갈비찜이다. 여느 도시나 있는 음식이지만 서문시장의 갈비찜은 마늘을 활용해 좀 특별하다. 서문시장 한쪽 갈비골목으로 불리는 곳에 들어서면 음식점이 연달아 위치해 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식당은 '삼미갈비찜' 집이다. 1977년부터 영업을 한 이곳의 터줏대감이다. 양념이 시꺼멓게 눌어붙은 찌그러진 양은냄비에 내는 갈비찜은 알싸한 마늘 향이 일품이다. 다소 간이 센 편이지만 마늘 향을 가득 머금은 고기는 자꾸 숟가락을 끌어당긴다. 양푼에 담겨 나오는 밥에 양념만 떠서 쓱쓱 비벼 먹어도 좋다. 비결을 물으니 간장을 만들 때, 고기를 재울 때, 고기를 조리할 때 마늘을 3번이나 넣는다고 설명한다. 청국장도 함께 나오는데 콩을 으깨지 않고 통째로 넣었다. 냄새도 덜하고 입속에서 퍼지는 고유의 향이 좋다. 이 집 주인장은 "이 식당은 1977년부터 장인의 고모가 운영하던 것을 장모가 이어받았고, 5년전부터 사위인 자신이 경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니까 지금이 3대째인 셈이다. 이곳은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연탄을 지펴서 고기를 굽던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선술집이었다. 그러나 연기가 많이 나고 화재위험도 있어 양은냄비에 고기를 볶아내는 곳으로 바뀌고, 이후에 고기를 갈비로 바꾸게 됐다. 이 집 주인장은 "외지 방문객도 많지만 일본, 대만, 동남아 등 해외에서 오는 방문객들도 아주 많다"며 "특히 일본 관광객들이 하루에 10팀 이상 오는데 갈비와 청국장을 그렇게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볼 때 너무 기분이 좋다"고 설명했다. 대구의 밤 밝힌다 방천 夜시장 투어서문시장은 워낙 넓고 다양해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지만 저녁이 가까워오는 시간이라면 이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방천시장으로 발길을 옮기는 것도 좋다. 대구 중구 대봉동에 위치한 방천시장은 광복 이후 만주와 일본에서 돌아온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신천변에 난전을 내기 시작하며 생겨난 시장이다. 방천시장은 야시장으로 특히 유명하다. 요즘 대구에서 가장 유명세를 타고 있는 '김광석거리'와 같이 붙어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김광석의 노랫말 등을 테마로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골목 사잇길에는 어김없이 휴대폰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방문객들을 볼 수 있다. 저녁이 가까워질수록 김광석거리는 오가는 사람이 훨씬 많아졌다. 일부는 서문시장에서 봤던 외국인 관광객도 더러 있다. 방천시장의 한 상인은 "방천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야시장이 열리기 전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해 김광석거리에서 놀다가 야시장이 열리면 저녁과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며 "대구를 찾는 사람들의 관광코스처럼 자리잡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방천시장 야시장은 저렴하고 맛있는 안주와 술값으로 대구는 물론 이 일대 젊은이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수도권 지역까지 입소문이 나면서 이 문화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온다고 한다. 방천시장은 전통시장치고는 상당히 젊은 느낌을 준다. 야시장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오래된 상점들이 하나둘씩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어서다. 장사 준비를 하고 있는 한 방천시장 야시장 상인은 "아마도 방천시장이 몇 년 지나면 더 젊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야시장 때문인지 저녁에 문을 여는 전통시장 상인들도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부동산 선임기자
2019-05-26 16:5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