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서울=김학재 김윤호 기자】 이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이 '리우 G20 정상선언문'을 도출한 가운데 한국이 제시한 주제들이 곳곳에 포함된 것은 물론 러시아와 북한의 불법적 군사협력을 겨냥한 문구도 포함됐다. 러시아 대표단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해외 정상들은 일제히 러북 군사협력을 비판하면서 단일대오에 준하는 협력 의지를 보여줬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대통령실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국익을 중심으로 한 대외정책을 유지, 상황에 유동적인 대외정책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아울러 러시아와도 절대적으로 적대적 관계를 갖기보다 안정적 통상 관계를 가지며 상황을 관리하고 있음을 강조, 유연한 접근 가능성을 시사했다. ■러북 겨냥 국제법 준수 의무 적시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8일(현지시간) 현지 브리핑에서 G20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이 '리우 G20 정상선언문'을 도출한 것과 관련, "제7항에 보면 모든 당사자의 국제법상의 원칙을 준수할 의무가 적시되어 있다"면서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을 포함해 중동의 여러 분쟁과 전쟁을 포함하는 맥락이 되겠다"고 밝혔다. 정상선언문의 지정학 문안에는 "전쟁과 모든 무력분쟁이 인간의 고통을 가중시키면서 심각한 인권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는 서술이 담겨 우크라이나 전선에 파병된 북한군과 러시아 간 불법적 군사협력을 겨냥한 것이란 설명이다. 이번 G20 정상회의 정상선언문은 △기아·빈곤 퇴치 △지속가능한 개발 및 에너지 전환 △글로벌 거버넌스 제도 개혁 등으로 구성됐고 총 85개 항으로 이뤄졌다. 이번 정상선언문 중에는 우리나라가 강조하고 제시한 4가지 주제가 주요 항목에 담겼다. 제5항에는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고, 제42항에는 윤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무탄소에너지(CFE) 확대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가 포함됐다. 제58항에는 오는 25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유엔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 회의(INC-5)와 관련한 플라스틱 감축 노력이 포함됐다. 해당 위원회는 유엔환경총회(UNEA) 결의에 따라 해양 플라스틱을 포함해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구속력이 있는 국제협약 성안을 위해 조직된 정부 간 협상기구다. 제77항에는 윤 대통령이 국제사회에서 강조해 온 안전과 혁신에 입각한 인공지능(AI) 개발방안이 담겼다. ■미중러 관리하는 尹, 영향력 높이기윤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기간 국제사회의 러시아와 북한에 대한 비판 분위기를 이끌어냈지만 러시아와도 적대적인 관계는 피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러시아와는 정부 차원에서 필요한 얘기를 수시로 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해 오던 러시아의 에너지 수입, 어류의 수입, 필요한 자원의 수입은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와의 무역은 생각 외로 안정적으로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 물밑 조율이 이뤄지고 있음을 알렸다. 그러면서도 러북이 우크라이나에서 군사협력을 강화할 경우에 대해 고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가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방어능력을 갖도록 보충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경고성 메시지를 날렸다. 이와 함께 이번 윤 대통령 남미 순방 기간 부각된 대외정책 변화 가능성을 놓고 대통령실은 "윤석열 정부의 거시적인 외교전략은 2년 반 동안 한번도 바뀐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안보와 경제이익 확보라는 국익을 목적으로 하는 외교를 펼친다는 것을 강조한 대통령실은 한중 관계에 대해 "항상 신경쓰고 있다"면서 "지난 5월 이후 한중 간 고위급 대화가 잦아지고 깊어진 것은 고무적인데 양국 통상협력, 인적·문화적 교류에서 구체적으로 성과를 만들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기존 한미동맹을 통한 안보, 최대 통상파트너인 중국과의 협력을 동시에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고위 관계자는 "어떤 문제는 동맹국인 미국과 가장 깊이 먼저 논의해야 하고 그런 현안이 많을 것이지만, 중국과 관계도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호혜적으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서로 노력해왔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등장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중국도 유화적인 제스처를 하니까 능동적 외교로 나가는 듯하다"면서 "정부 입장에선 트럼프 때문이라기보단 원래 수순대로 하는 것으로, 트럼프가 우리에게 과도한 요구를 할 가능성이 크니 대중 관계로 레버리지를 가지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hjkim01@fnnews.com
2024-11-19 18:22:54【 경기=노진균 기자】 "학생이 곧 대학의 미래라는 생각으로 학생들이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파이낸셜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정열 중부대학교 총장이 밝힌 철학이다. 현재 중부대학교는 △나눔과 협력을 실천하는 '바른 인재' △문제해결과 실무에 강한 '전문 인재' △가치와 혁신을 창출하는 '창의 인재'를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학생이 없으면 교직원도 존재 가치를 발휘할 길이 없다고 강조한 그는, 대학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무엇보다도 학생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대학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진단했다.학생 한사람 한사람이 대학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주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꿈을 펼치고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는 이정열 총장을 만나 중부대학교의 특성화 전략과 운영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이하 일문일답. ―중부대는 충청캠퍼스와 고양캠퍼스 TWO캠퍼스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경영 철칙이 있다면.▲중부대학교는 '모든 학생이 성장하는 대학, 학생과 함께 성장하는 대학'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충청국제캠퍼스는 세계로 미래로 통하는 국제캠퍼스로, 고양창의캠퍼스는 4차산업혁명시대를 구현하는 창의캠퍼스로 도약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우리 대학은 학습 지원과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학부교육 혁신 대학'으로 자리잡고,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상생대학'을 구현하며, 학생과 교직원의 행복을 중심으로 한 '행복공감대학'을 지향하고 있다. ―충청국제캠퍼스와 고양창의캠퍼스를 특성화 전략 아래 추진하신다고 하셨는데 이에 대한 전략은.▲우리 대학의 특성화 비전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양성, 지역과 함께 세계로 가는 혁신대학'이다. 기본적으로 양 캠퍼스는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 인재양성 대학을 목표로 한다. 충청국제캠퍼스는 보건의료와 스마트팜을 중심으로 실용적인 지역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며, 고양창의캠퍼스는 미디어 콘텐츠와 AI를 중심으로 창의적 융합 교육을 선도하고 있다. 충청국제캠퍼스는 지역 보건 의료 및 농업 기술의 발전을 위한 실용 교육을 제공해 지역 산업과 밀접한 연계를 이루고 있으며, 고양창의캠퍼스는 지역의 미디어 콘텐츠 산업과 협력해 창의융합 인재를 양성하는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고양창의캠퍼스는 공학, 문화콘텐츠, 공연예술 분야가 중심이 되는 캠퍼스로, 4차산업혁명과 한류문화의 전진기지라고 할 수 있다. 창의캠퍼스의 전공들을 중심으로 미래첨단산업분야를 접목하고 문화콘텐츠와 기술의 접목을 통해 교수와 학생들이 창의의 나래를 펼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고자 한다. 특히 2024년 고양특례시가 교육발전특구로 지정되면서 고양창의캠퍼스는 지역의 미디어 콘텐츠 중심 인재 양성을 위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도 각각 특성화된 전공을 통해 학생들이 지역사회와 국가의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고 있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만화애니메이션, 뷰티패션비즈니스 등 8개 전공을 통해 미디어콘텐츠 방송영상 전문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지역사회와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쏟을 계획이다. ―학령인구 감소 대비, 중부대만의 학생 모집 전략이 있다면.▲중부대학교는 충청국제캠퍼스와 고양창의캠퍼스의 TWO캠퍼스 체제를 통해 학생들이 적성에 맞는 다양한 전공을 탐색하고, 융복합 전공과 자유 전과 제도를 통해 입학 후에도 진로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학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고양창의캠퍼스의 자율전공설계학부는 입학 후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며 스스로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캠퍼스 간에 전과도 가능하여 학생 개개인이 적합한 진로를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다. 특히 중부대학교는 이미 예전부터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하여 국제화 전략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최근 지방대학이 학생 부족의 대안으로 많은 유학생을 유치하고 이와 관련된 문제들이 발생하는 상황 속에 우리 중부대학교는 코로나 이전부터 약 500명 이상의 유학생을 꾸준히 가르치고 관리해 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2024년 11월 현재는 20개 국가 약 2100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학부, 대학원, 한국어 연수 과정에서 공부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학부와 한국어 연수 과정 모두 국제화 역량 인증대학으로 선정되어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글로벌 비전과 국제화 계획은.▲중부대학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국제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도 힘쓰고 있다. 글로벌 거버넌스를 구축해 글로벌-지역 연계 캠퍼스 특성화를 강화하고, 내·외국인 유치와 지원을 강화해 대학의 글로벌 위상을 강화하고, 글로벌 환경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과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유학생들이 학업과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기숙사와 멘토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국제캠퍼스가 위치한 금산 지역의 '외국인 통합지원센터'를 유치해 유학생들의 입학과 교육, 취업, 지역 정주까지 연계되는 보다 종합적인 지원체계를 갖추게 됐다. 지방 대학의 위기, 소멸하는 지방 도시의 문제를 대학과 지역이 함께 고민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로 캠퍼스의 국제화 비전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대학의 발전을 위한 핵심 전략은.▲중부대학교는 교육 혁신, 지역 상생, 글로벌 경쟁력 강화, 그리고 맞춤형 지원 체계를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지역 사회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실무 교육과 공동 연구를 통해 학생들이 배운 지식을 지역 사회 문제 해결에 직접 적용하고, 지역과 대학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것은 지역과 대학의 동반 성장을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거버넌스를 구축해 외국인 유학생을 적극 유치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고양창의캠퍼스와 충청국제캠퍼스를 각각 글로벌과 지역 연계의 특성화된 캠퍼스로 발전시키고 있다. 교육 혁신, 지역 상생, 글로벌 경쟁력 강화, 맞춤형 지원체계가 유기적으로 작용하면서 학생과 지역 사회, 국제 사회 속에서 지속 가능한 대학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njk6246@fnnews.com
2024-11-19 18:03:36【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서울=김학재 김윤호 기자】 이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이 '리우 G20 정상선언문'을 도출한 가운데 한국이 제시한 주제들이 곳곳에 포함된 것은 물론, 러시아와 북한의 불법적인 군사협력을 겨냥한 문구도 포함됐다. 러시아 대표단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해외 정상들은 일제히 러·북 군사협력을 비판하면서 단일대오에 준하는 협력 의지를 보여줬다. 이같은 상황 속에 대통령실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국익을 중심으로 한 대외정책을 유지, 상황에 유동적인 대외정책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아울러 러시아와도 절대적으로 적대적인 관계를 갖기 보다 안정적인 통상 관계를 가지며 상황을 관리하고 있음을 강조, 유연한 접근 가능성을 시사했다. ■러·북 겨냥 국제법 준수 의무 적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8일(현지시간) 현지 브리핑에서 G20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이 '리우 G20 정상선언문'을 도출한 것과 관련, "제7항에 보면 모든 당사자의 국제법상의 원칙을 준수할 의무가 적시되어 있다"면서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을 포함해 중동의 여러 분쟁과 전쟁을 포함하는 맥락이 되겠다"고 밝혔다. 정상선언문의 지정학 문안에는 "전쟁과 모든 무력 분쟁이 인간의 고통을 가중시키면서 심각한 인권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는 서술이 담겨, 우크라이나 전선에 파병된 북한군과 러시아간 불법적인 군사협력을 겨냥한 것이란 설명이다. 이번 G20 정상회의 정상선언문은 △기아·빈곤 퇴치 △지속가능한 개발 및 에너지 전환 △글로벌 거버넌스 제도 개혁 등으로 구성됐고, 총 85개 항으로 이뤄졌다. 이번 정상선언문 중에는 우리나락 강조하고 제시한 4가지 주제가 주요 항목에 담겼다. 제5항에는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고, 제42항에는 윤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무탄소에너지(CFE) 확대와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 연대가 포함됐다. 제58항에는 오는 25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유엔(UN)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 회의(INC-5)와 관련한 플라스틱 감축 노력이 포함됐다. 해당 위원회는 유엔환경총회(UNEA) 결의에 따라 해양 플라스틱을 포함해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구속력이 있는 국제협약 성안을 위해 조직된 정부 간 협상 기구다. 제77항에는 윤 대통령이 국제사회에서 강조해 온 안전과 혁신에 입각한 인공지능(AI) 개발 방안이 담겼다. ■미·중·러 관리하는 尹, 영향력 높이기 윤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기간, 국제사회의 러시아와 북한에 대한 비판 분위기를 이끌어냈지만 러시아와도 적대적인 관계는 피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와는 정추 차원에서 필요한 얘기를 수시로 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해 오던 러시아의 에너지 수입, 어류의 수입, 필요한 자원의 수입은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위관계자는 "러시아와의 무역은 생각 외로 안정적으로 계속 진행이 되고 있다"고 강조, 물밑에서 조율은 이뤄짐을 알렸다. 그러면서도 러·북이 우크라이나에서 군사협력을 강화할 경우에 대해 고위관계자는 "우크라이나가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방어 능력을 갖도록 보충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경고성 메시지를 날렸다. 이와 함께 이번 윤 대통령 남미 순방 기간 부각된 대외정책 변화 가능성을 놓고 대통령실은 "윤석열 정부의 거시적인 외교전략은 2년 반 동안 한번도 바뀐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안보와 경제이익 확보라는 국익을 목적으로 하는 외교를 펼친다는 것을 강조한 대통령실은 한중관계에 대해 "항상 신경쓰고 있다"면서 "지난 5월 이후 한중간 고위급 대화가 잦아지고 깊어진 것은 고무적인데 양국 통상협력, 인적문화적 교류에서 구체적으로 성과를 만들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한미동맹을 통한 안보, 최대의 통상파트너인 중국과의 협력을 동시에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고위관계자는 "어떤 문제는 동맹국인 미국과 가장 깊이 먼저 논의해야하고 그런 현안이 많을 것이지만, 중국과 관계도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호혜적으로 서로 한중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서로 노력해왔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등장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중국도 유화적인 제스처를 하니까 능동적 외교로 나가는 듯 하다"면서 "정부 입장에선 트럼프 때문이라기 보단 원래 수순대로 하는 것으로, 트럼프가 우리에게 과도한 요구를 할 가능성이 크니 대중관계로 레버리지를 가지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윤호 기자
2024-11-19 17:02:41K푸드 열풍이 뜨겁다. 미국 농무부에 파견되어 근무했던 2007년의 경험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당시 직원들에게 김밥을 소개하고자 스시 간판이 걸린 한식당을 찾았을 때 어떤 직원이 생김과 참기름 냄새에 힘들어하며 코를 움켜쥐는 게 아닌가. 그 모습에 적잖이 당황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김치나 비빔밥 같은 일부 음식만 알던 외국인들이 이제는 K치킨, K바비큐에 열광하고 김밥, 떡볶이, K핫도그 등 분식부터 소주, 소맥, 막걸리까지 즐긴다. 뉴욕, 파리에 새 한식당이 오픈할 때마다 긴 대기줄과 함께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는 모습은 일상이 되었다. 뉴욕 록펠러센터에서 가장 좋은 자리에 유치한 한식당 '나로'(NARO), 데이비드 베컴과 리오넬 메시가 즐겨 찾는다는 K바비큐식당 '꽃'(COTE)은 뉴욕 최고의 핫플레이스로 통한다. 파인다이닝에서도 뉴욕 미식업의 주류로 한식이 떠올랐다. 박정현·박정은 셰프의 한식당 아토믹스는 미식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2024년 시상식에서 전 세계 6위(작년 8위), 3년 연속 미국 1위에 선정됐다. 뉴욕 미쉐린 스타 식당 71곳 중 11곳이 한식당일 정도다. 신랄한 논평으로 유명한 뉴욕타임스의 음식평론가 피트 웰스는 "한식이 수십 년간 이어진 프랑스 요리의 패권을 끝냈다"고 평했다. 굳이 한식당을 찾지 않아도 '트레이더 조'와 같은 대형마트에서 냉동김밥, K만두, K라면, K과자 등은 '없어서 못 먹는 음식'으로 미국인들의 생활 속에 스며들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이 'K푸드 세계화 성공 과정'을 분석한 연구과제를 괜히 올해 교재로 채택한 것이 아니다. 세계인의 높은 관심으로 작년 K푸드 수출액은 역대 최고인 121억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흐름도 좋다. 특히 K라면은 10월에 이미 10억달러로 작년 연간 실적을 넘어섰고, K과자는 사상 최초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외국인들은 한식을 먹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는다. 외국인의 방한 이유 1위가 '쇼핑'에서 '미식관광'으로 바뀌었다. 서울을 N차 방문한 외국인들은 그 이유로 '음식이 맛있어서'를 꼽고 있다. 음식이 수출, 관광 등 국가경제를 일으키는 핵심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한식을 세계 미식계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아토믹스 박정은 대표는 "쌀, 간장, 고춧가루 등 한국산 최고급 식재료를 사용해 국(guk), 조림(jorim), 전(jeon) 등 한국어 발음 그대로 우리 식재료와 식문화를 소개하고 전체 식기를 한국 작가 제품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한국의 문화와 음식에 흥미가 생겨 한국에 가고 싶어 하는 단골손님도 많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최근 서울에 한식연구소를 열고 전통음식과 재료에 대해 배우고 연구하면서 업계 후배들에게 음식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인재 양성 등 미래를 위한 투자다. 농식품부 장관 재직 시절 CJ와 함께한 '한식 영셰프 양성 프로젝트(Cuisine-K)'와 같은 인력양성 프로그램과 뉴욕, 파리, 도쿄 등을 대상으로 한 '해외 우수 한식당 지정'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고 대·중소기업이 협업하여 한식을 확산시키기 위한 다양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테면 지역 고유의 전통주 양조장과 대기업의 디자인·수출·마케팅 노하우가 결합된다면 세계적인 명주(銘酒)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한식은 이제 한국문화의 대표 아이콘이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넷플릭스 요리 예능 '흑백요리사'를 보며 한식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선조들의 위대한 유산인 식문화를 우리 세대에서 더 발전시켜 세계에 자랑할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 K푸드가 중심이 되어 고품격 한류가 더욱 확산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정황근 월드푸드테크포럼 조직위원장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2024-11-07 19:21:03[파이낸셜뉴스]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전에 대규모 특수부대 병력 등을 파병하면서 유라시아 및 인도·태평양 지정학적 및 군사학적 구도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에 따르면 현재 3000명의 북한군 병력이 러시아에서 전투 투입을 위한 군사 훈련에 들어갔고, 내달 중 총 1만2000명이 우크라 전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군 파병은 단순히 우크라 전쟁을 연장시키는 것을 넘어 유라시아 등 국제정세에 미치는 지정학적, 군사학적 의미가 크다. 아시아와 유럽의 안보를 직접적으로 연계시킨 사태이기도 하고, 러시아가 파병의 대가로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이전을 할 경우 북핵이 급속히 고도화되면서 국제사회가 감당할 핵 위기가 가중된다. 특히 우리나라가 가장 큰 안보 위협을 받는다. 러시아의 지원으로 북핵이 고도화되는 것도 문제이지만, 북러가 단순한 무기거래를 넘어 함께 참전하면서 명실상부한 군사동맹이 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북러가 지난 6월 체결한 조약상 ‘유사시 상호 지원’이 실체를 가지게 되면서 한반도 유사시 러시아군이 개입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도 러시아의 한반도 개입 공산이 커진 것을 가장 큰 우려 사안이라고 봤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남 원장과 긴급 특별대담을 갖고 북한군 우크라 파병 사태가 국제정세에 미치는 다양한 파급력과 한국과 한미일의 대북 공조 강화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대담=노동일 주필 다음은 남 원장의 일문일답. ―북한군 우크라 파병으로 국제정세와 한반도 정세에 굉장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계절도 겨울이 오고, 국제정치도 겨울이 오고 있는 것 같다. 북한 정권 수립 이래 대규모 파병은 초유의 일이라 한반도가 국제정치 전면에 부상했다. 굉장히 큰 위험과 여러 변화가 야기될 것이라 노심초사하며 바라보고 있다. ―북한군이 단계적으로 1만2000명까지 파병할 것이라고 하는데. ▲우리 국가정보원이 우크라 정보당국과 함께 최초로 사진과 숫자를 발표했다. 3장의 사진 중 한 장이 제주도 국제위성센터에서 우리 위성으로 찍은 사진이다. 나머지 2장은 유럽의 민간 위성 사진이다. 러시아 군함이 1991년 이후 34년 만에 북한 항구에 정박한 사진이다. 거기에서 병력을 단계적으로 실어 나르고 있는데 3000명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런 속도라면 1만2000명이 다음 달이면 넘어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파견해 어떤 전략적 댓가를 기대하는 것인지. ▲가장 우려스러운 건 지난 5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4년 만에 평양을 방문해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했는데, 조약 4조가 자위권과 관련된 유엔헌장 51조를 넣고 일방이 전쟁이 벌어지면 지체 없이 타방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북한이 러시아를 돕는 것이 한반도에 가져오는 가장 큰 함의는 한반도에 분쟁이 났을 때 러시아가 참전하게 된다는 것이다. 북한이 요청하면 러시아 군대가 언제든 한반도에 올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걱정스러운 점이다. 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이 1945년 8월 15일에 항복을 선언했는데, 그로부터 열흘 정도 전에 소련이 참전 선언을 하고 북한 쪽에 주둔하면서 한반도 분단의 씨앗이 뿌려진 바 있다. 또 북한은 6차례 핵실험을 해서 50개 정도의 핵무기를 만들어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핵무기는 전투기에 실어 떨어뜨리려고 하면 요격이 되니까 결국 미국을 타격하려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해야 한다. 북한의 ICBM 개발은 2% 부족한 것으로 보는데, 대기권 바깥에 나갔다가 다시 들어올 때 6000도 고열을 견디는 재진입 기술이 필요하다. 그리고 눈이 될 정찰위성도 필요하다. 북한은 핵무기를 쏘아 올릴 핵추진잠수함도 개발하고 싶어 한다. 파병이 북한에 러시아의 첨단무기 기술이 넘어오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우리로선 이것을 레드라인을 넘는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도 이럴 경우 우크라에 공격용 무기를 보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거기다 파병된 북한군들이 용병으로서 한 달에 2000불 정도를 받으면 1만2000명을 보내면 1년에 4000억원 정도가 나온다. 10만명의 북한 근로자가 중국에서 쫓겨나는 상황이니 상당한 경제적 도움도 될 것이다. ―파병 북한군을 찍은 동영상을 보면 아주 어리다. 한국 문화에 노출된 세대라서 자칫 탈영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있다. ▲북한군은 17세에 입대해 10년을 근무한다. 우리가 보기엔 아주 어린 병사들로 보이지만 사실 이들은 평안남도 덕천에 있는 폭풍군단으로 우리나라의 특전사와 같다. 그래서 군기와 군사력 측면에선 상당히 강하다. 문제는 어느 지역에 배치되느냐이다. 파병되면 위험한 지역으로 가게 마련이니 우크라가 처음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 최전방인 쿠르스크로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바로 타깃이 될 것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다 보니 우크라 정보당국에서 따뜻한 음식과 편안한 잠자리, 좋은 옷을 줄 테니 빨리 투항하라고 선무공작을 하고 있다. 본격 배치가 된 후 한 달 정도 지나보면 이들이 탈출할지, 죽음으로 갈지 양상이 나올 것이다. ―북한군 파병으로 우크라 전쟁의 전세가 역전될까. 일각에선 '총알받이' 얘기도 나온다. ▲러시아의 상황이 복잡하다. 우크라 정부가 밝힌 러시아 측 사상자가 70만명에 폭파된 탱크가 9000여대이다. 러시아는 고위층과 상류층 입대를 피해 민심을 관리하려고 부분징집을 하고 있다. 그래서 70만명 사상자가 나오면서 한계가 오고 있다. 푸틴 대통령 입장에선 격전지에 어떤 병력이든 일단 세워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전세를 바꾸진 못하더라도 우크라 군이 본토에 밀고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시키려는 것이다. ―인간방패 정도로 쓰인다는 것인데, 그것만으로 러시아가 북한에 핵잠수함이나 ICBM 등 첨단무기 기술을 이전할까. ▲그건 앞으로의 상황에 달려있다. 파병된 북한군의 피해가 늘어날수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선 러시아에 대한 채권이 생기는 것이다. 북한군 사망자가 늘면 더 충원이 될 것이고, 김 위원장이 사상자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반대급부를 내놓으라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다. 푸틴 대통령이 이것을 거부할 수 있을까. 다만 우리가 그것을 레드라인으로 보고 있다. ICBM이나 핵잠수함 기술이 넘어간다면 우크라가 요청하는 첨단 공격용 무기를 줄 수 있다고 했다. 우리의 K2 전차는 최고이고 K9 자주포는 폴란드 대통령이 방한해서 연속적으로 구매하는 정도이다. ―한국이 이 시점에 국제정세에서 주시해야 할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세계에서 큰 전쟁이 2개 정도는 동시에 일어나기도 했지만 3개나 발생하는 건 이례적이다. 우크라 전쟁과 중동 분쟁의 파편이 아시아로 넘어오지 않게 관리해야 하는 데 그 키를 쥔 게 미국이다. 그런데 미국이 대선 국면이라 정신이 없다. 그래서 우리 국정원이 치고 나가서 북한군 파병 사실을 확인하고 나선 것이다. 국제정치는 자국 중심이라 중동 분쟁 휴전이 급한 미국이 남의 나라 일을 자기 일처럼 다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첨언하자면 미국은 타국 정보기관에 전적으로 의존해 판단하지 않는다. 국정원은 이달 초에 우크라 현지를 가서 직접 파악했는데 CIA(미 중앙정보국)는 아직 직접 확인하지 못했던 것이다. 모든 정보 역량을 중동에 쏟고 있어서 늦어졌던 것이다. ―북한군의 우크라 파병을 계기로 한국이 유럽, 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과 연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나. ▲한 가지 변수는 우크라가 나토 회원국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유럽국가들이 무기는 지원하지만 직접 파병은 안 하고 있는 것이다. 나토가 우리나라에 무기를 지원해달라는 이야기는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도 이를 신중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우크라에 살상무기를 지원하는 게 현명한 걸까. ▲신중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무기지원에 대해 러시아의 반응은 한러관계만 파탄 나고 우크라 전쟁 전황은 바뀌지 않으니 신중하게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도 러시아에 레드라인을 지키라고 하는 것이다. 북한에 첨단무기 기술을 지원해 우리 안보를 위협하면 좌시할 수는 없다고 하는 것이다. 한러가 서로의 국익을 갖고 기싸움을 하는 것이다. 미 대선 결과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미 대통령이 결정되면 우크라 전쟁을 어떻게 할지 방향을 잡을 것이고, 그에 따라 상황도 달라지면서 우리나라도 여러 변수를 따져볼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유사시 한반도에 러시아 군의 파병 가능성은.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러시아대사 이야기로는 우리가 북한을 공격하지 않으면 러시아 군대가 북한에 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묘한 발언을 했다. 북한이 도발해 우리가 대응하는 과정에서 확전이 될 경우 러시아가 남측이 공격했다면서 병력을 보낼 수도 있다. 우리로선 고통스러운 시나리오다. 그래서 한러관계도 우크라 전쟁이 끝나면 관리를 해야 한다. ―이번 사태를 보는 중국의 시선이 미묘한 것 같다. ▲불편해 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북한에 대한 지분은 러시아보다 중국이 훨씬 많다. 6·25전쟁 때 중공군이 30만명 이상 사망했다고 하지 않나. 그런 나라를 물리치고 그 옆에 있는 나라에 파병해 아시아에 긴장을 가져오는 건 중국의 국익에 맞지는 않는다. 미중 패권경쟁으로 경제가 어려운데 우방인 북러가 손을 잡고 화약 냄새를 피우는 건 맞지 않다고 볼 것이다. 그래서 중국은 러시아에 비군수용 물자만 무역거래를 하고 무기를 지원하거나 전쟁에 직접 개입하진 않고 있는 것이다. 또 한중관계가 개선되고 있다. 시 주석이 참석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내년에 경북 경주에서 열려서 시 주석 방한을 논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으로선 불량국가 취급을 받는 북러 쪽에 발을 딛지 않으려 한다. 남성욱 원장 주요 이력 ▲고려대 경제학 졸업 ▲미주리주립대 대학원 ▲남북경제연구소장 ▲KBS·CBS 북한문제 객원해설위원 ▲경기도 남북관계 자문위원 ▲북한연구학회 부회장▲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고려대 교수 정리=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10-26 03:17:39바른수면연구소 서진원 소장이 기획하고 베스트슬립이 주관하는 국내 유일 수면콘서트 시리즈 '베스트슬립 수면콘서트'가 오는 24일 한강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개최를 앞두고 있다. 이 독특한 공연은 수면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고자 하는 서 소장의 오랜 꿈이 실현된 것으로, 지난 5월 첫 공연이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한데 힘입어 기획된 두 번째 행사다. 이번 ‘베스트슬립 수면콘서트’ 역시 뜨거운 관심 속에 전석 매진되며 공연 전부터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12년 설립된 바른수면연구소는 건강한 삶과 바른 수면에 대해 연구하는 수면 컨설팅 전문 기업이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의 수면 환경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으며, 서진원 소장은 선수들의 개별적인 수면 패턴을 분석해 수면 코칭을 해주고 있다. 또한, 유튜브 채널 '바른수면수면소'를 통해 수면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전하고 있다. 서진원 소장은 "바른수면연구소를 시작한 그때부터 수면 페스티벌을 여는 게 꿈이었다"라며, “수면을 연구하면서 가장 먼저 마주한 난관은 '수면 부족은 성공을 위한 당연한 대가'라는 인식이다. 우리나라는 수면의 가치를 폄하하고, 수면에 대해 지나치게 박대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베스트슬립 수면콘서트'는 5성급 호텔 침대에 누워 12시간 이상 음악을 감상하는 독특한 형식으로 진행된다. 저녁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 30분까지 12시간 이상 논스톱으로 진행된다. 5성급 호텔 침대 77개(여성 전용석 39석, 남성 전용석 38석)가 객석으로 마련되어, 관객들은 편안하게 누워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이는 현대인들에게 잃어버린 숙면의 가치를 일깨우는 동시에, 수면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시한다. 공연 라인업도 화려하다. 서진원 소장의 '숙면 비법' 강연을 시작으로, 10CM, 펀치, 피아니스트 윤한 등이 출연한다. 베스트슬립과 윤한이 협업해 제작한 수면음악 앨범 ‘멜솜누스’의 수록곡도 감상할 수 있다. '멜솜누스'는 의학, 음악학, 신경정신학, 뇌과학을 접목해 제작된 혁신적인 프로젝트다. 관객들에게는 20만 원 상당의 수면 키트가 무료로 제공되며, 수면에 도움이 되는 차와 간식, 잠옷 대여 서비스 등 다양한 혜택도 마련된다. 또한,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는 제공되지 않으며, 대신 카모마일 차 등 수면에 도움이 되는 음료가 준비된다. 서 소장은 "잠은 저절로 오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잠을 위해서도 노력이 필요하다"며, "자기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들고, 잠을 소중한 손님 대하듯이 초청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이러한 철학이 이번 콘서트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현재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수면 건강 빅데이터를 연구 중인 서 소장은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잘 잘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연구 목표라고 밝혔다. "수면은 우리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하는 그는 이번 콘서트를 통해 "많은 이들이 잠을 더 소중하게 여기고, 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변화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베스트슬립 수면콘서트'는 단순한 문화 행사를 넘어 한국 사회의 수면 문화에 새로운 인식을 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주최 측은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정기적인 수면 콘서트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유일한 이 수면콘서트 시리즈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우리 사회에 수면의 가치를 되새기고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1989년 설립된 베스트슬립은 35년간 한국인에게 적합한 매트리스를 연구, 개발해온 기업이다. 대한체육회 '침대 매트리스 부문' 공식 파트너로, 국가대표 선수촌에 운동선수에게 최적화된 침대 매트리스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2024 파리 올림픽에선 대한민국 선수단 현지 숙소에 매트리스 토퍼 및 베개 등을 제공하여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기여한 바 있다.
2024-10-21 15:27:19세계적 반도체 제조 장비 기업 도쿄일렉트론의 한국 현지법인 도쿄일렉트론코리아가 올해 하반기 공개채용을 또 한 번 실시한다. 지난 5월 신입·경력사원을 동시 모집한 데 이은 대규모 채용이다. 도쿄일렉트론코리아는 채용 홈페이지에 ‘2024 하반기 신입·경력사원 채용’ 공고를 내고 오는 10월 14일부터 10월 27일까지 2주간 서류접수를 받는다고 밝혔다. 모집분야는 ▲프로세스 엔지니어 ▲필드 엔지니어 ▲설계 엔지니어 ▲세일즈·마케팅 ▲경영지원 등의 직무이며, 세 자릿수 규모로 선발할 예정이다. 도쿄일렉트론코리아는 이달 서류접수를 시작으로 공채 절차를 개시하고 서류접수와 AI 역량검사, 1차 면접, 2차 면접, 채용검진 등의 순으로 신입 및 경력사원을 최종 선발하며, 오는 12월 중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합격자들은 내년 1월 입사할 예정이며, 직무에 따라 화성, 평택, 이천, 청주, 발안 등의 사무소에서 근무하게 된다. 도쿄일렉트론코리아는 신입사원 채용 시 TEL-IN(人) Session이라는 특별한 채용행사를 개최하여 지원자의 입장에서 회사와의 조직문화 적합성(Culture fit)을 확인할 수 있는 회사 설명회와 선배와의 대화, 그룹 멘토링 세션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최종전형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입사 전 입사를 축하하는 Welcome Pre-onboarding Lunch를 진행하는 것이 도쿄일렉트론코리아 신입사원 채용의 가장 큰 특징이다. 상·하반기에 진행되는 도쿄일렉트론코리아 공채는 청년 취업 준비생들로부터 정기적이고 예측 가능한 취업의 큰 기회로 관심을 받고 있다. 도쿄일렉트론코리아는 불황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청년 일자리 창출과 지역인재 발굴을 위해 지속적으로 채용을 진행해오고 있는 기업으로, 작년에는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2023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아울러 도쿄일렉트론코리아는 직원들의 유연한 근무환경 및 생활 편의를 위해 △시차근무제 △30분 단위 연차 사용 △사택 제공, 사원들의 자녀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 완화를 위한 △Child Care Program 운영, 직원들의 자기계발을 위한 △외국어 교육 △대학원 지원제도 등에 비용을 지원하며 직원과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복지문화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가고 있다. 도쿄일렉트론코리아 채용 담당자는 “도쿄일렉트론그룹은 ‘반도체 기술혁신에 기여하는 꿈과 활력이 있는 회사’라는 비전을 내세우는 동시에 기업의 성장은 사람, 직원은 가치 창출의 원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사람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있는 진정성 있는 기업에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2024-10-04 09:10:12[파이낸셜뉴스] 한국투자증권은 ‘제10회 뱅키스 대학생 모의투자대회’를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뱅키스는 비대면 또는 시중은행을 통해 개설하는 한국투자증권의 온라인 거래 서비스다. 오는 10월 7일부터 11월 29일까지 8주간 진행되는 이번 대회는 뱅키스 계좌를 보유한 전국 대학생 또는 대학원생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개인 부문은 국내 및 해외주식 투자수익률 기준 상위 5명씩 총 10명을 선정해 총 136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대학교 3,4학년 재학생이라면 향후 1년 간 한국투자증권 입사 지원 시 1차 서류전형 면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대학 동문끼리 5~10인 규모로 참가할 수 있는 팀 부문은 투자수익률이 가장 좋은 국내주식 3팀, 해외주식 3팀에게 총 440만원 상당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한국투자증권 박재현 개인고객그룹장은 “개인 수익률은 물론 학우들과 팀을 꾸려 투자전략을 세우며 성과를 이끌어내는 모습도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올바른 투자문화 정착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2024-09-23 10:29:04[파이낸셜뉴스] 정부가 27일 내놓은 내년 예산규모는 올해 대비 3.2% 늘어난 677조4000억원이다. 올해 예산이 2.8%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증가폭 확대다. 하지만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2년 연속 세수펑크가 확실시 되면서 1년 전 계획 대비 예산규모는 줄었다. 정부의 지난해 중기재정계획(2023~28년)상 2025년 예산은 684조4000억원이었다. 예산규모는 줄었지만 정부는 예산 투입 효율성을 최우선에 뒀다. 민생, 의료, 연구개발(R&D) 분야에 큰 폭으로 예산을 증액했다. 민생, 의료, R&D 집중 기획재정부 유병서 예산총괄심의관은 내년 예산의 특징은 "저출생, 의료, 반도체 등 당면 문제 해결에 집중"이라고 말했다. 2023년 예산은 건전재정 기조로 전환, 2024년 예산은 연구개발(R&D), 민간단체 보조금 개혁 등이었지만 내년은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면서도 복지, 경제활력, 경제체질개선 등에 방점을 찍었다고 했다. 이를 반영하듯 보건·복지·고용 예산 증가율은 4.8%에 달한다. 전체 예산 증가율 3.2%를 웃돈다. 보건·복지·고용 예산에는 생계급여 연간 141만원 인상, 노인일자리 노인인구 10% 이상인 110만개로 확대 등이 포함돼 있다. R&D 예산도 11.8% 증액됐다. 인공지능(AI)반도체·첨단바이오·양자 등 세계최고 전략기술, 초격차 기술 선점을 위한 혁신·도전형 연구 등을 지원하는 예산 배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민생토론회에서 제시된 정책이지만 한국형 스타이펜드 신설도 혁신, 도전형 연구기반 조성을 위한 기반조성이다. 스타이펜드는 영국, 독일 등에서 이공계 대학원생에게 매월 일정 금액 이상의 재정지원을 통해 안정적 연구환경을 조성하는 제도다. 내년 예산에 박사는 월 110만원, 석사는 80만원을 보장하는 내용이 예산안에 포함됐다. 세수감소 속 24조원 마련 정부가 내년 예산안 편성과 관련해 강조하는 부분은 재정혁신이다. 지출 구조조정 등을 통해 24조원을 마련해 민생 등에 투입했다는 게 핵심이다. 유병서 예산총괄심의관은 "지난해, 올해 예산 편성 때 120조원 가량의 재량지출을 대상으로 20조원 이상을 구조조정했다"며 "내년 예산은 이같은 방식으론 구조조정이 쉽지 않아 경직성 경비까지 범위를 늘려서 줄였다"고 말했다. 해가 가면 매년 예산이 관행적으로 늘어나는 편성 방식에서 탈피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다부처 협업예산도 편성해 예산의 효율성을 높였다. 예를들면 인구감소지역 패키지 지원은 중소벤처기업부,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관여하는 사업이다. 각 부처별로 사업을 진행하는 게 아니라 부처합동으로 맞춤형 지역발전계획을 공모받아 심사하고 동시에 투자하면서 효율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내년예산안에 포함된 협업예산은 16개다. 다부처 공동기획·패키지 집중투자가 핵심인 프로젝트형이 6개, 부처별로 연계해 사업을 진행하는 전주기협력형이 5개, 부처합동으로 중복·저성과를 정비하는 사업이 5개다. 재정준칙 지켜…경기 부작용 우려도 올해보다 내년 예산증가율은 더 높다. 다만 경상 국내총생산(GDP) 추정치인 4.9%(2024년 경제정책방향)보다는 낮다. 경상성장률 보다 예산을 적게 투입하는 것이어서 긴축이라고 할만하지만 기재부 관계자는 "관리재정수지 적자여서 (사실상 빚내서) 더 쓰는 것이니까 긴축은 아니고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연착륙 예산"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이처럼 총지출 죄기를 계속하는 것은 중기재정계획(2024~29년) 상 의무지출이 연 평균 5.7% 증가로 그 증가폭이 같은 기간 총지출 증가율 3.6%(연 평균)를 웃돌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저출생·고령화 등으로 인한 연금구조, 국채이자 등 증가세가 지속돼 복지분야 지출 확대가 불가피해서다. 같은 기간 국세 등을 포함한 재정수입은 연 평균 4.6% 증가가 예상됐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의 강점이었던 재정건전성은 이제 더 이상 자랑이 아닌 위험요인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국가 재정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에따라 미래세대 부담 완화와 인구위기에 따른 중장기 지출 소요 대비를 위해 내년 관리재정수지를 재정준칙안대로 GDP 대비 -3% 이내인 -2.9%로 낮추고 오는 2028년에는 -2.4%까지 떨어트릴 계획이다. 국가채무는 내년 GDP의 48.3%인 1277조원, 2028년에는 50.5%인 1512조원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22대 국회에서 재정준칙 법제화를 추진한다. 내년 중 중장기 재정여건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제3차 장기재정전망을 실시한다. 공공기관 재무위험 관리 강화를 위해 기관별 재무관리방안 등을 반영한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수립해 국회에 제출한다. 하지만 총지출 증가율이 경상성장률에 못 미치면서 경제 전반에서 재정역할을 축소시켜 경기 둔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2024-08-26 16:05:02【베이징=이석우 특파원】거대한 용이 벌거벗은 여인을 감싸 안은 듯한 모습의 대형 그림들. 나신의 여인과 용의 조응이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발디딜 틈 없이 꽉 찬 전시장에는 숨죽인 중국인들의 나지막한 탄성들이 여기저기 나왔다. 한중수교 32주년을 몇 칠 앞둔 22일. 중국 베이징 한 복판인 광화루의 주중한국문화원 1층 전시장. '용의 신화, 무한한 사랑'이라는 주제로 재중 한국화가 박소빈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었다. 용의 해, 용과 사랑을 주제로 한 재중한국작가 개인전 연 주중한국문화원 광주시립미술관(gma)의 해외특별전으로 주중한국문화원(원장 김진곤)과 공동 주최로 지난 6월 20일 열려 '한중수교의 달'인 이달 말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주중 한국문화원 전시장에서 개인 작가의 단독 작품전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지난 2011년부터 중국에 거주해 온 작가를 이날 문화원 전시장에서 만났다. 무엇이 작가를 14년째 중국에 묶어 놓고 있을까. 재중 14년 차 화가에게서 중국, 중국인, 한중 관계와 중국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 중국 관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어떤 점에서 중국인 관객들을 끌어 당기고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나. → 절대적인 권위와 지존의 상징인 용이 벌거벗은 여인을 포옹하는 모습에 놀랐다는 반응이 많았다. 용에 안겨있는 듯한 나신의 여인과 화폭에 펼쳐진 용, 용과 교감하는 여인에게서 새로움과 신선함을 얻었다는 반향들이었다. 상상의 존재, 용이 중국인들이 생각하고 접했던 범주를 넘어서서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펼친 데 대한 반응이었다. 중국 큐레이터들도 그런 도발적인 발상이 어떻게 나올 수 있었냐고 물어왔다. 그것도 붓이 아닌 연필이라는 도구를 가지고, 연필 드로잉으로 작품이 이뤄졌다는 사실에도 놀라고 신기해 했다. (지난 2017년 중국 베이징 진르(금일)미술관은 작가를 초대해 본관인 1호관에서 이례적으로 49일 동안의 현장 퍼포먼스로 17m 대작, 부석사 설화를 그려내는 화제를 만들었다. 의상 대사에 대한 사랑을 이루지 못했던 중국 여인 선묘의 전설이 담겨있는 부석사 설화를 그려냈다. 갑진년, 용의 해를 맞아 중국에서도 용과 관련된 작품 전시와 시도들의 봇물이 터졌지만, 박 작가 작품에 대한 반응은 남달랐다는 평이다. ) 용과 교감하는 나부의 여인이란 도발적 발상에 놀라고, 참신했다는 중국 관객들 - 작품 활동을 왜 중국에서 하고 있나. → 중국이란 표현보다는 왜 베이징에서 작품 활동을 하냐고 물어보셔야 맞다. 우리는 '중국은 어떠냐''라고 물어보고, 중국을 하나의 실체로 규정한다. 이 방대하고 다양한 세계를 하나의 개념과 키워드로 접근해서 답을 얻을 수 있을까. - 그럼 왜 베이징을 선택했고, 어떻게 13년 넘게 눌러 살게 됐나. 뉴욕 등에서도 꽤 인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 내 작품과 작업을 사랑해 주고, 나를 원하고, 이해해주는 곳이란 점이 나를 붙들었다. 다양하고 상상력 풍부하고 새로운 시도들이 나를 깨우는 죽비가 됐다. 동서양이 만나고, 전세계 화가들과 중국의 55개 민족이란 각기 다른 배경을 지닌 화가들의 다양한 발상과 작품 세계가 만나는 곳이었다. 과거와 현재, 고대와 미래가 부딪치며 실험과 시도가 이뤄지고 있었다. 전통과 유산, 현대의 최첨단 디지털 사회가 동시에 존재하는 긴장감도 좋았다. 고대 회화와 조각, 벽화들을 보며 자극과 영감을 얻었다. 늘 같은 테두리에 매몰되기 쉬운 나를 채찍질하고, 베이징과 주변 지역에 모여 사는 중국과 외국 작가들이 나에게 끊임없는 자극제가 됐다. 이를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더 깊이 생각하게 됐고, 나만의 것, 우리만의 것을 더 확실하게 느끼고 추구하게 됐다. (그는 2007년 미국 뉴욕 텐리문화인스티튜트에서 '미녀와 야수'란 제목의 전시회를 가졌고, 2009년부터 2년 동안 뉴욕 브루클린 BOS 스튜디오 입주작가와 버몬트 스튜디오센터 지원 등 화가지원프로그램으로 뉴욕에서 활동했다. 백 년 역사의 미술 전문 권위지 '아트 인 아메리카'에 주목 받는 좋은 전시로 리뷰까지 받았다.) 2011년 베이징은 전세계 예술가들이 변화와 문명의 다양성 모색한 실험장 - 2011년 올 때 베이징은 화가들에게 어떤 곳이었나? →베이징 '798 예술구역' 등을 중심으로 자유로운 발상과 다양한 실험 정신이 뒤섞여 역동적이고 매력적인 새로운 조류를 만드는 예술의 거점이었다. 당시 전세계 화가와 수집가들이 주목하고 관심을 쏟고 있었다. 전세계 예술가들의 주목 속에서 새로운 변화와 문명의 다양성을 모색하는 열기와 에너지가 넘쳤다. 세계 미술 시장에서는 중국의 주요 화가들의 작품에 한국과 일본 작가들을 끼워서 거래하는 형편이었다. 그 정도로 짧은 시간 동안 중국이란 존재는 거대하게 성장해 있었다. (박 작가는 역량있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해 지원하는 gma '레지던스 프로그램'의 지원대상으로 뽑혀 2011년 1년 동안 베이징에 머물며 중국과 인연을 맺었다. 그 뒤 베이징 포스 갤러리의 지원 프로그램으로 몇 년 더 베이징에 머물게 되면서 베이징과의 인연이 길어졌다.) - 중국 미술과 미술 시장은 어떻게 비약적인 발전과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됐나?. → 긴 역사의 축적과 유산, 두터운 이해의 폭과 애호가 층이 바탕이 됐다. 중국 내 동양화, 전통 미술에 대한 이해와 유산은 방대했다. 이런 바탕 위에서 세계적인 흡입력이 생겼다. 중국 내 전통 미술 시장은 상상 이상으로 컸다. 세계적인 미술전람회가 당시 중국에서 자주 열리면서도 바로 옆 한국은 비껴가고 있었다. 한국 작가로서 자존심이 상할 때도 적지 않았다. 미술 소장가들은 전체 인구의 2~3% 이하라는 일반적인 예에 비춰보더라도 중국의 미술 시장과 미술 애호가들의 규모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미술품을 소장하는 규모와 스케일도 달랐다. (박 작가의 작품은 그리스 크레타현대미술관을 비롯해 유럽과 미국 등에도 적지 않게 나가 있지만, 허베이미술대학교, 내몽고 더드마예술학교, 산허클래식자동차박물관, 차하헐 학회 등 중국의 미술관과 기관, 개인들이 상당수 소장하고 있다. 우리 외교통상부와 주광저우 한국총영사관, 목표대, 광주시립미술관 등도 박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희소성과 독창성을 중시하는 소장가들, 전통과 다양성이 중국 미술의 힘 - 중국 미술 애호가들은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나. → 현대 미술의 역사는 짧지만 중국은 동양 미술, 동양화의 배경과 기반을 갖고 있다. 미술에 대한 이해와 애정도 세계 최고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전세계 현대 미술과 그 안의 외국 작가들에 대해서도 함께 호흡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만큼 전세계 미술시장을 잘 알고 있었는데, 작품 희소성과 독창성을 중요시하는 점이 두드러졌다. 수 천만원에서 수 억원대 작품을 구입하면서도 세세한 질문 없이 단순하게 구입하는 모습을 적지 않게 봤다. 그만큼 배경 지식이 넓었고, 이해도 높았다. 애호가들과 수집가들도 자신의 소장품이나 소장 활동을 잘 드러내 보이지는 않는 경향이 컸다. - 작가에게 베이징은 어떤 매력으로 다가오나. → 구태여 유행에 맞추지 않아도, 대중적인 관점에서 소통하지 않더라도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고, 작가로서 입지도 유지할 수 있었다. 한국적이고, 독창적인 점에 더 관심을 보였고, 그 점이 교류 계기가 되곤 했다.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었다. 내 작품에 대한 수요가 이어졌고, 나를 원했다. 이 곳을 기반으로 해외 전시를 다닐 수도 있었다. 제2의 고향같은 느낌까지 들었다. 한중 관계, 소통하고, 같이 가면서 시너지 효과 만들어 나가는 관계 만들어야 - 한중 관계가 32주년을 맞았다 중국 생활 14년 차의 화가가 보는 한중 관계의 미래는 무엇인가. → 베이징은 한국에서 정형화되고 밀폐되어 있던 나의 상상력을 열어 젖히는 역할을 했다. 다양성과 역동성이 자극제가 됐다. 경제나 다른 분야의 교류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서로 접하고 소통하고, 같이 가면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문화 예술 안에서 인간적인 교감을 쌓고, 관계를 쌓아 나아가는 것이 소중하다. 이런 만남과 교류는 뿌리 깊은 나무처럼 정치적인 시련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미술 안에서 인간의 삶과 꿈을 표현하고 서로에게 접근하면서 감동을 주는 일이 더 활발하게 이어졌으면 한다. 한국 예술을 더 알리고, 서로 더 많이 나눴으면 한다. - 13년 넘게 베이징에 체류하면서, 예술가들과의 교류도 깊어졌을 것 같다. → 미술과 그림을 매개로 화가, 음악가 등 소중한 친구들을 얻을 수 있었다. 언어를 넘은 소통이라고 할까. 진짜 친구가 되기는 어렵지만 일단 친구 울타리 안으로 들어오면 중국인들이 순수하고, 단순하고, 따뜻했다. 이번 작품전에서 내 작품에 내몽고출신 락밴드그룹의 음악을 넣어 영상미디어 작품으로 만들 수 있었다. 예술을 매개로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친구들을 알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 (그의 그림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은 용의 사랑 에너지를 입체적인 영상으로 펼쳐냈다는 평을 받았다.) 용을 소재로 인간의 에너지와 원동력을 표현 - 왜 하필 용이란 소재를 선택했나. → 1995년도 대학원(조선대)을 다니면서 동양미술사를 통해 용을 만났다. 동양미술, 불교 미술에서 용의 역할은 컸다. 불교에서 용은 수호신이고 상서로운 존재였다. 물과 에너지를 상징하는 용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고, 용을 통해 나라는 존재를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었다. 전남 구례 화엄사에서 접한 용의 형상과 부석사 설화는 나의 평생의 화두로 자리 잡았다. 용은 중국인들에게 친근한 존재이지만, 동시에 동아시아에서 보편적으로 공유되고 있다. 계속 진화해 나가는 그 무엇이기도 했다. 용이 주는 힘이 용과 영원한 사랑, 꿈을 테마로 작품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게 했다. 용을 소재로 인간의 에너지와 원동력을 표현하고 싶었다. 작품은 나로부터 출발했지만, 각 자의 몫으로 보시고, 해석해 주셨으면 한다. 다양한 관점, 상상력으로 보이지 않는 세계를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주중한국문화원의 김진곤 원장은 "용은 한중 두 나라를 관통하는 문화 아이콘이기에 갑진년을 맞아 박 작가를 초청해 특별전을 갖게 됐다"면서, "작가의 인간적 고뇌와 예술적 영감, 거대한 상상력이 애틋한 사랑으로 영글어진 이번 작품전, '용의 신화 무한한 사랑'을 계기로 마음으로 통하는 한중 양국의 우정이 더욱 깊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중한국문화원, "용은 한중을 관통하는 문화 아이콘, 양국 우정 깊어지는 계기" - '코로나19 기간'이 문화 예술분야 전업 작가들에게는 더 힘든 시기였다. 어떻게 베이징 생활을 버텨냈나. → 예술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쌓아온 교류들도 이어가고 싶었다. 모든 해외 전시가 정지되고, 베이징에서만 격리를 5번이나 해야 했다. 다른 나라보다 긴 3년 반이란 중국의 코로나 격리 정책에 전업작가로서 삶의 팬데믹도 어마어마했지만 그동안에 해왔던 활동의 결실과 감사함을 저버리고 싶지 않았다. 그런 기간을 거쳐서 이렇게 행복한 전시들을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베니스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베네스의 산마르코 광장 부근 산자르카에서는 파사치오 재단 초대로 지난 4월부터 오는 11월 24일까지 박 작가의 개인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7월 31일 베이징을 방문하면서 798 예술구를 잠시 들렀는데 "예전 같지 않았다. 한산했다. 과거와 달리 외국인들도 잘 보이지 않았다."라는 말을 했다. 국제적인 예술 중심으로서 베이징의 역할이 시들고 있는 건가. → 중국의 수도라는 곳에는 해외 작가들이 많은 기대를 갖고 모인다. 상황이 좀 안정된다면 다시 많은 작가들이 모이고 새로운 문화적인 다양성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중국과 해외 작가들 간의 소통은 계속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용이란 에너지를 통한 평화와 사랑을 기원·표현하는 작가의 길은 계속 갈 것 - 앞으로 계획은. →베니스의 개인전에 출품된 작품들이 베니스를 찾은 세계 여러 나라의 비평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11월 초 베니스에 가서 전시를 마칠 예정이다. 사랑하는 부모님, 예술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해주신 원동석 교수님(전 국립목포대), 오랜 시간 해외 전시를 기획해 주신 탈리아 브라초포로스 교수님(뉴욕 존제이 칼리지 교수·독립기획자), 베이징에서 마주한 이동임 '베이징 798 큐브미술관' 관장님, 내 작품의 특별한 소장가분들. 이 분들에게서 에너지를 받고, 작품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 삶은 늘 흔들리지만, 이 분들 덕택에 작가의 길은 흔들리지 않고, 지탱해 나갈 수 있었다. (박 작가에게 작품 활동은 전쟁과 충돌, 갈등과 불안정의 현대 사회 속에서 용이라는 에너지를 통해 평화와 사랑, 안식을 갈구하는 기원처럼 다가왔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8-22 08:5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