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석우 특파원】중국의 외교 수장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18일 중국을 방문한 한국 여야 의원들을 만나 양국의 교류 성과를 강조하며 관계 발전을 추진해 나가자고 밝혔다. 왕이 주임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한국 국회 한중의원연맹 소속 여야 의원들을 만나 "중한 양국은 가까운 이웃이고 자주 왕래해야 한다. 양국 의회 교류는 매우 중요하다"면서 "양국은 계속해서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좋은 이웃, 윈윈·상생할 수 있는 좋은 동반자가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양국 교역액은 한미·한일을 합친 교역액보다 더 많고 인적 왕래도 신속하게 회복하고 있어 올해 안에 연인원 600만명을 돌파할 희망이 있다"면서 "우리는 교류하고 친선을 유지하면서 서로의 성공을 돕고 발전을 이뤘으며, 이런 발전은 지역 평화·안정, 발전·번영을 추진·수호할 뿐만 아니라 양국에 모두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양국 관계는 앞으로도 계속 진전과 성과를 추진할 것이고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화하든 양국은 시종일관 시대와 발맞춰 끊임없이 앞을 향해 발전해나가도록 추진해야 한다"며 "대표단이 양국 국민의 간절한 소원을 갖고 중국에 오신 것으로 아는데 반드시 방문이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한중의원연맹 회장인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은 왕 주임의 환대에 감사를 표하면서 이 연맹이 2년 전 리잔수 당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의 방한을 계기로 양국이 의회 간 교류 확대에 합의하면서 결성됐고 한국 국회 내 모든 정당이 연맹에 소속돼 있다고 소개했다. 한중의원연맹 소속 여야 의원 10여명은 중국의 국회 격인 전인대 대표 모임 '중한우호소조'와 회담을 위해 이날 중국을 공식 방문했다. 이들은 오는 20일까지 2박 3일간 중국 베이징에 머물며 중한우호소조와 공식 회담을 통해 양국 간 외교 관계 강화와 의회 차원의 교류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한다. 의원들은 19일 중국 공식 서열 3위인 자오러지 전인대 상무위원장과도 면담한다. 방중 대표단에는 한중의원연맹 회장인 김 의원과 상임 부회장인 민주당 박정 의원, 사무총장인 민주당 홍기원 의원 등이 참여했다. 또 국민의힘 윤상현 최형두 의원, 민주당 진선미 맹성규 정태호 의원,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 등도 포함됐다. 중한우호소조는 전인대 산하 한중 의원 교류를 위한 모임으로, 우리 측 한중의원연맹의 카운터파트에 해당한다. 연맹은 보도자료에서 "22대 국회 개원 뒤 연맹 지도부가 새로 개편된 만큼 중국 측 회장단과 상견례 차원에서 일정을 마련한 것"이라며 "한중 간 외교관계를 복원하고 의회 차원의 협력 강화를 모색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11월에는 중한우호소조 측에서 공식 방한, 합동총회를 여는 일정도 예정됐다며 "이번 방중을 통해 11월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9-18 22:19:27【베이징=이석우 특파원】미국이 한국에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출 통제를 압박한 것과 관련, 중국 정부 입장을 반영하는 관영 매체가 "미국 압력에 굴복해 자신의 이익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HBM은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요한 핵심 반도체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13일 이날 사설에서 "양국(한국과 중국) 간 경제적 보완성을 활용하기 위해 한국은 미국 수출 제한과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 추진의 인질이 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이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기를 권고한다"면서 "미국의 악의적인 반도체 전쟁과는 대조적으로 중국은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과 윈·윈 로드맵을 모색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압력에 저항해 반도체 부문에서 중국과 협력을 계속 심화할 수 있는지는 한국의 지혜를 시험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중요한 생산기지이자 판매시장으로, 일부 통계를 인용해 한국 반도체 수출 가운데 약 40%가 중국으로 향한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설명했다. 앞서 앨런 에스테베스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지난 10일 "세계에 HBM을 만드는 기업이 3개 있는데 그중 2개가 한국 기업"이라면서 "그(HBM) 역량을 우리 자신과 우리 동맹의 필요를 위해 개발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HBM시장에서 약 9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미국은 HBM의 중국 수출 통제를 위해 한국 등 동맹국들과 협의를 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정치 엘리트들은 한국 HBM이 특정 국가, 미국과 동맹국에만 판매되기를 원할 수 있으며, 이는 해당 반도체 수출 시장이 위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수출 제한이 HBM으로 확대된다면 가장 큰 피해자는 한국 반도체 산업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는 공급과 수요 상황에 충격을 줌으로써 한국 HBM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쳐 수출 가격이 낮아질 것"이라며 "직접적인 결과는 한국 반도체 회사가 HBM 관련 사업에서 덜 이익을 낼 것이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또 "일부 한국 기업은 지난 10년간 HBM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며 "미국이 전략적 이기심을 위해 한국 기업에 매출과 이익을 희생하도록 강요한다면 한국 기업에서 직접 돈을 훔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을 비난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9-13 11:08:53【베이징=이석우 특파원】한국 방송영상제작사들이 중국 내륙 거점 도시인 쓰촨성 성도, 청두에서 처음으로 수출 상담회를 가졌다. 한국 기업들의 중국 방송영상 콘텐츠 기업들과의 대규모 상담회는 그동안 베이징, 상하이 등에서 이뤄져 왔지만, 내륙 지역인 청두에서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상담회는 한국콘텐츠진흥원 북경비즈니스센터(콘진원 북경센터) 주최로 2일부터 5일까지 쓰촨성 청두에서 코리아콘텐츠위크 행사('2024 코콘위크 청두')의 일환으로 열렸다. 청두의 한국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상담회에서는 14개 한국 방송영상제작사, 42개 중국 방송영상 콘텐츠 기업 등 두 나라의 56개 기업이 참가해 모두 160건의 비즈매칭이 진행돼 상담 계약액만 4292만 달러(약 573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기업들은 중국 당국의 한국 연예인들의 공연 제한 등 한국문화콘테츠 확산을 막은 한한령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도 한국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등 국내 방송 영상 콘텐츠에 관심을 보이며 관련 콘텐츠의 수입을 재개했다. 이들 중국 기업들은 직접적인 유통 계약 뿐만 아니라, IP 라이선싱과 공동제작, 투자 및 합작까지 다양한 방식의 협력 사업을 계약에 담았다. 비즈매칭에 참가한 중국 콘텐츠기업 42개사 가운데에는 아이치이, 알파그룹, 차이나미디어캐피털(CMC), JY 애니메이션, 베이징푸신컬처미디어 등 중국의 대표적인 콘텐츠업체들이 포함돼 있다. 완다 청두를 비롯한 청두와 충칭 등 쓰촨성 소재 주요 콘텐츠 기업들도 비즈매칭에 들어왔다. 한국 기업들은 헤이프, 와이그램, 탁툰엔터프라이즈, 웹젠, 엠앤미디어, 대원미디어, 디씨씨이엔티, 재미진 엔터테인먼트, 레디오, 비브라보, 비주얼라이트, 초이스랜드, 스튜디오 더블유바바, 메리버스스튜디오 등 14개사이다. 윤호진 콘진원 북경센터장은 “이번 '2024 코콘위크 청두' 행사를 통해 중국 서남부 지역의 잠재력 풍부한 콘텐츠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면서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 지역에 한국의 우수한 콘텐츠 기업들이 진출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콘진원 북경센터가 주최하는 대표 비즈매칭 행사인 코리아콘텐츠위크는 올해 7월 베이징에서 개최됐고, 오는 11월 10일부터 13일까지 상해에서 열린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9-05 17:57:15[파이낸셜뉴스] 한국수입협회가 수입사절단 파견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중국 강소성 소재 우수기업 설명회와 주한 중국 대사관 및 중국 염성경제기술개발구 연계 네트워킹 행사를 개최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29일 서울 방배동 협회 세미나룸에서 열린 이날 설명회에는 김병관 한국수입협회 회장, 중국 염성경제기술개발구 왕슈동 서기, 강소성 주한국 경제무역대표처 조진 대표를 비롯한 염성시 방한 주요 인사와 주한 중국 대사관 관계자 및 30여 수입기업이 참석했다. 태양광, 전자기기, 기계설비 등 중국 염성시를 포함한 강소성 우수기업 소개가 진행됐다. 김 회장은 중국 사절단 파견을 통해 현지에서 만난 우수기업을 국내 기업에 연계하고자 사절단 후속 간담회를 마련했다면서, 협회가 한국과 중국간 가교 역할을 하여 양국 기업의 비즈니스에 실질적으로 보탬이 되고, 양국간 협력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왕슈동 서기는 염성시의 우수 제품을 한국 기업에 소개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준 한국수입협회에 감사를 표한다면서, 중국 염성시는 녹색 경제를 중심으로 높은 잠재력을 보유한 중국의 핵심 지역인 만큼 많은 한국 기업의 관심과 투자를 기대한다고 언급하고, 다양한 산업 분야의 교류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수입협회는 지난 7월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중국 염성시에 CEO 하계세미나를 겸한 수입사절단을 파견해 글로벌 공급망 발굴 활동을 활발히 전개했다. 사절단은 주한 중국 대사관, 강소성 주한국경제무역대표처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이뤄졌으며, 200여 개의 중국 강소성 소재 기업과 한국 수입기업 간 1:1 비즈니스 상담회를 성황리에 개최해 수입선 다변화 및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4-08-30 09:47:16【베이징=이석우 특파원】거대한 용이 벌거벗은 여인을 감싸 안은 듯한 모습의 대형 그림들. 나신의 여인과 용의 조응이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발디딜 틈 없이 꽉 찬 전시장에는 숨죽인 중국인들의 나지막한 탄성들이 여기저기 나왔다. 한중수교 32주년을 몇 칠 앞둔 22일. 중국 베이징 한 복판인 광화루의 주중한국문화원 1층 전시장. '용의 신화, 무한한 사랑'이라는 주제로 재중 한국화가 박소빈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었다. 용의 해, 용과 사랑을 주제로 한 재중한국작가 개인전 연 주중한국문화원 광주시립미술관(gma)의 해외특별전으로 주중한국문화원(원장 김진곤)과 공동 주최로 지난 6월 20일 열려 '한중수교의 달'인 이달 말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주중 한국문화원 전시장에서 개인 작가의 단독 작품전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지난 2011년부터 중국에 거주해 온 작가를 이날 문화원 전시장에서 만났다. 무엇이 작가를 14년째 중국에 묶어 놓고 있을까. 재중 14년 차 화가에게서 중국, 중국인, 한중 관계와 중국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 중국 관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어떤 점에서 중국인 관객들을 끌어 당기고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나. → 절대적인 권위와 지존의 상징인 용이 벌거벗은 여인을 포옹하는 모습에 놀랐다는 반응이 많았다. 용에 안겨있는 듯한 나신의 여인과 화폭에 펼쳐진 용, 용과 교감하는 여인에게서 새로움과 신선함을 얻었다는 반향들이었다. 상상의 존재, 용이 중국인들이 생각하고 접했던 범주를 넘어서서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펼친 데 대한 반응이었다. 중국 큐레이터들도 그런 도발적인 발상이 어떻게 나올 수 있었냐고 물어왔다. 그것도 붓이 아닌 연필이라는 도구를 가지고, 연필 드로잉으로 작품이 이뤄졌다는 사실에도 놀라고 신기해 했다. (지난 2017년 중국 베이징 진르(금일)미술관은 작가를 초대해 본관인 1호관에서 이례적으로 49일 동안의 현장 퍼포먼스로 17m 대작, 부석사 설화를 그려내는 화제를 만들었다. 의상 대사에 대한 사랑을 이루지 못했던 중국 여인 선묘의 전설이 담겨있는 부석사 설화를 그려냈다. 갑진년, 용의 해를 맞아 중국에서도 용과 관련된 작품 전시와 시도들의 봇물이 터졌지만, 박 작가 작품에 대한 반응은 남달랐다는 평이다. ) 용과 교감하는 나부의 여인이란 도발적 발상에 놀라고, 참신했다는 중국 관객들 - 작품 활동을 왜 중국에서 하고 있나. → 중국이란 표현보다는 왜 베이징에서 작품 활동을 하냐고 물어보셔야 맞다. 우리는 '중국은 어떠냐''라고 물어보고, 중국을 하나의 실체로 규정한다. 이 방대하고 다양한 세계를 하나의 개념과 키워드로 접근해서 답을 얻을 수 있을까. - 그럼 왜 베이징을 선택했고, 어떻게 13년 넘게 눌러 살게 됐나. 뉴욕 등에서도 꽤 인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 내 작품과 작업을 사랑해 주고, 나를 원하고, 이해해주는 곳이란 점이 나를 붙들었다. 다양하고 상상력 풍부하고 새로운 시도들이 나를 깨우는 죽비가 됐다. 동서양이 만나고, 전세계 화가들과 중국의 55개 민족이란 각기 다른 배경을 지닌 화가들의 다양한 발상과 작품 세계가 만나는 곳이었다. 과거와 현재, 고대와 미래가 부딪치며 실험과 시도가 이뤄지고 있었다. 전통과 유산, 현대의 최첨단 디지털 사회가 동시에 존재하는 긴장감도 좋았다. 고대 회화와 조각, 벽화들을 보며 자극과 영감을 얻었다. 늘 같은 테두리에 매몰되기 쉬운 나를 채찍질하고, 베이징과 주변 지역에 모여 사는 중국과 외국 작가들이 나에게 끊임없는 자극제가 됐다. 이를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더 깊이 생각하게 됐고, 나만의 것, 우리만의 것을 더 확실하게 느끼고 추구하게 됐다. (그는 2007년 미국 뉴욕 텐리문화인스티튜트에서 '미녀와 야수'란 제목의 전시회를 가졌고, 2009년부터 2년 동안 뉴욕 브루클린 BOS 스튜디오 입주작가와 버몬트 스튜디오센터 지원 등 화가지원프로그램으로 뉴욕에서 활동했다. 백 년 역사의 미술 전문 권위지 '아트 인 아메리카'에 주목 받는 좋은 전시로 리뷰까지 받았다.) 2011년 베이징은 전세계 예술가들이 변화와 문명의 다양성 모색한 실험장 - 2011년 올 때 베이징은 화가들에게 어떤 곳이었나? →베이징 '798 예술구역' 등을 중심으로 자유로운 발상과 다양한 실험 정신이 뒤섞여 역동적이고 매력적인 새로운 조류를 만드는 예술의 거점이었다. 당시 전세계 화가와 수집가들이 주목하고 관심을 쏟고 있었다. 전세계 예술가들의 주목 속에서 새로운 변화와 문명의 다양성을 모색하는 열기와 에너지가 넘쳤다. 세계 미술 시장에서는 중국의 주요 화가들의 작품에 한국과 일본 작가들을 끼워서 거래하는 형편이었다. 그 정도로 짧은 시간 동안 중국이란 존재는 거대하게 성장해 있었다. (박 작가는 역량있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해 지원하는 gma '레지던스 프로그램'의 지원대상으로 뽑혀 2011년 1년 동안 베이징에 머물며 중국과 인연을 맺었다. 그 뒤 베이징 포스 갤러리의 지원 프로그램으로 몇 년 더 베이징에 머물게 되면서 베이징과의 인연이 길어졌다.) - 중국 미술과 미술 시장은 어떻게 비약적인 발전과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됐나?. → 긴 역사의 축적과 유산, 두터운 이해의 폭과 애호가 층이 바탕이 됐다. 중국 내 동양화, 전통 미술에 대한 이해와 유산은 방대했다. 이런 바탕 위에서 세계적인 흡입력이 생겼다. 중국 내 전통 미술 시장은 상상 이상으로 컸다. 세계적인 미술전람회가 당시 중국에서 자주 열리면서도 바로 옆 한국은 비껴가고 있었다. 한국 작가로서 자존심이 상할 때도 적지 않았다. 미술 소장가들은 전체 인구의 2~3% 이하라는 일반적인 예에 비춰보더라도 중국의 미술 시장과 미술 애호가들의 규모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미술품을 소장하는 규모와 스케일도 달랐다. (박 작가의 작품은 그리스 크레타현대미술관을 비롯해 유럽과 미국 등에도 적지 않게 나가 있지만, 허베이미술대학교, 내몽고 더드마예술학교, 산허클래식자동차박물관, 차하헐 학회 등 중국의 미술관과 기관, 개인들이 상당수 소장하고 있다. 우리 외교통상부와 주광저우 한국총영사관, 목표대, 광주시립미술관 등도 박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희소성과 독창성을 중시하는 소장가들, 전통과 다양성이 중국 미술의 힘 - 중국 미술 애호가들은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나. → 현대 미술의 역사는 짧지만 중국은 동양 미술, 동양화의 배경과 기반을 갖고 있다. 미술에 대한 이해와 애정도 세계 최고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전세계 현대 미술과 그 안의 외국 작가들에 대해서도 함께 호흡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만큼 전세계 미술시장을 잘 알고 있었는데, 작품 희소성과 독창성을 중요시하는 점이 두드러졌다. 수 천만원에서 수 억원대 작품을 구입하면서도 세세한 질문 없이 단순하게 구입하는 모습을 적지 않게 봤다. 그만큼 배경 지식이 넓었고, 이해도 높았다. 애호가들과 수집가들도 자신의 소장품이나 소장 활동을 잘 드러내 보이지는 않는 경향이 컸다. - 작가에게 베이징은 어떤 매력으로 다가오나. → 구태여 유행에 맞추지 않아도, 대중적인 관점에서 소통하지 않더라도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고, 작가로서 입지도 유지할 수 있었다. 한국적이고, 독창적인 점에 더 관심을 보였고, 그 점이 교류 계기가 되곤 했다.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었다. 내 작품에 대한 수요가 이어졌고, 나를 원했다. 이 곳을 기반으로 해외 전시를 다닐 수도 있었다. 제2의 고향같은 느낌까지 들었다. 한중 관계, 소통하고, 같이 가면서 시너지 효과 만들어 나가는 관계 만들어야 - 한중 관계가 32주년을 맞았다 중국 생활 14년 차의 화가가 보는 한중 관계의 미래는 무엇인가. → 베이징은 한국에서 정형화되고 밀폐되어 있던 나의 상상력을 열어 젖히는 역할을 했다. 다양성과 역동성이 자극제가 됐다. 경제나 다른 분야의 교류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서로 접하고 소통하고, 같이 가면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문화 예술 안에서 인간적인 교감을 쌓고, 관계를 쌓아 나아가는 것이 소중하다. 이런 만남과 교류는 뿌리 깊은 나무처럼 정치적인 시련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미술 안에서 인간의 삶과 꿈을 표현하고 서로에게 접근하면서 감동을 주는 일이 더 활발하게 이어졌으면 한다. 한국 예술을 더 알리고, 서로 더 많이 나눴으면 한다. - 13년 넘게 베이징에 체류하면서, 예술가들과의 교류도 깊어졌을 것 같다. → 미술과 그림을 매개로 화가, 음악가 등 소중한 친구들을 얻을 수 있었다. 언어를 넘은 소통이라고 할까. 진짜 친구가 되기는 어렵지만 일단 친구 울타리 안으로 들어오면 중국인들이 순수하고, 단순하고, 따뜻했다. 이번 작품전에서 내 작품에 내몽고출신 락밴드그룹의 음악을 넣어 영상미디어 작품으로 만들 수 있었다. 예술을 매개로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친구들을 알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 (그의 그림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은 용의 사랑 에너지를 입체적인 영상으로 펼쳐냈다는 평을 받았다.) 용을 소재로 인간의 에너지와 원동력을 표현 - 왜 하필 용이란 소재를 선택했나. → 1995년도 대학원(조선대)을 다니면서 동양미술사를 통해 용을 만났다. 동양미술, 불교 미술에서 용의 역할은 컸다. 불교에서 용은 수호신이고 상서로운 존재였다. 물과 에너지를 상징하는 용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고, 용을 통해 나라는 존재를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었다. 전남 구례 화엄사에서 접한 용의 형상과 부석사 설화는 나의 평생의 화두로 자리 잡았다. 용은 중국인들에게 친근한 존재이지만, 동시에 동아시아에서 보편적으로 공유되고 있다. 계속 진화해 나가는 그 무엇이기도 했다. 용이 주는 힘이 용과 영원한 사랑, 꿈을 테마로 작품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게 했다. 용을 소재로 인간의 에너지와 원동력을 표현하고 싶었다. 작품은 나로부터 출발했지만, 각 자의 몫으로 보시고, 해석해 주셨으면 한다. 다양한 관점, 상상력으로 보이지 않는 세계를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주중한국문화원의 김진곤 원장은 "용은 한중 두 나라를 관통하는 문화 아이콘이기에 갑진년을 맞아 박 작가를 초청해 특별전을 갖게 됐다"면서, "작가의 인간적 고뇌와 예술적 영감, 거대한 상상력이 애틋한 사랑으로 영글어진 이번 작품전, '용의 신화 무한한 사랑'을 계기로 마음으로 통하는 한중 양국의 우정이 더욱 깊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중한국문화원, "용은 한중을 관통하는 문화 아이콘, 양국 우정 깊어지는 계기" - '코로나19 기간'이 문화 예술분야 전업 작가들에게는 더 힘든 시기였다. 어떻게 베이징 생활을 버텨냈나. → 예술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쌓아온 교류들도 이어가고 싶었다. 모든 해외 전시가 정지되고, 베이징에서만 격리를 5번이나 해야 했다. 다른 나라보다 긴 3년 반이란 중국의 코로나 격리 정책에 전업작가로서 삶의 팬데믹도 어마어마했지만 그동안에 해왔던 활동의 결실과 감사함을 저버리고 싶지 않았다. 그런 기간을 거쳐서 이렇게 행복한 전시들을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베니스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베네스의 산마르코 광장 부근 산자르카에서는 파사치오 재단 초대로 지난 4월부터 오는 11월 24일까지 박 작가의 개인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7월 31일 베이징을 방문하면서 798 예술구를 잠시 들렀는데 "예전 같지 않았다. 한산했다. 과거와 달리 외국인들도 잘 보이지 않았다."라는 말을 했다. 국제적인 예술 중심으로서 베이징의 역할이 시들고 있는 건가. → 중국의 수도라는 곳에는 해외 작가들이 많은 기대를 갖고 모인다. 상황이 좀 안정된다면 다시 많은 작가들이 모이고 새로운 문화적인 다양성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중국과 해외 작가들 간의 소통은 계속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용이란 에너지를 통한 평화와 사랑을 기원·표현하는 작가의 길은 계속 갈 것 - 앞으로 계획은. →베니스의 개인전에 출품된 작품들이 베니스를 찾은 세계 여러 나라의 비평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11월 초 베니스에 가서 전시를 마칠 예정이다. 사랑하는 부모님, 예술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해주신 원동석 교수님(전 국립목포대), 오랜 시간 해외 전시를 기획해 주신 탈리아 브라초포로스 교수님(뉴욕 존제이 칼리지 교수·독립기획자), 베이징에서 마주한 이동임 '베이징 798 큐브미술관' 관장님, 내 작품의 특별한 소장가분들. 이 분들에게서 에너지를 받고, 작품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 삶은 늘 흔들리지만, 이 분들 덕택에 작가의 길은 흔들리지 않고, 지탱해 나갈 수 있었다. (박 작가에게 작품 활동은 전쟁과 충돌, 갈등과 불안정의 현대 사회 속에서 용이라는 에너지를 통해 평화와 사랑, 안식을 갈구하는 기원처럼 다가왔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8-22 08:53:14[파이낸셜뉴스] 중국발 공급과잉에 대응한 미국·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대중국 수입규제 강화 조치가 한국의 수출 전선에 '양날의 칼'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철강, 배터리, 태양광, 전기차 등 중국발 공급과잉은 전 산업 분야로 확산돼 국내 제조업의 최대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1일 '중국 공급과잉에 대한 주요국 대응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내수시장 침체로 공급초과 현상을 겪고 있는 중국 산업계가 '저가 수출 전략'을 취하면서 글로벌 공급과잉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공급 과잉은 세계 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중국 산업계는 철강·화학 등 전통산업뿐만 아니라 전기차·배터리·태양광 등 신산업 분야에서 최대 생산 능력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어, 향후 공급과잉 문제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게 무협의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은 954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했으나, 판매량은 841만대에 그쳤다. 113만대 초과공급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수출 밀어내기'로 이어지고 있다. 2020년 22만대에 불과했던 중국의 전기차 수출은 지난해 120만대로 급증했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2022년에 종료됨에 따라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보조금 혜택이 남아있는 국가에 공장 건설을 착수하는 한편, 수출을 통해 자국 전기차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 제조업체의 배터리 생산 규모는 이미 시장 수요를 초과했으며, 지난해 중국에서 생산된 배터리만으로 전 세계 수요를 충족하고도 중형 전기차 156만대의 배터리가 남는 상황이다. 최근 미국·EU 등 주요국은 중국의 공급과잉에 대응하는 조치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미국은 반덤핑·상계관세·세이프가드 등 전통적 무역 구제 조치와 더불어 무역 확장법 232조 및 통상법 301조 조치의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EU는 공급 과잉의 원인으로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지목하며, 전기차·태양광·풍력터빈에 대한 보조금 조사에 착수했다. 인도·칠레·브라질·멕시코 등 신흥국들도 수입 규제 조치를 잇달아 발표하며 중국산 공급 과잉 대응에 나섰다. 무협은 중국의 공급 과잉과 주요국의 대응 조치가 우리 수출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EU의 대중국 관세정책으로 인해 일부 산업에서 반사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미국은 배터리·태양광·석유화학 분야의 시장확대 기회가 예상되며, EU 내 높은 점유율을 보유한 중국 전기차 업체가 위축되면 국내 기업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중국 저가 상품 공급과잉 지속과 주요국의 무역장벽 대응은 공급망 전반의 리스크를 가중시켜 우리 기업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등 주요국들의 규제망이 커질 때의 얘기다. 중국산을 잡겠다고 하다가 다른 국가 제품까지 규제망을 가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정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미국이 추가적인 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하고 다른 국가들도 경쟁적으로 자국산업 보호조치를 취할 경우 글로벌 무역환경에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우리 기업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4-08-21 16:30:37[파이낸셜뉴스] 태국여행사협회(TTAA)가 일본·중국과 비교하며 한국 관광 폄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결국 공식 사과했다. 18일 뉴스1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 주태국 한국문화원과 한국관광공사 방콕 지사는 유타차이 순똔라타나벗 태국여행업협회(TTAA) 부회장이 최근 일본 매체 닛케이 아시아에 "한국을 찾는 태국인 관광객이 감소한 것은 한국 관광명소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앞서 11일 일본 매체 닛케이 아시아는 '한국 금지 운동, 태국 관광객 중국·일본으로 몰린다'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유타차이 부회장은 "한국 관광명소는 인기 영화와 넷플릭스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에 수명이 짧다"며 "중국과 일본에는 더 많은 명소가 있고 비자 면제, 덜 비싼 가격, 놀라운 전망과 좋은 분위기 등의 매력도 있다"고 주장했다. 보도 이후 주태국 한국문화원과 한국관광공사 방콕지사가 TTAA에 유타차이 부회장 발언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고, TTAA는 짤른 왕아나논 회장 명의 공식 사과 서한을 발송했다. TTAA는 외국으로 태국 관광객을 송출하는 여행사들의 단체다. 짤른 회장은 "협회 입장이 아닌 일부 관계자의 개인적 발언으로 오해와 심려를 끼쳤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협회 차원에서 한국에 관광객을 많이 보내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전자여행허가(K-ETA)를 받았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한국 입국을 거부당하는 태국인 사례가 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한국금지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K-ETA는 112개 국가 국적자 대상으로 국내 입국 전 홈페이지에 정보를 입력하면 무비자로 입국을 허가해 주는 제도로 태국의 경우 국내 불법 체류자 1위 국가이기 때문에 태국인 대상으로 지난해부터 엄격한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코로나19 사태 이전 태국은 동남아 국가 중 방한 관광객 1위 국가였으나 최근 한국을 찾는 태국인이 줄고 있다. 방한 태국 관광객 감소세는 7개월 연속 이어졌으며, 지난 6월 기준 태국은 동남아 국가 중 방한 관광객 5위 국가로 하락했다. 이에 대해 관광업계는 "태국인 방한 관광객 감소를 '입국 불허 논란'과 이에 따른 반한 감정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태국 관광객을 유치하고자 법무부에 올 연말까지 태국인에 대한 K-ETA 한시 면제 조치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법무부는 불법 체류율이 높은 국가의 K-ETA 한시 면제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8-19 08:08:34[파이낸셜뉴스] 한국 입국을 거부당하는 태국인들 사례가 잇따르면서 태국에서 한국여행 거부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11일(현지시간) 태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밴 코리아’(Ban Korea·한국 금지)란 해시태크가 유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이 태국의 불법 노동자 문제로 입국 심사를 강화하면서 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한 태국인들이 항공료와 숙박료 등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자 이 같은 해시태그가 SNS에 퍼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입국을 금지당했다는 가사도우미 이브 코케수완(42)은 “한국에 입국하려다 거부당해 바로 방콕으로 돌아갔다”며 “더이상 한국에 가고 싶지 않다. 지금까지 가장 스트레스가 큰 여행이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태국인의 한국 방문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4개월 동안 한국을 방문한 태국인 수는 지난해 동기간 대비 21% 감소한 11만9000명이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동기간(57만2000명)과 비교해도 크게 줄어든 수치다. 매체는 태국인들이 이제 중국과 일본 등 대체 여행지를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과 일본은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는데다 중국의 저렴한 물가와 일본의 엔화 약세가 태국인 여행객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것이다. 태국여행사협회(TTAA)는 중국이 지난 3월 입국 비자를 면제한 이후 연내 120만명의 태국인이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19년 63만3818명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한편, 한국은 2019년 9월 K-ETA제도를 도입, 212개 무비자 입국 가능 국가 국적자가 한국 입국을 위해 현지에서 출발하기 전 홈페이지에 정보를 입력하고 입국을 허가받도록 하고 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8-16 08:50:30[파이낸셜뉴스] 2024 파리올림픽 참가 선수들을 캐릭터화한 포스터가 일부 동아시아 지역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금메달 개수에서 톱3에 든 중국, 일본 선수들의 모습이 생략됐기 때문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유럽 스포츠 전문 방송국 ‘유로스포츠’는 한 장의 포스터를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에 게재했다. 파리 에펠탑을 배경으로 각국의 선수들이 등장한 가운제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쇼인 파리 2024, 우리는 결코 잊지 않을 것(The Greatest Show on Earth Paris 2024, we willnever forget you)’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하지만 금메달 개수에서 톱3에 든 중국과 일본 선수들의 모습은 빠져 있다. 남아시아에서는 파키스탄의 창던지기 선수, 중앙아시아에서는 터키의 사격 선수, 동아시아에서는 한국의 사격 선수 등 단 3명이 포함됐다. 일본 매체 플래시는 “전반적으로 아시아계 선수가 극단적으로 적었다”며 “금메달 획득 수 공동 1위인 중국, 3위인 일본 선수가 게재되지 않았기 때문에 포스터를 본 많은 일본인이 의문을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선수도 아닌 월드스타 톰 크루즈의 모습이 포스터에서 발견되면서 비판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8-14 14:48:29[파이낸셜뉴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임정호 교수팀이 한반도와 멀리 떨어진 지역의 육지와 바다, 대기를 분석해 우리나라의 폭염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 실제 2022년 겨울, 몽골의 고비사막과 중국 서부 톈산산맥에 쌓인 눈의 양에 따라 2023년 여름, 우리나라의 폭염 일수에 영향을 미쳤다. 이 AI 모델은 폭염 뿐만아니라 다양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UNIST에 따르면 연구진은 지면과 해수면의 변동성이 대기와 상호작용해 멀리 떨어진 지역의 기상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인 '원격상관(Teleconnection)'을 통해 폭염에 영향을 주는 특정 지역을 찾아내고 이를 AI 예측 모델에 적용했다. 우선 폭염 일수와 상관성이 높은 지역을 선별하기 위해 밀도 기반 클러스터링(DBSCAN) 기법을 사용했다. 기존에는 사각형 형식의 영역 설정을 사용했지만, 이는 중요한 변동성 뿐만아니라 노이즈도 함께 포함돼 시그널이 약해질 수 있다. DBSCAN 기법은 상관성이 높은 픽셀이 밀집해 있는 지역을 자동으로 클러스터화해, 지리적으로 가깝고 유사한 상관성을 갖는 지역을 선별할 수 있다. 다음으로,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XAI) 기법을 사용해 개발된 기계학습 모델 내에서 각 입력자료가 예측값 산출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 유명한 XAI 기법인 '샤플리 가법 설명(SHAP)' 값을 이용해, 양의 값을 가지면 입력변수가 예측 결과를 증가시키고, 음의 값을 가지면 예측 결과를 감소시키는 기여를 판단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몽골 사막과 중국 톈산산맥의 적설 깊이의 SHAP 절댓값이 다른 입력변수들보다 컸음을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모델 내에서 기여도가 가장 컸던 두 적설 깊이 변수가 실제로 여름철 기후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확인했다. 몽골 사막에서 낮은 적설 깊이를 가졌을 때와 톈산산맥에서 많은 적설 깊이를 가졌을 때, 한국에서 높은 기온과 고기압이 형성됐다. 또한, 지금까지 알려진 한국 폭염과 관련된 대규모 대기 대순환 패턴과 두 적설 깊이의 변동성이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겨울철 톈산산맥에 쌓인 눈의 증가와 봄철 고비사막의 적설 깊이 감소가 여름철 폭염을 예측하는 중요한 변수임을 입증했다. 즉 몽골 사막과 톈산산맥 적설 깊이 변동성이 클 때 한국의 여름 기온이 상승한 것이다. 지난 2023년 폭염 예측에서 톈산산맥에 쌓인 눈의 양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 연구진은 "특히 올해는 토양 수분과 해수면 온도 등 다양한 기후 요소의 영향력이 더 복잡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정호 교수는 "기존 기상 예보 모델에서 반영하지 못한 원격상관 요인들과 폭염 사이의 관계를 모니터링해 예측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며, "이번 연구가 한국의 폭염 이해와 대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8-06 14:1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