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추징금 7억여원을 미납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두고 대통령실 및 법무부가 특별 사면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일 TV조선은 한명숙 전 총리를 포함해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신계륜·신학용 전 민주당 의원 등 야권 정치인 7~8명이 사면·복권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중 한 전 총리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2년 실형을 살고 2017년 만기 출소했다. 현재 추징금 8억 8300만원 중 7억여원을 미납한 상태다. 2021년 말 문재인 정부에서 복권됐지만, 사면은 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추징금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이날 여권 핵심 관계자는 매체와의 통화에서 "국민 통합도 사면의 중요한 고려 변수"라며 "한 전 총리의 추징금까지 사면 대상에 포함되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28일 예정된 특별사면에서 대통령실이 한 전 총리의 미납 추징금에 대한 사면을 검토 중이며 사면 시 추징금 7억여원이 소멸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 전 총리에 대한 사면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법원에서 실형 확정 판결을 받고도 자서전을 통해 무죄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납 추징금에 대해서도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과거 당대표 시절 수감 중이던 한 전 총리 재심 청구 및 모금 운동도 추진했었다. 한편 이외에도 정부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형이 확정돼 복역 중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잔여 형집행 면제 등 사면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전 지사는 최근 가석방 불원서를 서면 제출하며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들러리가 되는 끼워 넣기 사면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혀 사면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사면 대상은 23일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에서 일차적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2-12-20 07:40:55[파이낸셜뉴스]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해 각각 신년 특별사면과 복권을 결정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이번 특별 사면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2년 신년을 앞두고 2021년 12월31일자로 박 전 대통령과 한 전 총리 등 3094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특별사면은 대통령의 권한으로 범죄인의 형 집행을 면제하거나 유죄 선고의 효력을 상실시키는 조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지난 2017년 3월31일 새벽 구속영장이 발부되며 수감됐다. 징역 22년을 선고 받고 현재 4년8개월째 수감 중으로 최근 건강 상태가 악화되며 외부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어깨와 허리 등 지병은 물론 최근에는 정신의학과 치료도 받고 있다. 박 장관은 “사면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며 “국민 공감대와 사법 정의, 법치주의, 국민화합, 갈등 치유 등과 같은 관점에서 대통령이 고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중요한 고려사항이었냐는 질문에 "매우 중요한 기준이었다"고 답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면 대상자 명단에서 빠진 것과 관련해서는 "사안의 내용이 다르다"며 "구체적으로 어떠한 경위나 절차를 거쳐서 사면 대상과 범위가 결정됐는지 소상하게 이유를 말씀드리지는 못한다"고 이해를 구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수감됐다가 현재 만기 출소 상태로 2027년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된 상황이었으나 이번에 복권됐다. 한편 이번 특별사면 대상은 전직 대통령 등 주요 인사를 포함해 중소기업인· 소상공인 등 서민생계형 형사범, 특별배려 수형자, 선거사범, 사회적갈등사범 등이다. 정부는 건설업면허 관련 정지처분 및 입찰제한, 운전면허 취소·정지·벌점, 생계형 어업인의 어업면허 취소·정지 등 행정제재 대상자 총 98만3051명에 대한 특별감면 조치를 함께 시행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1-12-24 14:06:26[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아직까지 정치인 사면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사면 가능성에 대해 "한 전 총리나 두 전임 대통령들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과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는 엄연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의 사면권도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것이라 대통령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게 아니다"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금 미리 말하긴 어렵다. 그러나 국민 공감대를 토대로 하지 않은 대통령의 일방적 사면권 행사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은 개인적 생각 뿐 아니라 시대적 요청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송주용 기자
2021-01-18 10:29:24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과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특별사면을 받았다.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형이 확정된 정치인 가운데 신지호 전 새누리당 의원과 공성진 전 한나라당 의원도 특별사면을 받았다. 법무부는 이들을 비롯한 일반 형사범과 양심적 병역거부사범, 선거사범 등 총 5174명을 이달 31일자로 특별사면·감형·복권 조치했다고 30일 밝혔다.■정봉주 이후 첫 정치인 사면특히 이번 사면에는 정치인과 노동계 인사가 포함된 점이 눈에 띈다. 법무부는 자격정지기간 경과율과 벌금·추징금 완납 여부 등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들을 사면했다고 설명했다.법무부는 "부패범죄가 아닌 정치자금법 위반사범 중 장기간 공무담임권 등의 권리가 제한됐던 이광재·공성진 전 의원 2명을 복권한다"며 "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이미 형 집행을 종료한 한 전 위원장에 대해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의 실현을 위한 노력과 화합 차원으로 복권한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2017년 12월 처음으로 특별사면·복권을 단행했다.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BBK 의혹'을 제기했다 징역형을 받고 출소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정치인으로서는 유일하게 특별사면·복권 대상에 포함됐다. 이어 지난 3·1절 100주년을 계기로 총 4378명에게 특별사면·복권 조치를 내렸지만 정치인 사면은 없었다.이날 이뤄진 사면 대상자 가운데는 2008년 이뤄진 제18대 총선과 2010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관련 선거사범 267명이 복권됐고, 곽 전 교육감 등이 포함됐다. 다만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은 포함되지 않았다.■음주운전자 뺑소니 등 제외이 외에도 법무부는 일반형사범 2977명, 양심적 병역거부사범 특별사면·복권 1879명, 사회적 갈등 사건 관련자 특별사면·복권 18명 등도 조치했다.양심적 병역거부자 1879명은 공무원 임용제한 등 각종 자격제한에서 해제됐다. 현재 가석방 중인 1명은 남은 형 집행을 면제받았다.정부는 올해 3·1절 특별사면 이후 형이 확정된 '세월호 집회사건' 등 이른바 사회적 갈등사건 관련자 가운데 18명을 선별해 추가로 사면·복권했다.운전면허 행정제재 특별감면도 단행됐다. 벌점 삭제, 면허 정지·취소 처분 철회 등으로 170만98922명이 혜택을 보게 됐다. 음주운전과 뺑소니, 난폭·보복운전 사범 등은 감면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어업인 2600명도 면허·허가와 관련한 행정제재를 감면받았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2019-12-30 18:11:00[파이낸셜뉴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의 총구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했다. 호칭도 남다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이명박씨'라고 부르며 직격탄을 날렸다. 김의겸 대변인은 31일 "이명박 사면에서 풍기는 '돈 냄새'"라는 이름의 논평을 내고 "이명박씨가 오늘 논현동 자택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사면 받고 행복하게 따뜻한 집으로…"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명박씨가 내야 할 돈은 벌금 130억원과 추징금 58억원이었다. 추징금 58억원은 다 냈는데 벌금은 48억원만 냈다. 나머지 벌금 82억원은 안 내고 버틴 것"이라며 "그 결과 이번 사면을 통해 82억원을 벌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추징금은 내면서도 왜 벌금은 안 냈을까. 추징은 범죄수익을 토해내는 것이고, 벌금은 지은 죄에 대한 벌"이라며 "특히 벌금을 안 내면 노역형으로 환산돼 징역을 더 살아야 한다. 법원은 이명박씨에 대한 판결을 내릴 때 '벌금을 안 내면 3년간 노역장에 유치한다'고 선고했다"고 현 상황을 짚었다. 그러면서 "그러니 추징금보다는 벌금부터 내는 게 상식일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씨는 거꾸로 했다. 돈이 있으면서도 벌금은 3분의 1가량만 내고 버텼다. 뭔가 믿는 구석이 있었던 모양"이라면서 "사면 복권 때 벌금을 면제해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추징금은 면제를 해줄 수 있는지에 대해 논란이 있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이 때문에 한명숙 전 총리의 경우 문재인 정부에서 복권은 시켜줬지만 추징금 7억원은 한 푼도 깎아주지 못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여전히 7억원의 족쇄에 갇혀있다"며 "전 대통령 전두환씨도 사면 복권이 됐지만 추징금은 죽을 때까지 그를 쫓아다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명박씨도 벌금부터 내느라 추징금 58억원을 내지 않았다면, 사면 복권 뒤에라도 내야 했을 것"이라며 "그래서 윤석열 정부가 이명박씨에게 '추징금부터 완납하시라'고 미리 귀띔을 준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윤석열 검사는 이명박 정권에서 중수2과장, 중수1과장을 하며 내내 승승장구했다. 그 보은은 아닐까"라고 의구심을 품었다. 끝으로 김 대변인은 "이명박씨는 징역도 참 알뜰하게 살았다. 확정 판결 받은 징역은 17년인데 건강을 이유로 실제로 징역에 있었던 기간은 1년 8개월에 지나지 않는다. 탕감 받은 징역이 15년 4개월"이라면서 "그에 반해 조국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는 현재 복역 기간이 2년 5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평온해야 할 연말연시다. 하지만 모든 게 뒤죽박죽이라 국민들 마음이 뒤숭숭하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 특별사면으로 사면·복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전날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해 오후 1시 56분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저에 도착한 뒤 취재진과 만나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심심한, 또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2-12-31 10:22:07[파이낸셜뉴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두고 "일반적인 법무부 장관의 행태와 많이 다르지 않냐"며 오는 2024년 22대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영선 전 장관은 2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한동훈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서 지나치게 정치인 행동이 섞여 있는 가벼운 행동을 많이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박 전 장관은 한 장관을 두고 '정치보복의 사령탑인 것이냐' 묻는 질문에 "그 축에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을 빙자해서 모든 사람들이 다 풀려나오지 않았나.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에 잡혀갔던 모든 사람들이 다 풀려나왔는데 최종 결정권자는 사실 한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국민 통합을 이야기했는데 국민 통합을 빌미로 한 국민 분열의 씨앗을 제공했다. 예를 들면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당연히 복권했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 전 장관은 "이 전 대통령은 벌금 80억원을 감해주면서 한명숙 전 총리는 사면 복권을 안 해주고, 벌금 7억원 때문에 못하겠다고 한다. 이게 형평에 맞지 않는다"며 "이것은 네 편 내 편 가르기, 내 편 다 풀어주기다. 어제 사면 복권은 부적절했다. 그리고 윤 정부로서도 이것이 나중에 화로 돌아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박 전 장관은 검찰이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소환하는 등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 대해 "(이 대표는) 당당히 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검찰 행태와 관련해서 국민들에게 알릴 건 알리고, 사실이 아닌 건 아니라고 이야기해야 한다. 혹시 그중 잘못된 것이 있으면 사과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2-12-28 22:31:23윤석열 대통령의 연말 특별사면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면 대상에 대한 각계 의견이 분분하다. 윤 대통령은 오는 27일 국무회의에서 특별사면을 심의·의결한 뒤 28일 0시를 기해 단행하는 수순이 예상된다. 법무부는 오는 23일 사면심사위원회를 열어 특별사면 대상자를 심사한다. 사면심사위는 대상자를 추려서 사면권자인 윤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절차이다. 윤석열 정부 두 번째 특별사면의 방점은 정치인에 찍힐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8·15 특사에서 민생과 경제회복 기조에 따라 이재용 삼성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경제인 중심으로 이뤄졌다. 정치인은 전면 배제됐다. 그때 제외됐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전 대통령은 28일 종료되는 형집행정지 연장 신청을 하지 않았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병원으로 이 전 대통령을 찾아가 생일 축하 인사를 전한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복역 중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경우 복권 없이 내년 5월까지 남은 형 면제 가능성이 점쳐졌다. 그러나 김 전 지사가 가석방 불원서를 제출해 "끼워 넣기 사면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변수다. 최종 사면대상에서 배제될 수도 있다. 7억여원의 추징금을 미납한 한명숙 전 총리의 경우 추징금을 사면한 관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빠질 수 있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신계륜 전 의원 등도 사면대상으로 거론된다. 최근 경제위기 상황을 고려해 경제인 사면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만만찮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의는 조만간 경제단체 공동명의로 기업인 특별사면을 건의할 예정이다. 사면을 건의할 기업인 명단에는 지난 8·15 광복절 특별사면 당시에도 거론됐던 이중근 부영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도 들먹이고 있다. 최근 태광그룹이 2032년까지 10년간 석유화학·섬유 등 제조와 금융·서비스 부문에 12조원을 투자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약 7000명을 신규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게 사면 사전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10월 만기 출소한 이 전 회장은 5년간 취업제한 적용을 받고 있다. 광복절 특사 때 윤 대통령이 고심 끝에 경제인 위주 특사를 선택한 이유는 20% 중후반대의 낮은 지지율이 영향을 끼친 게 사실이다. 지지율 40%를 회복했으니 정치인 위주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하는 듯하다. 그러나 지금은 집권 2년 차에 접어드는 중차대한 시기이다. 정치인, 경제인 가리지 말고 국민대통합 관점에서 특별사면을 단행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기 바란다.
2022-12-20 18:00:27[파이낸셜뉴스]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도 선긋기에 나섰다. 민주당 내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복권을 두고 반발 여론이 여전한 가운데, "미리 알지 못했다"라며 책임론에 선을 그은 것이다. 이재명 대선후보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에 대해 “후폭풍 갈등 요소를 문재인 대통령이 혼자 짊어지겠다고 생각한 게 아닌가 싶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건강이 안 좋다는 얘기가 있는데 정말 마지막 순간에 심각한 사태가 벌어지는 게 맞을지 고뇌를 저 같아도 많이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사전에 전혀 몰랐느냐’는 질문에 “전혀 몰랐다”며 “예민한 상황이었다. 제가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 않았느냐”고 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 사면이 미칠 정치적 유·불리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상이라는 건 위기·기회 요인이 혼재하는데 이 문제가 유리할지, 불리하게 작동할지는 판단이 안 선다”며 “판단하면 뭐하겠나 이미 벌어진 일이다. 저는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후회하거나 되돌리려고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사면권’에 대한 견해도 나타냈다. 이 후보는 “고도의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상황은 변하는 것이고 국민들의 의지도 변하기 때문에 상황이 바뀔 경우에도 과거의 원칙이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더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 점 때문에 사면권이라는 게 있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의 박 전 대통령 특별사면이 ‘5대 중대범죄 사면권 최소화’라는 공약을 스스로 저버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선 “국가 미래, 통합에 필요하면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범계 법무장관은 이날 같은 방송에서 “대통령으로부터 (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뜻을 전달받았다”며 “이후 17일 검찰국장에게 전직 대통령,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사면안을 처음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1-12-27 08:18:33'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22년의 징역형을 받고 수감 중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사면 결정으로 오는 31일 0시 석방된다. 대통령 선거를 두달 정도 남겨둔 시점에서 이뤄진 반대진영 전직 대통령 사면을 놓고 정치적 의미와 파장에 대한 의견들이 엇갈리고 있다. 보수 분열을 노린 문 대통령의 정략적 판단이란 평가도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 박 전 대통령 사면에 따른 영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26일 정치평론가들과의 긴급대담으로 이번 사면정국을 보다 깊이 있게 들여다봤다. 이번 대담에는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장성철 대구 가톨릭대 특임교수(가나다순)가 참여했다. ―현 시국에서 이뤄진 박근혜 사면의 정치적 의미는. ▲장성철=의도가 있는것 같다. 대선에 영향을 끼치기 위한 보수 분열에 먹잇감을 던져준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건강상 문제가 크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현시점에서 정치적 의미가 큰 사면을 꺼냈다는 것 자체가 대선 구도에 영향을 미치려는 고도의 전략적 판단이란 생각이다. 윤석열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을) 수사하고 기소하고 감옥 보낸 것으로 봐야 하니, 그 부분에 대한 책임론이 나오게 되면 그게 윤 후보에게 긍정적이진 않을 것 같다. 그런 차원에서 야권의 분열과 윤석열 후보에게 마이너스 영향을 끼치기 위한 고도의 정치적인 판단이 내포된 것 같다. ▲배종찬=표면적으로는 정치사회적 통합이다. 박근혜 사면은 줄기차게 보수진영에서 요구된 것이니까.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봐야 한다. 이번이 대통령이 행사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사면이다.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내년 3월 9일 이후로는 대통령 사면을 시도했다가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번 사면은 표면적으로는 정치사회적 통합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진보인사에 대한 정치적 배려다. 한명숙 전 총리 복권은 검찰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는 사항인데도 이뤄졌다는 것은 진보진영에 대한 정치적인 배려다. ▲이준한=사회갈등이 너무 심하고 정치적 양극화가 굉장히 강해 사회적·정치적인 통합이 좀 필요하다는 말을 그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 외 의미를 찾거나 해석하거나 이럴 필요가 없다. 문 대통령 입장에서 이번 사면으로 정치적으로 크게 이득 볼 게 없다. 대통령 탄핵만으로도 전 세계적으로 창피한데 특별사면에 따른 이해관계를 따지는 것도 창피한 노릇이다. 자기들이 잘 해서 선거에 이길 생각은 안하고, 하필이면 이때 사면돼 우리가 이로울까 불리할까 고민하는 것은 한국 정치 수준을 퇴보시키는 언행이라고 본다. ―박근혜 사면이 이재명 후보에게 미칠 영향은. 일각에선 중도층 확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배=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후보만큼 강한 타격은 받지 않을 것이다. 강(强)타격은 윤석열, 약(弱)타격은 이재명이다. 이재명으로선 정권 차별화에 대한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에 대해 정치적·이념적으로 매우 부정적인 호남, 40대, 화이트칼라, 진보층 일부가 이탈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이재명 지지기반에도 부분적 타격은 받을 수 있다. 그래서 한명숙 복권,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사면과 같이 진보진영에 대한 배려가 있는 것이다. 이들에 대한 사면은 진보층의 불만을 최소화하려는 정치적 배려와 의도가 있었다고 봐야겠다. ▲장=중도 확장은 안될 것이다. 이재명 후보나 민주당 지지층은 왜 사면해주느냐고 할 텐데, 이건 그들에게 그렇게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 만약 이명박 전 대통령을 사면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게 한 사람이란 낙인이 찍혀 있으니까. 그런데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선 그렇게 큰 감정이 없을 것 같다. ▲이=박근혜 탄핵 때도 찬반이 있듯이 이번 특별사면으로도 의견이 많이들 엇갈릴 것이다. 그래도 대통령의 특별한 고유권한으로서 다른 대통령제 국가에서도 임기 말에 이러한 사면을 한다. 그런 차원에서 이해를 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괜찮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보수 분열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박 전 대통령을 구속시킨 윤석열 후보의 입장이 애매해졌다는 지적이 있다. ▲이=그것은 당연한 거다. 윤 후보 자기가 박 전 대통령을 잡아 자기가 수사하고 자기가 감옥에 처넣었다. 그런 사람이 차기 대선 후보로 나왔다. 박근혜 이슈가 가라앉아 레이더망에 포착이 안 되기를 희망하고 있을 텐데 이번 특별사면으로 '박근혜 잡아넣었던 사람이 우리 대통령 후보였네'라고 자각하게 된 사람들이 생길 것이다. 아마 정체성이 헷갈릴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윤석열 후보 입장에선 마냥 달갑지는 않을 것이다. ▲배=윤석열 후보에게 더 큰 타격이 될 것이다. 하나는 지지층의 혼란, 혼선 유발이다. 윤석열 후보한테는 박근혜와 관련된 탄핵의 강이 재조명된다. 그래서 TK(대구경북), 60대 이상, 또 보수층에서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정치적 충돌현상이 내부적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장=상대 당이나 박근혜를 강하게 지지하는 쪽에선 윤 후보를 공격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만약 제가 여당에 있어도 이걸로 슬쩍 한마디 두마디씩 던지게 되면 윤 후보가 상당히 곤혹스러울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 재기 가능성은 있을까. ▲장=없다. 건강도 좋지 않고, 그분이 정치 재기를 하려면 말의 영향력과 정치적인 기반이 있어야 하는데 이제 지역적인 기반이나 팬덤층도 많이 없어진 것 같다. 그래서 재기하기가 어렵다. 그분이 정치를 재기한다고 해서 따라갈 만한 정치인들도 없을 것이다. ▲이=국가적으로 정치 양극화를 가장 심화시킨 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었다. 박근혜 탄핵으로 이 사회가 쪼개졌는데, 그거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자신은 좀 억울한 게 있겠지만 조금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게 정치적으로 명예회복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본다. 박 전 대통령이 정치활동을 재개하면 정치 양극화 갈등지수가 최악으로 갈 것이다. 특별사면으로 나온 전직 대통령이 과연 그렇게 할까. ▲배=가능성은 없다.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후광 효과인데, 이번 대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봐야 한다. 결국 박근혜 전직 대통령이든 현직 대통령이든 대통령이라는 인물, 선거에 나서는 인물은 세가지 요소가 있는데 '지.세.리'다. 지역, 세대, 이념 기반인데 박근혜는 지역과 세대 기반은 거의 무너졌고, 이념에서도 보수 전반 또는 국민의힘 지지층 전반을 다 흔들 정도는 아니다. 윤 후보가 정권을 가져가지 못한다면 2027년에 치러질 차차기 대선에 대한 영향력은 큰 폭으로 확대될 수 있다. 사실상 보수진영 내의 구심점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전민경 기자
2021-12-26 18:12:05[파이낸셜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복권됐다.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2017년 구속된 이후 4년 9개월 만이다. 재임기간인 4년 1개월보다 수감기간이 더 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사안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실형을 확정받고 2017년 만기 출소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복권됐다. 정부는 24일 국무회의를 열고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일반 형사범 등 3094명을 31일자로 특별사면·감형·복권 조치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생각의 차이나 찬반을 넘어 통합과 화합, 새 시대 개막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경우 5년 가까이 복역해 건강 상태가 많이 나빠진 점도 고려했다"며 "사면에 반대하는 분들의 넓은 이해와 혜량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으로 올 1월 대법원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 35억원의 추징금을 확정받아 수감 생활을 해 왔다. 한 전 총리는 2007년 불법 정치자금 9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과 추징금 8억 8300여만원을 확정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먼저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아울러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또 "어려움이 많았음에도 사면을 결정해주신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당국에도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며 "신병 치료에 전념해서 빠른 시일 내에 국민 여러분께 직접 감사 인사를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측근을 통해 소감을 전했다. 이 측근은 박 전 대통령이 정치 활동을 할 가능성이 있냐는 물음에 대해 "지금은 신병 치료에 전념하신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 신년특사에서 제외된 이명박 전 대통령은 거액의 뇌물을 받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을 확정받고 수감 중이다. 청와대는 애초 핵심 지지층의 반발을 고려해 수감 중인 두 전직 대통령을 선별해 사면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박 전 대통령을 먼저 사면한 뒤 80세 고령인 이 전 대통령은 이후 법무부 차원에서 형 집행정지 신청 등으로 풀어줌으로서 정치적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내란선동죄로 8년 3개월가량 수감 중이던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도 이날 가석방됐다. 성탄전야에 느닷없이 발표된 박 전 대통령의 사면에 따라 내년 3월 대선 구도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국민통합을 위한 문 대통령의 고뇌를 이해하고 어려운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달 초까지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이 분들은 뉘우침도 없고, 반성도 하지 않고, 국민에게 사과도 하지 않은 상태"라고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은 늦었지만 환영한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러나 자신이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했던 당사자라는 점이 다시 부각될 수 있는 점을 부담스러워하는 기류가 감지된 것이 사실이다. 대선 정국을 뒤흔들 대형 이슈가 터진 만큼 향후 지지층의 이합집산에 이목이 쏠린다. 우리는 문 대통령이 밝힌대로 이날 사면복권이 '지난 시대의 아픔을 딛고 새 시대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돼야 한다고 본다. '보수 분열 공작' 또는 '정치적 선별사면'이라는 야권의 비판과 경계의 목소리도 아울러 새길 것을 주문한다. 진정한 국민통합으로 가려면 지푸라기같은 사심도 곤란하기 때문이다.
2021-12-24 14:4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