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96세 할머니가 최고령자로 초등학력을 취득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충남교육청은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3년간의 단계별 교육 과정 이수한 성인 118명에게 초등학교, 중학교 학력 취득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마을 이장 권유로 공부 시작한 할머니 교육청에 따르면 초등과정은 71명, 중학교 과정은 47명이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70대가 46%로 가장 많았으며 60대가 27%, 80대 21%, 50대 5%, 90대 1% 순으로 집계됐다. 최고령자 학력인정자는 초등학력 취득자인 1927년생 신복순 할머니다. 마을 이장의 권유로 입학한 신 할머니는 지난 2018년 찾아가는 문해교육을 시작으로 2021년 문해교육에 입학해 3년간 배웠다. 전국 문해교육 시화전에 작품을 꾸준히 출품한 신 할머니는 학습에 참여하는 격려하는 글을 통해 변화된 자신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학습에 대한 남다른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름 석자 쓰기 위해 공부했다" 졸업 소감 신 할머니는 입학 이유에 대해 "저승 문턱에 들어갈 적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쓰는 것을 목표로 3년간 초등 문해 공부를 했다"고 전했다. 다만 신 할머니는 나이가 많아 중학교에 입학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등과정 최고령자는 83세로 교육청은 2012년부터 현재까지 초등 1459명, 중학교 242명 등 1701명의 학력 인정자를 배출했다. 교육청은 앞으로 저학력·비문해 성인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무인안내기, 금융교육 등 생활 문해 교육을 확대할 예정이며, 디지털 환경 적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2-27 14:43:19[파이낸셜뉴스] “잠깐, 진짜 삼촌 맞아요? 할머니 이름 말해보세요.” 9살 어린이를 유괴하려던 남성을 끝까지 의심하고 제지한 시민이 경찰로부터 감사장과 포상금을 받는다. 6일 광주 북부경찰서는 9살 여아를 유괴하려던 남성을 제지한 시민 이모(42)씨에게 감사장과 포상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2일 오후 5시 15분께 광주 북구에 위치한 한 어린이공원에서 놀고 있는 9살 여아에게 간식을 주면서 말을 건 40대 남성 A씨를 목격했다. 이씨는 수상한 낌새를 느끼고 A씨에게 ‘무슨 관계냐'고 물었다. 그러자 A씨는 자신이 여야의 삼촌이라고 둘러대고 해당 여아를 500m 떨어진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갔다. 미심쩍은 마음에 이들을 뒤따라간 이씨는 현관문 앞에서 다시 A씨를 붙잡았다. 술에 취해 보이는 남성의 행색 등이 수상했기 때문이다. 그는 A씨가 ’진짜 삼촌이 맞느냐‘고 재차 캐물으며 해당 여아의 가족관계나 집 주소 등을 말해보라고 추궁했다. 당황한 남성이 횡설수설하자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현행범으로 붙잡힌 A씨는 어린이와 일면식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도착하자 남성은 경찰차 옆에서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빌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인형만 주고 공원으로 다시 데려다주려 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A씨를 미성년자 유인 미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이씨의 적극적인 행동이 더 큰 범죄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경찰은 오는 10일 이씨에게 감사장과 포상금 10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칫 심각한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며 “이씨의 공로로 더 큰 범죄를 예방할 수 있었던 만큼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4-07 10:49:58[파이낸셜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인사청문위원들이 남긴 발언들이 연일 화제다. 온라인상에서는 청문위원들의 실수를 패러디한 게시물들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9일부터 10일 새벽까지 진행된 청문회에서 민주당은 한 후보자 딸 특혜 논란 등과 관련 송곳 검증을 하겠다고 예고했으나 일부 의원들의 웃지 못할 착오는 웃음거리가 됐다. 최강욱 민주당 의원은 한 후보자 딸이 노트북을 복지관에 기부했다는 것과 관련해 "물품을 지급했다는 기증자가 한 아무개로 나왔다. 후보자 따님의 인터뷰 내용은 '사회 공헌 부서에다가 연락했다'는 것인데, 회사 측은 '사회 공헌 부서는 없다, 남은 물품을 기증한 것이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는 "한OO이라고 된 건 '한국쓰리엠' 같다. 영리 법인이라고 돼 있지 않으냐"라며 "제 딸 이름이 영리 법인일 순 없다"고 수정했다. 김남국 의원은 '이모 교수'를 한 후보자 딸의 이모로 착오해 잘못 말해 화제를 모았다. 이수진 의원은 질의 태도 논란이 일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검찰이란 조직을 위해 일하는 자리가 아니다. 명심하시라"고 한 말에 한 후보자가 "예. 잘 새기겠다"라고 답하자 "뭐라고요? 비꼬는 거냐"며 언성을 높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에 웃음을 터뜨리자 이 의원은 "왜 웃냐. 제 질문이 웃기냐"고 반발했다. 한 후보자의 청문회와 관련해 민주당 지지자들도 청문위원들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동훈 후보자를 검증할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버렸다는 것이다. 일부 친 민주당 성향의 누리꾼들은 김 의원과 최 의원을 겨냥해 "스파이가 아니냐"는 분노 섞인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소속 청문위원들의 준비 부족과 실수 때문에 한 후보자가 큰 결격 사유가 없는 것처럼 청문회가 소모돼버렸다는 지적이다. "청문회를 보는데 내내 답답했다" "'한 방'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대표적인 친민주당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서 10일 한 누리꾼은 김남국 민주당 의원을 겨냥해 "깔 거(공격할 내용) 많은데 2시간 자고 (청문회) 준비했다면서 시간 날리고 상대 주장을 강화시켜줬다"라고 했다. 김 의원은 청문회를 앞두고 언론 인터뷰에서 "(청문회를 준비하느라) 어제 2시간 잤다"며 송곳 검증을 예고한 바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김 의원 블로그 등에도 몰려가 "조모 교수였으면 할머니라고 했을 것" "장모 교수였으면 장모, 고모 교수였으면 고모, 주모 교수였으면 주모냐" "어쩔 이모" "덕분에 크게 웃었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최강욱 의원에 대해서도 민주당 지지자로 추정되는 누리꾼은 "어느 부모가 자식 이름을 한국쓰리엠이라고 짓나" "어제 청문회보고 민주당에 너무 실망했다. 어찌 이리 무능한가?" "지지자 입장에서 너무 부끄럽다. 정말 수준 떨어져서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한 후보자의 청문회를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출신인 손혜원 전 의원도 청문회를 시청하며 "바보 같은 민주당은 오늘도 한동훈에게 당하고 있다"는 비판적인 의견을 남겼다. 민주당 소속 손금주 전 의원도 "한동훈 후보자를 검증하고 강하게 밀어붙일 좋은 기회인데, 민주당 의원님들 준비가 너무 부족하다"라며 "정권을 넘겨주고도 아직까지 위기의식이 없어 보인다. 답답하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한 후보자의 청문회에 참석한 민주당 다수 의원은 처럼회 소속이었다. 처럼회는 최강욱·김남국·김용민·이수진·민형배(탈당 후 무소속) 등 민주당 강성 초선 의원들이 속해 있는 모임이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2-05-11 08:39:28남성듀오 UV 뮤지가 이름 굴욕을 소개, 시청자들을 웃게 했다. 15일 방송된 오후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서는 연말특집 인기남 레이스가 펼쳐졌다. 특히 이날 출연한 뮤지는 대형버스를 타고 이동 하던 중 김광규에게 이름을 '뮤즈'로 불렀다. 이를 들은 그는 "어디 시골가니깐, 어떤 할머니가 묘지로 알아들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김광규는 "닉네임 쓰기 있느냐?"면서 "나도 인터넷 닉네임 람세스가 있다"고 해 주위를 웃게 했다. /온라인편집부 news@fnnews.com
2013-12-15 20:07:551963년까지 한강 남쪽에서는 현재의 영등포구와 구로구 일부, 동작구의 중앙대와 국립서울현충원 지역, 송파구 일부만 서울 땅이었다.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려들면서 서울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인구의 대부분이 살던 강북은 판잣집이 난립하고 집을 더 지을 곳이 없을 정도로 과밀화됐다. 인구 분산을 위해 경기도 땅이던 강남을 서울로 편입, 개발 청사진을 처음으로 마련한 때가 1966년이었다. 서울의 강남은 당시에도 '강남'으로 불리긴 했지만, 영등포구의 동쪽이라는 뜻인 '영동'이 더 흔히 쓰였고 '남서울'이라고도 했다. 강남 개발은 1970년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현재의 강남대로를 중심으로 서쪽의 반포·서초·잠원·양재동 일대를 '영동 1지구', 동쪽의 압구정·삼성·역삼·청담동 등을 '영동 2지구'로 이름 붙여 개발에 착수했다. 남쪽의 방배·사당동은 '추가지구'라고 했다. 1지구는 93%, 2지구는 83%가 사유지여서 '토지 재벌'들이 탄생했다. 나룻배를 타고 한강을 건너야 닿던 한 평에 몇십원, 몇백원 하던 땅값이 백배, 천배나 뛰었다. 대체로 1지구는 논밭이 많았고, 2지구는 구릉지대였는데 서울시가 책정한 체비지 매각가격은 2지구가 거의 두 배로 높았다. 구릉지대가 전망도 좋고 주거환경이 낫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한다. 서울시의 관심도 1지구보다는 2지구에 쏠려 있었다고 한다. 서울시는 허허벌판에 바둑판처럼 줄을 죽죽 그어 도로를 만들고 주공아파트와 시영주택부터 지었다. 대한주택공사(현 LH)가 분양한 3900여가구의 반포본동 구반포 주공아파트는 강남 개발의 신호탄이었다. 현재 재건축 공사 중인 1단지의 분양 당시 이름은 '남서울 아파트'였다(조선일보 1971년 9월 2일자·사진). 1년 후 이름을 '반포 아파트'로 바꿨다. 1963년 영등포구로 편입된 반포본동은 관악구, 성동구, 강남구를 거쳐 1988년 서초구로 행정구역이 바뀌었다. 개발되기 전 이곳은 채소밭과 갈대밭, 모래사장이 어우러진 농촌 마을이었다. 강북의 시민아파트들과는 달리 구반포 주공은 1971년 완공된 여의도 시범아파트나 동부이촌동 한강맨션처럼 부촌형 대단지 아파트였다. 광고에 나온 분양가는 평형(23~42평)에 따라 3층을 기준으로 419만~775만원이었다. 엘리베이터가 없던 5층짜리 아파트여서 3층이 로열층이었다. 그 무렵 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4만원대였으니 싼 가격은 아니었다. 지금은 올라도 너무 올라 최고 1000배나 뛰었다. 재건축이 완료된 인근 국민주택 규모의 아파트가 최근 60억원에 거래됐다. 주변이 시골 분위기였던 구반포 주공은 처음에는 분양이 잘 되지 않았다. 그러나 곧 매진되고 프리미엄까지 붙었다. 당시 반포 일대의 교통사정은 매우 나빴다. 잠수교는 1976년에야 완공됐고, 반포대교 준공은 1982년까지 기다려야 했다. 입주 초기 강북에서 구반포 주공으로 가는 길은 한강대교를 건너 흑석동을 거치는 구도로뿐이었다. 당시의 분양방식은 대개 수의계약이었다. 광고에 나온 1·2·4주구 890가구는 선착순 분양이었다. 그러나 금세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추첨제를 도입했고, 무주택자나 불임시술을 받은 사람들에게 추첨 우선권을 줬다. 당첨을 원하는 사람들의 불임시술 행렬이 보건소마다 이어졌다. 60세 넘은 할머니나 할아버지까지 시술을 받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자 당국은 시술 특혜연령을 40세 이하로 제한했다. 다자녀 가정에 우선권을 주는 요즘과는 정반대의 풍경이다. 당시 부유한 가정에서는 입주 가정부(식모)를 두던 때라 32평 이상에는 이들을 위한 방도 주방 옆에 딸려 있었다. 교수와 관료를 위한 특별분양도 해 서석준 전 부총리, 오원철 전 경제수석도 이곳에 거주했다. 애초 설계를 무시하고 62평 복층 60가구를 추가로 넣어 비난을 샀다. 훗날 가수 싸이와 BTS 지민 등도 잠시 살았다고 한다. tonio66@fnnews.com 손성진 논설위원
2024-09-12 18:45:11[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옛날 한 여자아이가 할머니의 상을 당하고 상복으로 갈아입고 난 후부터 할머니 꿈을 꾸었다. 아이는 할머니 꿈을 꾸고 나면 항상 몸을 덜덜 떨고 머리를 감싸 안으면서 아파했다. 아이의 증상은 할머니 꿈을 꾸고 나서 7~8일 동안 지속되다가 그치기도 하고 혹은 3~4일 후에 그치곤 했다. 아이는 한 달에 1~2번씩, 심하면 3~4번씩 발작한 지 어느덧 3년을 넘기고 있었다. 진찰하는 의원들마다 모두들 사수(邪祟)라고 했다. 사수란 일종의 정신분열병을 일컫는 병명이었다. 아이는 여러 의원에게 그동안 먹은 처방이 많게는 100여 첩에 달했다. 그러나 효과는 없었다. 아이가 병든 지 3년이 되던 어느 날, 또다시 진료에 나섰던 한 의원이 있었다. 그 의원은 침법을 대강 알고 있었지만 스스로 정밀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어떤 처방이 도움이 될까 하고 고민했다. 그런데 아이의 아비는 “제 여식이 병든 지 벌써 3년째입니다. 탕약은 써볼 만큼 써 봤습니다. 이제 집안에 가진 돈도 넉넉하지 않으니 약 처방 대신 침치료를 좀 해 주십시오.”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의원은 어쩔 수 없이 아이의 고통이 너무 가련하여 5~6일 정도 침을 놓았는데 조금도 효과가 없었다. 의원은 “제 미천한 실력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라면서 침놓기를 그만뒀다. 의원은 아이의 병을 고치지 못한 속상함이 늘 마음 속에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의원은 우연히 한 책을 보다가 구석에 ‘몽협팔괘가지병원(夢恊八卦可知病源)’ 8글자를 보았다. 뜻을 보면 ‘꿈은 팔괘에 부합하니 가히 병의 근원을 알 수 있다.’라는 의미였다. 그냥 스쳐 지나가듯이 봤던 8글자가 이상하게도 의원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맴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원은 ‘몽협팔괘(夢恊八卦)’ 4글자의 의미를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의원은 항상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꿈이 팔괘에 부합한다?’, ‘꿈이 팔괘에 부합한다라?’라는 말을 되뇌었다. 그러던 중 의원은 어느 날 꿈을 꿨다. 의원은 꿈속에서 물에 빠져서 허우적대다가 다행스럽게 빠져나왔는데 다리가 아픈 꿈을 꾸었다. 의원은 꿈속에서 ‘내가 물에 빠졌으니 물은 수(水)이고 감괘(坎卦)다. 그렇다면 수(水)를 사(瀉)하는 통곡(通谷)혈에 침을 놓아야겠다.’라고 생각하면서 침으로 새끼발가락의 통곡에 침을 놓으려는 순간 잠이 깼다. 꿈에서 깨어난 아침 의원은 머리가 번뜩거렸다. 갑자기 ‘몽협팔괘(夢恊八卦)’라는 의미가 얼음 녹듯 풀렸다. 의원은 ‘그 아이는 할머니 꿈을 꾸면 항상 아팠다. 할머니는 바로 노모(老母)로 순음괘(純陰卦)에 해당한다. 그러니 바로 곤괘(坤卦)에 부합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곤(坤)은 토(土)에 속하며 장부 중에는 비위(脾胃)에 속한다.’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의원은 혹시 아이가 비위가 약한 것이 원인이 아닌가 생각했다. 의원은 곧장 그 아이 집에 가 보았다. 때마침 아이의 또다시 병이 발작하여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구역질을 했다. 의원은 다시 복진과 진맥을 해보았다. 정말 비위기능에 문제가 있었다. 식욕부진에 소화불량도 겸해서 살이 계속 빠졌다. 의원은 “내가 다시 침치료를 해 보겠습니다.”라고 설득을 했다. 가족들은 별 뾰족한 수가 없어서 침치료를 허락했다. 의원은 가족들과 함께 아이를 일어나 앉도록 부축했다. 그러고 나서 먼저 등에 있는 비수(脾兪)와 위수(胃兪)에 각각 7장씩 뜸을 떴다. 그리고 비경(脾經)의 토혈(土穴)인 태백혈과 위경(胃經)의 토혈인 삼리혈을 보(補)하고, 토(土)를 극(克)하는 목(木)을 사(瀉)하기 위해서 간경(肝經)경의 목혈(木穴)인 대돈혈과 담경(膽經)의 목혈인 임읍혈을 사(瀉)했다. 비위(脾胃)에 해당하는 토(土)의 기운을 보하고 토를 극(克)하는 목(木)의 기운을 깎아 내리는 침법을 구사한 것이다. 그랬더니 사시나무 떨듯이 벌벌 떨면서 머리를 움켜쥐고 있던 아이가 침이 찔리자마자 증상이 사라졌다. 이렇게 침치료를 반복적으로 행하자 아이의 증상은 점차 안정이 되더니 다시는 재발하지 않았다. 아이의 가족이 “어떻게 치료하신 겁니까?”라고 묻자, 의원은 “꿈이 아이를 살렸습니다.”라고 답했다. 가족들은 이해할 수 없는 대답이었지만 어찌되었든지 감사함을 표했다. 옛날 의원들은 주역(周易)도 함께 공부했다. 그래서 처방이름 중에는 괘가 들어간 처방도 있다. 대표적으로 청리자감탕(淸離滋坎湯)이다. 리(離)는 삼리화(三離火)로 3수이며 화(火)에 속한다. 그리고 감(坎)은 육감수(六坎水)로 6수에 해당하고 수(水)에 속한다. 따라서 청리자감탕이란 심장의 화를 내리고 콩팥의 수를 보충해 준다는 의미다. 비염에 다용하는 여택통기탕(麗澤通氣湯)이란 처방명도 그렇다. 여기서 ‘여택(麗澤)’이란 연접한 두 늪처럼 벗을 만나 함께 공부하니 즐겁다는 뜻을 가진 ‘여택태(麗澤兌) 군자이붕우강습(君子以朋友講習)’에서 따온 말로 주역이 출전이다. 즉. 여택통기탕은 서로 인접해서 도움을 주면서 막힌 기운을 통하게 한다는 의미다. 아이를 치료한 후로 의원은 자신의 치료경험을 의원들에게 들려주었지만 아무도 귀담아듣지 않았다. “꿈속에서 치료법을 알게 되었다니 그게 가능이나 하단 말이요?”라고 비웃었다. 심지어 돌팔이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의원은 어느 날 어릴 적부터 친구였던 의원을 만났다. 의원은 친구의원에게 자신의 치료경험을 자세하게 얘기하면서 다른 의원들이 자신을 비웃어서 속상하다고 했다. 그러나 친구의원은 어릴 적 친구였기에 이 의원의 진솔함을 의심하지 않았다. 의원의 이야기를 듣고 나더니 친구의원은 두 눈이 반짝이면서 “요즘 내가 김진사댁에서 3년 동안 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보았는데 온갖 치료가 효과가 없었네. 나는 병의 원인을 도대체 짐작할 수 없었다네. 그런데 그 환자가 꿈속에서 항상 말이 나타난다고 했네.”라고 하는 것이다. 의원이 “맞네. 말이라면 이괘(离卦)에 해당하고 화(火)에 속하네. 그렇다면 혹시 심병을 의심해 보게나?”라고 했다. 말은 12간지 중 오(午)에 해당하는데, 오는 오행에 화(火)에 속했다. 그 친구의원은 곧바로 김진사댁으로 가서 진찰을 했다. 그랬더니 환자는 가슴의 정 중앙부위인 전중혈에 압통이 심했고, 혀는 혓바늘이 돋으면서 붉었다. 평소 진찰을 할 때 놓쳤던 부분이었다. 친구의원은 ‘심화(心火)로구나.’라고 생각하고 손바닥의 소부혈과 손목의 신문혈에 침을 놓았다. 그랬더니 환자는 침만 맞고서도 증상이 좋아졌다. 심화가 원인이었던 것이다. 친구의원은 더불어서 심장의 화를 사하는 사심탕(瀉心湯)을 처방해 주었다. 친구의원은 돌아오는 길에 의원을 찾아와 “몽협팔괘. 꿈이 내가 놓쳤던 부분을 살펴보게 해 주다니 신기하네. 정말 신기하네.”라고 하였다. 사실 이러한 인과관계가 현실적으로 전혀 성립하지 않을지언정,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던 것은 이 의원들이 어떻게든지 환자를 치료해야겠다는 절실함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병을 낫게 할 수 있을까?’ 혹은 ‘병의 원인은 도대체 무엇일까?’ 날마다 고민한 결과였을 것이다. 몽협팔괘(夢恊八卦)는 어떻게 보면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꿈 이야기에까지 귀를 기울인 것이다. 옛날에는 병의 원인을 찾고자 하는 절실함에 환자의 꿈 이야기라도 허투루 듣지 않았던 것이다. * 제목의 ○○은 ‘팔괘(八卦)’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명의경험록> 有一家女兒, 遭其祖母喪, 自其成服后, 夢其祖母, 則必發寒戰頭痛, 或七八日而止, 或三四日而止, 或一月一二巡, 或一月三四巡, 如是而奄過三年. 其間服藥, 多至百餘貼而无效. 余於其時, 略知針灸, 糟粕而未嘗下手於人矣. 㦖其痛狀, 治以邪祟, 行針五六日, 小無分效, 因以停針, 而一段憤惜, 恒在方寸矣. 偶見一處方書, 邊地有八字, 曰夢恊八卦可知病源云云, 則暗合此兒之病, 而莫究其夢八卦四字之義, 而念念在玆矣. 一朝忽然氷解, 其義曰, 屬於老母, 而此兒夢其祖母而必病, 祖母卽老母也, 此非恊於坤卦乎, 坤屬土也, 而臟腑中脾胃屬土, 則此非病源乎. 中心欣然, 卽往病家, 則兒病時起, 方在苦劇, 扶以起坐, 先灸脾胃兪各七壯, 針其經, 補土穴瀉木穴, 則其病應手如失. 其後遇鄭萬學者, 乃俗醫中有名也, 備語此方, 則亦心欣聽之曰, 余於光州金進士家, 有三年之病, 百方無效, 而夢中常見白馬云云, 以此解彼耶, 曰然矣, 离屬火而心小腸亦屬火, 則此非病源乎, 以此推之, 安有不應也. 其人去于金家, 以此治之, 亦卽差. 來路訪余曰, 其方妙哉妙哉. 中古羅州安洞鄭醫驗方. (한 여자 아이가 할머니 상을 당하고 성복후부터 할머니 꿈을 꾸면 덜덜 떨고 머리가 아팠는데 7~8일 후에 그치기도 하고 혹은 3~4일 후에 그치곤 했으며, 한 달에 1~2번에서 3~4번씩 발작한지 어느덧 3년을 넘기고 있었다. 그동안 먹은 약이 많게는 100여 첩에 달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나는 그 당시에 침구법을 대강 알았지만 정밀하지 않아서 침을 놓지는 않았다. 그 아이의 고통이 너무 가련하여 사수를 치료하기 위해 5~6일 정도 침을 놓았는데 조금도 효과가 없기에 침 놓기를 멈추었고 한편으로는 고치지 못한 속상함이 늘 마음속에 있었다. 어느 날 우연히 한 책을 보다가 구석에 ‘몽협팔괘가지병원’ 8글자를 보았는데 은연중에 그 아이의 병에 맞는 듯하나 ‘몽협팔괘’ 4글자의 의미를 알 수 없어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어느 날 아침에 갑자기 그 의미가 얼음 녹듯 풀렸다. 그 아이의 병은 노모 때문이다. 할머니 꿈을 꿀 때마다 앓는데 그 할머니가 바로 노모였다. 이는 곤괘에 부합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곤은 토에 속하며 장부 중에는 비위가 토에 속한다. 그러므로 이것이 병의 원인이지 않겠는가? 기쁜 마음으로 곧장 그 아이 집에 가니 마침 아이의 병이 발작하여 괴로워하고 있었다. 일어나 앉도록 부축한 후 먼저 비수와 위수에 각각 7장씩 뜸을 뜨고 그 경맥에 침을 놓되 토혈은 보하고 목혈은 사했더니 손길이 닿는 대로 증상이 사라졌다. 그 후로 정만학이란 유명한 의원을 만났는데 치료방법을 자세히 얘기했더니 그도 눈을 반짝이며 듣고는 “내가 광주 김진사댁에서 3년 동안 앓고 있는 환자를 보았는데 온갖 치료가 효과가 없고 꿈속에서 만날 백마를 보았다고 합니다. 같은 경우가 아니겠습니까.” 하니, 내가 “맞습니다. 이괘는 화에 속하며 심과 소장도 화에 속하니 이것이 병의 원인이 아니겠습니까? 이 방법을 적용해보면 어찌 반응이 없겠습니까.”라고 말하였다. 그 의원이 김진사댁으로 가서 이 방법으로 치료했더니 즉시 나았다. 돌아오는 길에 나를 찾아와 “그 처방 신기합니다. 정말 신기합니다.”라고 하였다. 옛날 나주 안골 정의원의 경험방이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09-10 09:38:27[파이낸셜뉴스] 배우 한소희의 모친이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혐의로 구속됐다. 3일 TV조선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한소희의 모친 신 모 씨를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로 구속했다. 신 씨는 지난 2021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소위 '바지사장'을 내세워 울산, 원주 등에서 12곳의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씨는 앞서 같은 혐의로 한 차례 벌금을 낸 전력이 있었으며, 사기 등 혐의로 여러 차례 피소된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신 씨는 지난 2020년에도 사기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한 누리꾼은 한소희의 어머니가 곗돈을 가지고 잠적을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한소희는 당시 입장문을 내고 "5살쯤 부모님이 이혼을 하게 되어 (저를) 할머니께서 길러주셨다"라며 "고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어머니가 계신 울산으로 전학을 가게 된 이후에도 줄곧 할머니와 같이 살았고, 졸업 후 서울로 상경하여 이 길로 접어들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머니와의 왕래가 잦지 않았던 터라 20살 이후 어머니의 채무 소식을 알게 되었고, 저를 길러주신 할머니의 딸이자 천륜이기에 자식 된 도리로 데뷔 전부터 힘닿는 곳까지 어머니의 빚을 변제해 드렸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2022년에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자 한소희의 소속사 '9아토엔터테인먼트' 측은 "어머니가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한소희 명의로 된 은행 계좌를 사용했다"라며 "어머니는 한소희가 미성년자일 때 임의로 통장을 개설, 해당 통장을 (한소희 몰래) 돈을 빌리는 데 사용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한소희는 관련 채무에 책임질 계획이 전혀 없음을 덧붙여 밝힌다"라며 "딸의 이름을 돈을 빌리는 데 이용하고, 그 딸이 유명 연예인임을 악용하여 돈을 받아내려고 하는 일련의 행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엄마와 딸이라는 천륜을 끊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며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다, 그럼에도 불구, 강경한 대응으로 더 이상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9-03 05:21:07[파이낸셜뉴스] 서울대학교 발전재단이 서울대 재학생 가족임을 알리는 ‘SNU family’ 스티커를 기념품으로 배포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서울대발전재단의 온라인 홍보 페이지를 접속하면 “서울대학교발전재단에서 서울대학교 가족분들께 학교와 관련된 다양한 소식을 안내해 드린다”며 “아래 신청하기 버튼을 통해 정보를 입력해 주시면 SNU Family 스티커를 보내드린다”고 안내하고 있다. ‘신청하기’를 누르면 학부모의 성명과 연락처, 재학 중인 자녀의 이름과 입학연도, 학과명 등을 입력해야 한다. 재단 측은 해당 차량스티커에 대해 “기념품”이라고 강조하며 “교내 출입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기념품으로 발송되는 스티커에는 ‘I AM MOM(나는 서울대생 엄마)’ ‘I AM DAD(나는 서울대생 아빠)’ ‘PROUD FAMILY(자랑스러운 가족)’라는 문구와 함께 서울대학교를 상징하는 로고가 삽입돼있다. 서울대학교발전재단은 서울대학교의 공식 모금기관으로, 기금 조성을 통해 단과대학과 대학원, 부속 기관의 교육 및 연구 활동을 지원하는 재단법인이다. 발전재단은 ‘서울대 가족’임을 알리는 스티커를 기념품으로 배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학교발전재단 홈페이지팟캐스트 진행자인 원종우 작가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랑스러운 부모’ 스티커를 붙이고 있는 차량 사진을 공유하며 “본인이 다니면서 서울대 스티커를 붙인다면 그걸 뭐라 할 생각은 없다. 나름대로 고생해서 들어갔다면 젊은 치기에 좀 자랑해도 된다. 그런데 부모, 가족, 엄마, 아빠 스티커의 공식적인 배포에 이르면, 서울대가 손수 나서서 이 사회의 저열한 정신 수준을 증명하고 있다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원 작가는 “갈수록 더해가는 후진국형 계급주의적 천박함, 이미 성인인 서울대생을 양육해 낸 부모임을 자랑함으로써 자식을 철부지로 만들면서 그걸 인지조차 못 하는 사고의 수준, 이 모든 것을 아무 문제의식 없이 공식화 해낸 재단 측의 발상과 실행의 촌스러움까지. 뭐 하나 부족함 없이 이 나라의 현재 상태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이처럼 “학벌주의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있는 반면, “명문대생 자녀에 자부심을 갖는 것이 욕할 일은 아니다”라는 반응도 있다. 한 네티즌은 “미국에선 매우 흔하다. 부모는 물론 할아버지, 할머니, 강아지 기념품까지 다 나온다”고 강조했다. 한편 재단 측은 해당 스티커가 화제가 되자 이날 한 매체에 “학부모 맞춤으로 학교에 대한 관심과 소속감을 제고하는 목적으로 제작됐다”며 “학교에 들어온 것은 학생이지만 학부모도 고생하셨다. 그런 부분에 대한 소속감, 연대감, 자긍심 등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8-14 20:34:45[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사흘간 파리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우리 선수 14명에게 각각 축전을 마련해 보냈다. 30일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 서면브리핑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매 경기를 챙겨보며 우리 선수들이 메달을 획득할 때마다 한 명 한 명에게 전할 메시지를 준비했다. 축전은 선수단 관계자를 통해 현지에서 각 선수들에게 전달됐다. 윤 대통령은 먼저 여자 공기소총 10m 금메달을 거머쥔 반효진 선수를 향한 축전에서 “파리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에서 가장 어린 막내 선수의 마지막 단발 승부에 함께 숨을 고르고 0.1점 차 승리에 온 국민이 환호했다”며 “최고의 집중력과 담대함을 지닌 우리나라 사격 역사상 최연소 선수의 메달이자, 대한민국의 100번째 올림픽 금메달”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반 선수는 2007년생으로 한국 사격 대표팀 역대 최연소 선수이다. 우리나라의 100번째 금메달을 획득하며 이름을 알렸다. 윤 대통령은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 종목 우리나라 최초 금메달리스트인 오예진 선수에겐 “올림픽 신기록까지 세운 대단한 경기였기에 더욱 자랑스럽다”고 격려했다. 같은 종목 은메달리스트인 김예지 선수에겐 “경기 마지막에 3위에서 2위로 올라서는 모습에서 굳센 의지와 자신감을 봤다”며 “사격 선수 중 유일하게 두 종목에 출전한 엄마 사수, 김 선수의 남은 경기를 국민 모두와 함께 응원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여자 양궁팀 전훈영·남수현·임시현 선수에게 “태극 궁사들의 금빛 화살이 쏘아 올린 영광스런 순간을 국민 모두와 함께 기억하면서 앞으로도 변함없는 선전을 응원한다”고 축하했다. 우리나라 여자 양궁팀은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고, 이번에 10연패를 달성했다. 윤 대통령은 양궁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 3연패에 성공한 김우진·이우석·김제덕 선수에게도 응원을 전했다. 특히 최초로 3연속 금메달을 획득한 김우진 선수에게 “대한민국 양궁의 대들보” 이우석 선수에겐 “12년 동안 멈추지 않는 도전”이라고 격려했다. 유도 여자 57kg급 은메달리스트 허미미 선수에겐 “할머니를 향한 마음에서 시작한 도전과 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이 국민 모두의 자랑”이라며 “우리나라 유도의 거목으로 성장해가길 국민 모두와 함께 응원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수영 남자 400m 자유형 동메달을 따낸 김우민 선수에게 “김 선수가 이끄는 우리 수영의 황금기를 기대한다”고 독려했다. 이번 동메달은 한국 수영 역사상 5번째 메달이자 박태환 선수 이후 첫 수영 메달이다. 파리올림픽 첫 금메달로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 종목에서 1위를 차지한 오상욱 선수에겐 윤 대통령은 “오 선수의 전광석화 같은 찌르기와 호쾌한 포효에 힘을 얻었고, 승리를 위한 집념에 국민 모두가 함께 감동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혼성 10m 공기소총 종목으로 처음 대한민국에 메달을 안겨준 금지현·박하준 선수에게도 윤 대통령은 각각 응원의 뜻을 전했다. 은메달리스트 금 선수에게 “훈련과 육아를 병행하여 훌륭한 성과를 낸 금 선수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출전 결심과 훈련 과정에 큰 힘이 된 아이에게 최고의 선물”이라고 했다. 마찬가지로 은메달을 획득한 박 선수에겐 “첫 올림픽에서 훌륭한 성과를 낸 박 선수가 대한민국 사격의 기둥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7-30 14:59:52[파이낸셜뉴스] 일본 언론이 2024 파리올림픽 여자 유도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일본 스포츠신문 스포니치는 30일 “일본에 연고가 있는 2명의 대결이 된 결승이 연장전에 들어갔다”며 경기 내용을 보도했다. 이날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여자 57㎏급 경기에서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와 한국의 허미미가 맞대결을 펼쳤다. 경기 중 두 선수는 경기 시작 56초에 나란히 지도를 받았다. 허미미는 2분 4초에 위장 공격을 했다는 이유로 두 번째 지도를 받았다. 지도 3개를 받으면 반칙패가 선언된다. 열세에 몰린 허미미는 경기 종료 1분여를 앞두고 바닥에 웅크린 데구치를 뒤집는 데까진 성공했지만, 데구치가 허미미의 다리를 붙잡아 가까스로 방어해냈다. 승자는 데구치였다. 둘은 4분의 정규시간 안에 승부를 가리지 못할 정도로 치열하게 싸웠다. 경기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고 허미미는 메치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아쉽게 위장 공격 판정을 받고 반칙패했다. 이 매체는 두 명의 선수가 모두 일본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 전했다. 데구치에 대해서는 “나가노현의 시노지리시 출신”이라고 소개하며 “아버지의 모국인 캐나다 국적으로 변경을 결단했다. 도쿄올림픽에서는 대표팀 선발을 놓쳤지만 세계 랭킹 1위로 파리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허미미를 “도쿄 출신의 재일 3세”라고 전한 이 매체는 “이케다 우미의 일본이름을 가지고 있다. 5월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결승에서 데구치를 꺾고 첫 우승을 하는 등 최근 급성장을 이뤄 한국 대표로 들어갔다”라고 보도했다. 다만 해당 언론은 허미미가 ‘독립운동가 후손’이라는 점은 빼놓고 전했다. 허미미는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이다. 허미미는 2022년 세상을 떠난 할머니가 “한국 국가대표로 선수 생활을 하길 바란다”는 유언을 듣고 그 길로 바로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입단했고 이듬해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를 누볐다. 한편 허미미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48㎏급 정보경 이후 8년 만에 한국 여자 유도에 메달을 안겼다. 경기 후 허미미는 ‘태극마크’를 택한 것에 대해 “이번에 올림픽을 하면서 정말 잘 했다고 느꼈다. 자랑스럽고 결승까지 가서 행복하다”라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7-30 13:5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