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노아는 대나무 친환경 소재의 칫솔로 기존 플라스틱 칫솔 산업에 혁신을 불어넣고 있는 소셜벤처 기업이다. 국내에서 대나무 칫솔을 중국에서 수입하지 않고 직접 제조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전 세계 모든 대나무 칫솔은 중국에서 수작업으로 만들어져 전반적으로 칫솔 표면이 거칠고 수분을 흡수해 곰팡이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닥터노아는 독자개발한 가열압착 방식인 '핫프레싱 기법'으로 중국산 대나무 칫솔의 단점을 크게 개선해 주목받고 있다. ■대나무 칫솔 누적 판매 100만개 돌파 지난 22일 서울 구로구 서울디지털단지의 닥터노아 사무실에서 만난 박근우 닥터노아 대표(사진)는 전세계 대나무 성형기술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라고 자부했다. 치과의사 출신인 박 대표는 "대나무라는 친환경 소재로 칫솔을 만들어 플라스틱 칫솔을 세상에서 없애고 싶었다"며 "플라스틱 칫솔은 환경에는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플라스틱 대체품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현재 닥터노아의 대나무 칫솔 누적 판매량은 100만개를 돌파했다. 지난 2016년 2월 설립이후 약 5년 만이자 지난해 8월 제품 출시 1년이다. 닥터노아가 지난 8월까지 판매된 대나무 칫솔 수량은 104만6957개다. 지금까지 대나무 칫솔 등으로 대체된 플라스틱 무게는 1만8661kg이다. 이 무게는 500ml 페트병으로 환산하면 124만4066개, 1t 트럭이 10대 정도의 수치다. 박 대표는 "대나무 칫솔을 하나 사면 18g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며 "닥터노아가 혼자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겠지만 칫솔을 만드는 대기업들이 나서 플라스틱 대신 대나무로 제품을 만들어 판다면 세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가 대나무를 선택한 것은 환경 뿐 아니라 빈곤문제 해결에 일조하기 위한 것도 있다. 박 대표는 "풍부하게 자라나는 대나무를 소득작물로 개발하면 16만3000명이 빈곤 탈출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치과의사라는 장점을 살리면서 대나무를 활용한 제품을 고민하다가 칫솔을 만들기로 했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닥터노아는 100만개의 대나무 칫솔을 판매하면서 베트남에서 대나무 110t을 수입했으며 이걸로 약 1350명의 빈곤층 대나무 농부가 중위소득자 수준의 수입을 올렸다. 닥터노아의 대나무 칫솔은 디자인도 뛰어나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인 'IF', 'Reddot', 'Good Design' 등에서 수상했다. ■산단공 지원으로 생산혁신 가속화 닥터노아는 혁신 스타트업으로서 기술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지역역본부가 운영하는 디자인IT 기술융합 자율형 미니클러스터(MC)에서 '대나무 칫솔 검수를 위한 딥러닝 기반 검수 시스템 개발' 연구개발(R&D) 과제로 선정돼 지원받고 있다. 닥터노아는 세계 최초로 대나무에 식모기를 개발했지만 검수 과정은 일일이 수작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지원을 받아 생산과정에 대한 혁신이 진행중이다. 박 대표는 "현재의 검수 과정은 제품 하나 당 3~5초 동안 직원이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수작업을 거치고 있다"며 "개발할 대나무 칫솔 검수기는 기계를 통해 모수가 적은지, 크랙이 발생했는지 확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대표는 연구개발과제 선정에 대해 "산단공과 같이 정부지원금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지원이 활발하여 창업 투자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행만 산단공 서울지역본부 본부장은 "산단공 서울지역본부는 MC회원사의 역량 강화 및 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MC를 통해 발굴된 R&D 지원으로 중소기업 혁신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2021-10-24 17:58:51[파이낸셜뉴스] 지난 3일 국내 클래식 음반 사상 최초로 100만장 이상을 팔아치운 소프라노 조수미의 ‘Only Love’가 무려 20여년 만에 LP로 발매됐다. 10일에는 SBS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 동아기획 편에 출연해 큰 반향을 일으켰던 장필순의 ‘reminds 조동진’이 출시됐다. 마니아층을 거느린 패닉의 1집 ‘Panic’은 오는 24일 LP로 최초 출시될 예정이다. 세 장의 LP는 모두 LP전문 브랜드 마장뮤직앤픽처스가 3월에 선보인(일) 음반이다. 2014년 아이유가 ‘꽃갈피’ LP를 발매할 때만 국내에서 LP제작이 여의치 않아 저 멀리 독일로 가야했다. 3년 뒤 2017년 6월, LP 생산공장 ‘마장뮤직앤픽처스의 LP공장’이 문을 열었다. 마장뮤직앤픽처스의 전신인 벨포닉스 레이블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던 백희성 엔지니어가 1968년에 설립된 유니버설레코드의 장비를 넘겨받아 LP제작기술을 사사 받고 연구하면서 2004년 생산라인이 중단된 서라벌 레코드 이후, 13년 만에 다시 LP공장이 본격 가동된 것. 100% 국내 제작 바이닐(LP) 시대가 개막했다. 백희성 엔지니어와 함께 마장뮤직앤픽처스를 이끌고 있는 주역은 하종욱 대표. 아날로그 음악과 LP 애호가인 그는 “처음엔 이 오래된 사업의 부활, 복원을 만류하는 방해꾼이었다가 (이후에) 전문경영인"으로 합류했다. 다음은 하대표와 서면으로 나눈 일문일답. ■ 2020년 연말 음반 판매 사이트 예스24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우리나라 LP시장이 크게 성장했는데요. 업계에선 언제부터 LP시장의 성장세를 체감했나요? 처음 (마장뮤직앤픽처스의 LP공장) 론칭을 하고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할 무렵엔 수많은 실패와 성공, 연구와 시도, 극복을 거듭해야 했습니다. 많은 창작자들과 기획사에 우리들의 존재와 성과물을 직접 알려 나갔고, 서서히 응원과 지지, 격려의 우군들이 생겨났지요. 우리의 기획이 쌓이고, 주문도 넓혀지면서 서서히 LP 시장도 넓혀졌는데요. 더딘 성장의 분위기가 거대한 현상으로 바뀐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입니다. ■ 2020년은 특히 가요 LP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한해였는데요. 얼마나 급격한 변화가 생겼나요? 500장씩 주문하던 수량이 1,000장, 2,000장으로 확대되고, 가요와 클래식 명반의 리이슈로 제한된 시장에 본격적으로 LP 신보를 발매하는 것으로 시장의 흐름이 바뀌었죠. 그리고 올해부터는 미처 숨고를 틈도 없이 하나의 타이틀이 수천장, 만여장으로 확대되고 주문량은 전년 대비 2-3배 이상에 달하게 됐습니다. 지난 6월부터는 2교대, 야간근무라는 적극적인 대처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 돼 그야말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 2020년은 LP부활의 원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 회사가 국내에서 유통, 소비되는 LP의 약 10% 정도를 차지한다고 가정한다면, 업계에서 말하는 최근 1-2년 사이의 성장 폭은 좁게는 3배 이상, 턴테이블 보급과 중고 LP의 판매, LP 관련 상품 등을 통합한 전체 시장의 성장은 약 5배 이상으로 본다는 게 업계, 그리고 현장에서 체감하는 ‘LP 부활 원년의 분위기’입니다. ■ 국내에서 LP시장이 다시금 주목받게 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요? LP의 부활이 전 세계 음반 시장의 이슈로 부각된 지 벌써 7-8년이 경과됐는데요. 현상 이상의 방향성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니 최근 한국에서 일고 있는 LP 부활의 징조는 다소 뒤늦은 물결이라고 할 수 있겠죠.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이 같은 디지털 매체인 CD의 퇴보를 낳았고, 이 간극 사이에서 소유와 경험, 접촉이라는 물리적 과정을 통한 음악 듣기의 자리에 LP의 가치를 다시 인식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더불어 LP가 지니고 있는 풍부하고 따스한 음향적 특성이 치명적 매력으로 소환되어 이에 대한 음악적, 음향적인 면이 재부각됐고,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다른 차이가 공존하는 시간으로 재구성된 것이 최근의 음악시장이 향하고 있는 주요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 LP를 접해본 기성 세대뿐 아니라 젊은 세대가 LP의 주요 소비자로 부상했는데요. LP의 주소비층이 미국과 유럽, 일본처럼 LP를 처음 접하는 새로운 세대, 즉 스마트 세대라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LP를 경험하지 못한 1990년대 이후에 태어난 세대들. 그들은 디지털의 편리함 속에서 LP를 소환하고 그 속에서의 가치를 소생시킨 주체였습니다. 불편한 조작을 해야 하고, 신기한 잡음이 깔려 있고, 이렇게 유난스러운 조건과 예의를 갖추어야만 소리를 내어주는 까칠한 재생 수단은 미래의 음악 소비자에게 가장 ‘쿨’하고 ‘핫’하고, ‘힙’한 것이 됐습니다. 더불어 기성세대에게는 추억과 향수, 전환의 관점에서 LP가 새로운 감상 수단으로 자리매김됐다고 느껴집니다. ■ 지금껏 회사에서 출시한 LP 앨범수는 얼마나 되나요? 우리 회사에서 생산하고 있는 LP는 두 가지 형태의 제작물이 있습니다. 직접 기획하고 계약하여 생산, 공급하는 기획 앨범이 있고, 단순하게 LP 제작물을 납품, 공급하는 임가공 생산품이 있습니다. 여태까지 임가공 타이틀 102건, 기획 45 건으로 총 147건 제작됐습니다. ■ 올해 주요 LP라인업을 꼽는다면? 먼저 이적과 래퍼 김진표가 함께한 2인조 그룹인 패닉의 실험적인 음악이 담긴 1집 'Panic', 2집 '밑'이 곧 발매될 예정입니다. 얼마 전 조수미 선생님의 ‘Only Love’가 발매됐고 러브홀릭의 ‘Re:All F.L.O.R.I.S.T’가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이 밖에도 이번 ‘제18회 한국 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모던록 음반 부문에서 수상한 조동익 ‘푸른 배게’도 발매됐습니다. ■ 지난 몇 년간 국내 LP 제작에 있어 트렌드의 변화를 느끼게 한 음반은 무엇인가요? 가장 반응이 좋았던 음반을 꼽는다면? 기획물 중에서는 빛과 소금 1집이 젊은 세대에게서 새로운 붐을 일으켰던 시티 팝의 유행과 함께 맞물려 초반 500장이 제작됐는데, 2쇄, 3쇄, 4쇄, 5쇄로 꾸준히 이어지는 스테디셀러가 돼 약 3000장 가까운 판매고를 기록했습니다. 임가공 생산물 중에서는 백예린 정규 1집이 2 LP 형태로 초도 2,000장이 단 하루 만에 절판이 됐습니다. 이후 예약 주문에 의한 추가 생산품이 1만3,000장이 기록되어 총 1만5,000장이 판매됐습니다. ■ 지금껏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물을 꼽는다면요? 첫 기획 앨범은 고 조동진의 '나무가 되어'였는데요. 모든 작업이 소중하나, 굳이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을 꼽는다면 첫 번째 기획 앨범 고 조동진님의 음반입니다. 몇년간의 준비를 통해 공식적인 론칭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들었을 때, 때마침 조동진 6집 ‘나무가 되어’를 차 안에서 듣게 됐습니다. 그때가 2016년 12월의 어느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대표는 당시 즉시 차를 세우고 ‘나무가 되어’ 제작자에게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조동진 선생께 전달해 달라며 일종의 연애편지를 썼다. “우리가 첫 LP를 공식 론칭하는 데 (당신의) 앨범을 상징적 출발점으로 발매를 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 다음날 응답이 왔다. “조동진님이 직접 리마스터링한 데이터를 보내주셨죠. 이후 회사에서 직접 개발한 프레싱 머신으로 정성스레 찍어 테스트반을 댁으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합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무거운 중량반으로 나오냐고, 잘 만들었다고, 소리가 좋다고, 우리들의 의지와 열의에 함께해 주셨습니다.” 마장뮤직앤픽처스는 당시 조동진의 6집뿐 아니라 기발표됐던 조동진 전집(1-5집)의 LP 판권도 확보했다. 또 그 자리에 함께했던 조동익의 ‘어떤날’ 1, 2집도 함께 계약했다. “그해 가을 세상을 떠나시면서, 안타깝게도 조동진님의 마지막 음악적 유산을 마장뮤직앤픽처스의 첫 작업으로 남기게 됐는데요. 며칠 전, 조동진님을 추억하는 장필순님의 ‘Reminds 조동진’ 앨범을 다시 들으면서, 다시 한번 감사와 인연의 순환을 새기며 마음이 먹먹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마장뮤직앤픽처스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이런 문구를 발견할 수 있다. "'음악을 새깁니다'라는 문구입니다. 우리들의 정성과 노력, 한방울 한방울의 땀이 깃든 과정 모두가 소중하고 애착이 갑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1-03-12 18:05:41[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굽히거나 누르는 힘을 모아 전기로 바꾸는 물질을 페브릭(천)에 입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로 옷을 만들어 적은 전력으로도 작동하는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이 천을 기반으로 하는 압전 에너지 하베스터 제조 방법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진은 웨어러블 부품의 상용화 걸림돌이었던 공정과 재료 비용, 새로운 특성 분석 기술 등을 해결했다. 이 기술은 지난 2019년 12월 23일 국내 특허 등록이 됐다. 연구진은 가로세로 2㎝ 크기의 천에 고분자물질을 입혀 구부리고 눌러 측정한 결과 1μW의 전력을 만들어냈다. 고분자물질과 천이 잘 접착돼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를 1000회 이상 반복해도 성능에 이상이 없었다. 홍승범 교수는 이날 "티셔츠에 로고를 프린팅하듯 압력을 전기로 만드는 고분자물질 'VDF-TrFE'를 패브릭에 스며들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110~120℃의 열을 가하면서 천에 로고 붙이듯 고분자 필름을 패브릭에 접착시켰다. 이때 고분자 필름 표면이 패브릭 표면에 빽빽이 접착돼 날실과 씨실 사이로 새어 나와 못과 같은 형태로 되어 높은 결합력을 갖게 된다. 이 핫프레싱은 높은 접착력을 얻을 수 있는 공정이다. 또 기존 내구성 테스트 방법인 굽힘 테스트와 새로 도입한 '표면 및 계면 절단 분석시스템(SAICAS)'을 이용해 패브릭과 고분자 필름이 잘 붙어 있는지를 측정했다. SAICAS를 이용한 계면 결착력 분석은 칼날을 이용해 정량적 및 정성적으로 힘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이 측정법은 기존 방법들보다 훨씬 정확한 분석 기법으로 이번 실험에서 처음으로 웨어러블 소자에 적용했다. 연구진은 향후 고분자를 이용한 웨어러블 소자 내구성 테스트에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패브릭과 고분자를 이용한 다른 소자의 제조 공정 및 분석에도 새로운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 연구팀 소속 김재규 박사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DGIST 에너지공학전공 이용민 교수팀과 KAIST 신소재공학과 노광수·기계공학과 유승화 교수팀과의 협업을 통해 국제 학술지 '나노 에너지' 9월호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0-09-09 13:0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