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초상화가 담긴 호주 지폐가 원주민(애버리지니·호주 본토 원주민) 도안으로 바뀔 예정이다. 2일(현지시간) 호주 중앙은행(RBA)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초상이 그려져 있던 5호주달러(약 4350원) 지폐를 호주 원주민의 역사와 문화를 기념하는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꾼다"라며 "변화를 지지하는 호주 연방정부와 협의를 걸친 끝에 내리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5호주달러 지폐는 호주 지폐 중 영국 국왕의 초상화를 담고 있는 마지막 지폐다. 새로운 지폐의 도안이 결정되고 발행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그전까지 기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초상화가 담긴 지폐가 발행된다. RBA는 새로운 5호주달러 지폐의 디자인을 위해 원주민 단체와 협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다만 호주 주화는 영국 군주의 초상을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호주 동전에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초상을 넣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해 9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했을 당시 호주에서는 군주제를 폐지하고 공화국으로 전환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호주는 영연방 국가로 영국 국왕을 국가원수로 삼고 있다. 당시 호주 당국은 논란을 의식한 듯 여왕 서거 이후 5호주달러 지폐에 찰스 3세 국왕 대신 호주 출신 인물의 초상화가 들어갈 수 있다고 발표했다. 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초상화로 담겨 있었던 이유로 그의 직위가 아닌 성품을 꼽았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2-02 22:55:09영국 역사상 가장 오래 왕위 계승을 기다렸던 찰스 3세가 6일(현지시간) 마침내 대관식을 치르고 영국 윈저왕조의 5대 왕에 오르는 절차를 마쳤다. 65년을 기다렸던 찰스 3세는 즉위하자마자 군주제 반대 여론, 왕실의 불화, 영국 연방(영연방)의 분열 등 어려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파격적인 대관식… 이미지 제고 영국 런던에서 6일 오전에 진행된 대관식은 선왕이자 모친인 엘리자베스 2세의 대관식에 비하면 짧고 작은 행사였다. 영국 왕실은 1953년 행사에서 국내외 약 8000명을 초대했지만 이번에는 약 2300명만 초대했다. 한국의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미국 대통령부인 질 바이든 여사 등 203개 국가 및 단체 대표들이 대관식에 참석했다. 다만 행사에 투입된 세금은 최소 1억파운드(약 1668억원)로 추정되어 저렴한 행사는 아니다. 찰스 3세는 영국 국교회 방식으로 진행되는 대관식 가운데 즉위선서를 통해 "모든 믿음과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지 매체들은 해당 발언이 선왕의 즉위선서와 다른 점이라며 종교적 다양성을 언급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행사에는 영국 왕실 역사상 처음으로 불교, 힌두교, 유대교, 이슬람교, 시크교 등 다른 종교 지도자들이 대관식에 참석해 찰스 3세에게 비종교적인 대관식 물품을 전달했다. 아울러 식장에서 영어와 함께 웨일스어, 스코틀랜드 게일어, 아일랜드어로 찬송가가 울려 퍼졌다. 여성 사제가 처음으로 성경을 낭독하고 흑인 여성 상원의원, 카리브해 출신 여성 남작 등이 대관식에서 역할을 맡았다. 이러한 변화는 왕실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꾸려는 노력으로 추정된다. 미국 CNN방송이 영국 여론조사기업 사반타와 함께 5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국 성인 2093명 가운데 36%가 왕실 가족에 대한 의견이 10년 전보다 '부정적으로 변했다'고 답했다. 미국 정치매체 더힐은 다국적 여론조사업체 유고브 자료를 인용, 엘리자베스 2세가 말년에도 70% 이상 지지율을 유지했지만 찰스 3세는 지난해 9월 왕위 승계 이후 초기 3개월간 지지율이 55%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복잡한 왕실, 어색한 재회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찰스 3세가 수십년 동안 왕세자에 머물렀으나 모친을 비롯해 주변인이 찰스 3세보다 더 유명한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대관식 당일 찰스 3세의 장남인 윌리엄 왕세자와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 부부는 세 자녀와 함께 행사에 참석했다. 특히 미들턴은 이날 작고한 시어머니 다이애나비가 생전 썼던 진주·다이아몬드 귀걸이를 하고 나왔다. 수십년 동안 왕실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았던 커밀라 왕비도 이날 공식적으로 왕비의 관을 썼다. 찰스 3세는 1981년에 다이애나비와 결혼했으나 6년이 지나지 않아 당시 남편이 있었던 커밀라와 불륜을 시작했다. 이후 1996년에 다이애나비와 이혼했다. 커밀라는 2005년에 찰스 3세와 결혼했지만 왕세자빈 칭호를 받지 못했고, 남편이 왕위에 오른 다음에야 공식적으로 왕비 칭호를 받았다. 앞서 왕실의 인종차별을 주장하며 왕실과 결별한 뒤 2020년 미국 캘리포니아로 떠났던 찰스 3세의 차남 해리 왕자는 이번 대관식에 참석했다. 그러나 인종차별 사건의 주인공이었던 부인 메건 마클과 아들 아치, 딸 릴리벳은 아치의 생일이 대관식 날짜와 같다는 이유로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해리 왕자는 올해 1월 자서전 '스페어'를 출간하면서 아버지 및 형과 사이가 더 나빠졌다. 해리 왕자는 대관식에서 윌리엄 왕세자보다 두 줄 뒤에 마련된 자리에 앉았다. 찰스 3세의 동생인 앤드루 왕자도 대관식에 등장했으나 대중의 야유를 받았다. 앤드루 왕자는 미성년자 성추행 의혹으로 인해 2020년 이후 왕실의 모든 직위에서 물러났다. 해리와 앤드루는 이번 행사에서 어떠한 역할도 맡지 못했으며, 대관식 말미에 왕실 가족이 버킹엄궁전에서 함께 인사하는 자리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분열된 왕국 다시 합해야 찰스 3세는 집안 문제뿐 아니라 바깥 식구도 챙겨야 한다.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파푸아뉴기니, 자메이카, 앤티가바부다, 바하마, 벨리즈 등 영연방 내 12개 국가의 원주민 지도자들은 지난 4일 찰스 3세에게 서한을 보내 식민지배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왕실 재산을 이용한 배상을 촉구했다. 1931년 출범한 영연방은 영국과 영국 국왕을 군주로 인정하는 14개 영연방 왕국을 포함, 총 56개국으로 구성된 모임이다. 해당 모임은 대영제국을 대체하는 조직으로 출범 당시에는 영국과 영국 식민지들의 주종관계가 가입조건이었으나, 1949년부터 해당 조항이 폐지되어 현대적인 국제조직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개혁을 이끌고 조직을 유지한 주인공이 바로 엘리자베스 2세였다. 영연방 국가들은 갈수록 영국의 지원이 줄어들자 계속해서 영연방 탈퇴를 주장했으나 엘리자베스 2세의 외교적 노력 덕분에 이탈을 미뤘다. 외신들은 영연방 국가들이 엘리자베스 2세와 달리 찰스 3세의 눈치를 볼 이유가 없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9월 앤티가바부다는 3년 안에 왕정을 폐지하고 공화국 전환을 위한 국민투표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다른 영연방 왕국인 자메이카도 왕정 폐지를 요구했다. 호주중앙은행은 지난 2월 발표에서 5호주달러에 인쇄된 엘리자베스 2세의 초상을 지우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호주 지폐에 인쇄된 영국 왕실 인물은 모두 사라지게 됐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5-07 18:39:48[파이낸셜뉴스] 영국 역사상 가장 오래 왕위 계승을 기다렸던 찰스 3세가 6일(현지시간) 마침내 대관식을 치르고 영국 윈저 왕조의 5대 왕에 오르는 절차를 마쳤다. 65년을 기다렸던 찰스 3세는 즉위하자마자 군주제 반대 여론, 왕실의 불화, 영국 연방(Commonwealth·영연방)의 분열 등 어려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파격적인 대관식으로 이미지 제고 영국 런던에서 6일 오전에 진행된 대관식은 선왕이자 모친이었던 엘리자베스 2세의 대관식에 비하면 짧고 작은 행사였다. 영국 왕실은 1953년 행사에서 국내외 약 8000명을 초대했지만 이번에는 약 2300명만 초대했다. 한국의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미국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 등 203개 국가 및 단체 대표들이 대관식에 참석했다. 다만 행사에 투입된 세금은 최소 1억파운드(약 1668억원)로 추정되어 저렴한 행사는 아니다. 찰스 3세는 영국 국교회 방식으로 진행되는 대관식 가운데 즉위 선서를 통해 "모든 믿음과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지 매체들은 해당 발언이 선왕의 즉위 선서와 다른 점이라며 종교적 다양성을 언급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행사에는 영국 왕실 역사상 처음으로 불교, 힌두교, 유대교, 이슬람교, 시크교 등 다른 종교 지도자들이 대관식에 참석해 찰스 3세에게 비종교적인 대관식 물품을 전달했다. 아울러 식장에서 영어와 함께 웨일스어, 스코틀랜드 게일어, 아일랜드어로 찬송가가 울려 퍼졌다. 여성 사제가 처음으로 성경을 낭독하고 흑인 여성 상원 의원, 카리브해 출신 여성 남작 등이 대관식에서 역할을 맡았다. 이러한 변화는 왕실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꾸려는 노력으로 추정된다. 미 CNN방송이 영국 여론조사 기업 사반타와 함께 5일 발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영국 성인 2093명 가운데 36%가 왕실 가족에 대한 의견이 10년 전보다 '부정적으로 변했다'고 답했다. 미 정치매체 더힐은 다국적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를 인용해 엘리자베스 2세가 말년에도 70% 이상 지지율을 유지했지만, 찰스 3세는 지난해 9월 왕위 승계 이후 초기 3개월간 지지율이 55%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복잡한 왕실, 어색한 재회 미 뉴욕타임스(NYT)는 찰스 3세가 수십 년 동안 왕세자에 머물렀으나 모친을 비롯해 주변인이 찰스 3세보다 더 유명한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대관식 당일 찰스 3세의 장남인 윌리엄 왕세자와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 부부는 세 자녀와 함께 행사에 참석했다. 특히 미들턴은 이날 작고한 시어머니 다이애나 비가 생전 썼던 진주·다이아몬드 귀걸이를 하고 나왔다. 수십 년 동안 왕실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았던 커밀라 왕비도 이날 공식적으로 왕비의 관을 썼다. 찰스 3세는 1981년에 다이애나 비와 결혼했으나 6년이 지나지 않아 당시 남편이 있었던 커밀라와 불륜을 시작했다. 이후 1996년에 다이애나 비와 이혼했다. 커밀라는 2005년에 찰스 3세와 결혼했지만 왕세자빈 칭호를 받지 못했고 남편이 왕위에 오른 다음에야 공식적으로 왕비 칭호를 받았다. 앞서 왕실의 인종 차별을 주장하며 왕실과 결별한 뒤 2020년 미 캘리포니아로 떠났던 찰스 3세의 차남 해리 왕자는 이번 대관식에 참석했다. 그러나 인종 차별 사건의 주인공이었던 부인 메건 마클과 아들 아치, 딸 릴리벳은 아치의 생일이 대관식 날짜와 같다는 이유로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해리 왕자는 올해 1월 자서전 '스페어'를 출간하면서 아버지 및 형과 사이가 더 나빠졌다. 해리 왕자는 대관식에서 윌리엄 왕세자보다 두 줄 뒤에 마련된 자리에 앉았다. 찰스 3세의 동생인 앤드루 왕자도 대관식에 등장했으나 대중의 야유를 받았다. 앤드루 왕자는 미성년자 성추행 의혹으로 인해 2020년 이후 왕실의 모든 직위에서 물러났다. 해리와 앤드루는 이번 행사에서 어떠한 역할도 맡지 못했으며 대관식 말미에 왕실 가족이 버킹엄 궁전에서 함께 인사하는 자리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분열된 왕국 다시 합해야 찰스 3세는 집안 문제뿐 아니라 바깥식구도 챙겨야 한다.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파푸아뉴기니, 자메이카, 앤티가 바부다, 바하마, 벨리즈 등 영연방 내 12개 국가의 원주민 지도자들은 지난 4일 찰스 3세에게 서한을 보내 식민 지배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왕실 재산을 이용한 배상을 촉구했다. 1931년 출범한 영연방은 영국과 영국 국왕을 군주로 인정하는 14개 영연방 왕국을 포함해 총 56개국으로 구성된 모임이다. 해당 모임은 대영제국을 대체하는 조직으로 출범 당시에는 영국과 영국 식민지들의 주종 관계가 가입 조건이었으나, 1949년부터 해당 조항이 폐지되어 현대적인 국제 조직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개혁을 이끌고 조직을 유지한 장본인이 바로 엘리자베스 2세였다. 영연방 국가들은 갈수록 영국의 지원이 줄어들자 계속해서 영연방 탈퇴를 주장했으나 엘리자베스 2세의 외교적 노력 덕분에 이탈을 미뤘다. 외신들은 영연방 국가들이 엘리자베스 2세와 달리 찰스 3세의 눈치를 볼 이유가 없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9월 앤티가 바부다는 3년 안에 왕정을 폐지하고 공화국 전환을 위한 국민투표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다른 영연방 왕국인 자메이카도 왕정 폐지를 요구했다. 호주 중앙은행은 지난 2월 발표에서 5호주달러에 인쇄된 엘리자베스 2세의 초상을 지우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호주 지폐에 인쇄된 영국 왕실 인물은 모두 사라지게 됐다. 한편 영국 내 스코틀랜드는 집권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찰스 3세의 즉위와 상관없이 독립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영국령 북아일랜드 지방에서도 아일랜드와 통일 요구가 커지고 있으며 찰스 3세의 입장은 더욱 난처해질 전망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5-07 13:29:10[파이낸셜뉴스] 현금결제가 줄어들면서 지난해 위조지폐 신고 건수가 총 150장으로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금이 외 다른 결제수단이 보편화되면서 위조지폐도 덩달아 줄어든 것이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중 위조지폐 발견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발견된 위조지폐는 전년(176장)에 비해 26장 줄어든 150장이었다. 1년새 14.8%가 감소했고, 관련 통계를 공표한 1998년 이후 25년 만에 최저치다. 한국은행은 비현금지급수단 이용 활성화를 위조지폐 감소 원인으로 지목했다. 현금 외 결제가 활성화되고 대면 상거래가 축소되면서 위조지폐도 줄었다는 것이다. CCTV 설치 확대 등으로 위조범 조기 검거가 가능해지고, 국민들의 위폐식별 능력이 향상된 것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위조지폐 액면가 합계는 196만 4000원으로 전년(199만 3000원)에서 소폭 감소했다. 위폐가 5천원권과 천원권을 중심으로 감소한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권종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위조지폐 중 △5천원권이 75장(50%) △만원권이 43장(28.7%) △5만원권 23장(15.3%) △천원권 9장(6%)이었다. 5만원, 만원권 위조지폐가 각각 1, 4장 늘어난 반면 5천원권과 천원권 위폐는 각각 22장, 9장 줄었다. 주로 금융기관의 화폐취급과정에서 위폐가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에서 118장, 한국은행과 개인이 각각 27장, 5장을 발견했다. 금융기관에서 발견한 위조지폐를 기준으로 지역별로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발견된 위폐가 87장으로 전체의 73.7%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서울에서 51장, 경기도 27장, 인천에서 9장이 발견됐다. 우리나라 유통 은행권 백만장당 위조지폐 발견 장수는 0.02장으로 전년(0.03장)에 비해 감소했다. 멕시코(38.1장), 영국(24.0장), 유로존(12.8장), 호주(9.0장), 캐나다(5.9장)와 비교해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위조지폐를 발견하면 가까운 경찰서나 한은 등 은행에 바로 신고하면 된다. 돈으로 사용하기 위해 화폐를 위조·변조할 경우 무기 또는 2년 이상 징역에 처해지고, 위·변조된 화폐를 취득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위폐인지 알면서도 사용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01-16 11:59:36[파이낸셜뉴스] 신용·체크카드 및 온라인 거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우리나라 지폐의 유통 수명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폐의 유통수명이란 신권이 발행된 후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손상돼 한국은행에서 폐기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을 의미한다. 7일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발표한 ‘2022년 은행권 유통수명 추정 결과’에 따르면 기존 5만원권의 유통수명은 지난해까지 14년 10개월(178개월)이었다. 최근 5만원권의 유통수명은 이보다 3개월이 늘어난 5년 1개월(181개월)로 나타났다. 특히 1만원과 1천원권은 각각 4개월과 9개월씩 늘어난 11년 3개월(135개월), 5년 10개월(70개월)이다. 다만 5천원권은 지난해와 동일한 5년 3개월(63개월)로 확인됐다. 지폐의 수명이 늘어난 배경으로 체크카드나 신용카드 등 ‘비현금 지급 수단 사용 확대’와 온라인 거래 증가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또 우리나라 지폐의 유통수명은 주변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저액권과 중간액권이 길었고, 최고액권은 중간 수준으로 파악됐다. 이중 5만원권은 유럽이나 일본에 비해 유통수명이 길었지만 미국이나 호주 등 달러를 사용하는 나라들보다는 짧은 것으로 관측됐다. 이와 관련해 한은은 “최저액과 중간액권의 유통수명은 우리나라 은행권의 내구성과 국민의 건전한 화폐 사용 행태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은행권 표본의 고유번호(기번호) 정보를 이용해 유통기간을 추산하고 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2-12-07 16:25:38[파이낸셜뉴스] 영국 엘리자베스2세 여왕 서거로 인해 영국은 물론이고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를 비롯해 15개 나라가 지폐와 동전 등을 바꿔야 할 처지가 됐다. 70년 치세 기간 여왕의 얼굴이 영국과 영연방 국가들의 지폐나 동전에 새겨졌기 때문이다. 16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여왕의 얼굴을 화폐에 담은 나라들은 이들 외에 카리브해의 버뮤다, 세인트루시아, 몬세라트를 비롯해 최소 15개국에 이른다. 특히 카리브해에서는 여왕의 얼굴이 새겨진 화폐인 '이스턴 카리브'달러를 쓰는 규모가 작은 나라들이 많다. 화폐의 얼굴을 바꿔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여왕의 오랜 치세를 기념해 그대로 둬도 된다. 그러나 이전까지의 관례를 따른다면 이들 나라는 화폐 얼굴을 엘리자베스2세 후임인 찰스3세 왕으로 교체할 전망이다. 다만 아직 화폐 얼굴 교체를 공식화한 나라는 거의 없다. 엘리자베스2세 여왕 서거를 계기로 화폐에서 영국 왕실의 흔적을 지우는 나라도 나올 전망이다. 최근 수년에 걸쳐 자메이카, 아프리카의 세이셸 등 일부 영연방 국가들이 여왕의 얼굴 대신 다른 도안으로 바꾼 바 있다. 그렇지만 인구 주류가 백인이면서 그 뿌리가 영국에 있는 나라들은 엘리자베스2세 여왕 얼굴을 찰스3세 왕으로 교체하는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영국은 여왕 장례식이 끝나고 나면 화폐 도안 교체와 관련한 세부계획을 발표할 전망이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현재 여왕의 얼굴이 새겨진 지폐나 동전 유통규모가 45억개에 이르러 이를 찰스3세 왕의 얼굴로 교체하는데 약 2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호주는 내년부터 찰스3세 왕의 얼굴이 새겨진 화폐를 찍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5호주달러 지폐에 그려진 여왕의 얼굴을 찰스3세 왕의 얼굴로 바꾸는 계획이다. 다만 여왕의 얼굴이 교체되는 것은 틀림없지만 찰스3세 왕이 그 자리를 차지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여왕의 얼굴이 동전과 20캐나다달러 지폐에 새겨져 있는 캐나다 역시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는 않았다. 여론은 찰스3세 왕을 여왕 이미지 대신 새기는 것에 부정적이다. 폴라드스트래티직인사이츠 여론조사에서 캐나다인 56%는 찰스3세 왕의 얼굴을 화폐에 새기는 것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뉴질랜드는 비교적 명확하게 새 도안 계획을 밝혔다. 여왕의 얼굴을 찰스3세로 교체하겠다고 선언했다. 동전, 20뉴질랜드달러 지폐에 새겨진 여왕 대신 찰스3세 얼굴을 새기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워낙에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라 곧바로 시행되지는 않는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인 뉴질랜드준비은행(RNZ)은 성명에서 화폐 도안 변경은 수년 뒤에나 가능하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2-09-17 02:15:51영국 군주로 가장 긴 70년간 재위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96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장남인 찰스 왕세자가 국왕을 승계했으며 앞으로 영국에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이날 여름 휴가를 보내던 스코틀랜드 밸모럴 성에서 건강이 악화됐으며 소식을 전달받고 급히 달려온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 찰스 왕세자가 곧바로 찰스 3세라는 칭호가 붙으면서 국왕을 승계했다. 국왕이 된 후 9일 가진 첫 대국민 연설에서 찰스 3세는 모친의 뜻을 계속 이어받을 것이며 국민들에게 봉사를 새로 시작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모친의 영정 사진을 옆에 두고 약 9분동안 진행된 연설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로 인한 깊은 슬픔을 언급하면서 모친이 "자신과 가족들에게 영감과 본보기였다"라고 말했다. 찰스 3세는 다음날인 10일 런던 세인트 제임스 궁에서 열린 행사에서 공식으로 국왕으로 즉위했다. 영국 왕가를 자문하는 원로 정치인들로 구성된 비밀위원회(Privy Council)는 찰스를 "국왕, 영연방의 수장, 신념의 수호자"라고 선포하면서 "신이여 왕을 지켜주소서"라고 선언했다. 선포 후 제목 중 여왕(Queen)이 왕(King)으로 바뀐 영국 국가 '신이여 왕을 보호하소서(God Save The King)'가 울려 행사장 밖에 있던 시민 수천 명이 합창했다. BBC는 영국에서는 70년 만에 진행된 즉위식이어서 처음으로 텔레비전을 통해 중계방송됐다고 보도했다. ■현금·여권·우체통 디자인 바뀐다오는 11월 74세가 되는 찰스 3세는 당시 9세였던 1958년 여왕으로부터 장남이자 왕위 계승 서열 1위에게 주어지는 웨일스 왕자(Prince of Wales) 지위를 부여받아 64년 동안 기다린 끝에 영국의 국왕이 됐다. 찰스가 국왕이 됨에 따라 그의 장남인 윌리엄이 웨일스 왕자 지위를 물려받았다. 여왕의 서거로 영국의 국가가 곧바로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지폐와 동전에 새겨진 초상화도 찰스 3세로 교체될 예정이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초상화는 지난 1960년부터 지폐에 처음 등장했다. 지폐와 동전을 각각 발행하는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과 왕립 조폐당국인 로열민트(Royal Mint)는 찰스 3세의 초상화가 새겨진 현찰로 교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영란은행은 추모기간이 끝나면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현재 영국에서 기존의 지폐 470만장과 동전 약 290억개가 유통 중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으로 새로운 디자인의 지폐와 동전이 공개된 점차 발행되면서 기존의 것과 상당 기간 같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바뀌는 것은 현금 디자인 뿐만이 아니다. 새로 발행되는 여권과 수천개의 우체통의 왕실 휘장도 바뀌게 된다. ■여왕 장례식 19일 거행 엘리자베스 여왕의 장례식은 오는 1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여왕의 시신은 11일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세인트 가일즈 대성당으로 옮겨져 24시간 동안 시민들의 조문을 받는다. 이어 에든버러 공항에서 군 수송기편으로 노솔트 영국 공군 기지로 옮겨지며 여기에는 장녀인 앤 공주가 동행하게 된다. 시신은 14일부터 장례식이 열릴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옮겨져 다음날부터 나흘간 시민들의 조문을 받는다.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철저한 보안 검색이 실시될 예정이며 사진 촬영은 엄격하게 금지될 것이라고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그녀가 평소 좋아하던 윈저 성의 조지 6세 추모 교회에 영면하게 된다. 장례식 당일 영국의 모든 금융기관들은 하루 휴무하게 된다. ■영연방 국가들, 공화국 전환 늘듯 엘라자베스 여왕의 타계를 계기로 군주제를 버리고 공화국으로 전환하는 영연방 국가들이 앞으로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여왕의 사망을 계기로 옛 영국의 식민지들이 외국의 지도자를 국가 원수로 둘 수 없다는 움직임이 확산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의 국왕에 즉위한 찰스 3세는 영국 외에 호주와 뉴질랜드, 캐나다, 태평양 및 카리브해 제도 등 14개국의 국가 원수직을 맡고 있다. WSJ은 엘리자베스 여왕의 경우 여러 차례 외국을 방문하면서 등 많은 국가에서 호감을 얻어 모독을 피해왔으나 찰스 3세의 인기도가 낮은 점에 앞으로 공화국으로의 전환 운동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엘리자베스 여왕 생전에도 일부 국가에서는 식민 지배로 시작된 영국과의 관계 변화를 암시했으며 바베이도스가 군주제를 폐지했다. 캐나다와 호주, 뉴질랜드에서도 앞으로 공화국으로의 전환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2-09-12 18:19:15[파이낸셜뉴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서거로 영연방 화폐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그녀의 초상화는 여태 수십년 동안 영국 화폐뿐 아니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전 세계 수십 곳 통화에도 그려졌다. 1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여왕 초상화가 새겨진 지폐나 동전은 새 국왕인 찰스 3세 초상화로 대체될 예정이다. 물론 당장 여왕이 있는 화폐가 통용되지 않거나, 단기간에 도안이 바뀌진 않는다. 영국 중앙은행(BOE) 측은 “여왕의 모습이 담긴 현재의 지폐는 계속 법정화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기존 지폐 관련 입장 발표는 10일간의 공식 애도 기간이 끝난 후 이루어진다. 영국 왕립 조폐국으로부터 영국의 주화 공식 제조 업무를 위탁받은 로얄민트 측도 엘리자베스 여왕의 초상화가 그려진 모든 동전은 “법률적으로 유통되고 있다”며 “애도 기간을 존중하기 때문에 평소처럼 동전을 계속 주조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여왕 초상화가 올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영국 화폐는 820억 파운드(약 131조5280억원)어치로 파악된다. 지폐 47억장에 동전 290억개 수준이다. 앞으로 상당 기간 해당 화폐들이 통용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찰스 3세가 그려진 동전은 오른쪽을 바라보고 있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달리 왼쪽을 향해 바라볼 것으로 점쳐진다. 17세기부터 역대 군주들이 전임자들과 반대 방향으로 바라보는 옆모습이 나타나도록 하는 전통을 지켜왔기 때문이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2-09-10 17:54:43요약 ·이재명은 "우리도 기축통화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힘은 집권당 후보가 경제학 기본 지식조차 없다고 비꼬았다 ·차제에 장학퀴즈식 토론 대신 대통령다운 토론으로 바꿔보자 [파이낸셜뉴스] 2003년 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다. 사담 후세인 정권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그해 12월 미군 특수부대는 토굴에 숨어 있던 후세인을 생포했다. 은신처 초록색 상자에선 100달러짜리 지폐로 75만달러(약 90억원)가 나왔다. 후세인마저 자기 나라 돈 대신 철천지원수인 미국의 화폐를 숨겼다. 긴 말 필요없다. 이게 바로 기축통화다. ◇스페인·영국도 한때 기축통화국 기축통화(Key Currency)는 강대국의 역사와 일치한다. 고대 그리스의 드라크마, 로마의 데나리우스, 비잔틴제국의 솔리두스는 각각 한 시대를 풍미했다. 근대 들어선 스페인 달러(Spanish Dollar)가 그 역할을 했다. 위키피디어에 따르면 은화인 스페인 달러는 16~19세기 유럽, 아시아, 미주대륙에서 널리 통용됐다. 미국 '달러'도 스페인 '달러'에서 온 말이다. 달러화 심볼($)은 스페인 달러에 새겨진 문양을 본땄다는 말이 있다. 대영제국이 들어서자 화폐 패권은 영국으로 넘어갔다. 19세기 후반 세계 교역의 60%는 파운드화로 이뤄졌다. 런던은 금융 중심지로 떠올랐다. 파운드에 대한 영국인의 애정은 극진하다. 유럽연합(EU)에 가입했지만(2021년 탈퇴) 유로존에는 일체 발을 들이지 않았다. 예전만은 못하지만 파운드는 지금도 건재하다. 1파운드는 1.36달러에 교환된다(23일 기준). 부자 망해도 3대는 간다더니 파운드가 꼭 그렇다. ◇전후 달러 전성시대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미국은 초강대국으로 거듭났다. 1944년 뉴햄프셔주 휴양지 브레튼우즈에서 만난 44개국 대표들은 전후 국제 금융 질서를 총괄할 기구로 IMF를 만들었다. 본부는 워싱턴DC에 두기로 했다. 영국이 누리던 기축통화국의 지위는 미국이 이어받았다. 이들은 금 1온스를 35달러에 고정하는 금본위제를 택했다. 1971년 금 태환 정지라는 날벼락이 터졌다.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은 달러화를 가져와도 금으로 바꿔줄 수 없다고 선언했다.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변동환율제의 시작이다. ◇특별인출권(SDR) 변천사 IMF는 선견지명이 있었다. 1969년 특별인출권(SDR·Special Drawing Right)이라는 묘안을 냈다. 환율 변동에 휘둘리지 않는 안정된 통화가 필요해서다. SDR는 화폐 아닌 화폐다. 회원국 통화와 교환할 수 있다는 점에선 화폐다. 그러나 개인, 기업 간 거래에서는 쓰이지 않는다. 후세인은 은신처에 절대로 SDR를 보관하지 않는다. IMF는 SDR를 구성할 화폐를 바구니에 담았다. 처음엔 16개국 통화를 담았다. 16개국은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캐나다,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스웨덴, 호주, 스페인, 노르웨이, 덴마크, 오스트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그러다 1981년에 5개국으로 왕창 줄였다. 5개국은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이다. SDR 16개국은 주요 20개국(G20) 명단과 비슷하다. 대륙별로 안배했다. 반면 SDR 5개국은 G5와 일치한다. 알짜만 모았다. 1999년 독일 마르크, 프랑스 프랑이 빠지고 대신 유로가 들어갔다. 유로화 출범에 따른 자연스런 멤버 교체였다. ◇아직 갈 길 먼 위안화 SDR 변천사에서 2016년은 특기할 만하다. 이때부터 중국 위안화가 바스켓 통화에 추가됐다. 드디어 위안이 달러, 유로, 파운드, 엔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중국으로선 감개무량할 만하다. 하지만 SDR 바구니에 담겼다고 곧장 기축통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구성통화라도 가중치는 제각각이다. IMF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0월 기준 통화별 가중치는 달러가 41.73%, 유로 30.93%, 위안화 10.92%, 엔 8.33%, 8.09%로 정해졌다. 달러가 위안보다 4배나 높다. 작년 4월 한국은행은 '2020년 결제통화별 수출입'이란 자료를 냈다. 우리나라 교역에서 주요 통화가 쓰이는 비중을 파악했다. 수출을 보면 달러가 83.6%으로 압도적이다. 이어 유로(6.2%), 엔(2.9%), 원(2.5%), 위안(2%) 순이다. 수입 역시 달러가 78.1%로 월등히 높고, 원(7%), 유로(6.5%), 엔(5.9%), 위안(1.5%) 순으로 이어진다. 누가 뭐래도 이 시대 기축통화는 달러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주요 통화별 국제결제 비중은 달러가 40.5%로 1위를 차지했다. 유로가 36.6%로 2위에 올랐고, 파운드(5.9%)-위안(2.7%)-엔(2.6%) 순으로 나타났다. 위안 비중은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그러나 달러를 위협하기엔 역부족이다. ◇기축통화는 특권 중의 특권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진 뒤 중국은 달러 헤게모니에 도전할 틈을 엿보았다. 그러나 위기는 되레 미국의 힘을 입증하는 역설을 낳았다. 미국은 위기의 진앙이다. 다른 나라 같으면 흔들려도 열 번은 흔들려야 마땅하다. 비기축통화국인 한국을 보라. 외환위기 때 한 방에 갔다. 그런데 금융위기가 닥치자 오히려 각국이 미국에 SOS를 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우리도 2008년 10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그제서야 금융·외환시장이 안정을 되찾았다. 기축통화의 힘은 이렇게 무섭다. 미국이 이 지위를 순순히 내놓을 가능성은? 단언컨대 제로다. 그 중에서도 시뇨리지는 특권 중의 특권이다. 시뇨리지는 화폐 액면가에서 제조·유통 비용을 뺀 차익을 말한다. 예컨대 100달러 지폐의 제조·유통 비용이 10달러라면 나머지 90달러가 시뇨리지다. 미국은 수십년 간 천문학적인 차익을 날로 먹고 있다. ◇한국도 기축통화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중앙선관위가 주관한 대선 토론회에서 "우리도 기축통화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민주당 선대위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지난 13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인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민주당 대선 후보가 전경련 자료를 인용한 게 눈길을 끈다. 전경련은 친기업 보수의 본산이다.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태 와중에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정치권에선 전경련을 해체하라는 주장도 서슴없이 나왔다. 문재인정부는 전경련을 투명인간 취급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이 후보가 왜 하필 전경련 자료를 인용했는지 궁금하다. 전경련이 낸 보도자료엔 '원화의 기축통화 편입 추진 검토 필요'라는 제목이 붙었다. '원화가 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포함될 수 있는 5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추광호 경제본부장은 "IMF가 제시한 SDR 통화바스켓 편입 조건과 한국의 경제적 위상 등을 고려했을 때 원화의 자격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전체적으로 이 후보의 주장과 결이 같다. 문제는 SDR 바스켓에 포함된 통화를 모두 기축통화로 볼 것이냐다. 전경련은 달러·유로·엔·파운드·위안을 기축통화로 봤다. 다만 찜찜했던지 '기축통화'에 'IMF 특별인출권 통화바스켓 기준'이란 단서를 붙였다. 5개 통화를 모두 기축통화로 보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 국제결제 비중과 각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외환보유액 비중 등을 고려하면 달러 외에 다른 4개 통화는 차이가 크다. 유로는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로존 19개국이 공동으로 사용한다는 특수성이 있다. 엔·파운드·위안은 잘해야 준 기축통화 정도로 보는 게 적당해 보인다. 이재명 후보는 SDR 바스켓 통화와 기축통화를 동일시했다. 전경련 자료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미묘한 차이를 짚어내지 못한 것은 아쉽다. 그렇다고 이를 두고 "정말 가슴이 웅장해진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거나 "집권당 후보가 기본적인 경제학 지식조차 없이 '곧 기축통화국이 된다'는 망언을 내뱉는다"(박민영 국힘 청년보좌역)고 비꼰 건 심했다. ◇장학퀴즈식 대선 토론은 이제 그만 차제에 대선 토론 방식에 대해서도 개선을 제안한다. 후보가 특정 주제를 전문가 수준으로 아는 건 불가능한 데다 꼭 바람직하지도 않다. 대통령이 다 안다고 착각하면 되레 정책을 망치기 십상이다. 군인 출신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은 경제 문외한이라 결정권을 관료에 위임했다. 이게 오히려 효과를 봤다. 대통령은 큰 흐름을 잡는 사람이다. RE100을 안다고 자랑할 것도, 기축통화와 SDR 구성통화의 차이를 모른다고 부끄러워할 것도 없다. 그런 건 장·차관에게 맡기면 된다. 대신 대통령은 탄소중립 시대에 한국이 가야 할 방향, 눈덩이 재정적자 시대에 재정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방안을 놓고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그게 대통령답다. paulk@fnnews.com 곽인찬 주필
2022-02-23 18:33:24[파이낸셜뉴스] 서울 강서구는 조선 시대 양천현 지역이었다. 당시 행정구역상 도성 밖에 있던 양천현은 서울은 아니었지만, 바다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물길에 자리하고 있어 중요한 길목으로 여겨졌다. 서울관광재단이 푸르른 6월 아이들과 함께하기 좋은 강서구의 관광 명소를 소개했다. 과거 한강의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는 겸재 정선 미술관과 궁산, 녹색 힐링 명소인 서울식물원, 첨단연구단지에 들어선 스페이스K 미술관, 항공의 역사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국립항공박물관까지 지하철을 타고 강서구를 누비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이르는 여행을 떠나보자. ■정선이 그린 한양 풍경 따라 겸재정선미술관 겸재 정선은 자신이 바라본 풍경을 생생하고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진경산수화를 자신만의 화풍으로 발전시켰다. 금강산의 서쪽 지역인 내금강을 둘러보고 그린 ‘금강전도’가 대표작이다. 우리가 가장 흔하게 접하지만 무심코 지나치는 겸재 정선의 작품이 있으니 바로 1000원짜리 지폐 뒷면에 있는 ‘계상정거도’이다. ‘계상정거도’는 앞면의 인물인 퇴계 이황 선생이 머물던 도산서원을 중심으로 그 주변 모습을 담은 그림이다. ‘시냇물이 흐르는 곳에 고요히 지내다’라는 작품 이름처럼 산이 병풍처럼 늘어섰고 앞에는 강이 흐르고 가운데에 아늑하게 자리한 암자가 그려진 그림이다. 강서구에 겸재정선미술관이 들어선 이유는 정선이 65세가 되던 해인 1740년부터 1745년까지 양천현령을 지내며 인연을 맺었기 때문이다. 그는 60대 후반에 나이에도 불구하고 현령을 지내며 한강 일대의 풍경을 그린 ‘경교명승첩’과 양천현아 근처에서 조망되는 아름다운 장소 8곳을 선별하여 그린 ‘양천팔경첩’을 남겼다. 정선의 업적을 기리고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자 2009년에 양천현아지 인근에 겸재 정선 미술관을 개관하였다. 미술관에는 정선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시기별로 정리해놓아 그의 예술 활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미술관을 둘러보고 나면 3층의 출구로 나와 뒤편에 있는 궁산에 올라 소악루를 찾아가 보는 것을 추천한다. 궁산 진입로에서 소악루까지 약 10분 남짓 소요된다. 겸재 정선은 궁산과 관련된 작품을 2개 남겼다. 궁산에 올라 강 건너편에 있는 안현의 봉화불을 바라본 전경을 그린 ‘안현석봉’과 궁산 동쪽 기슭에 있던 소악루에서 달이 뜨는 풍경을 감상하는 그림을 그린 ‘소악후월’이다. 당시 소악루에 오르면 안산, 인왕산, 남산, 관악산 등이 한눈에 보이며 한강 줄기가 끝없이 이어졌다고 한다. 지금의 서울 풍경은 개발로 인해 많이 바뀌었지만, 정선의 그림을 통해 300년 전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생생하게 재현된다. ■세계 12개 도시 식물을 한 번에, 누적 방문자 1000만명을 넘어선 서울식물원 서울식물원은 마곡에 첨단산업지구를 세우고 그 한가운데 생태, 문화를 융합한 식물원을 조성하는 프로젝트에 의해 건립됐다. 서울 최초의 도시형 식물원으로 열린 공원, 호수원, 습지원, 주제정원, 온실로 구성되어 있다.열대 및 지중해에 있는 12개 도시의 식물을 전시한 온실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상쾌하게 숲을 산책하는 듯한 기분을 낼 수 있다. 온실의 절반은 열대관, 나머지 절반은 지중해관으로 나누어져 있다. 열대관은 적도 근처에 위치하여 평균 기온이 18도 이상인 나라에 분포하는 식물을 가꾸어놓았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인도보리수, 베트남 하노이의 망고, 콜롬비아 보고타의 코코넛야자, 브라질 상파울루의 빅토리아수련이 대표 식물로 이중 아마존의 밀림을 재현한 상파울루 구간이 열대관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한다. 열대 지역의 기후답게 다소 후덥지근하고 공기가 무겁게 느껴지지만 짙푸른 이파리를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신비의 숲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열대관을 지나면 온화한 기후를 자랑하는 지중해관으로 들어선다. 스페인, 미국, 이탈리아, 그리스, 호주,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우즈베키스탄의 식물이 분포되어 있는데, 지중해의 상징인 올리브나무가 우뚝 선 모습이 눈에 띈다. 열대관 끝자락에는 굵은 몸통 속에 물을 3톤 이상 머금을 수 있어 아프리카 원주민에게 물을 제공한다는 바오밥나무도 관찰할 수 있다. ‘어린왕자’ 소설 속에 등장하는 나무로 알려진 만큼 나무 앞에는 어린왕자 동상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지중해관을 지나면 스카이워크를 따라 열대관 위를 지나 출구로 향한다.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온실의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보고 있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 든다. 우리나라 정원문화의 과거와 현재를 경험할 수 있는 주제정원도 또 다른 볼거리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배우는 항공 산업, 국립항공박물관 국립항공박물관이 흥미로운 이유는 1층의 전시관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블랙이글탑승체험, 조종관제체험, 기내훈련체험, 항공레포츠체험, 어린이공항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종관제체험은 비행기 조종석과 관제탑을 재현한 체험공간에서 직접 비행기 조작법을 배우고 관제탑과 교신을 해보는 프로그램이다. 창 밖으로는 인천공항의 활주로를 재현한 컴퓨터 그래픽이 나타난다. 비행기를 이착륙하는 운전을 해볼 수 있는데 계기판을 보며 고도를 맞춰 착륙을 시도한다. 멋지게 착륙에 성공하고 나면 하늘을 나는 파일럿이 된 것 같아 기분이 들뜬다. 국립항공박물관에는 우리나라의 항공과 관련된 이야기도 전시되어 있다.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신문은 ‘대한이 처음으로 가지는 비행가 6인’이라는 제목으로 조종사 복장을 한 7명의 사진을 실었다. 임시정부의 군무총장이었던 노백린은 레드우드 비행학교에서 조종술을 배우고 있는 한인 청년들을 만나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비행학교 설립에 함께하기를 제안했다. 이들은 흔쾌히 수락했으며 소식을 전하기 위해 찍은 기념사진이 독립신문의 대서특필된 것이다. 빛바랜 사진 속에 대원들이 늠름하게 서 있는 모습을 보니 괜히 마음이 뭉클해진다. 독립운동에 도움이 되고자 시작한 비행학교는 재정난을 겪으며 문을 닫았다가 광복군 창설 당시 비행대 편성을 언급해 공군을 설계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1-06-14 08: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