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정부가 화물차 지입제 피해 신고 접수를 받는다. 국토교통부는 20일부터 지입제 피해 2차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지입제는 개인 화물차주가 운수회사 명의로 영업용 번호판과 차량을 등록한 뒤 회사에서 일감을 받아 일한 후 일정 수준의 보수를 지급받는 제도다. 국토부는 1차 신고기간에서 지자체 및 국세청, 경찰청으로 조사·수사 의뢰한 사례는 329건이다. 국토부는 이중 운송사가 번호판 사용료 등 부당한 금전을 수취한 54건은 직접 조사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토부는 운송사 단체인 일반화물협회의 대폐차 신고업무를 점검했다. 대폐차는 노후화 등을 이유로 사용 중인 기존 차량을 신규 차량으로 변경한 것을 말한다. 점검 결과, 소위 ‘번호판 장사’라 불리는 영업권 매매 등을 목적으로 한 389건의 위반행위를 적발했다. 적발된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관할 지자체에 직권취소·감차처분 등을 요청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부 협회가 불법적인 행위를 묵인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협회의 대폐차 신고업무 수행 적절성을 면밀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2023-11-15 13:34:26앞으로 화물차주들에게 운송 일감을 주는 대신 이른바 '번호판 장사'를 해온 지입 전문회사들에 대해 집중 세무조사를 실시해 탈세행위가 발견될 경우 사실상 운송업계에서 퇴출시키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운송사'와 '차주' 간에는 임금을 법으로 강제하는 '표준임금제'를 도입하고, '화주'(물건을 위탁하는 기업)와 '운송사' 간의 계약은 가이드라인을 통해 관리토록 했다. 현재 안전운임제는 없애기로 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6일 국회에서 '화물운송산업 정상화 방안' 마련을 위한 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화물운수사업법 개정안'을 조속히 입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당정은 지난해 말 화물연대 총파업 이후 약 두달간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 결과 '화물 안전운임제'를 폐지하고 '표준운임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난해 일몰된 안전운임제는 화주와 운송사, 차주 간 계약에서 최소운임인 안전운임이 모두 의무사항으로 적용됐지만, 표준운임제는 화주와 운송사 간 운임을 강제하지 않고 가이드라인 방식으로 매년 공표토록 할 예정이다. 그 대신 운송사와 차주 간 임금보장은 법으로 강제하고 유가 인상 시 이 부분은 적시에 반영토록 '표준계약서'를 도입하기로 했다. 성 정책위의장은 지입제의 편법운영과 관련, "당정은 뿌리 깊게 자리잡은 지입제 등 전근대적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을 뜯어보고 개혁하겠다"며 "지입료 등에 의존해 먹고살면서 운송에는 관심없는 지입 전문회사들이 있는데 시장에서 반드시 퇴출해야겠다"고 말했다. 당정은 우선 운송 일감을 주는 대신 번호판 장사를 통해 수익을 얻고 이를 법인 수익으로 잡지 않는 탈세행위 적발 시 면허 회수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또한 운송사가 화물차를 등록할 때 차주 본인 명의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해 소유권을 보장토록 할 방침이다. 당정은 다양한 정상화 내용을 담은 화물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대표적인 민생법안으로 국회에 제출해 조속히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당정은 이와 함께 화물차 불공정신고센터를 국토교통부에 설치하는 한편 운행기록 모니터링을 통한 안전운행 강화 등을 발표했다. 한편 화물연대 등 노조와 운송사 측은 이번 정상화 방안이 "대기업 화주만을 대변하는 정책"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어 향후 법안 심사 과정에서 극심한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3-02-06 18:33:36[파이낸셜뉴스] 오는 31일 일몰되는 화물차 안전운임제 연장 법안 논의에서 여야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안전운임제 일몰 및 보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연대의 두 차례 파업을 부른 제도로 도입 3년 만에 폐지 갈림길에 섰다. 지난 28일 원 장관은 해외건설 수주지원단 출범식 후 기자들과 만나 "안전운임제를 단순히 3년 연장하는 것만으로 안 된다"며 "일몰시킨 뒤, 안전도 제대로 시키고 취약 차주에 대한 비용 보전을 제대로 해주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장관은 이어 "국가가 조장한 불로소득의 끝판왕이 화물차 번호판"이라며 "일부가 100개씩 갖고 장사하는 상황 또한 끝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일부가 화물차량의 면허권인 번호판을 대여해 월 수백만원의 부수입을 올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각 이해당사자의) 이견이 좁혀질 수 있는 기준점을 국토부가 제시할 것"이라며 "빠르게 안이 만들어지면 1월 내 입법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운송 단가 후려치기 등을 막고, 화물차주들이 장기간 운전해도 비용도 못 건지는 적자 운임에 내몰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여야는 앞서 안전운임제와 3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주 8시간 특별연장근로제 등 일몰 조항이 있는 법안 6개를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법안 처리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번 안전운임제 일몰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측은 "현장에서는 더 큰 혼란과 갈등이 생길 것"이라며 "국민들은 정부·여당이 지난 6월, 11월 안전운임제 3년 연장에 동의하고 법도 발의한 사실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정부·여당은 물류 혁신이라는 말도 안 되는 핑계로 약속을 번복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2-12-29 08:11:31[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도는 올해 도내 전기자동차 민간 보급 물량이 4246대(승용차 2046대·화물차 2200대)로 확정된 가운데 설 연휴 직후인 15일부터 접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도는 공모를 통해 국비와 도비를 합해 승용차에는 최대 1250만원, 초소용차에는 800만원, 소형 화물차에는 2200만원, 경형 화물차에는 1600만원, 초소형화물차에는 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한다. ■ 2021년 전기차 민간보급 15일부터 접수 시작 특히 소형 화물차는 지난해(2500만원)보다 국비·지방비 보조금이 300만원 줄었지만, 화물차 운전자들의 수요가 높아 올해도 공모접수 창구가 달아오를 전망이다. 도는 이에 따라 계층·업종별로 보급대수를 할당했다. 화물차 2200대를 일반 도민에 1100대, 중소기업·소상공인에 440대, 1차산업 종사자에 440대, 취약계층에 220대로 나눠 보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전기 화물차가 이토록 잘 팔린 이유는 구매보조금과 저렴한 연료비 외에도 영업용화물차 번호판 무상 지급 혜택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2004년부터 신규 발급이 엄격히 제한되던 영업용화물차 번호판을 1.5톤 미만 전기트럭 구매자에 한해 정부가 2019년 1월부터 조건 없이 신규 발급하고 있다. 전기택시는 해당 차량 보조금 외에 국비 200만원을 추가 지원한다. 전기차를 구매하면서 내연기관 차량을 폐차하면 도비 보조금 100만원을 예산 범위 내에서 추가 지원한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 도외 이전 시의 추가 지원은 국가차원에서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미미해 폐지하기로 했다. 도는 전기차 구매 지원 신청은 도내 전기차 판매·영업점에서 진행하며, 접수기간은 연말까지이나 예산·물량 소진 시에 조기 마감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급 물량에 맞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선착순 접수가 현실적으로 최선의 방법이다. 전기이륜차는 이용자 안전 확보를 위한 주요 부품에 대한 애프터서비스 확약 보험제도가 도입되면서 보험증서가 확정되는 3월 중순부터 신청 접수가 시작될 예정이다. 윤형석 제주도 미래전략국장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소상공인들과 1차산업 종사자들에게 실질적인 전기차 지원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정책을 꼼꼼히 추진하겠다”며 “전기차 보급정책을 통해 청정제주 보존, 도민경제, 글로벌 기후변화 위기 대응 등을 함께 견인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도내 전기차 등록대수는 2만1285대(전국 2위)로 전국 전기차의 15.8%(2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차량 대비 전기차 비중은 제주가 5.39%로 전국 1위다. 도는 올해 보급이 마무리되면, 6%대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21-02-12 02:03:30#최근 실직한 뒤 영업용 화물차를 구매하려는 김모씨는 노란색 화물차용 번호판 가격이 언제 떨어질지 몰라 망설이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을 토대로 정치권에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는데 통과되면 영업용 번호판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안의 국회 통과 여부를 놓고 이해 당사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일 국토교통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물운수법 일부 개정안의 소위가 열리지 못해 법률안 상정이 불투명 해졌다. 이 개정안은 지난해 8월 국토부가 화물시장 선진화를 위해 발표한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을 기초로 하고 있다. 이 방안에는 허가제였던 화물차를 등록제로 전환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화물운수법에서는 화물차용 노란색번호판을 발급받지 못한 자가용 화물차가 돈을 받고 화물운송을 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 2004년 화물연대 파업을 계기로 '영업용 번호판 발급 기준'이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되고 신규 발급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화물차 영업용 번호판은 신규 발급이 중단 된 이후 가격이 치솟았다. 한 때 3000만원 수준까지 가격이 올라 '번호판 재테크'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지난해 8월 국토부가 허가제 였던 화물차를 등록제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발표한 뒤로 웃돈주고 산 번호판이 0원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번호판 가격은 2000만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는 현실화 되지 않을 전망이다. 화물운수법 개정안이 통과 되더라도 일반 개인 용달의 경우에는 해당사항이 없기 때문이다. 등록제 허용 대상은 1.5t 미만 택배차량과 20대 이상을 보유하는 직영기업에 한해서다. 또 신규로 등록을 한 경우 번호판의 양수양도가 금지되며 직영을 전제로 해야한다. 회사에서 직영차량을 운영하려면 차량 구입, 차주 고용, 차고지 확보, 각종 보험료등 많은 부대비용이 발생하고 관리.유지.보수 비용이 지속적으로 들기 때문에 직영차량의 메리트가 적어 실제 직영제로 들어오는 기업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직영제로 위장을 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직접 사람을 채용했는지 갑근세 등 고정 자산 명세서로 확인할 수 있으며 적발될 경우 바로 허가취소를 하는 등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즉 등록제가 가능한 차량은 택배차량을 제외하면 거의 없다는 얘기다. 또 등록제로 전환된 뒤에 신규로 나온 노란색 화물차용 번호판은 양수양도가 금지되기 때문에 기존 번호판 같이 웃돈을 주고 거래할 수 없다. 노란색 화물차용 번호판이 필요한 개인은 기존 처럼 시장에서 거래되는 물량을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화물운수법 개정안이 통과하더라도 번호판 가격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용달 업계에서도 문제 없다고 합의한 사항"이라면서 "개인이 단순 용달을 하려면 기존처럼 번호판을 사야 한다"고 말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2017-02-19 19:19:03최근 영업용 화물차 번호판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기사를 썼다. 국토교통부에서 허가한 건수만 신규로 발급되는 노란색 영업용 화물차 번호판은 편법적으로 양도양수가 가능하므로 사고파는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허가건수가 하나도 없어 넘쳐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늘지 않자 노란색 번호판 가격이 5년 만에 3배 이상 오르는 등 비정상적으로 치솟았다. 이 같은 '도'를 넘은 번호판 거래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향후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의 기사를 쓰자마자 항의 메일, 전화가 폭주했다. 기사의 댓글에는 현재 노란색 번호판을 달고 화물차를 운행하는 분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화물차는 지금도 포화 상태인데 증차는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그분들의 '밥줄'을 지키기 위한 외침이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 하지만 분명 국가에서 발급하는 번호판이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행위가 옳은 것은 아니다. 또 이 번호판의 거래를 중개하면서 중간에서 이득을 취하는 세력이 생겨나는 것도 문제다. 이와 함께 실제 화물차 영업에 뛰어들고 싶은 서민들은 진입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날 나는 항의 전화뿐 아니라 응원의 전화와 댓글을 동시에 받았다. 어떤 분은 노란색 번호판을 사려고 하는데 2700만원을 업자가 불렀다면서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이라고 토로했다. 차값보다 번호판 가격이 비싸서 일을 시작할 엄두가 안 난다는 것. 그는 "영업용 화물차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싶은데 이마저도 수천만원 이상의 자본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한정된 일이 돼버렸다"면서 "진짜 서민에게는 번호판 가격이 너무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다 보니 정부에서도 섣불리 손대기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 제도를 계속 유지하면 유지할수록 이 같은 대립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점이다.노란색 번호판의 양도양수의 역사는 무려 196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6·25 전쟁이 끝난 지 10년밖에 지나지 않았을 시절 국가적으로 산업을 유지할 필요성이 있어서 그 사업권을 양도하도록 유도한 것이 변질돼 현재 돈을 받고 팔게 된 것이다. 정부에서도 양도양수 문제를 개선할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차근차근 해결책을 마련해 나갈 때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2016-03-21 17:54:15#5년 전 은퇴 후 영업용 화물차를 구입한 뒤 인천공항에서 짐을 전국 각지로 실어다 주는 일을 하던 오영식(71세·가명)씨는 최근 허리 수술을 하면서 더이상 영업을 할 수 없게됐다. 이에 화물차를 중고시장에 내놨는데 의외의 소득이 생겼다. 당시 850만원을 주고 구입한 영업용 화물차 노란색 번호판을 2250만원에 판매한 것. 박 씨는 "5년만에 세배 가까이 가격이 올라 놀랐다"고 말했다. '노란 번호판' 제테크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영업용 화물차 번호판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고 있다. 정부에서 지난해 영업용 화물차 공급을 중단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8일 관련 부처 및 업계에 따르면 현재 기형적으로 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노란번호판의 양도양수를 점차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늘지 않아 노란색 번호판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뛰고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함이다. ■ 무늬만 증차? 국토교통부는 올해 4월까지 영업용 화물차 3390대를 허가하기로 했다. 이번 증차는 신규 허가분이 아니라 지난 2014년에 미증차분에 대한 증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토부는 1만2000대의 영업용 화물차를 신규 허가하기로 했지만 실제 9000대밖에 증차되지 않았다. 결국 이번에 증차되는 3390대 는 신규로 단행된 것이 아닌 셈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영업용 화물차 허가건수가 하나도 없었다. 수요에 비해 부족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사실상 신규증차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화물운수법에서는 노란색 번호판을 발급받지 못한 자가용 화물차가 돈을 받고 화물운송을 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 2004년 화물연대 파업을 계기로 '영업용 번호판 발급 기준'이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화물차 과잉 공급이 문제였다. 하지만 1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당시의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영업용 화물차 중 택배차량의 경우 부족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온라인 쇼핑 등의 활성화로 택배 물량이 늘어나면서 극심한 차량 부족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국내 택배 물동량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의 고속성장을 이어왔고 지난 5년 전부터 한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하며 성숙기에 진입했다. 또 지난해에는 두 자릿수 물동량 성장률을 재기록하며 도약하고 있다. ■ 양도양수 금지, 중·장기적으로 추진 노란색 번호판의 양도양수는 불법은 아니다. 현재 운수사업법에 양도양수가 허용돼 있다. 이는 지난 1962년에 법을 만들면서 양도양수를 허용한데서 기인한다. 당시 6·25 전쟁이 끝난지 10년 밖에 지나지 않았고 화물자동차도 많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국가적으로 산업을 유지할 필요성이 있어서 그 사업권을 양도하도록 유도한 것이 변질돼 현재 돈을 받고 팔게 된 것. 특히 정상적인 운송 기능을 가지고 영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번호판을 팔고 사는 탈법적인 편법 시장이 형성돼 있어 바로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국가에서 양도양수를 금지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이같은 움직임에는 동의하지만 생존권이 걸려있는 문제기 때문에 저항이 있을 것으로 보고 쉽게 손을 못대는 상황이다. 다만 정부와 업계가 함께 중장기 계획을 세워서 양도양수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1t 이하의 차량에 대해서 부분적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가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 물류산업부 관계자는 "노란색 번호판의 양도양수와 관련해 문제점이 있고 개선 해야한다는 필요성은 느끼고 있다"면서 "해결 방안이 이곳, 저곳에서 나오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진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2016-03-08 18:17:51#. 5년 전 은퇴 후 영업용 화물차를 구입한 뒤 인천공항에서 짐을 전국 각지로 실어다 주는 일을 하던 오영식씨(71.가명)는 최근 허리 수술을 하면서 더이상 영업을 할 수 없게됐다. 이에 화물차를 중고시장에 내놨는데 의외의 소득이 생겼다. 당시 850만원을 주고 구입한 영업용 화물차 노란색 번호판을 2250만원에 판매한 것. 오씨는 "5년만에 3배 가까이 가격이 올라 놀랐다"고 말했다. '노란 번호판' 재테크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영업용 화물차 번호판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고 있다. 정부에서 지난해 영업용 화물차 공급을 중단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8일 관련 부처 및 업계에 따르면 현재 기형적으로 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노란번호판의 양도양수를 점차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늘지 않아 노란색 번호판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뛰고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함이다. ■ 무늬만 증차? 국토교통부는 올해 4월까지 영업용 화물차 3390대를 허가하기로 했다. 이번 증차는 신규 허가분이 아니라 지난 2014년에 미증차분에 대한 증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토부는 1만2000대의 영업용 화물차를 신규 허가하기로 했지만 실제 9000대밖에 증차되지 않았다. 결국 이번에 증차되는 3390대 는 신규로 단행된 것이 아닌 셈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영업용 화물차 허가건수가 하나도 없었다. 수요에 비해 부족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사실상 신규증차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화물운수법에서는 노란색 번호판을 발급받지 못한 자가용 화물차가 돈을 받고 화물운송을 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 2004년 화물연대 파업을 계기로 '영업용 번호판 발급 기준'이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화물차 과잉 공급이 문제였다. 하지만 1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당시의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영업용 화물차 중 택배차량의 경우 부족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온라인 쇼핑 등의 활성화로 택배 물량이 늘어나면서 극심한 차량 부족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국내 택배 물동량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의 고속성장을 이어왔고 지난 5년 전부터 한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하며 성숙기에 진입했다. 또 지난해에는 두 자릿수 물동량 성장률을 재기록하며 도약하고 있다. ■ 양도양수 금지, 중.장기적으로 추진 노란색 번호판의 양도양수는 불법은 아니다. 현재 운수사업법에 양도양수가 허용돼 있다. 이는 지난 1962년에 법을 만들면서 양도양수를 허용한데서 기인한다. 당시 6.25 전쟁이 끝난지 10년밖에 지나지 않았고 화물자동차도 많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국가적으로 산업을 유지할 필요성이 있어서 그 사업권을 양도하도록 유도한 것이 변질돼 현재 돈을 받고 팔게 된 것. 특히 정상적인 운송 기능을 가지고 영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번호판을 팔고 사는 탈법적인 편법 시장이 형성돼 있어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국가에서 양도양수를 금지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이같은 움직임에는 동의하지만 생존권이 걸려있는 문제기 때문에 저항이 있을 것으로 보고 쉽게 손을 못대는 상황이다. 다만 정부와 업계가 함께 중장기 계획을 세워서 양도양수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1t 이하의 차량에 대해서 부분적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가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 물류산업부 관계자는 "노란색 번호판의 양도양수와 관련해 문제점이 있고 개선해야한다는 필요성은 느끼고 있다"면서 "해결 방안이 이곳 저곳에서 나오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진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2016-03-08 18:12:44[파이낸셜뉴스] 다툰 아내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집에 불을 내고 음주 운전까지 해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19일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제1형사부는 현주건조물방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운전), 자동차 관리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A씨(66)의 항소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 30일 오후 강원 평창군에서 배우자 B씨(65)와 함께 살던 주택에 불을 내 태운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자신의 과거 정신병원 입원이 B 씨 때문이라고 생각해 다퉜고, 이후 B씨가 자녀 집에 간 뒤 돌아오지 않자 화가 난다는 이유로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방화 후 평창군 미탄면 도로부터 영월군 영월읍 주차장까지 약 27㎞ 거리를 술에 취한 상태(혈중알코올농도 0.106%)로 화물차를 몰았고, 이후에도 약 4㎞ 거리를 음주 상태로 계속 운전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화물차 앞 번호판을 임의로 떼어내고 차 뒤 번호판도 돌로 내려치고 발로 차 파손했다. 사건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영월지원은 "치밀하고 계획적인 수법으로 범행을 준비한 점, 진화 노력 없이 현장을 이탈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이유로, 검찰은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각각 항소장을 냈으나 2심 재판부는 "항소이유로 주장한 양형 요소들은 이미 원심에서 충분히 고려됐다"고 판시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10-19 16:37:57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비슈케크에서 계획한 일들이 거의 끝나가자 슬슬 이곳을 떠나 다음 나라로 갈 준비를 했다. 서너달가량 아무 문제없이 잘 달려준 까브리지만 한국분들이 많은 비슈케크에서 한번 체크하고 가는 것이 좋겠다 싶어 한국인 사장님이 운영하는 코리아모터스란 정비소를 소개받아 찾아갔다. 친절하신 사장님은 까브리 안쪽 타이어까지 꼼꼼하게 공기압체크를 해주시고 차를 잘 돌봐주셔서 매우 든든했다. 비슈케크를 떠나기 전 들린 곳은 '카페 비스킷'이다. 이곳에 도착한 첫주에 현지분들과 처음 만나 식사를 한 곳인데 정말 맛있고 저렴해서 앞으로 이런 식당을 또 만나랴 싶어 탄이와 둘이서 비슈케크 마지막 식사를 하러왔다. 작은 마시멜로가 듬뿍 올라간 코코아로 당을 채우고 행복해하는 탄이. 내가 좋아하는 브런치요리가 예쁘게 담겨 나왔다. 샐러드, 수란, 핫케잌, 베이컨 등등 맛있게 냠냠. 다음 목적지는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이다. 목적지까지 3일이상이 걸리는 장거리 여행이 될것이다. 카자흐스탄을 경유하는 코스도 있지만 국경을 2번이나 넘는 것이 부담이 돼서 키르기스스탄 남서쪽의 오시(Osh)를 통해 우즈벡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비슈케크를 출발하는 아침, 새벽에 눈이 떠졌다. 두달간 머무르며 좋은 분들과 의미있는 경험을 하는 시간도 좋았지만 다시 여행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새로운 흥분과 설레임이 우리를 사로잡았다. 여태껏 비슈케크에서 카라콜, 이식쿨호수, 나른 등등 주변을 다닐때는 항상 동쪽으로 갔었는데 처음으로 서쪽으로 방향을 잡고 떠난다. 가을이 된 비슈케크는 여름내 한방울도 안온 비가 많이도 내린다. 출발하는 날에는 약간 흐렸지만 비는 안와서 짐 싣기 좋았다. 비슈케크에서 왔다갔다 할 때와는 다른 느낌의 드라이브. 이제 알지 못하는 새로운 곳으로 떠난다는 실감이 몹시도 든다. 하늘에 아름다운 뭉게구름과 저멀리 병풍처럼 이어진 키르기스의 설산과 황금빛 들판이 엽서속 풍경인양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한참을 달려 산 근처까지 다다르자 웬 화물차들이 끝이 없는 줄을 지으며 길 양옆에 서있다. 이 차들은 뭘까? 설마 우리도 줄서서 기다려야 하는 건 아니겠지? 살짝 불안한 마음으로 끝까지 가보자 황당하게도 톨게이트가 나왔다. 한국 떠난 후 처음 보는 톨게이트다. 827솜을 내고 QR코드가 있는 영수증같은 것을 받았는데 징수원이 열심히 설명하는 것이 표를 절대 버리면 안된다고 하는 듯 하다. 나중에 확인하는 곳이 있으니 잘 간수해야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결국 아무도 보자고 한 사람은 없었다. 해발 3000m를 향한 본격적인 자동차 산행이 시작 되었다. 구불구불 오르막 산길을 계속 가다보니 눈이 쌓인 산들이 옆으로 지나간다. 코너를 돌 때마다 새로운 풍경이 나온다. 스마트폰의 고도계 앱으로 계속 현재 고도를 확인했는데 2000, 2500, 드디어 3000m가 넘었다. 세상이 온통 하얗고 눈보라가 겨울왕국인듯 신비한 장면을 만들고 있었다. 아스팔트 위로 눈알갱이인지 연기같은 하얀 가루들이 바람에 물결무늬를 만드는 모습이 신기하다. 하지만 내리는 눈과 안개에 시야가 점점 안좋아져서 도로의 상태가 걱정되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때 다행히도 탄의 레이더에 들어온 노련한 운전자의 차 한대. 든든한 선행차 친구가 있으니 초행길도 문제 없다. 룰루랄라 따라가다보니 터널이 나왔다. 한국을 떠난 이후로 처음 보는것이 톨게이트뿐이 아니었다. 그 넓은 시베리아와 세나라를 다니는 동안 단 한개의 터널도 없었던거다. 큰 트럭들이 터널앞에 줄서있는데 우리 친구차는 옆을 지나쳐 들어가는 것이 대충 분위기가 터널이 좁아서 큰 트럭은 신호등의 신호를 받고 가야하고 작은 차들은 그냥 가도 되는 것 같았다. 터널앞 신호등은 빨간불이었지만 우리도 얼른 친구차를 따라 들어갔다. 터널 폭은 좁고 노면은 울퉁불퉁해서 속도를 낼 수가 없다. 생각보다 꽤 긴 터널이었다. 터널을 빠져나오자 이곳은 눈이 펑펑내리는 완전히 하얀 눈으로 뒤덮인 세상이다. 길가옆에 부랴부랴 스노우체인을 장착하는 승용차들이 여럿 보였다. 다행히 까브리는 겨울용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다. 빙판에 미끄러지는 것은 매한가지지만 그래도 좀 위안이 된다. 앞차의 흔들림이 심상지 않은 것을 보니 바짝 긴장이 된다. 눈과 얼음으로 길에 심한 요철구간을 지난다. 쿵덕쿵덕 천장에 머리를 찧을 정도로 흔들리며 우리도 조심조심 지나갔다. 도로의 난이도가 계속해서 올라가는 것 같다. 그래도 노련한 선행차가 있어 다행이다. 절대 놓치지 말아야겠다. 탄이는 내가 아름답다고 하는 경치 보랴 어려운 구간 운전하랴 바쁘다. 터널을 지나니 곧 내리막길이 되어 산을 어느정도 내려오자 도로상태가 매끈하니 좋아졌다. 산을 내려오자 좀전에 눈보라에 온세상이 하얗던 겨울왕국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봄이 찾아왔다. 계속 달려 한두시간이 지나자 이번엔 뙤약볕이 내리쬐고 민둥산에 갈색들판의 사막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대체 하루에 몇가지 계절을 보는건지 참 버라이어티하다. 점심 즈음에 커다란 호수를 만났다. 호수 가까이 차를 대고 잠시 쉬며 식사를 하기로 했다. 구름 사이로 햇빛 줄기가 퍼지고 영롱한 푸른빛의 호숫물이 반짝이고 주변의 높은 언덕은 맨 흙의 속살을 드러내며 태초에 지어진 구불구불한 모습으로 호수를 두르고 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한다. 오늘 하루동안 정말 다양한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열심히 일하며 보낸 두달을 모두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계속해서 남서쪽으로 달리고 달려 해가 지기 시작할때가 되어 차박할 곳을 찾기 시작했다. 길에서 조금 들어간 평지에 강이 내려다보이는 멋진 정박지를 발견하고 들어갔다. 풍경이 예술이다. 내일 아침 일어나면 어떨까 기대된다. 그런데 우리가 차를 세운 언덕 바로 아래쪽에 살림집이 있어 탄이가 이곳에 차를 대고 자도 괜찮겠냐고 물어봐야겠다며 갔다. 처음엔 돈을 내라고 해서 그럼 그냥 가겠다고 하자 그냥 자도 된다고 했다고 한다. 그집 아이들과도 가볍게 눈인사를 나누었다. 차를 잘 대고 잠을 청하는데 개짖는 소리가 심상치가 않다. 개떼가 차를 둘러싸고 짖는 듯이 위협적이고 너무 시끄러워서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개떼가 밤에 노는 곳을 우리가 뺏은건가 싶을 정도였다. 버티다버티다 안되겠어서 일어나 깜깜한 밤 조용히 다른 잘곳을 찾아 차를 몰았다. 길옆 작은 마을로 들어가서 적당한 곳을 발견하고 나머지 잠을 잤다. 오늘은 국경을 넘는 날이다. 지도를 보니 오시까지 안가더라도 근처 1시간거리에 국경이 있는 듯 했다. 꼭 오시에 갈일이 있는게 아니니 '더 빠른 국경이 있으면 좋지' 하며 찾아갔다. 마을에 도착하자 국경 근처부터 차와 사람들이 엄청 많다. 차는 많은데 길이 막혀있다. 내려서 물어보고 말이 안통해 고생하다 겨우 알아낸 것은 차량 통과는 안되고 사람만 왕래가 가능한 국경인 모양이다. 사람들이 괜히 오시 이야기를 한게 아니었다. 뭐 이것으로 사람만 통과 가능한 국경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치고 다시 오시로 향했다. 오시에 다다르자 차가 막히기 시작한다. 다시 도시에 들어온 느낌이다. 러시아번호판을 단 차량이 종종 보인다. 징집을 피해 주변국으로 도망가는 사람들이 있다던데 그런 사람들인가 싶었다. 키르기스스탄 제2도시 오시, 도시의 분주함이 느껴진다 드디어 국경검문소에 도착했다. 커다란 화물트럭들이 줄지어 서있다. 검문소 앞에 도착하니 바로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알고보니 길 좌우에 세워진 승용차들이 다 입국을 기다리고 있는 차들이었다. 말도 안통하는데 삐끼인듯한 사람이 자꾸 와서 말을 건다. 대충 눈치가 돈을 내면 빨리 들어갈 수 있게 해준다는 것 같은데 그냥 무시하는 것이 상책이다. 한시간 정도 기다리자 드디어 우리 차례가 왔다. 기다림이 길어져서 삐끼도움이라도 받아야하나 좀 고민하고 있었는데 역시 기다리니 순서대로 해준다. 다행이다. 군인의 지시대로 안쪽으로 들어왔다. 국경을 넘는 다른 차들은 대개 짐이 없다. 불필요한 의심을 안받고 검문과정을 쉽게 넘기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맥시멀리스트로 4계절 살림을 다 싣고 다니니 입국심사가 오래걸릴 수 밖에 없다. 키르기스출국심사를 통과하고 우즈벡 입국심사를 받을때엔 벌써 해가 졌다. 입국심사 때에는 동승자는 하차해서 도보로 통과하라는 지시를 받고 이번에는 당황하지 않고 여권과 간단한 배낭 하나를 들고 내렸다. 현지인들 사이에 섞여 걸어가다가 검문대 앞에 줄을 서서 주변을 둘러보니 희잡 쓴 아주머니들이 농산물 등 짐을 잔뜩 들고 간다. 여기도 국경간 농산물 통과가 자유롭나보다. X레이 검사대 같은 것이 있긴했는데 그냥 옆으로 지나서 십여분 만에 국경을 통과했다. 키르기스 국경보다는 훨씬 큰 상점과 음식점,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탄이를 기다렸다. 낮엔 더웠는데 밤이 되자 기온이 점점 내려간다. 얇은 긴팔 하나만 입고 나왔는데 너무 추워서 몸이 덜덜 떨릴 정도였다. 몸을 움직이면 좀 덜 추울까 하고 손으로 팔을 비비며 깡총깡총 뛰고 있는데 뒤쪽에서 누가 오더니 말을 건다. 음식점 주인이 나의 벌벌 떠는 모습을 보고는 실내에서 기다리라며 고마운 제안을 해주셨다. 마침 손님이 하나 없어 편하게 테이블에 앉아서 기다릴 수 있었다. 가게에서도 내가 떨고 있는 걸 보더니 입고 있던 얇은 패딩 윗옷을 벗어 덮어주기까지 했다. 염치없었지만 너무 추워서 냉큼 받았다. 민망하고도 감사한 일이었다. 3시간정도 기다린 후에 드디어 탄이 까브리와 함께 나왔다. 나그네의 어려움을 지나치지 않고 온정을 베풀어주신 고마운 음식점 사장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까브리에 탔다. 나는 도움 받은 일을 탄이에게 신나게 이야기하고 탄이는 국경 넘은 과정을 이야기해주었다. 생각보다 그렇게 까다롭게 하지 않았다고 한다. 우즈베키스탄 입국을 자축하며 잘 곳을 찾아 가까운 작은 도시에 들어갔다. 한적한 어떤 주차장에서 차박을 하기로 했다. 큰길에서 약간 들어간 곳이라 조용하고 한산했는데 자다가 지나가는 사람들 목소리가 들려 긴장하기도 했지만 별일 없이 잘 잤다. 무사히 하룻밤을 또 보내고 이제 드디어 타슈켄트에 도착하는 날이다. 새로운 나라에 왔으니 환전과 유심구입을 해야한다. 키르기스 돈은 솜인데 우즈벡 돈은 숨이다. 오 다르고 우 다르다. 안디잔과 나망간을 경유해서 400km 6시간 거리이니 오후에는 도착하겠다 싶었다. 우즈벡의 도로는 키르기스스탄보다 넓고 포장 상태도 좋다. 여정이 편안하다. 가는 길에 보이는 차들이 거의가 하얀색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하얀색 다마스가 엄청 많이 눈에 띄어 한번에 5~6대의 하얀색 다마스를 보는 것은 일도 아니다. 마치 하얀양떼가 우르르 함께 돌아다니는 것 같은 모습이 귀엽기까지 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대우에서 우즈벡에 공장을 세워 여기서 생산된 다마스가 매우 저렴하게 판매되어 인기가 많다고 한다. 우즈벡의 도로는 정비 잘된 고속도로의 느낌이어서 어제 지나온 길들이 꿈처럼 느껴졌다. 우리 마음속에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였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SKa6Pdx5afI?si=SOqgaoMsnZ3dwvzN>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7-11 14:5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