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제 교육 성취도 평가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이 최상위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기초 수준의 낮은 성취도 학생의 비율 역시 다른 평가국에 비해 현저하게 나타났다.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가 12일 공식 발표한 ‘국제 컴퓨터·정보 소양 연구(ICILS) 2023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컴퓨터·정보 소양'에서 1위, '컴퓨팅 사고력'에서 2위로 평가 받았다. 국제 컴퓨터·정보 소양 연구(ICILS)는 컴퓨터·정보 소양과 컴퓨팅 사고력을 측정하는 평가로 국제적인 비교와 교육 맥락 변인과의 관계성을 파악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컴퓨터·정보 소양 영역에서는 웹사이트에 제시된 정보의 신뢰도를 판단하고 근거를 제시하는 능력을 검증한다. 컴퓨팅 사고력은 코딩의 원리를 활용해 과제를 해결하는 능력 등을 평가하는 영역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부터 중2를 대상으로 5년 주기로 시행하고 있다. 이번 2023 주기에는 중학교 152개교의 중2 학생 3723명이 참여했다. 전체 34개국 참여자는 5299개교 13만2988명에 이른다. 성취 수준은 1수준(기초), 2수준(보통), 3수준(우수), 4수준(최상위)로 나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1위를 차지한 컴퓨터·정보 소양에서 6%, 2위 컴퓨터 사고력에서는 15%가 최고 등급인 4수준으로 평가 받았다. 참여국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1수준 학생의 비율 역시 컴퓨터·정보소양에서 27%로 참여국 가운데 가장 낮았다. 컴퓨터 사고력 영역에서도 1수준 학생 비율은 21%로 참여국 중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특히, 컴퓨터·정보 소양 영역에서 우리나라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전 주기인 2018년과 비교해 국제 수준은 1수준 이하 비율이 대폭 증가(43→51%)하고 2수준 이상 비율은 감소(57→49%)하는 추세다. 반면 우리나라는 1수준(기초) 이하 학생 비율이 감소(28→27%)하고 2수준(보통) 이상 비율은 증가(72→73%)한 모습을 보였다. 교육 맥락 변인을 파악하기 위해 함께 진행된 설문조사에서도 ‘안전하고 책임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사용에 대한 학습 정도’와 ‘ICT가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긍정적으로 인식한 정도’가 국제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학부모 또는 보호자가 학교 밖에서 학생들의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에 제한을 두지 않는 비율 역시 국제 평균보다 높았다. 반면 창작·예술, 정보 교과 이외 과목에서의 ICT 사용 비율은 국제 평균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ICT를 사용해 과제를 수행하는 것에 대한 학생들의 자아 효능감도 평균 이하였다. 교육부는 "디지털 기기를 학습 등에 효과적으로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공교육 내에서 디지털 기기를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학교 밖에서의 디지털 기기 사용에 대해 제한이 덜한 만큼 디지털 기기 과몰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학교 차원의 디지털 시민교육 강화와 동시에 가정에서도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고영종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컴퓨터·정보 소양과 컴퓨팅 사고력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갈 학생들이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이므로 공교육 내에서 함양할 수 있는 기회를 더 제공해야 한다”며 “내년부터 디지털 소양을 강조하는 '2022 개정 교육과정'과 학생 맞춤 교육을 위한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되는 만큼 학생들이 디지털 기기를 올바르고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디지털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4-11-12 12:51:18[파이낸셜뉴스] 방위사업청은 경남 거제 한화오션에서 노후화된 군수지원함을 대체할 '소양급' 군수지원함(AOE-Ⅱ) 2번함의 건조 사업 착수회의를 지난 25일 개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천지급 3척 중 가장 먼저 취역해 30년 넘게 운용된 천지함을 대체하기 위해 새로운 소양급 군수지원함을 추가로 1척 건조하는 사업이다. 군수지원함은 작전 중인 함정에 유류, 탄약, 식량 등 군수물자를 해상에서 직접 보급하는 함정이다. 주로 전투함을 지원하며, 항구로 복귀할 필요 없이 해상에서 바로 보급이 가능하다. 지난 2022년 12월 제148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선 함 건조 계획을 의결했고, 올해 8월 한화오션과 계약을 체결했다. 방사청은 당초 예상보다 1년 이상을 단축해 함 건조에 착수했고, 2028년까지 건조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방사청은 "해군, 조선소, 방사청 관계자 등이 참석한 이번 회의는 함 건조사업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자리로, 참석자들과 개선설계 등 주요 사항을 논의하고 관련기관 간 협업을 다지기 위해 개최됐다"고 설명했다. 신현승 방사청 함정사업부장(해군 준장)은 "군수에 따라 전쟁의 향방이 결정된다는 교훈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다시 증명됐다"며 "완성도 높은 신형 군수지원함을 건조해 해군 작전을 완벽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새로 건조하는 군수지원함 2차 함정은 천지급 군수지원함에 비해 최대 속력이 약 4노트 이상 빠르고, 2배 이상의 보급물자 적재가 가능하다. 또한 보급물자를 담은 컨테이너를 직접 실을 수 있어서 적재 속도가 빨라지고, 헬기를 통한 보급이 가능하도록 비행갑판과 격납고를 갖춘다. 방사청은 지난 2018년 취역한 소양급 선도함 소양함을 운용하는 동안 승조원이 제기한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그간 발전한 무선통신·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해 2번함엔 통합기관제어체계를 최초로 국산화해 탑재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 군수지원함은 총 4척으로 물자 4600t을 보급할 수 있는 천지급(AOE-I) 3척(천지함·대청함·화천함)과 1만1000t을 보급할 수 있는 소양급(AOE-Ⅱ) 1척(소양함)이 있다. 군수지원함 2차 함정이 건조 완료되면 우리나라 군수지원함의 보급능력은 4600t급 2척과 1만1000t급 2척으로 현재 대비 25% 이상 향상돼 해군의 원양작전, 외국 해군과의 연합훈련, 장거리 순항훈련 등의 작전 능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9-30 10:54:29[파이낸셜뉴스] 부산시교육청은 지난 2022년 10월부터 개발해 온 디지털 소양 교육 보조교재 ‘디지털은 내 친구’ 제작을 모두 마쳤다고 5일 밝혔다. 이 교재는 2022 개정 교육과정 도입에 앞서 선제적으로 소프트웨어(SW)·인공지능(AI) 교육과정 시수를 확대함에 따라 학교 현장의 디지털 소양 교육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2022년 10월부터 임화경 부산교육대학교 컴퓨터교육학과 교수와 관내 초등학교 교사 17명으로 구성한 개발단이 교재를 개발해 왔다. 이들은 1년 6개월간 활동을 통해 지난해 3월 5학년용, 지난해 9월 3·4학년용, 올해 2월 1·2학년용 보조교재를 개발했다. 교재 내용은 △디지털과 만나요(1학년) △디지털과 놀아요(2학년) △디지털 기기와 친해져요(3학년) △앱과 친해져요(4학년)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을 체험해요(5학년) 등 학생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주제로 구성했다. 이들 교재는 관내 초등학교 1~5학년 모든 학생에게 배포되고, 현장에서 SW·AI 교과·창체교과 시간에 활용될 예정이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4-03-05 10:11:40【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경기도교육청은 '2022 개정 교육과정 디지털 소양 교육 가이드 자료'를 전국 최초로 개발해 보급했다고 27일 밝혔다. 도교육청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디지털 소양 체계'를 안내하고, 교과별 성취기준과 연계해 디지털 소양을 높이기 위해 현장 교원들과 함께 자료를 개발했다. 특히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디지털 소양 체계와 연계해 중·고등학교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교과별 성취기준을 분석하고 디지털 소양을 높일 수 있는 수업 사례 중심으로 개발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주요 내용으로는 2022 개정 교육과정 디지털 소양, 디지털 소양 영역별 교과 성취기준 특징, 디지털 소양 세부 요소와 교과 성취기준 연계성 분석, 교과별 디지털 소양 교수학습 사례이다. 국어과 교수·학습사례는 '전자책 출간을 위한 글쓰기 개요 작성하기'에서 디지털 정보 분석과 표현, 디지털 콘텐츠 생성에 대한 소양이다. 수학과는 '디지털 기반 통계 프로젝트'에 참여해 정보 분석과 표현, 디지털 문제해결 소양을 익히며, 과학과 데이터 분석 및 AI 도구를 활용한 재해 재난 안전 프로젝트'에서는 디지털 정보의 활용과 생성, 디지털 의사소통과 문제해결의 소양을 익힌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영어 광고 제작 프로젝트'로 인공지능의 활용 및 디지털 의사소통 소양을 함양하고, 'AI 활용 사회 문제해결 리포트 작성하기'로 인공지능의 활용, 자료 수집과 저장 소양을 익힌다. 자료는 전자책 형태로 보급되며 도교육청 누리집 미래교육담당관 통합자료실을 통해서 내려받을 수 있다. 도교육청 하미진 미래교육담당관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모든 교과와 연계된 디지털 소양 교육은 인성과 역량을 갖춘 디지털 시민을 키우기 위한 교육"이라며 "전국 최초로 제작한 디지털 소양 교육 자료가 디지털 시민교육 실천에 도움 되길 기대한디"고 말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4-02-27 11:27:56[파이낸셜뉴스] 부산시교육청이 학교 여건을 고려한 맞춤형 디지털 소양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초등학교 1·2학년용 보조교재 ‘디지털은 내 친구 1·2’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교재는 2022 개정 교육과정 도입에 앞서 선제적으로 소프트웨어(SW)·인공지능(AI) 교육 교육과정 시수를 확대해 학교 현장의 디지털 소양 교육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9월부터 임화경 부산교육대학교 컴퓨터교육학과 교수와 관내 초등학교 교사 8명으로 구성한 개발단을 통해 교재를 개발해 왔다. 1학년 교재는 안녕, 디지털, 뚝딱, 디지털 등 2개 주제로 이뤄졌다. 컴퓨터를 구성하는 주변기기의 모양을 생활 속 물건에 빗대어 자세히 관찰하고 활동하는 내용을 담았다. 2학년 교재는 ‘이진이의 똑똑한 생활’을 주제로 컴퓨터를 구성하는 주변기기의 기능을 알아보기, ‘이진이의 편리한 생활’을 주제로 디지털 기기의 다양한 활용 사례를 통한 생활 관련성 등을 이해하기 쉽게 구성했다. 시교육청은 오는 3월 본격적인 보급에 앞서 교재의 수업 활용을 돕기 위한 연수를 운영한다. 19일부터 22일까지 부산교육연구정보원에서 관내 초등 1·2학년 디지털 소양 교육 담당 교사 96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이 연수에 참여한 학교별, 학년별 대표 교사 1~2명은 1학기 개학 후 소속 학교 같은 학년 교사에게 전달 연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4-02-19 09:45:16[파이낸셜뉴스] 개인에 특성에 맞춰 체질을 구분해 진단·치료하는 사상의학은 한국 고유 의학이다. 증상에 따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특성에 맞춰 진단하고 치료하는 방식이다. 태음인, 태양인, 소음인, 소양인으로 구분되는 사상체질은 개개인의 신체 특성과 건강 수준, 몸이 차고 따뜻한 정도가 모두 달라 그에 맞는 치료를 적용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사상체질과 황민우 교수는 사상의학은 단순히 체질을 구분해 진단하는 것이 아닌, 사람이 보다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의학이라고 29일 밝혔다. 사상체질은 네 가지 유형으로 사람을 구분한다. 체질의 구분은 외형이나 성격의 구분도 있지만 이와 함께 장기의 크고 작음, 즉 기능이 강하고 약함 등 특징으로도 구분된다. 소음인은 신대비소(腎大脾小)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신(腎)은 신장을 의미하고 비(脾)는 비장이 아니라 췌장에 더 가까운 개념이다. 대사기능이 느린 편이고, 소화 기능이 취약하며 대변을 저장하려는 기능이 강해 배변이 수월하지 못하다는 특징이 있다. 성격적으로는 측은지심(가까운 사람을 아끼고 보호하려는 마음)을 타고났다. 소양인은 비대신소(脾大腎小)한 몸의 특성으로 인해 대사기능이 빠른 편이다. 배변이 규칙적이며 빠르고 소화 기능이 비교적 잘 유지된다. 성격적으로는 사양지심(사회적인 약속과 규칙을 지키려는 마음)을 타고났다. 태음인은 간대폐소(肝大肺小)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몸 밖으로 나가는 기운이 약하고 몸 안으로 모으는 기운이 강해 땀, 소변, 대변이 충분히 배출되지 않아 체중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성격은 수오지심(끈끈한 의리를 중요시하는 마음)을 타고났다. 태양인은 폐대간소(肺大肝小)한 몸의 특성으로 인해 몸 안으로 모으는 기운이 약하다. 대신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기운이 강해 마른 체격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성격은 시비지심(인간의 양심과 공공성을 중요시하는 마음)을 타고났다. 황 교수는 "사상의학은 단순히 체질을 구분해 진단하는 것이 아닌, 사람이 보다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의학"이라며 "기본 인식은 ‘사람이 욕심을 부리면 몸에 손상을 끼쳐 병이 된다’에서 시작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흔히 사상체질을 이야기하면 태음인은 무슨 음식이 좋고, 소양인에겐 무슨 운동이 좋다는 식의 정보를 이야기한 하는데 이런 접근법은 사상의학의 핵심과 거리가 멀다”고 덧붙였다. 사상의학에서는 치료법은 2가지로 구분한다. 첫째는 무법(武法)으로 적극적인 치료법이다. 전문적인 진료를 통한 진단에 따라 약물치료, 침구 치료 등의 적극적인 치료법을 적용한다. 건강이 좋지 않아 급히 치료가 필요한 상태에 주로 쓰인다. 둘째는 문법(文法)으로 무법에 비해 근본적인 치료법에 해당하며 마음 조절법, 생활 습관 교정 등의 방법이 동원된다. 황민우 교수는 “특정한 질환은 아닌 것 같은데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면 사상체질 분석을 해보고 이에 맞는 치료법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1-29 08:51:37"고학력 여성들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향후 한국 경제발전을 좌우합니다. 여성 인재 배출을 선도하는 이화여대에서 경제학적 소양을 갖춘 여성 과학자나 공학자들을 많이 양성하고 싶습니다. 학자로서는 국가의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갈 경우 제 연구나 언론을 통해 '바른 소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포부입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사진)는 3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교육자이자 경제학자로서의 포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석 교수는 1996년 서울대 경제학부에 입학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경제학원론 강의를 듣고 경제학자의 꿈을 키웠다. 이후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의 권유로 미국 유학길에 올라 박사학위를 받은 뒤 오하이오주립대 조교수를 거쳐 이화여대에 부임했다. 이화여대 강단에 선 이후 인문·사회계열 학생뿐만 아니라 공학·과학을 전공하는 학생들도 만났다는 석 교수는 "과학자들이나 공학자들도 경제정책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고, 이런 인재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거시경제 전문가인 석 교수는 한국 경제와 세계 경제성장률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해법으로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와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꼽았다. 한국 경제성장률 저하는 인구 급감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이 주 원인이다. 이를 노동자 1인당 생산성을 끌어올려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현저히 낮은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정보기술(IT) 발달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석 교수는 "애플만 보더라도 금융산업에 진출해 월렛이나 애플페이 등의 금융거래·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네이버나 삼성전자, 하나은행 등은 금산분리 규제 탓에 애플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어 경쟁력 측면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은행의 경우 IT 산업인 알뜰폰 서비스에 진출한다면 고객의 통신비 납부 패턴을 통해 대출 원리금을 얼마나 성실히 상환할 것인지 미리 확인,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러한 사례들이 융합돼 금융·정보기술 산업의 노동 생산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역설했다. 석 교수는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떠오른 가계부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조언도 건넸다. 그는 잡히지 않는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해 "수도권 등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핵심지에 신규 주택공급을 늘릴 방안을 발표하며 집값 상승 기대를 꺾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책자금대출이나 전세보증금 반환대출 등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예외 적용 대출을 점진적으로 줄여 나가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언급했다. 부동산 PF 리스크에 관해서는 건설사 연쇄도산으로 실물경제에 타격이 커질 수 있으므로 부실사업장은 경매 처분해 남은 채권을 회수하고, 수익성이 있는 사업장은 자금을 지원해 살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석 교수는 올해 경기가 'L자형' 경기침체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상반기에 물가를 잡기 위해 재정정책·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영할 경우 하반기에는 물가가 안정되는 대신 경기침체가 도래한다는 얘기다. 석 교수는 "하반기에는 통화정책 기조 전환(기준금리 인하)을 통해 소비·투자를 회복시켜 경기침체에 대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석 교수는 올해 연구계획에 대해 "부동산 자산 불평등도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에 대한 연구, 하반기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 시행과 통화정책 완화적 전환 중 어느 것이 효과적인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01-03 18:31:59[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조선후기에 이제마라는 의원이 있었다. 이제마는 사람의 체질을 소음인, 소양인, 태음인, 태양인으로 구분해서 치료를 달리했다. 이제마의 치료법은 일반 의원들의 치료법과 사뭇 달라서 소위 사상의학으로 불렸다. 어느 해 봄 청명(淸明) 시기, 이제마는 소양인 상한(傷寒)에 열이 나면서 발광(發狂)하며 헛소리하는 사내를 치료한 적이 있었다. 상한(傷寒)은 감기나 발열성, 전염성 질환으로 인한 열병을 칭하는 병증이다. 소양인은 음허(陰虛)하면서 열이 많아 쉽게 화열병(火熱病)에 걸린다. 성격이 급하고 화가 많으며 욱하는 성질이 있다. 상체가 발달해서 어깨가 발달하고 골반이 좁다. 장부기능은 비대신소(脾大腎少) 해서 소화기 기능은 발달해 있으면서 비뇨생식기 기능은 약한 편이다. 평상시 병이 없을 때에도 열이 많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사내가 상한에 걸린 지 4~5일이 지난 어느 날 정오경이었다. 그런데 사내는 갑자기 숨이 차고 호흡이 가빠졌다. 이제마는 언제나 그랬듯이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 1첩을 처방했다. 육미지황탕은 신수(腎水)를 보하는 처방으로 신음(腎陰)이 부족한 소양인에게 아주 흔하게 쓰이는 처방이다. 사실 당시만 해도 이제마는 소양인에게 육미지황탕이 최고로 알고 다른 약을 쓸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육미지황탕을 복용한 사내는 숨찬 것이 바로 진정되었다. 그러나 며칠 후에 다시 발광을 하면서 헛소리를 하고 숨찬 증상이 도졌다. 이제마는 다시 육미지황탕 1첩을 썼다. 그러나 숨찬 것은 약간 진정되는 것 같았지만 지난번처럼 효과적이지 않았다. 사내는 3일 내내 계속해서 발광을 했고 숨찬 증상은 심해졌다. 이제마는 또다시 육미지황탕을 처방했지만 이제는 숨찬 증상은 조금도 효과가 없었다. 심지어 열이 오르고 혀가 말리며 풍(風)이 동해서 이를 악물고 말을 못하게 되는 증상까지 생겼다. 파상풍에 의한 아관긴급(牙關緊急)과 같은 증상이었다. 이제마는 급하게 백호탕(白虎湯) 1첩을 처방했다. 백호탕은 성질이 아주 차가운 석고(石膏)를 군약(君藥)으로 한 고열을 동반한 급성 전염성질환이나 염증이 심각한 중증상태에 사용하는 처방이다. 그러나 사내는 입을 벌릴 수가 없어 입으로 탕약을 마시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대나무 관을 이용해서 사내의 코 안에 넣고 약을 관 속으로 집어넣었다. 다행히 꿀꺽~ 꿀꺽~ 사레에 걸리지 않고 잘 삼켰다. 이제마는 연속해서 백호탕 3첩을 달여서 대나무 대롱을 통해 흘려 내려 보냈다. 사내는 고통스러운지 몸부림쳤다. 겨우 3첩을 모두 먹이고 나자 사내의 뱃속에서는 천둥소리가 났고 아주 큰 소리로 방귀를 뀌었다. 이제마는 백호탕을 더 달여서 먹이도록 했다. 이렇게 그날 오후 1시경부터 한 밤중까지 콧속으로 들어간 석고의 양만 해도 8냥이나 되었다. 8냥이면 거의 300그램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이다. 그날 밤 사내의 배는 팽창되어 대단하게 부풀어 올랐다. 며칠째 대변을 보지 못한 상태였다. 사내는 갑자기 각궁반장(角弓反張)의 증세로 몸을 활처럼 뒤집더니 이후에 잠시 있다가 땀이 나고 잠이 들었다. 그러고 나서는 다음 날 아침이 밝자 엄청난 양의 대변을 봤다. 그랬더니 열이 떨어지고 구금(口噤)증상도 모두 회복이 되었다. 이제마는 ‘소양인 열병에는 변통(便通)이 중요하구나’하고 생각했다. 변통(便通)이 되면서 하기(下氣)가 된 것이다. 어느 날은 다른 소양인 사내가 상한병에 걸린 이후 꿩고기탕을 먹고 나서 온 몸의 피부에 양독발반(陽毒發斑)이 피어올랐다. 양독발반은 일종의 열꽃이다. 이제마는 이 증상을 열독(熱毒)에 의한 것으로 보고 이 사내에게도 백호탕 3첩을 연속해서 복용토록 했다. 그러나 그 사내는 무슨 연유인지 몰라도 반 첩만 복용하고서 복용을 멈췄다. 며칠 후 그 사내는 헛소리를 하면서 병이 심해졌다. 사내의 집에서는 급히 이제마에게 찾아와 살려달라고 하소연을 했다. 저녁 무렵 이제마가 급히 환자의 집에 가 보니 사내는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고 귀가 잘 들이지 않았으며 풍(風)이 동할 조짐이 보였다. 혀에는 백태가 심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사내도 대변을 며칠째 보지 못했다고 했다. 이제마는 어떻게든지 급하게 변통(便通)시키고자 했다. 당시 이제마의 약주머니에는 석고 1근과 활석 1냥이 들어 있었다. 이제마는 급하게 가지고 있는 석고 1근과 활석 1냥을 모두 한꺼번에 달여서 먹이게 했다. 그래도 대변이 안 나오자 이튿날 날이 밝자마자 약방에서 석고 1냥과 활석 1돈을 가져와서 달여 먹였다. 다행스럽게도 곧바로 대변이 쏟아져 나왔다. 피부에 난 열꽃도 바로 사그라들었다. 그러나 환자의 가족들이 석고를 너무 많은 양을 먹이는 것이 아니냐고 불안해 해서 처방을 더 이상 하지 못했다. 아니나 다를까 며칠 후 사내의 대변이 다시 막혔다. 이제마는 가족들을 안심시키고서는 다시 석고 1냥을 연이어서 달여 먹였다. 이렇게 5~6일 동안 처방된 석고는 무려 14냥이나 되었다. 사내는 일시적으로 발광(發狂)을 한 차례 했지만 날마다 변통(便通)이 되면서 말소리가 웅장해졌고 병이 점차 회복되기 시작했다. 결국 사내는 건강을 회복해서 대문 밖을 나다니게 되었다. 이제마는 많은 임상경험을 하면서 소양인 열병에는 대변을 통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화열병(火熱病)에 걸린 광증 환자들에게 엄청난 양의 석고를 처방해서 치료했다는 소문에 일반 의원들이 이제마를 찾았다. 일반 의원들도 석고가 들어간 백호탕을 간혹 처방하기도 했지만, 하루 2~3첩도 조심스러웠다. 사실 일반 의원들은 사상체질을 잘 몰라서 그냥 ‘열병에 걸린 광증환자를 석고로 치료했구나’하고 생각할 뿐이었다. 한 의원이 “백호탕을 그렇게 많은 양을 쓰면 복통이 있고 심하게 설사를 할까 봐 두렵습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이제마는 “소양인이라면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소양인의 속병에 변비(便祕)가 생겼다면 이미 중병입니다. 이때 용렬한 의원이 온열(溫熱)한 약이나 조열(燥熱)한 약을 쓰면 사람을 죽일 것이고, 백호탕과 같은 적방이라도 겁이 많아서 과감하게 처방하지 못해도 변통이 안되면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니 과감해야 합니다.”라고 했다. 이제마는 소양인이라면 평상시라도 변비를 없도록 해야 하고, 특히 어떤 병증이나 질환이라 할지라도 소양인에게 변비가 있다면 가장 먼저 변비를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명을 듣던 한 의원은 “체질에 대한 대강을 들을 수 있겠습니까?”하고 물었다. 이제마는 “동의보감 첫 장에 ‘살찐 사람은 습(濕)이 많고, 여윈 사람은 화가 많으며, 흰 사람은 폐기가 허하고, 검은 사람은 신기(腎氣)가 족하다. 사람마다 형색이 다르고 장부도 또한 다르니, 비록 외증(外症)이 같을지라도 치법은 판이하게 다르다’라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이를 근거로 체질로 발전시켜 치료할 뿐입니다.”라고 했다. 의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마는 이어서 “소음인은 특히 비위가 약하고 허냉증(虛冷症)이 많고, 소양인은 비뇨생식기가 약하고 화열증(火熱症)이 많고, 태음인은 심폐기능이 약하고 습증(濕熱症)이 많고, 태양인은 간기능이 약하고 기역증(氣逆症)이 많이 나타납니다. 따라서 사용되는 약재들도 차이가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또 다른 의원이 “그렇다면 체질별 치료에 가장 중시해야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하고 물었다. 그러자 이제마는 “이미 설명드렸다시피 소양인은 대변을 편하게 보고 화를 억제해야 하고, 소음인은 소화가 잘 되고 몸이 따뜻해야 하고, 태음인은 땀이 잘 나고 비만해지지 않아야 하고, 태양인은 소변을 시원스럽게 보고 하체가 튼튼해야 합니다.”라고 설명해 주었다. 이로써 사상체질에 관심을 갖는 의원들이 많이 생겨났다. 의원들은 이로써 처방을 복용하고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는 변증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지만 체질을 신경쓰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실제로 소양인이나 태음인이 인삼이나 홍삼을 복용하면 두통이나 안구충혈이 생기기도 하고, 소음인이 숙지황이나 구기자를 먹으면 설사를 한다. 또한 태음인의 습열(濕熱)을 제거하는 율무를 소음인이 먹으면 수분이 빠지면서 기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인삼이나 황기, 부자와 같은 온열한 약은 소음인이 아니면 함부로 처방하지 않았다. 그리고 숙지황이나 석고, 산수유는 소양인에게만 처방했다. 아무리 순한 약이라도 체질과 병증에 맞지 않으면 독이 되고, 아무리 독한 약이라도 체질과 병증에 맞으면 생명을 살리는 약이 된다. 만약 자신의 체질을 안다면 평상시 음식도 약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 제목의 〇〇은 ‘변비(便祕)’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동의수세보원> 嘗治, 少陽人, 傷寒發狂譫語證, 時, 則乙亥年, 淸明節候也. 少陽人, 一人, 得傷寒, 寒多熱少之病, 四五日後, 午未辰刻, 喘促短氣, 伊時, 經驗未熟, 但知少陽人應用藥, 六味湯, 最好之理, 故不敢用他藥, 而紙用六味湯一貼, 病人喘促, 卽時頓定, 又數日後, 病人, 發狂譫語, 喘促, 又發, 又用六味湯一貼, 則喘促, 雖少定, 而不如前日之頓定矣. 病人, 發狂連三日, 午後喘促, 又發, 又用六味湯, 喘促, 略不少定, 有頃, 舌卷動風, 口噤不語, 於是, 而始知六味湯之無能爲也. 急煎白虎湯, 一貼, 以竹管, 吹入病人鼻中下咽, 而察其動靜, 則舌卷口噤之證, 不觧, 而病人腹中, 微鳴. 仍以兩爐煎藥, 荏苒灌鼻, 數三貼後, 病人腹中, 大鳴, 放氣出焉. 三人扶持病人, 竹管吹鼻灌藥, 而病人氣力, 益屈强, 三人扶持之力, 幾不能支當矣. 又荏苒灌鼻, 自未申時, 至亥子時, 凡用石膏八兩. 末境, 病人腹中, 大脹, 角弓反張之證, 出焉, 角弓反張後, 少頃, 得汗, 而睡, 翌日平明, 病人, 又服白虎湯, 一貼, 日出後, 滑便一次, 而病快愈. 愈後, 有眼病, 用石膏ㆍ黃栢末各一錢, 日再服, 七八日後, 眼病, 亦愈. 伊時, 未知大便驗法, 故不察大便之秘閉幾日, 然, 想必此病人, 先自表寒病, 得病後, 有大便秘閉, 而發此證矣. (일찍이 소양인 상한에 발광을 하고 헛소리하는 것은 치료한 적이 있는데 때는 을해년 청명 시기였다. 소양인 한 사람이 상한에 한이 많고 열이 적은 병에 걸려 4~5일 후 오미시에 숨이 차고 호흡이 급한데 이 때에 경험이 부족하여 단지 소양인의 약을 씀에 육미탕이 최고로 좋은 줄만 알아서 감히 다른 약은 쓸 생각을 못하여 다만 육미탕 1첩을 썼더니 병인이 숨이 찬 것이 즉시 진정되었다. 또 수일 후에 병인이 발광하고 헛소리하며 숨이 찬 것이 다시 발생하여 또 육미탕 1첩을 썼는데 숨이 찬 것이 비록 조금 안정되었으나 전일과 같이 진정되지는 않았다. 병인이 3일을 이어서 발광하더니 오후에 숨이 찬 것이 다시 발생하여 다시 육미탕을 쓰니 숨이 찬 것이 조금도 안정되지 못하고 잠시 있다가 혀가 말리고 풍이 동하며 이를 악물고 말을 못하게 되니 여기에 비로소 육미탕으로 될 수 없는 것을 알고 급히 백호탕 1첩을 달여 대나무 관으로 병인의 코에 불어넣어 목구멍으로 넘어가게 하고 그 동정을 살피니 혀가 말리고 이를 악문 증상은 풀리지 않고 환자의 뱃속에서 약간 소리가 났다. 그래서 2개의 화로로 약을 달여 계속해서 코에 3첩을 부어넣었더니 환자의 뱃속에서 큰 소리가 나고 방귀가 나왔다. 세 사람이 도와서 환자를 붙들고 대나무 관으로 코에 약을 불어넣으니 환자의 기력이 더욱 강하여 세 사람이 도와서 붙드는 힘으로는 거의 당하지 못하였다. 다시 콧속으로 약을 부어 미신시로부터 해자시에 이르기까지 석고를 8냥을 썼는데 마지막에 환자의 뱃속이 대단히 부르고 각궁반장의 증세가 나더니 각궁반장한 후에 잠시 있다가 땀이 나고 잠이 들었다. 이튿날 동이 틀 때 환자에게 또 백호탕 1첩을 먹고 해가 돋은 후에 활변을 한 번 보고서 병이 나았다. 병이 나은 후에 눈병이 나서 석고와 황백 가루 각각 1돈을 하루에 2번씩 먹이니 7,8일 후에 눈병이 역시 나았다. 그때는 아직 대변으로 징험하는 법을 알지 못하였으므로 대변을 며칠이나 보지 못하였는지를 살피지 못하였으나, 생각컨대 그 환자는 먼저 표한병을 얻은 후에 대변이 막혀서 이러한 증이 발생하였을 것이다.) <동의보감> 朱丹溪曰, 凡人之形, 長不及短, 大不及小, 肥不及瘦, 人之色, 白不及黑, 嫩不及蒼, 薄不及厚, 而况肥人濕多瘦人火多, 白者肺氣虛, 黑者腎氣足, 形色旣殊, 藏府亦異, 外證雖同, 治法逈別. (무릇 사람의 형체는 긴 것이 짧은 것만 못하고, 큰 것이 작은 것만 못하고, 살찐 것이 여윈 것만 못하고, 흰편이 검은편만 못하고, 연약한 것이 창한 것만 못하고, 엷은 편이 두터운 편만 못하다. 더군다나 살찐 사람은 습이 많고, 여윈 사람은 화가 많으며, 흰 사람은 폐기가 허하고, 검은 사람은 신기가 족하다. 사람마다 형색이 다르고 장부도 또한 다르니, 비록 외증이 같을지라도 치법은 판이하게 다르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3-12-06 10:59:22문과와 이과를 막론하고 대학가에서는 요즘 학생들의 기초역량에 대한 고민이 많다. 초중고 교육에서 동아시아 문명을 이해하는 데 기초가 되는 한자 교육이 부족하니 수천년간 내려온 문학작품, 족보 등 수많은 자료를 읽고 이해하며 우리의 조상들과 소통할 수 있는 역량은 사라져버렸다. 또한 일본이나 중국을 여행할 때 현지 한자어 표기를 읽어보며 우리 문화와의 연계성을 실감하고, 역사적 교류가 있었음을 자각할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되었다. 이러한 한자 교육은 우리말과 글을 사랑하는 것에 어긋나지 않는다. 한글도 오랜 역사를 통해 점점 더 진화하면서 우리의 뜻과 감정을 표현하는 주된 수단으로 자리잡았음을 생각할 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다양한 기호체계를 이해하는 것은 자기 존재에 관한 성찰을 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인공지능 시대에도 한자 교육은 의미가 있다. 텍스트 분석에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영역을 흔히 자연어처리(NLP)라고 부른다. 자연어처리 기술에는 실시간 통번역 기술도 포함되는데, 요즘 해외여행할 때 자주 사용하는 구글 번역기나 파파고 같은 앱들이 바로 여기 포함된다. 앞으로 통번역이 인공지능에 의해 더욱더 자동화될 텐데 굳이 외국어나 한자를 배워야 하느냐는 의문이 들 법도 하다. 하지만 언어능력은 인간 지능발달의 핵심단계를 구성하며, 사고능력과 세계관 형성에 직결된다. 그리고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과 협업하면서 살아가야 할 젊은 세대에게는 오히려 깊은 언어·문학 소양이 대단히 중요할 것이다. 그러한 소양 없이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제시하는 내용을 그냥 수용하기만 하는 인간, 인공지능에 종속된 인간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대학가에서 우려하고 있는 기초역량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수와 논리, 기하를 다루는 수학이다. 수학은 프로그래밍 언어만큼이나 인공지능 원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초중등 교육과정이 개편될 때마다 일부 시민단체는 수학포기자(수포자)를 양산하는 기존 교육체제를 비판하면서 수학교육의 범위와 깊이가 과중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학계와 전문가들은 외국과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을 직접 비교하면서 우리 교육과정에는 행렬, 미분방정식, 공간벡터 등 내용이 빠져 있거나 매우 약하게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 중국, 영국, 싱가포르, 호주 등에서는 우리가 점점 줄여가는 수학 교육을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초중고 학생 중 10% 이상이 이른바 수포자라고 한다. 수학 교육의 범위를 늘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의 질적 혁신이다. 수학을 포기하려는 아이들에게는 수학의 쓸모를 체험케 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저출생으로 줄어드는 학생 수에 따라 선생님 수를 줄일 것이 아니라, 학생 1인당 교사 수를 늘려 수포자를 줄일 수 있는 개인화된 수학 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어떨까. 다른 한편으로 수학을 정말 좋아하고 수학에 비범한 능력을 가진 학생들을 위한 교육도 부족하다. 한국인 최초로 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도 한국의 수학 교육 과정에서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고 알려져 있다. 난제에 도전하는 데 필요한 심오함이나 시행착오를 우리의 교육체제는 허락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천재를 위해서나 수포자를 위해서나 우리 수학 교육에는 혁신이 필요하다. 수학과 한자만이 인공지능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역량은 아니다. 인문예술 교육이 제공하는 인류 문명과 역사에 대한 이해, 맥락 중심 사고, 미적 감각은 인공지능 기술의 사용자경험과 직결된다. 축구와 같은 단체스포츠를 통한 협력의 경험, e스포츠를 통한 가상세계 활동경험 역시 다른 사람, 인공지능과 동시 협업해야 하는 미래세대에게 좋은 자양분이 되어줄 것이다. 출생감소라는 위기를 기초역량 교육 강화라는 기회로 활용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다. 김장현 성균관대 글로벌융합학부 교수
2023-11-14 18:29:21강원 춘천시 '더샵 소양스타리버' 공급 소식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더샵 소양 스타리버 견본주택을 연 이후 사흘간 약 1만3000여명 방문객이 몰렸다. 춘천 소양동에 12년만에 들어서는 새 아파트라는 기대감에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이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힌 다양한 평형 구성과 세대원이나 세대주는 물론 주택 보유수와 전혀 관계없이 1순위에 청약할 수 있어 호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26층, 11개동, 전용면적 39~112㎡, 총 1039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855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분양 일정은 오는 16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17일 1순위 청약, 18일 2순위 청약을 실시한다. 당첨자 발표는 25일이며, 정당계약은 11월 6일부터 9일까지 4일간 진행한다. 1순위 청약은 지역·면적별 예치금을 충족한 가입기간 6개월 이상의 청약통장을 보유하고, 만 19세 이상의 춘천시 및 강원특별자치도 거주자라면 누구나 1순위 청약이 가능하다. 세대원이나 세대주는 물론 주택 보유 수와 전혀 관계없이 1순위에 청약할 수 있다.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에 분양권 전매 제한도 없다. 최용준 기자
2023-10-10 18:1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