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일본의 1만엔 신권 지폐에 담긴 인물이 불륜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1만엔 지폐가 결혼식 축의금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까지 확산하고 있다. 3일 야후재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7월 발행된 일본 1만엔 신권에 실린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과거가 온라인 상에서 확산하면서 이 지폐를 결혼 축의금으로 쓰면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시부사와는 본처와 불륜녀를 한집에 동거시키며 불륜을 저질렀고 집안에서 일하던 여종에게도 손을 댄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1만엔권이 상대방의 외도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축의금에 적합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 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시부사와 에이이치는 불륜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결혼식 축의금에는 후쿠자와 유키치의 옛 지폐를 사용하는 것이 예절이다"라는 글이 퍼지고 있다. 이날 야후재팬에 보도된 결혼식장을 찾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조사에 따르면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새 지폐를 축의금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약 3할의 사람들이 예절 위반이라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후카야시의 코지마 스스무 시장은 "매우 유감스럽다. 에이이치가 여성을 좋아했다는 것은 부정하지 않지만 그런 이야기가 독자적으로 퍼져나가는 것이 힘들다"며 당혹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코지마 시장은 "시부사와 씨는 '사람을 매료시키는 사람'이다. 여성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을 온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다양한 상담을 해결책으로 만들어 갔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에이이치 씨가 해온 일들을 조사하고 공부해 주신다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10-04 15:08:09【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1만엔 신권의 얼굴인 시부사와 에이이치가 일본 사회에서 재조명되고 있는 가운데 그의 여성 편력 등 부정적인 이력도 드러나 화제다. 10일 일본 아사히 계열 아베마타임스는 시부사와는 '근대 일본 경제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지만 아내를 두고 불륜을 저질렀던 전적이 있어 물의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부사와는 아내와 불륜녀를 한 집에 동거시키고, 집안에서 일하던 하녀에게도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부사와는 불륜을 연상하기 때문에 결혼식 축의금에는 시부사와가 그려진 1만엔 신권 대신 후쿠자와 유키치가 그려진 구권을 사용하는 게 매너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부사와는 일제강점기 한반도 경제 침탈에 앞장선 인물로도 알려지며 논란이 된 바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7-10 15:27:31[파이낸셜뉴스] 카카오페이가 9월 말에서 10월 초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 기간을 맞아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일본 최대 디스카운트 스토어 ‘돈키호테(Don Quijote)’에서 카카오페이로 결제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고 26일 밝혔다. 카카오페이 사용자들은 일본 돈키호테에서 10,000엔 이상 결제하면 500엔을 즉시 할인받을 수 있다. 프로모션 기간 내 1인당 2번까지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총 1000엔까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프로모션은 오는 11월 15일까지 진행되며, 예산 소진 시 조기 종료될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이외에도 연휴 기간 일본을 찾는 국내 카카오페이 사용자들을 위해 다양한 혜택을 마련했다. 먼저, 일본의 대표 편의점인 ‘로손(Lawson)’에서 오는 12월 말까지 카카오페이머니로 1000엔 이상 결제하면 1인당 2회까지 100엔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일본의 대형 백화점인 ‘킨테츠 백화점(Kintetsu)’과 가전제품 쇼핑몰인 ‘빅카메라(BicCamera)’, 문구점 ‘로프트(LOFT)’, 드럭스토어 ‘츠루하(Tsuruha)’에서는 10월 말까지 1만엔 이상 결제하면 1인당 1회 500엔을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간사이공항에서는 11월 30일까지, 나리타공항∙후쿠오카공항∙신치토세공항에서는 12월 25일까지 카카오페이로 1만엔 이상 결제 시 500엔 할인 혜택을 1인당 1회 받을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황금연휴를 앞두고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인 사용자들을 위해 쇼핑 랜드마크로 여겨지는 다양한 가맹점들과 할인 프로모션을 마련했다”며 “일본에서 쇼핑할 때 카카오페이 결제 할인 프로모션과 함께 여러 혜택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3-09-26 13:54:06【 도쿄=조은효 특파원】 일본 정부가 '레이와(令和)시대'에 맞춰 일본 경제의 상징인 1만엔권(약 10만2600원) 속 인물을 후쿠자와 유키치에서 시부사와 에이이치로 바꾸는 작업에 착수했다. 시부사와 에이이치(1840~1931)는 일본 내에선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인물이나 우리로선 구한말, 일제강점기 경제수탈이란 치욕의 역사를 안겼던 장본인이다. 출구를 잃은 한·일 관계가 이번엔 1만엔권 초상화 논란에 휩싸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9일 기자회견을 열어 1만엔·5000엔·1000엔권 지폐 도안을 전면 쇄신하겠다며 이 중 1만엔권에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초상화를 넣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10만원과 가치가 비슷한 1만엔권 지폐는 일본 지폐 중 가장 고액권이다. 일본 재무성은 준비 과정을 거쳐 5년 뒤인 2024년 상반기 새 지폐를 발행할 계획이다.시부사와 에이이치는 유럽의 근대 금융·경제제도에 눈을 뜬 메이지시대 경제관료로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은행 설립을 주도, 일본 근대 금융제도의 기틀을 확립했다고 평가받는 인물이다. 국립제일은행 설립을 비롯해 도쿄증권거래소, 여타 은행 설립에도 깊이 관여했으며 금융뿐만 아니라 제지·운수·방적·비료·해운·철도·시멘트·광산 등 국가 기간산업 설립에 기여했다. 그가 경영하거나 관여한 기업만 5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지금까지 35년간, 새 지폐 발행까지 남은 기간(5년)을 더하면 총 40년간 1만엔권을 장식할 후쿠자와 유키치(1835~1901)가 '탈아론'에 입각한 메이지 시대의 '사상가'라면, 시부사와 에이이치는 경제개혁을 일궈낸 '현실 정책가'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도 일본 내에선 개혁과 변화의 선구자로 추앙받고 있는데 문제는 그가 한말 일본의 한반도 경제수탈에 전면에 섰던 인물이라는 점이다. 조직적 수탈을 위해 구한말 화폐를 발행하고, 경부선 철도를 개설했으며, 경성전기(한국전력의 전신) 사장을 맡았다. 한반도에서 발행한 제일은행권 지폐 3종(1원, 5원, 10원권)에 그 은행 총재인 시부사와 자신의 얼굴을 그려넣게 함으로써 화폐 자주권을 잃은 한반도에 치욕의 역사를 남기기도 했다. 일본 정부가 시부사와 에이이치를 1만엔권의 얼굴로 삼겠다는 건 과거사를 부정하는 수정주의적 사관과 더불어 식민지배 피해국인 주변국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는 비판이 나온다. 아소 부총리는 이날 화폐 쇄신 계획을 발표하며 "국민 각계 각층에 폭넓게 인정되고 있는 분들을 (새 화폐 속 인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일본 언론들은 이번 지폐 디자인 쇄신이 기술적으로는 위조방지를 강화하기 위해서이며, 정치적으로는 레이와 시대 개막에 맞춰 아베정권이 경제성장과 변화의 분위기를 주도해가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5000엔권에는 메이지 시기 여성 교육 개척자인 쓰다 우메코(1864~1929), 1000엔권에는 일본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기타사토 시바사부로(1853~1931)의 초상화가 그려질 예정이다. ehcho@fnnews.com
2019-04-09 17:14:23일본의 초밥 프랜차이즈 체인 카파스시에는 일명 초밥 케이크가 있다. 이 초밥 케이크의 가격은 1만엔(약 10만원)이다. 우선 초밥케이크는 카파스시의 로고가 그려진 보자기로 덮여 있다. 이를 풀면 둥근 나무 그릇에 국자가 나온다. 드디어 뚜껑을 열었다. 초밥케이크의 중심부는 빨간 연어알로 장식돼 있고 이를 중심으로 가지런히 참치가 애워싸고 있다. 또 참치살에는 금박을 붙여 고급스럽다. 약 8인분에 해당하는 양이다. 카파스시는 초밥케이크의 재료는 신선한 최고급을 사용한다고 설명한다. onnews@fnnews.com 디지털뉴스부
2018-06-16 14:36:451만엔으로 1박2일 유람하는 오사카 여행 오사카 무제한 교통패스와 1만엔(9만1500원)으로 즐기는 1박2일 오사카 여행 바쁜 직장인들이 주말 휴일을 이용해 1박2일 꽉차게 다녀오는 새로운 오사카 여행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토요일 오전 6시50분 출발해 다음날(일요일) 오사카 간사이공항에서 오후 9시 50분에 귀국하는 아시아나항공 전세기가 새롭게 편성된 것이다. 최근 오마이호텔은 이 전세기를 이용하는 1박2일 오사카 주말여행 상품(40만원 안팎)을 내놨다. 엔저로 일본 여행이 인기를 누리면서 주말을 꽉차게 즐길 수 있는 실속파 여행이 가능해진 것이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토요일 인천공항 출발은 오전 6시50분이고 일요일 도착은 밤 12시께다. 인천공항을 오가는 대중교통편을 이용하기 쉽지 않은 시간대여서 교통편 확보가 관건이다. 오사카성 일본 관광청과 일본정부 관광국(JNTO) 협력으로 제공되는 오사카 주유(周遊) 패스(1일권 2300엔, 2일권 3000엔)를 구입하면 지하철 및 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하고, 오사카 관광명소 28개 시설도 공짜다. 실속파 여행객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오사카 유명 관광지인 공중정원전망대(700엔), HEP FIVE 관람차(500엔), 오사카시립동양도자기미술관(600엔), 천연온천 나니와노유(800엔), 오사카쿠라시노콘자쿠칸(주택박물관·600엔), 돔보리 리버크루즈(700엔), 도톤보리 ZAZA(500엔), 가미가타 우키요에칸(500엔), 오사카성 천수각(600엔), 오사카성 니시노마루정원(200엔), 피스 오사카(오사카국제평화센터·250엔), 오사카 기업가 뮤지엄(300엔), 츠텐카쿠(700엔), 시텐노지 중심가람, 혼보정원(각 300엔), 덴노지동물원(500엔), 오사카시립미술관(300엔), 오사카인권박물관(500엔), 나가이식물원(200엔), 오사카시립자연사박물관(300엔), 사쿠야코노하나칸(500엔), 천연노천온천 스파 스미노에(700엔), 덴포잔 대관람차(800엔), 범선형 관광선 산타마리아(1600엔), 캡틴라인(700엔), 오사카부 사키시마청사 전망대(510엔), 오사카 수상버스 아쿠아 라이너(1700엔)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아쿠아 라이너 이외에도 주유패스 가이드북에 첨부된 쿠폰을 제시하면 13곳의 시설에서는 할인이나 선물 등 특전을 받을 수 있다. 오사카 간사이 공항에서 열차로 난카이선 난바역까지 왕복 1840엔이 필요하다. 난바역에서 부터는 주유패스로 모든 것이 통한다. 추동판은 3월 31일까지 구입 가능, 4월 30일까지 유효하다. 춘하판은 4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구입, 10월 31일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환불은 전액 미사용 경우에만 가능하다. 도톤보리 오사카는 식도락가의 천국이다. 난바와 도톤보리 일대는 식당과 주점이 즐비하다. 화려하고 독특한 식당 네온사인과 간판이 발길을 잡는다. 특히 에비스바시 주변 글리코제과 옥외간판의 글리코 아저씨 네온사인은 명물이다. 이곳엔 오사카를 대표하는 음식인 타코야키, 회전초밥, 오코노미야키, 킨류라멘을 파는 음식점이 많다. 덴포잔 대관람차 오사카성은 임진왜란을 일으킨 장본인인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축성했다. 오사카성의 천수각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인데, 꼭데기인 8층에 올라가면 오사카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덴포잔 대관람차는 높이 112.5m로 세계 최대규모다. 항만지역과 오사카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야간조명이 뛰어나 밤에는 데이트 코스로도 좋다. 신사이바시거리는 오사카 최대의 쇼핑가다. 각종 백화점과 아케이드 거리가 난바까지 연결돼 젊은 남녀들로 발디딜 틈 없이 북적인다. 오사카는 공항을 비롯해 간사이 지방을 연결하는 신칸센, 철도, 버스 등 다양한 교통이 연결되는 관광의 요지다. 고베, 나라, 교토, 히메지성 등 관광지에 1~2시간 이면 갈 수 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J-ROUTE 홈페이지(www.jroute.or.kr)를 방문하면 더 많은 오사카 여행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취재협조:일본관광청, 일본정부관광국(JNTO)
2015-01-27 07:05:10[파이낸셜뉴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오는 21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2025 글로벌 의료기기 수출상담회'를 열고 국내 중소기업 대상 수출 상담회를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간담회에는 국내 의료기기 기업 350개사와 해외 바이어 150개사가 참가한다. 코트라 관계자는 "국내 의료기기 산업은 수출액이 생산액의 약 77%를 차지하는 수출 주도형 산업이지만, 업체의 96%가 100인 미만의 규모"라며 "이번 행사에서 2000여건 이상의 수출 상담을 진행, 글로벌 사우스 등에 수출시장 다변화를 지원하고 ‘K-바이오데스크’ 및 ‘원스톱 수출 119’ 컨설팅관을 통해 의료기기 수출애로의 해결책을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다음달 15~16일에는 ‘2025 대한민국 소비재·서비스 수출대전’을 개최하고 소비재 기업 204개사, 서비스 기업 100개사, 바이어 206개사 간 수출 상담을 지원할 예정이다. 코트라는 한국 문을 두드린 바이어 780개사 가운데 356개사를 뽑아 총 1010개 국내외 기업이 참가하는 대규모 수출상담회도 연달아 개최한다. 소비재 분야에서는 화장품, 식품, 생활용품 등에 대한 수출 호재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새 시장 진출 기회 마련을 위해 유통망관도 구성한다. 미국의 미소기준 개정 추진, 일본의 1만엔(약 9만원) 면세 한도 재검토 등으로 한국산 소비재의 가격 경쟁력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코트라는 아마존, 이베이재팬 등 글로벌 역직구 플랫폼을 활용한 수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강경성 코트라 사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통상 환경 속에서 한 곳이라도 더 많은 한국 기업이 수출할 수 있도록 신시장 개척과 위기 대응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5-03-20 14:52:48발리는 세로 250㎞ 가로 350㎞의 타원형 섬으로, 8개의 군으로 구성된 인도네시아의 한 주다. 서쪽은 원시림을 보존하고 동쪽으로 사람들이 집거한다. 주에서부터 동네에 이르기까지 행정체계는 주(Gubernur)-군(Bupati)-면(Camat)-촌(Desa)이며, 촌 안에는 작은 동네(RT·에르티)들이 있다. 촌장을 '케팔라 데사'라고 한다. 촌과 면 그리고 군 단위의 경계에는 큰 문들을 세웠다. 힌두사원에서 보여주는 문과 같은 형식이다. 안과 밖의 세계를 구분하는 문의 상징성이 힌두문화의 큰 몫을 차지한다. 개인 집에도 입구 문이 있고, 문 앞에는 사람이 왔음을 두드려서 알리는 목구(木具)가 있다. 인구의 90%가 힌두교도다. 길가에, 집 안에, 고목에 '푸라'라는 이름의 신당을 모셨다. 집안용 사당들이 따로 있기도 하고, 절도 무수하다. 동네 앞뒤로는 전통적인 흙벽돌의 문이 있다. 아궁산에서부터 내려오는 곳의 동네 문 바깥 벽 쪽에는 공희(供犧)된 주술용 닭을 걸었는데, 그것을 '메차루'라고 한다. 왼쪽은 수탉(검은색), 오른쪽은 암탉(흰색)이다. 각각의 머리, 발, 날갯죽지를 잘라서 문 벽에 붙였다. 악령을 몰아내는 닭피의 주술적 상징이 강하다. 동네로 들어가는 입장료는 동네 사람들 몫이다. 다른 관광지의 입장료는 정부 몫이다. 보는 대신에 입장료를 낸다. '삶이 관광'이라는 방식이 철저하게 준수된다. 학교의 뒤편에는 공동목욕탕이 있고, 남녀의 출입문과 공간이 따로 있다. 대낮에도 노인들이 목욕을 한다. 마을은 길게 두 열로 개인 집들이 있고, 집들은 모두 다닥다닥 붙어 있다. 대로로 나오는 작은 골목들이 있어서 전열의 집들 뒤로도 집들이 있다. 이 두 열 가운데는 큰 공간인데, 바자르와 의례옥들도 있다. 길다란 의례옥들이 가장 크다. 집집마다 자신들의 싸움닭들을 둥우리에 넣어서 집 앞에 진열하여 한 마리에 일본돈 1만엔에 판다. 건물들이 끝나는 곳에 동네의 사원이 있다. 동내혼(洞內婚)의 원칙이 있고, 일부일처제가 엄격하게 지켜진 곳이다. '발리 아가르'(Bali Agar, agar는 으뜸)라는 동네는 관광을 위한 300가구의 촌이다. 관광객에게 집안 구석구석까지 다 보여준다. 도로변에 있는 집들은 모두 상점이다. 진열된 목각들은 판매용이다. 기념품을 제작하는 과정도 보여준다. 야자나무 잎사귀에 먹으로 그림을 그려서 발리 달력을 제작하고 있는 노인은 과거 이 마을의 촌장이었다. 이 마을을 연구한 서적을 부분 복사한 것을 12달러에 판다. 저자인 스위스 바젤박물관의 우르스 람제이어 박사는 재즈 피아니스트인 인류학자로서 연구를 기반으로 발리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시키는 데 기여했다. 그 덕분에 관광이 발리의 신산업으로 성장하면서 람제이어 교수는 발리 세계화 발전의 공로자로 회자된다. 그 결과는 만족스러울까? 발리의 관광은 그야말로 '삶이 관광'이다. 시골의 농가도 수출용으로 목각 제품을 만들어서 납품한다. 주문배수를 하고, 수집상에 의해 팔려 나간다. 어린이들까지 모여서 열심히 목각을 한다. 나무토막은 보이는 대로 모두 쪼아서 조각품을 만든다. 모두들 농사를 지으면서 시간이 나는 대로 목각을 하고 색칠한다. 아그로투어리즘(agrotourism)의 발리식 모델이다. 힌두사원 부근에는 관광객만 기다리는 여성 장사꾼들로 붐빈다. 일본어, 영어, 한국어까지 한마디씩 등장한다. '주인과 손님'의 관광 구도는 주객의 지위를 바꾸어 놓아 버렸다. 주인은 'massage'라는 글자가 등판에 적힌 유니폼을 입고 벌거벗은 손님의 몸을 주물러주는 대가로 살아간다. 누구를 위하여 무엇 때문에 하는 관광산업인가? 일상적 힌두 의례가 누적되는 상대적 박탈감의 해소 기제 역할을 할까? 힌두교 여신인 스리(Sri)가 논농사의 파종과 수확을 관장하면서 여성 독점으로 한정하였기 때문에 발리의 남성들은 땅 갈기와 벌레 잡기 등 중간 과정의 일을 한다. 쌀의 종류와 색깔이 다양하다. 검은 쌀, 붉은 쌀, 흰쌀도 있다. 붉은 쌀이 인도네시아말로는 '브라스 메라'인데, 발리말로는 '바하스 바라'이다. 벼는 125일이면 추수한다. 산비탈의 언덕 꼭대기에 이르기까지 계단식 논을 일구어서 벼농사를 한다. '쿠삼바'(Kusamba) 해변에 떠 있는 '주쿵'(jukung)은 전형적인 발리의 배다. 항해하는 모습은 커다란 거미 한 마리가 성큼성큼 다가오는 느낌이다. 9m 길이에 400㎏의 무게다. 거미다리처럼 생긴 것은 활처럼 크게 휘었다. 배의 선체와 균형을 잡는 역할인 대나무로 만든 날개 부분을 연결한다. 배 목수(판데 주쿵)를 만났다. 선체는 '발라우' 통나무를 가운데로 쪼개어서 두 쪽을 낸다. 통나무의 가운데를 파내어 독목주(獨木舟)를 만들며, 수명은 25년 정도다. 진수식은 힌두식의 의례다. 배를 만드는 과정에 개입되는 힌두식의 숫자게임이 있다. 한 그루의 나무는 두 개의 주쿵을 만들도록 잘라야 하며, 삼일 동안 다섯 사람이 함께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숫자는 발리의 달력을 구성하는 원리와 동일하다. 즉 1×2×3×5×7=210, 이것이 발리 달력의 일년(210일)을 구성하는 오톤(oton)이라는 일년 주기다. 신생아의 단발식을 하는 돌에 해당하는 날도 210일째다. 초경 후 210일 만의 쿠닝간(kuningan) 의식은 처녀가 처음으로 돼지에게 물을 뿌려주고 닭에게 먹이를 주는 성인식이다. 해변에는 전통적 방식으로 소금을 만드는 곳이 있다. 벌막에는 야자나무 밑둥치를 잘라 가운데를 파서 만든 둥그런 통이 여러 개 있다. 이 통들은 바닷물을 퍼서 담아 두는 그릇이다. 벌막의 한쪽 구석에는 소금기를 머금은 모래들을 담아두는 큰 통이 있다. 그곳에 다시 바닷물을 통과시켜서 함수(鹹水·염분이 들어있는 물)를 얻고, 기다란 홈이 파인 나무그릇(깊이가 1㎝ 되도록 한 것)에 함수를 담는다. 이러한 그릇이 수백 개 마련되어 있고, 야자나무 잎사귀 덮개로 덮어서 햇볕에 건조시킨다. 1963년 화산 폭발 후 노인 부자는 인부 한 사람과 함께 하루에 10㎏ 소금 만들기를 시작하였다. 소금 1㎏을 500루피아(1달러=2180루피아)에 판다.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3-03 19:19:58[파이낸셜뉴스] 일본 정부와 여당이 출국세 명목으로 징수하는 '국제관광 여객세'를 현행 1000엔(약 9660원)에서 3~5배가량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집권 자민당은 국제관광 여객세 인상 폭과 사용처 확대 등을 결정하기 위해 의견을 수렴하기 시작했다. 인상 이후 세액은 일본보다 많은 출국세를 징수하는 호주와 이집트 사례 등을 참고, 3000∼5000엔(약 2만9000∼4만8000원) 정도로 논의하고 있다. 일본에서 외국으로 가는 항공기나 크루즈선 탑승객에게 부과하는 국제관광 여객세는 2019년 1월 도입된 바 있다. 외국인과 일본인 모두 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와 여당이 국제관광 여객세를 인상하려는 배경에는 외국인 관광객 급증과 이에 따른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 문제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3687만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올해 1월에도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다인 378만명의 외국인이 일본을 찾았다. 이렇다 보니 관련 세수도 늘고 있다.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출국세 세수는 이전 연도 대비 약 3배로 늘어난 399억엔(약 3854억원)이었다. 2025회계연도에는 490억엔(약 4733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국제관광 여객세는 현재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홍보 활동, 리조트 지역 정비에만 사용돼 왔다. 일본 정부와 여당은 인상을 계기로 관광지 교통 체계 개선과 공항 시설 정비에도 활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일본에서는 코로나19 방역 대책 완화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숙박세를 도입하거나 문화유산 입장료를 인상하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숙박세를 부과하는 지자체는 2023년 9곳에서 올해 14곳으로 확대됐다. 현재 43개 지자체가 숙박세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숙박세 인상을 공언한 지자체도 있다. 일본 대표 관광 도시인 교토시는 현행 200∼1000엔(약 1930∼9660원) 수준인 숙박세를 1만엔(약 9만6600원)으로 10배까지 대폭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2-28 21:27:08발리는 세로 250㎞, 가로 350㎞의 타원형 섬으로, 8개의 군으로 구성된 인도네시아의 한 주다. 서쪽은 원시림을 보존하고, 동쪽으로 사람들이 집거한다. 주에서부터 동네에 이르기까지 행정체계는 주(Gubernur)-군(Bupati)-면(Camat)-촌(Desa)이며, 촌 안에는 작은 동네(RT, 에르띠)들이 있다. 촌장을 ‘케팔라 데사’라고 한다. 촌과 면 그리고 군단위의 경계에는 큰 문들을 세웠다. 힌두사원에서 보여주는 문과 같은 형식이다. 안과 밖의 세계를 구분하는 문의 상징성이 힌두문화의 큰 몫을 차지한다. 개인 집에도 입구의 문이 있고, 문 앞에는 사람이 왔음을 두드려서 알리는 목구(木具)가 있다. 인구의 90%가 힌두교도다. 길가에, 집안에, 고목에 ‘푸라’라는 이름의 신당을 모셨다. 집안용 사당들이 따로 있기도 하고, 절도 무수하다. 동네 앞뒤로는 전통적인 흙벽돌의 문이 있다. 아궁산에서부터 내려오는 곳의 동네 문 바깥 벽 쪽에는 공희(供犧)된 주술용 닭을 걸었는데, 그것을 ‘메차루’라고 한다. 왼쪽에는 숫닭(검은색), 오른쪽에는 암탉(흰색)이다. 각각의 머리, 발, 날갯죽지를 잘라서 문벽에 붙였다. 악령을 몰아내는 닭피의 주술적 상징이 강하다. 동네로 들어가는 입장료는 동네사람들의 몫이다. 다른 관광지의 입장료는 정부의 몫이다. 보는 대신에 입장료를 낸다. ‘삶이 관광’이라는 방식이 철저하게 준수된다. 학교의 뒷편에는 공동목욕탕이 있고, 남녀의 출입문과 공간이 따로 있다. 대낮에도 노인들이 목욕을 한다. 마을은 길게 두 열로 개인집들이 있고, 집들은 모두 다닥다닥 붙어 있다. 대로로 나오는 작은 골목들이 있어서 전열의 집들 뒤로도 집들이 있다. 이 두 열의 가운데는 큰 공간인데, 바자르와 의례옥들도 있다. 길다란 의례옥들이 가장 크다. 집집마다 자신들의 싸움닭들을 둥우리에 넣어서 집 앞에 진열하여, 한 마리에 일본돈 1만엔에 판다. 건물들이 끝나는 곳에 동네의 사원이 있다. 동내혼(洞內婚)의 원칙이 있고, 일부일처제가 엄격하게 지켜진 곳이다. ‘발리 아가르’(Bali Agar, agar=으뜸)라는 동네는 관광을 위한 300가구의 촌이다. 관광객에게 집안 구석구석까지 다 보여준다. 도로변에 있는 집들은 모두 상점이다. 진열된 목각들은 판매용이다. 기념품을 제작하는 과정도 보여준다. 야자나무 잎사귀에 먹으로 그림을 그려서 발리 달력을 제작하고 있는 노인은 과거 이 마을의 촌장이었다. 이 마을을 연구한 서적을 부분 복사한 것을 미화 12달러에 판다. 저자인 스위스 바젤 박물관의 우르스 람제이어(1938~2018) 박사는 재즈피아니스트인 인류학자로서 연구를 기반으로 발리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시키는데 기여했다. 덕분에 관광이 발리의 신산업으로 성장하면서 람제이어 교수는 발리 세계화 발전의 공로자로 회자된다. 그 결과는 만족스러울까? 발리의 관광은 그야말로, ‘삶이 관광’이다. 시골의 농가도 수출용으로 목각을 만들어서 납품한다. 주문 배수를 하고, 수집상에 의해서 팔려 나간다. 어린이들까지 모여서 열심히 목각을 깎는다. 나무토막은 보이는 대로 모두 쪼아서 조각품을 만든다. 모두들 농사를 지으면서 시간이 나는대로 목각을 만들고 색칠한다. 아그로투어리즘(agrotourism)의 발리식 모델이다. 힌두사원 부근에는 관광객만을 기다리는 여성 장사꾼들로 붐빈다. 일본어, 영어, 한국어까지 한마디씩 등장한다. ‘주인과 손님’의 관광 구도는 주객의 지위를 바꾸어 놓아 버렸다. 주인은 ‘massage'라는 글자가 등판에 적힌 유니폼을 입고 벌거벗은 손님의 몸을 주물러주는 댓가로 살아간다. 누구를 위하여 무엇 때문에 하는 관광산업인가? 일상적 힌두 의례가 누적되는 상대적 박탈감의 해소 기제 역할을 할까? 힌두교 여신인 스리(Sri)가 논농사의 파종과 수확을 관장하면서, 여성독점으로 한정하였기 때문에, 발리의 남성들은 땅갈기와 벌레잡기 등 중간 과정의 일을 한다. 쌀의 종류와 색깔이 다양하다. 검은 쌀, 붉은 쌀, 흰쌀도 있다. 붉은 쌀이 인도네시아말로는 ‘브라스 메라’인데, 발리 말로는 ‘바하스 바라’이다. 쌀은 125일이면 추수한다. 산비탈의 언덕 꼭대기에 이르기까지 계단식 논을 일구어서 벼농사를 한다. ‘쿠삼바’(Kusamba) 해변에 떠있는 ‘주쿵’(jukung)은 전형적인 발리의 배다. 항해하는 모습은 커다란 거미 한 마리가 성큼성큼 다가오는 느낌이다. 9m 길이에 400㎏의 무게다. 거미다리처럼 생긴 것은 활처럼 크게 휘었다. 배의 선체와 균형을 잡는 역할인 대나무로 만든 날개 부분을 연결한다. 배 목수(판데 주쿵)를 만났다. 선체는 ‘발라우’ 통나무를 가운데로 쪼개어서 두 쪽을 낸다. 통나무의 가운데를 파 내어 독목주(獨木舟)를 만들며, 수명은 25년 정도다. 진수식은 힌두식의 의례다. 배를 만드는 과정에 개입되는 힌두식의 숫자게임이 있다. 한 그루의 나무는 두 개의 주쿵을 만들도록 잘라야 하며, 삼일동안 다섯사람이 함께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숫자는 발리의 달력을 구성하는 원리와 동일하다. 즉 1x2x3x5x7=210, 이것이 발리 달력의 일년(210일)을 구성하는 오톤(oton)이라는 일년 주기다. 신생아의 단발식을 하는 돐에 해당하는 날도 210일째다. 초경 후 210일만의 쿠닝간(kuningan) 의식은 처녀가 처음으로 돼지에게 물을 뿌려주고 닭에게 먹이를 주는 성인식이다. 해변에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소금을 만드는 곳이 있다. 벌막에는 야자나무 밑둥치를 잘라서 가운데를 파서 만든 둥그런 통이 여러 개 있다. 이 통들은 바닷물을 퍼서 담아 두는 그릇이다. 벌막의 한쪽 구석에는 소금기를 머금은 모래들을 담아두는 큰 통이 있다. 그곳에 다시 바닷물을 통과시켜서, 함수(鹹水, 염분이 들어있는 물)를 얻고, 기다란 홈이 파인 나무그릇(깊이가 1㎝ 되도록 한 것)에 함수를 담는다. 이러한 그릇이 수 백 개 마련되어 있고, 야자나무 잎사귀 덮개로 덮어서 햇볕에 건조시킨다. 1963년 화산 폭발 후, 노인 부자는 인부 한 사람과 함께 하루에 10㎏ 소금 만들기를 시작하였다. 소금 1㎏에 500루피아(1달러=2180루피아)에 판다.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2-19 09:4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