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 여자배구가 17년 만에 아시안게임 ‘노메달’ 수모를 당했다. 배구 해설위원으로 항저우를 찾은 김연경은 중국전 중계를 마치고 “한국 배구 침체기, 잘 극복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국은 지난 4일 중국 항저우 사범대학 창첸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8강 라운드 E조 경기에서 중국에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완패하며 2006년 이후 17년 만에 아시안게임에서 노메달로 돌아가게 됐다. 남자 대표팀도 일찌감치 7위로 아시안게임을 마감한 뒤라 역대 최초로 남녀 배구가 동반 노메달에 그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한국은 세계 랭킹 40위지만, 중국은 6위다. 평균 신장도 중국(1m89㎝)이 한국(1m80㎝)보다 9㎝ 더 크다. 한국이 넘어서기엔 실력과 높이의 차이가 너무 컸다. 이로써 한국은 같은 조 북한과 나란히 무승 2패를 기록하게 돼 5일 북한전 결과와 관계없이 4강에 오르지 못하게 됐다. 여자배구는 최근 국제대회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여제’ 김연경, 황금세대를 이루던 양효진·김수지가 태극마크를 반납한 뒤 급격히 국제대회 경쟁력이 떨어졌다. 올해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12전 전패를 당했고, 아시아선수권은 역대 가장 낮은 순위인 6위로 마쳤다. 2024년 파리 올림픽 예선전에서도 7패로 최하위에 그쳤다. 올해 마지막 국제대회인 아시안게임에서도 부진의 여파는 이어졌다. 늘 한 수 아래로 평가했던 베트남과의 경기에서 1·2세트를 먼저 잡고도 3~5세트를 내리 내줘 역전패했다. 아시아에서도 중위권이던 베트남은 이제 세계 랭킹 39위까지 올라 한국을 한 계단 역전했다. 세사르 곤살레스 대표팀 감독은 ‘김연경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는 지적에 “한국 대표팀에 김연경이 없는 건 세르비아가 티야나 보스코비치를, 튀르키예가 멜리사 바르가스를 잃는 것과 같다”며 “김연경이 맡던 30~40득점을 여러 선수가 나눠서 올릴 수 있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답했다. 대표팀 어드바이저이자 배구 해설위원으로 항저우를 찾은 김연경은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위기에 빠진 건 맞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대표팀 주전 선수 6명이 명확하지 않은 느낌이다. 베스트 멤버를 고정해 계속 출전 기회를 주면서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데 집중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조언했다. 이어 “선수들은 열심히 하고 있다. 그들을 나무라기보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미래 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는 방법을 다같이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5일 북한과 8강 라운드 2차전을 치른 뒤 6일부터 이틀 동안 5~8위전에 나선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0-05 08:37:56[파이낸셜뉴스] 이럴수가 있나. 아시아무대에서 12강 탈락은 최근 60여년간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한국 남자배구 역대 최악의 대참사다. 아직 AG 개막식도 안했는데 2패로 탈락하는 최악의 경기력으로 실망을 안겼다. 무엇보다 프로 선수가 출전 한 이후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던 파키스탄에게 0-3으로 패해 더욱 큰 충격이었다. 인도에게 예선전에서 패한 것 또한 마찬기자였다. 이제 한국 배구가 아시아 무대에서 조차 최약체로 전락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던 한 판이었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랭킹 27위의 한국은 22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시 중국 경방성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12강 토너먼트에서 까다로운 상대인 파키스탄(51위)에 세트 점수 0-3(19-25 22-25 21-25)으로 완패했다. 축구와 남자 배구 등 일부 종목이 23일 막을 올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회식 전에 사전 경기로 열린 가운데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한 채 세 경기 만에 7∼12위 순위 결정전으로 떨어졌다. 2006년 도하 대회 이래 17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한국의 목표는 처참하게 깨졌다. 게다가 아시안게임에서 1962년 자카르타 대회 이래 61년 만의 '노메달'이라는 치욕마저 안았다. 한국 남자배구는 1966년 방콕 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래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아시안게임 14회 연속 메달(금메달 3개·은메달 7개·동메달 4개)을 따냈다가 이번에 그 기록이 끊겼다. 한국은 이틀 전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인도(73위)에 11년 만에 패해 가시밭길을 자초했다. 캄보디아를 잡고 조 2위로 12강 토너먼트에 올랐지만, 큰 키에 안정적인 리시브를 앞세운 파키스탄에 힘 한번 못 쓰고 완패해 망신을 자초했다. 아시아의 라이벌인 일본(5위), 이란(11위), 카타르(17위), 중국(29위)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거나 제 실력을 유지하는 반면 '우물 안 개구리'로 성장을 멈춘 한국 배구는 인도, 파키스탄 등 급성장하는 남아시아 팀에도 이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내몰렸다. 한국은 경기 내내 파키스탄에 내준 주도권을 한 번도 뺏지 못하고 끌려가다가 백기를 들었다. 1세트에서 파키스탄의 고공 블로킹에 5점을 헌납했고, 키 189㎝의 파야드 알리 우스만(9점), 205㎝의 무라드 칸(5점) 두 날개 공격수에게 14점, 205㎝의 미들 블로커 압둘 자히르(3점)에게 거푸 실점했다. 2세트에서도 파키스탄의 연속 범실을 틈타 14-14 동점을 만들었으나 한국은 좀처럼 반전 기회를 잡지 못한 채 20점 넘어 연속 실점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게다가 1∼2세트에서 파키스탄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한 번도 차단하지 못해 스스로 늪에 빠져들었다. 한국은 블로킹에서 5-9, 공격 득점에서 34-45로 크게 밀렸다. 허수봉(현대캐피탈)이 11점을 올리며 분전했고, 우스만(20점), 무라드(19점) 파키스탄 쌍포는 한국 코트를 잇달아 맹폭했고, 한국은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24일 오후 8시(한국시간) 항저우 린핑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바레인(74위)과 순위 결정전을 치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09-22 23: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