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좌승훈 기자] 22일 제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시설격리 중 극단적 선택을 한 20대 여성이 음성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는 이날 오전 9시15분쯤 제주도인재개발원에서 코로나19 관련 격리 중 사망한 A씨(27)의 시신에서 검체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8일 제주로 들어온 방글라데시 국적 유학생 확진자와 항공기 내에서 접촉해 시설 격리 중이었다. A씨가 머물고 있던 인재개발원은 자택 자가격리가 어려운 관광객 등을 위해 도가 지정 운영 중인 임시생활시설이다. 19일부터 격리 중이던 A씨는 나흘째인 22일 오전 9시21분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상태로 발견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구급대와 경찰, 보건소 관계자가 응급조치를 실시했지만, A씨는 이날 오전 9시46분께 숨졌다. 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9일 오후 2시께 격리시설에 입소하면서, 관할 보건소 전담공무원에게 평소 공황장애·우울증 등 정신건강 관련 치료 전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도는 이에 따라 자가격리자 대상 심리지원 안내와 함께 격리수칙 준수를 전제한 지인 만남과 복용 중인 의약품 관련 비대면 진료·대리 처방 등을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도는 A씨가 평소 복용한 의약품이 부족하다는 내용을 전달받고, 보건소 전담공무원을 통해 해당 정신의학과에서 처방 내역을 확인했으며, 도내 의사와 비대면 진료(전화상담) 후, 의약품을 대리 처방해 A씨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다만, A씨는 서울에서 같이 온 지인 B씨와 함께 같은 방을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보건 지침에 따라 1인실에서 생활했다. 도는 A씨가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된 만큼, 시신을 제주시내 병원으로 이송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신건강복지센터 소속 상담사 16명을 동원해 A씨와 같은 시설 격리자 전원에 대한 심리 상담도 마쳤다. 한편 제주동부경찰서는 A씨가 음성 판정을 받음에 따라 정확한 사망 경위 파악을 위해 인재개발원 밖에서 대기 중이던 경찰관을 투입해 현장 조사에 나선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20-06-22 16:52:04[파이낸셜뉴스] 22일 제주에서 코로나19 관련 시설격리 중이던 20대 여성이 사망했다. 제주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3분쯤 제주도인재개발원에서 코로나19로 격리돼 있던 A씨(27)가 숨진 채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지난 18일 제주에 입도해 확진 판정을 받은 방글라데시 유학생(제주 18번 확진자)과 같은 비행기를 이용했다. 접촉자로 분류돼 인재개발원에서 격리 중이었다. A씨는 함께 격리 중이던 지인 B씨(27)에 의해 발견됐다. B씨는 A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방을 찾았다가 숨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당시 A씨가 방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도 확인됐다. 제주도보건당국에 따르면 A씨는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격리 전 보건당국에 이같은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보건당국은 A씨의 코로나19 양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현재 방역복을 착용한 보건 담당 공무원 등이 현장에 파견된 상태다. 제주 경찰은 A씨의 감염 여부가 확인되는 대로 현장을 조사할 예정이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2020-06-22 11:26:01▲ 사진=방송 캡처턱관절 장애가 20대 여성 사이에서 특히 많이 발생해 화제다. 2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5년 턱관절 장애 건강보험 지급 자료 ’ 분석 결과를 토대로 전체 환자 34만8413명 중 턱관절 장애를 겪는 20대가 9만3848명(26.9%)를 차지함을 밝혔다. 이어 10대, 30대, 40대가 각각 5만9661명(17.1%), 5만6130명(16.1%), 4만7371명(13.6%)를 차지했다. 특히 20대 전체 환자 9만3848명 중에서도 여성 환자는 5만5370명(59%)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 눈길을 모았다. 이에 김문기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치과 교수는 20대 여성 환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턱 관절 장애는 스트레스, 불안감, 우울증 등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전했다. 한편 김교수는 "턱 관절과 주위 근육 이상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정서적인 원인 또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으며, 예방법으로는 긴장했을 때 이 악물기, 한쪽으로 씹기, 손톱 깨물기, 혀 내밀기, 껌 오래 씹기, 과도하게 입을 크게 벌리기 등에 대한 행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 parksm@fnnews.com 박선민 기자
2016-04-24 17:52:59[파이낸셜뉴스] ■병역의무자 정신건강 상담 서비스 의뢰 절차 내달 8일부터 개선 병무청은 병역의무자 청년들을 대상으로 마음 건강을 챙기는 서비스 절차를 강화·개선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병무청에 따르면 한국사회보장정보원과의 업무협약에 따라 내달 8일부터 병역의무자 정신건강 상담 서비스 의뢰 절차를 개선한다. 병무청은 "서비스 개선으로 지자체를 거치는 절차를 없애고 전국 327개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전산을 통해 직접 의뢰함으로써 신속한 상담 의뢰를 가능하게 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신건강 문제는 신속히 개입하지 않으면 자살이나 우울증,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라고 인식하고 "전산 연계를 통한 상담 결과 공유로 정신건강 지원 강화를 위한 한 단계 도약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병무청은 "이번 개선으로 병역의무자에게 신속한 상담 치료가 가능해져 안정적 병역이행은 물론이고, 청년들의 건강한 사회생활 지원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동안 해당 절차는 병무청이 대상자를 발굴하고 신청서를 지방자치단체로 보내면 지자체가 다시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상담 서비스를 의뢰하는 방식이었다. 이 때문에 상담 서비스 의뢰에 2주가 넘게 걸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앞서 병무청은 지난 2018년부터 청년 정신건강 적극 대응 필요성을 강조하며 국방부·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와 협업해 병역의무자도 정신건강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심리·경제적 취약 전역자도 상담치료, 생계비, 취업 서비스 등 의뢰 병무청은 현역복무에 부적합 사유로 전역한 사람들 가운데 심리·경제적 취약자에 대해 정신건강복지센터 및 지자체와 연계해 상담치료, 생계비, 취업 등 17개 항목의 서비스 의뢰를 하고 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중인 사람에게도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전국 약 5만 명의 사회복무요원은 장애인·노인·아동복지시설 등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주로 복무하고 있다. 병무청은 사회복무요원이 소집되면 교육기관인 사회복무연수센터에서 자살예방 및 갈등상황 극복 교육, 마음진단 검사 등으로 개인별 복무 적응을 돕고 있다. 연수센터는 충북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와 협업해 '마음안심버스'도 운영하고 있다. 마음안심버스를 체험한 한 사회복무요원은 "내가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지 모르면서 생활했는데 전문가 상담으로 마음상태와 관리방법을 알게 돼 앞으로 사회복무요원 복무와 사회생활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병무청은 "20대 청년들인 사회복무요원들은 대부분 학업을 하다가 군 복무를 수행함에 따라 장애인 등을 이해하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며 "안정적으로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선 업무숙달 못지않게 이들에 대한 심리·정서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신건강·청소년상담복지센터 협업 사회복무요원에 맟춤 상담 병무청은 정신건강복지센터나 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협업해 전문상담이 필요한 사회복무요원에게 1대 1 맞춤 상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해당 서비스는 공무원인재개발원 교육과정 혁신사례로 소개돼 다른 부처에 전파되기도 했다. 사회복무요원 임무 수행 중 상담을 받고 정서적인 안정을 찾았다는 한 청년은 "정신건강 상담을 받는 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며 "저와 같이 복무하면서 힘들어하는 분들이 도움을 받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병무청은 치료가 필요한 사람에 대해 본인 동의 없이 서비스 의뢰를 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는 등 '일상적 마음 돌봄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김종철 병무청장은 "앞으로도 병무청은 국가 정신건강 관리체계와 연계를 강화하고 지속적인 상담 서비스 제공을 통해 심리가 취약한 병역의무자들이 건강한 청년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병무청은 올해 범정부적으로 추진 중인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과 연계해 병역의무자의 정신건강 관리를 위해 상담 서비스 대상을 모든 병역의무자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10-27 19:03:03[파이낸셜뉴스] # 서른 살 취업준비생 A씨는 잇따라 취업에 실패하면서 자신감이 떨어지고, 우울증 증상이 심해졌다. A씨는 대학생 시절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장기화하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처음에는 자유로운 생활이 좋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외로움과 우울감이 심해졌다. 특히, 졸업 이후 계속되는 취업 실패로 우울증이 악화, 결국 병원에서 약 처방을 받고 치료를 받고 있다. 장기적인 경기불황과 취업 불안으로 우리나라 청년들의 정신건강 적신호가 켜졌다. 보건복지부의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 중 32.1%가 우울 위험군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22.9%에 비해 9.2%P 증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서도 전체 우울증 환자 중 20, 3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8년 26%에서 2022년 36%로 증가했다. 20대 우울증 환자 수는 2017년 7만 6246명에서 2021년 17만 3745명으로, 4년 사이 무려 45.7% 증가했다. 특히, 20대 여성 환자가 12만 3592명으로, 20대 남성 환자 4만 172명보다 3배나 더 많았다. 부산 온종합병원 정신건강증진센터 이수진 과장은 “우리나라 청소년 5명 중 1명은 한 번 이상 우울장애, 불안장애 등 정신장애를 겪어본 것으로 나타났지만 치료·상담 등 정신건강 서비스를 이용해 본 청소년 비율은 5.6%에 그쳤다”고 21일 지적했다. 보건복지부가 2023년말 공개한 ‘고립·은둔 청년 실태’ 자료에서는 국내 고립·은둔 청년이 34만여 명에 달했고, 이 중 14만여 명은 은둔 상태가 장기화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우울증은 청년들이 겪는 우울 장애를 의미한다. 우울한 기분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우울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전문의들은 우울증의 대표증상으로 10가지를 꼽는다. 슬픔, 허무감, 매사에 의욕 저하, 갑작스러운 분노 폭발, 불면이나 과다 수면, 폭식, 불안 초조, 집중력 저하, 생각이나 인체반응이 느려지거나 우유부단, 과거에 대한 후회나 죄의식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 증상 중 5가지 이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 온종합병원 정신건강증진센터 최세지 과장은 “청년 우울증은 학업, 직장, 대인관계 등 다양한 외부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감정적 불안정 상태가 지속될 때 나타나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늘어난 고립된 시간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또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청년 정신건강 관리를 위해서는 스트레스 관리와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학업, 취업, 인간관계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면 운동, 명상, 취미활동 등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 적절한 휴식 등 규칙적으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일도 정신건강 유지에 효과적이다. 정부는 최근 ‘일반건강검진 내 정신건강검사’ 확대방안을 발표하고, 내년부터 20∼34세의 청년들이 2년 주기로 일반건강검진을 받을 때마다 정신건강검사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지금까지는 10년 주기로 일반건강검진 시 우울증 검사를 실시해왔다. 중증 정신질환이 주로 처음 발병하는 청년기에 주기적인 정신건강검진을 통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만성화를 예방하겠다는 것이다. 이 병원 정신건강증진센터 김상엽 소장은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은 12.1%에 불과한 실정으로 다른 국가보다 현저히 낮고, 청년층의 경우도 16.2% 수준에 그친다”면서 “향후 매 2년마다 청년들을 대상으로 정신검진을 실시함으로써 정신질환의 미치료기간을 단축시켜, 정신질환 증상 초발 후 최대한 빠른 발견과 치료 개입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정부의 청년 정신건강검진 실시 주기 단축 조치를 반겼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4-10-21 16:30:32[파이낸셜뉴스] 정부가 국가건강검진에 정신건강을 포함시켜 '마음의 병' 조기 관리에 나선다. 17일 보건복지부는 박민수 복지부 2차관( 사진) 주제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3차 국가건강검진위원회를 개최해 관련 내용에 대해 논의했다. 위원회에서는 중증 정신질환이 주로 초발하는 청년기에 주기적인 정신건강검진을 통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만성화를 예방하고자 청년(20~34세) 대상 정신건강검사를 확대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현행 일반건강검진 내 우울증검사는 10년 주기로 실시 중이나, 내년부터 20~34세의 청년들은 2년 주기로 일반건강검진을 받을 때마다 정신건강검사를 받을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은 12.1%에 불과하여 다른 국가보다 현저히 낮고 청년층의 경우 16.2% 수준이다. 이에 검진 주기 단축을 통해 정신질환의 미치료기간을 단축시켜, 정신질환 증상 초발 후 최대한 빠른 발견 및 개입이 이루어지도록 추진한다. 또 기존 우울증 검사에 더해 조기정신증 검사도 도입될 예정으로, 두 검사 모두 자기 보고식으로 간편하게 응답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정신증은 환자의 병에 대한 자기 인식 부족으로 인해 자발적 인지 및 대처가 어려워 증상이 악화되기에, 전 생애에 걸친 질병 부담이 높은 질환이다. 하지만 조기에 개입하면 치료반응이 양호하여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역할이 가능한 점을 고려해 국가적인 선별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검진 결과 전문의의 확진이 필요한 경우 의료기관 진료를 연계하고, 필요시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지역사회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을 안내해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된다. 마음의 병인 정신건강 관리에 대한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정신건강은 신체에 발생하는 질환과는 다른 특성을 갖고 있어 간과되기 쉽지만 최근 우울증, 고독감 등으로 발전할 수 있고 심해질 경우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 정신건강 취약계층에 대한 관리 역량을 확보한다면 상황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우울증이나 자살 문제는 이미 사회적 문제로 부상한 만큼 정신건강을 국가건강검진에 포함시켜 조기에 마음의 병을 치료할 경우 정신건강 문제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최근 우울증을 겪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국회 복지위 소속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10년간 우울증 유병률 현황'을 보면 지난 2014년 1.16%이던 우울증 유병률은 지난해 2.3%로 1.75배 증가했다. 2014년 58만4948명이었던 우울증 진료 인원은 지난해 104만3141명으로 1.78 배 증가했다. 한국은 지난 2021년 기준 OECD 국가들 중 우울증 1위, 자살률 1위 국가다. 또 젊은 층의 경우 더 심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10대 여성의 우울증 유병률은 0.41%에서 1.88%로 4.58배 증가했으며, 20대 여성은 0.90%에서 3.97%로 4.41배 증가했다. 박 차관은 “청년기에 정신질환을 빠르게 발견하고 치료와 관리를 한다면 중년, 노년기에 더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며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국가건강검진을 이용해 마음건강도 챙기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10-17 17:48:49[파이낸셜뉴스] 생후 40일 된 신생아를 안고 거리를 배회하던 20대 여성이 경찰의 도움으로 귀가했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 관수파출소 소속 임현호 경위와 안정수 경장은 지난달 19일 새벽 생후 40일 된 신생아를 안고 배회중이던 20대 여성 A씨를 보호조치했다. 임 경위는 근무 중 신생아를 안고 길거리에서 혼잣말로 횡설수설하는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다", "정신과 약을 복용 중이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산후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임 경위는 A씨와 신생아를 파출소로 데려왔다. 임 경장은 탈수 증세를 보이는 아이를 위해 인근 산후조리원의 도움을 받아 분유 등을 가져와 아이에게 먹였다. 이들의 보호를 받던 A씨와 신생아는 연락받고 온 가족들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갔다. 안 경장은 "우리 아들이 신생아일 때가 생각나서 더 마음이 갔던 것 같다"며 "새벽 시간임에도 연락을 받고 흔쾌히 도와준 와튼젤리산후조리원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10-02 14:38:25[파이낸셜뉴스] "아싼테니, 나쿠펜다(Thank you, I love you)." 추석 연휴도 반납하고 아프리카 케냐를 찾아 무료 의료봉사활동에 들어간 그린닥터스 봉사단은 17일 진료를 받기 위해 몰려든 현지 주민과 근로자들의 감사 인사말을 이같이 전해왔다. 그린닥터스재단(이사장 정근·온병원그룹 원장)은 의사 5명을 포함한 15명의 봉사단이 지난 12일 부산을 출발해 오는 23일까지 11일간 아프리카 케냐 마사이마라 등에서 무료 의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50, 60대 중견의사 5명을 포함한 그린닥터스 케냐의료봉사단은 지난 13일 새벽 인천공항을 떠나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공항을 경유해 케냐 나이로비공항에 도착하자마자 14일부터 곧바로 한인기업인 최영철 회장이 경영하는 사나그룹 가발공장으로 달려가 짐을 풀었다. 수도 나이로비 롱가롱가 로드 인근 사나그룹 마레바 공장에는 주로 케냐의 여성근로자들 8000여명이 일하고 있었다고 했다. 나이는 젊은 20대에서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했으나 20, 30대가 주를 이루며 마치 우리나라의 산업화 시기 '여공들'을 떠올리게 했다는 것이다. 안과를 비롯해 가정의학과, 피부과, 내과, 정신과 등의 그린닥터스 임시 진료실에는 케냐 근로자들이 몰려 들었다고 했다. 안과전문의 정근 그린닥터스 이사장(온병원그룹 원장)은 "다만 적도부근의 케냐는 햇볕이 강한데다 가발 염색약의 노출 탓인지 안건조증이나 피부가려움증, 두통 등을 호소하는 근로자들이 많았다"고 전해왔다. 정 이사장은 장시간 서서 하는 작업이어서 관절계통의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케냐는 아프리카에서 탄자니아 다음으로 경제개발에 성공적인 나라지만 국민소득 2000달러로 우리나라 1970년 수준에 불과하다.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 김상엽 박사(온종합병원 정신건강증진센터 센터장)은 "월 20만원의 급여로 최소 두 명 이상의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 케냐 가정마다 적잖이 생활고를 겪고 있고 이 때문에 주부근로자들은 대개 우울증을 갖고 있었다"며 전해왔다. BTS(방탄소년단)의 나라 코리아에서 의료봉사단이 찾아왔다는 이야기가 젊은 여성근로자들 사이에 SNS로 알려지면서 환자 3000여 명이 구름떼로 몰려왔다는 것이다. 이른 아침부터 현지 주민들이 진료실 앞에서 400여 명이나 줄지어 서 있었다고 봉사단은 전했다. 천성이 부지런한 케냐인들이 빨리 치료받고 일터로 나가기 위해 새벽 댓바람에 달려왔다는 것이다. 안과전문의 정근 이사장을 비롯해 정종훈(가정의학과전문의), 김상엽(온종합병원 정신건강증진센터 센터장), 박석주(인제의대 부산백병원 신장내과교수), 윤선희(온종합병원 이사장) 등 의사 5명은 구름 떼 환자들을 보고 당황스러웠으나 마치 근로자들을 자식인양 "마지막 한명까지라도 그냥 보내지 말고 그린닥터스에서 진료해 달라"고 읍소하는 바람에 이미 대기하고 있는 500명에다 대기실 밖 2000명까지 모두 대기실로 안내해 폭풍 진료에 돌입했다고 전해왔다. 사나그룹도 그린닥터스 봉사단의 열정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고 한다. 최영철 회장이 직접 나서고 앤젤스 직원들이 모두 환자접수나 약국에 배치돼 그린닥터스 봉사단의 통역을 자처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봉사단은 하루 7시간 동안 선 채로 진료하면서 단 이틀 동안 3000명의 케냐 주민들을 진료했다고 전해왔다. 그린닥터스 의료진 뿐 아니라, 박명순 사무총장, 강순영 이사, 윤지민 이사 등도 의사들의 처방에 따라 약을 분류하고 통역을 통해 일일이 복약지도(?)까지 하는 등 숨 쉴 틈 없이 바쁘게 움직였다는 것이다. 그리닥터스 정근 이사장은 "아리카에서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봉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따뜻한 이미지를 검은 대륙에 심고 있다는 자부심에 피곤을 잊고 있다"며 "특히 이번 의료봉사를 위해 수개월에 걸쳐 케냐 사나그룹의 현지와 소통하면서 봉사 장소, 숙소준비 등을 해준 그린닥터스 사무처 간부들과 현지 사나그룹 최용석 대표이사는 물론 한국약품과 신명약품 등 한국에서 의약품을 지원해준 제약·의약품유통회사, 부산은행 등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추석인사를 보내왔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4-09-17 21:08:34[파이낸셜뉴스] #.인천 남동경찰서는 강간 혐의로 고소된 20대 남성 A씨를 수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 5월 중순께 인천에 있는 오피스텔에서 10대 B양을 성폭행한 혐의을 받고 있다. 그는 우울증갤러리를 통해 B양을 처음 알게 된 뒤 자신이 사는 오피스텔에 데려간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양과 합의하고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했고, B양은 "성폭행당했다"고 하면서 진술이 갈렸다. 우울증갤러리를 매개로 한 성범죄는 A씨 사건 외에도 별건으로 여러 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투신 생중계', '미성년자 성착취' 등으로 논란에 중심에 섰던 온라인 커뮤니티 '우울증갤러리'에서 또 다시 미성년자 성범죄 정황이 드러나면서 당시 방송통심심의위원회의 자율규제 강화 조치가 적절했는지 논란이 되고 있다. 미성년자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위험에 노출돼 있는만큼 플랫폼에 책임을 묻는 방식의 예방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력으로 그루밍 성범죄 단속 한계14일 경찰에 따르면 아동청소년보호법상 성착취 목적 대화죄는 통계 집계가 시작된 지난해 발생 73건·검거 67명, 올해 상반기는 발생 106건·검거 91건으로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성착취 목적의 대화로 시작한 피의자는 더 심화된 범죄로 입건되는 경우가 많고, 위장수사에도 한계가 있어 발생·검거 건수가 많지 않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에 한정해 '온라인 위장수사'를 하고 있지만 '우울증갤러리'에서 일어난 유형의 온라인 그루밍 성범죄를 단속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성착취범과 대화를 나누는 아동·청소년으로 위장한 경찰관이 실제로는 성인이기에 처벌로 이어지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일선 여성청소년과 경찰관들은 인터넷에 성착취 게시글 자체가 올라오는 것을 인지해도 수사에 나서기가 어렵다고 토로한다. 온라인 상의 익명의 게시글만으로는 범죄 구성 요건이 부족하다고 판단돼 압수수색 영장 등이 발부되지 않아 사건 진행 자체가 어려운 탓이다. "플랫폼 규제 강화해야"성착취 사건이 다시 발생하면서 지난해 해당 커뮤니티에 대한 조치가 적절했는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당시 관련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 강남경찰서는 방심위에 사이트 차단을 요구했지만 방심위는 '사업자 자율규제 강화'로 결론을 내고 차단하지 않았다. 이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디시인사이드 측은 모니터링을 강화했다는 입장이지만, 여전히 우울증갤러리에 유해정보와 미성년자 성착취 게시글 등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됐다. 때문에 문제를 일으킨 커뮤니티의 차단과 더불어 플랫폼에 책임을 묻는 규제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미성년자 성착취를 비롯한 각종 범죄가 온라인 공간, 특히 커뮤니티나 SNS에서 많이 시작되는 만큼 플랫폼을 규제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늘리자는 것이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SNS 등 플랫폼이 가지는 역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며 "현재 방심위가 가지는 인력적 한계 등이 있으니 온라인상 사각지대를 규제하고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4-08-13 16:04:28[파이낸셜뉴스] "마약류로 지옥을 경험해 봤죠. 세상을 떠나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저 혼자였다면 이 자리에 없었을 거예요. 주변에서 손을 잡아줘서 빠져나올 수 있었어요. 저처럼 마약류에 의존하며 도피하려는 누군가에게 저도 손을 내밀고 싶어요"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파이낸셜뉴스빌딩에서 만난 전우원씨(28)의 말이다. 그는 지난해 4월 미국에서 라이브 방송을 켜고, 마약류를 투약하는 모습을 공개해 세상을 뒤흔들었다. 현재 전씨는 약을 끊고 마약류 중독 예방활동에 나서고 있다. 은구(NGO)와 답콕(DAPCOC) 등의 예방단체 활동에 가면 전씨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전씨가 마약류의 유혹에 빠지게 된 계기와 이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2회에 걸쳐 보도한다. 입시 전 동급생이 내민 대마초인터뷰 내내 전씨의 표정은 진지했다.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아왔을 것 같지만 삶이 녹록지는 않았다고 한다. 전직 대통령의 손자였지만 이 역시 그에게는 부담이었다. 중학교 1학년 때 미국 유학길에 올랐지만 아버지와는 거리감이 컸다고 한다. 미국 생활도 순탄치 않았다. 그가 살았던 지역은 대다수가 백인들이었던 탓에 인종차별이 만연해 있었다. 전씨는 "학창 시절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백인 동급생들에게 온갖 괴롭힘을 당했는데, 기숙사에서 취침할 때조차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면서 "그때마다 아버지가 그리웠지만 미국 생활 15년 동안 딱 1번만 아버지를 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인생에서 감수성이 가장 많았던 시기인 사춘기를 가족도 친구도 없는 채 홀로 버틴 셈이다. 대학입학시험(SAT)을 치르기 하루 전날 마약류의 유혹이 찾아왔다. 자신을 괴롭히던 백인 동급생들이 진원지였다고 한다. 전씨는 "그날 그 친구들이 저에게 모임에 참석하라고 해 이제 친구가 될 기회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들이 모인 자리에 갈 때까지 거기서 마약류를 하게 되리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가 모임 장소에 들어선 순간 무언가 퀴퀴한 냄새가 코끝에 닿았다. 거기서 백인 동급생 1명이 전씨에게 대마초를 권했다. 전씨는 대마초가 무언지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고 한다. 그는 "당시 동급생들이 내미는 대마초에 대해 동질감을 형성시켜 주는 매개체로 인지하고 받아들였다"면서 "지금은 그래선 안 된다는 걸 명확히 알고 있지만 그때는 거부하기 너무 어려웠다"고 전했다. 군에서도 금단현상 시달려전씨는 미국 동부에 위치한 명문 사립대학교 중 하나인 뉴욕대학교(NYU)에 진학했다. 여기서도 마약류의 유혹을 피해가지 못했다. 기숙사 룸메이트가 마약류 유통책이었다고 한다. 룸메이트가 엑스터시 등을 공짜로 줄 테니 한번 해보라며 권유하기도 하는 등 마약 유혹이 많았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미국 주류 사회에서는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대마초 등 마약류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전씨는 "특히 미국사회에서는 성공적 취업 등을 위해 교내외 사고모임을 통한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면서 "이렇게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대마초 등을 권유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를 거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씨는 학부 1학년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병역 의무를 수행했다. 이 약 2년 동안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마약류를 끊게 됐다. 전문적인 치료를 병행하며 단약을 한 것이 아니었으므로 전씨는 군 생활 동안 금단증세에 시달려야 했다. 전씨는 "훈련하는데 다른 애들보다 땀을 몇 배로 많이 흘리고 몸에서 악취가 났다. 몸에서 힘이 빠져 내 의지대로 몸이 움직여주질 않았고, 인지능력도 저하돼 반응속도가 느려 업무에 지장이 생길 정도였다"며 "군대에 있을 동안 체력 단련을 많이 하고 땀도 많이 흘리니까 약 2년 동안 자연스레 몸에서 마약류가 빠져나갈 줄 알았는데,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타향살이의 외로움 더해... 자살시도까지전씨가 다시금 마약류에 손대기 시작한 것은 학부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면서부터다. 전씨는 학부 2학년 때부터 갖은 인턴활동을 하면서 경제자립을 위해 노력했다. 그 덕에 졸업 후 유명 회계법인에 취직할 수 있었다. 비로소 심적 안정을 찾는가 싶었지만 매일 매일 동료들과 경쟁하며 실적 압박에 시달려야 했다. 타향살이의 외로움이 커진데다 아버지와의 거리가 더 벌어지면서 끝내 우울증이 찾아왔다. 그러던 중 한 한국계 미국인 여성과 교제하게 됐는데, 교제 상대로부터 리세르그산 디에틸아미드(LSD)를 추천받았다. 처음에는 반감을 품었다. 마약류에 익숙한 미국 사회에서도 LSD는 그 위험성이 강해 기피되는 약물이었기 때문이다. LSD를 처음 맛본 순간 그야말로 천국이 눈앞에 펼쳐졌다고 전씨는 말했다. 밥을 안 먹어도 몸속에서 힘이 솟았고, 손을 흔들면 그 자리에 무지개가 보였다. 벽에 걸린 그림에선 빛이 반짝반짝 빛났다.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주인공 엘리스가 된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행복'도 잠시. 곧이어 '배드트립(bad trip)'이 시작됐다. 어느날 갑자기 온 세상이 불구덩이 속 지옥으로 보인 것이다. 군장을 멘 것처럼 어깨는 무언가에 짓눌리는 기분이었고 사람들의 얼굴은 자신을 공격하기 위한 악마처럼 보였다. 이윽고 사는 것 자체가 두려워졌다. 전씨가 살면서 저질러온 사소한 죄부터 가족에 대한 결핍까지 모든 것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20대 청년이 혼자 짊어지기 너무나도 버거운 것이었다. 전씨는 이윽고 살 용기를 잃었다. 전씨는 인터넷 라이브 방송을 켜 모든 사실을 고백한 후 죽기 위해 LSD 200알을 한입에 털어넣었다. 라이브 방송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던 전씨는 병원의 도움으로 구사일생으로 살았다. 그때부터였을까. 전씨는 삶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주변 환경 때문에 내가 마약류를 어쩔 수 없이 접했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받고 싶지는 않다"면서 "다만 마약류 중독도 주변 환경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회복 과정에서도 지속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환경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7-09 08:2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