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를 플라스틱 원료물질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산화탄소와 바이오매스로 원료물질을 만드는 수율이 95~99%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친환경융합소재연구부문 김용진 박사팀이 이산화탄소와 바이오매스를 이용해 유용한 원료물질로 바꿀 수 있는 촉매기술을 개발하고 탄소중립 실현에 필요한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기술은 2017년 FDCA 등 원료물질 제조에 필요한 촉매기술 개발에서 진일보한 후속 성과다. 생산기술연구원은 현재 관련 논문 22편이 발표됐으며, 특허 80건을 출원해 현재 31건이 등록 완료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C1 가스'는 온실가스 유발물질 이산화탄소와 산업 부생가스인 일산화탄소처럼 탄소의 개수가 1개인 가스를, 바이오매스는 식물 기반 재생원료를 말한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C1 가스와 바이오매스를 플라스틱 원료물질인 '고분자 단량체'로 전환해 페프(PEF) 등 친환경 플라스틱 또는 폴리우레탄과 나일론과 같은 생활밀착형 고분자나 합성섬유 등을 생산할 수 있다. 김용진 박사는 "특히 석유 유래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그와 동일한 소재를 생산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포스젠 같은 유독가스도 필요 없다고 이 기술만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기존 석유화학 소재들은 대부분 견고한 6각형 구조라 자연 분해가 어려웠던 반면, 개발된 기술을 적용한 소재들은 생분해 가능성이 더 높은 5각형 구조여서 환경친화적이다. 또한 바이오매스 기반 푸란디카르복실산(FDCA) 신공정의 경우, 순산소 산화제와 유기용매를 사용해 폭발 위험성이 있는 기존 공정과 달리, 일반 공기와 물을 사용해 안전성까지 높였다. 김 박사는 "만약 상용화될 경우, 친환경 소재를 대량 생산할 수 있고 화석연료사용으로 인한 환경비용들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화학분야에서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사용한 생산기술은 이용범위가 넓어 핵심기술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석유화학 및 관련 기술시장 등에 미칠 영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03-04 10:20:09[파이낸셜뉴스] "인공광합성기술을 활용해 만든 플라스틱 원료가 현재 시장에서 생산되는 제품들과도 가격 경쟁력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국가기반기술연구본부 이웅, 오형석, 나종걸 박사 연구팀은 화학 원료를 만들어내는 인공광합성 응용 기술, 즉 'e-케미컬'이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충분해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9일 밝혔다. KIST 연구팀은 투자비용 대비 생산성이 부족하다는 e-케미컬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화학원료를 동시에 생산하는 공정 기술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e-케미컬 기술로 생산해 낼 수 있는 전기화학적 공정 295가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패트병의 원료인 PET를 대체할 수 있는 푸란디카르복실산(FDCA)을 생산해 내는 것이 가장 경제성이 높다는 것을 찾아냈다. 이 웅 박사는 "폐목재나 톱밥에서 얻어낼 수 있는 유기화합물로 FDCA를 만드는데 산소를 만들어낼 때보다 전기에너지를 53% 적게 사용했다"고 말했다. e-케미컬 기술은 태양광을 이용해 이산화탄소와 물만 가지고 에틸렌이나 알콜 등 화학물질을 만드는 기술이다. 이때 산화반응과 환원반응이 일어난다. 연구팀은 또 광범위한 기술경제성평가를 진행했다. 생산된 물질의 수익성은 판매했을 때 공장의 생애주기 동안 총 이윤과 투자비용을 상쇄하는 균등화 화합물단가를 정의하고 현재 시장가격과 비교를 통해 판단했다. 분석 결과, 동시생산공정의 경제성은 어떤 이산화탄소 환원반응을 선택하느냐 보다 어떤 유기산화반응을 선택하는지에 영향을 받았다. 연구팀은 기술경제성 분석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전기화학반응시스템, 분리정제시스템, 유틸리티시스템, 그리고 재순환시스템 등 공정설계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고려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경제성을 증명했다. 실용화를 위해서는 제안된 후보물질들에 대한 파일럿 플랜트 실증과제를 통해 고순도 제품 생산이 가능함을 보이는 후속 과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종합 과학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최신호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19-12-09 13:54:49플라스틱 문제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포스트 페트(PET)병으로 불리는 바이오플라스틱 ‘페프(PEF)’의 원료를 생산하는 촉매를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차현길·황성연 박사 연구팀은 바이오플라스틱 PEF의 원료인 2,5-FDCA를 생산하는 촉매개발에 성공했다. PEF는 식물자원을 원료로 제조되는 바이오플라스틱으로, 2020년 시장에 진입해 석유 플라스틱의 대명사인 PET를 점차적으로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바이오플라스틱과 노바연구소의 2017년 바이오플라스틱 전 세계 생산량 자료에 따르면, 2017년 PEF(Polyethylene furandicarboxylate) 생산량은 0%이나, 2020년에는 시장에 진입해 PET를 점차적으로 대체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바이오플라스틱 PEF는 석유 플라스틱 PET와 같은 수준의 장벽특성(가스투과성)과 열적특성을 가지고 있어 탄산음료용기나 식품 포장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PEF는 에틸렌글리콜과 2,5-FDCA(2,5-Furandicarboxylic acid)를 합성해 만들어지는데, 주요원료인 2,5-FDCA를 얻는 게 쉽지 않았다. 보통 2,5-FDCA는 목재에서 유래한 물질인 5-HMF(Hydroxymethylfurfural)를 변환해 얻을 수 있다. 하지만 5-HMF은 2,5-FDCA 이외에도 여러 부산물로 변환될 수 있어서, 전 세계적으로 2,5-FDCA만 선택적으로 만들 수 있는 촉매연구가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이 5-HMF을 2,5-FDCA로만 변환할 수 있는 촉매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연구진은 키토산 바이오매스에서 유래한 탄소 기반의 지지체에 금속입자를 결합시켜 분말 형태의 촉매를 개발했다. 키토산 바이오매스는 키토산을 함유한 천연물질로, 게와 새우 등 갑각류의 껍데기로부터 유래한 바이오매스를 말한다. 이번에 개발된 키토산 유래 촉매는 고성능액체크로마토그래피로 확인한 결과, 전환효율이 110℃ 기준에서 99%에 달하며, 촉매를 사용한 후 회수해 재사용할 수 있을 만큼 성능이 우수하다. 또 키토산 유래 촉매는 기존 촉매와 비교해 경제성과 친환경성도 두루 갖췄다. 기존의 금이나 납 촉매가 가격이 비싸거나 유해한 물질로 만들어진 반면에 키토산 유래 촉매는 버려지는 키토산 바이오매스를 활용해 귀금속 물질의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전환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국화학연구원 차현길 박사는 “바이오매스 폐자원을 활용해 제조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 아이디어를 제시하면서도 상업화가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 생산을 통해 플라스틱 폐기물 저감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연구결과는 촉매화학 분야 권위지‘미국화학회 지속가능 화학 및 엔지니어링(ACS Sustainable Chemistry&Engineering(IF:6.140))’2월호의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이번 성과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 및 한국화학연구원의 주요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seokjang@fnnews.com 조석장 기자
2019-05-07 09: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