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올해는 가상자산 시장에 온갖 악재가 덮친 해였다. 긴축 정책이 1년 동안 지속되며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꺼진 가운데 테라·루나 사태를 시작으로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가 파산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내년에도 잿빛 전망이 이어지면서 가상자산 겨울은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6만달러에서 1만6000달러로 추락 지난 5월 테라·루나 사태가 일어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불운이 맴돌기 시작했다. 1달러에 고정(페그)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 테라USD(UST)가 가격을 유지하지 못하면서 자매 코인 루나도 붕괴됐다. 당시 테라·루나 가격은 최고가 대비 99.99% 추락했고, 일주일 새 시가총액 57조원이 사라졌다. 이 영향으로 같은 달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3만달러가 붕괴됐다. 테라는 UST의 달러 페그를 유지하기 위한 준비자산으로 가상자산을 보유해 왔다. 당시 비트코인 약 35억달러를 사들인 상태였다. 하지만, UST가 폭락하자 테라가 UST의 가치를 유지하고자 루나를 매수하기 위해 갖고 있던 비트코인을 팔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비트코인까지 급락했다. 코인 메트릭스의 공동설립자인 닉 카터는 당시 CNBC와 인터뷰에서 “시장은 테라가 UST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팔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악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6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75%p 인상)을 밟으면서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비트코인 가격은 2만달러대 밑으로 떨어졌다. 2020년 12월 이후 처음이었다. 가상자산 대출업체인 바벨 파이낸스가 가상자산 인출을 중단하면서 뱅크런이 일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비트코인 2만달러선이 깨지면서 가상자산 시장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긴축 정책 지속이 예상되는데다 테라·루나 사태로 가상자산 시장의 ‘시스템 리스크’우려가 불거져서다. 바벨 파이낸스 외에도 가상자산 담보 대출업체 셀시우스가 지급준비금 부족 사태로 자산 출금을 중단하는 등 여파가 커졌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지난 11월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가 유동성 위기로 파산 보호 신청을 하면서 가상자산 업계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앞서 지난 7월 FTX 자금으로 유동성 위기를 벗어났던 가상자산 대출업체 블록파이에게 이는 악재로 돌아와 결국 파산을 신청하게 됐다. 최근 세계 2위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이 FTX 사태 등으로 인력 감축에 이어 일본에서의 영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하는 등 한 달이 넘어간 지금도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OBJECT0# 추가 악재 불안감 팽배...투자자 보호 시급 온갖 악재에 휘말리면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1월 역대 최고가인 6만8606달러에서 약 76% 폭락한 1만6000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긴축 지속에 더해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내년 전망도 흐리다. 28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크로스체인 디파이 허브 우미의 최고경영자(CEO) 브렌드 츄는 “가상자산 시장이 내년까지 현재와 같은 암울한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6개월에서 1년, 길게는 1년 6개월까지 부정적인 심리가 나타날 수 있다”며 “지금은 가상자산에 투자하기에 좋은 시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가격 급락 뿐 아니라 투자자 보호 조치 부실, 과세 위한 제도 정비 부족 등으로 투자자들의 피해도 더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가상자산 규제법으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을 두고 있지만, 투자자를 보호하는 법은 찾기 힘들다. 지난 10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투자금 보호를 위해 이용자 자산을 분리 보관하고 해킹·전산장애 등 사고에 대비해 보험 등을 의무화하는 ‘디지털자산 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안심거래 환경 조성을 위한 법률안’을 발의했지만, 결국 통과되지 못하고 해를 넘길 전망이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현재 특금법에는 투자자 보호 내용이 없기 때문에 올해 법안들이 통과되지 못한 점이 아쉽다”며 “내년 초에는 통과가 돼서 투자자 보호 쪽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 교수는 “법이 없다고 해서 시장에 대한 감시를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며 “닥사(디지털자산 거래소 협의체) 등이 나서는 등 업계의 자정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2022-12-29 14:29:32[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최근 거래소 파산 등 가상자산 시장에서 소비자 피해가 잇따르자 더욱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옐런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가 주최한 복합 컨퍼런스인 ‘딜북 서밋’에 참석했다. 옐런은 뉴욕시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단에 올라 여러 질문에 답했으며 가상자산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그는 “가상자산 업계는 확실히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나 지금까지 그러한 규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11일 미국에서는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였던 FTX가 유동성 부족으로 파산했으며 같은달 28일에는 FTX와 밀접한 금전 관계를 맺었던 블록파이까지 파산했다. 블록파이는 고객의 가상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업체로 이미 파산 전에 FTX에서 막대한 자금을 빌린 상태였다. 가상자산 시세는 FTX 사태 이후 급락했고 또다른 미 가상자산 거래소인 크라켄은 30일 발표에서 전 세계 직원 중 30%에 해당하는 1100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옐런은 약 1년 전부터 의회에 보다 강력한 가상자산 규제 법안을 요구하는 등 가상자산 업계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FTX 사태를 언급하며 "가상자산 소유자에 대한 보호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옐런은 2008년 국제 금융위기의 시작을 알렸던 리먼브라더스 파산을 언급하며 FTX 파산이 “가상자산 업계의 ‘리먼 사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상자산 시장은 투자자, 특히 자신이 부담하는 위험의 수준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에게 상당한 해를 끼칠 수 있을 만큼 거대하다”고 경고했다. 옐런은 해당 사건에 대해 가상자산 거래소 파산이 기성 금융권에 피해를 끼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옐런은 가상자산을 토대로 하는 금융 서비스가 기존 은행 체제에 비해 비교적 저렴하다며 가상자산 사용의 이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딜북 서밋에는 FTX의 파산 당시 최고경영자(CEO) 였던 샘 뱅크먼 프리드도 연사로 등록됐다. 뱅크먼 프리드는 거래소를 운영하면서 민주당에 막대한 자금을 기부하며 가상자산 규제와 관련해 적극적인 로비를 벌였다. 옐런은 자신이 이제까지 한번도 그를 만나본 적이 없다면서 “돈은 확실히 정치인과 입법 능력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은 확실히 아주 좋은 예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2-12-01 09:11:49[파이낸셜뉴스] FTX 파산 여파에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가상자산 대출업체 블록파이가 파산보호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5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통해 "블록파이가 파산을 준비하는 동안 일부 직원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블록파이는 지난주 FTX 관련 불확실성으로 인해 평소처럼 사업운영이 어렵다면서 고객 인출을 중지하고 플랫폼 서비스를 제한한 상태다. 이 회사는 전날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FTX 관계사이자 이번 유동성 위기를 촉발한 알라메다에 대한 대출, FTX닷컴에 묶여있는 자산, FTX US와의 신용한도에서 인출되지 못한 금액 등을 포함해 FTX 및 알라메다에 '상당한 익스포저(노출)'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블록파이는 올해 여름 가상자산 가격이 폭락하자 FTX로부터 4억달러 블록파이는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여러 시나리오가 있으며 최선의 방법을 결정하기 위해 현재 작업중"이라며 헤인즈앤분 로펌이 주요 외부 고문 역할을 계속하고 있고 버클리리서치그룹이 재무 고문으로 고용됐다고 말했다. 블록파이가 파산보호를 신청할 경우 이는 FTX 유동성 위기 전염의 첫 희생자가 나오는 셈이다. FTX는 지난주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미국 파산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블록파이는 지난 7월 FTX와 최대 2억4000만달러로 회사를 인수할 수 있는 옵션이 담긴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계약으로 블록파이는 FTX로부터 최대 4억달러의 자금을 끌어다 쓸 수 있게 됐다. 당시 유동성 위기에 처한 블록파이에게 FTX가 산소 호흡기를 달아준 셈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대출 대부분이 쪼그라들었다. 블록파이는 FTX의 자체 발행 토큰인 FTT를 담보로 수백만달러의 대출을 알라메다에 연장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기준 블록파이의 고객 예탁금은 140억~200억달러, 대출 규모는 75억달러다. 그러나 최근 가상자산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을 고려할 때 고객 예탁금은 이보다 훨씬 더 적을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2-11-16 09:05:00[파이낸셜뉴스] 코인이 화폐를 대체하는 시대가 올 수 있을까. 자국 화폐가 불안정한 나라에서 스테이블코인이 화폐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다만 선진국 등에선 "아직 안전자산으로 볼 수 없다"라며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명확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14개월 만에 거래량 300배 늘었다 10일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기업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에서 스테이블코인의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남미의 가상자산거래소인 빗소(Bitso)에서 아르헨티나 화폐인 페소(ARS)로 거래된 스테이블코인은 올해 3월 6000만달러(약 810억원)를 넘어섰다. 거래량의 급증이 눈에 띈다. 지난해 1월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은 약 22만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같은해 8월에 거래량은 244만달러로 10배 늘었다. 9월엔 441만달러, 10월엔 874만달러로 두 달 만에 4배 가까이 폭증했다. 올해 1월에는 처음으로 1000만달러(1169만달러)를 넘겻고, 2월엔 2876만달러, 3월에 6411만달러로 두 달 만에 6배로 늘어났다. 지난해 1월(22만달러)과 올해 3월(6411만달러)을 비교하면 1년 남짓한 기간에 거래량이 300배가 늘어난 것이다. 이는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가치 하락 때문으로 풀이된다. 1페소의 가치가 지난해 7월 0.004달러 이하(0.00376달러)로 떨어졌을 때, 다음 달인 2023년 8월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은 100만달러를 넘겼다. 이어 페소의 가치가 지난해 12월 0.002달러 이하(0.00156달러)로 떨어졌을 때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은 올해 1월 1000만달러를 넘겼다. 체이널리시스 측은 "아르헨티나는 수십년 동안 인플레이션과 페소 가치 하락과 싸우고 있는데, 일부는 달러를 사려고 쿠에바스(비밀 환전소)를 찾고, 다른 사람들은 달러에 가치가 페깅(고정)된 스테이블코인을 찾기 시작했다"라며 "이런 현상이 데이터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환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브라질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6월 기준 브라질의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7.7% 증가했다. 브라질 가상자산 전문가 애런 스탠리는 "현재 스테이블코인은 기업간 국제 지불 측면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다"라면서도 ""브라질의 많은 거래소와 핀테크 중개업체들은 고객들에게 달러에 가치가 고정된 스테이블코인을 제공하며, 이를 가치 저장소로 제공한다는 아이디어가 인기를 얻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년 간 라틴아메리카의 스테이블코인 점유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자국 가상자산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의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콜롬비아(66%), 아르헨티나(61.8%), 브라질(59.8%), 베네수엘라(56.4%)가 세계 평균(44.7%)을 10%p 이상 넘어서고 있다. 체이널리시스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송금 체계는 라틴 아메리카 전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라고 전했다. "충격에 취약"..."규제 명확해야" 스테이블코인은 금융 시스템이 취약한 나라의 대안자산으로 발돋움하며 전세계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가상자산시장이 가장 가파르게 성장한 지역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1위), 라틴 아메리카(2위), 동유럽(3위)로, 성장률이 40% 수준이다. 모두 금융 시스템이 취약하고 자국 화폐가 하락하는 지역들이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등에선 여전히 스테이블코인의 불안정성을 지적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통화 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안전한 피난처가 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유럽중앙은행이 지난 2019년 이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 후 12주 동안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이 10% 하락했다. 또한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중단, 중국 가상자산 단속 강화, 테라·루나 사태, FTX 파산 등의 암호화폐 시장 패닉 상황 때도 스테이블코인 시총은 평균 4% 하락했다. 유럽중앙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금융 시장 내부나 가상자산 시장에서 발생하는 충격에 취약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최대 벤처캐피털 중 한 곳인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의 가상자산 투자 최고의사결정자인 크리스 딕슨도 "FTX 붕괴 당시와 같은 사태 발생을 피하기 위해서는 스테이블코인 규제의 명확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크리스 딕슨은 "가상자산 인프라는 존재하지만 규제 명확성이 부족해 전체적으로 뒤처지고 있다. 나는 선량한 행위자에게는 길을 열어주는 동시에 사기꾼과 같은 악덕 행위자는 제거하는 규제 정책을 옹호한다. 이는 첫째 소비자를 위한 길이며 둘째 업계를 위한 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FTX와 같은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4-10-10 14:56:46[파이낸셜뉴스] 세계 3위 암호화폐 거래소 FTX를 창업했지만 고객 돈 수십억달러를 훔쳐 몰락으로 이끈 샘 뱅크먼-프리드(32)가 28일(현지시간)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다. '폰지사기'를 저질러 징역 150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하다 2021년 4월 14일 교도소에서 사망한 버나드 메이도프에 이어 금융범죄로는 두번째로 높은 형량이 선고됐다. 분식회계로 무너진 월드콤 공동창업자 버나드 에버스에게 선고됐던 25년형과 같은 형량이다. 에버스는 2019년 12월 형기 가운데 13년을 채운 뒤 가석방됐지만 한 달 뒤 사망했다. 뱅크먼-프리드는 고객 돈 수십억달러를 빼돌리고, 투자자들을 속인 혐의로 지난해 배심에서 유죄평결을 받은 바 있다. 뉴욕연방지방법원의 루이스 카플란 판사는 이날 뱅크먼-프리드에게 25년 징역형과 함께 110억달러(약 14조8000억원)가 넘는 벌금도 물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카플란 판사는 뱅크먼-프리드가 뻔뻔하고, 반성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카 플란 판사는 아울러 그가 조기에 사회에 복귀하면 또 다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같은 점들을 감안해 중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뱅크먼-프리드는 선고 전 최후진술에서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호소했다. WSJ에 따르면 그는 선고가 낭독되는 동안 차가운 표정으로 서 있었다. 변호인은 FTX 투자자들이 자금 대부분을 회수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변론은 곧바로 카플란 판사로부터 반박당했다. 카플란 판사는 FTX 고객들이 80억달러, FTX 주식 투자자들은 17억달러 손실을 입었고, 뱅크먼-프리드가 설립한 암호화폐 헤지펀드 알라메다리서치 대출자들은 13억달러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세계 3대 암호화폐 거래소였던 FTX는 2022년 11월 인출사태 속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3-29 03:52:11[파이낸셜뉴스]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가 올해 비트코인 가격이 4억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6일(현지시간) 기요사키는 'X(옛 트위터)'에 '올해 비트코인이 30만달러(약 4억원)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요사키는 2019년부터 꾸준히 비트코인 투자를 주장해 왔던 경제학자다. 그는 "당신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실수는 늦장을 부리다가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 500달러(약 66만원)여도 충분하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루나·테라 폭락, FTX 파산 사태 등의 악영향으로 한동안 맥을 못 추던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비트코인에 대한 월가의 투자의견도 대체로 호의적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이 현물 ETF와 반감기 호재에 힘입어 올해 신고가를 경신한 뒤 내년에는 15만달러(약 2억원)까지 급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5일(현지시간) 비트코인 가격은 2년 4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인 6만 9000달러(약 9200만원)대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3-07 14:32:14[파이낸셜뉴스] 지난주 가상자산 시장은 '바이낸스 사태'로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이내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바이낸스로 출렁한 코인시장 27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원화마켓에 상장된 가상자산을 대상으로 산출한 업비트마켓인덱스(UBMI)는 지난주(11월20일~11월26일) 8106.59로 마감하며 전주 대비 1.0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0.22% 상승하고, 나스닥은 0.24% 하락했다. 두나무 데이터밸류팀은 "가상자산 시장과 코스피·나스닥시장 모두 횡보했다"라고 평가했다. 쟁글은 보고서를 통해 "가상자산 시장은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를 인정하고 미국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규제 당국과 합의에 이르며 약세를 보였으나, 오히려 업계의 사법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낙관론이 부상하며 상승세로 전환했다"라고 전했다. 지난주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는 '바이낸스의 미국 철수'였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를 인정하고 미국 규제 당국과 합의했다. 바이낸스는 43억달러(약 5조 5500억 원) 규모의 벌금을 지불하고 미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기로 했다. 바이낸스의 최고경영자(CEO) 창펑 자오(CZ)도 물러났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며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3만6000달러를 하회하기도 했고, 바이낸스코인(BNB)은 11.3% 급락하기도 했다. 쟁글 리서치팀은 "지난해 파산한 FTX에 이어 가상자산 업계 대표 주자들이 연이어 문제를 겪으면서 시장 전반의 투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동안 가격 상승을 보인 시장에 차익 실현의 빌미로 작용한 탓도 존재한다"라고 전했다. ■리스크 해소?..."위험 남아있어" 일각에서는 이번 바이낸스 사태를 FTX와 비교하며 '바이낸스의 파산'을 전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FTX 소송과 바이낸스 소송은 매우 다르다"라고 선을 긋는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 프리드(SBF)는 주로 ‘사기' 혐의로 고소됐고, 고객 자금을 무단 사용하는 ‘횡령’이 FTX 파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라며 "반면 바이낸스는 대규모 고객자금 횡령, 이를 남용한 레버리지 트레이딩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FTX 파산 이후 바이낸스는 고객 잔고를 공개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이번 사태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쟁글은 "지금까지 시장에 우려 요인으로 작용했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됐다"라며 "시장은 최악의 경우 바이낸스 붕괴 가능성까지 고려했지만, 벌금과 CEO 사임 수준에서 사태가 마무리됐고 이번 합의로 바이낸스는 영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라고 전했다. 향후 바이낸스의 가장 큰 난관은 시장 점유율 회복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까지 60%에 달했던 바이낸스의 현물 시장 점유율은 기소된 이후 계속 하락해 현재 37% 수준이 됐다. 정석문 센터장은 "불법 자금 운영자들이 바이낸스를 떠나면서 점유율 회복은 어려워질 것"이라며 "새로운 경영진이 이전과 같이 공격적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규제 리스크도 여전히 남아있다. 바이낸스와 미국 규제당국과의 합의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바이낸스의 시세 조작 혐의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3-11-27 16:06:44[파이낸셜뉴스] 20대에 세계 2위 가상자산 거래소 FTX를 창업해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던 미국의 샘 뱅크먼 프리드가 미국 법원에서 사기 등 7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라는 배심원 평결을 받았다. AP통신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미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2일(이하 현지시간) 4시간 30분의 논의 끝에 검찰이 뱅크먼 프리드에게 적용한 인터넷 뱅킹을 이용한 사기, 돈세탁,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 7개의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라고 결론지었다. 배심원단은 지난 15일 동안 뱅크먼 프리드 본인을 포함한 관계자들의 증언을 들었다. 뱅크먼 프리드는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려 계열사 지원이나 호화생활 유지를 위해 사용했다는 혐의에 대해 '실수는 있지만 불법이나 고의가 아니기 때문에 무죄'라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0월 뱅크먼 프리드를 기소하면서 그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려 FTX 계열사인 알라메다리서치의 부채를 갚고, 바하마의 호화 부동산을 사들였다고 추정했다. 또한 검찰은 뱅크먼 프리드가 정치인들에게 최소 1억달러(약 1320억원)의 돈을 뿌리는 등 불법 정치 후원금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뱅크먼 프리드에 대한 선고공판은 내년 3월 28일 열린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출신인 뱅크먼 프리드는 올해 31세로 2019년에 FTX를 설립했으며 FTX의 일일 거래량은 한때 100억달러(약 13조2060억원)에 달했다. FTX는 지난해 11월 알라메다리서치의 재정상태가 어렵다는 문서 유출 직후 대량 인출 사태(뱅크런)를 겪었다. FTX는 지난해 11월 11일 유동성 위기로 미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뱅크먼 프리드는 파산과 동시에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FTX에서 위기 관리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형사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뱅크먼 프리드는 FTX 본사가 있던 바하마에서 지난해 12월 체포되어 미국으로 송환되었다. 그는 체포 직후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지난 8월 보석이 취소되면서 현재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뱅크먼 프리드의 변호인은 이번 평결에 대해 실망스럽지만 존중한다며 뱅크먼 프리드가 무죄를 계속 주장하는 만큼 앞으로 법정 싸움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11-03 15:21:18"(가상자산) 거래와 보관이 분리됐다면 마운트곡스, FTX 사태와 같은 가상자산거래소 파산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마이크 벨시 빗고 최고경영자(CEO·사진)는 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코리아블록체인위크 2023(KBW 2023) 메인 컨퍼런스인 '임팩트(IMPACT)' 키노트에서 이같이 말했다. ■빗고, 세계 최대 가상자산 수탁기관 지난 2013년 설립된 빗고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가상자산 수탁기관이다. 현재 미국·스위스·독일 등 전 세계 50여개국의 1500개 이상 기관을 대상으로 수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트스탬프·코빗·불리쉬·게이트.io·크립토닷컴 등 여러 대형 가상자산거래소들은 빗고에 가상자산을 보관한다. 벨시 CEO는 가상자산 생태계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수탁이 중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거래와 수탁의 분리를 통해 가상자산거래소 등 업계 신뢰도를 높여야 전통 금융기관을 가상자산 생태계에 끌어들여 성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벨시 CEO는 "주식시장의 경우 결제기관과 수탁기관이 따로 존재하기 때문에 안전한 결제가 가능하지만, 가상자산은 그렇지 않다"면서 "전통 금융기관을 가상자산 생태계 쪽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4년 발생한 일본 가상자산거래소 마운트곡스 사태와 지난해 미국 가상자산거래소 FTX의 파산 사태는 가상자산 수탁의 중요성을 증명한 사례다. 마운트곡스는 당시 세계 비트코인 거래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등 대표적인 가상자산거래소였지만, 해킹으로 비트코인 85만개(당시 약 5330억원 수준)를 도난당해 파산한 바 있다. FTX도 자체 발행 코인인 FTT로 자산을 부풀리고 경영진이 고객 자산을 부당하게 유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산 신청으로까지 이어졌다. 벨시 CEO는 "마운트곡스 해킹 사태 당시에 직원들이 비트코인을 도난당했음을 알았을 땐 이미 너무 늦었었다"며 "수탁이 따로 분리됐다면 훨씬 빠르게 도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FTX 사태도 마찬가지"라며 "소수의 감사라도 있었으면 FTX 문제를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FTX가 고객의 가상자산도 자체 보관하다 보니 자전거래와 내부자 거래 등 멋대로 고객 투자금을 유용하는 사태가 일어났다는 뜻이다. ■"韓 가상자산 수탁 시스템 정착 유리" 벨시 CEO는 한국이 '가상자산 수탁 시스템'이 자리잡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규모가 막대할 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관련법안 제정 준비 등 규제기관의 의지가 강하다는 의견이다. 그는 "가상자산과 관련된 7개 법안이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며 "규제기관이 가상자산 생태계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한국은 아시아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나은행과 손을 잡고 한국에 진출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빗고는 하나은행과 업무협약을 통해 연내 조인트벤처(JV) 형태의 한국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벨시 CEO는 한국 진출을 통해 디지털 자산 사업 제도화와 투자자 보호 등에 대한 다양한 노하우와 경험을 공유할 계획이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의 규제당국 및 감독기관과 긴밀히 소통하며 확보해온 노하우와 기술을 한국 사업에 적용해 가상자산이 제도권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빗고는 10년 동안 기술 개발과 혁신의 경험을 쌓아 왔다"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면서 빗고의 기술, 노하우 등을 활용해 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도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김미희 임수빈 이주미 김찬미 기자
2023-09-05 18:24:06[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 거래와 보관이 분리됐다면 마운트곡스, FTX 사태와 같은 가상자산거래소 파산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마이클 벨시 빗고(BitGo) 최고경영자(CEO)는 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코리아블록체인위크 2023(Korea Blockchain Week 2023, KBW2023)’ 메인 컨퍼런스인 ‘임팩트(IMPACT)’ 키노트에서 이같이 말했다. ■빗고, 세계 최대 가상자산 수탁기관 지난 2013년 설립된 빗고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가상자산 수탁기관이다. 현재 미국·스위스·독일 등 전 세계 50여국의 1500개 이상 기관을 대상으로 수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트스탬프·코빗·불리쉬·게이트.io·크립토닷컴 등 여러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빗고에 가상자산을 보관한다. 벨시 CEO는 가상자산 생태계가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수탁이 중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거래와 수탁의 분리를 통해 가상자산거래소 등 업계 신뢰도를 높여야 전통 금융기관을 가상자산 생태계에 끌어들여 성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벨시 CEO는 “주식시장의 경우 결제기관과 수탁기관이 따로 존재하기 때문에 안전한 결제가 가능하지만, 가상자산은 그렇지 않다”면서 “전통 금융기관을 가상자산 생태계 쪽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4년 발생한 일본 가상자산 거래소 마운트곡스 사태와 지난해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 사태는 가상자산 수탁의 중요성을 증명한 사례다. 마운트곡스는 당시 세계 비트코인 거래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등 대표적인 가상자산 거래소였지만, 해킹으로 비트코인 85만개(당시 약 5330억원 수준)를 도난 당해 파산한 바 있다. FTX도 자체발행 코인인 FTT로 자산을 부풀리고 경영진이 고객 자산을 부당하게 유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산 신청으로까지 이어졌다. 벨시 CEO는 "마운트콕스 해킹 사태 당시에 직원들이 비트코인을 도난 당했음을 알았을 땐 이미 너무 늦었었다"며 "수탁이 따로 분리됐다면 훨씬 빠르게 도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FTX 사태도 마찬가지"라며 "소수의 감사라도 있었으면 FTX 문제를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FTX가 고객의 가상자산도 자체 보관하다 보니 자전거래와 내부자 거래 등 멋대로 고객 투자금을 유용하는 사태가 일어났다는 뜻이다. ■"韓 가상자산 수탁시스템 정착 유리" 벨시 CEO는 한국이 '가상자산 수탁 시스템'이 자리 잡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 규모가 막대할 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관련 법안 제정 준비 등 규제 기관의 의지가 강하다는 의견이다. 그는 "가상자산과 관련된 7개 법안이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며 "규제 기관이 가상자산 생태계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한국은 아시아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나은행과 손을 잡고 한국에 진출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빗고는 하나은행과 업무협약을 통해 연내 조인트벤처(JV) 형태의 한국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벨시 CEO는 한국 진출을 통해 디지털 자산 사업 제도화와 투자자 보호 등에 대한 다양한 노하우와 경험을 공유할 계획이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의 규제당국 및 감독기관과 긴밀히 소통하며 확보해온 노하우와 기술을 한국 사업에 적용해 가상자산 자산이 제도권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빗고는 10년 동안 기술 개발과 혁신의 경험을 쌓아 왔다"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면서 빗고의 기술, 노하우 등을 활용해 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도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2023-09-05 15:1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