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JECT0#[파이낸셜뉴스]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가 복원되는 등 경색됐던 양국 관계가 해빙되면서 '노 재팬(No Japan)' 운동의 집중 포화를 맞았던 일본차 판매량이 다시 반등하고 있다. 일본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의 경우 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 순위가 9위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5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특히 50대 이상의 장년층에서 일본차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4월 렉서스는 국내 시장에서 4321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4% 급증한 수치다. BMW(2만3970대), 메르세데스 벤츠(2만1128대), 아우디(7387대), 볼보(5589대)에 이어 5위에 해당한다. 과거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톱3' 브랜드였던 렉서스는 노 재팬 운동 이후 판매량이 급감했다. 작년에는 연간 판매실적이 7592대에 머물러 순위가 9위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들어선 판매량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렉서스를 뺀 도요타 판매량도 올해 1~4월 전년 대비 35.6% 증가한 2383대로 집계됐다. 도요타와 렉서스를 합한 판매 규모는 수입차 4위에 해당하는 6704대이며, 3위 아우디와의 격차는 683대 수준에 불과하다. 연령별로 올해 1~4월 일본차의 구매층을 분석해보면 50대(30.1%), 40대(28.2%), 60대(20.1%)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독일차의 경우 40대(34.4%), 30대(26.3%)의 비율이 높게 나타난 것과 비교하면 일본차의 경우 50대와 60대의 구매 비중이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올해 전체 수입차 판매가 고금리 여파로 전년 대비 2.6% 줄어든 8만2594대에 머물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차의 회복세가 두드러진 셈이다. 업계에선 최근 분위기가 '예스 재팬(Yes Japan)'으로 급격하게 바뀌었고, 하이브리드카 선호 현상이 맞물리며 일본차가 반등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 올해 일본차의 판매 성장세를 주도한 것은 하이브리드카다. 올해 1~4월 일본차 전체 판매실적은 총 7060대였는데, 이 가운데 96%인 6776대가 하이브리드 모델로 집계됐다. 렉서스를 대표하는 준대형급 하이브리드카 ES300h의 경우 올해만 3094대가 팔려 나갔다. 충전 인프라 부족, 비싼 가격 등으로 전기차 구매를 주저하는 소비층이 많은데, 이 부분을 하이브리드카 기술에 강점이 있는 렉서스가 잘 파고 들었다는 분석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렉서스의 경우 신차 구매 할인폭이 크지 않은 브랜드인데, 고금리 시기를 맞아 오히려 이 부분이 장점이 되고 있는 것 같다"며 "한일 관계가 개선되면서 일본 도요타 본사에서도 한국에 공격적으로 물량을 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2023-05-15 15:18:02국내 항공업계가 최악의 보릿고개에 허덕이고 있다. 여름휴가, 추석연휴 등이 있는 3·4분기(7~9월)는 항공사의 전통적인 성수기이지만 올해 국내 항공사 실적은 그 어느 때보다 참담한 수준이다. 글로벌 경기부진으로 항공화물 물동량이 급감했고, 일본 경제보복에 따른 '노 재팬(No Japan)'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3·4분기 별도기준 매출 3조2830억원, 영업이익 1179억원, 당기순손실 2118억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3·4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3.7%, 영업이익은 무려 70%나 급감한 수치다. 앞선 증권가의 실적 전망치조차 밑돈다. 시장에선 대한항공의 3·4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동기 대비 58.33% 감소한 1637억원을 예상했다. 대한항공은 어닝쇼크 원인을 화물부문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 항공사는 "여객부문은 한·일 갈등이나 홍콩 정세 불안에도 동남아 등 대체시장 개발과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효과로 여객수송 실적이 3.2%, 탑승률이 1.3% 증가했다"며 "그러나 화물은 글로벌 경기부진으로 인한 물동량 감소로 11.2% 급감했다"고 했다. 아시아나항공도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올 상반기에 이어 3·4분기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항공사는 3·4분기 영업손실 570억원을 기록해 올 들어 9월까지 173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는 더욱 참담하다. 지난 2·4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했던 LCC들은 3·4분기에도 예외없이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LCC 1위인 제주항공은 3·4분기 17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영업손실이 각각 131억원, 102억원에 달했다.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봤던 에어부산 역시 195억원 적자였다. 저렴한 항공권을 앞세워 비상하던 LCC들을 끌어내린 가장 큰 요인은 역시 일본이었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노재팬 탓에 국내 항공사들의 국제선은 최소 7800억원 이상의 매출손실이 예상된다. 특히 LCC 일본노선 여객은 지난해보다 53%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일본 비중이 컸던 LCC들로선 노재팬의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김규태 기자
2019-11-14 18:08:25'일본 불매 운동'이 추석 연휴에도 이어지고 있다. 짧은 연휴엔 가까운 일본을 찾는 여행객들이 늘었던 예년과 달리 일본 방문객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11일 여행업계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번 연휴 기간 일본을 찾는 여행객들의 수가 지난해 추석연휴 기간(9/22~9/26)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연휴간 일본 방문, 대폭 감소가족단위 여행객들이 애용하는 여행사 상품의 경우 연휴기간 이용자 수가 지난해 대비 70% 가까이 감소했다.국내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지난해 연휴기간에 비해 일본 여행 상품 이용자 수가 72% 감소했다"며 "보통 연휴 기간이 짧으면 일본 여행 상품이 인기가 많은데 이렇게까지 줄어든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베트남으로 여행을 계획한 직장인 박모씨(31)는 "저렴한 일본 여행 상품이 많아 고민을 많이 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사회 분위기도 그렇고 솔직히 주변 눈치도 보이고 해서 이번엔 동남아로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일본행 항공기 이용자 수도 급감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일본행 항공기 이용자 수가 지난해 추석연휴 기간에 비해 43% 줄었다.항공사들의 예약률을 살펴보면 일본 불매 운동의 여파는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아시아나 항공의 경우 일본행 항공기의 예약률이 60%에 그쳤다. 지난해 추석 연휴에 비해 18%포인트 감소한 수준이다. 일본 불매 운동의 여파로 인해 일본행 항공기 편수가 줄어든 상황이지만 예약률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예약률이 감소한 건 저비용항공사(LCC)도 마찬가지다. 티웨이 항공과 이스타 항공 등 저비용항공사들의 일본행 항공기 예약률도 지난해 추석연휴 기간에 비해 10~15% 포인트 줄었다. 저비용항공사들의 경우 일본 불매 운동의 여파로 인해 25% 가까이 편성 좌석 수를 줄였음에도 예약률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NO 재팬'에..전체 여행객 줄어항공업계 관계자는 "비어 있는 좌석이 많아 예약률이 다소 바뀔 여지는 있다"면서도 "일본행 항공기 편수 자체가 많이 줄어든 상황에도 예약률이 이 정도 수준인 것은 일본 불매 운동이 아직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한편 인천공항공사는 추석연휴 기간 해외여행을 떠나는 여행객은 지난해에 비해 3.1% 정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사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 감소 여파로 인해 전체 해외 여행객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일본으로 떠나는 여행객들의 수는 전년 대비 43% 정도 줄어들 전망"이라고 전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2019-09-11 15:32:39[파이낸셜뉴스] '일본 불매 운동'이 추석 연휴에도 이어지고 있다. 짧은 연휴엔 가까운 일본을 찾는 여행객들이 늘었던 예년과 달리 일본 방문객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11일 여행업계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번 연휴 기간 일본을 찾는 여행객들의 수가 지난해 추석연휴 기간(9/22~9/26)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 ■연휴간 일본 방문, 대폭 감소 가족단위 여행객들이 애용하는 여행사 상품의 경우 연휴기간 이용자 수가 지난해 대비 70% 가까이 감소했다. 국내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지난해 연휴기간에 비해 일본 여행 상품 이용자 수가 72% 감소했다"며 "보통 연휴 기간이 짧으면 일본 여행 상품이 인기가 많은데 이렇게까지 줄어든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으로 여행을 계획한 직장인 박모씨(31)는 "저렴한 일본 여행 상품이 많아 고민을 많이 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사회 분위기도 그렇고 솔직히 주변 눈치도 보이고 해서 이번엔 동남아로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일본행 항공기 이용자 수도 급감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일본행 항공기 이용자 수가 지난해 추석연휴 기간에 비해 43% 줄었다. 항공사들의 예약률을 살펴보면 일본 불매 운동의 여파는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아시아나 항공의 경우 일본행 항공기의 예약률이 60%에 그쳤다. 지난해 추석 연휴에 비해 18%포인트 감소한 수준이다. 일본 불매 운동의 여파로 인해 일본행 항공기 편수가 줄어든 상황이지만 예약률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예약률이 감소한 건 저비용항공사(LCC)도 마찬가지다. 티웨이 항공과 이스타 항공 등 저비용항공사들의 일본행 항공기 예약률도 지난해 추석연휴 기간에 비해 10~15% 포인트 줄었다. 저비용항공사들의 경우 일본 불매 운동의 여파로 인해 25% 가까이 편성 좌석 수를 줄였음에도 예약률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NO 재팬'에..전체 여행객 줄어 항공업계 관계자는 "비어 있는 좌석이 많아 예약률이 다소 바뀔 여지는 있다"면서도 "일본행 항공기 편수 자체가 많이 줄어든 상황에도 예약률이 이 정도 수준인 것은 일본 불매 운동이 아직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천공항공사는 추석연휴 기간 해외여행을 떠나는 여행객은 지난해에 비해 3.1% 정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사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 감소 여파로 인해 전체 해외 여행객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일본으로 떠나는 여행객들의 수는 전년 대비 43% 정도 줄어들 전망"이라고 전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2019-09-11 11:00:07"안 그래도 그동안 힘들었는데 (일본 제품) 불매운동까지 겹치니 더 힘들죠." 서울 낙원동 악기상가에서 관현악기를 파는 상인 이재현씨(가명)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대해 이 같이 말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달 일본의 수출 규제로 촉발된 국내 '노 재팬(No Japan)' 열기가 악기 시장에도 번진 것이다. 이씨는 불매운동 취지에는 공감하나 중소 상인들이 피해를 받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악기를 대체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일제 맞나?" 먼저 묻는 손님들 실제 최근 찾은 낙원상가는 한산했다. 악기를 들쳐 멘 손님들이 종종 오가기는 했으나 낙원상가 전체를 채우기엔 모자랐다. 상가 안에선 왁자지껄한 말소리 대신 상인이 연주하는 관악기 소리만 들렸다. 상인들은 악기를 보러 온 손님들이 일본 제품이냐고 묻는 경우도 부쩍 늘었다고 했다. 음향기기·악기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 어느 제품이 일본산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음향기기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어느 나라 제품인지 잘 모르시는 손님들은 저한테 먼저 물어본다"며 "일본 제품인 걸 알면 다른 제품으로 달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가게 주인은 "일본 제품이냐고 묻는 손님들이 많아 저도 공부해야 할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실제 낙원상가에 방문한 손님들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관심을 보였다. 색소폰을 연주한다는 이모씨(59)는 "최근 대만산 제품도 일본산 제품과 비교해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다"면서 "일본 제품을 살 이유가 없다면 사지 않는 게 좋지 않겠냐"고 했다. 김용준씨(26)는 "최근 인터넷에서 일본 악기 대신 미국 악기로 갈아타려는 분들이 많이 보인다"며 "일본 제품 대신 미국 제품을 구입하고 인증을 올리는 분들도 있다"고 전했다. ■"대체제 마땅치 않아" 하소연도 일부 손님과 상인들은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싶어도 여건상 힘들다고 호소했다. 품질 면에서 뛰어난 일본 음향기기와 악기들을 대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기타를 다루는 한창규씨(22)는 "품질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구매해야 하는 일본 제품이 있다"며 "기타는 일본 제품보다 좋은 제품이 많지만 이펙터(소리에 다양한 효과를 부여해주는 기기)는 일본 제품 외의 대안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모씨(25)도 "일본 정부 행동에 화가 나기는 하지만 일본 제품 소리가 좋아 다른 제품을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건반악기를 판매하는 상인은 "디지털 피아노 등 일부 악기 고가 라인은 일본 제품을 대체하기 힘들다"면서 "사기 전에 눈치를 보는 손님도 있지만 구매를 포기하시지는 않더라"라고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상인도 "수십년간 사용했던 브랜드를 일본 제품 불매운동 때문에 포기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드럼 가게를 운영하는 한 50대 상인은 "일본산 악기에 믿음을 갖고 있는 손님들도 불매 운동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느라 전체적으로 매출이 줄고 있다"며 "좋은 국산 드럼이 없어 판매하지 못하는데 이런 사정을 손님들이 알아줬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박광환 인턴기자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19-08-22 18:26:50“안 그래도 그동안 힘들었는데 (일본 제품) 불매운동까지 겹치니 더 힘들죠.” 서울 낙원동 악기상가에서 관현악기를 파는 상인 이재현씨(가명)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대해 이 같이 말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달 일본의 수출 규제로 촉발된 국내 ‘노 재팬(No Japan)’ 열기가 악기 시장에도 번진 것이다. 이씨는 불매운동 취지에는 공감하나 중소 상인들이 피해를 받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악기를 대체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일본 제품 맞나요?” 먼저 묻는 손님들 실제 최근 찾은 낙원상가는 한산했다. 악기를 들쳐 멘 손님들이 종종 오가기는 했으나 낙원상가 전체를 채우기엔 모자랐다. 상가 안에선 왁자지껄한 말소리 대신 상인이 연주하는 관악기 소리만 들렸다. 상인들은 악기를 보러 온 손님들이 일본 제품이냐고 묻는 경우도 부쩍 늘었다고 했다. 음향기기·악기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 어느 제품이 일본산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음향기기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어느 나라 제품인지 잘 모르시는 손님들은 저한테 먼저 물어본다”며 “일본 제품인 걸 알면 다른 제품으로 달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가게 주인은 “일본 제품이냐고 묻는 손님들이 많아 저도 공부해야 할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실제 낙원상가에 방문한 손님들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관심을 보였다. 색소폰을 연주한다는 이모씨(59)는 “최근 대만산 제품도 일본산 제품과 비교해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다”면서 “일본 제품을 살 이유가 없다면 사지 않는 게 좋지 않겠냐”고 했다. 김용준씨(26)는 “최근 인터넷에서 일본 악기 대신 미국 악기로 갈아타려는 분들이 많이 보인다”며 “일본 제품 대신 미국 제품을 구입하고 인증을 올리는 분들도 있다”고 전했다. ■“대체제 마땅치 않아” 하소연도 일부 손님과 상인들은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싶어도 여건상 힘들다고 호소했다. 품질 면에서 뛰어난 일본 음향기기와 악기들을 대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기타를 다루는 한창규씨(22)는 “품질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구매해야 하는 일본 제품이 있다”며 “기타는 일본 제품보다 좋은 제품이 많지만 이펙터(소리에 다양한 효과를 부여해주는 기기)는 일본 제품 외의 대안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모씨(25)도 “일본 정부 행동에 화가 나기는 하지만 일본 제품 소리가 좋아 다른 제품을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건반악기를 판매하는 상인은 “디지털 피아노 등 일부 악기의 고가 라인은 일본 제품을 대체하기 힘들다”면서 “사기 전에 눈치를 보는 손님도 있지만 구매를 포기하시지는 않더라”라고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상인도 “수십년간 사용했던 브랜드를 일본 제품 불매운동 때문에 포기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드럼 가게를 운영하는 한 50대 상인은 “일본산 악기에 믿음을 갖고 있는 손님들도 불매 운동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느라 전체적으로 매출이 줄고 있다”며 “좋은 국산 드럼이 없어 판매하지 못하는데 이런 사정을 손님들이 알아줬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박광환 인턴기자
2019-08-22 11:37:31#1. 회사원 김모씨(29)는 최근 국산 문구 브랜드인 M사의 광복절 한정판 패키지를 구매하려다 실패해 울상이다. 출시 하루 만에 모두 매진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집에 있던 일본 브랜드 문구류와 속옷 등을 모두 버리고 다시 사려 하는데 마침 광복절 기념 한정판들이 많이 나와 살게 많아졌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유명 일본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국내 브랜드 목록, 광복절 한정판 패키지 등이 공유되고 있어 유용하다"고 말했다. #2. 자취생 이모씨(30)는 광복절을 앞두고 태극기 사진을 본인 SNS 계정에 올렸다. 일본제품을 불매운동 중이라는 의미의 SNS 운동 슬로건인 '#독립운동은못했지만불매운동은한다'도 함께 달았다. 이씨는 "집 창문에 태극기를 달고 싶었지만 살고 있는 오피스텔에 깃발 거치대가 없어 달지 못했다"며 "온라인에 게시물을 올려 두면 지인들이 쉽게 알게되니 일본운동 불매에도 더 신경쓸 수 있게 될 것 같아 이게 더 유용할 것 같다"고 전했다. ■불매 넘어 '애국템' 열풍 14일 네티즌과 SNS 등에 따르면 광복절 주간을 맞아 '신 애국주의' 운동이 활발하다. 단순히 불매운동을 강요하는 애국주의나 집단주의가 아닌 시민들 중심의 "우리끼리 애국하자"는 신 애국주의가 정착되는 모양새다. 이번 운동의 가장 큰 특징은 '반일감정을 조장하는 조직적, 감정적 대응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시민들 스스로 자각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일 서울 중구청은 'NO재팬' 깃발을 명동과 청계천 일대 등 중구 전역에 걸었다가 시민들 반발에 역풍을 맞고 5시간여 만에 철회했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불매운동을 국민의 자발적 영역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힌바 있다. 구로구도 지난 4일 청사 건물에 'NO재팬 :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 예스 코리아 : 많이 이용하겠습니다 자주 다니겠습니다' 배너를 내걸었다가 역시 시민 비판에 직면했다. 광복절 기간이 겹치면서 '애국템(애국+아이템)' 구매 열풍이 부는 것 또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불매·국산품 사용 운동의 단면을 보여준다. 국내 문구업체인 M사가 예약판매를 시작한 'FX 153' 광복절 한정판 패키지는 하루 만에 초도물량 7000세트가 모두 매진됐고, 국내 한 의류 브랜드 업체가 기획한 8.15 캠페인 티셔츠는 최근까지 기획물량 95% 이상이 판매됐다. 일본제품을 알리는 '노노재팬'과 국산 대체 상품을 소개하는 '오케이 코리아' 같은 사이트들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면서 불매운동에 불을 붙였다. ■시민 스스로, "의사표현 방식" 이런 시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은 이번 불매운동 방향성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몇몇 단체가 주도하던 이전 운동 방식에서 벗어났을뿐 아니라 스스로 일본산을 불매하는 것을 넘어서 '국내 브랜드를 애용하기'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국장은 "불매운동은 기본적으로 성공한 사례가 많이 없을 만큼 쉽지 않은 운동"이라며 "하지만 이번같은 경우는 시민들이 자발적이고 광범위하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자발적인 움직임에 대해 그는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판단·행동하고 보람을 느껴야 하는데, 누군가가 선도하거나 강요해서 쫓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이라며 "이런 경향은 촛불시위 때부터 보여지는 새로운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영아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간사는 "어떤 운동에서 단체로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방식은 많지 않다"며 "불매운동을 넘어선 국산품 애용하기 열풍 등은 시민들의 다양한 의사표현의 방식 중 하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2019-08-14 12:12:35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촉발된 일본 불매운동이 민간을 넘어 공직 사회까지 확산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공무원 노조는 일본 상품 불매를 선언하는가 하면 일부 지자체에서는 불매 깃발을 내걸기도 했다. ■"일본산 사무용품 사지 말자"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술제국주의 전범국가 일본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전범국 일본의 경제보복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고 범국민적 불매운동에 적극 동참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공노총은 "전범국 일본은 강제동원·위안부·독립운동가에 대한 학살과 약탈 등 역사에 대한 반성은 일절 없이 경제적 침탈행위를 자행했다"며 "후안무치하고 파렴치한 전범국 일본의 적반하장격 만행"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일본 정부의 이번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을 대한민국에 대한 전면적 경제침략 '전쟁 선포' 행위로 간주한다"며 "국민으로부터 시작된 범국민적 불매운동에 공노총 산하 115개 기관 공무원 노동조합이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노총은 이날 △일본산 사무용품 불매 △일본 방문 보이콧 △일본산 공공구매 금지 조례 제정 요구 등을 제안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아베는 역사왜곡 중단하라' '아베 정부는 과거사를 반성하라' '전범국가 일본은 역사 앞에 사죄하라' '기술제국주의 일본 정부 강력히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NO재팬' 깃발 설치, 결의대회 지자체에서도 반일 운동을 이어갔다. 서울시 중구는 광복절인 오는 15일까지 퇴계로, 을지로, 태평로, 동호로, 청계천로, 세종대로, 삼일대로, 정동길 등 22개 거리에 태극기와 함께 노 재팬 깃발 1100개를 설치할 예정이다. 중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중구 대한문 앞 도로부터 깃발 설치를 시작했다. 중구청은 태극기와 함께 지난달부터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쓰인 ‘보이콧 재팬’ 이미지로 만든 깃발을 설치했다. 노 재팬 깃발은 가로 70㎝, 세로 200㎝ 크기로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데 대해 항의하는 차원"이라며 "중구는 서울의 중심이자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오가는 지역으로 전 세계에 일본의 부당함과 함께 이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우리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데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광진구는 오는 19~20일 예정돼 있던 '일본 희망연대' 연수단의 구 방문을 거절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 및 일본여행 보이콧 등 민간부문에서의 구민 실천 운동을 권장하고 광진구 전 직원과 구민이 참여하는 '1일 1인 일본 규탄 릴레이 운동'도 실시할 예정이다. 이 밖에 구로구는 이날 구로역 북부광장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구민과 함께하는 일본 경제침략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19-08-06 15:28:42[파이낸셜뉴스] #. 경기도에 거주하는 A씨는 내년 일본 재방문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여행이 생각보다 더 좋았던 데다 내년 긴 연휴보다는 상대적으로 짧은 징검다리 휴일이 많기 때문이다. A씨는 올해가 가기 전 일본 여행에서 사용할 엔화를 환전할 계획이다.올해 일본 방문객의 25%가 한국인일 정도로 여행 수요가 회복된 가운데, 내년에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항공업계는 '엔저 현상'과 공휴일 구조, 가까운 거리 등이 일본 여행 수요를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日 방문객 25%는 한국인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일본 방문객 4명 가운데 1명(약 618만명)은 한국인이다. 이는 코로나19 전인 2019년 한 해 방문객 558만명을 이미 뛰어 넘은 수치다. ‘노재팬’(일본 상품 불매) 직전인 2018년(약 753만명)과 비교하면 회복률은 82.1%다. 노재팬은 2019년 일본의 무역보복조치로 촉발된 시민들의 자발적 운동이다. 월별로 분석해도 크게 차이가 없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5월부터 11월까지 한국 공항의 국제선 여객운송 순위 상위 3곳은 모두 일본 여행지(간사이·도쿄 나리타·후쿠오카)였다. 1~4월까지도 상위 3곳 가운데 2곳의 도착지는 일본이었다. 올해 일본 여행 수요가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엔저 현상 덕분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12월(22일까지) 평균 원·엔 환율은 100엔당 902.75원이다. 지난해 12월 959.12원과 비교하면 5.9% 낮다. 2019~2022년 원·엔 환율은 연평균 1069.76원, 1105.07원, 1041.45원, 983.44원이었다. 항공업계는 내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일본이 조만간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며 엔저 현상도 끝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일본은 최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했다. 따라서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엔저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3일 이상 연휴 5번..."장거리 여행 부담"공휴일 구조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24년 공휴일은 주5일제 기준 총 119일로 3일 이상 연휴는 5번, 징검다리 휴무(휴일-휴일 사이 평일 포함)는 3번이다. 주 3일 이상 연휴가 신정(12월30, 31일 포함), 설날, 3·1절, 어린이날, 추석 등 5번 있지만, 5일 이상 긴 연휴가 없는 탓에 장거리 여행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따라서 거리가 가까운 일본 지역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 현재 항공사들이 운항하는 한국~일본 노선 대부분은 비행시간이 2시간 내외다. 서울~부산 KTX 이동 시간이 2시간 40분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짧은 편이다. 마니아 층이 꾸준히 있다는 점도 희소식이다. 저비용항공사(LCC) 관계자는 “일본 여행을 여러 번 가는 사람들이 최근 부쩍 늘었다”며 “12월도 일본 항공권 예약률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3-12-24 16:37:39【도쿄=김경민 특파원】 엔화 가치가 약 33년 만에 최저치까지 내려갔다. 엔저(엔화 가치 하락)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엔을 돌파하면서 일본 정부는 아직은 적극적인 시장 개입 가능성을 드러내지는 않고 있다. 이례적 엔저로 일본 관광산업을 특수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 가장 많이 찾는 외국인은 한국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전날 장중 한때 도쿄 외환시장에서 1달러당 150엔을 웃돌았다. 달러화에 대한 엔화 가치는 연중 최저치이자 지난해 10월 이후 약 1년 만에 최저 수준을 갈아치웠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취재진에 "종전 방침대로 긴장감을 갖고 동향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본 내 한 외환 딜러는 "일본 당국자가 엔화 약세에 대한 견제를 강화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앞서 엔·달러 환율은 지난 3일에도 미국 외환시장에서 장중 한때 달러당 150.16엔까지 오르며 150엔선을 돌파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 직후에 147.3엔 안팎으로 급락했다. 당시 일본 당국은 외환시장에 개입했는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현재 엔화 가치는 지난해 9월 일본 정부가 약 24년 만에 시장에서 달러화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는 직접 시장 개입에 나섰을 때(1달러당 145.9엔)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일본 외환 당국이 다시 직접 시장 개입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경계감이 큰 상황이다. 최근 엔화 약세는 미국 금리가 오르면서 발생한 양국간 금리차 확대의 영향이 크다. 시장 일각에서는 일본은행이 오는 30∼31일 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미일 금리차 확대에 대응해 다시 금융완화 정책에 일부 변경을 가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가동 중인 일본은행은 지난 7월 마이너스 단기 금리(-0.1%)를 유지하면서도 장기금리 상한은 종전 0.5%에서 사실상 1.0%로 올려 통화정책에 일부 변경을 가한 바 있다. 실제 일본의 시장 금리도 이같은 정책 변경후 오름세를 보여왔다. 엔저 특수로 일본을 찾는 관광객은 크게 늘었다. 특히 한국인의 일본 관광은 이미 코로나19 이전을 넘어섰다. 오사카·교토 노선이 포함된 간사이 국제공항에 따르면 9월 이 공항과 한국을 오간 항공편 운항은 총 2748회로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9월보다 22%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인 여행객 규모는 52만3000명으로, 지난 4월에 비해 25% 증가했다. 간사이 공항 국제선 전체의 발착 규모가 아직 코로나 사태 이전의 70% 수준임을 감안하면, 한국인들의 방문은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3-10-27 18:5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