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블랙핑크 로제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K팝 연습생 문화에 대해 말하며 “나는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감정과 느낌,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는 훈련 받지 못했다 로제는 솔로 앨범 공개를 앞둔 23일(현지시간) NYT와의 인터뷰에서 호주에서 홀로 한국으로 온 뒤 4년간 보낸 연습생 시절을 떠올리며 “오전 9시 30분에 일어나 새벽 2시까지 연습하고, 혼자 연습실을 쓰고 싶어서 퇴근 후에도 남아서 계속 하는 날도 많았다”고 했다. 그는 “한국 연습생에 관한 콘텐츠는 확실히 미화돼 있다”라며 “내가 겪은 외로움이 좀 트라우마가 됐다. 하지만 알다시피 나는 살아 남았다”고 했다. 로제는 “우리는(아이돌) 항상 가장 완벽한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도록 훈련받았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감정과 느낌, 경험에 관해 이야기하는 훈련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안티팬'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로제는 “그 일에 감정을 느끼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나는 꽤 강하다고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라며 “실제로 내게 그 일이 일어났을 때 정말 기분이 나빴다. 인터넷상에서 그런 일을 보면 충격을 받고, 왜 저러는 걸 그냥 내버려둘까? 라는 의문이 생겼다”고 했다. NYT는 K팝 기획사들이 아이돌의 연애에 관해 엄격한 규칙을 두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로제는 "정상이 아니었고 정상이 아니다"라며 "나에게도 그런 건 정상이 아니다. 나도 실제로 말한 적이 없다. 아무것도 확인해 주거나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외로움과 가장 밀접한 질병은 PTSD·우울증·불안·조현병 외로움은 질병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닐 수 있지만 건강 위험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외로움과 질병 간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외로움이 30개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 툴레인대 루치 교수팀이 영국인 47만여명을 대상으로 행동, 유전, 입원 데이터를 결합해 외로움과 질병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30개 질환에서 이런 연관성이 확인됐다. 외로움은 사회적 단절에 대한 주관적인 느낌으로, 우울증,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외로움과 여러 질병 사이의 연관성이 인과 관계에 부합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외로움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질병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우울증, 불안, 조현병,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 등이었다. 또 심혈관 질환, 제2형 당뇨병, 비만, 만성 간질환, 만성 신장 질환 등 20개 질환이 외로움과 비인과적 연관성(non-causal associations)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1-24 22:51:13[파이낸셜뉴스] 국제구조위원회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우크라이나 의료진이 심각한 정신 건강 문제를 겪고 있어 지원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20일 밝혔다. 앞서 국제구조위원회는 지난 5월 13일부터 6월 14일까지 우크라이나 주요 전투 지역 10곳의 의료 종사자 15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에 나선 바 있다. '우크라이나의 의료 인력 정신 건강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침공 이후 현지 의료진 대다수가 장기적으로 불안감, 미래에 대한 비관, 자존감 상실 등의 정신적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 20%는 전쟁 불안, 불확실성, 삶의 만족도 저하, 자존감 상실 등의 장기적인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연령대가 낮은 간호사의 40% 이상은 효과적인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없다고도 호소했다. 국제구조위원회의 우크라이나 의료 코디네이터 마르코 이사일로비치는 "이번 조사 결과는 전쟁이 의료진의 정신 건강에 심각한 부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코로나와 전쟁이 맞물리며 현지 의료진은 거주민과 함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우울증, 불안 등 심리적인 고충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은영 국제구조위원회 한국 대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1000일을 넘어선 지금, 한국전쟁과 비슷한 기간 만큼 지속될 수 있다는 현실이 더욱 비극적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의료진이 도움의 부재로 생명을 구하지 못할 때 무력감과 죄책감에 빠지지 않도록 응원과 지원으로 힘을 보태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22년 2월부터 우크라이나에서 인도적 지원을 계속해 온 국제구조위원회는 MHPSS(정신 건강 및 심리사회적 지원 프로그램)를 통해 인도적 위기에 처한 사람들과 현지 활동가들의 정신적인 트라우마를 해소하고 내면의 회복력 기를 수 있도록 지원 중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11-20 11:10:57[파이낸셜뉴스] 영국에서 복권에 당첨돼 31억원을 받은 여성이 8년만에 모든 재산을 탕진하고 빈털터리가 됐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호화 생활 하던 중 집에 화재 발생..빈털터리 전락 17일(현지시간) 영국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라라 그리피스(54)는 지난 2005년 180만 파운드(한화 약 31억원)의 온라인 복권에 당첨됐다. 라라는 “새벽 2시 30분쯤 로저(남편)가 컴퓨터 화면을 보여줬는데 당첨금이 180만 파운드로 표시돼 있었다. 믿기지 않고 장난 같았다”고 밝혔다. 라라는 공연 예술 교사로 일하고 있었고 대학교에서 만난 남편 로저는 IT 매니저로 재직 중이었지만 복권 당첨 후 부부는 직장을 그만두고 호화 생활을 시작했다. 부부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미국 플로리다, 프랑스 등으로 해외여행을 다니고 15만 파운드(약 2억 6500만원)를 들여 미용실을 인수했다. 또 45만 파운드(7억 9400만원)을 들여 헛간을 개조한 큰 집으로 이사했다. 중고차 30대와 비싼 가방도 여러개 구입했다. 그러나 복권 당첨 5년여만인 2010년 12월 그들의 집에 대형 화재가 발생해 3일 동안 불에 타며 집 안의 있던 모든 것들이 전소됐다. 화재로 가족은 모든 세간살이를 잃었고 입을 옷 하나 남아 있지 않았다. 이들은 8개월간 호텔과 라라의 어머니 집을 전전해야 했다. 화재 트라우마로 둘째딸 PTSD..당첨자는 트론병 앓아 라라는 "다용도실에서 시작된 화재의 원인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라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둘째 딸이 화재 트라우마로 인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앓고 있다"고 했다. 그의 가족들은 2011년 7월 집을 수리해 다시 돌아올 수 있었지만 부부 사이가 멀어지며 위기를 맞았다. 결국 부부는 이혼을 결정했고 2013년 12월 이혼 절차가 마무리될 무렵 그 많던 재산은 바닥이 났다. 라라는 “집과 사업체를 비롯해 소유한 모든 것을 팔아야 했다”라며 "크론병에 걸리며 당시 체중이 약 38kg밖에 나가지 않았다"고 했다. 현재 라라는 문신을 배워 관련 일을 하고 있다. 그는 "복권 당첨 후 오히려 많은 불행을 겪었지만 아직 삶의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라며 "힘든 순간을 겪었지만 지금의 제 삶을 사랑한다. 꼭 재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韓, 크론병 급증..10년새 2배 이상 늘어 라라가 앓고 있는 크론병은 과거엔 서양에서 발병률이 높았지만, 최근 식습관이 서구화하면서 20~30대 한국인의 발생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크론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3만3238명으로 2013년(1만6138명)보다 10년새 2배 이상 늘었다. 크론병(Crohn's disease)은 소화기계에서 비정상적인 염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주로 20~30대 젊은층에서 발병한다. 주요 증상은 만성 복통과 설사, 체중 감소, 피로, 혈변 등이 있으며, 소장 협착이 있는 경우 식후 쥐어짜는 듯한 간헐적인 통증과 복부 팽만, 구역,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난다. 허리 통증이나 관절통, 입안에 궤양이 생기거나 눈이 토끼눈처럼 빨갛게 충혈되는 포도막염·홍채염·상공막염 등의 질환도 나타날 수 있다. 크론병의 원인과 발병 기전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소인이 있는 환자에서 다양한 환경 변화 요인이 작용해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염증성 장질환의 5~10%가 가족 관련성이 있고, 나머지 대부분은 가족이나 유전과 상관없이 산발적으로 발병한다. 크론병으로 염증이 반복되면 세포·조직이 비정상적으로 변형되고, 이는 대장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크론병을 예방하려면 정제당류 지방산, 인공감미료, 패스트푸드 섭취를 줄이고 섬유질·과일·채소를 잘 챙겨 먹어야 한다. 크론병으로 진단받았다면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는 등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이 추천된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소량의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과도한 스트레스 및 과중한 신체 업무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증상을 조절하면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치료 시기를 놓치고, 만성으로 발전해 섬유화가 진행되면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의심 증상이 있다면, 신속히 의료기관을 방문해 정확한 검사와 맞춤형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1-19 20:35:49[파이낸셜뉴스] 배우 김정난(53)이 과거 펫로스 증후군로 우울증 약을 복용했다고 털어놨다. 지난 17일 뉴스1과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정난은 과거 펫로스 증후군이 너무 심했다고 고백했다. 이 날 김정난은 긴 고민 끝에 새로운 영화에 출연하기로 결심한 과정에 대해 밝혔다. 그는 "영화 출연을 고사했었는데, 이유는 그때 멘탈이 완전히 붕괴된 상태였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17년 키운 고양이가 하늘나라로 가고 얼마 되지 않은 때여서 애도 기간이었고, 처음으로 고양이를 보냈기 때문에 펫로스가 너무 심했다"고 했다. 이어 "그때 우울증약을 먹고 잠도 못 잘 정도로 너무 괴로웠고 울면서 지냈다"고 말했다. 펫로스 증후군은 반려동물이 사망한 후 상실감과 슬픔 등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것을 말한다.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난 뒤 슬픈 감정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고 본다. 특히 슬픔이 만성화돼 우울증으로 악화할 수 있다. 반려동물의 교통사고 장면을 목격하거나 노환으로 고통스럽게 떠나가는 것을 지켜본 경우에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이어지기도 한다. 아울러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우울감과 무기력함, 불면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심리 상담을 받으며 회복할 수 있지만, 심한 경우 항불안제나 항우울제 복용도 필요하다. 미국수의사협회가 추천하는 방법 5가지를 실천하면 펫로스증후군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반려동물이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려 노력하기 ▲슬픈 감정을 충분히 느끼기 ▲반려동물과의 추억 떠올리기 ▲반려동물이 내게 어떤 의미였는지 되새기기 ▲다른 사람과 감정을 공유하기다. 아울러 주변인의 역할도 중요하다. 반려인의 슬픔에 완전히 공감되지 않아도 가족을 잃은 슬픔으로 인정하고 위로해야 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0-25 11:09:33[파이낸셜뉴스] 규정 위반 얼차려(군기훈련)로 훈련병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 중대장과 부중대장이 당시 얼차려를 받았던 훈련병들을 상대로 수차례 합의를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인권센터는 숨진 박모 훈련병과 함께 얼차려를 받았던 훈련병 A씨(현재 일병)가 최근 국선변호사를 해임하고 새로운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센터는 “(A씨가)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계속 합의 요구를 전달해 온 국선변호인을 해임하고 새로운 피해자 법률대리인을 선임하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가해자들에 대해서는 “가혹행위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생존 훈련병들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혀놓고 사죄도, 반성도, 합당한 대가도 치르지 않은 채 죄를 덜 생각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사건 이후 중대장 강모(27·대위)씨와 부중대장 남모(25·중위)씨는 A씨를 포함한 훈련병 5명에게 수차례 합의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생존 훈련병들을 일괄해 피해자 법률대리를 맡은 국선변호사는 지난 8월 27일 2차 공판 당일 증언을 앞둔 A씨를 처음으로 찾아와 가해자 측 합의 요구를 전달했다고 한다. A씨는 “사과도 받지 않은 상황에서 합의 얘기는 부적절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센터는 밝혔다. 가해자 측은 지난 8일 A씨 가족에 연락해 재차 합의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센터는 “A씨 측은 가해자들이 여전히 제대로 된 사과를 전하지 않고 있고 중대장 300만원, 부중대장 500만원이라는 황당한 수준의 합의금을 제시해 이를 다시 거부했다”고 전했다. A씨는 지난 8월 2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진단 사실을 증언하고 “가해자들을 엄중히 처벌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사건 전날 밤인 지난 5월 22일 별다른 비행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남씨로부터 지적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당시 남씨는 알루미늄 야구방망이를 끌고 다녔다고 한다. 다음 날 A씨는 박 훈련병 등과 함께 규정을 위반한 얼차려를 받았고 이 일로 PTSD 진단을 받았다. 군인권센터는 A씨가 PTSD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을 법정에서 증언한 만큼 학대치상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센터는 “A씨뿐 아니라 다른 생존 훈련병들 역시 심리적 어려움을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검찰이 소극적으로 재판에 임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정이 이러하니 가해자들이 법정에서 박 훈련병 유족에게 사죄 한 번 하지 않고 뒤로는 생존 훈련병들에게 터무니없는 합의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0-10 19:56:52[파이낸셜뉴스] 지적장애 초등학생이 나체로 길거리를 배회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학생을 폭행, 옷을 벗긴 가해 학생은 전학 처분을 받았다. 지난 22일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최근 발생한 '알몸 학폭 사건'에 대해 다뤘다. 피해 아동 A군은 7세 때 지적장애 진단을 받고 현재 언어장애를 앓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날은 지난 6월 19일 오후 1시 30분쯤이다. 이날 A군 부모는 경찰로부터 "A군이 밖에서 옷을 벗고 돌아다녀서 신고가 들어왔다. A군 말로는 ○○이가 자기 옷을 뺏었다더라"라는 연락을 받았다. 깜짝 놀란 부모는 한달음에 경찰서로 달려갔고, A군은 노란색 조끼를 입은 상태로 울고 있었다. A군은 누군가에게 맞은 뒤, 옷을 뺏겼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얼굴과 팔에는 손톱자국이 있었고, 등은 빨개져 있었다. 가족들은 곧장 A군의 옷과 가방을 찾아 나섰다. A군이 알몸으로 나온 건물 화장실에서 가방이 발견, 그 안에는 옷이 젖은 채로 들어 있었다. A군 부모는 "이걸 경찰한테 보여주자, 옷을 세탁하지 말고 보관하라고 하더라. 옷방에 따로 놔뒀는데 아이 옷에서 암모니아 냄새가 나더라"며 "아이 옷을 못 입도록 훼손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달 29일 옷에 묻은 액체를 알아내기 위해 국과수에 성분 분석을 맡긴 상태라고. 제작진은 A군의 속마음을 들어보기로 했다. A군은 "○○○ 때문에 잘 못 잔다. ○○○한테 당한 게 계속 생각 난다"며 "○○○이 맛있는 거 먹자고 해서 따라갔다. ○○○은 날 괴롭히는 친구"라고 털어놨다. 범인은 A군과 같은 반에 다니는 B군이었다. 사건이 발생한 6월 19일, 두 아이의 행적을 CCTV로 따라가 봤다. 오후 1시 10분쯤, 두 아이는 함께 하교에 나섰고 목적지를 정한 듯 이동했다. 그렇게 두 아이가 도착한 곳은 큰 사거리의 한 상가 건물이었다. 아이들은 4층으로 향했는데, 이곳에는 B군이 다니는 학원이 있었다. 두 아이는 남자 화장실로 들어갔고, 약 8분 뒤 A군이 알몸으로 나왔다. 8분 사이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A군은 "내 등을 10대 때리고 옷을 벗겼다. 싫었다. 옷은 B군이 가방에 넣었다. 나가라고 해서 나갔다. 옷을 입고 다니지 말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옷을 입지 않고 밖에 나갔을 때 부끄럽고 싫었다며 "B군이 사과하면 안 받아줄 거다"라고 토로했다. 알몸 상태의 A군은 엘리베이터에서 눈물을 닦았고, 1층에선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러나 B군은 "내가 옷을 벗긴 게 아니라 A군이 성질나서 자기가 벗었다"며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또 B군은 교실로 가던 중 오히려 A군이 먼저 두 대나 세게 때리고 웃으면서 도망쳤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아동심리 전문가는 "말이 좀 안 맞는다. (A군이 성질 나서 혼자 옷을 벗었다면) 굉장히 흥분 상태였어야 한다"며 "(알몸 상태로) 되게 천천히 걷는 건 당황한 모습이다. 옷을 벗은 게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걸 자각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번 사건 이후 A군의 상태는 점점 안 좋아졌다. '내가 왜 폭행을 당했을까?'라고 질문하거나 잠을 이루지 못한 채 악몽을 꾼다는 것. 특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자해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사건 발생 52일째가 되던 지난 9일, B군 부모로부터 연락이 왔다. B군 아버지는 "학교폭력 심의위 결과가 나왔는데 (강제) 전학으로 나왔다. 저희도 이거에 대한 처벌을 받긴 받아야 하는 거고, (아이한테) 몇 번 더 물어보긴 할 거다"라며 "(경찰) 조사에서도 이런 결과가 떨어진다면 사과를 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A군 부모는 "저희가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오면 계속할 거다. 끝까지 갈 것"이라고 밝혔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8-27 07:03:09[파이낸셜뉴스]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바이오텍 업체 라이코스 테라퓨틱스가 신청한 엑스터시의 정신병 치료제 승인 신청을 기각했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라이코스는 9일 성명에서 FDA가 약품 승인 외부자문위원회의 '반향'을 고려해 치료제 승인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FDA는 파티 마약 엑스터시로 유명한 MDMA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제로 승인하는 것을 거부했다. 앞서 FDA 자문위는 지난 6월 MDMA 치료법 승인을 압도적인 반대로 부결시켰다. 자문위 결과는 권고사항일 뿐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FDA는 대개 자문위 권고를 수용해왔다. FDA는 자문위가 의문을 제기한 것처럼 MDMA 치료제 임상시험이 잘못 설계됐다고 지적했다. FDA 자문위는 6월 회의에서 라이코스의 '이중 맹검(double-blinded)' 주장과 달리 시험 참가자들이 결과 편향성을 피하기 위해 이 약물을 복용했다는 사실을 몰랐는지 의심스럽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자문위는 9-2로 MDMA 보조 치료법이 PTSD 치료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또 10-1로 이 치료법 혜택이 이에 따른 위험 요인을 압도하지도 못한다는 결론을 냈다. MDMA 치료법은 심혈관 질환 위험이라는 부작용을 수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FDA는 "신청서에 포함된 데이터에 상당한 제한이 있다"면서 "이 같은 제약으로 인해 FDA는 이 약물이 안전한지, 제시된 효과가 있을지 결론 내릴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FDA는 이에 따라 막대한 비용이 드는 새로운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새 임상 3상 시험에는 수천만달러가 들 것으로 추산된다. 수십 년에 걸친 MDMA 치료제 개발이 FDA 승인을 받으려면 일단 새 임상시험에 수천만달러가 필요하지만 이 돈을 들이고도 승인을 받는다는 보장은 없다. 투자자들이 선뜻 이 큰돈을 라이코스에 투자할지 의문이다. 한편 엑스터시 치료제 승인을 고대하던 환자들은 크게 실망하게 됐다. 정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미국 성인 3.5% 수준인 약 1300만명이 현재 PTSD로 고통받고 있다. 대부분은 전장에서 공포를 경험한 퇴역 군인들이다. 이들은 최근 수년 새 치료법 개발 소식에 들떠 있었지만 FDA가 MDMA 승인을 거부하면서 이 같은 희망이 물거품이 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8-11 07:35:43[파이낸셜뉴스]경찰청과 제주특별자치도는 24일 경찰청에서 ‘제주 경찰 교육기관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개최했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이번 업무협약은 트라우마 경찰관들을 위한 별도의 교육기관이 필요했던 경찰청과 경찰 교육기관 설립 시 제주 경제와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는 제주도가 상호 간의 소통과 이해를 증진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으로, 앞으로 사업 추진을 위한 양 기관 사이의 협의가 더욱 긴밀해질 전망이다. 치안 현장에서의 위험 상황 등으로 인해 공상을 입은 경찰관의 숫자는 최근 6년간 9724명에 달하는 실정이지만, 그동안 공상 경찰관의 심신 회복과 심리 안정을 위한 전문 교육 기관은 설치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흉기 피습, 잔혹 현장 반복 노출 등으로 인해 입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우울감・트라우마를 그대로 안은 상태로 치안 현장에 재투입되는 경찰관의 숫자가 적지 않았다.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제주에 경찰 교육기관이 설립될 경우, 공상 경찰관에 대한 전문화된 회복 교육은 물론, 그간 섬 지역의 특수성으로 인해 직무교육 참여에 제한을 받았던 제주지역 경찰관들에게 전문화된 수사 교육도 병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제주 경찰 교육기관은 공상을 당하거나 트라우마 때문에 현장 근무가 어려운 경찰관들을 주 대상으로 한다"며 "특별교육을 통해 상처받은 동료들이 건강하게 치안 현장으로 돌아오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도 "경찰 교육기관 유치 시 제주 지역경제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경찰청과 유기적이고 적극적인 협력 등을 통해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양 기관은 향후 실국장급을 대표로 하는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추진 일정 및 세부 사항 등을 정기적으로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4-07-24 16:08:39[파이낸셜뉴스] 법원이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형을 확정받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게 충청남도와 공동으로 피해 배상할 것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부장판사 최욱진)는 24일 오전 10시 안 전 지사와 충청남도를 상대로 제기한 3억원대 손해배상청구 소송 선고기일을 열고, 8347만2000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충남도와 공동배상책임을 인정해 손해배상액 중 5347만2000여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형사사건과 증거에 의하면 안희정은 강제추행 및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이 인정된다”며 “신체감정에 의하면 피고의 불법행위로 원고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충남도는 강제추행 등 불법행위와 관련해 직무집행 관련성이 있다”며 “국가배상 책임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을 마친 후 김씨 측 소송대리인은 “성폭력 모두 인정했고 배우자의 2차 가해로 인한 안희정의 방조 책임과 충남도의 국가배상법상 책임이 모두 인정됐다”면서 “ 배상 액수는 다소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김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2021년 9월을 마지막으로 감정 등 결과를 보기 위해 약 2년간 중단됐다. 재판부가 회신받은 뒤 지난해 7월 변론이 재개됐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 당시 수행비서였던 김씨를 상대로 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4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19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6개월을 확정받았다. 이후 지난 2022년 8월4일 안 전 지사는 형기를 채우고 여주교도소에서 출소했다. 안 전 지사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향후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wschoi@fnnews.com 최우석 변호사·법조전문기자
2024-05-24 12:07:36[파이낸셜뉴스] 악어와 맨주먹으로 맞서 자신의 쌍둥이 자매를 구해낸 영국 여성이 왕실에서 수여하는 의인상을 받는다. BBC 방송은 14일(현지시간) 버크셔 샌드허스트에 사는 여성 조지아 로리(31)가 의로운 일을 한 민간인에게 수여되는 영예인 '국왕의 용맹 메달'(King's Gallantry Medal)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전했다. 쌍둥이인 조지아와 멜리사는 지난 2021년 6월 유명 휴양지인 멕시코 푸에르토 에스콘디도 인근 호수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그때 악어가 나타났고 조지아와 다른 관광객들은 재빨리 헤엄쳐 뭍으로 향했지만 악어가 조지아의 쌍둥이 자매 멜리사를 낚아채 물속으로 끌고 갔다. 조지아는 다시 물로 뛰어들어 의식을 잃은 채 물 위로 떠 오른 멜리사를 끌어오려 했지만 이내 악어가 돌아와 멜리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조지아는 멜리사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지 않도록 붙잡은 채 다른 손으로는 악어의 코 부분을 수차례 내리쳤다. 악어가 물러가는 듯하자 조지아는 멜리사를 끌고 안전한 곳으로 피하려 했으나 악어는 또다시 돌아와 멜리사를 잡아 물었고 조지아는 거듭 악어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이 과정에서 조지아도 손을 물려 다쳤으나 멜리사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데 전력을 다했다. 멜리사는 복부와 팔다리에 중상을 입고 패혈증에까지 빠졌지만 다행히 치료를 거쳐 회복했다. 조지아는 수상 소식에 "영광이고 크게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놀라운 것은 멜리사의 용기"라며 "내가 계속 싸울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어 줬다. 멜리사 없이는 해내지 못했을 일"이라며 공을 자매에게 돌렸다. 이들 자매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극복을 돕는 자선단체인 PTSD UK를 위한 모금 활동으로 오는 8월 템스강에서 13㎞를 헤엄치는 템스 마라톤을 준비하고 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5-15 11:4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