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결혼을 전제로 만나던 남자친구가 자신 몰래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까지 다녀왔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결혼을 전제로 만나던 남친이 저 몰래 결혼을 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시험날 결혼, 출장날 신혼여행 간 남자친구 자신을 광주에 사는 30대 여성이라고 소개한 글 작성자 A씨는 지난 4월 한 남자가 전화번호를 물어와 만남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남자친구 B씨는 지인들과의 만남 자리에 A씨를 자주 데려갔으며 연락도 잘했다. A씨가 상을 치르게 됐을 때는 장례식장에 찾아와 A씨 부모님과 친척들을 모두 만나고 '결혼할 사이'라며 인사도 했다. 문제 없이 관계를 이어나가던 중에 B씨가 10월부터는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A씨는 바쁜 일정을 배려해 평일에는 퇴근 후 짧은 만남만 가졌다. A씨는 "시험 날 합격 엿, 손 편지 그리고 먹고 싶다는 도시락 싸줘 가며 응원했다"라고 했다. 그러던 중 B씨가 해외 출장을 간다고 하면서부터 수상한 점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A씨는 "이상하다고 생각이 드는 점이 있었다. 해외라는 사람이 배경 사진은 안 보내주고 본인 셀카만 보냈다"라며 "9장 정도 되는 명소 사진을 보내줬는데 네이버 검색을 해보니 블로그 사진을 보낸 거였다"라고 말했다. A씨는 수상히 여겨 공인중개사 시험 수험표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B씨가 보여준 수험표는 인터넷에 떠도는 가짜였고 자격증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응시 이력도 없었다. 의심이 깊어진 A씨가 B씨 회사에 찾아갔을 때 B씨가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B씨도 결국 결혼 사실을 실토했다고 한다. 공인중개사 시험 당일은 B씨의 결혼식이었고 해외 출장 일정은 신혼 여행이었다는 것이다. "분노 치밀어 오른다" 호소에.. "너무 악질이다" 댓글 폭주 A씨는 "올해는 연애, 내년엔 결혼, 내후년엔 육아에 집중하자며 결혼을 적극 추진한 건 남자친구다. 어떻게 이런 대담한 일을 벌이며 8개월 동안 속였는지 분노가 치밀어 회복될지 모르겠다"라고 호소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들은 "너무 악질이다. 법적 처벌받게 해라",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이러기도 쉽지 않다. 부지런하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한 누리꾼은 자신도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며 "앞으로 분명 나아질 거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사랑도 다시 할 수 있게 됐다. 어떤 대응을 하게 되든 평안을 찾길 바란다"라고 A씨를 위로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11-15 10:21:56[파이낸셜뉴스] 남자친구와 함께 여행을 간 사진을 쇼셜미디어(SNS)에 올렸다가 학부모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고 교장실까지 불려 갔다는 현직 교사의 사연이 알려졌다. 1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중학교 교사인 A씨는 지난 12일 최근 자신의 SNS에 남자친구와 제주도에 가서 촬영한 사진을 올렸다. A씨가 올린 사진은 벚꽃이 핀 거리에서 남자친구와 포옹하고 있는 평범한 사진이었다. 그런데 사진을 올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A씨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A씨가 맡은 학급의 학부모였다. A씨에 따르면 학부모는 "아이들이 볼 수도 있는 건데 남사스럽게 그런 걸 왜 올리냐" "사춘기에 들어서서 호기심이 많을 텐데 너무하신 거 아니냐"면서 삭제를 요구했다. 학부모는 A씨에게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겠냐" "우리 세금 받아 가면서 그것밖에 못 하냐" 등 폭언도 쏟아냈다. A씨는 이 일로 교장실에도 불려 갔다. 학부모가 학교에도 항의를 넣은 것이다. 교장은 "원래 저런 사람들 많으니 (A씨가) 이해하라"면서 "학부모에게 잘 이야기해 보겠다"고 위로했다. A씨는 결국 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그는 "학부모가 휴대폰 번호와 이름으로 계정을 찾은 것 같다"면서 "개인용 휴대전화와 업무용 휴대전화를 분리해 사용해야겠다"고 하소연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노출이 있거나 이상한 사진도 아니고 남자친구랑 여행 간 사진이 뭐가 문제라는 거냐" "학부모에게 사생활이니 불쾌하다고 꼭 이야기해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4-18 05:50:34[파이낸셜뉴스] 남자친구와 여행중 한 호수 둘레길에 갓난 아기를 버리고 달아난 A씨(23)에게 살인미수죄가 적용됐다. 26일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강원 고성경찰서가 송치한 해당 사건을 영아살해미수 혐의에서 일반살인미수 혐의로 변경해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0일 경찰은 영아살해 미수죄를 적용해 A씨를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A씨를 구속한 데 이어 A씨가 '분만 직후 정신적 불안상태로 한 범행'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출산한 아기를 살해할 의도가 있다고 판단해 감경규정인 영아살해미수죄가 아닌 일반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지난 20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씨는 이날 구속됐고 5일 뒤인 지난 25일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사건은 A씨가 최근 인천으로 이사함에 따라 춘천지검 속초지청에서 인천지검으로 이송됐다. A씨는 지난 1월 20일 고성군 죽왕면 송지호 호수 둘레길에서 갓난 남자 아기를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날 오후 4시 30분쯤 둘레길을 걷던 한 시민으로부터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신고 현장에서 아기를 구조했다. 당시 날씨는 영하 0.5도로, 아기는 저체온증 증상을 보였다. 이후 경찰은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아이를 유기한 용의자를 추적했고, 이튿날 경기 안산시 한 주택에서 A씨를 붙잡았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남자친구와 강릉에 놀러 갔다가 인근 병원에서 출산하고 둘레길에 아기를 유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 “전 남자친구와의 사이에 낳은 아기를 키울 마음이 없어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해 당초 영아유기 혐의를 적용했지만, 영하의 날씨로 인해 아기가 위급한 상황에 이를 수 있었다는 판단에서 영아살해미수로 혐의를 변경했다. 유기되었던 아기는 현재 복지시설에서 보호 중이고, 건강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관할 지자체장 직권으로 출생신고와 가족관계 등록이 완료된 상태다. 경찰은 강릉 여행을 함께한 B씨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하는 등 공범 여부도 수사했으나, 특별한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4-26 16:21:21남자친구의 충격적인 반전이 공개된다. 오늘(22일) 밤 8시 30분 방송되는 KBS Joy 예능프로그램 '연애의 참견 시즌3' 151회에서는 3세 연상 남자친구와 연애 중인 27세 고민녀의 사연이 전해진다. 남자친구는 지적인 매력으로 고민녀를 사로잡는다. 고민녀는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남자친구에게 푹 빠진다. 하루는 남자친구가 집에서 꽤 먼 샤로수길에서 데이트를 하더니 자신의 20대 추억이 있는 곳이라고 소개한다. SNS에는 명문대 학생증 사진을 올려놓으며 은근슬쩍 자신의 학벌을 알리기도 한다. 그러나 영어 회화를 잘하지 못하는 고민녀를 무안하게 하고 중요하지 않은 띄어쓰기나 맞춤법 등을 지적해 고민녀를 짜증 나게 만든다. 여기에 남자친구는 고민녀에게 친구들을 가려 사귀라는 말까지 해 모두를 황당하게 한다. 남자친구의 심리에 대해 김숙은 "명문대에 대기업이면 저렇게 자랑하고 싶지 않을까"라며 공감하려 노력한다. 곽정은은 "한창 그럴 나이이긴 하다. 조금만 더 직장생활 해보면 잘리기 쉽고 자신보다 멋있는 사람이 더 많은지 알 것"이라고 꼬집는다. 주우재는 "내세울 게 하나밖에 없는 거다. 카푸어가 차 열쇠를 계속 보여주는 것과 비슷"하다고 비교한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은 해외여행을 가게 되는데 고민녀는 처음으로 빈틈 있는 남자친구의 모습을 발견한다. 뿐만 아니라 얼마 후 고민녀는 친구에게서 연락 한 통을 받고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모든 것이 밝혀지자 김숙은 "아픈 사람 아니냐"며 충격받았다는 후문. 과연 남자친구의 비밀은 무엇일까. 결말이 공개될 KBS Joy '연애의 참견 시즌3' 151회는 오늘(22일) 밤 8시 30분에 방송된다. enterjin@fnnews.com 한아진 기자 사진=KBS Joy '연애의 참견 시즌3'
2022-11-22 08:50:10[파이낸셜뉴스] 지적장애가 있는 어린아들을 방치해 굶어 죽게 한 30대 친모가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다. 7일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서전교 부장판사)는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A(30)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20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10년도 명령했다. A씨의 방임 학대를 알고도 신고하지 않아 함께 기소된 집주인 C씨(55)에 대해서는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A씨는 지난 3월 18일부터 4월 8일까지 21일 동안 충남 아산의 자택에 지적 장애가 있는 아들 B(당시 6세)군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집을 나와 모텔을 전전하며 생활했고, 남자친구와 여행을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B군은 이웃 주민의 신고로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목숨이 끊어진 날짜는 파악할 수 없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B군은 발견 당시 몸에 별다른 외상이 없었지만, 또래들에 비해 왜소했다고 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결과 B군이 굶어서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내놨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은 쓰레기장 같은 방에 물과 음식 없이 지내다 세상을 떠났다"며 "피고인은 그 기간 남자친구와 여행을 다니는 등 피해자의 고통에 대한 연민의 흔적을 찾기 어려웠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이 남편과 이혼한 뒤 혼자 자녀를 키우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지만 도움을 청할 곳이 없지 않았다"며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고 건전한 성장 토대를 마련해 주지 않아 가장 존엄한 가치인 인간의 생명을 살해한 죄질이 극도로 불량해 죄책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2-09-08 06:46:52배우 박보검이 14일 오후 팬미팅 참석차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태국 방콕으로 출국했다. /totopurdy_star@fnnews.com fn스타 이승훈 기자
2019-02-14 17:27:16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둘째 딸인 티파니 트럼프(23)가 남자친구와 보낸 휴가에 세금 약 2500만원을 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9일(현지시간) 미 CBS뉴스에 따르면 지난 6월 중순 티파니가 남자친구인 로스 매케닉과 독일 베를린으로 떠난 여행에 미 국토안전부 비밀수사국(대통령비밀경호기관)이 동행했다. 그런데 이 경호팀의 숙소비로만 사용된 금액이 2만2439달러(약 2525만원)라는 것이다. 또 경호팀은 베를린에 사무실이 없어 호텔에 '통제실'이라는 임시 사무실을 설치했다. 공개된 액수에는 항공료 등이 포함돼 있지 않아 더 큰 액수가 사용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실은 CBS가 호텔 측의 구매발주서를 확인한 결과 밝혀졌다. 구매발주서에는 "긴급(URGENT). 티파니 트럼프 방문. 6월 14일부터 24일까지"라고 적혀 있었다. CBS가 트럼프 그룹에 확인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답변하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개인적인 일에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2월 캐나다 밴쿠버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타워 개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트럼프 일가는 19개의 객실을 이용했는데, 숙박비 1700만원을 미국 국무부에서 지불했다. 티파니는 트럼프 대통령과 두 번째 부인이었던 말라 메이플스 사이에 둔 유일한 자식인 티파니는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태어났으나 엄마를 따라 캘리포니아 칼라바사스에서 자랐다. 지난해 펜실베이니아 대학을 졸업한 티파니는 올가을 조지타운대 로스쿨 입학을 앞두고 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17-07-20 08:47:55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해 말께 한국인 관광객 이모씨(당시 23)를 태국으로 유인해 살해한 혐의로 유흥업소 업주 박모씨(35), 박씨와 내연관계인 조모씨(22·여), 태국 마사지 여성 알선책 박모(34)·김모씨(23) 등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12일 오후 6시께 태국 차이야품주 반딴읍 람캄행대학교 인근 배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현지 공조수사를 통해 이 사건을 조사해 왔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일대에서 '바지사장' 등을 내세워 10여개의 유흥주점과 마시지업소를 운영하는 박씨는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자 쉽게 큰돈을 벌 생각으로 보험을 떠올리고 범행을 계획했다. 그는 해외여행자가 외국에서 사망하면 거액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고 수사기관의 추적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뒤 동거녀 조씨와 범행을 공모했다. 조씨는 과거 2년여간 사귀었던 이씨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조씨는 이씨에게 "태국에 가서 마사지 업소에서 일하기로 한 여성을 여자친구로 위장해 한국으로 데리고 오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꾀었고 이씨는 휴가를 내고 태국으로 향했다. 조씨는 이씨의 왕복항공권을 준비하면서 사망시 3억원을 지급받는 여행자보험에도 가입한 뒤 보험금 수령자는 조씨로 지정했다. 지난해 12월 11일 태국 방콕에 도착한 이씨는 공항에서 알선책 박씨와 김씨를 만나 렌트 차량을 타고 방콕에서 300여㎞ 떨어진 반딴읍으로 향했다. 한국의 마사지 업소에서 일할 태국 여성을 국내로 보내는 역할을 하던 두 사람은 한국에 있는 박씨로부터 "이씨를 죽이면 큰 것 한장(1억원)씩 챙겨주겠다"라는 제안을 받고 수락한 상태였다. 두 사람은 반딴읍에 있는 람캄행대 인근에 도착하자 공터에 차를 세우고 이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흉기로 찔러 강도 살인으로 위장한뒤 인근 배수로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이 발생하자 우리 경찰은 3명의 수사관을 현지로 급파, 태국 경찰과 공조수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통신수사 등을 통해 범인들이 국내로 들어와 도피한 것을 확인한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씨를 살해한 4명을 모두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태국 외딴 지역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이지만, 현지 공관과 태국 경찰의 적극적인 정보 공유로 사건의 전모를 밝혀낼 수 있었다"며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에도 공조수사를 통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
2016-03-17 11:06:49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우리는 러시아 친구 이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의 말에 의하면 러시아여행은 9월이 가장 좋다고 한다. 러시아어에 대해서도 많이 물어보고 배웠는데 발음을 따라하기가 무지무지 어려웠다. 하루는 이반이 자기 친구들이 다차에서 모여 바베큐파티를 하는데 같이 가겠냐고 물어보았다. 눈이 휘둥그래졌다. 러시아사람들의 리얼한 삶을 볼 수 있는 멋진 기회다. "그럼~ 너무너무 가고싶지!" 비가 보슬보슬 오고 있었지만 그깟 날씨가 대수랴. 우리는 이반에게 초대 받으면 빈손으로 갈수는 없다며 중간에 과일 파는 곳에 들러달라고 부탁했다. 작은 시장에서 수박과 이반이 좋아하는 처음보는 베리류를 샀다. 과일값이 한국의 반의반이다. 시내를 조금 벗어나자 금새 시골풍경이 나온다. 어떤 시골 길가에 차를 세우고 진흙탕길을 꽤 걸어들어가자 이반 친구 니콜라이의 다차가 나왔다. 나무집 옆에 텃밭 키우는 어르신들 "우리와 똑같네" 다차란 소비에트 시절 부족한 배급과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개인에게 작은 땅과 나무집을 나눠준 것을 말한다고 한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은 별로 없고 주로 나이드신 분들이 다차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자식들을 위해 채소와 곡식 등을 농사지어 열심히 나누어주신다고 한다. 우리네 시골 부모님들과 다를 바 없다고 느꼈다. 오래 보이는 2층 나무집이 있었고 주변에 채소들이 이것저것 자라고 있었다. 마당에는 친구들이 일찌감치 도착해 피운 모닥불과 페치카에서 바베큐가 익어가고 있었고 테이블에는 벌써 음식이 한상 가득 차려져 있었다. 근육질이지만 상냥한 빅토르, 다정한 이고르와 베카부부, 덩치 크고 산적같은 인상의 니콜라이, 그리고 많은 꼬맹이들. 다 모이니 열댓명이 다 되는 대가족이다. 너무 친절한 그들.. '러시아 사람' 선입견 확 깨는 순간 다들 처음 봤지만 너무너무 친절하게 우리를 환영해주고 마치 오랜 친구처럼 마음을 열어 대해주었다. 러시아 사람들에 대한 선입견이 완전히 깨지는 순간이었다. 특히 릴리아라는 11살 소녀는 계속 내 주변을 맴돌며 나와 이야기를 하고싶어 했는데 번역기로 소통하기엔 한계가 있어 안타까웠다. 계속 나를 따라다니며 먹을 것과 모기약 등을 챙겨주고 흙바닥에서 덤블링을 하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나를 많이 좋아해주는 것이 느껴져 내가 뭐라고 이리 잘해주나 너무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음식도 좋고 사람들도 다 좋았는데 한가지 시로의 취약점 곤충, 특히나 질색하는 모기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릴리아가 가져다준 몸에 뿌리는 모기기피제를 온몸에 잔뜩 뿌리고 연기나는 모닥불 앞에만 딱 붙어있었지만 새로온 동양인의 피맛 소문이 쫘악 퍼졌는지 모기들은 맛집을 찾아 몰려왔다. 내가 모기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을 눈치챈 아이들이 돌아가며 열심히 연기를 퍼트리거나 해서 모기를 쫓아주려 해서 무척 고마웠다. 마당 한켠에는 도끼와 모닥불에 사용하는 나무들이 쌓여있었는데 탄이 장작을 패보겠다며 도전한다. "익!, 잇!" 기합만 잔뜩 들어가고 나무는 도끼에 박혀 콩콩 찧기만 한다. 그걸 본 빅토르가 뛰어들어 도끼를 넘겨받고 자기가 하는 것을 보라는 듯 친절하게 시범을 보인다. 두번만에 시원스레 쩍 갈라지는 나무토막. 역시 경험이 중요하다. 탄이 요령을 배운뒤 다시 도전했는데 다섯번 찍은 후에 겨우 성공했다. 괜찮아, 처음인데 그만하면 잘했어! 밤늦게까지 친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은 이반 밖에 없어서 주로 그가 통역해주었다. 이런저런 이야기 중, 니콜라이가 "왜 이런 여행을 하기로 결심했냐?"고 물어왔다. 순간 머리속에 '한살이라도 어릴때 하려고?, 원래 여행을 좋아해서?, 배울 것이 있어서?' 등등 여러가지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지만 갑자기 내 입에서 불쑥 "Why not?" 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왜 이런 여행을 하기로 결심했냐?" "Why not?" 왜 이런 여행을 하기로 결심하지 않겠어. 라는 대답이었지만 그 안에 여러 의미가 함축되있었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이 여행을 하지못할 이유가 없었다. 많지 않지만 여행이 가능할 만큼의 돈이 있었고 직장과 자녀에 매어있지도 않았고 둘다 여행에 문제없을 만큼의 건강도 있었고 여러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일 마음이 있었고 매일 생길 문제들을 감당할 각오도 되어있었다. 갑작스런 질문에 즉흥적으로 한 대답이었지만 꽤나 만족스러운 답변이었고 이 말을 들은 친구들 모두 환호하며 멋지다고 말해주었다. 마음이 통한것 같았다. 저녁 늦게 깜깜해지도록 샤슬릭, 바베큐, 샐러드등 먹을 것과 보드카, 맥주등 술도 배가 터지도록 맛있게 먹었다. 어두워지자 스파클라(손에 드는 작은 불꽃놀이)를 들고 즐겁게 놀았다. 정말 돈주고 살 수 없는 너무도 따뜻하고 멋지고 행복한 경험이었다. 샤슬릭을 비롯 다양한 음식이 차려졌다. 팔뚝보다 큰 연어로 만든 요리.. 운 좋게 '카나페'까지 몇일 후 이반이 팔뚝보다 큰 연어를 한마리 사왔다. 러시아 생선요리를 맛보게 해준다고 한다. 직접 커다란 연어를 손질하는데 섬세한 정성이 느껴졌다. 연어를 얇게 잘라 해바라기씨유, 소금, 그리고 양파를 켜켜이 쌓아 냉장고에 몇시간 둔다. 일부는 식초물을 제조해서 연어살을 덩어리째 담궈둔다. 두가지 방법으로 만든 연어를 맛보고 맛을 비교해보라고 했는데 초절임도 나쁘지 않았지만 양파와 함께 먹는 것이 더 입맛에 맞았다. 운이 좋게도 연어가 암놈이어서 연어알 카나페도 만들어 먹었다. 이반의 여자친구인 아냐도 함께 요리하고 같이 식사를 즐겼다. 아냐는 영어를 못해 소통은 어려웠지만 수줍어하면서도 우리에게 예의있고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이 느껴져 참 고마왔다. 남친집에 온 군식구때문에 더블침대를 못쓰고 간이침대에서 둘이 불편하게 자야하는게 불만스러울 수도 있을텐데 그런 내색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민망해서 모른척 지나가는 우리를 발견하고는 씨익 웃어주기도 했다. 집에 손님만 두고 여행 떠난 이반.. 놀랍도록 서로 믿는 '카우치서퍼'들 밀린 유튜브영상작업도 하고 잘 쉬며 일주일쯤 되었을 때 이반이 갑자기 다른 손님이 더 온다고 한다. 예전에 카우치서핑으로 알게 된 부인과 아이들이 하바롭스크에 오는데 재워달라고 요청을 해서 그러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가 우리가 있는 큰 방 바닥에서 자고 자기가 쓰던 공간을 그들에게 빌려준다고 하는 것이었다. 우리 상식으로 잘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이 친구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들을 재워주곤 하는 것 같았다. 처음엔 잠깐 '우리에게 이만 나가라고 하는 건가?'하고 생각했지만 전혀 그런게 아니었다. 그래서 주인이 바닥에서 자는건 표트르때로 충분하다 싶어 "아니야 네가 이 집의 주인이잖아. 우리는 차에서 매트리스를 가져올테니 네가 침대를 사용해."라고 했다. 그렇게 한지붕 세가족의 희안한 동거가 이틀정도 지났을때 이반이 또 갑자기 여행을 떠난다는 이야기를 했다. 늦은 여름휴가로 블라디보스톡에 간다고 하는 것이다. "어? 그럼 우린? 우리는 그 다음날 떠날 예정이었는데?" 이반은 아무렇지 않은듯 예정대로 하라며 집에 우리와 새 손님가족만 남기고 기차를 타고 떠났다. 카우치서퍼들의 신기하리만큼 서로를 신뢰하는 일들을 예전에도 겪어본 적이 있지만 이반은 정말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를 믿어주고 여행자를 돕고 하는 모습이 그냥 살아있는 천사 같았다. 이반이 여행가는 날 까브리로 역까지 바래다주었다. 이반은 집을 낯선이들에게 맡기고 떠나는 데 마냥 해맑았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믿어주는지 고마울 따름이다. 이별의 포옹을 하고 언젠가 한국에서 꼭 다시 만나자고 하자 우리에게 "좋은 여행이 되기를, 너희가 계획한 세계의 모든 나라들을 방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해주었다. 러시아에서 참 신기한 좋은 친구가 생겼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com/@user-hb5up3dh1o?si=4LHlTLkQKDiU4cLz>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2-28 15:54:02[파이낸셜뉴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저 때문에 죽은 남자친구 잊으면 쓰레기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30대 여성이라 소개한 글쓴이 A씨는 "10대 시절부터 사귀기 시작해 5년 정도 만난 남자친구가 있었다. 여름휴가 겸 여행을 가기로 했고 차를 타고 가던 도중 사고가 났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당시 차량을 운전한 사람은 A씨였다. A씨는 남자친구 B씨가 운동하던 체육관 앞에서 그를 픽업한 뒤 함께 여행을 하러 가던 중 사거리에서 무단횡단을 하던 어린이를 피하려 핸들을 꺾었다가 반대쪽에서 오던 우회전 차량과 충돌했다. 상대 차량은 조수석을 그대로 들이받았다고 한다. A씨는 당시 사고로 인해 골절과 뇌진탕을, 조수석에 타고 있던 남자친구 B씨는 하반신 마비 사고를 당했다. 운동을 하던 B씨는 사고 이후 더 이상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되면서 극심한 우울증을 앓았고 얼마 뒤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A씨는 "다 제 탓이라는 남자친구 부모님의 원망을 받아내며 살았다. 기일마다 꼬박꼬박 챙겼다. 10년이 좀 지난 지금까지도 기일은 챙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부모님 주선으로 결혼할 남자 만나…전 남친 측 비난하기도 이후 그는 부모님의 주선으로 짝을 만나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이에 얼마 전 A씨는 청첩장을 돌리기 위해 고등학교 동창 등 친한 지인을 불러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를 가졌다. 청첩장을 돌리던 그때, A씨의 친구와 결혼을 앞둔 한 친구가 "B가 하늘에서 울겠다~"라고 말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결국 모임은 그대로 끝이 났다. 해당 발언을 한 친구는 전 남자친구 B씨와 친했던 친구였다. A씨는 결국 카톡으로 "무슨 뜻이냐" 물으니 그는 A씨에게 "말 그대로다. B는 너 때문에 그렇게 됐는데 네가 결혼한다 하니 좀 어이가 없었다. 나 같으면 평생 묻고 산다. 쓰레기가 아닌 이상"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A씨는 "제가 결혼하는 게 쓰레기인가. 결혼하고 살다 보면 잊을 수도 있다. 그런데 내가 죽자마자 결혼을 한 것도 아니고 열렬하게 연애를 해서 결혼을 한 것도 아니고 시간이 흐르고 순리에 맞게 결혼을 한 건데도 이런 이야기를 들어야 할까 싶다. 기가 막히지만 어떤 말을 해도 문제가 될 듯해 그냥 말았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아이가 갑자기 튀어나오니 핸들을 꺾어버린 제가 운전을 잘못한 게 맞다. 급정거할 수도 있었는데 제가 선택한 게 맞다. 그래서 속죄하며 살았고 2년 전 남자친구 부모님이 '욕심이었다. 너 잡아놔서 미안하다. 너도 네 인생을 살아라'라고 말씀해 주신 뒤 좀 내려놓고 선을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3-12-07 07:4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