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자장은 자장인데 춘장 없는 자장이 나왔다. 한국식 자장의 상징인 춘장 대신 중국 전통 두반장과 얼얼한 매운맛의 마조유를 사용한 하림 더미식의 '사천자장면'이 그것이다. 18일 서울 강남에서 진행된 신제품 시식회에서 처음 맛본 '사천자장면'은 자장이지만 자장이 아닌 그 무엇이었다. 전주에서 처음 물짜장을 맛봤을 때의 느낌과 흡사했다. 이름은 자장인데 자장이 아닌 그 무엇을 먹은 듯한 느낌. 사천자장면은 물짜장과 비교해 마라향이 강하게 올라왔고 얼얼한 매운맛이 느껴졌다. 시식을 하던 한 기자는 "메콤한 볼로네제 파스타를 먹는 것 같다"고도 했다. 맵기는 신라면보다 맵고 불닭볶음면보다 조금 덜 매운 정도였다. 색 역시 까만색이 아닌 주황색에 가까웠다. 새로운 제품을 '신제품'이라고 하는데 확실히 맛에 있어서도 새로운 경험을 주는 제품이었다. 하림은 "중국 '쓰부(사부)' 레시피를 토대로 얼얼하게 매운 사천의 맛을 그대로 구현한 '더미식 사천자장면'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하림은 앞서 2022년 '더미식 유니자장면'을 출시하며 짜장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일반 봉지라면과 달리 지함면(종이 상자 포장)으로 자장소스가 레토르트 형태로 별도로 나오는 것이 차별점이다. 상온 밀키트 자장면으로 시장 점유율도 조금씩 늘려 나가고 있다. 가격은 일반 봉지 짜장라면 보다 3배 정도 비싸지만 중국 집에서 먹는 짜장면의 맛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하림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기준 자장면 카테고리에서 5위를 기록 중으로 시장 점유율은 3% 수준"이라며 "현재 2400억원 수준인 자장라면 시장에서 향후 10%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앞서 출시한 더미식 유니자장면은 서울 명동 서울중앙우체국 근처에서 전통 화교가 운영하던 중국집 맛에 감탄한 김홍국 하림 회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 개발이 추진됐다. 더미식 사천자장면은 약 7개월의 개발 과정을 거쳤으며 제품 시식회에서 김홍국 회장은 "매운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먹어 보고 싶어하는 맛"이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사천은 베이징, 관둥, 상하이와 함께 중국 4대 요리를 대표하는 곳이다. 내륙지방이라서 해산물 요리가 적은 대신 육고기를 활용하고, 매운 고추, 마라 등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더미식 사천자장면은 고추기름에 중국 전통 두반장과 신선한 돼지고기를 센 불에서 볶아 고소하고 진한 중국 사천의 맛을 그대로 살렸다. 첫 입부터 얼얼한 마조유가 입맛을 돋우고 크게 썰어 넣은 고추로 끝까지 매콤함을 선사한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4-18 14:28:03식품에 진심을 담은 기업 오뚜기는 1969년 창립 이래 다양한 조미식품과 즉석식품, 전통식품을 선보이며 국내 식품산업의 발전을 이끌어왔다. 1987년 라면 시장에 뛰어든 오뚜기는 2012년 업계 2위 자리에 올라선 이후, 3위와의 격차를 점차 벌리며 '오뚜기라면'만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대표 얼굴 '진라면'맛·품질 업그레이드라면 시장 진출 당시 제품 개발, 생산 등에 유리한 제반여건을 갖추고 있던 오뚜기는 '맛있는 매운맛', '조미노하우' 등의 프로젝트팀을 꾸리고 라면용 핵심 원료를 찾기 위한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그렇게 탄생한 제품이 오뚜기라면의 대표주자인 '진라면'이다. 1988년 3월 출시된 진라면은 깊고 진한 국물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순한맛'과 '매운맛' 두 가지로 출시돼 입소문을 타며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오뚜기는 1990년 3월 라면영업부를 신설하면서 '스낵면(1991년)', '참깨라면(1994년)', '열라면(1996년)', '컵누들(2004년)', '진짬뽕(2015년)', '진짜쫄면(2018년)', '진비빔면(2020년)', '짜슐랭(2022년)' 등 세분화된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라면을 연이어 선보이며 라면시장의 강자로 올라섰다. 오뚜기라면의 약진에는 '진라면'의 역할이 컸다. 진라면은 쫄깃하고 부드러운 면발과 '진'한 국물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제품으로 연 매출 2000억원을 넘긴 몇 안 되는 국내 라면 브랜드다. 특히 2005년 이후 수 차례 리뉴얼을 통해 맛을 업그레이드했다. 나트륨 함량을 줄이고 쇠고기맛 플레이크, 당근, 대파, 버섯 등 건더기 양을 늘렸으며 하늘초 고추를 사용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매운맛을 살렸다. ■베스트셀러 '진짬뽕', 소스 업그레이드한 '진비빔면 배사매무초' 진라면이라는 스테디셀러가 시장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안정적 매출을 보이는 와중에도 오뚜기는 새로운 시도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꾸준히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진라면 못지 않은 히트작 만들기에도 박차를 가했다. 2015년 10월 출시돼 프리미엄 라면 시장에서 독보적인 제품으로 자리를 잡은 오뚜기 '진짬뽕'(사진)은 오뚜기 라면연구소 연구원들이 끊임없는 연구개발 노력으로 탄생했다. 연구원들은 전국 88곳의 유명 짬뽕 전문점을 찾아 맛의 비결을 연구하고 닭 육수의 비법을 찾아내고자 일본 나가사키에 진을 치고 유명 짬뽕집이 문을 닫을 때까지 기다린 후 가게 뒤편에서 빈 포장재까지 찾아보는 등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기도 했다. 이렇게 출시된 '진짬뽕'은 자연스러운 불맛과 실제 짬뽕에 버금가는 풍부한 건더기스프, 면폭이 3mm 이상인 태면이 어우러져 세상에 단 하나뿐인 짬뽕라면으로 선보이게 되었다. 오뚜기의 베스트셀러 '진짬뽕'은 출시 50일만에 1000만개, 3개월 뒤에는 4000만개가 판매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으며 173일만에 1억개 판매를 돌파하며 라면시장의 판도를 흔들었다. '오뚜기라면'은 '진짬뽕'의 인기에 힘 입어 최초로 시장점유율 20%를 돌파했다. 오뚜기가 지난 2020년 출시한 '진비빔면'은 출시 3개월만에 3000만 봉지 이상 판매되며 여름 비빔면 시장의 신흥강자로 부상했다. 지난해에는 비빔면 맛을 좌우하는 '소스'를 업그레이드한 '진비빔면' 배사매무초 리뉴얼을 선보였으며 기존에 없던 원료인 배, 매실, 무 등을 추가했다. 이와 같은 차별점으로 2023년 3월 현재 누적판매량 1억봉 이상을 기록하며 인기 비빔면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해외 매출 비중 10% 첫 돌파국내 시장에서의 안정적 성과에 힘입어 오뚜기 라면은 해외 시장 공략에도 힘을 주고 있다. 오뚜기는 1988년 미주 지역에 라면, 카레 등을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미주,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7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오뚜기의 2022년 해외 매출은 3264억원으로 전년 대비 19.2% 늘었으며 해외 비중은 처음으로 10%를 돌파했다. 특히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곳은 베트남 법인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한 64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뚜기 베트남'은 영업과 제조가 동시 출범한 첫 해외 법인으로 2018년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박닌공장을 준공했다. 같은 해 6월부터 진라면, 열라면, 북경짜장, 라면사리 등 다양한 오뚜기라면 생산에 나섰고 'K-라면' 열풍에 힘입어 사업은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미국 법인의 성장세도 괄목할 만하다. 오뚜기 미국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922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뛰었다. 방탄소년단(BTS) 진을 진라면 모델로 발탁해 북미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 점이 매출 상승에 주효했다는 평이다. 오뚜기는 북미 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해 캘리포니아주 남부 온타리오에 자리한 물류센터를 인수했으며 이를 통해 라면, 카레, 소스 등의 제품 수출을 늘릴 계획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4-04-17 17:52:44[파이낸셜뉴스] 식품에 진심을 담은 기업 오뚜기는 1969년 창립 이래 다양한 조미식품과 즉석식품, 전통식품을 선보이며 국내 식품산업의 발전을 이끌어왔다. 1987년 라면 시장에 뛰어든 오뚜기는 2012년 업계 2위 자리에 올라선 이후, 3위와의 격차를 점차 벌리며 '오뚜기라면'만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대표 얼굴 '진라면'… 맛·품질 업그레이드에 이색 협업까지 라면 시장 진출 당시 제품 개발, 생산 등에 유리한 제반여건을 갖추고 있던 오뚜기는 '맛있는 매운맛', '조미노하우' 등의 프로젝트팀을 꾸리고 라면용 핵심 원료를 찾기 위한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그렇게 탄생한 제품이 오뚜기라면의 대표주자인 '진라면'이다. 1988년 3월 출시된 진라면은 깊고 진한 국물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순한맛'과 '매운맛' 두 가지로 출시돼 입소문을 타며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오뚜기는 1990년 3월 라면영업부를 신설하면서 '스낵면(1991년)', '참깨라면(1994년)', '열라면(1996년)', '컵누들(2004년)', '진짬뽕(2015년)', '진짜쫄면(2018년)', '진비빔면(2020년)', '짜슐랭(2022년)' 등 세분화된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라면을 연이어 선보이며 라면시장의 강자로 올라섰다. 오뚜기라면의 약진에는 '진라면'의 역할이 컸다. 진라면은 쫄깃하고 부드러운 면발과 '진'한 국물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제품으로 연 매출 2000억원을 넘긴 몇 안 되는 국내 라면 브랜드다. 특히 2005년 이후 수 차례 리뉴얼을 통해 맛을 업그레이드했다. 나트륨 함량을 줄이고 쇠고기맛 플레이크, 당근, 대파, 버섯 등 건더기 양을 늘렸으며 하늘초 고추를 사용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매운맛을 살렸다. ■라면역사에 돌풍을 일으킨 베스트셀러 '진짬뽕', 소스 업그레이드한 '진비빔면 배사매무초' 진라면이라는 스테디셀러가 시장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안정적 매출을 보이는 와중에도 오뚜기는 새로운 시도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꾸준히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진라면 못지 않은 히트작 만들기에도 박차를 가했다. 2015년 10월 출시돼 프리미엄 라면 시장에서 독보적인 제품으로 자리를 잡은 오뚜기 '진짬뽕'은 오뚜기 라면연구소 연구원들이 끊임없는 연구개발 노력으로 탄생했다. 연구원들은 전국 88곳의 유명 짬뽕 전문점을 찾아 맛의 비결을 연구하고 닭 육수의 비법을 찾아내고자 일본 나가사키에 진을 치고 유명 짬뽕집이 문을 닫을 때까지 기다린 후 가게 뒤편에서 빈 포장재까지 찾아보는 등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기도 했다. 이렇게 출시된 '진짬뽕'은 자연스러운 불맛과 실제 짬뽕에 버금가는 풍부한 건더기스프, 면폭이 3mm 이상인 태면이 어우러져 세상에 단 하나뿐인 짬뽕라면으로 선보이게 되었다. 오뚜기의 베스트셀러 '진짬뽕'은 출시 50일만에 1000만개, 3개월 뒤에는 4000만개가 판매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으며 173일만에 1억개 판매를 돌파하며 라면시장의 판도를 흔들었다. '오뚜기라면'은 '진짬뽕'의 인기에 힘 입어 최초로 시장점유율 20%를 돌파했다. 오뚜기가 지난 2020년 출시한 '진비빔면'은 출시 3개월만에 3000만 봉지 이상 판매되며 여름 비빔면 시장의 신흥강자로 부상했다. 지난해에는 비빔면 맛을 좌우하는 '소스'를 업그레이드한 '진비빔면' 배사매무초 리뉴얼을 선보였으며 기존에 없던 원료인 배, 매실, 무 등을 추가했다. 이와 같은 차별점으로 2023년 3월 현재 누적판매량 1억봉 이상을 기록하며 인기 비빔면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K-라면' 열풍에 해외 매출 비중 10% 첫 돌파… 베트남·미국 법인 성장세 주목 국내 시장에서의 안정적 성과에 힘입어 오뚜기 라면은 해외 시장 공략에도 힘을 주고 있다. 오뚜기는 1988년 미주 지역에 라면, 카레 등을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미주,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7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오뚜기의 2022년 해외 매출은 3264억원으로 전년 대비 19.2% 늘었으며 해외 비중은 처음으로 10%를 돌파했다. 특히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곳은 베트남 법인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한 64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뚜기 베트남'은 영업과 제조가 동시 출범한 첫 해외 법인으로 2018년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박닌공장을 준공했다. 같은 해 6월부터 진라면, 열라면, 북경짜장, 라면사리 등 다양한 오뚜기라면 생산에 나섰고 'K-라면' 열풍에 힘입어 사업은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미국 법인의 성장세도 괄목할 만하다. 오뚜기 미국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922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뛰었다. 방탄소년단(BTS) 진을 진라면 모델로 발탁해 북미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 점이 매출 상승에 주효했다는 평이다. 오뚜기는 북미 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해 캘리포니아주 남부 온타리오에 자리한 물류센터를 인수했으며 이를 통해 라면, 카레, 소스 등의 제품 수출을 늘릴 계획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4-04-17 14:45:43[파이낸셜뉴스] 쿠팡이 와우 멤버십 요금을 올리자 경쟁사인 네이버가 멤버십 회원들에게 무료배송 혜택을 실시하겠다고 나섰다. 쿠팡의 멤버십 이탈 소비자를 끌어모으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 다만 쿠팡은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도서산간 지역에 로켓배송을 하며 추가 배송비를 받지 않고, 이 무료배송을 이용하는 소비자층이 두터워 경쟁사의 전략이 성공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6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익일 배송이 가능한 '도착보장' 서비스를 3개월간 무료화한다. 또 7월 15일까지 모든 멤버십 이용자에게 1만원 이상 상품을 구매할 때마다 배송비 3500원 할인 쿠폰을 매일 지급할 계획이다. 네이버의 이 같은 행보는 쿠팡 와우 멤버십의 핵심인 로켓배송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는 티빙과 제휴해 멤버십 사용자들에게 콘텐츠 시청을 제공하고 있지만, 오리지널 콘텐츠·파라마운트+와 영화는 추가 업그레이드 비용을 지불해야 하거나 스포티비 나우도 한국 선수가 소속된 경기만 관람이 가능했다. 무엇보다 무료배송이 없었고, 건당 배송비 3500원을 내야 했기 떄문이다. 쿠팡은 이번에 와우 멤버십 요금을 올리면서 경제활동인구 1인당 연간 160회, 한달 13.3회 정도로 배송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멤버십으로 연간 48만원(배송건당 3000원)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한달에 최소 3만원어치의 배송비를 아끼고 있는 로켓배송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으로 추산했다. 이 때문에 네이버가 쿠팡 소비자 수요를 끌어오기 위해 배송으로 승부수를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3개월간 회비를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고객 수요가 움직일지도 관심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우선 쿠팡 기존 회원들이 7월까지 월 4990원에 멤버십을 이용할 수 있는데다 기간이 한시적인 만큼 연간 100회 무료 로켓배송을 이용하는 소비자 수요를 끌어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수년간 수백개의 로켓배송 상품을 수시로 무료 주문하는 소비자 패턴을 만족시키려면, 전면적인 배송비 무료 정책을 실시해야 제대로 소비자 이탈심리를 자극할 수 있지 않냐는 논리다. 무엇보다 배송 서비스 범위와 전국적인 무료 배송 혜택 면에서 타사들은 약하다는 평가다. 네이버 역시 제주도 등 도서산간 지역에는 추가 배송비(4000~5000원)을 받고 있다. 쿠팡은 추가배송비를 받지 않고, 제주도나 우도, 경상도·전라도 등지의 섬에도 무료배송 시행 중으로 현재 전국 182개 시군구(260개)에 로켓배송을 하고 있다. 1만원 미만의 1000~2000원짜리 반창고부터 라면 한팩, 과자 한봉지도 로켓배송해주는 쿠팡과 비교해 네이버의 혜택은 '1만원 이상'에 한정돼 있다는 것도 한계다. 또 과일이나 채소 같은 냉장·냉동 등 신선식품의 새벽배송이 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무료배송으로 쿠팡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지만, 기간이 한정적인데다 수년간 무료 로켓배송을 가격에 상관없이 주문하는 소비자들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4-04-16 10:31:03K-라면이 훨훨 날고 있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 수출액은 9300만달러(약 1254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15년도까지만 해도 2억달러(약 2697억원) 선이었던 라면의 수출액은 한류의 확산과 함께 지난해에는 9억5200만달러(약 1조2838억원)를 기록하는 등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K-라면이 이토록 성장하기까지의 역사와 그 주역들을 살펴보고 향후 K-라면 산업이 전세계에 안정적으로 안착하기 위한 미래 전략 등을 8회에 걸쳐 짚어보고자 한다. 격동의 20세기 초, 전쟁의 포화 속에서 라면은 태어났다. 중국 북방에서 손으로 밀가루 반죽을 잡아 늘려만든 '라미엔(拉麵)'이 중일전쟁 당시 중국군의 전투시 비상 식량으로 사용되면서 자연스레 일본으로도 전파됐다는 설이 있다. 현재의 인스턴트 라면과 같은 형태는 1945년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뒤 극심한 식량난을 겪던 일본에서 대만계 일본인인 안도 모모후쿠가 미군이 구호품으로 지급한 밀가루를 활용해 처음으로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로운 '식품 혁명'의 산물 '라면' 이러한 라면이 한국에서 처음 생산되기 시작한 것은 1963년 9월 15일. 삼양식품의 창립자 전중윤 회장이 일본의 묘조식품으로부터 제조기술을 전수받아 '삼양라면'을 선보였다. 첫 제품 출시 가격은 10원으로 처음에는 소비자들의 냉담한 반응으로 판매 부진을 겪기도 했다. 지금이야 매우 익숙하지만 당대에는 마치 우주식품을 마주하듯 비닐 봉지에 포장된 낯선 형태의 미래형 식품이었기 때문이다. 맛조차 익숙하지 않았다. 부진한 판매를 타개하기 위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도록 매콤한 맛을 곁들인 육수 분말스프를 별첨하고 무료 시식회에 나섰다. 이후 정부의 혼·분식 정책과 맞물리면서 라면은 곧 서민들에게 사랑받는 음식으로 자리잡게 된다. 그 결과 1969년 한 해동안 국내 인스턴트 라면 판매량은 1500만개를 기록하게 된다. 1970년대 경제고도화 시절을 거치면서 보관과 저장이 용이하고 끓는 물만 있으면 쉽게 조리가 가능하며, 빠르고 가볍게 한 끼를 떼울 수 있는 식품으로 라면은 대중적인 식품으로 안착하게 된다. 삼양이 성공하자 후발주자인 롯데공업(현 농심)은 롯데라면을 출시했고 동방유량 해표라면, 신한제분 대표라면, 풍국제분 해랑라면 등이 잇달아 신제품을 내놓았다. 이후 여기에 빙그레, 오뚜기, 팔도 등의 업체들이 가세하면서 국내 라면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국내 라면 시장, 맛과 기술력의 각축장이 되다 1970년대 후반 다양한 라면 제조사들이 등장하면서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는 1980년대 라면 시장의 황금기를 불러오게 된다. 다양한 맛과 기술력을 더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삼양식품이 초창기에 선보인 닭고기 육수 분말스프를 넘어 한국인이 선호하는 소고기 육수를 베이스로 한 다양한 국물 라면 제품들이 등장했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매운 맛을 강조한 신라면, 담백한 맛을 선호하는 이들을 위해 개발된 하얀 국물 라면, 면발을 우동스타일로 굵게 만든 라면과 국물없이 뜨거운 면에 분말스프와 조미유를 첨가하거나 진득한 액상스프로 면을 볶도록 만든 짜장라면, 뜨거운 물에 삶은 면을 찬물에 씻어낸 뒤 매콤새콤한 고추장 소스에 차갑게 비벼먹는 비빔면 등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한 제품들이 시장에 등장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언제 어디서나 뜨거운 물만 붓고 2~3분만 기다리면 먹을 수 있는 컵라면들이 등장하면서 인스턴트 라면시장은 더욱더 확장됐다. 이후 한동안 라면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며 안정적인 구도를 보이다가 2010년대 들어 매운 맛을 극대화 한 불닭볶음면이 등장하면서 다시 한 번 새로운 경쟁의 장이 펼쳐졌다. ■완벽한 K-라면, 세계로 나아가다 21세기 들어 세계화가 본격화된 가운데 한국의 인스턴트 라면은 외국에서 한국으로 유입된 유학생, 이주민들과 관광객들을 통해 세계로 입소문 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10년 새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온라인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전세계 사람들이 하나의 채널에서 한국의 문화 콘텐츠를 접하면서 K-푸드의 인기도 점점 올라가기 시작했다. BTS 등 한국 출신 가수들이 세계 문화시장을 석권하고 이들의 식생활이 전세계 팬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한식으로서의 라면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9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속에서 등장한'짜파구리'는 인스턴트 라면도 고급 음식의 식재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줌으로서 한류 소비층의 다수인 젊은 세대 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의 외국인들에게도 K-라면 레시피에 대한 관심을 갖게 했다. 또 동기간 코로나 시즌 '불닭볶음면 챌린지'등이 유튜버들의 콘텐츠 소재로 활용되고 전세계 젊은층 사이에서 유행을 타면서 한국 라면에 대한 전세계인들의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라면업계 한 관계자는 "요새는 국내 시장보다 해외에 제품을 알리는 것에 사활을 걸 정도로 해외 시장에서 제품에 대한 반응이 매우 뜨겁다"며 "미디어를 통해 노출된 한국 라면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맛을 보던 해외 소비자들 가운데 이제는 제품을 꾸준히 구매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미국과 동남아 등지에 해외 공장을 준설하고 직접 생산에 나서는 업체들도 늘고 있으며 앞으로 한동안 K-라면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4-04-03 18:11:22K-라면이 훨훨 날고 있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 수출액은 9300만달러(약 1254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15년도까지만 해도 2억달러(약 2697억원) 선이었던 라면의 수출액은 한류의 확산과 함께 지난해에는 9억5200만달러(약 1조2838억원)를 기록하는 등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K-라면이 이토록 성장하기까지의 역사와 그 주역들을 살펴보고 향후 K-라면 산업이 전세계에 안정적으로 안착하기 위한 미래 전략 등을 8회에 걸쳐 짚어보고자 한다. [파이낸셜뉴스] 격동의 20세기 초, 전쟁의 포화 속에서 라면은 태어났다. 중국 북방에서 손으로 밀가루 반죽을 잡아 늘려만든 '라미엔(拉麵)'이 중일전쟁 당시 중국군의 전투시 비상 식량으로 사용되면서 자연스레 일본으로도 전파됐다는 설이 있다. 현재의 인스턴트 라면과 같은 형태는 1945년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뒤 극심한 식량난을 겪던 일본에서 대만계 일본인인 안도 모모후쿠가 미군이 구호품으로 지급한 밀가루를 활용해 처음으로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로운 '식품 혁명'의 산물 '라면' 이러한 라면이 한국에서 처음 생산되기 시작한 것은 1963년 9월 15일. 삼양식품의 창립자 전중윤 회장이 일본의 묘조식품으로부터 제조기술을 전수받아 '삼양라면'을 선보였다. 첫 제품 출시 가격은 10원으로 처음에는 소비자들의 냉담한 반응으로 판매 부진을 겪기도 했다. 지금이야 매우 익숙하지만 당대에는 마치 우주식품을 마주하듯 비닐 봉지에 포장된 낯선 형태의 미래형 식품이었기 때문이다. 맛조차 익숙하지 않았다. 부진한 판매를 타개하기 위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도록 매콤한 맛을 곁들인 육수 분말스프를 별첨하고 무료 시식회에 나섰다. 이후 정부의 혼·분식 정책과 맞물리면서 라면은 곧 서민들에게 사랑받는 음식으로 자리잡게 된다. 그 결과 1969년 한 해동안 국내 인스턴트 라면 판매량은 1500만개를 기록하게 된다. 1970년대 경제고도화 시절을 거치면서 보관과 저장이 용이하고 끓는 물만 있으면 쉽게 조리가 가능하며, 빠르고 가볍게 한 끼를 떼울 수 있는 식품으로 라면은 대중적인 식품으로 안착하게 된다. 삼양이 성공하자 후발주자인 롯데공업(현 농심)은 롯데라면을 출시했고 동방유량 해표라면, 신한제분 대표라면, 풍국제분 해랑라면 등이 잇달아 신제품을 내놓았다. 이후 여기에 빙그레, 오뚜기, 팔도 등의 업체들이 가세하면서 국내 라면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국내 라면 시장, 맛과 기술력의 각축장이 되다 1970년대 후반 다양한 라면 제조사들이 등장하면서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는 1980년대 라면 시장의 황금기를 불러오게 된다. 다양한 맛과 기술력을 더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삼양식품이 초창기에 선보인 닭고기 육수 분말스프를 넘어 한국인이 선호하는 소고기 육수를 베이스로 한 다양한 국물 라면 제품들이 등장했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매운 맛을 강조한 신라면, 담백한 맛을 선호하는 이들을 위해 개발된 하얀 국물 라면, 면발을 우동스타일로 굵게 만든 라면과 국물없이 뜨거운 면에 분말스프와 조미유를 첨가하거나 진득한 액상스프로 면을 볶도록 만든 짜장라면, 뜨거운 물에 삶은 면을 찬물에 씻어낸 뒤 매콤새콤한 고추장 소스에 차갑게 비벼먹는 비빔면 등이 등장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한 제품들이 시장에 등장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언제 어디서나 뜨거운 물만 붓고 2~3분만 기다리면 먹을 수 있는 컵라면들이 등장하면서 인스턴트 라면시장은 더욱더 확장됐다. 이후 한동안 라면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며 안정적인 구도를 보이다가 2010년대 들어 매운 맛을 극대화 한 불닭볶음면이 등장하면서 다시 한 번 새로운 경쟁의 장이 펼쳐졌다. ■완벽한 K-라면, 세계로 나아가다 21세기 들어 세계화가 본격화된 가운데 한국의 인스턴트 라면은 외국에서 한국으로 유입된 유학생, 이주민들과 관광객들을 통해 세계로 입소문 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10년 새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온라인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전세계 사람들이 하나의 채널에서 한국의 문화 콘텐츠를 접하면서 K-푸드의 인기도 점점 올라가기 시작했다. BTS 등 한국 출신 가수들이 세계 문화시장을 석권하고 이들의 식생활이 전세계 팬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한식으로서의 라면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9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속에서 등장한'짜파구리'는 인스턴트 라면도 고급 음식의 식재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줌으로서 한류 소비층의 다수인 젊은 세대 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의 외국인들에게도 K-라면 레시피에 대한 관심을 갖게 했다. 또 동기간 코로나 시즌 '불닭볶음면 챌린지'등이 유튜버들의 콘텐츠 소재로 활용되고 전세계 젊은층 사이에서 유행을 타면서 한국 라면에 대한 전세계인들의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라면업계 한 관계자는 "요새는 국내 시장보다 해외에 제품을 알리는 것에 사활을 걸 정도로 해외 시장에서 제품에 대한 반응이 매우 뜨겁다"며 "미디어를 통해 노출된 한국 라면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맛을 보던 해외 소비자들 가운데 이제는 제품을 꾸준히 구매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미국과 동남아 등지에 해외 공장을 준설하고 직접 생산에 나서는 업체들도 늘고 있으며 앞으로 한동안 K-라면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4-04-03 15:30:33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종류별 라면을 하나씩 골라 국가대표팀을 만든다면 비빔면 포지션에는 이견 없이 '팔도 비빔면'이 꼽힐 것이다. 여름이 다가오면 여지없이 들려오던 '오른손으로 비비고 왼손으로 비비고'라는 비빔면의 광고 노래는 어린 시절 자주 듣던 동요처럼 익숙하다. 에어컨 없이 선풍기 하나로 버티던 시절, 여름 라면은 뭐니뭐니 해도 비빔면이었다. 비빔면은 일반 라면과 달리 물에 넣기 전에 절대로 면을 쪼개지 않는 것이 좋다. 시원하고 탱글한 면발을 끊김 없이 후루룩 목구멍으로 넘기는 게 좋기 때문이다. 사과식초 특유의 새콤하고 달콤한 맛은 '여름의 맛'이다. 비빔면을 비빌 때, 그 때가 나의 '여름이었다'. 팔도 비빔면의 유일한 단점은 양이 적다는 것이다. 2013년 6월 10일 팔도비빔면을 하나 끓여 먹고 아래와 같은 글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일반 라면은 배가 고프면 밥을 말아 먹으면 되지만 비빔면은 답이 없다. 그렇다고 두 개를 끓이면 마지막 젓가락쯤에 물려서 괜히 두 개를 끓였다고 후회를 하게 된다. 딱 지금 사이즈의 1.5배 정도 되는 비빔면이 나왔으면 좋겠다. 아니면 세 개를 끓이고 누군가와 같이 먹으면 되겠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BTS 멤버 RM이 2021년 비빔면과 관련해 "1.5배를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기 전부터 그런 요구는 있었다. 이에 팔도는 실제로 면 중량을 20% 늘린 '비빔면 컵' 제품을 가격 인상 없이 출시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봉지 비빔면도 2016년 20% 증량해 출시했던 팔도다. 추억에 화끈한 새로움이 첨가돼서 돌아왔다. 팔도는 '마라왕 비빔면'을 최근 출시했다. 일반 비빔면과 달리 비빔소스 외에 마라소스 수프가 한 개 더 들어있다. 이색적이었던 점은 마라소스 수프가 액상이 아닌 분말형태였던 것. 평소 속이 쓰려 매운맛이 강한 마라를 즐기지 않지만 '마라왕 비빔면'의 마라는 '맵찔이'도 충분히 먹을만한 정도였다. 절반쯤 먹다가 냉장고에 있던 동원참치와 함께 먹었다. 참치의 기름이 매운맛과 잘 어울렸다. 다음에는 삼겹살과도 함께 먹어볼 작정이다. 일반 마라의 매운맛이 얼얼하게 볼에 감기는 느낌이라면 마라왕 비빔면의 마라는 차가운 면발과 만나 자극이 훨씬 덜하다. 최근 나온 볶음면 종류의 라면을 차갑게 먹는 기분이다. 다만 원조 비빔면과 비교해서는 확실히 더 자극적이다. 국물 라면이 '매운맛' 경쟁을 이어가는 것처럼 팔도 역시 도전자들의 아성에 맞서 비빔면에 '새로운 자극'을 추가한 것이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3-31 17:56:03[파이낸셜뉴스] 시대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는 총 3편이 나왔다. 1997년, 1994년, 1988년이다. 10년 쯤 더 지나 2000년 대를 다룬 응답하라 시리즈가 나온다면 어떨까. 대학 신입생이던 2004년을 돌이켜 보면 떠오르는 기억의 단편들로는 PC방 카트라이더, 보드게임, 불닭, 민들레영토(카페), 캔모아와 아이스베리(빙수) 등등이 있다. 학교 앞 백반집의 가격은 4000원, 학식의 가격은 1500원 정도 하던 시절이었다. 현재는 대부분 사람들이 라면의 수프로 알고 있는 '불닭'도 2000년대에 유행했었다. 숯불에 직화로 구운 닭에 매운 양념을 입힌 요리였다. 캡사이신을 많이 써 먹는 순간 화학적인 매운 맛이 느껴지는 그런 음식이었다. 불닭 식당들은 현재의 탕후루 가게처럼 당시 우후죽순 생겨났으나 이후 빠르게 자취를 감췄다. 불닭의 매운맛은 일부 닭발집이 이어 받아 현재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학교 근처에는 틈새라면(빨계떡)이라는 매운 라면 가게도 있었다. 1981년 김복현 창업주가 '김복현의 명동 빨계떡 틈새라면'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매운 라면 가게였다. 식당 벽면에는 형광색의 포스트잇을 가득 채운 메모가 붙어있었다. 틈새라면은 이후 팔도가 제품화를 통해 2006년 봉지라면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K-라면계의 매운맛 혁명은 2012년 발생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회사였지만 '우지 파동'으로 쇠락해 가던 삼양에 해성처럼 등장한 '불닭볶음면' 때문이었다. 당시 라면업계 전문가들조차도 '불닭볶음면'의 히트를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매운맛 마니아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던 불닭볶음면은 한 공중파 TV 프로그램에서 연예인이 편의점에서 불닭을 먹는 장면이 전파를 타며 SNS에서 빠르게 퍼져 나갔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던 불닭볶음면은 2014년 유튜버 '영국남자' 채널에 소개된 뒤 SNS를 통해 '불닭 챌린지'가 유행하며 해외에서도 판매량이 빠르게 늘었다. 2011년 2987억원이던 삼양식품의 매출은 2023년 1조1929억원으로 약 4배 가량 늘었다. 히트 상품은 '천운'..매운맛 성공의 비결은 라면 업계에서만 20년 이상 종사해 온 김영종 팔도 연구1팀 팀장(수석)은 "히트제품은 맛있다고 되는 것도, 광고비를 맛이 쓴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천운이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식품이든 노래든 선거든 새로운 돌풍은 한 가지 요소가 아니라 여러가지 요소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다양한 한류 그룹을 키워낸 JYP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박진영은 K팝의 인기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심지어 음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K팝의 글로벌적인 인기에 대해 궁금해 한다"며 "이에 대해 나는 K팝은 이전까지 유행해 왔던 레게, 락, 힙합 같은 음악스타일을 칭하는 말이 아니라 아티스트와 팬들이 맺는 특별한 '관계의 이름'이다. 음악의 장르가 아니라 관계성이 K팝이 히트한 이유다." K팝 성공의 이유가 노래나, 춤, 가수의 매력 등이 아닌 관계라는 그의 설명은 명쾌하진 않지만 납득이 가는 설명이다. 그만큼 이유를 분석하기 어렵고 한 두 가지 원인에 기인하지 않기 때문이다. 불닭볶음면을 선두로 한 K 매운맛의 성공 비결도 어쩌면 '중독성 있는 제품'과 'SNS'라는 단순한 요인으로 분석하기는 어려울 듯 싶다. 2012년 불닭볶음면이 나오기 10년 전 2002년 서울동대문 시장의 작은 매장에서는 '동대문엽기떡볶이'라는 매장이 문을 열었다. 사실 시작은 '땡초 불닭발'이었다. 하지만 2003년 조류 독감으로 불닭발 매출이 줄었다. 그런데 줄어든 매출을 사이드 메뉴인 '엽기떡볶이'가 채웠고 이후 엽기떡볶이는 10대~2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유튜버 먹방의 대표 음식이 된 '엽떡'은 배달 시장의 성장과 함께 또 한번 급성장했다. 불닭볶음면 이전 매운맛이 서서히 유행을 타기 시작한 것이다. 스트레스가 매운맛 찾게 하는 이유? 또 2010년 즈음 tvN의 '화성인 바이러스'라는 프로그램에서도 매운맛을 즐기는 사람들이 출연하기 시작했다. 유뷰트, TV 등에서도 매운맛에 대한 대중화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시기였다. 매운 맛은 '스코빌지수'를 통해 수치화가 가능했다. 스코빌지수를 통해 매운맛 단계를 설정하고 이를 참고 견디며 먹는 '챌린지'가 유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유튜브를 통한 '도전 먹방'의 유행에 따라 '신길동 매운짬뽕', '신대방 온정돈가스의 디진다 돈가스', '선화동 매운실비김치', 마라탕 등의 유행도 이어졌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 음식이 매워지기 시작한 것은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고추의 매운 맛이 확산된 것은 1950년대로 추정되는데 6·25 전쟁 빈곤과 기아의 스트레스가 매운맛을 찾게 했다는 것이다. 고추장을 사용한 신당동 떡볶이 역시 1953년 처음 나왔다고 한다. 해당 내용은 국립민속박물관 안정윤 학예연구원의 2009년 논문 '고추, 그 매운맛에 대한 역사민속학적 시론-한국 사회는 왜 고추의 매운맛에 열광하는가'에 나온다. 안 연구원은 "고추의 매운맛은 중독 증세와 엔도르핀 효과에 힘입어 상업성을 띠었다”며 “이에 따라 1960년대 무교동 낙지볶음, 경기 연천의 망향비빔국수, 대구의 매운 갈비찜 등이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42개국 중 자살률 1위 국가다. 스트레스 강도와 자살률을 단순히 인과관계로 놓을 순 없지만 '스트레스가 매운 맛을 찾게 만든다'는 가설이 맞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매운맛 사랑도 납득이 간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3-31 16:01:35[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종류별 라면을 하나씩 골라 국가대표팀을 만든다면 비빔면 포지션에는 이견 없이 '팔도 비빔면'이 꼽힐 것이다. 여름이 다가오면 여지없이 들려오던 '오른손으로 비비고 왼손으로 비비고'라는 비빔면의 광고 노래는 어린 시절 자주 듣던 동요처럼 익숙하다. 에어컨 없이 선풍기 하나로 버티던 시절, 여름 라면은 뭐니뭐니 해도 비빔면이었다. 비빔면은 일반 라면과 달리 물에 넣기 전에 절대로 면을 쪼개지 않는 것이 좋다. 시원하고 탱글한 면발을 끊김 없이 후루룩 목구멍으로 넘기는 게 좋기 때문이다. 사과식초 특유의 새콤하고 달콤한 맛은 '여름의 맛'이다. 비빔면을 비빌 때, 그 때가 나의 '여름이었다'. 팔도 비빔면의 유일한 단점은 양이 적다는 것이다. 2013년 6월 10일 팔도비빔면을 하나 끓여 먹고 아래와 같은 글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일반 라면은 배가 고프면 밥을 말아 먹으면 되지만 비빔면은 답이 없다. 그렇다고 두 개를 끓이면 마지막 젓가락쯤에 물려서 괜히 두 개를 끓였다고 후회를 하게 된다. 딱 지금 사이즈의 1.5배 정도 되는 비빔면이 나왔으면 좋겠다. 아니면 세 개를 끓이고 누군가와 같이 먹으면 되겠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BTS 멤버 RM이 2021년 비빔면과 관련해 "1.5배를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기 전부터 그런 요구는 있었다. 이에 팔도는 실제로 면 중량을 20% 늘린 '비빔면 컵' 제품을 가격 인상 없이 출시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봉지 비빔면도 2016년 20% 증량해 출시했던 팔도다. 추억에 화끈한 새로움이 첨가돼서 돌아왔다. 팔도는 '마라왕 비빔면'을 최근 출시했다. 일반 비빔면과 달리 비빔소스 외에 마라소스 수프가 한 개 더 들어있다. 이색적이었던 점은 마라소스 수프가 액상이 아닌 분말형태였던 것. 평소 속이 쓰려 매운맛이 강한 마라를 즐기지 않지만 '마라왕 비빔면'의 마라는 '맵찔이'도 충분히 먹을만한 정도였다. 절반쯤 먹다가 냉장고에 있던 동원참치와 함께 먹었다. 참치의 기름이 매운맛과 잘 어울렸다. 다음에는 삼겹살과도 함께 먹어볼 작정이다. 일반 마라의 매운맛이 얼얼하게 볼에 감기는 느낌이라면 마라왕 비빔면의 마라는 차가운 면발과 만나 자극이 훨씬 덜하다. 최근 나온 볶음면 종류의 라면을 차갑게 먹는 기분이다. 다만 원조 비빔면과 비교해서는 확실히 더 자극적이다. 국물 라면이 '매운맛' 경쟁을 이어가는 것처럼 팔도 역시 도전자들의 아성에 맞서 비빔면에 '새로운 자극'을 추가한 것이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3-25 14:29:10[파이낸셜뉴스] 오뚜기가 대표 비빔면인 '진비빔면'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새 모델로 배우 이제훈을 발탁했다고 19일 밝혔다. 오뚜기는 배우 이제훈을 모델로 선정한 이유로 다양한 작품을 통해 매혹적인 남성미부터 부드러운 카리스마까지 폭넓은 연기를 보여주는 다채로운 이미지를 꼽았다. 오뚜기는 이달 초 이제훈과 함께한 TV CF 촬영을 마쳤으며 오는 21일 '초시원, 초매콤, 초넉넉으로 진비빔면 120% 만족' 컨셉으로 오뚜기 진비빔면을 음미하며 맛있게 먹는 배우 이제훈의 군침 도는 먹방 영상을 공개한다. 오뚜기는 이번 새 모델 발탁과 함께 오뚜기는 진비빔면을 더욱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진비빔면을 용기면으로도 출시할 예정이다. 2030 젊은 층이 비빔면을 주로 집에서 용기로 취식하는 점을 고려해 조리 간편성은 물론, 캠핑장, 학교 등 장소 구분없이 즐기도록 휴대성을 높인 용기면으로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오뚜기가 2020년 출시한 '진비빔면'은 출시 3개월만에 3000만 봉지 이상 판매되며 여름 비빔면 시장의 신흥강자로 부상했다. 진비빔면은 오뚜기의 대표 라면인 진라면 매운맛의 스프 노하우를 기반으로 해 초시원, 초매콤한 맛이 매력적이다. 또 기존 비빔면의 양이 부족하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기존보다 중량을 20% 늘린 초넉넉한 양도 특징이다. 진비빔면은 출시 이후 누적판매량 1억 3000만개 이상을 기록하는 등 인기 비빔면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4-03-19 10: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