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태국의 한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반달가슴곰에게 팔을 물린 남성이 스스로 신체 부위를 절단하고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태국 방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치앙마이주 치앙다오의 야생동물 재단에서 자원봉사자인 슈테판 클라우디오 스페코그나(32)는 반달가슴곰에게 오른팔을 물리는 사고를 당했다. 스위스 출신인 스페코그나는 당시 우리 안으로 손을 뻗어 곰에게 먹이를 주려다 변을 당했다. 스페코그나는 탈출을 시도했으나 곰이 그의 팔을 물고선 놓아주지 않았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그는 도망치기 위해 결국 주머니에 있던 칼을 이용해 팔꿈치 아래를 자르고 도망쳤다. 현장 관리자들로부터 응급처치를 받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스페코그나는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절단된 팔의 손상이 심해 접합 수술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치앙다오 야생동물 재단은 반달가슴곰 3마리와 원숭이 100마리 등을 보호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반달가슴곰은 지난 2013년에 숲에서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2-01 08:41:48[파이낸셜뉴스] 한반도 중남부를 돌아다니며 자유로운 삶을 만끽했던 반달곰 '오삼이'가 폐사했다. 14일 환경부는 경북 상주시에서 수컷 반달가슴곰 오삼이(8·관리번호 KM-53)가 폐사했다고 밝혔다. 오삼이는 국내에서 태어난 53번째 수컷 반달가슴곰이다. 오삼이의 관리번호 KM-53은 이것에서 따왔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오삼이는 마취 포획 과정에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겨울철 동면에 드는 반달가슴곰은 3~4월경 활동을 시작한다. 공단은 반달곰에 붙여둔 위치 추적 장치의 배터리를 교체하기 위해 오삼이를 추적해왔다고 설명했다. 민가 내려왔다 마취총 맞아.. 응급처치했지만 끝내 숨져 오삼이는 지난 13일 상주시 인근 저지대의 민가와 경작지 인근에 출몰했다. 이날 밤 인근 민가로부터 100m 떨어진 곳까지 오삼이가 접근한 것을 확인한 공단 관계자는 안전사고 등을 우려해 포획에 나섰다. 이때 오삼이는 공단관계자가 쏜 마취총에 맞은 뒤 산속으로 달아났다. 이후 근처 계곡에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오삼이는 10분간 응급 처치를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오삼이의 폐사 원인을 두고 "마취 후 계곡으로 이동하던 중 힘이 빠지면서 계곡 하부에 쓰러져 익사한 것 같다"라며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리산에 방사됐지만.. 여기저기 나타나 유명세 치른 오삼이 한편 오삼이는 2015년 1월 태어나 같은 해 10월 지리산에 방사됐다. 2017년 6월 지리산이 아닌 수도산에서 발견돼 유명세를 치렀고, 2018년 5월에는 대전-통영고속도로 생초나들목 인근에서 목격됐다. 당시 오삼이는 버스에 치여 부상을 입은 채 발견됐으나, 수술을 받고 회복했다. 오삼이의 활동 반경이 유독 넓은 이유로 나이가 어려 지리산 짝짓기 경쟁에서 밀려난 점과 타고난 모험심 등이 꼽히고 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6-15 07:04:58【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지난 7월 반달가슴곰이 탈출했던 경기 용인시의 곰 사육농장에서 22일 또다시 5마리가 탈출했다. 탈출한 5마리가 가운데 3마리는 잡혔으나 나머지 2마리는 발견되지 않아 추적하고 있다. 용인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처인구 이동읍의 한 곰 사육농장에서 반달가슴곰 5마리가 사라졌다고 마을 이장이 이동읍사무소에 신고했다. 이 농장에서는 총 16마리의 곰을 사육하고 있었으며, 철제 사육장의 열린 문을 통해 곰들이 탈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당 농장은 지난 7월 농장주가 자신의 불법 도축사실을 숨기려고 반달가슴곰 1마리가 탈출했는데 2마리가 탈출했다고 허위 신고했던 곳이다. 현재 농장주는 공무집행방해와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다. 농장주의 구속 이후 유해야생동물피해방지단과 주민 등이 먹이를 주며 보호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곰이 탈출하자 용인시는 포수들과 수색견을 동원해 탈출한 곰을 추적했으며, 이 가운데 2마리는 사육장 주변에서 생포하고 1마리는 마취총을 쏴 생포했다. 나머지 2마리에 대해서는 추적하고 있다. 시는 이날 오전 곰이 탈출했으니 안전에 주의하고 곰 목격자는 신고해달라는 내용의 긴급안전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1-11-22 13:01:13【파이낸셜뉴스 용인=장충식 기자】 경기도 용인시는 처인구 이동읍의 곰 사육 농가에서 탈출한 반달가슴곰을 사살하지 않고 가능한 생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생명의 존엄성과 동물 보호 단체의 의견을 고려한 데 따른 것이다. 시는 이날 환경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곰 발견 시 마취총을 이용해 생포하고 민가에 접근하는 위험 상황에서만 사살을 고려할 방침이다. 시는 사육장에서 자란 곰의 특성상 멀리 가지 못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사육장 주변 수색을 강화하고, 무인트랩 3대와 열화상카메라 3대를 설치할 예정이다. 시는 탈출곰을 찾기 위해 담당 공무원과 함께 반달가슴곰 전문기관인 국립공원공단 남부보전센터 연구원 등 총 20명을 투입해 사육장 반경 2㎞ 안에서 곰의 배설물, 발자국을 꼼꼼히 살피고 있다. 한편, 지난 6일 사육농장을 탈출한 반달가슴곰 2마리 중 1마리는 탈출 당일 사육 농가에서 400m 떨어진 곳에서 사살됐다. 산에서 탈출한 곰을 목격할 경우 가까이 가지 말고 즉시 시청 환경과로 신고하면 된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1-07-08 16:37:37【인제=서정욱 기자】강원도 인제군 서화면 일대에서 어미와 새끼 반달가슴곰 발자국이 확인됐다. 14일 인제군에 따르면 인제 천리길 (대표 김호진)이 지난해 1월 인제 서화면 대암산.향로봉 자락에서 어미와 새끼 반달가슴곰의 발자국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견과 관련, 전문가들은 150kg 어미와 새끼, 수놈 등 최소 3마리 이상이 서식 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8년 10월 인제 DMZ내부에서 생후 8~9개월 된 반달가슴곰 새끼도 발견돼, 인제지역에는 최소 4~ 6마리의 반달 가슴곰이 살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월 최상기 인제군수, 한국디엠지평화생명동산 정범진 부이사장, 한상훈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장) 등은 반달가슴곰 발자국 확인을 위한 현장 답사와 브리핑을 진행했다. 한편, 이들의 서식을 확인하기 위해 인제천리길,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사)한국DMZ평화생명동산은 지난해 6월부터 올 1월까지 인제지역 DMZ 일원의 임도를 중심으로 15대의 카메라를 설치하고 현장조사를 진행해왔다. 이번에 발견된 발자국은 국립공원관리공단 멸종위기종복원기술원(현 국립공원 생물종보전원) 반달가슴곰복원센터에서 반달가슴곰 어미와 새끼의 발자국임을 최종 확인 받았다. 인제군과 인제천리길 관계자는 “최근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인해 DMZ일원의 멧돼지 포획이 대대적으로 진행되는 상황으로 자칫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서식에 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돼 공개조사로 전환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적, 물적 역량을 강화해 본격적인 조사를 추진하는 한편 돼지열병으로 인한 멧돼지 포획 시 반달가슴곰 서식에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포획단에 대한 사전교육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syi23@fnnews.com 서정욱 기자
2020-01-14 10:13:47[파이낸셜뉴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덕유산 인근 삼봉산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인 반달가슴곰 1마리가 살고 있는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생물종보전원과 시민단체인 반달곰친구들은 지리산 외 지역 반달가슴곰 서식 관찰 과정에서 올해 9월 2일께 반달가슴곰 1마리가 삼봉산 일대의 한 무인카메라에 촬영된 모습을 11월 중순 확인했다. 영상에 찍힌 반달가슴곰의 모습을 살펴본 결과 귀발신기를 착용한 흔적이 없어 자연에서 태어난 3~4살 새끼와 성체의 중간인 아성체로 추정된다. 올해 6월에 장수군에서 발견된 반달가슴곰과는 다른 개체다. 환경부는 이번에 발견된 반달가슴곰의 성별, 부모 개체 등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공원생물종보전원과 함께 덕유산과 삼봉산 일대를 조사했다. 국립공원생물종보전원은 11월부터 2차례에 걸쳐 덕유산과 삼봉산 일대에 대한 기초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반달가슴곰의 동면시기인 12월 말 이전에 유전자 표본을 채취할 수 있도록 생포덫(트랩)과 모근채취덫(헤어트랩)을 설치하고 무인카메라도 운영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덕유산 인근 삼봉산에서 반달가슴곰이 살고 있는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반달가슴곰이 지리산 권역을 벗어나 백두대간을 따라 확산·복원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덕유산과 수도산 사이에 위치한 삼봉산은 등산로 등 인위적인 간섭이 적고, 반달가슴곰의 먹이인 참나무류, 단풍취 등이 풍부한 지역이다. 반달가슴곰이 발견된 삼봉산 지점은 수도산-가야산에서 활동하는 반달가슴곰 KM-53의 활동 경계와 약 10㎞ 정도 떨어진 곳이다. KM-53의 수도산 이동과 함께 이번에 이 지역에서 새로운 개체가 발견된 것은 민주지산-덕유산-수도산-가야산으로 연결된 권역이 반달가슴곰의 서식에 적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새로운 개체의 발견은 이 지역에 반달가슴곰 개체군이 자연적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환경부는 기존 반달가슴곰 공존협의체 활동에 더해 덕유산, 삼봉산 일대 지역 주민과 탐방객의 안전을 비롯해 반달가슴곰의 적합한 서식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또 현재 진행 중인 반달가슴곰 복원 종합계획안(2021-2030) 마련 연구(2019년 12월~2020년 6월)를 통해 민주지산-덕유산-수도산-가야산 권역의 반달가슴곰 관리 계획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호중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국장은 "반달가슴곰이 백두대간을 따라 서식지를 확대하는 것은 한반도 생태계 연결의 청신호"라며 "환경부는 반달가슴곰의 안전한 서식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과 탐방객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재구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생물종보전원장은 "반달가슴곰과 충돌 예방을 위해 탐방객과 지역주민은 단독 산행을 자제하고 반드시 해가 지기 전에 정규 등산로만을 이용할 것을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19-12-04 11:27:59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을 사육하면서 무단으로 웅지(곰기름)를 채취해 화장품 원료로 팔고 관람용으로 빌려준 혐의로 기소된 한국곰사육협동조합 법인과 이사장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야생생물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코리아반달곰협동조합(옛 한국곰사육협동조합)과 이사장 김모씨(70)의 상고심에서 각각 벌금 50만원과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경기 용인에서 조합을 설립하고 반달가슴곰을 사육하던 김씨는 지난 2013년 9월과 2015년 2월 각각 웅지 15㎏과 20kg을 추출해 총 385만원을 받고 화장품 업체 O사에 원료로 판매하는 등 2차례에 걸쳐 당초 허가받은 목적과 다르게 반달가슴곰을 이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또 800만원을 받고 2015년 4월부터 11월까지 경남 창원시의 한 동물원에 반달가슴곰 1마리를 관람용으로 임대한 혐의도 받았다. 야생생물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누구든지 환경부장관의 허가를 받아 수입되거나 반입된 국제적 멸종위기종 및 그 가공품은 수입 또는 반입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1, 2심은 "피고인은 웅지를 화장품 원료로 판매한 행위가 승인받은 용도(웅담 등 약용재료)에 포함된다고 주장하지만 대법원 판례와 증거들로 비춰볼 때 이는 관련청이 허가한 용도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1, 2심은 또 "피고인은 관련 행정소송을 통해 웅지 판매 등 사육곰의 수입목적 외 사용이 위법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고 있었으면서도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2018-05-13 16:55:28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을 사육하면서 무단으로 웅지(곰기름)를 채취해 화장품 원료로 팔고 관람용으로 빌려준 혐의로 기소된 한국곰사육협동조합 법인과 이사장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야생생물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코리아반달곰협동조합(옛 한국곰사육협동조합)과 이사장 김모씨(70)의 상고심에서 각각 벌금 50만원과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경기 용인에서 조합을 설립하고 반달가슴곰을 사육하던 김씨는 지난 2013년 9월과 2015년 2월 각각 웅지 15㎏과 20kg을 추출해 총 385만원을 받고 화장품 업체 O사에 원료로 판매하는 등 2차례에 걸쳐 당초 허가받은 목적과 다르게 반달가슴곰을 이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또 800만원을 받고 2015년 4월부터 11월까지 경남 창원시의 한 동물원에 반달가슴곰 1마리를 관람용으로 임대한 혐의도 받았다. 야생생물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누구든지 환경부장관의 허가를 받아 수입되거나 반입된 국제적 멸종위기종 및 그 가공품은 수입 또는 반입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1, 2심은 “피고인은 웅지를 화장품 원료로 판매한 행위가 승인받은 용도(웅담 등 약용재료)에 포함된다고 주장하지만 대법원 판례와 증거들로 비춰볼 때 이는 관련청이 허가한 용도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1, 2심은 또 "피고인은 관련 행정소송을 통해 웅지 판매 등 사육곰의 수입목적 외 사용이 위법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고 있었으면서도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2018-05-07 15:39:38반달가슴곰과 공존은 지리산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전제한 것이 아니다. 공존이라는 단어 자체가 뜻하는 것처럼 함께 살 수 있는 터전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정부는 이를 위해 지리산 외에 설악산, 오대산 등 한반도 다른 지역에서도 반달가슴곰 복원 계획을 조심스럽게 세우고 있다. 국민 의식이 반달가슴곰을 여전히 관리 대상으로 보고 있어서다.12일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종복원기술원은 이른바 '반달가슴곰 프로젝트'에서 서식지를 크게 두 갈래로 잡았다. 지리산의 반달가슴곰 개체 수가 당초 목표인 50마리에 근접한 48마리로 늘었다는 점을 감안해 또 다른 서식지인 설악산을 검토 중이다. 지리산이 한반도 남부라면 설악산의 북부권의 중심지 역할이다. 다른 서식지를 고민하는 이유는 개체 수 증가뿐만이 아니다. 어떤 종이든 50여 마리에 불과하면 근친 교배 등으로 생물학적 열등종이 태어날 가능성이 높고 먹이 등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도 고려됐다.김의경 국립공원관리공단 책임연구원은 "지리산에서 복원하고 있는 반달가슴곰이 김천 수도산 일대로 서식지를 확대하는 등 복원 개체 수가 증가할수록 안전한 공간 확보 마련이 절실한 시기"라며 "설악산은 1983년 마지막 반달가슴곰이 발견되는 등 복원 사업의 주요 대상지"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반달가슴곰과 공존을 위해선 국민들의 의식 전환이 우선돼야 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적정 서식지를 개발해도 반달가슴곰을 단순히 위협적인 동물로만 여겨선 복원사업에 진전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다. 다행히 설악산 등 국립공원이 위치한 지방자치단체도 적극적인 것으로 조사결과 나타났다. 반달가슴곰이 두 차례나 지리산을 벗어난 뒤 80km를 이동해 찾아갔던 수도산의 김천시도 반달가슴곰 방사를 희망하고 있다. 해당 반달가슴곰은 현재 지리산에서 생활 중이지만 따뜻한 내년 6월이면 다시 수도산으로 서식지를 옮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아울러 반달가슴곰이 덕유산 등 지리산, 수도산 외에도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는 점을 감안해 지자체에 반달가슴곰 정보를 공유하고 곰 현황 알림 서비스 등 위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무인안내시스템을 현재 34곳에서 80곳으로 옮기고 예상 활동 지역에 홍보 현수막을 설치하는 등 지역 주민 대상 교육도 추진한다. 아직 법률 검토가 끝나지 않았지만 캐나다처럼 곰 퇴치 스프레이 도입도 생각 중이다.다만 정부는 국민의 관심과 희생만을 강요하지 않을 예정이다. 대만처럼 반달가슴곰을 브랜드로 개발해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는 "설악산 방사는 지리산의 경험이 쌓인 만큼 보다 단기간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반달가슴곰 존재와 그들 영역을 인정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17-12-12 19:24:44곰은 우리 정서와 닿아 있다. 단군신화의 '웅녀'는 우리의 뿌리다. 정부가 추진 중인 '반달가슴곰 복원 프로젝트'는 그래서 더 의미 있다. 반달가슴곰은 '동그란 눈에, 까만 작은 코, 예쁜 털옷을 입은 예쁜 아기곰~'이라고 동요에 등장할 정도로 친숙하다. 하지만 현실은 위험하고, 동물원에서 만나야 하는 동물이다. 인간과 공존하는 반달가슴곰을 기대하며 복원 추진 프로젝트와 방사 상황을 두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무더위가 본격 시작되기 전인 올해 6월 지리산이 발칵 뒤집혔다. 자체 증식에 성공해 지리산에 풀어놓은 반달가슴곰 한 마리가 갑자기 사라진 것이다. 곰에게 부착했던 발신기도 떨어져 행방을 알 수 없었다. 다행히 1주일여 뒤 이 반달곰은 80㎞ 떨어진 김천 수도산에서 발견됐지만 정부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 공격성향을 가진 곰의 관리가 부실하다는 게 핵심이다.정부는 철저한 관리를 약속했다. 하지만 이 곰에게 부착된 발신기는 지리산 자연적응훈련장에서 벗어나 10일 만에 또다시 수도산을 향해 있었다. 그렇다면 반달가슴곰이 왜 지리산을 두 차례나 벗어난 것일까. 우선 동물 고유의 본능으로 추정된다. 등산객이 많이 찾는 지리산보다 조용하고 간섭이 덜한 수도산으로 갔을 것이라는 가설이다. 이미 한 차례 답사를 통해 수도산의 이점을 습득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 지리산에서 활동하는 다른 반달가슴곰 47마리와 먹이활동, 교미 등에서 경쟁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밀려나 자신의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기 위해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다. 제한된 지역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해당 반달가슴곰 고유의 특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곰은 인간으로 치면 활동력과 호기심이 왕성한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연령인데, 우연히 지리산을 벗어나 이동과 먹이활동을 반복하면서 지리산 외의 지역에서도 안전하다는 것을 익혔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실제 러시아에서 관리하는 반달가슴곰이 사람에게 피해를 줄 것을 우려해 1000㎞ 떨어진 곳에 방사했지만 4개월 만에 자신이 있던 곳으로 돌아온 사례도 있다. 정부는 지리산에만 최소 50마리의 반달가슴곰 증식.복원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엔 자연출산 3세대 반달가슴곰이 확인됐다. 문제는 앞으로 반달가슴곰 숫자는 늘어나고 수도산 곰처럼 지역을 이탈하는 개체가 증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환경.동물단체는 이 같은 점을 근거로 반달가슴곰의 서식지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천 수도산과 덕유산, 설악산, 오대산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반달가슴곰이 이같이 한반도에서 광범위하게 생존하려면 몇 가지 사항이 전제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정부의 복원사업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간의 인식 전환을 주문한다. 반달가슴곰을 더 이상 전설 속 동물로 생각하지 않고 멧돼지, 고라니와 같은 야생동물로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부가 발신기를 부착하면서 관리하는 동물은 사실상 반달가슴곰 한 종밖에 없다. 발신기 부착과 개체 수 확산을 위해 거세하는 과정도 잔인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반달가슴곰이 더 이상 '관리'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영역을 지키며 함께 살 수 있는 '공존'을 준비해야 할 시기라는 지적도 있다. 이를 위해선 반달가슴곰 영역을 인정해야 한다. 아울러 그들 공간으로 들어갈 필요가 있을 땐 손님으로서 예의도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실제 일본은 반달가슴곰뿐만 아니라 불곰 등 곰 1만여마리를 야생 곳곳에 풀어놓고 있다. 그 대신 주민들에게 이들 곰을 마주했을 때 각종 대처방법이나 예측 매뉴얼을 제작.보급한다. 2016년 발생했던 일본 야생 반달가슴곰의 주민 습격은 그해 곰의 먹이가 급격히 줄어든 상황에서 주민이 곰의 영역인 깊은 산속까지 들어갔기 때문에 발생했다. 캐나다 역시 탐방객이나 주민의 대처를 권장한다. 이 나라에서 국립공원에 들어가려면 의무적으로 곰 스프레이를 소지하고 4명 이상이 그룹을 이뤄야 한다. 어기면 2만5000달러의 벌금을 물린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녹색연합, 동물권단체 케어는 이와 관련한 성명을 내고 "수도산까지 이동한 반달가슴곰이 우리에게 던진 메시지는 안정적 서식지 확보와 함께 지역주민.대중의 인식이 함께 전환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우리 아이들이 지리산만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야생의 법에 따라 살아가는 반달가슴곰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17-12-07 17:4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