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에는 '범죄도시4' 속 대사와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스포일러 주의]- [파이낸셜뉴스] 미친개에겐 몽둥이가 약이라는 속담은 낡았다. 장르가 ‘마동석’이라는 세간의 호평 속에 한국형 오락·액션영화 '범죄도시4'는 낡은 방식의 성공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여성을 성공의 상징으로 소비하고, 거대한 악에 맞서는 과정에서 사소한 범죄를 용인하는 이야기가 전국 영화관 스크린의 82%(29일 기준)를 잠식한채 탄탄대로를 걸어도 괜찮은 걸까. 29일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영화 '범죄도시4'가 개봉 5일 만에 누적관객 425만3551명을 돌파했다. 전작 범죄도시·2·3의 캐릭터와 줄거리는 물론 대사와 의상까지 그대로 빼다 박은 영화는 지난 27일 토요일 하루에만 관객 121만9040명을 동원해 흥행몰이 중이다. 이는 '범죄도시3'가 지난 2023년 6월 3일 토요일에 기록한 일일 관객수 116만2564명을 뛰어넘는 시리즈 최다 일일 관객수 동원 신기록이다. ■후려치는 맨손 액션 통쾌함 뒤 남는 '찝찝함' 2024년에는 미친개라고 해도 몽둥이찜질을 퍼붓다가는 경찰서에 끌려갈 수 있다. 우리 사회가 개와 고양이 같은 동물에게도 무차별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범죄도시4'에서 마석도(마동석 분) 형사는 '나쁜놈들'에게 강력한 주먹 한방을 내리 꽂는다. 물론 악랄한 범죄자에게만. 그래도 되는지 영화는 성찰하지 않는다. 명분은 있다. 아들을 잃고 살아갈 희망을 잃었다는 엄마와의 약속이다. 영화는 범죄 피해자인 아들의 죽음으로 황망하게 세상을 떠나는 엄마라는 캐릭터에게서 마석도의 정당성을 찾는다. 끈덕지게 살아가는 어머니상을 그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아들의 죽음이라는 이유만으로 맥없이 무너지는 인물이라니. 2024년이 맞는지 헷갈릴 지경이다. 총칼을 집어 든 나쁜놈들에게 피 튀기는 맨손 액션으로 정의구현을 하고는 "약속 지켰습니다. 어머님"하면 그만일까. 이런 방식의 정의구현은 틀렸다. 마석도는 부족한 수사비를 메꾸기 위해 ‘나이트’를 관리하는 건달을 ‘삥’ 뜯는다. 시리즈에서 '룸살롱' 깡패에게 접대를 받고, 동네 조폭들에게 호떡 값을 전가하던 장면과 겹친다. 유머의 가장 강력한 원칙 중 하나인 ‘반복’으로 시리즈를 향유하는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형사가 범죄자의 돈을 갈취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타락한 경찰이 불량배에게 용돈을 받는 장면은 클리세다. 지겹고 뻔하다. 마석도는 타락했나. ■반복되는 주먹질, 그 손에도 피 묻는다 688만명, 1269만명, 1068만명을 연달아 동원하며 나쁜놈들을 시원하게 싹 쓸어버려 온 마석도니까 괜찮을까. 마석도의 주먹엔 피가 뚝뚝 묻어난다. 거대한 악에 맞서다 보면 작은 일탈이나 타협쯤은 웃음 코드로 소비해도 된다는 것일까. 가르칠 생각 따위는 없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시리즈의 시작인 ‘범죄도시’는 중국동포(조선족) 비하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 원인인 캐릭터 장이수에게 ‘FDA’ 배지를 줬으니 장족의 발전일까. 개그 캐릭터인 장이수는 이 영화에서 관객의 숨통을 터준다. 그는 ‘좋아 가보자’며 경찰 몽둥이를 들고 ‘나쁜놈들’을 후려팬다. 문제는 그에게 ‘구찌’ 선물을 받아든 채 “오빠 어젠 내가 미안했어, 내가 오빠 얼굴 보고 만나는 거 알지”라고 말하는 여성 캐릭터다. 오픈카를 타고 함께 신호위반을 하는 장면에서 조수석에 앉아 있는 여성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두 인물은 극의 초반과 후반에 한번씩 번갈아 등장하는데 역할이 똑같다. 수미쌍관으로 여성성을 소비하니 입을 떡 벌어졌다. 모든 실패의 원인은 과거의 성공 경험 때문이다. 상황이 달라졌는데도 과거의 방식을 따라하다가 실패한다. 내 관점에서 안타깝게도 ‘범죄도시4’는 이전의 방식을 답습했지만 상업적으로 성공했다. 이미 손익분기점인 관객 35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투자자이자 시나리오에도 관여하는 영화 안팎의 주인(공)인 마동석은 벌어들인 돈을 시나리오에 투자한다고 했다.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이후 시리즈에서 여성 빌런이나 여성 형사도 출연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콱 박힌 닻, 한방에 뽑아내길 이제는 마석도가 낡은 닻을 뽑아냈으면 한다. 행동경제학자들은 닻내림 효과(Anchoring Effect)로 다양한 경제 활동을 설명한다. 배가 닻을 내리면 그곳에 머물게 되듯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처음 입력한 정보는 이후 의사결정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뜻이다. 처음 한번 입력된 정보가 이후의 행동에 작용하는 행태를 설명하는 이론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대표적인 '닻내림 효과'의 예시는 가격에 대한 고정관념이다. 한번 강남의 비싼 아파트 값에 닻을 내린 소비자들은 아파트의 실제 가치보다 더 비싼 가격을 쉽게 받아들인다. 50% 70% 세일을 내건 매장들은 판매자 입장에서 닻내림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최초에 1000만원이라고 접한 핸드백이 50% 할인되면 500만원이니까 싸다고 느끼게 된다. 범죄도시 시리즈들 속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여성에 대한 도구화나 사소한(그렇게 취급되지만 결고 사소하지 않은) 범죄의 장면들도 영화 소비자의 기억속에 박혀있다. 범죄도시 시리즈를 제작하고 배급하고, 시리즈에 투자한 이들도 스스로의 인식 속에 마석도의 원펀치에 쓸려나가는 그림이 닻내림(앵커링)된채 낡고 낡은 이야기를 재생산하고 있다. 관객은 어디로 갔나.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4-04-29 18:11:17[파이낸셜뉴스] 거주지가 아닌 아파트 주차장에 1년 넘게 무단으로, 다른 차가 나가지 못할 정도로 주차를 한 여교사가 교육청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사과의 뜻을 전했다는 글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26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아파트 주민도 아닌 주차 빌런 어떻게 해야 해야 하나’라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글쓴이 A 씨는 “한두 번도 아니고 몇 번 마주칠 때마다 말했다. (차량 주차자가) 근처 학교 여교사라고 하는데 왜 이렇게 막무가내인지 모르겠다”며 자신의 고민을 토로했다. A 씨는 “(그 운전자가) 다른 차량을 막고 주차하면서 휴대전화는 꺼 놓는다”며 “아침에 차를 빼지 못해 택시를 타기도 했다. 또 차량으로 건물과 다른 차를 부딪치는 것도 기본이고 1년 넘게 이렇게 무단으로 주차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주차 구역에 대각선으로 차량을 넣어 주차된 차량의 후진을 가로막거나 차량 간의 틈 없이 주차하는 등 불안한 상황이었다. 사연을 전해 들은 누리꾼들은 ‘교육청에 민원을 넣으라’는 조언을 했다. 이에 A 씨가 해당 운전자에게 ‘교육청에 알리고 품위 위반으로 신고하겠다’고 메시지를 남기자, 그는 곧바로 사과하고 다시는 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드디어 해결했다. 카톡을 보냈고 다시는 오지 않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지금까지는 차 빼 달라고만 했지 교육청에 신고하겠다는 생각을 못 했다. 가르쳐 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2-26 07:06:30[파이낸셜뉴스] 자살은 10~20대 국내 사망 원인 1위다. 특히 청소년 자살률은 2017년 7.7명에서 2020년 11.1명으로 44% 늘었다. '독친'은 자식의 성공을 위해 지나치게 간섭하는 부모와 인터넷을 통해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모여 동반자살을 하는 사회문제를 소재로 한다. 학교에 등교한줄 알았던 여고생 유리(강안나)의 주검을 마주한 워킹맘 혜영(장서희)은 속절없이 무너진다. 인터넷 자살을 했다는 사실을 도무지 믿을 수 없다. 엄마가 타살을 주장한 가운데 경찰의 수사가 시작된다. 아이들을 나름 진심으로 대해온 담임교사 기범(윤준원)과 유리와 한때 친했던 아이돌 연습생 예나(최소윤)가 유리의 죽음에 어떤 영향을 끼친 걸까? 사람들에게 “우아하고 다정한 엄마”로 비쳤던 유리 엄마는 좋은 엄마였을까? ‘독친’은 수사물의 형식을 빌어 사건을 다각도로 들여다보며 극적 재미와 긴장감을 준다. 동시에 결혼정보회사 매니저인 엄마의 직업과 유리와 닮은 꼴인 교사의 가족 관계, 겉모습과 다른 모범생의 속사정, 학창시절 우정의 의미 등 자살한 여고생을 둘러썬 여러 인물 관계를 통해 재미와 주제의식 두마리 토끼를 다잡는다. 무엇보다 한류스타 장서희를 비롯해 강안나, 최소윤, 윤준원 등 신인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인다. 신인감독 김수인의 연출력이 주목되는 이유다. 올해 서른 살인 김수인 감독은 “어릴 적부터 ‘그것이 알고 싶다’의 애청자였다”며 “배우 문성근이 진행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즐겨본다. 시청을 안한 회차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고 영화연출 석사를 수료한 그는 졸업 후 사교육의 중심지인 대치동에서 2년간 국어 강사로 일한 전력이 있다. 아역배우 에이전시에서 연기 지도도 했다. 이러한 경험은 이번 장편 데뷔작 '독친'에 고스란히 투영됐다. 독친은 자식에게 독이 되는 부모, 즉 지나친 간섭으로 자식을 망치는 부모를 뜻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영화로 ‘독친’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다. 어떤 계기로 이 소재를 영화로 만들게 됐나? ▲졸업 후 다양한 일을 하다가 영화사에 작가로 입사했는데 그때 기획회의에서 독친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다. 제작사 대표가 ‘이런 개념이 있다, 관련하여 아이디어가 있냐’고 물었고, 풀어보고 싶은 이야기가 떠올라서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하게 됐다. ―자살한 여고생이나 그의 엄마 관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할 법한데, 형사를 중심에 두고 스릴러처럼 풀었다. ▲공포와 스릴러 장르를 좋아한다(그는 공포영화 ‘옥수역 귀신’을 각색했다). 특히 ‘그것이 알고 싶다’를 초딩 때부터 봤다. 엄마가 무척 걱정하셨다. 보지 말라고 말린 기억이 난다. 그런데 지금도 안본 회차가 없을 정도로 20년 된 애청자다. ―다큐멘터리와 같다는 평도 있다. 같은 장면을 다른 각도로 여러 번 반복해 보여준다.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또 일본영화 ‘라쇼몽’처럼 하나의 사건을 두고 바라보는 입장에 따라 다르게 보이고, 또 이 사건이 남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것을 포착하는게 중요했다. ―어떻게 보면 엄마가 빌런인데 단순히 빌런처럼 안보이게 연출했다. ▲혜영을 마녀사냥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고 싶지 않았다. 혜영 또한 올바른 부모가 무엇인지, 논의가 없던 사회적 분위기에서, 일종의 피해자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잘못을 알지만 인정을 못하다가 (죽은 누나 대신 엄마의 관심이 자신에게 쏠린) 막내 아들의 “누나 데려와”라는 부르짖음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게 된 것이라고 본다. ―학생인 유리와 유리모의 관계와 교사인 기범과 기범부의 관계가 닮았다. ▲유리와 기범은 같은 독친의 자녀로서 같은 식당에서 부모님과 식사를 한다. 자식으로서 궁지에 몰린 비슷한 상황에서 유리가 수저를 내려놓고 화장실에 가는 식으로 현실을 회피했다면, 기범은 (유리의 죽음 후) 다른 선택을 한다. 기범의 행동이 유리가 선택할 수 있었던 다른 경우의 수라고 생각했다. ―한류스타면서 복수의 아이콘 장서희 배우는 어떻게 캐스팅했나? ▲그동안 매체에서 엄마 역할로 많이 소비된 배우가 아니길 바랐다. 장서희 배우는 복수 이미지가 강하다. 표독스러운 역할을 많이 했다. 그런데 얼굴에서 주는 귀여운 인상과 우아함이 있다. 복수의 아이콘과 동글동글한 이미지가 혜영 캐릭터와 만났을 때 아이러니함을 불러일으킬 것 같았다. ―신인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났다. 비결은?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배우들을 자주 만났다. 본격적인 대본 리딩을 했다기보다 이런저런 사담을 많이 나눴다. 유리 역 강안나는 일주일에 3-4번 정도, 거의 사귀는 수준으로 만났다. 장서희 배우는 여행과 강아지라는 공통 관심사가 있었고, 뉴스뿐 아니라 인터넷에서 본 재미난 이야기까지 대화가 끊이지 않았다. 최소윤·윤준원(1994년생)은 나보다 두 살 어린데 또래라서 말이 잘 통했다. 배우들마다 특유의 말투가 있었는데, 그 말투를 살려서 대사도 손보고, 디렉팅도 했다. 국어 전공자라서 조사 하나까지 계산해서 쓴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배우들이 대사가 입에 안붙는다거나, 다른 식으로 표현했는데 그게 더 나으면 수정했다. 하지만 내 의도와 벗어나면 이런 맥락에서 이 워딩을 사용한 것이니 지켜달라고 부탁했다. ―엄마의 행동이 자식을 죽음으로 내몰 정도로 잘못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을 듯 한데... ▲우선 유리가 죽음을 선택한 것은 우울증 때문이다. 만약 정신이 건강했다면 다른 방식으로 그 문제를 해결했을 것이다. 유리가 아직 인간관계가 성숙되지 않은 청소년이라는 점도 살펴야 한다. 또 청소년 시절 친구관계는 큰 부분을 차지한다. 유리에게는 세계가 무너지는 일일수 있다고 본다. ―공들여 찍은 장면을 꼽는다면? ▲모든 감정신을 신경써서 찍었는데, 혜영이 경찰서에서 나와 무너지는 장면을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라고 생각하고 더 신경 써서 찍었다. (혜영은 딸과 동반자살을 하다 살아남은 준태를 유치장에서 만난다). 준태 캐릭터가 좋다. 이 영화에서 모든 인물이 유리에 대해 언급을 하는데, 그 언급이 각자 머릿속에 본인의 시점에서 본 유리라서 진실에 가깝지 않다. 반면 준태는 죽기 전 유리를 단 한 번, 몇시간 본 게 전부지만 유리를 가장 속속들이 아는 인물이며, 모든 진실을 말해주는 장면이라는 점에서 우리 영화의 핵심이라고 봤다. ―배우들께 특별히 강조했거나 배우들이 공들여 준비한 장면을 꼽는다면? ▲'유리' 강안나가 자살 전에 호숫가에서 갑자기 웃는 장면을 무척 고민했다. 그 웃음을 여러 가지 버전으로 공유하면서 나와 이야기했다. 어느 정도였냐면, 첫 인사가 “어떻게 웃어봤어?”였을 정도다. '기범' 윤준원은 자신의 분노를 아버지에게 표현하는 장면을 어떻게 표현할지 많이 고민했다. '예나' 최소윤은 춤추면서 오열하는 장면에서 어떻게 다른 연습생과 싸우고 또 오열할지 많이 고민했다. 준태는 잠깐 출연하나 유리에 대한 진실을 들려주는 아주 막중한 역할이라 부담감을 많이 느꼈다. . ― 후반부 예나가 ‘어른의 오만과 편견’을 지적하는 대사가 이 작품의 주제를 관통한다고 느꼈다. ▲오만과 편견은 제작사 대표님께 아이템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떠올랐다. 당시 대표님께 이 영화는 오만과 편견에 대한 이야기여야 한다고 강력히 말했다. (참고로 예나의 대사는 다음과 같다. ‘믿음은 오만과 편견을 부르거든요. 내가 주는 사랑이 받는 사람에게도 사랑일거라는 오만, 사랑받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행복할 거라는 편견’) ―사회 이슈를 소재로 했지만 개인 문제로 보이도록 애썼다고 했는데 무슨 뜻인가? ▲저는 이야기를 만드는 일이, 누군가에게 깨달음을 주거나, 교훈을 주는데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재미로 봤는데, 교훈을 얻거나 내 주변 상황을 떠올리게 하는 게 좋다. 교훈을 주는 방식으로 창작을 하고 싶지 않 다는 의미에서 개인의 상황에 집중해달라고 말한 것이다. 그래서 ‘독친’의 배경도 학군지로 하지 않았다. 강남권 아닌 지역, 어디서나 있을법한 어떤 동네, 어떤 엄마의 이야기로 남기고 싶었다. ―한국은 사교육이 열풍이 대단한데, 연출을 하면서 바란 점은? ▲부모가 본다면 내가 하는 행동이 옳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심을 해보길 바란다. 누군가의 자식이라면, 살면서 부모가 미워지는 순간이 있을 텐데 그럴 수도 있다, 반유교적이거나 반인륜적인 일은 아니라는 위로를 주고 싶었다. ―차기작이 ‘대치동 스캔들’로 대치동 강사가 주인공이던데 자전적 이야기인가? ▲처음에는 자전적 이야기로 시작했는데 그렇지 않다. 2020년 12월에 초고를 썼고 2022년 영진위 지원을 받은 상태에서 ‘독친’을 연출하게 됐다. 현재 후반작업 중인데, 대치동 강사라는 설정만 내 경험담이다. 영화는 개인적 일로 강사와 동창인 교사가 서류봉투를 주고받았는데, 문제유출로 의심받으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제목을 ‘독친’으로 고수한 이유는? ▲제목이 스포일러라 다른 제목도 생각했으나 이 영화를 가장 설명해주는 단어라 다른 제목이 떠오르지 않았다. 큰 반전이 숨어있는 영화는 아니라서 그냥 다 드러내고, 이야기로 승부를 보기로 했다. 이에 옆에 있던 홍보 관계자는 “독친이라는 제목은 완벽하다 .제목 자체가 셀링 포인트”라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10-26 16:51:35새봄을 기다리는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는 보름 전부터 이미 이글거리는 태양이 일년 내내 대지를 달구는 아프리카 광활한 초원이 펼쳐져 있다. 다름 아닌 뮤지컬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팀의 무대. '라이온 킹'은 지난달 28일 개막해 2주 넘게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전세계가 여전히 전염병의 공포에 휩싸여 있는 지금, 뮤지컬 '라이온 킹' 투어팀이 한국 공연을 올릴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기적과 같다. 배우들 면면을 살펴보면 가까이는 필리핀에서, 멀게는 브라질에서 이 무대에 오르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 가운데 뮤지컬 본고장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 등에서 주인공 '심바'로 사랑받았던 배우 데이션 영을 비롯해 심바의 소꿉친구이자 강인한 암사자 '날라' 역의 아만다 쿠네네, 왕위를 노리는 심바의 삼촌 '스카' 역의 안토니 로렌스가 다시 한국 관객을 위해 돌아왔다. 여기에 북미 공연 등에서 14년간 개코원숭이 주술사 '라피키' 역을 맡아온 푸티 무쏭고가 처음으로 한국 투어에 참여했다. 뮤지컬 '라이온 킹'을 이끄는 이 4명의 주역 배우를 만났다. ―한국 팬들에게 인사 한 마디. ▲데이션 영(영)=3년 전에 한국에서 공연했는데 다시 돌아와서 흥분된다. ▲푸티 무쏭고(무)=라피키 역을 맡았다. 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왔다. 천사 같은 한국 관객 여러분을 처음 만나 기쁘다. ▲아만다 쿠네네(쿠)=나 역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왔고, 다시 만나게 돼 반갑다. ▲안토니 로렌스(로)=나는 심바의 삼촌 스카 역할을 맡았다. 매일 밤 여러분들과 만나고 싶다. ―전 세계 관객들에게 '라이온 킹'이 사랑받는 이유는. ▲쿠=작품 자체가 즐겁고 재미있기도 하지만 교육적인 면도 있다. 삶을 살아가는데 많은 점을 배우고 공감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랑받는게 아닐까. ▲로=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 같다. 3년 전에 봤더라도 지금 다시 보면 다른 감정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극중 동물들의 표현이 인상 깊다. 마스크나 퍼펫을 하고 신체적인 표현을 익히는 연습을 할 때 중점 둔 부분은. ▲영=처음 배울 땐 연출가 줄리 테이머가 동물들의 움직임에 대해 알려줬는데 동남아시아의 전통무용, 춤을 활용해서 알려줬다. 동물 움직임을 활용하고 그런 동작과 함께 인간적인 면을 표현해야 했기 때문에 공감하려고 노력했다. ▲무=라피키는 나레이터이자 치유자 역할을 하고 있다.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했는데 줄리 테이머가 '이 공연은 동물인 동시에 사람의 감정을 함께 표현해야 한다'고 알려줬다. 그렇게 연습하는 과정은 대단한 경험이었고 라피키에 몰입하면서 동물 묘사, 인간의 감정을 함께 표현해야 했다. ―극의 처음과 끝을 담당하는 주제곡 '서클 오브 라이프(Circle of Life)'가 압권이다. 작품의 주제이기도 한데 그 의미는. ▲무=생명의 순환은 삶과 죽음의 연속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로 태어나고 성장하면서 많은 것을 겪는데, 태어나고 죽음을 맞이하며 삶의 순환이 계속되고 세대를 넘어서 지속된다는 뜻이다. 라피키는 그런 역할의 중심이고 치유자로서 동료들을 도와준다. 생명이 태어나고, 성장하고, 조상이 되고, 후손을 맞이하면서 매일 하루하루 시간을 지나 보내는 것, 그 과정에서 삶과 죽음을 계속 이어나가는 의미를 담아낸 장면이라 생각한다. ―분장에 캐릭터의 성격을 녹여 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표현되는가. ▲영=심바 역할 같은 경우에는 황금색 톤을 통해 인간적인 면, 붉은 색 메이크업과 깃털 장치를 통해 사자가 가지고 있는 자신감, 왕의 용맹스러움을 잘 보여준다. 어릴 땐 가발을 쓰는데 어른이 되며 퍼펫을 쓴다. 심바의 성장과정을 표현하는데 메이크업이 큰 역할을 한다. ▲무=라피키의 의상과 메이크업에는 많은 아름다운 색채가 담겨있다. 이를 통해 바다와 산의 정령들의 모습을 함께 표현해낸다. 치유자이면서 인간, 아프리칸을 조화롭게 드러낸다. ▲쿠=날라의 메이크업은 사바나 초원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의상도 야생의 동물들에게 영감을 받은 갈색 계열의 색깔을 주로 사용했다. ▲로=스카는 메이크업을 하는데만 40분이 넘게 걸린다. 메이크업을 통해 스카가 가지고 있는 무섭고 사나운 빌런의 모습을 보여준다. ―공연에 아프리카 색채가 짙다. 아프리카의 언어로 관객들에게 대사를 전달할 때도 있는데 사실 따로 번역이 되지 않는다. 언어의 장벽을 넘기 위해 어떻게 연기하나. ▲무=아프리칸의 고유 언어를 사용해 그곳의 전통문화를 표현하고 아프리카의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는 것 같다. 언어가 다르기에 알아들을 수 없지만 멜로디와 리듬을 통해 더 효과적인 아프리카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것 같다. ―팬데믹으로 많이 힘든 시기다. 지금 이 때 '라이온 킹'이라는 작품의 의미는. ▲로=라피키의 대사 중에 "과거는 아플 수 있다. 하지만 거기서 도망칠 수도 있고 배울 수도 있다" 라는 말이 있다. 과거의 경험으로 인해 아플 수 있지만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역시 값진 경험이라는 뜻이다. 지금의 이 상황도 모두에게 아픈 일이지만 이를 통해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고 배울 수 있는 점이 있게 될 거라 생각한다. 이 작품이 힘든 시기를 잘 버텨나가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2-02-14 18:31:50‘고디바 SHOW’가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지난 21일 동아TV에서 방송된 100% 리얼 서바이벌 관찰 예능 ‘고디바 SHOW’(제작 SGC) 15, 16회에서는 열띤 생존 전쟁이 펼쳐졌던 ‘고디바 하우스’의 마지막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6명의 생존자가 남은 ‘고디바 하우스’에는 이간질과 오해가 난무하던 이전과 달리, 평온한 일상이 계속됐다. 출연진들은 한데 똘똘 뭉쳐 서슴없이 장난을 치는가 하면,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면서 소소한 즐거움을 만끽했다. 특히 차세연과 송현찬은 언제 어디서나 함께하며 유쾌 발랄한 ‘찐친’ 케미를 발휘, 적막한 ‘고디바 하우스’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반면 차세연을 향한 외사랑을 보여주던 이용성은 점차 홀로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편강윤에게 “못 견디겠어”라는 속마음을 전해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다. ‘감귤 농장’ 외출에서도 차세연과 송현찬이 한 몸처럼 붙어있자, 제아는 “저건 잘못된 만남이야!”라며 친구와 짝사랑의 관계를 지켜봐야 하는 이용성의 심란한 심정에 과몰입한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이용성과 송현찬은 한 이불을 덮고 진한 포옹을 나누며 굳건한 브로맨스를 자랑해 흐뭇함을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강운과 편강윤은 급속도로 가까워진 관계를 보였고, 유정승은 “신혼부부 느낌 나지 않아요?”라면서 흥미를 드러냈다. 그러던 중 공지 게시판에 둘의 ‘옥상 스킨십’ 장면이 담긴 사진이 부착돼 떠들썩한 분위기를 형성하기도. 게다가 “편강윤이랑 결혼하면 진짜 재밌을 것 같다”라는 강운의 속마음이 공개되면서 그의 ‘진짜’ 속마음을 해석하기 위한 패널진의 치열한 여론전이 펼쳐졌다. 유정승은 “돈을 벌려고 일하다 보면 결혼에 집중 못하게 된다. 저건 ‘지금 결혼 못한다’는 뜻의 핑계다”라고 의견을 피력했고, 한초임 또한 ‘강운 빌런 설’을 주장하며 그를 향한 의심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결혼 유경험자 자이언트핑크는 “저는 돈 없어도 결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결혼 해보니까 돈이 필요하더라”는 거침없는 ‘현실’ 토크로 공감과 웃음을 동시에 유발했다. 한편 출연진들은 제작진이 전한 라이브 방송 종료 소식에 시원섭섭한 속마음을 드러냈다. 이들은 50여 일의 여정을 함께 해준 모든 사람과 시청자들을 향해 따뜻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특히 송현찬은 “끝이 있다면 또 다른 시작이 있다는 뜻이니까 앞으로도 열심히 달려가겠다. ‘시즌2’에서는 패널로 출연할 것”이라는 당찬 포부를 전하며 마지막까지 유쾌함을 잃지 않았다. 패널들 또한 영상 너머로 ‘내적 친밀감’을 쌓은 출연진들에게 애정 가득한 작별 인사를 남겼다. 김용명과 제아, MJ, 낸시는 진심을 다해 출연자들의 꿈을 응원했고, 유정승, 자이언트핑크, 조성화는 ‘고디바 SHOW’이 선물해준 뜻깊은 추억들을 회상했다. 첫 고정 예능이었던 만큼 프로그램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한초임은 “강운 씨 빌런 역할을 맡아서 하느라 고정했다. 밖에서 만나면 웃으면서 인사해요”라는 특별한 메시지까지 전하며 치열했던 여정의 막을 내렸다. 이렇듯 ‘고디바 SHOW’는 밝고 희망찬 분위기로 안방극장에 긴 여운을 남기며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했다. /slee_star@fnnews.com 이설 기자 사진=동아TV ‘고디바 SHOW’ 방송 캡처
2022-01-25 12:03:36‘1박 2일’ 멤버들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그리머니’의 정체가 밝혀진다. 9일 오후 방송하는 KBS2 ‘1박 2일 시즌4’(이하 1박 2일) ‘낭만 자유 여행’ 특집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패기 넘치는 다섯 남자의 겨울 정취 가득한 ‘FLEX’ 여행이 그려진다. 이날 멤버들은 무보증, 무담보를 조건으로 내건 ‘그리머니’ 대출 시스템을 믿고 역대급 ‘FLEX’를 즐긴다. 결국 용돈 탕진 위기에 놓인 이들은 ‘대출을 받고 싶다면 스산한 공터로 찾아오라’는 제작진의 전언에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직감한 듯 진땀을 흘리기 시작한다고. 이윽고 목적지로 향한 멤버들은 “제가 원하는 것은 여러분의 ‘이것’입니다”라는 방글이 PD의 충격적인 대출 조건에 일동 ‘멘붕’ 상태에 빠지게 된다. 공포에 휩싸인 다섯 남자는 ‘지옥행’을 피하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친다. “우리는 하나다!”라고 외치며 의리를 다지는 것도 잠시, 곧 배신의 기운이 감돌기 시작한다고. 막내 라비는 김종민의 머리채를 붙잡으며 ‘대환장’ 하극상을 벌이는가 하면, 제작진과 멤버들 사이에서 물을 흐리는 ‘빌런’까지 등장하며 혼돈의 현장으로 변했다는 후문이다. 의리와 배신을 오가는 멤버들의 모습에 문세윤은 결국 “도대체 누구 편이야!”라며 울부짖는다. 과연 평화로운 자유 여행을 즐기던 이들 앞에 어떠한 앞날이 펼쳐질지 본방송이 더욱 기다려진다. '1박 2일 시즌4'는 9일(오늘) 오후 6시 30분에 방송한다. /slee_star@fnnews.com 이설 기자 사진=KBS2 ‘1박 2일 시즌4’
2022-01-09 09:18:51[파이낸셜뉴스] 적반하장(賊反荷杖). 도둑이 도리어 몽둥이를 든다는 뜻으로, 잘못한 사람이 도리어 잘 한 사람을 나무라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아파트 현관 앞에 주차를 해놓고 민원이 들어오자 도리어 "통행에 방해가 되는 건 아니다"라며 "관리실에 민원 넣지 말고 할 말이 있으면 직접 하라"는 공고문을 붙인 '주차 빌런'도 온라인 상에서 공분을 사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경북 영천 촌 동네 주차 빌런'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에서 작성자는 두 장의 사진을 첨부하며 "(해당 차주가) 일부러 낮에 주차 공간 텅텅 빈 시간대에 출입구에다가 저렇게 해 놓는다"고 덧붙였다. 작성자가 첨부한 사진은 문제의 차주가 주차 구역이 아닌 아파트 현관 앞에 차량을 주차해 놓은 모습이고, 또 하나의 사진은 문제의 차주가 민원이 들어오자 짜증이 난 말투로 "할 말은 직접 하라"며 장문의 공지 글과 자신의 연락처를 기재해 놓은 사진이다. 차주는 "늦은 시간 퇴근하고 와서 1층, 지하, 두 곳 다 주차할 곳이 없어서 입구나 통로에 주차를 한다"며 "그렇다고 차량과 사람이 지나다니지 못하는 건 아니다"라고 변명한다. 게다가 "저희도 주민이니 한 대는 어디든 대도 된다(고) 생각하고 주차할 곳 없으면 아무 곳이나 주차할 것이니 할 말은 관리실에 하지 말고 차에 번호 있으니 직접 연락 달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끝으로 자신의 차량 번호와 연락처를 남겨놨다. 작성자는 "(해당 차주로부터)올려도 된다고 전화로 허락 맡았는데 전화 와서는 차 번호까지만 오픈이고 전화번호 등은 가려 달라고 하네요"라며 게시물을 수정했다. 그런데, 자신이 사진 속 차주라고 밝힌 또 다른 누리꾼이 나타나 "낮 시간에 주차해 둔 게 아니고 야간에 일을 마치고 들어와 주차장에 자리가 없었기 때문에 최대한 다른 차량에 피해가 가지 않게 이중주차를 해놓았던 것"이라고 반박 댓글을 달았다. 또 "그리고 사실 확인도 제대로 안 하시고 제가 낮 시간에 마치 일부러 주차 자리를 막아둔 것처럼 주차 빌런이라느니 개인 정보도 가리지 않고 글 게재하신 점 책임 묻겠다"며 작성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이 지난 8월 발의한 '주차장 분쟁 해결 3법'에 따르면, 아파트 내 주차장 입구를 주차 금지 구역으로 정하고 주차장에서 주차 질서 위반 시 관리자의 협조를 요청한다. 또 이에 불응할 경우 해당 지방자치단체장에게 견인, 과태료 처분 등 행정조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한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1-12-21 07:15:57최근 새로 부임한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이성윤 서울고검장이 친정부 인사라는 꼬리표를 떼고 여권 수사에 나설지 주목된다. 법조계에선 이 고검장이 항고된 여권 사건 수사를 제어하는 여권의 최종 '안전 장치' 역할로 부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아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고검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 항고 사건 기록을 검토 중이다. 독직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의 공소유지 역시 서울고검이 담당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에는 이 고검장이 지검장 당시 수사팀의 한동훈 검사장 무혐의 의견에도 결재를 미룬 것으로 알려진 채널A 사건을 비롯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처가 의혹 사건, 기획사정 의혹으로 확대되고 있는 '김학의 사건' 등이 처분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조만간 단행될 중간간부 인사 이후 관련 사건들이 처리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지검장도 친정부 인사로 분류되는 만큼 여권 수사들을 공정하게 처리할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그는 서울남부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 재직 당시 모두 정부 편에 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열렸을 때 징계에 찬성한다는 의견서를 냈다. 지난해 11월에는 전국 검사장들이 뜻을 모아 당시 윤 총장의 징계에 반대하는 성명을 낼 때 불참했다. 이밖에 이 지검장은 여권 인사들이 연루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정부 윗선까지 수사를 확대하지 못하고 마무리되는 데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같은 전례로 미뤄볼 때 이 지검장이 여권 수사도 뭉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차장검사 출시 한 변호사는 "중앙지검이 전국 최대청인 만큼 정부 입장에서는 아무나 앉힐 수 없다"며 "이 지검장이 그동안 여권 인사로 분류됐기 때문에 믿을 만한 그를 중앙지검장에 앉힌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 고검장이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한 배경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여권 사건이 항고 됐을 때 '항고 기각'을 내리거나 제기수사 또는 공소제기 명령을 내려 수사의 흐름을 바꾸는 역할로 서울고검장으로 영전했다는 것이다. 한 평검사는 "중앙지검에서 여권 수사를 막다가 어쩔 수 없이 서울고검에 넘어간 사건을 최종적으로 막는 '빌런'(악당)이 이 고검장"이라며 "이정수-이성윤 체제가 건재해서 여권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듯 하다"고 우려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1-06-14 17:55:46[파이낸셜뉴스] 최근 새로 부임한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이성윤 서울고검장이 친정부 인사라는 꼬리표를 떼고 관내 여권 수사에 나설지 주목된다. 법조계에선 이 고검장이 항고된 여권 사건 수사를 제어하는 여권의 최종 '안전 장치' 역할로 부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아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고검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 항고 사건 기록을 검토 중이다. 독직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의 공소유지 역시 서울고검이 담당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에는 이 고검장이 지검장 당시 수사팀의 한동훈 검사장 무혐의 의견에도 결재를 미룬 것으로 알려진 채널A 사건을 비롯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처가 의혹 사건, 기획사정 의혹으로 확대되고 있는 '김학의 사건' 등이 처분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조만간 단행될 중간간부 인사 이후 관련 사건들이 처리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지검장도 친정부 인사로 분류되는 만큼 여권 수사들을 공정하게 처리할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그는 서울남부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 재직 당시 모두 정부 편에 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열렸을 때 징계에 찬성한다는 의견서를 냈다. 지난해 11월에는 전국 검사장들이 뜻을 모아 당시 윤 총장의 징계에 반대하는 성명을 낼 때 불참했다. 이밖에 이 지검장은 여권 인사들이 연루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정부 윗선까지 수사를 확대하지 못하고 마무리되는 데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같은 전례로 미뤄볼 때 이 지검장이 관내 여권 수사도 뭉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차장검사 출시 한 변호사는 "중앙지검이 전국 최대청인 만큼 정부 입장에서는 아무나 앉힐 수 없다"며 "이 지검장이 그동안 여권 인사로 분류됐기 때문에 믿을 만한 그를 중앙지검장에 앉힌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 고검장이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한 배경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여권 사건이 항고 됐을 때 '항고 기각'을 내리거나 제기수사 또는 공소제기 명령을 내려 수사의 흐름을 바꾸는 역할로 서울고검장으로 영전했다는 것이다. 한 평검사는 "중앙지검에서 여권 수사를 막다가 어쩔 수 없이 서울고검에 넘어간 사건을 최종적으로 막는 '빌런'(악당)이 이 고검장"이라며 "이정수-이성윤 체제가 건재해서 여권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듯 하다"고 우려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1-06-14 13:17:17[파이낸셜뉴스] 배우 한지현이 '펜트하우스 2'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다음 시즌까지 기다리게 만들었다. 매회 최고 명장면은 물론 시청률까지 고공 행진하며 신드롬 같은 인기를 얻고 있는 SBS 금토드라마 '펜트하우스 2'에서 한지현은 새로운 형태의 빌런 주석경 역으로 시청자를 매료시키며 단숨에 슈퍼 루키로 떠올랐다. 앞선 시즌의 주석경은 주로 상대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하고 상황과 인물 간의 관계, 주변인을 쥐고 흔들며 악행을 펼쳤다. 그러나 시즌2를 만나면서 주석경의 본색은 만천하에 전체 공개됐다. 더 이상 타인을 조종하지 않고 자신의 분노와 복수심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청아예술제 트로피를 손에 넣기 위해 천서진(김소연)과의 직접 대립을 피하지 않았으며, 주단태(엄기준)의 가정폭력을 감내하면서도 그에게 일침을 아끼지 않기도. 엄마를 잃은 복수심, 실력으로는 친구들을 이길 수 없다는 불안감, 주단태에게서 오롯이 독립하기 위해 발버둥 쳤던 노력들은 자연스럽게 주석경을 더욱 독하게 만들었고, 이는 상대를 가리지 않는 악행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켜켜이 쌓인 개연성과 맥락으로 만들어진 완성형 빌런에게 시청자들의 관심이 쏟아졌고, 그 관심은 자연스럽게 그를 완성도 높게 연기해낸 한지현에게로 이어졌다. 남다른 프로포션의 외형과 수려한 외모, 성인 연기자에게도 지지 않는 카리스마와 맞춤 옷을 입은 듯한 표현력은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한지현은 '펜트하우스' 키즈 중 단연 독보적인 관심을 받으며 차세대 여배우로 손꼽히고 있는 중이다. '펜트하우스 2' 종영을 맞아 한지현은 "회를 거듭할수록 많은 분들이 석경이에게 관심을 보내주셔서 매일이 행복하고 감사하다. 지금 보내주시는 사랑은 다음 시즌을 잘 준비하라는 뜻인 것 같다. 어떤 모습으로 다시 뵙게 될지 저도 매우 궁금하고, 마지막 시즌을 많이 기다리시는 만큼 더 열심히 매진해서 좋은 연기로 찾아오고 싶다"며 소감을 전했다. 한편, 한지현은 '펜트하우스 2' 종영 후 각종 광고와 화보 촬영을 이어가며 바쁜 스케줄을 소화할 예정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1-04-03 08:1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