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서울대병원 필수의료학과 교수 4명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1일 전격 사직했다. 서울대의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이끌던 방재승·김준성·배우경·한정호 교수 등 4명의 지도부는 예약돼 있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한 채 1일자로 소속돼 있던 분당서울대병원을 떠났다. 방재승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의 경우 이날 이후 예약돼 있는 외래 환자만 19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를 수 없다"…교수 집단사직 신호탄 되나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이날 ‘실질적 사직’을 예고한 방 교수를 비롯해 비대위 수뇌부였던 김준성·배우경·한정호 교수 등 4명은 인사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예약돼 있던 모든 진료와 수술을 중단하고, 병원을 떠나는 것이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방 교수는 "예약됐던 환자가 1900명"이라며 "부원장도 붙잡았으나, 환자를 타 교수 진료로 돌리거나 정리했다"고 언급했다. 또 "그만둔다고 해 뭐가 바뀔 수 있나 싶고, 환자한테나 진료 정상화에 도움이 안 돼 고민은 많다"면서도 "무를 수는 없다"고 토로했다. 의료계는 이를 교수 집단사직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가 타협 없이 대치국면이 장기화하면 의료 현장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인 교수들마저 병원을 이탈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위원장인 최창민 울산대 의대 교수협 비대위원장(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지난달 26일 병원을 떠났고,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적으로 사직의 변을 밝힌 같은 병원의 최세훈 흉부외과 교수는 오는 10일부터 병가에 들어간 뒤 사직할 생각이다. "더 이상 못 버텨"…대학병원도 줄줄이 휴진 김석원 충북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도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5월) 10일부터는 병원을 떠나기로 했다. 나름대로 싸움을 이어왔으나 이제는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면서 "밥그릇 문제가 아닌 미래 우리나라 의료를 향한 의지"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고려대의료원·경상대병원 일부 교수들은 격무에 따른 신체적·정신적 한계로 지난달 30일 휴진을 택했다. 정부가 파악한 바로는 연관된 8개 병원에서 축소된 외래진료량이 최소 2.5%에서 최대 35% 수준이었다. 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울산대병원·충북대병원·전남대병원 교수들은 오는 3일 교수 자율에 따라 휴진한다. 실제 휴진에 동참할 교수 규모가 유동적이지만 환자들은 진료가 취소되거나 미뤄질까, 또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사태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편, 의대 증원분을 대학이 최대 절반까지 줄여 뽑을 수 있도록 허용했던 정부는 전날까지 취합된 각 대학 모집 인원을 이날 발표한다. 모두 더하면 1550명 안팎으로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됐던 정부의 '2000명' 증원분에는 400여명 못 미쳤다. 법원이 의대증원 집행정지 항고심 심문을 통해 "5월 중순 이전에는 최종 승인이 나지 않아야 한다"고 요청한 데 대해 정부는 모집 정원 확정이 법원 판단이 나온 뒤에야 이뤄질 예정인 데다 이달 말 모집 요강 발표 계획에는 큰 차질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5-02 09:16:06[파이낸셜뉴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고려대의료원 교수들이 일반 환자의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하기로 한 30일 병원은 한산했다. 미리 휴진이 예고된 만큼 찾아온 환자가 거의 없었고 기존에 예정된 진료나 업무는 앞당겨 처리해 혼란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물론 교수들 개별적으로 휴진한 경우가 있지만, 휴진 참여 규모는 크지 않아 보였다. 우려했던 '의료 현장의 대란'은 나타나지 않은 모습이었다. 높지 않은 휴진 '참여'이날 서울대병원 외과를 포함해 이비인후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진료대기실은 비어 있었다. 피부과, 안과, 내과 등 진료를 보는 과들도 평소보다 환자 수가 절반 이상 줄어든 모습이었다. 이비인후과 외래에는 입원환자와 보청기실을 방문한 환자만이 간간이 드나들었다. 지난해 11월 뇌수술을 받은 뒤 검사를 위해 다시 입원한 김모씨(42)는 "후각검사를 받으러 내려왔는데 외래가 비어 있어 놀랐다"며 "이번 사태로 수술 일정이 두달 가까이 밀렸다가 지난 29일 겨우 입원했는데 병동에도 환자가 없어서 상황을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소속 교수들은 이날 하루 수술과 외래 진료를 하지 않기로 한 바 있다. 교수들은 전공의들이 떠나고 외래, 수술, 당직 등의 업무를 모두 도맡으며 번아웃이 오자 모두의 안전을 위해 '주 1회 휴진'을 결의했다. 다만 실질적인 휴진 참여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만난 서울대병원의 교수들은 휴진 예고에도 외래 진료와 수술 등을 이어가고 있었다. 예정된 수술이나 진료 일정을 조정하기가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휴진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였다. 서울대병원 외래병동에서 만난 한 내과 교수 A씨는 "일정상 진료를 미루기 곤란해 휴직에 참여하지 못했다"며 "사직이나 휴직으로 의지를 표현하더라도 현장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대부분인 것 같다"이라고 언급했다. 세브란스병원도 대부분의 진료 부문이 큰 차질 없이 운영됐다. 일부 휴진에 참여하는 교수들이 있지만 진료에 차질이나 혼란을 빚을 만큼은 아니었다. 이에 세브란스병원 외래 진료실은 비어있는 곳이 많지 않았다. 빅5 병원 관계자도 "비상대책위 차원에서 휴진에 동참한다고 했으나 실제로 동참하는 의사들은 소수"라며 "개인 참여인 데다 스케줄을 조정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서 휴진에 참여할 수 있는 의사들이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부 목소리는 '강경'휴진 참여가 많지 않았지만 의대 교수들 내부 목소리는 강경했다. 연세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의 경우 이날 소속 교수 7명은 '저희들은 오늘 하루 휴진합니다', '필수의료 정책, 의대정원 확대 원점 재논의'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세브란스병원 본관에서부터 어린이병원과 암병원을 한바퀴 행진하기도 했다. 안석균 연세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은 "지난주 화요일 대비 45% 수술이 줄었다"며 "정식으로 휴진을 결제해서 신청하는 게 아니라 알아서 휴진하기 때문에 병원에서는 모른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이날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고 교수들이 참석했다. 방재승 서울대 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은 "이날 정규 수술은 절반 이상 줄였다. 외래는 일정에 따라 교수들이 휴진 여부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비대위의 이한별 교수는 "긴급한 수술이나 진료를 제외하면 참여율은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휴진과 참여를 놓고 설왕설래가 있지만 피해는 환자들이 받는 실정이다. 두달이 넘게 사태가 지속되며 불안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파업 사태로 치료가 계속 미뤄진 항암환자 C씨는 지난 1일 진료를 받으면서 차주 방사선 치료를 받기로 했으나 일정이 계속 미뤄져 지난 29일에야 입원했다. C씨는 "직장에도 지난 18일까지 이미 휴가를 냈는데 난처하다"며 "5월은 휴일이 많아서 치료가 더딜 것 같다. 휴진까지 한다면 진료가 더 미뤄질까 봐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노유정 강규민 기자
2024-04-30 15:03:51[파이낸셜뉴스] 의대정원 확대에 반발해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두달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고대의료원 교수들이 4월 30일 하루 수술과 외래 진료를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실제 참여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소속 교수들은 이날 하루 수술과 외래 진료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앞서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들이 떠나고 외래, 수술, 당직 등의 업무를 모두 도맡으며 번아웃이 오자 모두이 안전을 위해 '주 1회 휴진'을 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병원 비대위들에 따르면 서울대병원과 용인세브란스병원, 고대안산병원이 휴진에 동참한다. 서울아산병원은 내달 3일 진료과별 상황에 맞춰 일반 환자 진료와 수술을 멈출 계획이다. 서울아산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울산대병원도 이날 함께 휴진한다. 서울성모병원은 내달 3일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 진료와 비응급 수술을 하지 않는다. 또 삼성서울병원 교수들은 진료와 수술이 없는 날을 골라 하루 쉴 예정이다. 건양대병원 교수들도 같은 날 휴진한다. 지방에서는 경남 진주 경상국립대병원 교수들이 이날 하루 진료를 보지 않으며 지난 5일부터 이미 매주 금요일 휴진을 해온 충북대병원은 이번 주 금요일에도 휴진한다. 이로 인해 전국 19개 의대 산하 병원 51곳이 주 1회 외래 진료와 비응급 수술을 중단하기로 결의했으나 실제 진료중단 참여율은 많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수들의 휴진은 각 의대 교수 비대위 차원의 결정으로 개인의 선택에 따라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빅5 병원 관계자는 "비대위 차원에서 휴진에 동참한다고 했으나 실제로 동참하는 의사들은 소수"라며 "개인 참여인 데다 스케줄을 조정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서 휴진에 참여할 수 있는 의사들이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휴진이 개별참여이기 때문에 전체가 셧다운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휴진에 일부만 동참하고 있어 큰 혼란이 생긴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정부도 교수들의 휴진에도 의료 현장에는 큰 혼란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박민수 부본부장은 “일부 의료기관에서 외래, 수술에 대해 주1회 휴진을 예고한 상황이나 일부 교수 차원의 휴진이며, 전면적으로 진료를 중단하는 병원은 없어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정부는 중증·응급환자 등 진료 차질이 최소화되도록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4-30 12:07:14[파이낸셜뉴스] 의대정원 확대에 반발해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두달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고대의료원 교수들이 4월 30일 하루 수술과 외래 진료를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응급·중증 환자와 입원 환자에 대한 진료는 유지된다.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소속 교수들은 이날 하루 수술과 외래 진료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속 교수 508명 가운데 상당수가 휴진하며, 용인세브란스병원과 고대안산병원도 휴진에 동참한다. 지방에서는 경남 진주 경상국립대병원 교수들이 이날 하루 진료를 보지 않는다. 서울아산병원은 내달 3일 진료과별 상황에 맞춰 일반 환자 진료와 수술을 멈출 계획이다. 이는 서울아산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울산대병원도 이날 함께 휴진한다. 서울성모병원은 내달 3일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 진료와 비응급 수술을 하지 않는다. 또 삼성서울병원 교수들은 진료와 수술이 없는 날을 골라 하루 쉴 예정이다. 건양대병원 교수들도 같은 날 휴진한다. 지난 5일부터 이미 매주 금요일 휴진을 해온 충북대병원은 이번 주 금요일에도 휴진한다. 이에 따라 전국 19개 의대 산하 병원 51곳이 주 1회 외래 진료와 비응급 수술을 중단한다. 교수들의 휴진은 각 의대 교수 비대위 차원의 결정으로 교수들은 자율적으로 동참한다. 다만 정부는 교수들의 휴진에도 의료 현장에는 큰 혼란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의대 교수의 사직 혹은 휴진에 따른 추가 인력 파견 계획을 설명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의료대란 수준의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가운데 의사들은 원점 재검토를 계속 요구하고 있다. 차기 대한의사협회 회장인 임현택 당선인은 지난 28일 의협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정부가 우선적으로 2000명 의대 증원 발표,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을 백지화한 다음에야 의료계는 원점에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의료계는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며 어떠한 협상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사단체들의 대응 수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교수들은 정부가 증원을 확정·발표하면 휴진 기간을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대위(전의비)는 지난 26일 총회를 열고 정부가 의대 증원을 발표할 경우 휴진 기간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는데, 주 1회인 휴진을 확대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4-30 09:17:13[파이낸셜뉴스]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 24일 미국 SL재단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한국형 건강검진센터 설립을 위한 자문 계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자문 계약 체결은 2023년 7월 업무협약(MOU)을 통해 추진해 온 ‘한국형 건강검진센터 설립 사업’의 일환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이번 계약에 따라 전문자문단을 구성해 인력, 장비, 시스템, 교육 등 건강검진센터 설립 및 운영에 필요한 전방위적 자문과 지원을 제공하게 된다. 분당서울대병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날 계약 체결식에는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송정한 분당서울대병원장과 SL재단 박도원 회장, 로고스선교회 박인덕 부회장, 정상교 대표, 조중행 박사 등 양측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했다. 서울대병원 및 분당서울대병원은 건강검진센터의 성공적 설립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환자들이 한국에서 치료와 정밀검진을 원할 경우 서울대병원그룹과 연계하는 진료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계약을 맺은 SL재단은 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해 11월 미국 LA 세리토스(Cerritos) 지역에 대형 건물을 인수했으며, 이를 약 4000㎡ 규모의 건강검진센터로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개원 목표는 2025년으로, 내년이면 LA 지역 한인들이 미국 현지에 처음으로 들어서는 대형 한국형 원스톱 건강검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세계 의료산업의 중심지인 미국에 한국형 건강검진센터가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한인 사회에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함은 물론, 미국에서 한국 의료의 위상을 높일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도원 SL재단 회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서울대병원과 협력해 미국에 처음으로 한국형 건강검진센터를 설립한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면서 “한인들이 뛰어난 의술을 자랑하는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 또한 큰 혜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4-29 11:03:08[파이낸셜뉴스]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의 사직서 효력 발생 첫날인 2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교수의 자필 대자보가 붙었다. 이날 서울대병원 장범섭 방사선종양학과 교수의 진료실 문 앞에는 "현재 대한민국 의료는 정치의 이슈로 난도질당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는 현 정부보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달라"는 내용의 '사직을 하는 이유'를 담은 대자보가 붙어 있다. 장 교수는 대자보를 통해 "저는 환자분들을 성심껏 대했지만, 누구 말처럼 연봉 3∼4억원은 어불성설이며 정부의 낮은 (의료) 수가로 환자는 5분 진료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의료현장의 목소리는 묵살하고 2000(명)이라는 숫자에 목맨 (의대) 증원은 의료재정을 더욱 고갈시키고 각종 불필요한 진료로 환자들은 제물이 될 것"이라며 "대학병원에는 아무도 남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장 교수는 자신이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뒤 6년째 매년 계약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현 정부의 이러한 태도는 진료를 힘 빠지게 하고 소극적으로 하게 한다"라며 "불혹의 나이에 얻은 각종 질병과 함께 개인 생활을 희생하면서도 응당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미련하게 살아온 모습이 오히려 어리석었던 것 같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참된 의사를 교육하는 병원의 교수로 있다는 것에 큰 회의감과 무기력함을 느껴 일단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환자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전했다. 해당 대자보에는 "응원합니다"라고 적힌 하트 모양 포스트잇이 붙기도 했다. 앞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도 교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이유를 환자들에게 호소하는 대자보와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병원 곳곳에 게시했다. 성명서에는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증원 정책 추진을 비판하는 내용이, 환자들을 위한 글에는 "잘못된 정책으로 의료 체계가 무너지고 의학 교육이 망가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는 교수들의 호소가 담겼다. 서울의대 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30일부터 응급·중증·입원 환자를 제외한 진료 분야에서 매주 하루 휴진을 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4-25 20:59:07[파이낸셜뉴스] 예후가 나쁜 재발·불응성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의 새로운 치료법이 제시됐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고영일·박창희 교수와 한국 림프종 임상연구 컨소시엄(CISL) 공동연구팀은 재발·불응성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 치료를 위해 BTK억제제·레날리도마이드·리툭시맙 병용요법을 기획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효과성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단일군 2상 임상시험을 통해 새로운 항암화학요법을 개발했다.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DLBCL)’은 빠르게 진행하는 공격성 림프종의 일종으로 악성 림프종의 절반 이상은 이 유형이다. 리툭시맙 등 항암제를 병용하는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하는데, 환자 10명 중 4명은 1차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치료 후 재발을 경험한다. CAR-T 치료법의 도입을 통해 이러한 환자들의 예후가 개선됐지만, 여전히 절반 가량의 재발·불응성 환자는 정립된 표준 치료법이 없고 기대여명이 6개월에 그칠만큼 예후가 나쁘다. 이에 연구팀은 표적항암제 ‘BTK억제제’와 다발성골수종 치료에 사용하는 면역조절항암제 ‘레날리도마이드’, C20 표적항암제 ‘리툭시맙’을 병용하는 항암요법(R2A요법)을 개발했다. 이후 이 요법을 66명의 환자에게 투약하고, 치료 반응을 추적 관찰하는 단일군 2상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평균 약 9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 객관적 반응률(ORR)은 54.5%로,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이 종양 크기가 감소하거나 종양이 완전히 사라지는 치료 반응을 보였다. 특히 종양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관해(CR)는 전체 환자 10명 중 3명꼴(31.8%) 나타났다. 또 1년 무진행생존(PFS) 비율은 전체 환자의 33.1%로, 환자 3명 중 1명은 1년간 종양이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BTK억제제가 저위험 림프종뿐 아니라 공격성 림프종 치료에도 효과가 있으며, 이 항암제에 기반한 병용요법이 재발·불응성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을 완치하는 새로운 접근법이 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고영일 교수는 “BTK억제제 기반 항암치료는 CAR-T 치료에 실패한 재발·불응성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 환자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로 검증된 R2A요법을 최근 개발 중인 이중항체치료, CAR-T 치료와 병용한다면 생존율을 높이는 또 다른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4-23 09:52:23[파이낸셜뉴스] 대한의사협회가 2025학년도 의과대학 증원 정원을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선발하도록 하는 내용의 ‘자율 증원안’의 수용을 거부한 가운데, 서울대 의과대학·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오는 23일 총회를 열고 '주 1회 전원 휴진'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아울러 서울대병원에 재직 중인 소아신장분과 교수 2명이 최근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대규모 의료 공백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남은 교수들 피로 누적…주 1회 쉬겠다" 서울의대 교수비대위는 23일 오후 5시 개최 예정인 총회에서 일주일에 하루 요일을 정해 외래 진료와 수술을 하지 않는 방식의 휴진을 의결 안건으로 올린다고 22일 밝혔다. 비대위 관계자는 "휴진 여부와 구체적인 방식 등을 총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교수들은 각자 일정에 맞춰 사직서를 낼 예정인데, 8월에나 사직서를 낸다는 사람도 있다"며 "남아 있는 교수들의 피로가 점차 누적되고 있어 그런 식으로 (휴진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전공의 사직으로 인한 의료 공백이 두 달 넘게 이어지며 이들의 공백을 메꾸는 수련병원 교수들의 피로도는 점차 커지고 있다. 오는 25일을 기점으로 전국의 수련병원 교수들이 '대규모 사직'을 예고한 가운데, 이날 충남대병원·세종충남대병원 교수 비대위는 매주 금요일 외래 진료를 휴진한다고 밝혔다. 전국 유일 소아 전용 투석실, 교수 전원 '사직서'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산하 소아신장분과 교수 2명은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해 최근 사직서를 냈다. 서울대의 소아신장분과 교수는 총 2명이다. 소아신장분과는 만성 콩팥병을 앓고 있는 체중 35㎏ 미만 소아에 대해 투석 치료도 하는 대표적인 바이털(생명) 진료과다. 소아 투석이 가능한 곳은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경북대·부산대·전남대·제주대 병원 등 전국에 8곳밖에 없다. 이 중에서도 서울대병원은 유일하게 소아 전용 투석실을 갖춘 이 분야 대표 병원이다. 서울대병원 강희경·안요한 소아신장분과 교수는 지난달 말 본인 진료실 문에 ‘사직 안내문’을 붙였다. 이들은 안내문에서 “저희의 사직 희망일은 올해 8월 31일”이라며 “믿을 수 있는 소아신장분과 전문의 선생님들께 환자 분들을 보내드리고자 하니 병원을 결정해 알려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이들은 서울과 경기도, 그 외 지역의 일부 병원 목록을 올렸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강희경 교수는 이날 “그동안 저희가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해 백방으로 (반대) 목소리를 냈는데도 정부는 반응하지 않다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만들었다”며 “그냥 (교수로 재직) 한다는 것은 정부 정책을 인정한다는 얘기여서 그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만성 콩팥병 등으로 투석을 받는 소아 환자는 전국에 100명 안팎 정도라고 한다. 의료계 인사들은 “전국 소아 투석 환자의 50~60%를 서울대에서 진료해왔다”고 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4-23 06:51:11[파이낸셜뉴스] 금호에이치티가 서울대학교병원과 공동연구로 장기이식 면역억제제 후보물질 ‘DNP007’에 대한 연구자주도형 1상 임상연구에 돌입한다고 16일 알렸다. 구체적으로 서울대병원 이남준 교수팀은 건강한 성인 지원자를 대상으로 DNP007의 안전성, 내약성 및 약동학적 특성을 평가하기 위한 1상 임상시험을 계획해 수행한다. 금호에이치티는 임상시험용 의약품 ‘DNP007’ 인간화항체, 약동학 시험법 개발 및 비임상자료 제공 등의 지원 업무를 맡는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연구중심병원 유전자-세포-장기융합바이오치료 플랫폼 구축 사업(연구책임자 김효수 교수) 지원으로 원숭이 동종 간이식 연구를 지속 수행해 왔다. 또 당뇨병, 신경독성, 신기능 장애, 탈모증 등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하는 칼시뉴린 억제제 대안으로 ‘DNP007’을 제시한 바 있다. ‘DNP007’은 MD-3로 알려진 항-ICAM-1 인간화 항체치료제로 수시장세포를 조절해 이식 장기에 대한 면역억제를 부여하는 신규 약물이다. 서울대병원 박성회 교수팀은 당뇨병 치료를 위한 이종 췌도 이식 선행 연구에서 MD-3 약물이 급성 면역거부 반응을 억제하고 이식받은 췌도가 장기간 생존해 안정적으로 혈당을 조절하는 당뇨질환 치료 효과를 증명했다. 금호에이치티 관계자는 “서울대병원 간담췌외과에서 진행되는 이번 임상연구는 ‘DNP007’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라며 “이 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치료제 개발이 가속화될 것”이라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04-16 09:56:47[파이낸셜뉴스] 렘수면행동장애 치료의 난제로 여겨졌던 신경퇴행성질환 발병을 예측할 실마리가 제시됐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정기영·김한준·강동경희대병원 변정익 교수팀은 렘수면행동장애 환자의 뇌파를 활용해 신경퇴행성질환 발병 시기와 유형을 예측하는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했다고 2일 발표했다. 노인성 잠꼬대로도 불리는 렘수면행동장애는 꿈속의 행동이 현실로 표출되면서 자는 동안 소리를 지르거나 몸부림치는 행동이 나타나는 수면장애다. 매년 렘수면행동장애 환자의 6%는 치매,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질환’으로 진행된다고 알려졌는데 언제, 어떤 유형으로 발병할지는 예측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먼저 서울대병원에서 수면다원검사를 받은 렘수면장애 환자 233명을 최대 9년간 추적 관찰해 신경퇴행성질환 발병군과 미발병군으로 구분하고 이들의 뇌파 특성을 비교분석했다. 이후 신경퇴행성질환 발병과 연관된 뇌파를 사용해 첫 신경퇴행성질환 발병까지 걸린 시간을 예측하는 머신러닝 모델을 설계했다. 테스트 결과, 예측 성능을 나타내는 IBS(낮을수록 우수)와 C-index(높을수록 우수) 수치는 각각 0.113, 0.721로 우수했다. 추가로 연구팀은 발병군의 뇌파만 분석해 렘수면행동장애가 ‘치매(인지기능 이상)’ 또는 ‘파킨슨병(운동기능 이상)’ 중 어느 유형으로 진행할지 분류하는 머신러닝 모델도 설계했다. 그 결과, 예측 성능을 나타내는 AUROC(곡선아래면적) 수치는 0.901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퇴행성질환 발병 시기 및 유형 예측 머신러닝 모델은 공통적으로 ‘뇌파 둔화’ 관련된 특성의 중요성이 높았다. 뇌파는 저주파(델타파, 세타파)가 증가하거나 고주파(감마파, 베타파)가 감소할 경우 둔화된다. 신경퇴행성질환 ‘발병군’은 미발병군보다 뇌파가 둔화됐고, 발병군 중에서는 ‘치매’가 파킨슨병보다 뇌파가 둔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뇌파검사로 확인된 느린 뇌파 양상은 신경퇴행의 시작을 의미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연구 결과는 대규모 코호트에서 ‘뇌파’를 활용해 예측하기 어려웠던 렘수면행동장애 환자의 예후를 일찍이 파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해 의미가 크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인공지능 기술 기반으로 개발된 신경퇴행성질환 예측 모델을 활용하면 의료진은 렘수면행동장애 환자 중 치료가 필요한 대상을 조기 선별하고, 환자는 맞춤형 진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4-02 10: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