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지난달 열린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가 논란이 됐다. 야구가 아닌 '암표' 때문이다. 야구팬들은 오타니 쇼헤이 등 세계적인 실력의 MLB 선수들을 직접 보고 싶다는 마음에 표를 구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대부분이 실패했다. 시간에 맞춰 예매 사이트에 접속했지만 이미 2만명이 넘는 대기 인원을 보고 좌절했다.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매크로 프로그램(명령을 자동으로 반복 입력하는 프로그램)을 강력하게 의심했다.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고가의 암표가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야구팬들의 의심은 확신이 됐다.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공연 등 입장권을 사 재판매 시 처벌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 공연법이 지난달 22일부터 시행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암표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거래 사이트나 SNS에서는 여전히 암표로 의심되는 표가 판매되고 있다. 이에 공연계를 중심으로 개정의 효과가 의문스럽다는 지적과 함께 추가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처벌 강화에도 여전한 고가 '암표'17일 정부 등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22일부터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공연 입장권을 구입해 부정 판매할 경우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 공연법을 시행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공연계 등은 오래전부터 암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표를 대량으로 확보할 수 있는 매크로 프로그램이 기승을 부린 탓이 크다.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확보된 표는 온라인 거래 플랫폼이나 SNS를 통해 유통됐고 많게는 수십배에 이르는 가격에 팔렸다. 따라서 암표를 막아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면서 이같은 법 개정도 이뤄졌다. 문제는 개정안 시행 이후에도 상황이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다. 입장권 재판매에 주로 이용되는 중고나라, 당근마켓 등에 현재도 암표로 추정되는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나훈아, 임영웅 등 유명 가수의 콘서트 표의 정가는 10만원 안팎이지만 중고나라 등에는 해당 표가 3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콘서트 표를 구매하려다 실패했다는 김모씨(43)는 "효도라고 생각하고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트로트 가수 콘서트 표를 사려고 했더니 도저히 구할 수가 없었다"며 "실패하고 중고나라에 들어갔더니 하루에도 수백장의 콘서트 표가 올라오고 있었다. 대부분 가격은 2~3배여서 사기인지 의심도 되지만 효도라고 생각하고 부담스럽지만 구매할 예정"이라고 토로했다. 암표 1~2건도 처벌해야"개정 공연법의 시행과 공연계의 지속된 노력에도 암표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단속의 어려움이 이야기되고 있다. 현재 대부분 공연이나 스포츠 행사는 1인이 구매 가능한 표를 제한하고 있다. 하나의 계정으로 다량의 표를 구매해 암표로 재판매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이에 암표상은 계정을 바꿔가면서 표를 구하는 경우가 많고 판매할 때도 하나의 계정이 아닌 여러 계정이 이용돼 현실적으로 적발이 어렵다. 암표상이 직접 나서지 않고 대리로 매표하는 사례도 있다. 따라서 중고나라 등에서 거래되는 표 역시 처벌 대상인지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공연계에서도 추가적인 제도 개선이나 처벌 강화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16일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음레협)가 지난해 진행한 암표 관련 법률 개정 청원에 대한 결과를 공개했다. 청원 결과에 대해 음레협 윤동환 회장은 "경범죄 처벌법에서 암표에 대한 정의를 '오프라인에서 웃돈을 받고 입장시켜 주는 행위'라고 정해놓은 탓에 온라인 판매에 대한 처벌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암표는 경미한 범죄가 아니고 중범죄라고 시인한 셈"이라며 "개정이 아니라 경범죄 처벌법에서 암표에 대한 규정은 폐지하고 다른 법률적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개정된 공연법으로는 매크로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아무런 조치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매크로 프로그램 구매와는 상관없이 1~2건 뿐일지라도 신고하고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4-04-16 13:40:48[파이낸셜뉴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공연, 스포츠가 활기를 띠면서 '암표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민권익위원회가 민원정보분석시스템을 통해 민원제기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암표’ 관련 민원은 최근 5년간 총 549건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던 2020~2021년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유명 가수의 공연이나 스포츠 특별 경기 등 대형 행사 티켓의 경우 수백만원을 오가는 가격으로 거래되기도 한다. 실제 가수 임영웅의 콘서트의 온라인상 암표 가격은 500만원을 웃돌았다. 특히,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로열석을 선점한 다음, 예매 직후 중고거래 플랫폼에 재판매하는 전문적 암표거래상도 등장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국민권익위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공연·스포츠 경기 입장권 부정거래(암표) 근절을 위한 현장간담회’를 열고 암표 규제 관련 현행 법 규정의 한계와 제도 실효성 제고 방안, 입장권 예매시 추첨제를 도입하는 방안 등에 대해 관계기관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인터파크트리플을 비롯한 예스24티켓, 멜론티켓 등 주요 예매처와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프로스포츠협회 등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민성심 국민권익위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암표로 인한 입장권 가격 상승은 공연·경기의 실수요자인 일반 국민의 관람 기회를 박탈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문화체육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관련 업계와의 충분한 논의를 통해 암표 판매 행위를 금지할 수 있는 합리적 개선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4-04-04 08:54:21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공연 입장권 부정 판매를 처벌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연법' 일부 개정 법률이 오는 22일부터 시행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법률 시행을 계기로 공연과 스포츠 등의 암표를 근절하는 정책을 더욱 강화한다고 18일 밝혔다.공연 입장권 부정 판매는 사회적 문제로 꾸준히 제기돼왔다. 인기 있는 대중가수 콘서트를 비롯해 프로스포츠와 e스포츠 경기 등의 암표를 온라인에서 거래하는 행위는 물론,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입장권 구매 후 높은 가격으로 되파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기획사와 소비자의 피해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73년에 제정한 '경범죄처벌법'은 현장에서 이뤄지는 암표 매매에 대해서만 2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어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암표에 대한 단속과 처벌에 한계가 있었다.이에 지난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공연 입장권과 관람권 등을 구매한 후 웃돈을 받고 거래하는 부정 판매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공연법'을 개정했다. 이와 더불어 스포츠 경기 입장권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부정 판매를 금지·처벌하는 내용의 '국민체육진흥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지난 2월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문체부는 법률 시행에 발맞춰 그동안 공연과 프로스포츠 암표를 각각의 사이트를 찾아 신고하던 불편을 없애기 위해 지난 2일 통합신고 누리집을 개설하고 인터넷 검색 포털 상단에 노출되도록 했다. 또한 국민들이 시행 법령을 쉽게 알 수 있도록 법령의 상세 내용과 암표 신고방법 및 절차에 대한 안내를 제공하고, 신고받은 암표 의심 거래 정보를 입장권 예매처 등에 제공해 신속히 조치할 예정이다.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과와 협조 체계도 강화한다. 상습·반복적인 암표 판매 행위를 단속하고, 위반 행위를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공연 성수기에는 암표 신고 장려 기간도 운영한다. 해당 기간 암표 의심 사례에 대한 유의미한 정보를 확보한 경우 신고자에게 문화상품권 등 소정의 사례를 제공할 계획이다.아울러 암표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지속적으로 열어 민관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문체부는 이날 국립극장에서 클래식 음악과 뮤지컬 등 공연기획사, 국립극장과 예술의전당, LG아트센터 등 주요 공연장, 입장권 주요 예매처 관계자들과 공연예술 분야 암표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외에, 암표로 인한 폐해에 대한 경각심을 갖도록 관련 영상을 제작·배포하는 연중 캠페인도 펼칠 예정이다.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암표는 우리 문화·체육 분야 시장 질서의 근간을 위협하는 존재인 만큼 엄중하게 대처하겠다"면서 "문체부는 암표를 근절하고 방지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펼쳐 문화, 체육 분야의 유통 질서를 확립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3-18 10:02:413월부터 호텔에서 일회용 칫솔 등 편의 물품을 무료로 제공할 수 없으며, 1세대 1주택 장기보유자의 재건축 부담금이 최대 70%까지 감면된다. 유명 가수의 콘서트 입장권을 수십 배 비싸게 판매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한 암표 거래가 금지된다. 법제처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3월에 총 74개의 법령이 새로 시행된다고 2월 29일 밝혔다. 오는 29일부터 시행되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객실이 50실 이상인 숙박업소는 일회용품 사용을 억제해야 하며, 이를 무상으로 제공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반하면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집단급식소, 식품접객업소에서는 원칙적으로 일회용품 무상 제공이 금지되고, 포장하거나 배달하는 경우에는 일회용품을 무상으로 제공할 수 있다. 다만 앞으로는 포장이나 배달인 경우에도 배달 어플리케이션, 키오스크 등 무인정보단말기를 통해 고객이 일회용품 사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를 오랜 기간 보유한 사람들의 재건축 부담이 줄어들 예정이다. 오는 27일부터 시행되는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재건축 대상 주택 외의 다른 주택을 보유하지 않은 '1세대 1주택자'가 6년 이상 그 주택을 보유한 경우 보유기간에 비례하여 부담금의 일부를 감경한다. 대상 주택을 6년 이상 7년 미만 보유한 경우 감경 비율이 10%이며, 20년 이상 보유한 경우 감경 비율이 70%까지 올라간다. 이 경우 대상자는 부과종료 시점에 1세대1주택자여야 하며 상속, 혼인 등 부득이한 사유로 보유한 주택이나 재건축사업 시행기간 거주하기 위해 보유하는 주택은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된다. 또한 고령자는 재건축 부담금 납부를 유예할 수 있게 된다. 부과종료 시점에 60세 이상이며 1세대 1주택자로, 재건축부담금에 상당하는 담보를 제공하는 경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재건축부담금 납부유예를 허가할 수 있다. 다만 주택을 매매하거나 증여하는 경우 납부유예 허가가 취소되며 이 경우 유예 받은 부담금에 이자를 더하여 납부해야 한다. 오는 22일부터 시행되는 '공연법'에 따라 누구든지 입장권 등을 판매하거나 판매를 위탁받은 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정보통신망에 지정된 명령을 자동으로 반복 입력하는 이른바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공연 입장권 등을 구매한 후 웃돈을 붙여 되팔아서는 안 된다. 이런 프로그램을 이용해 입장권 등을 부정판매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 같은 법령을 포함해 새로 시행되는 법령의 제정·개정 이유 및 주요 내용은 국가법령정보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4-02-29 18:06:36[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이 15차 공약으로 공연 및 스포츠 등 암표 거래를 중범죄로 처벌하는 내용 등을 담은 문화 공약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공약개발본부는 26일 원주에서 이같은 내용의 '국민택배-함께 누리는 문화' 공약을 발표했다. 먼저 국민의힘은 공연과 스포츠 등 암표를 근절하기 위한 공약을 내놨다. 현행 20만원의 벌금으로 그치는 웃돈 암표 거래를 근절하기 위해 암표 거래를 중범죄로 처벌하기로 했다. 또 공연 뿐만 아니라 팬미팅과 운동경기, e스포츠 등 모든 암표 거래를 근절하고자 관련 법률을 개정할 예정이다. 온라인 예매 사이트에서 사용되는 일부 매크로 프로그램을 전면 금지하고 이를 이용해 구매할 경우 처벌을 받도록 법률 개정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암표 거래 신고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민관 협력으로 암표 신고 사이트를 강화할 예정이다. 암표 신고자에게 해당 티켓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판매사와 협력도 강화한다. 청년들을 위한 문화생활 지원도 대폭 확대한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현행 만19세만을 대상으로 한 청년 문화예술패스를 만24세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 복지의 폭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이어 국민의힘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 만5세~18세 유·청소년에게 1인당 문화예술교육 이용권을 연 30만원씩 지원해 취약계층 문화생활 지원도 늘릴 예정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기조인 격차해소를 위해 당은 장애인 관람석을 현행 영화관 전체 1% 이상에서 상영관별 좌석 1% 이상으로 개정하기로 했다. 공원과 폐교, 그린벨트 등의 유휴부지를 활용해 파크운동장과 수영장 등 지역별·세대별 수요 맞춤형 국민센터를 확대하고 오래된 공공체육 시설을 문화 및 스포츠 복합시설로 증개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4-02-26 11:04:39[파이낸셜뉴스] 최근 임영웅·장범준 등 인기 아티스트들이 '암표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회가 e스포츠 분야의 암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개선에 나섰다. 지난해 인기 온라인게임 대회 결승전 관람권이 정가의 10배 가격으로 팔리는 등 '암표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이어지는 e스포츠 경기 암표가 근절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5만원→300만원' 10배 치솟은 암표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공연계는 암표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지난 1일 가수 장범준씨는 암표 문제로 총 10회로 예정됐던 소극장 콘서트 예매분 전체를 취소했고, 지난해 9월 팬 콘서트를 진행한 가수 아이유씨는 암표 거래 신고자에게 티켓을 포상하는 '암해어사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공연, 스포츠 등 영역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티켓을 다량 구매한 뒤 웃돈을 받고 파는 행위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대중음악 공연 암표 신고의 경우 2020년 359건에서 2022년 4224건으로 3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했다. e스포츠 경기 입장권도 암표상들을 피해 갈 수는 없었다. 지난해 열린 '2023 리그오브레전드(LoL·롤)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관람 티켓이 대표적이다.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이른바 '롤드컵 챔피언십' 결승전 관람 티켓의 정가는 최대 24만5000원이지만, 중고거래 플랫폼 등에서 최대 300만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암표의 성행이 장기적으로 산업 전체의 축소를 불러온다고 설명한다. 일반 대중들의 공연 접근성을 떨어트리고 암표 방지를 위해 제작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행법상 암표상들을 적발하고 처벌할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암표 매매의 경우 '경범죄처벌법' 등으로 처벌할 수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범죄처벌법은 '흥행장, 경기장, 역, 나루터, 정류장, 그 밖에 정해진 요금을 받고 입장시키거나 승차 또는 승선시키는 곳에서 웃돈을 받고 입장권·승차권·승선권을 다른 사람에게 되판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20만원 이하의 벌금 등 처벌로 그 수위가 지나치게 낮고 온라인 거래를 처벌할 수 없다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e스포츠 암표도 처벌하겠다" '매크로(자동입력반복)'를 활용한 예매와 암표 거래에 대해 처벌하는 내용의 공연법 개정안이 오는 3월 22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지만, e스포츠 영역은 여전히 암표 사각지대로 남아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스포츠의 경우 공연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법 시행 이후에도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국회에서 e스포츠 경기의 경우도 암표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법안이 따로 발의됐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실은 e스포츠 경기 암표 방지법(이스포츠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24일 밝혔다. 개정안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e스포츠 경기 입장권·관람권의 부정판매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 의무를 부과하고, 위반한 자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송 의원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암표 거래는 시장 질서를 저해하는 행위이자 팬들의 정당한 관람 기회를 빼앗는 행위"라며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그동안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e스포츠 경기 암표가 근절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4-01-24 14:49:57[파이낸셜뉴스] 현대카드가 가수 장범준, 자회사 모던라이언과 손잡고 암표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NFT(Non Fungible Token·대체불가능토큰) 티켓'을 활용한 공연을 선보인다고 24일 밝혔다. 현대카드는 내달 7일부터 3주간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오후 7시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UNDERSTAGE)에서 '현대카드 Curated 92 장범준 : 소리없는 비가 내린다' 공연을 개최한다. 공연 티켓 전량은 NFT 티켓으로 발행한다. NFT 티켓은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돼 있어 티켓을 구매한 본인만 공연을 관람할 수 있고, 양도는 물론 암표 거래도 불가능하다. 입장권 부정 판매에 자주 이용되는 '매크로(Macro·반복 작업을 자동화하는 프로그램)' 같은 프로그램도 사용할 수 없다. 공연 티켓은 추첨 후 당첨자를 대상으로 판매한다. 암표 거래를 방지하고 더욱 공정한 추첨을 진행하기 위해 체인링크의 'VRF(Verifiable Randomness Function) 솔루션'을 이용해 당첨자를 추첨한다. VRF 솔루션은 블록체인 기반 계약인 '스마트 컨트랙트'를 이용해 온체인 상에서 검증 가능한 난수를 무작위로 생성, 랜덤 추첨의 투명성을 보장한다. 추첨 응모는 오는 29일 오후 2시부터 31일 오후 2시까지 모던라이언의 NFT 마켓플레이스 '콘크릿(KONKRIT)' 앱에서 진행한다. 당첨자는 내달 1일부터 5일까지 콘크릿 앱에서 NFT 티켓을 구매하면 된다. 티켓 가격은 6만6000원으로, 현대카드 결제 시 2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현대카드 측은 콘크릿 앱으로 NFT 티켓을 현장에서 제시하면 QR 체크인 입장이 가능해 대기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또, 티켓 구매부터 입장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앱 안에서 원스톱(One-Stop)으로 할 수 있으며, 블록체인에 기록이 남기 때문에 티켓을 장기간 보관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의 독보적인 브랜딩 역량과 모던라이언의 NFT 티켓 기술력을 기반으로 향후 자사 공연 외에도 NFT 티켓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며 "추가 기술 개발 등 암표 근절 노력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01-24 10:44:46요즘 공연계가 암표 문제로 시끄럽다. '벚꽃 엔딩'으로 유명한 가수 장범준은 암표가 기승을 부리자 이미 판매한 티켓을 일괄 취소하고 추첨방식으로 표를 다시 팔았고, 성시경은 매니저와 함께 온라인 암표 단속에 나서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아이유는 암표 거래를 신고할 경우 자신의 공연 티켓을 무상 제공하는 일명 '암행어사' 방식으로 이 문제에 대응했다. 지난 16일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가 '대중음악 공연산업의 위기, 문제와 해결방법'을 주제로 국회에서 정책세미나를 급하게 연 것도 다 이런 이유에서였다. 암표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359건에 불과했던 대중음악 공연 암표 신고건수는 2021년 785건, 2022년 4244건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통계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최근 상황 등을 감안하면 암표로 인한 피해사례는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티켓 사기가 너무 어렵다" "500만원짜리 공연 티켓이 말이 되느냐"는 팬들(소비자들)의 아우성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일부 경제학자들은 암표에 대해 조금은 다른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맨큐의 경제학'으로 유명한 미국 하버드대 그레고리 맨큐 교수다. 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부족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려면 그 가치를 가장 높게 평가하는 사람에게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암표야말로 자유시장경제의 교과서적인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201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시카고대 석좌교수인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세일러는 "암표 시장은 당연히 존재할 수밖에 없는 시장이고, 그걸 규제한다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좀 단순화한 느낌이 있지만, 이들의 논리는 이런 것이다. 예를 들어 100만원을 내고도 K팝 공연을 보고 싶어 하는 A와, K팝을 좋아하긴 하지만 10만원 이상의 돈을 내고 공연을 보고 싶진 않다는 B가 있다고 치자. 그런데 공교롭게도 둘 다 피케팅(피가 튀길 정도로 치열한 티케팅이라는 뜻)에 참여해 A는 티켓을 구매하지 못했고, B는 운좋게 티켓을 확보했다. 그래서 B가 A에게 티켓을 50만원에 되팔았다고 하자. 이럴 경우 A는 손해를 본 걸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논리다. 왜냐하면 A는 100만원을 낼 용의가 있었기 때문에 50만원의 이득을 얻은 셈이고, B는 40만원의 소득이 생겼기 때문에 효용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걸 좀 어려운 말로 '지불용의와 효용가치'라고 한다. 그러나 이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한 시장교란 행위와 이를 이용한 부당이득의 문제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확보한 암표는 매점매석을 통해 타인의 기회를 빼앗았다는 점에서 불법적 요소가 다분하다. 공정거래 질서를 파괴한 범죄행위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특히 자동반복 입력방식의 매크로는 클릭 한 번으로 수천명을 대신할 수 있어 타인의 이익을 제한할 뿐만 아니라,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해 일반인의 사이트 접속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암표상을 제재하는 현행법(경범죄처벌법)은 아예 이 문제를 도외시하고 있고, 오는 3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개정 공연법도 애매한 부분이 많아 암표 거래를 완전히 틀어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암표 거래를 통해 발생한 이득이 해당 산업에 재투자되지 않는다는 점도 큰 문제다. 부당이득이 산업과 무관한 암표상들에게 흘러들어갈 뿐 아니라, 통상 이들은 공연 직전 판매되지 않은 티켓을 취소해버리기 일쑤여서 아티스트나 제작사 입장에서도 손해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암표로 한껏 부풀려진 티켓 가격은 공연 생태계마저 교란시켜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암표의 경제학이 일부 학자의 주장처럼 순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선 보다 면밀한 법과 제도 정비가 시급한 까닭이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01-17 18:35:19[파이낸셜뉴스] '벚꽃 연금'으로 유명한 가수 장범준이 2년 만에 50석 규모의 공연을 준비했다가 암표 문제로 전면 취소했다. 그는 주, 평일 2회 공연을 계획하고 지난 1월 1일부터 예매를 시작했다. 하지만 표가 금방 동이 난데다가 암표가 기승을 부린다고 판단하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장범준은 1일 자신의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암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일단 공연 티켓 예매를 전부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작은 규모의 공연인데 암표가 너무 많이 생겼네요. 방법이 없으면 공연 티켓을 다 취소시키겠으니 표를 정상적인 경로 외 에는 구매하지 말아주세요”라고 당부했다. 그러다 몇시간 뒤 공연 취소를 공지하며 “추후에 좀 더 공평하고 좋은 방법을 찾아서 다시 공지하도록 하겠다"며 "죄송하다”라고 알렸다. 장범준은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근황을 알려왔다. 지난 12월 30일 “앨범 나오기 전 워밍업을 할 겸 가볍고 일상적인 평일 소공연을 준비했는데, 많은 분들이 정식으로 컴백하는 걸로 오해하셔서 급하게 근황을 찍게 됐다”고 밝혔다. “영상에서 준비 중인 평일소공연은 말 그대로 공연시간 60분 관객 50명 정도의 작은 공연”이라며 “셋 리스트도 아주 대중적이지는 않다”라고 알린 바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1-02 10:27:34# 직장인 한모씨(29)는 지난 10월 말 아이돌 그룹 'NCT 127'의 콘서트 표 원가 양도 이벤트에 당첨됐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세지를 받았다. 당시 한씨는 해당 SNS 계정이 팔로워가 많은 데다가 사기 정보 공유 사이트에도 나오지 않아 의심 없이 18만원을 입금했다. 한씨는 "시간 내에 입금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기회가 넘어간다는 말에 속았다"며 "좋아하던 아이돌 콘서트에 갈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속상하다"고 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한씨와 유사한 피해자 수십여 명에게 돈을 뜯어낸 40대 남성을 지난달 중순 사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구하기 힘든 음악 콘서트 표, 프로 스포츠 입장표 등을 판매한다고 속이고 돈만 받고 잠적하는 '암표 사기'가 늘고 있다. '암표'가 극성을 부리며 거래가 늘고 표를 구하기 힘들어지자 관련 사기도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관련 법은 50년간 개정되지 않아 암표사기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늘어나는 '암표 사기'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음악 공연 암표 신고는 2020년 359건에서 2년 만에 4224건으로 훌쩍 뛰었다. 대중음악계에서만 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 11월 열린 롤드컵 결승,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등에서도 암표가 득세했다. '피켓팅'으로 유명한 임영웅의 콘서트는 500만 원이 넘어가는 암표가 등장했다. 티켓을 되파는 '리셀러'들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악용해 예매 티켓을 쓸어간다. 이렇게 형성된 암표 시장은 가격도 뛰지만 사기 사건도 키우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부터 지난 8월까지 트위터에 임영웅 콘서트 티켓을 판매한다는 글을 올리고 745명으로부터 2억7000만원을 가로챈 A씨 등 3명을 검거하고 1명을 구속하기도 했다. ■50년 묵은 암표 처벌 법률암표가 만연한데다 관련 사기도 늘지만 관련 법은 50년 넘게 그대로인 상태다. 암표 매매는 경범죄처벌법의 규제를 받는다. 경범죄처벌법 제3조에 따르면 '흥행장, 경기장, 역, 나루터, 정류장, 그 밖에 정하여진 요금을 받고 입장시키거나 승차 또는 승선시키는 곳에서 웃돈을 받고 입장권·승차권 또는 승선권을 다른 사람에게 되판 사람'을 처벌할 수 있다. 하지만 암표 매매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온라인 거래는 처벌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암표 사기' 역시 온라인에서 대다수 일어나고 있다. 사이버 수사 경험이 풍부한 한 경찰관은 "암표 사기의 99%가 온라인에서 메크로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암표 문화부터 바로 잡아야 사기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단체들은 법 개정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음레협) 윤동환 회장은 지난 10월 19일 법무부에 암표 법률 개정을 요청하는 청원을 제기했다. 음레협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암표가 기승을 부리면서 암표를 이용한 사기 행각도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순진한 팬심을 이용하여 산업 구조를 무너뜨리는 이런 불법 행위는 중죄로 처벌받아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경범죄로도 처벌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3-12-10 18: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