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천연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우라늄 가격이 꿈틀거리고 있다. 전세계적인 에너지 공급 부족속에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전망이 이어지자 원전으로 눈을 돌리는 국가들이 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탈원전'을 외쳤던 프랑스와 영국 등이 '게임체인저'로 기대되는 소형모듈원자로(SMR)를 통한 차세대 원전 개발에 나서기로 하면서 우라늄 가격이 덩달아 오르고 있다. 20일 외신 등에 따르면 우라늄 가격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독일이 탈원전을 선언하는 등 각국의 원전 경계가 높아지면서 지난 10년간 낮은 상태를 지속했다. 그러나 올 들어 전력난과 개미 투자자들의 가세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우라늄 가격을 추적하는 UxC에 따르면 우라늄 현물 가격은 8월초 파운드당 32.25달러에서 이달 19일 48.85달러까지 약 50% 급등했다. 2007년 사상최고치 137달러에 비해서는 크게 낮은 수준이지만 상승세가 가파른데다, 전력난이 지속되고 있어 앞으로도 가격이 더 뛸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이 전세계 전력 생산의 10%를 담당하는 원자력 발전 연료인 우라늄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우라늄 시장은 그동안 기관투자가들의 독무대였다. 우라늄 수요자인 발전소를 거느린 유틸리티 업체들, 우라늄 공급자인 우라늄 광산업체들, 그리고 전문적으로 우라늄을 다루는 트레이더들, 헤지펀드, 골드만삭스 같은 대형 투자은행들이 시장을 좌우했다. 그러나 연초 주식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개미 투자자들까지 우라늄에 관심을 가지면서 시장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주식정보 등을 주고 받는 인터넷창 레딧에서 개미 투자자들은 이제 게임스톱, AMC 등보다 우라늄에 관해 더 많이 얘기하고 있다. 그 계기가 된 것은 캐나다 자산운용사인 스프로트자산운용이다. 스프로트는 올 여름 토론토 주식시장에 우라늄에 투자하는 신탁펀드를 상장해 개미 투자자들이 우라늄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텄다. 일반 주식처럼 우라늄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게 된 개미 투자자들이 스프로트의 우라늄 신탁에 몰리면서 7월 상장한 이 신탁 주가는 그동안 49% 폭등해 12.49달러까지 올랐다. 스프로트는 우라늄을 닥치는대로 사모으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시장에 쌓여있던 재고를 싹쓸이했고, 이후 우라늄 가격은 변동폭이 급격히 높아졌다. 우라늄 시장이 활기를 띠자 세계 최대 우라늄 생산국인 카자흐스탄도 숟가락을 얹었다. 카자흐스탄 국영 광산업체인 카자톰프롬은 18일 카자흐스탄 중앙은행,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투자업체 겐치글로벌과 함께 자체 우라늄 펀드를 설립했다. 기관투자가나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우선 5000만달러를 끌어들여 우라늄을 사들이기로 했다. 이후 규모를 5억달러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스프로트가 신탁펀드 출범 이후 시장 수급과는 동떨어져 마구잡이로 우라늄을 사들이고 있어 시장 변동성을 높인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또 다른 대형 우라늄 펀드가 시장에 등장한 것이다. UxC의 조너선 힌지 사장은 카자흐스탄 펀드가 현물시장의 우라늄 물량을 추가로 빨아들일 것이 틀림없다면서 아직 수요를 찾지 못한 우라늄이 있다면 이 역시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카자흐스탄 펀드는 스프로트에 비해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작을 것으로 보인다. 스프로트가 지난달 10일 2차 주식 발행을 통해 최대 10억달러를 끌어들이면서 덩치를 크게 키웠기 때문이다. 현재 스프로트는 우라늄을 16억달러어치 넘게 보유하고 있다. 우라늄 관련주들도 덩달아 뛰고 있다. 미 주식시장에 상장된 캐나다 우라늄 대기업 카메코는 이달에만 20% 넘게 상승하는 등 올 들어 상승폭이 2배에 육박한다. 역시 캐나다 우라늄 광산업체인 데니슨마인스 역시 이달 27%, 올 전체로는 3배 가까이 주가가 폭등했다. 우라늄 현물에 투자하는 또 다른 투자회사인 옐로케이크 주가는 올 들어 런던 주식시장에서 54% 뛰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1-10-20 18:06:103월 생산자물가가 전월보다 0.2% 상승하며 4개월째 올랐다. 사과 값이 전년에 비해 135.8% 급등한 가운데 배추 값도 전월에 비해 36% 넘게 오르는 등 농산물 가격이 크게 뛴 결과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2% 상승한 122.46(2015년 100)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로 지난해 12월(0.1%), 올해 1월(0.5%), 2월(0.3%)에 이어 넉 달째 오름세다. 전년동월 대비로는 1.6% 상승하며 8개월 연속 올랐다.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품은 전월 대비 1.3% 상승하며 4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농산물(0.4%), 축산물(2.0%), 수산물(1.6%)이 모두 상승했다. 특히 전월 대비 36% 상승한 배추를 중심으로 양파(18.9%), 돼지고기(11.9%), 닭고기(1.2%), 김(19.8%) 등의 가격이 올랐다. 사과와 양배추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각각 135.8%, 51.6% 폭등했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산업용 도시가스가 2.6% 하락하며 전월보다 0.3% 상승했다. 공산품은 석탄 및 석유제품(0.5%), 화학제품(0.6%), 제1차금속제품(0.7%) 등이 올라 전월 대비 0.3% 올랐다. 서비스 부문은 운송서비스(-0.5%) 등이 내렸으나 금융 및 보험서비스(0.6%), 음식점 및 숙박서비스(0.3%) 등이 올라 전월 대비 보합세를 기록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생산자 근원물가는 전월 대비 0.2% 상승하며 4개월 연속 올랐다. 전년 동월보다는 1.0% 오르며 8개월 연속 상승했다. 국내 출하 및 수입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 공급물가'는 전월보다 0.2% 상승해 3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최종재(-0.1%)는 내렸으나 원재료(0.8%), 중간재(0.3%)가 상승한 결과다. 국내 출하 외에 수출을 포함한 '총산출물가'도 농림수산품(1.1%), 공산품(0.5%), 전력, 가스, 수도 및 폐기물(0.3%) 등이 모두 상승하면서 전월보다 0.3% 올라 석 달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4-23 19:13:37[파이낸셜뉴스]3월 생산자물가가 전월보다 0.2% 상승하며 4개월째 올랐다. 사과값이 전년에 비해 135.8% 급증한 가운데 배추값도 전월에 비해 35% 넘게 오르는 등 농산물 가격이 크게 뛴 결과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2% 상승한 122.46(2015년=100)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로 지난해 12월(0.1%), 올해 1월(0.5%), 2월(0.3%)에 이어 넉 달째 오름세다. 전월 동월 대비로는 1.6% 상승하며 8개월 연속 올랐다.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품은 전월대비 1.3% 상승하며 4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농산물(0.4%), 축산물(2.0%), 수산물(1.6%)이 모두 상승했다. 특히 전월 대비 36% 상승한 배추를 중심으로 양파(18.9%), 돼지고기(11.9%), 닭고기(1.2%), 김(19.8%) 등의 가격이 올랐다. 사과와 양배추의 경우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각각 135.8%, 51.6% 폭등했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산업용 도시가스가 2.6% 하락하며 전월보다 0.3% 상승했다. 공산품은 석탄 및 석유제품(0.5%), 화학제품(0.6%), 제1차금속제품(0.7%) 등이 올라 전월대비 0.3% 올랐다. 서비스 부문은 운송서비스(-0.5%) 등이 내렸으나 금융 및 보험서비스(0.6%), 음식점 및 숙박서비스(0.3%) 등이 올라 전월 대비 보합세를 기록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생산자 근원물가는 전월 대비 0.2% 상승하며 4개월 연속 올랐다. 전년 동월보다는 1.0% 오르며 8개월 연속 상승했다. 국내 출하 및 수입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 공급 물가’는 전월보다 0.2% 상승해 3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최종재(-0.1%)가 내렸으나 원재료(0.8%), 중간재(0.3%)가 상승한 결과다. 국내 출하 외에 수출을 포함한 ‘총산출 물가’도 농림수산품(1.1%), 공산품(0.5%), 전력, 가스, 수도 및 폐기물(0.3%) 등이 모두 상승하면서 전월보다 0.3% 올라 석 달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 가격이 오르면서 원재료, 중간재 등에 일부 인상요인이 있었다”며 “4월의 경우 이달이 전부 지나야 알겠지만 현재까지 유가가 오른 상황이라 그런 부분이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4-22 16:44:28【 밀라노(이탈리아)=김동호 기자】 이탈리아 밀라노 대성당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떨어진 가전매장 '미디어 월드(Media World)'를 최근 방문했다. 2층 건물의 빨간색 외벽에 흰색 큰 글씨로 'Media World'가 적혀 있었다. 이 곳은 '이탈리아의 전자랜드'로 불린다. 1층에는 브랜드별로 모바일 보테가(상점)들이 입점해 있고, 2층에는 글로벌 인공지능(AI) 가전을 선도하는 삼성전자 매장을 만날 수 있었다. ■삼성전자, 이탈리아 빌트인도 '초격차'지난 17일(현지시간) 찾은 미디어 월드는 독일계 MSH의 자회사로, 밀라노 시내에서 가장 큰 가전 매장이다. 유통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은 유럽 전역을 합쳐 톱3 안에 들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당초 브랜드 노출을 막는 판매 전략을 취해왔지만, 코로나 이후 유럽 최초로 '할당된 공간 내 최대 노출'로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2층에 위치한 삼성전자 매장을 들어서자 '빌트인 와이드 상냉장·하냉동 냉장고'가 고객을 맞이했다. 집이 좁은 유럽은 한국과 달리 보통 냉장고를 1개만 사용한다. 보관 공간에 한계가 있는 만큼, 식재료를 변하지 않고 오래 보관하고 싶다는 이탈리아인들의 니즈를 반영해 옆으로 크기를 늘린 제품을 출시했다. 빌트인 가전은 이탈리아 가전 시장에서 52%의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분야다. 제품 가격이 일반 제품보다 10% 이상 비싸고, 냉장고·오븐·쿡탑·식기세척기 4개가 기본 구성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모델 교체가 어렵고, 설치 용이성, 높은 품질 요구 등 신규 브랜드가 진입하기 어려운 보수적인 시장으로도 꼽힌다. 삼성전자는 빌트인 가전 공략을 위해 '에너지 효율'에 주목했다. 최근 유럽은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인해 에너지 절감 제품에 관심이 높다. 특히 냉장고는 높은 전기요금 부담의 주범으로 꼽힌다. 이탈리아인은 가격이 낮은 F등급을 주로 많이 이용해 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A등급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10% 더 줄인 냉장고를 선보이며 차별화에 나섰다. 비스포크 세탁기는 A등급보다 40%를 더 절감할 수 있다. 삼성전자 이탈리아법인 석혜미 프로는 "삼성전자는 이탈리아에서 2013년부터 프리스탠딩 가전 시장 1위를 지켜 왔고, 빌트인까지 포함한 전체 가전 시장에서도 2022년 1위로 올라섰다"며 "2023년 4·4분기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이탈리아인 10명 중 8명이 삼성 제품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명품 가구 브랜드와 협업미디어 월드에 이어 들린 명품 주방 가구 전문 브랜드 '스카볼리니'와 '루베' 매장에서는 삼성전자 빌트인과 협업한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이탈리아 빌트인 시장에서 12%의 매출 증가를 달성하며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석 프로는 "빌트인은 1㎜의 차이로 유통망 진출 여부가 판가름 날 정도로 품질이 생명"이라며 "삼성전자는 (품질을 바탕으로) 이탈리아의 5대 명품 가구 유통사와 모두 전략적 협업 관계를 맺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빌트인 매출을 견인할 제품은 '와이드 상냉장·하냉동 냉장고'다. 할머니와 엄마가 쓰던 가전을 물려받아 쓰는 경향이 강했던 이탈리아 시장에서 혁신 기술로 시장 진입에 성공한 만큼, 유럽 전역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석 프로는 "와이드 냉장고는 변화의 움직임이 가장 빠른 이탈리아를 넘어서 프랑스, 스웨덴 등 유럽 전역으로 수요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2024-04-21 18:23:09【 밀라노(이탈리아)=김동호 기자】 이탈리아 밀라노 대성당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떨어진 가전매장 '미디어 월드(Media World)'를 최근 방문했다. 2층 건물의 빨간색 외벽에 흰색 큰 글씨로 'Media World'가 적혀 있었다. 이 곳은 '이탈리아의 전자랜드'로 불린다. 1층에는 브랜드별로 모바일 보테가(상점)들이 입점해 있고, 2층에는 글로벌 인공지능(AI) 가전을 선도하는 삼성전자 매장을 만날 수 있었다. 삼성전자, 이탈리아 빌트인도 '초격차' 지난 17일(현지시간) 찾은 미디어 월드는 독일계 MSH의 자회사로, 밀라노 시내에서 가장 큰 가전 매장이다. 유통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은 유럽 전역을 합쳐 톱3 안에 들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당초 브랜드 노출을 막는 판매 전략을 취해왔지만, 코로나 이후 유럽 최초로 '할당된 공간 내 최대 노출'로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2층에 위치한 삼성전자 매장을 들어서자 '빌트인 와이드 상냉장·하냉동 냉장고'가 고객을 맞이했다. 집이 좁은 유럽은 한국과 달리 보통 냉장고를 1개만 사용한다. 보관 공간에 한계가 있는 만큼, 식재료를 변하지 않고 오래 보관하고 싶다는 이탈리아인들의 니즈를 반영해 옆으로 크기를 늘린 제품을 출시했다. 빌트인 가전은 이탈리아 가전 시장에서 52%의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분야다. 제품 가격이 일반 제품보다 10% 이상 비싸고, 냉장고·오븐·쿡탑·식기세척기 4개가 기본 구성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모델 교체가 어렵고, 설치 용이성, 높은 품질 요구 등 신규 브랜드가 진입하기 어려운 보수적인 시장으로도 꼽힌다. 삼성전자는 빌트인 가전 공략을 위해 '에너지 효율'에 주목했다. 최근 유럽은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인해 에너지 절감 제품에 관심이 높다. 특히 냉장고는 높은 전기요금 부담의 주범으로 꼽힌다. 이탈리아인은 가격이 낮은 F등급을 주로 많이 이용해 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A등급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10% 더 줄인 냉장고를 선보이며 차별화에 나섰다. 비스포크 세탁기는 A등급보다 40%를 더 절감할 수 있다. 삼성전자 이탈리아법인 석혜미 프로는 "삼성전자는 이탈리아에서 2013년부터 프리스탠딩 가전 시장 1위를 지켜 왔고, 빌트인까지 포함한 전체 가전 시장에서도 2022년 1위로 올라섰다"며 "2023년 4·4분기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이탈리아인 10명 중 8명이 삼성 제품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명품 가구 브랜드와 협업 미디어 월드에 이어 들린 명품 주방 가구 전문 브랜드 '스카볼리니'와 '루베' 매장에서는 삼성전자 빌트인과 협업한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이탈리아 빌트인 시장에서 12%의 매출 증가를 달성하며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석 프로는 "빌트인은 1㎜의 차이로 유통망 진출 여부가 판가름 날 정도로 품질이 생명"이라며 "삼성전자는 (품질을 바탕으로) 이탈리아의 5대 명품 가구 유통사와 모두 전략적 협업 관계를 맺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빌트인 매출을 견인할 제품은 '와이드 상냉장·하냉동 냉장고'다. 할머니와 엄마가 쓰던 가전을 물려받아 쓰는 경향이 강했던 이탈리아 시장에서 혁신 기술로 시장 진입에 성공한 만큼, 유럽 전역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석 프로는 "와이드 냉장고는 변화의 움직임이 가장 빠른 이탈리아를 넘어서 프랑스, 스웨덴 등 유럽 전역으로 수요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4-04-20 14:24:17장바구니 물가가 비상이다. 통계청의 2~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보다 각각 3.1% 올랐다. 특히 3월 사과 값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88.2% 올라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오름폭을 보였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다. 몇 년 전 대파 값이 폭등해 '파 테크'라는 말이 나왔고, 패스트푸드 업체는 토마토 수급 차질로 토마토 없는 햄버거를 내놨다. 냉해와 작황 불안이 반복되며 날씨에 민감한 과일·채소류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설 연휴 직후 터진 '도시가스요금 대란'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이후 경기회복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다. 유난히 추운 날씨로 사용량이 늘며 국민이 체감하는 도시가스요금은 전례 없이 뛰었고, 전기·LPG·등유 요금 등 난방비와 에너지 가격 전체로 옮겨갔다. 기후위기가 또 다른 모습으로 국민의 삶을 위협한 것이다. 만일 가스공사가 없었다면 국제 가스가격 인상폭이 그대로 요금에 반영돼 국민 생활은 더욱 어려워졌을 것이다. 산업용 요금은 원료비 연동제 시행으로 국제 가스가격이 반영됐지만, 가정·자영업자 등 민수용 요금은 연동이 유보돼 장기간 원가 이하로 공급됐기 때문이다. 외국처럼 천연가스 수입을 모두 민간이 담당했다면 이런 혜택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다. 천연가스를 수입할 때 낸 비용은 사라지지 않는다. 결국 요금 인상으로 가스공사가 대신 떠안은 빚을 갚아야 하는데, '미수금'이라 불리는 이 빚을 누가, 언제, 어떻게 갚느냐의 문제는 여전히 남았다. 지난해 말 기준 가스공사 미수금은 13조원에 달한다. 2012년에도 국제유가 상승으로 미수금이 생겼지만 당시는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추세였다. 무엇보다 미수금 액수가 5조5000억원이어서 현재와 규모 차이가 컸음에도 이를 해소하는 데 5년이 걸렸다. 천문학적인 미수금은 가스공사의 여력을 갉아먹는다는 게 더 큰 문제다. 국제유가는 여전히 높고 언제 또 겨울 혹한이 반복될지 모른다. 평상시 미수금 해결방안을 제대로 준비해 놓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더 큰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해결법이 없는 건 아니다. 다행인 것은 가정용 도시가스는 계절별 사용량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사용량이 적은 여름철에 일시적인 요금 인상으로 미수금을 충당하는 방안, 저소득층·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방안 등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 당장 미수금 해소가 어렵다면 단계적인 로드맵이라도 만들어 재정 불안 요인을 없애고, 국제 에너지 가격 폭등에 대비한 여력을 비축해야 한다. 천연가스도 석탄·석유처럼 점차 사용량을 줄여야 하는 화석연료이기에 단열 강화, 효율 향상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위기는 언제든 온다. 미수금으로 가스공사의 재무구조가 악화됐을 때 2022년 같은 에너지 위기가 터지면 국내 천연가스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복합 위기가 일상화된 지금, 눈앞의 고비를 넘겼다고 안심했다가 더 큰 재난이 닥친다면 해결할 방안은 요원해지고 말 것이다. 이헌석 출판 연구공동체 신헌재 기획위원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4-04-15 18:20:014·10 총선이 끝나자 전기·가스요금 인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재무 위기 등으로 인해 전기·가스요금 인상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됐지만, 관련 논의 시점은 사실상 '총선 이후'로 미뤄진 상태다. 14일 전력·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도시가스 요금의 경우 다음 달 1일자로 공급비 조정에 들어간다. 도시가스 요금은 원료비(기준원료비+정산단가)와 공급비로 구성된다. 원료비는 발전 원료인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단가를, 공급비는 가스공사 등 공급업자의 제조시설·배관 등에 대한 투자·보수 회수액을 의미한다. 이 가운데 공급비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천연가스 공급비 조정기준 관련 고시에 따라 매년 5월 1일 조정하게 돼 있다. 원료비는 짝수달 중순까지 정산해 제출하면 홀수달 1일자로 조정된다. 따라서 절차상 산업부가 공급비 조정 시 '인상'을 결정하면 정부 내 협의를 거쳐 이르면 다음 달부터 도시가스 요금이 오를 수 있다. 정부와 에너지 업계 안팎에서는 전기·가스요금의 인상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적지 않다.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은 지난해 말 13조7000억원으로 불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전후로 국제 가스 가격이 폭등했지만, 이를 판매단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현재는 가스공사가 가스를 팔면 팔수록 손해인 구조다. 전기요금 인상 여부도 정부의 고민거리다. 정부는 지난 2022년 4월부터 지난해까지 5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을 약 40% 올렸다. 지난해 11월에는 물가상승 및 서민경제에 미치는 부담 등을 감안해 산업용 전기요금만 인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전기를 팔아 적자가 누적돼온 탓에 한전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는 202조원에 달한다. 한전은 그동안 한전채 발행 등으로 재정난을 틀어막았지만, 현재의 전기요금 수준으로는 경영 정상화가 요원하다는 말도 나온다. 정부는 '전기요금 현실화' 필요성을 줄곧 거론해왔다. 이는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부문 요금 인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정부는 한전과 가스공사의 재무 상황, 국제연료 가격, 경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상 여부와 시기 등을 판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4-04-14 18:19:54[파이낸셜뉴스] 4·10 총선이 끝나자 전기·가스요금 인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재무 위기 등으로 인해 전기·가스요금 인상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됐지만, 관련 논의 시점은 사실상 '총선 이후'로 미뤄진 상태다. 14일 전력·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도시가스 요금의 경우 다음 달 1일자로 공급비 조정에 들어간다. 도시가스 요금은 원료비(기준원료비+정산단가)와 공급비로 구성된다. 원료비는 발전 원료인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단가를, 공급비는 가스공사 등 공급업자의 제조시설·배관 등에 대한 투자·보수 회수액을 의미한다. 이 가운데 공급비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천연가스 공급비 조정기준 관련 고시에 따라 매년 5월 1일 조정하게 돼 있다. 원료비는 짝수달 중순까지 정산해 제출하면 홀수달 1일자로 조정된다. 따라서 절차상 산업부가 공급비 조정 시 '인상'을 결정하면 정부 내 협의를 거쳐 이르면 다음 달부터 도시가스 요금이 오를 수 있다. 정부와 에너지 업계 안팎에서는 전기·가스요금의 인상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적지 않다.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은 지난해 말 13조7000억원으로 불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전후로 국제 가스 가격이 폭등했지만, 이를 판매단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현재는 가스공사가 가스를 팔면 팔수록 손해인 구조다. 전기요금 인상 여부도 정부의 고민거리다. 정부는 지난 2022년 4월부터 지난해까지 5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을 약 40% 올렸다. 지난해 11월에는 물가 상승 및 서민경제에 미치는 부담 등을 감안해 산업용 전기요금만 인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전기를 팔아 적자가 누적돼온 탓에 한전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는 202조원에 달한다. 한전은 그동안 한전채 발행 등으로 재정난을 틀어막았지만, 현재의 전기요금 수준으로는 경영 정상화가 요원하다는 말도 나온다. 정부는 '전기요금 현실화' 필요성을 줄곧 거론해왔다. 이는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부문 요금 인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정부는 한전과 가스공사의 재무 상황, 국제연료 가격, 경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상 여부와 시기 등을 판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4-04-14 09:52:162000년대 초 개인 이동수단인 세그웨이(Segway)의 출현은 센세이션이었다. 미국의 작은 로봇회사가 개발한 세그웨이는 혁신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 정도였던 개인 이동수단의 혁명이었다. 많은 어른들의 구매욕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막상 출시되자 결과는 처참했다. 5000달러의 가격은 소비자의 눈높이와는 거리가 멀었다. 상당수 국가들은 법적 규제와 안전 논란으로 도입을 불허했다. 결국 글로벌 시장에서 수천대 판매에 그치면서 퇴출됐다. 이후 중국 샤오미의 자회사에 인수돼 이제는 기억에서 흐릿하다. 1990년대 말 시티폰을 기억할 것이다. 개그맨 김국진이 공중전화 앞에서 휴대폰으로 특유의 "여보세요"를 외치던 TV 광고. 모두가 열광했다. 수신만 되는 삐삐(무선호출기)와 찰떡궁합이었다. 그러나 발신 전용 휴대폰은 태생부터 한계가 명확했다. 낮은 통화품질은 그렇다 쳐도 공중전화 근처에서만 터지는 이동성의 제약은 도리가 없었다. 셀룰러폰을 압도하는 가격경쟁력도 얼마 못 가 소비자의 외면을 막지 못했다. CD를 대체할 것처럼 보였던 레이저디스크, 움직이는 TV였던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도 단명한 제품들이다. 이들 제품의 공통점은 '캐즘(chasm)'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캐즘은 원래 지질학 용어다. 지층이 단절된 틈을 뜻한다. 실리콘밸리의 컨설턴트인 제프리 무어가 1990년대 초반 스타트업의 성장 과정을 빗대면서 마케팅 용어가 됐다. 어떤 상품이나 기술이 주류(mainstream) 시장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일시적 정체에 빠지는 현상이다. 수많은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이 캐즘의 벽을 넘지 못하고 쓰러진다. 반대로 캐즘을 넘어서면 대중화의 과실을 오랫동안 맛볼 수 있다. 애플 아이폰, 아마존 전자서점, 테슬라 전기차, 구글 유튜브, 스포티파이 스트리밍 서비스 등 극복사례는 수없이 많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에 이어 클라우드컴퓨팅(AWS) 분야에서도 또 한번 캐즘을 극복했다. 요즘 전기차 시장을 캐즘이라고 한다. 1년 전만 해도 전기차 배터리 관련주는 '제2의 코인'으로 여겨졌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시가총액이 폭등했고 에코프로는 단숨에 대기업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배터리 산업은 급격한 침체기다. 주가는 반토막나고, 실적은 적자로 돌아섰다. 전기차 침체는 고금리, 광물가격 상승, 수요 감소, 보조금 정책 등 여러 변수의 결과물이다. 침체의 골짜기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배터리 소재사, 배터리사, 전기차 업체들은 이르면 하반기 반등을 꿈꾸고 있다. 아니, 확신하는 눈치다. 근간은 역행할 수 없는 전기차 시대의 믿음에서다. 주요국들이 2030년 이후에는 사실상 내연기관차 생산을 멈추고 전동화 시대로 전환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31개 국가에서 순수 전기차(EV)의 신차 판매 점유율이 5%를 넘어 '티핑 포인트'(변곡점)에 도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상 신차 비중이 5%를 넘으면 4년 이내에 25%까지 확대되는 주류기에 접어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배터리 업계의 기대는 허언은 아닐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분명 데스밸리(Death Valley·죽음의 계곡)는 아니다. 앞서 시장에서 사라진 신제품들과는 본질이 다르다. 저탄소와 친환경 에너지가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인 시대이니 말이다. 그럼에도 장밋빛 꿈은 경계하는 게 낫다. 전기차 시장 대중화는 경제변수 외에도 지정학적 요인이 수두룩하다. 당장 올 들어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처음으로 역성장한 게 현실이다. 테슬라는 중국 BYD는 물론 벤츠와 BMW에도 일부 국가에서 전기차 판매를 추월당할 위기다. 갈라진 틈은 의외로 깊을 수 있다. 캐즘을 극복할 여러 전략들이 있다. 지속적인 혁신, 가격 인하, 호환성 확대, 마케팅 강화, 파트너십 구축 등이다. 지금은 장기전을 대비해야 할 때다. cgapc@fnnews.com
2024-04-10 19:15:26[파이낸셜뉴스] 3월 소비자물가가 3.1% 오르며 두 달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산물이 20.5% 급등했다. 전월(20.9%)에 이어 두 달째 20%대다. 이중 사과와 배 가격은 각각 88.2%, 87.8% 상승하면서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석유류 물가도 14개월 만에 상승 전환하면서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렸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4(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2.8%) 2%대로 내려왔으나 2월(3.1%)부터 다시 3%대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물가가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농축수산물은 11.7% 오르며 전월(11.4%)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2년 11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이중 농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20.5% 급등했다. 주요 품목별로 사과(88.2%), 배(87.8%) 등이 폭등했다. 사과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0년 1월, 배는 1975년 1월 이래 가장 큰 상승률이다. 귤(68.4%), 토마토(36.1%), 파(23.4%), 쌀(7.7%), 수입쇠고기(8.9%) 등도 상승폭이 컸다. 과일 물가는 작황 부진과 지난해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유가 불안에 석유류도 1.2% 상승했다. 석유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오른 것은 작년 1월 4.1% 이후 14개월 만이다. 공업제품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상승했다. 신상품 가격 인상에 원피스(14.0%), 티셔츠(10.4%) 등 의류물가와 수입승용차(8.1%), 휘발유(3.0%) 등이 올랐다. 전기·가스·수도는 1년 전보다 4.9% 상승했다. 지역난방비(12.1%), 도시가스(5.6%), 전기료(4.3%) 등이 올랐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2.3% 올랐다. 특히 보험서비스료(17.9%), 택시료(13.0%), 시내버스료(11.7%), 구내식당식사비(5.1%)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3.8%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11월(3.9%) 이후 넉 달 만에 가장 높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5% 올랐다. 과일류인 신선과실은 전년보다 40.9% 올라 2월(41.2%)에 이어 두 달 연속 40%대를 이어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 역시 2.4% 상승했다. 당분간 장바구니 물가 불안이 이어질 전망이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석유류 가격이 어떻게 될지가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농축수산물은 날씨 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기상여건 악화 등으로 농산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물가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정부는 경각심을 유지하면서 2%대 물가가 조속히 안착될 수 있도록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4-04-02 09:0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