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MBC가 날씨 방송에서 '숫자 1'을 강조한 것에 대해 "여느 날과 같은 날씨 전달이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구차하다"라며 비판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논란이 된 날씨 방송에 대해 지난달 29일 "여느 날과 같이 뉴스데스크는 2024년 2월 27일의 날씨도 과학적이고 유용한 내용으로 충실히 전달하고자 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1일 논평을 내고 "공영방송에서 편파적이고 불공정하다는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만으로도 이미 그 공정의 가치를 상실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반론 보도에 무려 4분을 쓰면서까지 숫자 '1'에 대한 해명이 참 구차하고 구구절절하다"라며 "의도가 없었다면 부주의했음을 국민께 사과하면 그만"이라고 했다. 이어 "일기예보에 등장한 사람 키보다 더 큰 파란색 숫자 '1'에 연신 말과 손으로 숫자를 언급하는 부자연스러운 상황은 어떤 반론으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또 "MBC는 그날의 초미세먼지 농도 극값을 내세우는 건 종종 해왔던 일이라고 했지만, 지금까지 대형 숫자가 등장하지도, 반복해서 말했던 적도 없다"라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그렇기에 '서울은 1'이라는 강조는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라며 "하필 총선을 불과 40여일 앞둔 이 시점에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려는 의도가 도대체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MBC는 어이없는 논란이라 치부하기 전에 노골적인 선거운동이 아니냐는 많은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라"라며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끈도 고쳐 매지 말라고 했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더욱 공정한 보도를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해도 부족할 판"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점점 신뢰를 잃고 편향적으로 되어가는 공영방송의 정상화가 절실하다"라며 "민주주의 보루가 되어야 할 공영방송이 노골적인 정파성을 드러내며 오히려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하려 하고 있다. 현명한 국민께서 엄중히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MBC는 지난달 27일 저녁 뉴스 말미에 당일 미세먼지 농도를 전하며 파란색 글씨로 된 숫자 '1' 이미지를 사용했다. 기상 캐스터는 숫자를 가리키거나 손가락으로 숫자 1을 만들어 보이면서 "지금 제 옆에는 키보다 더 큰 1이 있다. 1, 오늘 서울은 1이었다. 미세먼지 농도가 1까지 떨어졌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지난달 28일 MBC가 정당 기호 '1'을 부각해 선거방송 심의규정 제5조(공정성) 2항, 제12조(사실보도) 1항을 위반했다고 보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3-01 20:39:37[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삼국시대 오나라의 3대 군주로 손휴(孫休)가 즉위를 했다. 손휴에게는 일찍이 스승이 있었는데, 바로 성충(盛冲)이었다. 성충은 손휴가 즉위하자 곧바로 박사(博士)로 임명되었고, 손휴는 성충과 함께 독서와 강독을 즐겼다. 이후 성충은 중서랑(中書郎)이라는 관직을 맡아 바쁜 나날을 보냈다. 성충에게는 왕씨(王氏) 성을 가진 노모가 있었다. 노모는 1년 전쯤에 심한 배탈이 난 이후로 식욕이 없어 거의 먹지를 못했다. 고작 먹는 것은 흰쌀밥이나 쌀죽에 간장 한 종지뿐이었다. 성충은 높은 관직에 있어서 집안의 살림은 넉넉했고 항상 좋은 음식을 어머니 밥상에 올려 드렸지만 왕씨는 도무지 먹지를 못했다. 어느 날 밤, 계집종이 잠자리를 봐 드리려고 방안에 들어왔는데, “누가 왔는가? 자네는 누군가?”라고 하는 것이다. 계집종이 황급히 호롱불 몇 개를 더 밝혔는데도 왕씨는 사람의 얼굴을 분간하지 못했다. 야맹증이 생긴 것이다. 왕씨는 낮에는 아무런 문제없이 잘 보였지만 밤만 되면 달이 휘영청 떠서 마당이 환함에도 불구하고 돌부리나 사물을 잘 분간하지 못했다. 그래서 밤이면 잘 넘어지고 부딪히는 일이 잦았다. 이렇게 한 달포 정도 지나자 왕씨는 이제 낮에도 점차 눈이 흐려지기 시작했고, 결국 밝은 대낮에도 눈이 어두워져 사람과 사물을 분간하지 못했다. 흔히들 말하는 청맹(靑盲)이 된 것이다. 청맹은 눈이 겉보기에는 멀쩡하면서도 점점 보이지 않아 나중에는 실명하게 되는 병증을 말한다. 하인들은 “아들이 중서랑이면 뭐하나. 어미는 청맹과니가 되셨네.”라고 놀리는 듯하면서도 안쓰러워했다. 성충은 눈물을 흘리며 슬퍼했다. 그러나 어머니의 실명이 단지 노환(老患)으로만 생각했다. 성충은 바쁜 관직 일로 인해서 며칠동안 집을 비우게 되었다. 계집종에게 어머니를 잘 보살펴 드릴 것을 당부하고 집을 나섰다. 당시는 늦가을이었다. 집안의 하인들이 대궐 집에 있는 초가집들의 지붕을 새로 얹는 작업을 했다. 초가지붕을 새로 얹는 것은 오래된 짚을 내리고 새로운 짚으로 올려야 비와 눈을 막아주기 때문에 가을이면 한번씩 작업을 해 왔다. 초가집 지붕의 볏짚을 새로 얹는 날이면 굼벵이 잔칫날이었다. 지붕의 푸석거리는 볏짚을 내려 펼치자 그 안에는 많은 굼벵이들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당시 일반 백성들에게 굼벵이는 좋은 간식거리였다. 굼벵이는 구워 먹거나 쪄서 먹으면 맛이 좋았다. 먹을 것이 없어서 모유가 안 나오는 산모에게 먹이면 젖도 잘 나왔다. 굼벵이는 말려서 약으로도 사용했기에 인근 양방의 의원도 어떻게 소문을 들었는지 벌써 와 있었다. 왕씨를 모시는 계집종도 항아리 가득 굼벵이를 얻어 담았다. 작은 항아리에 굼벵이가 금세 가득찼다. 항아리 안에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굼벵이들이 이리저리 꿈틀거렸다. 항아리 속의 굼벵이들이 뒤엉켜 꿈틀거릴 때는 신기하게도 ‘사각사각’하는 소리가 났다. 계집종은 굼벵이를 익혀 먹고자 마당 한 켠에서 작은 옹기에 굼벵이들을 넣고 향유(香油, 참기름) 몇 방울을 떨어뜨려서 익혔다. 고소한 냄새가 솔솔 풍겼다. 그때 마침 마루에 나와 앉아 있는 왕씨가 “이 맛있는 냄새는 무엇이냐?”라고 물었다. 계집종은 차마 굼벵이라고 말을 못하고 “마님, 초가집 볏짚 속에 사는 작은 고기입니다.”라고 했다. 왕씨는 평소 식욕이 없었지만 이상하게 익어가는 굼벵이의 향에 식욕이 돋았다. 그래서 한입 먹어보았는데, 부드럽고 맛도 좋았다. 속도 편하고 소화도 잘 되는 것 같았다. 계집종은 자신도 먹고 싶었지만 왕씨가 맛있다고 하니 어쩔 수 없었다. 이것을 눈치채고 미안했던 왕씨는 “네가 먹으려고 했던 작은 고기를 내가 먹게 생겼으니, 대신 아들이 보내 주는 좋은 육고기를 먹게 해 주마.”라고 했다. 계집종은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계집종은 하루에도 여러 번씩 왕씨에게 정성스럽게 굼벵이를 익혀줬다. 열흘 정도 지났다. 그날도 왕씨는 마루에서 향유를 넣어 익힌 굼벵이를 맛있게 먹고 있었다. 때마침 성충이 집을 비운 지 한참 만에 돌아왔다. 성충이 마당을 지나 거의 마루의 디딤돌까지 다다랐음에도 불구하고 노모는 아들이 왔는지를 알지 못했다. 성충은 “어머니 제가 왔습니다. 그런데 무엇을 그렇게 맛있게 드시고 계십니까? 어머니가 모처럼 이렇게 잘 드시니 제가 마음이 흡족합니다. 제가 드시는 것을 거들어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어머니가 들고 있는 그릇을 받아들어 그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런데 굼벵이들이 가득했다. 성충은 깜짝 놀라며 “어머니, 제가 불효를 했습니다. 제가 바쁘다는 핑계로 어머니를 돌보지 못하니 눈이 멀고 이제는 이런 하찮은 미물(微物)까지 드시다니요.”라고 하면서 어머니를 끌어안고 한참을 통곡했다. 성충은 거의 한 식경(食頃) 동안 소리 내 울었다. 왕씨의 윗옷이 성충이 흐른 눈물에 젖어 어둡게 물들어갔다. 마당에는 계집종은 고개를 떨군 채 벌벌 떨며 양손을 맞잡고 서 있었다. 자신은 이제 죽은 목숨이라고 생각했다. 계집종은 자신이 왕씨에게 굼벵이를 먹게 해서 성충이 화가 난 것으로 생각했다. 성충의 통곡하는 울음소리를 듣고 하인들이 몰려왔다. 하인들은 도대체 무슨 일인가 했다. 그런데 갑자기 왕씨가 “보인다. 이제 보이는구나. 하인들은 왜 이렇게 모여 있는 것이냐? 네 얼굴을 보니 전에 비해 많이 상했구나.”라고 했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눈이 멀었던 왕씨가 다시 보인다니 말이다. 모두들 성충의 효성이 지극해서 하늘이 감복한 것이라고 수군거렸다. 성충은 깜짝 놀라서 의원을 불렀다. 의원은 자초지종을 듣고 진찰을 마치고 나서는 “보아하니 어머니는 잘 드시지 못해서 청맹(靑盲)이 생긴 것입니다. 그래서 밤에도 보지 못하고 결국 낮에도 눈이 어두워졌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다시 눈이 밝아지신 것은 바로 계집종이 삶아 준 굼벵이 때문입니다.”라고 설명을 했다. 의원은 이어서 “의서에 보면 굼벵이는 제조(蠐螬)라고 했는데, 눈 속에 살이 자라나는 것과 청예(靑瞖), 백막(白膜)에 주로 쓴다고 했습니다.”라고 했다. 청예(靑瞖)란 눈 겉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지만 점차 시력을 잃어가는 증상을 말하며, 백막(白膜)이란 눈에 하얀 꺼풀이 생기는 병증으로 요즘으로 보면 백내장을 의미한다. 굼벵이가 다양한 눈병에 좋다는 말이었다. 성충은 놀라면서 “그게 말이 되는 소립니까? 굼벵이가 눈을 뜨게 하다니요?”하고 되물었다. 그러나 의원은 “고서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선비가 3일 동안 먹지 못하여 귀에는 들리는 소리가 없고 눈에는 보이는 것이 없었습니다. 마침 그때 우물가에 굼벵이가 반이 넘게 파먹은 오얏나무 열매가 있었는데, 엉금엉금 기어가서 그것을 주워 먹은 뒤 세 번 목구멍으로 삼키고 나자, 그때서야 귀에 소리가 들리고 눈에 보이는 것이 있었습니다. 사실 그 선비는 오얏 때문이 아니라 바로 굼벵이를 먹어서 좋아진 것입니다. 아마도 오얏(자두)과 함께 배불리 먹은 굼벵이가 간의 기운을 길러 눈을 밝게 했을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성충은 다시 “잘 먹지를 못해도 눈이 멀 수 있습니까? 어머니는 최근 전혀 드시지를 못했습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의원은 차분하게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골고루 잘 먹어야 합니다. 노인이 되어서 먹지를 못하면 자칫 실명합니다. 눈은 밝은 기운과 관련이 있으니 색이 노랗고 붉은색을 띠는 화려한 빛깔의 채소를 많이 먹어야 하고, 간간이 육고기나 조류의 알도 먹어야 합니다. 특히 못 먹어서 생긴 청맹에는 동물의 간이 특효합니다. 이제 어머니는 눈이 보이니 굼벵이인 것을 알고 나면 징그럽다고 안 드시려고 할 수 있으니 그때는 신선한 소나 양의 생간을 기름장에 찍어 드시게 하면 좋겠습니다.”라고 했다. 성충은 계집종에 상을 내리고 어머니에게는 어떻게든지 음식을 골고루 드실 수 있도록 했다. 성충의 이야기는 후세에 ‘성충의 효심이 노모의 눈을 뜨게 했네.’라고 전해지고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왕씨의 실명은 계집종이 삶아준 굼벵이를 통해서 영양분을 충분하게 섭취해서 회복된 것이다. 시력에 필수적인 영양성분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비타민 A인 레티놀이다. 레티놀이 부족하면 야맹증이 나타나고 심하면 실명하게 된다. 굼벵이에는 레티놀이 풍부했다. 레티놀은 굼벵이 이외에도 가자미, 동물의 간, 달걀노른자에도 많고, 카로틴 형태로 당근, 시금치, 호박, 고구마 등과 녹황색 채소에도 많다. 비타민 A(레티놀)는 지용성이기 때문에 기름을 넣고 조리하면 더욱 좋다.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만으로도 많은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 제목의 ○○○는 ‘굼벵이’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본초강목> 按陳氏經驗方云, 晉書吳中書郎盛沖母王氏失明. 婢取蠐螬蒸熟與食, 王以爲美. 沖還知之, 抱母慟哭, 母目卽開. 與本草, 治目中靑翳白膜, 藥性論, 汁滴目中去翳障之說相合. 予嘗以此治人得驗, 因錄以傳人. (진씨경험방에서는 ‘진서에 오나라의 중서랑인 성충의 어미 왕씨가 실명하였다. 계집종이 굼벵이를 잡아서 쪄 익혀 먹였는데, 왕씨는 그것을 맛있다고 하였다. 성충이 돌아와 그 일을 알아차리고는 어미를 끌어안고 통곡을 하자, 어미의 눈이 곧바로 뜨였다라고 하였다.’고 했다. 본초서에서 ‘눈 속의 푸른 예막과 백막을 치료한다.’는 것과 약성론에서 ‘즙을 내어 눈에 점안해 주면 예장을 제거한다.’라고 한 설과 서로 부합한다. 내가 일찍이 이것으로 다른 사람을 치료하여 효험을 본 적이 있기 때문에 기록하여 남들에게 전한다.) <맹자> 滕文公下. 匡章曰, 陳仲子豈不誠廉士哉. 居於陵, 三日不食, 耳無聞, 目無見也. 井上有李, 螬食實者過半矣. 匍匐往將食之, 三咽然後, 耳有聞, 目有見. (등문공하. 광장이 말하기를 “진중자는 어찌 참으로 청렴한 선비가 아니겠습니까. 그가 오릉에 살 적에는 3일 동안 먹지 못하여 귀에는 들리는 소리가 없고 눈에는 보이는 것이 없었습니다. 마침 그때 우물가에 굼벵이가 반이 넘게 파먹은 오얏나무 열매가 있었는데, 엉금엉금 기어가서 그것을 주워 먹은 뒤 세 번 목구멍으로 삼키고 나자, 그때서야 귀에 소리가 들리고 눈에 보이는 것이 있었다고 합니다.”라고 하였다.) <동의보감> ○ 靑盲者, 瞳子黑白分明, 直物而不見者也. (청맹이란 눈동자의 흑백은 분명하나 사물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 蠐螬. 主目中淫膚, 靑瞖白膜, 又去瞖障, 療靑盲. 取汁滴目中, 又焙乾作末服. 盛彦母, 食之眼復明. 雖是孝感, 亦物性宜然. (굼벵이. 눈 속에 살이 자라나는 것과 청예, 백막에 주로 쓴다. 또, 예장을 없애고 청맹을 치료한다. 즙을 내어 눈 속에 떨어뜨리거나, 불에 쬐어 말려서 가루내어 먹는다. 성언의 어머니가 이것을 먹고 눈이 다시 밝아졌다고 한다. 비록 효심이 통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또한 약성이 그렇기 때문이기도 하다.) ○ 牛肝. 明目. 作膾食之, 煮食亦可. 小兒雀目生食之. (눈을 밝게 한다. 회로 먹는 데, 삶아 먹어도 좋다. 소아의 야맹증에는 날로 먹는다.) ○ 靑羊肝. 主靑盲, 能明目, 去昏暗. 目赤暗痛, 羊肝薄切, 以五味和食之, 神效. (청맹에 주로 쓰고, 눈을 밝게 하며 눈이 흐린 것을 없앤다. 눈에 핏발이 서고 어두우며 아픈 데는 양의 간을 얇게 썰어 양념하여 먹으면 신효하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3-10-30 19:20:43서울~양평고속도로 건설사업 백지화 논란과 관련해 여야의 공방이 주말에도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와 관련된 가짜뉴스를 만들어 배포한 민주당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황당한 소리라며 사업재개와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사업 백지화에 항의하는 양평 주민들이 9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를 항의방문, 시위했다. 국민의힘 소속 전진선 양평군수는 이날 "양평고속도로가 놓일 남한강과 주변지역 주민의 희망사항도 모르는 사람들이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라며 사업재개를 촉구했다. 이번 논란은 국토교통부가 김건희 여사 일가 땅과 가깝게 고속도로 노선변경을 추진했다면서 민주당 측이 특혜 의혹을 제기하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민주당의 정치공세라며 고속도로 건설계획 백지화를 선언하면서 빚어졌다. 우리가 볼 때 총사업비 1조7695억원을 들여 2025년 착공, 2031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된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을 양평군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바꾸는 방안은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다. 6년 전부터 본격 추진된 고속도로의 노선과 종점 변경을 지난해 7월 추진하면서 정교하지 못한 일처리가 드러났다. 공교롭게도 변경된 종점 주변에 김 여사 일가의 땅이 있었던 것이다. 비록 상속받거나 오래전 매입한 땅이 대부분이라지만 고속도로 계획이 본격 추진된 2017년 무렵 매입한 땅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평군은 이곳으로 분기점(JC)이 지나가더라도 땅값과는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지만 만에 하나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매지 마라'는 격언을 따랐어야 했다. 설득력 있는 해명이 부족했다. 특히 정부가 수도권 지역 숙원사업을 하루아침에 뒤집는 것은 누가 봐도 국정의 연속성이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앞으로 특혜 의혹이 제기되는 모든 사업을 중단할 셈인가. 고속도로 개설이 백지화되면 서울에서 양평까지 90분 걸리던 이동시간이 15분대로 줄어들면서 생기는 경제활성화와 양평군민, 서울시민, 경기·강원도민의 생활편의가 사라진다. 예정된 주요 고속도로 건설사업이 또 다른 정쟁의 희생양이 되는 사태도 걱정된다. '아니면 말고'식 극단적 정쟁 때문에 국민이 피해를 보는 사례는 없어야 한다.
2023-07-09 17:52:07금감원이 행정법원 2심에서 패소한 우리은행 파생결합펀드(DLF) 사건을 대법원에 상고했다. 국내 금융산업 전반의 내부통제 수준을 높이기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 정립에 필요하다는 입장도 제시했다. 한편 하나은행 DLF 사건은 금감원이 1심에서 승소한 후 2심을 기다리는 중이다. 그사이 우리은행에서 약 700억원, 신한은행에서 2억원 규모의 직원 횡령이 드러났고 최근엔 국내은행 전체로 8조5000억원의 이상한 외환송금 거래가 드러났다. 이들은 모두 은행의 내부통제 부실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다만 이들 간에도 차이는 있는데, 최근 사건들이 은행의 감시소홀로 인한 기업가치 하락 문제라면 DLF 사태는 은행이 고객에게 수수료를 받고 피해를 떠넘긴 문제다.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상식적으로 수긍 가능한 내용과 범위가 아니면 금융기관 CEO(최고책임자)에게 내부통제에 대해 직접 책임을 묻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사모펀드 관련 최고책임자 제재라는 민감한 이슈에 대한 입장 표명인데, 우리은행 3심과 하나은행 2심을 앞두고 타이밍이 부적절했고 발언 내용도 오해의 소지가 있다. 옛말에 오얏나무 아래서 갓 끈을 고쳐매지 말라고 하지 않았는가. 수년 전 DLF 판매사들은 독일이나 미국이 망하지 않는 한 손해볼 일 없다거나, 79세 치매노인과 60대 주부를 공격투자형으로 분류하면서 대규모 판매를 감행했다. 여기서 CEO 책임이 상식적으로 수긍되는 까닭은 다음과 같다. 당시 금융지주사 간 비이자이익 경쟁이 불붙는 중에 핵심성과지표(KPI)를 동원해 펀드 판매를 전사적으로 독려했다. 그런데 이런 독려가 대규모 손실사태로 이어진 것은 둘 중 하나를 의미한다. CEO가 사전적으로 펀드의 질적 수준을 파악하지 못했거나 또는 소비자 피해를 감안하지 않은 경우다. 어느 경우라도 CEO 책임을 부정하기 어렵다. 게다가 CEO 아래 직급 누구라도 이런 전사적 결정을 하기가 어려운 게 국내 금융권의 현실이고 상식이다. 사모펀드 사태를 계기로 금융권 일부에서 사후제재에 대한 반감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것은 오히려 사후제재의 효과성을 반증한다. 사후제재란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면 해당사항이 없다. 그러니 이를 반대하는 것은 잘못의 가능성(예로, 부실상품 재판매 가능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리고 부실예방 노력을 통해 소비자보호를 강화하는 대신 사후제재 자체를 부정하는 편리한 방법을 택한 것이다. 금감원은 이런 궤변에 흔들리지 말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소비자보호에 임해야 한다. 공익을 위해 필요하다면 사후제재도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 다만 그에 따른 비난은 감수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금감원 고유의 역할이고 본분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서 금감원 책임을 제기하지만, 이는 교통사고 발생 시 운전자 과실은 제쳐놓고 교통경찰에게 책임을 묻는 것과 같다. 금융발전에 필요한 소비자 신뢰 제고를 위해 금융사 내부통제기능 확립은 꼭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부당한 유혹과 비난에 흔들림 없이 소비자 신뢰 제고 및 금융발전에 전력해야 할 것이다.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
2022-08-22 18:18:37[파이낸셜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자산운용업을 향해 경고장을 날렸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자산운용사 대표들의 차명투자 의혹이 불거진 데 따른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9일 임원회의에서 “고객 투자금을 관리·운용하는 자산운용업은 무엇보다 시장 및 투자자 신뢰가 근간이 돼야 하는 산업”이라며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매지 말라’고 했듯 경영진 스스로 높아진 도덕적 잣대를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조금이라도 이해 상충 소지가 있거나 직무 관련 정보 이용을 의심받을 수 있는 부적절한 행위를 단념하고 고객자금 운용관리자로서 본연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최근 사모펀드 사태를 언급하며 “그 어느 때보다 경영진부터 준법·윤리의식 수준을 이전보다 훨씬 더 높여 솔선수범하는 보습을 보임으로써 임직원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정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기”라며 “금융사고 예방 등 내부통제 시스템 점검에도 만전을 기해야 하 것”이라고 짚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2-08-09 17:08:25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편입학 특혜 의혹에 대한 파문이 확산하면서 윤석열 당선인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일단 윤 당선인 측은 야권의 지명철회 요구에는 적극 방어막을 치면서도 인사청문회를 통해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정 후보자에 대한 자진사퇴 압박이 커지면서 공정과 상식을 앞세운 윤 당선인의 결단이 초읽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19일 서울 종로구 인수위 브리핑에서 "법적인 어떤 책임을 넘어서 도덕성까지 더 한 차원 높은 차원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은 사안이 있는지 혹은 없는지에 대해 언론과 국민과 함께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사청문회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배 대변인은 "국민께 앞에 나서서 정확한 자료를 갖고 소명할 시간은 국회 청문회장"이라며 "여러 의혹들을 자료와 증거를 가지고 여야 의원들이 확인할 수 있는 국민 앞에 법적으로 보장된 자리"라고 말했다. 이날 윤 당선인 측은 정 후보자와 '40년 지기'로 알려진 것에 대해서도 "잘못 알려진 잘못된 사실"이라고 부인했다. 이를 놓고 어느 정도 선긋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배 대변인은 '윤 당선인이 각종 의혹이 나온 정 후보자와 40년 지기 친분 때문에 좀 더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두 분은 각자 서울과 대구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검사와 의사로 각자의 전문분야에서 바쁘게 활동해온 분들"이라며 "정 후보자께서도 '지기'라는 표현이 상당히 민망하다고 언론에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 후보자 본인이 자진사퇴 시기를 놓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정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서 만난 취재진에는 편입 관련 의혹 제기와 관련해 "현재까지 단 하나의 의혹도 불법이거나 부당한 행위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저는 자녀들 문제에서 단 한 건도 불법이거나 도덕적으로 부당한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 당선인 측은 '제2의 조국 사태' 프레임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반박하면서도 정무적, 국민 정서 차원에서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서 "옛말에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끈도 고쳐 매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국민 상식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며 "위법 행위가 있었냐 없었냐를 국민들께서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충돌의 의혹을 불러일으킨다는 것만으로도 국민들께서는 그게 상식적이지 않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윤 당선인 측은 "당에선 아시다시피 다양한 자유로운 말씀이 나오고 있고 거기에 당선인이 '이런 말씀은 했으면 좋겠다, 안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이 없다"며 "계속해서 듣고 계시다"고 말해 윤 당선인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정 후보자에 대한 옹호 의견도 있다. 정 후보자의 대학 2년 선배로 경북대 의대 이재태 교수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이)우리나라에 아이들 입시를 비롯한 교육, 군복무 건드리면 가장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아니 제대로 목표를 잡아 공략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 교수는 정 후보자가 병원장 시절 재미동창회 참석 논란과 관련해 "학장과 병원장은 연로하신 동창분들 댄스파티 자리에서 무대로 불려나가 노래도 불러야 한다"며 "재미동창들이 올린 모임 사진 중 (언론에서) 병원장이 무대로 불려나가 노래 부르는 사진을 올려 그의 흥청망청을 저격한다"고 반박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윤홍집 기자
2022-04-19 18:52:43[파이낸셜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편입학 특혜 의혹에 대한 파문이 확산하면서 윤석열 당선인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일단 윤 당선인 측은 야권의 지명철회 요구에는 적극 방어막을 치면서도 인사청문회를 통해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정 후보자에 대한 자진사퇴 압박이 커지면서 공정과 상식을 앞세운 윤 당선인의 결단이 초읽기에 들어간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19일 서울 종로구 인수위 브리핑에서 "법적인 어떤 책임을 넘어서 도덕성까지 더 한 차원 높은 차원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은 사안이 있는지 혹은 없는지에 대해 언론과 국민과 함께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사청문회를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배 대변인은 "국민께 앞에 나서서 정확한 자료를 갖고 소명할 시간은 국회 청문회장"이라며 "여러 의혹들을 자료와 증거를 가지고 여야 의원들이 확인할 수 있는 국민 앞에 법적으로 보장된 자리"라고 말했다. 이날 윤 당선인 측은 정 후보자와 윤 당선인이 '40년 지기'로 알려진 것에 대해서도 "잘못 알려진 잘못된 사실"이라고 부인했다. 이를 놓고 어느정도 선긋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배 대변인은 '윤 당선인이 각종 의혹이 나온 정 후보자와 40년 지기 친분 때문에 좀 더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두 분은 각자 서울과 대구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고 검사와 의사로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바쁘게 활동해온 분들"이라며 "정 후보자께서도 '지기'라는 표현이 상당히 민망하다고 언론에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지난달 한 언론사에서 한 인터뷰에서 "(윤 당선인은) 40년 한결같은 친구"라며 "어릴 적부터 식사라도 할 때면 늘 먼저 계산을 하려 했다. (초임 검사 시절) 공무원 봉급을 받아 가면서도 주변에는 아낌없이 베풀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난다"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선 정 후보자 본인이 자진사퇴 시기를 놓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정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서 만난 취재진에게는 "편입 관련 의혹 제기와 관련해 "현재까지 단 하나의 의혹도 불법이거나 부당한 행위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저는 자녀들 문제에서 단 한 건도 불법이거나 도덕적으로 부당한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 당선인측은 '제2의 조국 사태' 프레임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반박하면서도 정무적, 국민 정서 차원에서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지난 18일 "조국 문제하고 이거하고 비슷한 게 있으면 얘기를 해보라. 뭐가 같나"며 "(정 후보자가) 조작을 했나 위조를 했나. 아빠가 어떻게 뭐 언질을 했다든가, 무슨 힘을 썼다든가 이런 게 전혀 없다"고 펄쩍 뛰었다. 반면 당내 김용태 청년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서 "옛말에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끈도 고쳐 매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국민 상식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며 "위법 행위가 있었냐 없었냐를 국민들께서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충돌의 의혹을 불러일으킨다는 것만으로도 국민들께서는 그게 상식적이지 않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윤 당선인 측은 "당에선 아시다시피 다양한 자유로운 말씀 나오고 있고 거기에 당선인이 '이런 말씀은 했으면 좋겠다, 안 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이 없다"며 "계속해서 듣고 계시다"고 말해 윤 당선인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정 후보자에 대한 옹호 의견도 있다. 정 후보자의 대학 2년 선배로 경북대 의대 이재태교수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이)우리나라에 아이들 입시를 비롯한 교육, 군복무 건드리면 가장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아니 제대로 목표를 잡아 공략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 교수는 정 후보자가 병원장시절 재미동창회 참석 논란과 관련해 "학장과 병원장은 연로하신 동창분들 댄스파티 자리에서 무대로 불려나가 노래도 불러야 한다"며 "재미동창들이 올린 모임 사진 중 (언론에서) 병원장이 무대로 불려나가 노래부르는 사진을 올려 그의 흥청망청을 저격한다"고 반박했다. 정 후보자 아들 병역 관련 진단서를 둘러싼 의혹을 두고는 "경북대에 재학 중인 학생은 경북대병원에서 진료받고 진단서를 제출하는 게 당연하다"며 "아들이 경북대 학생인 경북대 의대교수는 나중에 장관될까봐 미리 타 병원에 보내 진료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윤홍집 기자
2022-04-19 17:51:34[파이낸셜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편입학 특혜 의혹에 대한 파문이 확산하면서 윤석열 당선인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일단 윤 당선인 측은 야권의 지명철회 요구에는 적극 방어막을 치면서도 인사청문회를 통해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정 후보자에 대한 자진사퇴 압박이 커지면서 공정과 상식을 앞세운 윤 당선인의 결단이 초읽기에 들어간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19일 서울 종로구 인수위 브리핑에서 "법적인 어떤 책임을 넘어서 도덕성까지 더 한 차원 높은 차원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은 사안이 있는지 혹은 없는지에 대해 언론과 국민과 함께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사청문회를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배 대변인은 "국민께 앞에 나서서 정확한 자료를 갖고 소명할 시간은 국회 청문회장"이라며 "여러 의혹들을 자료와 증거를 가지고 여야 의원들이 확인할 수 있는 국민 앞에 법적으로 보장된 자리"라고 말했다. 이날 윤 당선인 측은 정 후보자와 윤 당선인이 '40년 지기'로 알려진 것에 대해서도 "잘못 알려진 잘못된 사실"이라고 부인했다. 이를 놓고 어느정도 선긋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배 대변인은 '윤 당선인이 각종 의혹이 나온 정 후보자와 40년 지기 친분 때문에 좀 더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두 분은 각자 서울과 대구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고 검사와 의사로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바쁘게 활동해온 분들"이라며 "정 후보자께서도 '지기'라는 표현이 상당히 민망하다고 언론에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지난달 한 언론사에서 한 인터뷰에서 "(윤 당선인은) 40년 한결같은 친구"라며 "어릴 적부터 식사라도 할 때면 늘 먼저 계산을 하려 했다. (초임 검사 시절) 공무원 봉급을 받아 가면서도 주변에는 아낌없이 베풀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난다"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선 정 후보자 본인이 자진사퇴 시기를 놓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정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서 만난 취재진에게는 "편입 관련 의혹 제기와 관련해 "현재까지 단 하나의 의혹도 불법이거나 부당한 행위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저는 자녀들 문제에서 단 한 건도 불법이거나 도덕적으로 부당한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 당선인측은 '제2의 조국 사태' 프레임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반박하면서도 정무적, 국민 정서 차원에서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지난 18일 "조국 문제하고 이거하고 비슷한 게 있으면 얘기를 해보라. 뭐가 같나"며 "(정 후보자가) 조작을 했나 위조를 했나. 아빠가 어떻게 뭐 언질을 했다든가, 무슨 힘을 썼다든가 이런 게 전혀 없다"고 펄쩍 뛰었다. 반면 당내 김용태 청년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서 "옛말에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끈도 고쳐 매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국민 상식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며 "위법 행위가 있었냐 없었냐를 국민들께서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충돌의 의혹을 불러일으킨다는 것만으로도 국민들께서는 그게 상식적이지 않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윤 당선인 측은 "당에선 아시다시피 다양한 자유로운 말씀 나오고 있고 거기에 당선인이 '이런 말씀은 했으면 좋겠다, 안 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이 없다"며 "계속해서 듣고 계시다"고 말해 윤 당선인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윤홍집 기자
2022-04-19 16:43:20[파이낸셜뉴스] 4대궁·종묘·조선왕릉에선 이달 중순부터 5월 말까지 봄꽃이 활짝 핀다. 이에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활동이 위축된 국민에게 봄의 정취를 즐길 수 있도록 4대궁과 종묘, 조선왕릉의 봄꽃 개화시기를 안내하고 다양한 봄 행사를 개최한다. 올해 궁궐과 조선왕릉의 봄꽃은 평년보다 3~11일 정도 빨리 꽃망울을 피울 것으로 전망된다. 궁·능의 봄꽃 명소로 △경복궁 아미산 앵두꽃, 자경전 주변 살구꽃, △창덕궁 관람지 생강나무, 승화루 능수벚꽃, 낙선재 매화, △창경궁 경춘전 화계 생강나무, 앵두꽃, △덕수궁 대한문~중화문 산벚꽃, 함녕전 뒤 모란, △종묘 향대청·재궁 앞 개나리, 오얏꽃, △조선왕릉 관람로 일대가 있으며, 이곳에서는 고유 식생환경과 함께 진달래, 때죽, 산수유 등 다양한 봄꽃을 만나볼 수 있다. 궁궐과 조선왕릉의 봄꽃은 3월 중순을 시작으로 4월에 절정을 이루고 5월 말까지 핀다. 서로 다른 종류의 봄꽃들이 연이어 개화하면서 아름다운 전통경관을 감상할 수 있으며, 향긋한 꽃내음 가득한 고풍스러운 옛 정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봄철 궁·능을 찾는 관람객들이 즐길만한 각종 문화행사도 마련된다. 궁궐 행사로, △경복궁에서는 실제 임금이 먹었던 궁중병과와 궁중약차를 즐길 수 있는‘생과방(4.20.~6.25.)’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창덕궁에서는 ‘봄맞이 정원가꾸기(3.25.)’와‘봄철 낙선재 후원 한시개방 및 특별관람(3.29.~4.6.)이, △창경궁에서는 ‘역사와 함께하는 창경궁나무이야기(4~11월)가, △덕수궁에서는 ‘전각내부 특별관람(3.29.~4.3.)’행사가 진행된다. 조선왕릉은 △건원릉에서 한식(寒食)을 맞아 태조 건원릉 억새를 자르는 ‘청완예초의(4.6.)’계획되어 있다. 창덕궁관리소에서 열리는 ‘궁궐 봄맞이 정원가꾸기(3.25)’ 는 종로구 가족센터와 연계한 사회적 배려대상 초청과 창덕궁 관람객 대상으로 총 2회 진행한다. 참여 희망자는 당일 편안한 복장을 갖추고 창덕궁 종합관람지원센터에서 낮 12시부터 선착순으로 신청할 수 있으며, 해설사 인솔하에 문화재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화초류와 관목을 궁궐의 정원에 직접 심어보는 뜻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창덕궁관리소의 ‘봄을 품은 낙선재, 낙선재 후원에 오르다’ 특별관람은 낙선재를 조성하게 된 배경과 함께 낙선재의 건축적 특징, 그리고 대한제국 황실가족과 연관된 역사 이야기를 전문 해설사의 안내로 좀 더 깊이 있게 들을 수 있는 행사다. 특히, 후원에 오르면 향기로운 봄꽃이 흐드러진 화계(花階, 계단식 화단)와 정자, 꽃담 등 낙선재 권역의 아름다운 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특별관람은 중학생 이상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오는 25일 오후 2시부터 11번가 티켓을 통해 선착순으로 예매할 수 있다. 행사 기간 매일 1일 1회 오전 10시 20분부터 50분 내외로 진행되며, 1회 관람 인원은 20명으로 제한된다. 창경궁관리소는 (사)한국숲해설가협회와 함께 오는 4월부터 11월까지 주말마다 궁궐의 나무와 역사이야기를 주제로 한‘역사와 함께하는 창경궁 나무이야기’나무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조선 왕실의 생활공간으로 발전해 온 창경궁은 숙종과 장희빈, 영조와 사도세자, 정조 등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왕실 가족들의 역사적 무대이기도 하다. 또한, 1826년에서 1830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창덕궁과 창경궁의 궁궐 그림인 동궐도에 그려진 회화나무, 느티나무 등 고목을 비롯하여 약 150여 종의 4만 8000그루의 수목들을 간직한 궁궐이기도 하다. 창경궁의 다양한 수목들을 궁궐의 역사와 엮어 소개하는 이번 프로그램은 토요일에는 춘당지 일대를, 일요일에는 궐내각사(궁궐 내 관청)터 일대를 돌며 동궐도에 그려진 궁궐의 권위를 상징하는 나무로 알려진 회화나무, 천년을 산다는 느티나무, 세종이 좋아하셨다는 앵두나무 등 창경궁의 유서 깊은 나무와 현재 창경궁에 서식하는 나무들을 주제로 한 궁궐의 역사를 흥미롭게 풀어내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행사 기간 중 매주 토요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창경궁 옥천교 앞에서 시작되며, 소요시간은 1시간 정도다. 현장에서 누구나 무료(입장료 별도)로 참여할 수 있으나, 코로나19 확진 방지와 원활한 해설 진행을 위하여 참여 인원은 매회 현장 선착순 20여 명으로 제한된다. 덕수궁관리소는 덕수궁의 주요 전각 내부를 둘러보며 살구꽃을 감상할 수 있는 특별 공개 프로그램을 오는 29일부터 4월 3일까지 매일 2회(오전 10시, 오후 3시 30분) 운영한다. 덕수궁 전각 내부 특별관람은 석어당, 함녕전, 즉조당 등 덕수궁의 주요 전각 안에 관람객이 직접 들어가 문화재를 감상하면서, 전문가 해설을 통해 전각의 역사와 숨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덕수궁 석어당은 궁궐에서 보기 드문 2층 목조 건물로, 관람객들은 석어당 2층에 올라 만개한 살구꽃을 감상하며 덕수궁의 봄을 흠뻑 느낄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즉조당은 대한제국 초기 잠시 정전으로 사용되었고, 후에는 집무실인 편전으로 활용된 곳이다. 내부에는 '수(壽)'자와 '복(福)'자를 수놓은 ‘백수백복자 자수병풍’, 이동식 침상 또는 의자 용도로 사용했던 ‘평상’과 조선 시대 책상인 ‘경상’이 재현 배치되어 있다. 또한, 방 내부를 밝히는 ‘좌등’, ‘은입사촛대’와 난방용으로 사용된 ‘은입사화로’ 등을 전시해 국사를 논의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꾸며져 있다. 함녕전은 고종의 침전으로, 고종이 1919년 승하한 장소로, 내부에는 조선 시대 커튼인 무렴자(솜을 두어 누빈 커튼), 왕의 의자인 용교의, 왕권을 상징하는 일월오봉병 등이 전시되어 있어 궁궐의 옛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다. 이번 덕수궁 전각 내부 특별관람은 1일 2회(오전 10시와 오후 3시 30분) 진행되며, 1회 약 85분 소요된다. 중학생 이상의 일반인이 무료로 참여(덕수궁 입장료 별도)할 수 있으며, 오는 24일 오전 10시부터 덕수궁관리소 누리집에서 선착순으로 신청받는다. 전각 내부에서 해설이 진행되는 점을 고려하여 회당 참가 인원을 10명으로 제한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최소화하여 운영할 예정이다. 조선왕릉동부지구관리소도 4월 6일 한식을 맞아, 구리 동구릉(사적) 내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 봉분을 덮고 있는 억새(靑薍,청완)를 자르는 ‘청완 예초의’(를 거행한다. 건원릉은 조선왕릉 중 유일하게 봉분이 억새로 덮여있는데, 조선왕조실록 등의 기록에 따르면 태조(1335~1408)의 유언에 따라 고향인 함흥의 억새를 옮겨와 봉분을 조성했다고 전해진다. 예로부터 건원릉 억새는 1년에 한 번 한식날 예초(풀베기)를 하였는데, 문화재청은 이러한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조선왕릉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듬해인 2010년부터 매년 한식날에 억새를 베는 ‘청완 예초의’를 거행하고 있다. ‘청완 예초의’는 봉분의 억새를 베는 ‘예초의’와 1년간 자란 억새를 제거했음을 알리는 ‘고유제(중대한 일의 이전이나 이후에, 일에 대한 사유를 고하는 제사)’로 진행하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관람객들이 직접 행사에 참여할 수는 없지만, 홍살문 밖에서 자유롭게 참관할 수 있다. 아울러, 조선왕릉중부지구관리소(소장 정대영)는 서울 시내 조선왕릉에서 산벚꽃·미선나무·생강나무·산수유·오리나무 숲을 걸으며, 진달래·산철쭉을 감상할 수 있는 봄꽃 나들이 명소를 제안한다. 서울의 조선왕릉은 도심의 공기를 깨끗하게 하는 허파 역할과 시민의 편안한 쉼터가 되어왔으며, 특히, 숲속 나뭇가지마다 새잎이 돋아나고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 새봄을 맞이하는 나들이 장소로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조선왕릉중부지구관리소는 시민들이 왕릉 숲에서 가장 안전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탐방로를 열고, 깔끔하고 편리한 디자인 화장실 신축 등 관람편의시설을 개선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2-03-22 09:10:22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민에게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을 널리 알리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과기정통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주관해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 연구기관 14곳과 과학기술원 4곳이 10억원을 들여 한 종합편성채널의 새로운 예능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과학이나 정보통신기술(ICT)이 아무래도 딱딱한 주제여서 좀 더 재미나게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고민 끝에 준비하게 됐다는 게 과기정통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과기정통부는 그동안 과학기술을 알리기 위해 고심해왔다. 과학기술과 관련된 기사를 어떻게 하면 국민이 많이 접하게 할 수 있을지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그 과정에서 여러 잡음도 있었다. 지난 2018년 국정감사에서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시도했던 언론사의 취재지원이 도마에 올랐다. 일부 언론사에 홍보예산이 편중됐다는 것.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마라'라는 옛 속담이 여기에 맞는 듯하다. 당시 항공우주연구원은 나로호 개발에서 상당히 고전하고 있었다. 다른 시각에서 보면 나로호 개발상황이 좋지 않아 우호적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언론플레이로 비쳤던 것이다. 하지만 당시 항공우주연구원은 언론진흥재단에 기획취재사업 공모와 평가를 일임해 진행했다. 연구기관이 어느 한 언론사나 방송사를 임의로 결정한 것이 아니었고, 공정성을 갖추기 위해 제3의 기관에서 공모와 평가가 이뤄져 법적인 문제는 없었다. 이번에 추진하고 있는 과기정통부의 과학예능은 과거에 불거졌던 문제는 없다. 다만 참여기관들의 의견이 희망과 의구심, 불만 등 다양하다. 상당수 연구기관은 이번 예능을 국민에게 연구기관을 알릴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일반 국민에게는 몇몇 연구기관을 제외하고는 상당수 연구기관이 생소하다. 한 연구기관 관계자는 "딱딱한 보도기사보다 예능이라는 포맷을 이용해 국민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달리 일부 기관은 반신반의하고 있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검증된 프로그램이 아니라 새롭게 만드는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는 것. 어찌 보면 한 연구기관이 자신들을 알리기 위해 6000만원을 베팅하는 셈이다. 또 다른 연구기관 관계자는 "3월에 방송하는 프로그램이 아직까지도 예능프로그램의 형식이나 포맷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말 예능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데 기관당 2000만원이었던 게 6000만원으로 올라 고민된다"고 말했다. 또 연구기관은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으면서도 고민 중이다. 과거 법적으로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국감에서 불거지면서 논란이 됐던 항공우주연구원의 사례를 언급했다. 한 관계자는 "우리의 의도와 상관없이 한 종편에만 이 금액을 투입했다는 이유로 여론의 뭇매를 맞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예능에 도전하는 과학기술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쳐질지 지켜볼 일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정보미디어부 차장
2022-02-02 18:5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