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7일 발사한 장거리 로켓(미사일) '광명성호'는 대형화할 것이란 애초 예상과 달리 2012년 발사된 '은하 3호'와 비행궤적과 탑재중량, 사거리 등 제원이 거의 동일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실상 같은 발사체라는 이야기다. 국방부는 9일 '북한 장거리 미사일 기술 분석 결과'를 통해 "광명성호와 은하 3호는 동일한 형상을 갖고 있다"고 발표했다. 군 관계자는 "미사일의 직경과 길이 비율이 2.4 대 30으로 2012년 장거리 미사일과 형상이 일치한다"고 말했다. 은하 3호는 길이 30m, 최대 직경 2.4m의 3단계 로켓으로, 발사 초기 중량은 91t, 발사 초기 추진력은 120t으로 알려졌다. 1단 로켓이 고도 100㎞(추력 120t) 정도에서 분리된 뒤 2단(추력 20∼30t)과 3단(추력 10t 미만) 로켓이 차례로 분사돼 탑재체를 위성궤도에 진입시키는 구조다. 비행궤적과 분리된 추진체 및 페어링의 낙하지점도 비슷했다. 북한이 밝힌 1, 2단 추진체 및 페어링의 예상 낙하지점은 2012년 은하 3호 발사 당시와 차이가 없고, 실제로 궤적이 확인된 1단 추진체와 페어링은 예상대로의 위치에 낙하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 관계자는 "낙하지점의 위치가 동일한 것은 모든 제원이 유사하다는 것을 암시한다"면서 "북한이 밝힌 예상 낙하지점이 과거와 비슷한 것을 보고 사전에 형상이 비슷할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말했다. 1단계 추진체의 연소시간 역시 120초로 은하 3호와 동일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2012년과 달라진 점은 탑재체의 무게이지만, 새로운 로켓이 사용됐다고 볼 수준은 아니란 평가다. 앞서 국정원은 7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탑재체의 중량이 2012년의 두 배인 200㎏ 내외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ADD측은 이에 대해 "2012년 은하 3호 로켓 발사 당시 북한이 밝힌 위성 중량은 100㎏이었지만, 실제 운반능력은 200∼250㎏으로 예상됐었다"면서 "2012년에는 앞부분 구조 등을 일부러 무겁게 해 무게를 맞췄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보다 성능이 향상된 로켓을 사용하되 연료를 충분히 연소시키지 않는 등 수법으로 실제 제원을 감췄을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게 군 당국의 분석이다. ADD 관계자는 "그럴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외형이 다르다면 의심할 여지가 있지만 외형이 동일한 만큼 (2012년과) 똑같은 로켓을 사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켓의 연료 역시 과거와 마찬가지로 적연질산(HNO₃94%+N₂O₄6%)이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옛 소련이 개발한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 등에 주로 쓰이는 적연질산은 장기 상온보관이 가능하나 독성이 강해 일반적인 우주발사체에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최근 동창리 발사장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대 높이를 기존 50m에서 67m로 증축했기에 더 큰 로켓이 발사될 줄 알았는데 실제로 쏘아 올린 로켓은 (제원이) 유사했다"면서 "이유를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연합뉴스
2016-02-09 13:58:32북한이 지난 12일 발사한 장거리로켓 '은하3호'의 1단 추진체 잔해물 3점이 추가로 우리 군에 수거됐다. 이로써 북한 장거리로켓의 1단 추진체 중 4개의 엔진을 제외한 주요 핵심부품이 모두 수거됐다. 군은 앞서 지난 14일 수거한 은하3호의 1단 추진체인 산화제통 잔해를 조사한 결과 이번 로켓발사실험은 우주발사체 개발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륙간탄도유도탄(ICBM) 기술을 확보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파악했다. 이번 장거리로켓 발사를 계기로 북한은 무게 500㎏의 탄두를 1만㎞ 이상 날릴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됐다. 국방부는 지난 21일 북한 장거리로켓의 1단 추진체 '산화제통'을 인양한 지점 주변에서 두 차례에 걸쳐 추진체 잔해 3점을 추가 인양했다고 23일 밝혔다. 인양된 잔해는 1단 추진체의 연료통과 연료통 하단부위, 엔진 연결링 등이다. 원통 모양의 연료통은 산화제통과 연결된 부위로 지름 2.4m, 높이 4.2m, 무게 0.4t이며 떨어진 충격으로 찌그러지고 일부가 파손됐다. 이 연료통에는 동체에 새겨진 '은하3' 글자 중 '3'이 표시됐다. 앞서 수거된 산화제통 표면에는 '은하'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또 연료통 하단부위는 지름 2.4m, 높이 1.5m, 무게 0.1t으로 금속성 튜브가 엉켜 있는 상태로 수거됐고 엔진 연결링 부위는 지름 2.4m, 두께 0.35m, 무게 0.1t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잔해가 추가로 인양되면서 북한 장거리로켓의 성능과 설계구조 등을 더욱 자세히 분석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로켓 잔해가 추가 인양된 곳은 변산반도 서방 151㎞, 수심 85m 지점이며 소해함(기뢰탐색함)인 '옹진함'이 음파탐지기로 식별해 수중카메라로 확인한 뒤 구조함인 청해진함이 잔해를 인양했다. 이날 인양된 잔해들은 22일 평택항으로 이송돼 대전의 국방과학연구소(ADD)로 옮겨져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정밀 분석작업 중이다. 이에 앞서 국방부는 이날 은하3호 로켓의 산화제통 분석 결과 발표를 통해 나로호와 같은 일반적인 우주발사체의 경우 산화제로 액체산소를 쓰는 것과 달리 은하3호는 장기 상온보관이 가능한 적연질산을 산화제로 사용한 점을 감안할 때 우주발사체 개발보다는 ICBM 개발 의도가 큰 것으로 분석했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
2012-12-23 17:15:32북한이 지난 4월 13일 인공위성 광명성3호를 탑재한 장거리 로켓 '은하3호' 발사 실패 이후 2차 발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인권단체 좋은 벗들은 최근 "중앙당의 한 간부가 현재 1차 발사에 참여했던 기술소조가 그대로 남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 다시 발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외부에서 3차 핵실험 가능성을 대대적으로 떠들고 있는데 외부의 눈길을 길주군 풍계리에 집중시키려는 작전"이라며 "2차 발사를 하기 전에 핵실험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식지는 전했다. 소식지에 따르면 현재 동창리 일대에 몇 기의 장거리 로켓이 있고 핵실험은 길주 풍계리에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켓 발사에 성공한 뒤 미국과 대화를 하고 경제지원을 받을 수 있을 만큼 관계가 진전되면 핵실험은 안 할 수도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지원 목적이 성공하면 미국이나 중국과 대립하고 등지면서까지 핵실험에 연연할 필요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김태경 기자
2012-05-10 17:22:17[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부가 지난 21일 북한이 발사한 인공위성이 지구 궤도에 안착했다고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의 기술 지원 없이 위성을 발사했다고 분석했다. 北 3번째 인공위성 궤도 진입미국 매체 미국의소리(VOA)는 22일(이하 현지시간) 미 우주군 소속 제18우주방위대가 운영하는 위성 추적 웹사이트 ‘스페이스 트래커’를 인용해 북한의 ‘만리경 1호’가 지구 궤도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스페이스 트래커는 만리경 1호에 위성번호(SATCAT) 58400, 인공위성 식별번호(COSPAR ID) 2023-179A를 부여했다. 위성 번호는 미 우주군이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에 부여하는 번호이며 인공위성 식별 번호는 국제우주연구위원회(COSPAR)가 관리하는 전 세계 인공위성의 일련번호다. 만리경 1호에 위성번호와 식별번호가 모두 붙었다는 것은 미국이 만리경 1호를 현재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으로 인정했다는 의미다. 식별번호에 의하면 만리경 1호는 올해 179번째로 발사된 위성이다. 스페이스 트래커는 만리경 1호의 고도를 493km~512km 사이로 측정했으며 이는 저궤도 위성(고도 200~2000km) 범위에 해당한다. 북한은 과거 2012년 ‘은하 3호’ 로켓에 ‘광명성 3호 2호기’ 위성을 실어 발사했으며 해당 위성은 북한 역사상 최초로 지구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북한은 2016년에도 ‘광명성 4호’ 위성을 ‘광명성호’ 로켓에 탑재해 지구 궤도에 올렸다. 그러나 두 위성 모두 지구와 교신이 없어 제대로 작동 하지 않는 위성으로 분류되었다. 광명성 4호는 지난 7월 지구로 낙하해 소멸했고 광명성 3호 2호기도 지난 9월 지구로 떨어져 사라졌다. 북한은 체제 선전용으로 발사했던 위성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올해 들어 꾸준히 새 위성 발사에 매달렸다. 지난 5월에 ‘천리마 1형’, 8월에는 ‘천리마 1형 개량형’ 로켓에 만리경 1호 위성을 실어 발사했으나 두 로켓 모두 발사에 실패했다. 북한의 만리경 1호는 지난 21일 발사에서 겨우 지구 궤도에 진입했으나 작동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도웰 박사는 "북한은 위성이 북한 상공을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야만 위성과 교신하고 사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 인공위성이 정상적으로 운용될 가능성이 적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도움 여부에 주목, 자체 기술 가능성외신들은 러시아의 기술 지원 여부에 주목했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9월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다. 당시 외신들은 북한이 러시아에 탄약과 무기를 제공하는 대신 러시아의 위성 기술을 받기로 약속했다고 추정했다. 22일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아시아 담당 부소장 겸 한국석좌는 엘런 김 선임연구원과 함께 진행한 질의응답에서 북한의 이번 발사가 "러시아 도움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김정은이 지난 9월 푸틴에게 원하는 것을 확실히 보여줬다며 "북한의 두 차례 앞선 시도가 실패한 것은 러시아의 지원과 발사 결과 사이에 강한 인과관계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 국무부에서 과거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를 지냈던 반 밴 디펜은 VOA를 통해 “이번 발사에 러시아 기술이 추가로 사용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은과 푸틴이 러시아에서 만난 시점부터 지금까지 러시아의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기에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밴 디펜은 “지난번 발사와 이번 발사 사이에 큰 변화는 없었을 것 같다”며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과거 기록을 보면 러시아 과학자들의 조언이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북한은 스스로 모든 것을 할 만한 능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CSIS의 마사오 달그렌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연구원도 “북한의 모든 기술이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것이라고 가정하면 안 된다”며 북한의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연구소(IISS) 조셉 뎀시 연구원은 “북한이 오랜 기간 우주 발사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고, 꾸준히 진화하고 발전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8월 발사 실패가 5월보다는 성공적이었다며 북한이 외부 지원없이 3번째 발사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11-23 09:40:11[파이낸셜뉴스] 북한 인공위성 '광명성 3호' 2호기가 궤도에서 이탈해 소멸했다. 미국 우주군사령부가 운영하는 전 세계 위성 정보 서비스 '스페이스-트랙'에 따르면 광명성 3호' 2호기(KMS-3-2)는 '낙하 후 소멸' 상태로 나타났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6일 전했다. 위성 정보 웹사이트 '엔투요'와 '오브트랙'에서도 '광명성 3호' 2호기는 추적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 센터의 조너선 맥도웰 박사는 VOA와 통화에서 "광명성 3호 2호기는 대륙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 위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낙하한 것은 위성 탑재체(본체)로 위성 상단은 아직 지구 궤도에 남아 있다"면서도 "상단부는 아무 역할을 하지 않고 부유하는 고체 덩어리에 가까워 북한이 운용하는 인공위성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2012년 12월 12일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통해 '광명성 3호' 2호기를 발사했다. 1990년대부터 여러 차례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 발사체를 쏘아 올린 북한이 처음으로 성공을 주장한 것으로, 정상 작동 여부는 10여년 간 확인되지 않았다. 2016년 발사한 '광명성 4호' 위성이 지난 7월 낙하 소멸한 지 두 달여 만에 '광명성 3호' 2호기도 소멸하면서 북한이 운영 중인 인공위성은 하나도 남지 않게 됐다. 북한은 지난 5월과 8월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발사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오는 10월에 다시 발사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2023-09-16 11:23:07[파이낸셜뉴스] 우리 군이 지난달 31일 서해 공해상에서 떨어진 북한의 우주 발사체 '천리마-1형'의 일부를 인양하는 데 성공했다. 합동참모본부는 "15일 오후 8시50분경 '북한 주장 우주 발사체' 일부를 인양했다"며 "인양된 물체는 추후 국방과학연구소(ADD) 등 전문기관에서 정밀 분석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해상 상황 날씨와 유속, 인양 요원 피로도 겹쳐 어려움 겪어,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 이송 중...추가 잔해물 탐색 작전 지속 합참은 인양한 북한 발사체를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로 옮겨 ADD 등 관계기관 및 미측 정보당국과 함께 분석할 계획이다. 평택까지 이동하는 데는 약 15시간 정도가 소요될 전망이다. 북한은 지난달 31일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한 '천리마-1형' 로켓을 발사했으나, 이 발사체는 1단 추진체 분리 뒤 2단 추진체 고장으로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전북 군산 어청도 서쪽 200여㎞ 거리 해상에 추락했다. 우리 군은 발사체 추락 당일 곧바로 2단 추진체 추정 원통형 물체를 찾아내 그 인양 작전을 개시했다. 이후 군은 3천500t급 수상함구조함 통영함(ATS-Ⅱ)과 광양함(ATS-Ⅱ), 3천200t급 잠수함구조함(ASR) 청해진함을 포함해 항공기와 전투함, 해군 해난구조전대(SSU) 심해 잠수사를 투입해 인양 작전을 펼쳤다. 하지만 길이 약 12m의 물체의 원통형 표면이 미끄러운 탓에 인양용 밧줄을 결박하기도 어려웠고, 시시각각 변하는 해상 상황과 날씨와 유속의 변화, 군 요원들의 피로도 등이 겹쳐 작업 속도가 지체됐다. 관련 작업 중 'ㄷ'자 모양의 강철 고리를 이용해 잔해 인양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분리체 상당부와 본체가 리벳 접합으로 연결된 부분이 부러지는 상황도 발생했고, 이에 작전 요원들은 해당 부위에 강철 철사를 꼬아 만든 와이어와 'ㄷ'자 모양의 강철 고리를 설치하고 하단부엔 작업 중 식별한 관통구에 와이어를 설치해 인양하는 데 성공했다고 합참이 전했다. 우리 군은 추가 잔해물 탐색을 위한 작전을 지속하고 있다. 북한 정찰위성 '만리경-1호' 본체나 우주 발사체 '천리마-1형'의 주엔진 등 주요 구성품을 추가로 확보하려는 의도다. 이들 구성품을 확보하는 데 성공할 경우 북한의 감시정찰 역량과 발사체 기술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도달했는지 파악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북 억제력의 현시', '글로벌 무대에서 기여외교의 확장', 인양작전에 투입된 K-구조함의 성과로 'K-방산의 시너지' 의미 반길주 서강대 국제지역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우리 군이 북한 우주발사체 잔해 인양에 성공한 것은 글로벌 중추국가(GPS)를 지향하는 한국이 이에 부합하는 구조작전 능력도 보유하고 있음을 현시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미국, 일본, 중국뿐 아니라 북한의 우주발사체 잔해에 주목하고 있던 상황이라 현시효과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반 책임연구원은 먼저 △'대북억제력 현시' 측면에서 한국 해군은 지난 2012년 북한이 발사한 은하-3호의 1단 추진체를 성공적으로 인양함으로써 베일에 싸인 북한의 로켓기술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에 북한에 로켓 발사의 전술적 실패뿐 아니라 전략적 실패라는 이중고를 겪게 해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역사적 사례를 기억하고 있는 북한은 한국군이 이번에 수심 75m 해저에 가라앉은 천리마 1형 잔해 인양에 성공함으로써 매우 당혹해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천리마 1형은 은하-3호와 비교해 발전된 기술이 적용되었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북한에 한층 강화된 이중고 상황을 만들어 줌으로써 수심이 낮은 서해 상공에 함부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든다는 측면에서 억제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 책임연구원은 △'글로벌 무대에서 기여외교의 확장'이라는 함의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GPS를 지향하면서 공적개발원조(ODA) 등을 통해 기여외교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 인양작전 성공을 통해 한국이 재정 지원 외에도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구조전 소요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 주었다는 얘기다. 이런 측면에서 '글로벌 구조전을 통한 기여외교'라는 증명된 또 다른 방법과 수단이라는 자산이 생겼다는 의미를 찾을 필요가 있다는 해석이다. 반 책임연구원은 또 △'K-방산의 시너지' 측면에서 그 의미를 짚었다. 지난해 놀라운 방산수출 실적에서 보듯이 한국이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는 모멘텀을 맞이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인양작전 성공으로 구조전 함정도 K-방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자산이라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는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면서 반 책임연구원은 "이번 인양작전에 투입된 청해진함, 통영함, 광양함은 모두 한국이 직접 만든 K-구조함들이다. 따라서 인양작전 성과를 K-방산 시너지 창출의 교두보로 만드는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6-16 11:09:39[파이낸셜뉴스] 군은 지난달 31일 북한이 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이 서해에 추락한 당일 처음 찾았던 잔해물 이외에 새로운 잔해를 추가로 인양하지 못하고 인양 닷새째인 4일 오후 작업을 종료했다. 현재 해역에는 3천500t급 수상함구조함 통영함(ATS-Ⅱ)과 광양함(ATS-Ⅱ), 3천200t급 잠수함구조함(ASR)인 청해진함 외에도 선박 여러 척이 투입돼 인양과 새로운 잔해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군 당국은 이날 발사체 동체 잔해에 고장력 밧줄을 일부 묶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현장 상황에 따라 인양 작업을 중단하고 다음 날 재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군 관계자는 이날 바닷속 시야가 좋지 않고 물결이 잔잔한 정조(停潮) 시간이 한정돼 작업을 오래 이어갈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5시경 "해군 함정과 항공기들이 낙하지점에서 탐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장의 유속이 2노트(시속 3.7㎞)이고 수중에서 시야가 좋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다"며 "내일 현장 상황을 고려해 인양 작전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군은 어제 3일 오전 발사체 낙하 수역인 전북 군산 어청도에서 서쪽으로 약 200㎞ 떨어진 바다에서 해난구조전대(SSU)를 75m 깊이 해저로 투입해 바닥에 가라앉은 15m 길이의 잔해에 밧줄을 묶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군은 잔해가 손상되지 않은 상태로 선상에 끌어올리고, 최종적으로 평택 해군기지로 옮겨서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천리마 1형의 전체 길이는 29∼30m가량으로 추정된다. 서해에서 식별된 잔해물은 2단과 3단 추진체가 붙어 있는 형태일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발사체 상단에 탑재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가 발견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이종섭 장관은 어제 3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진행 중인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과 회담하고 우리 군이 북한 발사체를 인양하면 한미가 이를 공동 조사하기로 합의했다. 한미는 지난 2012년 12월 서해에서 인양한 북한 장거리로켓 은하3호 잔해 조사 때도 공동조사단을 구성한 바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6-04 20:04:41[파이낸셜뉴스] '정찰위성 1호기' 발사에 실패한 북한이 "빠른 기간 내에 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예고함에 따라 발사 시점에 이목이 집중된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지난 5월 31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의 추락 사실을 인정하며 "여러 가지 부분 시험들을 거쳐 가급적으로 빠른 기간 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즉각 발사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보완 대책을 마련해 재발사 시기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재실패를 피하기 위해 최대한 신중하게 추진되겠지만, 이르면 '며칠 내' 재발사를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동안 "5년 내 정찰위성 다량 배치"를 목표로 내세워온 만큼 만약 예비 위성과 발사체를 이미 준비해둔 상황이라면 발사 시점은 더욱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6월 상순 노동당 제8기 제8차 전원회의, 오는 7월 27일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을 앞두고 있고, 이에 앞서 상당한 성과를 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재발사 준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우리 당국도 북한이 애초 정찰위성 발사 기간으로 예고한 내달 11일 0시 이전에 다시 발사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처음에 예고했던 6월 11일 이전에 또 발사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라며 "우리도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 중"이라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굉장한 압박을 받으며 2기, 3기 정도를 이 (예고) 기간에 발사할 가능성을 염두에 뒀을 수 있다"라면서 "첫 발사가 실패하면 바로 또 준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재실패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고려하면 '여러 부분 시험'의 규모와 그 결과에 따라 수주∼수개월까지 준비 기간이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북한이 지난 2012년 4월 13일 '광명성 3호' 위성을 탑재한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발사했다가 실패했을 때에도 같은 해 12월에야 '광명성 3호 2호기'를 다시 쏘아 올려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재발사까지 8개월가량이 소요된 셈이다. 하지만 10여 년이 흐르는 동안 북한이 '위성운반로켓'과 기술적으로 다르지 않은 미사일 시험 발사를 무수히 감행하면서 관련 기술을 축적했을 가능성이 큰 만큼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결국 재발사 시점의 관건은 북한의 준비 상황과 실패 원인 진단과 해결 여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엔진 이상 점검 보완에 수주 이상 소요될 걸로 보이지만, 결함이 경미할 경우 조기 발사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라고 밝혔다고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6-01 05:28:58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가 실패로 돌아갔다. 북한은 5월 31일 오전 6시29분쯤 평북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체 1발을 쏘았지만 비정상적 비행 끝에 오전 8시5분쯤 한국과 중국의 중간 해역인 전북 군산 서쪽 어청도 200여㎞ 해상에 떨어졌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이날 "신형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은 2계단 발동기(2단 엔진)의 시동 비정상으로 인하여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서해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2시간30여분 만에 발사가 실패했음을 공식 인정한 것이다. 다만 "빠른 기간 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로켓엔진과 연료의 완성도가 낮은 상태에서 발사를 서두른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2012년 4월 13일 '광명성 3호' 위성을 탑재한 장거리로켓 '은하 3호'를 발사했다가 실패한 상황과 비슷하다. 한국의 우주개발 일정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5월 25일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3차 발사가 이뤄진 지 나흘 뒤 위성 발사를 예고했었다.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은 유엔 안보리 소집을 요구하는 등 강경한 공조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국가안전보장위원회(NSC)는 이날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시도를 장거리 탄도미사일 도발로 규정하고 이를 규탄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며 역내 및 이를 넘어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안보 저해행위"라고 비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북한의 군사위성 발사 규탄에 동조하는 성명을 냈다. 북한은 정찰위성 발사가 자위권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북한의 모든 발사를 금지하고 있는 안보리 결의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를 등에 업은 북한의 막무가내식 제재 위반을 막지 못한다면 유엔 안보리는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날 정부와 서울특별시 간 엇박자 경계경보가 시민 혼란과 안보 불안을 더 가중시켰다. 서울시의 경계경보 위급재난문자를 둘러싼 오발령은 명확하지 못한 교신이 1차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가 서울시에 보낸 지령방송 내용이 불명확했고, 서울시는 이를 추가로 확인하지 않으면서 생긴 사달이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전반적인 교신체계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지난달에도 행안부가 지진상황을 가정해 지자체에 훈련용으로 전파한 안내 메시지를 종로구가 실수로 발송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관계자의 과잉대응과 혼선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오발령 사실은 부인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은 예고돼 있다. 더 늦기 전에 정부와 지자체 간 경보발령 시스템을 뜯어고치는 등 재난대응 체계 전반을 손봐야 할 때다.
2023-05-31 18:30:49[파이낸셜뉴스]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6시29분쯤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된 '북한 주장의 우주 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 북한은 올해 10번째 미사일 도발로 지난달 13일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한 지 50여일 만에 다시 도발을 재개했다. 이 발사체는 백령도 서쪽 먼바다 상공을 통과했으며, 우리 군은 현재 "정상 비행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합참이 전했다. 합참은 "우리 군은 경계태세를 격상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히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쏜 발사체의 고도·속도·비행거리 등 정확한 제원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위성을 탑재 주장, 발사체를 쏜 것은 2016년 2월 7일 '광명성호' 이후 7년 만이다. 일본 방위성은 이날 오전 7시5분쯤 해상보안청을 통해 "북한에서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는 물체가 발사됐으나 이미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발사 실패' 가능성도 제기된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쏜 발사체는 서해 상공으로 비행했다"며 "수도권 지역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은 이 발사체의 잔해 수거·인양 작업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첫 군사정찰위성을 이날 0시부터 내달 11일 0시 사이에 발사하겠다며 어제 30일 일본과 국제해사기구(IMO)에 통보한 바 있다. 그러면서 북한은 1단 로켓 낙하지점으로 '전북 군산 쪽에서 서해 멀리', 페어링(위성 덮개) 낙하지점으로는 '제주도에서 서쪽으로 먼 해상', 2단 로켓 낙하지점으로는 '필리핀 루손섬 동방 해상'을 지목한 바 있다. 북한의 이번 위성 발사 통보에 따라 발사체 비행 과정에서 로켓 추진체 등이 낙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반도 서해와 동중국해 일대 등 총 3곳엔 항행경보가 발령됐다. 항행경보가 발령된 3개 지역은 △충남 대천항에서 직선거리로 230~300㎞가량 떨어진 서해 공해상과 △제주도 서쪽 약 300㎞ 거리 공해상, 그리고 △필리핀 루손섬 동쪽 700~1000㎞ 거리 공해상이다. 이날 북한이 31일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발사하자, 정부 당국이 인천시 옹진군 백령·대청도에 경계경보를 발령했다. 이에 해당 섬 지역 주민들은 대피소 35곳(백령도 26곳, 대청도 9곳)에 몸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이날 "오늘 6시 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안내문자를 보냈으나, 30여분 뒤 행정안전부발로 재송부한 문자에서 "서울시가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이라고 정정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도 31일 새벽 오키나와현 주민을 대상으로 긴급 대피 명령을 내렸다. NHK방송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인공위성으로 지자체 등에 긴급 정보를 전달하는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ERT)을 통해 "북한에서 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며 건물 안이나 지하로 피난할 것을 당부했다. 북한이 '위성 탑재' 발사체 시도는 6번째로 분석된다. 북한은 △1998년 8월 광명성 1호를 △2009년 4월 광명성 2호를 발사했지만 모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4월 13일 장거리 로켓 '은하 3호'에 실려 발사된 '광명성 3호'는 발사 직후 1단과 2단이 분리되지 않은 채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12월 은하 3호에 실려 발사된 '광명성 3호 2호기'는 북한 측은 물론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도 궤도 진입 사실을 확인했다. △2016년 2월 7일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4호'까지 궤도진입에 성공했다며 본격적으로 우주강국의 반열에 들어섰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궤도진입에 성공했다고 자랑하는 광명성 3호 2호기와 광명성 4호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여부는 수년째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북한은 어제 30일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오는 6월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발사할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한미의 군사행동에 대한 '정당방위적 조치'라고 주장한 바 있어 이달 5월을 넘겨 6월 초에 강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날 기습적 도발을 벌인 셈이다. 그는 또 '자위력 강화 입장'을 통해 "우려스러운 안전환경은 우리로 하여금 적들의 군사적 행동 기도를 실시간 장악할 수 있는 믿음직한 정찰정보 수단의 확보를 최대 급선무로 요구하고 있다"고도 했다. 리 부위원장의 발언은 한·미·일 포함한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찰위성 발사 계획을 재확인하며 정찰위성 명목의 사실상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의 정당성과 그 책임을 한미에 전가하려는 의도로 읽혔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이용한 모든 비행체 발사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5-31 08:2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