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외국 의사 면허를 가진 사람도 우리나라에서 진료·수술 등 의료행위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소말리아 의대생들의 사진과 함께 정부를 비난하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임 회장은 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소말리아 20년만의 의대 졸업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리며 “커밍 순(coming soon)”이라고 썼다. 해당 기사는 2019년 10월 19일 한 언론이 보도한 내용이다. 다만 기사 속 사진은 2008년 12월 AP통신이 발행한 것이다. 당시 이 사진을 인용한 외신들은 “세계에서 가장 폭력적인 도시 중 한 곳인 소말리아의 모가디슈에서 의대생 20명이 졸업장을 들고 있다”며 “이날 졸업식은 총탄으로 손상된 소말리아 한 호텔의 바리케이드 안에서 열렸다”고 했다. 임 회장의 글은 후진국 의사들도 국내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등 정부 대책을 비난한 것으로 풀이됐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교육받지 못해 실력이 보장되지 않는 의사들이 국내로 들어올 수도 있다는 취지라는 주장이다. 해당 게시물에 댓글을 남긴 이들은 대부분 임 회장의 뜻에 동의했다. 다만 인종차별 가능성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었다. 임 회장은 해당 게시글을 삭제했고, “수없이 많은 후진국 의사 수입이 아니라 후생노동성 장관 하나만 일본에서 수입해 오는 게 낫겠다”는 글을 올렸다. 한편 복지부는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도 국내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게 한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전날부터 이달 20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다만 환자 안전과 의료서비스의 질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적절한 진료역량을 갖춘 경우에만 승인한다는 방침이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5-10 06:39:48[파이낸셜뉴스]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 역에 흑인 배우가 출연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종차별적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제작사 측이 직접 나서 비난을 멈출 것을 촉구했다. 최근 미국 연예매체 데드라인 등 외신에 따르면 '로미오와 줄리엣' 제작사 제이미 로이드 컴퍼니는 지난주 전체 캐스팅을 공개했다. 제작사에 따르면 남자 주인공 로미오역에는 마블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잘 알려진 배우 톰 홀랜드가 캐스팅됐다. 홀랜드의 상대역에는 흑인 배우인 프란체스카 아메우다 리버스가 발탁됐다. 리버스는 배우이자 작곡가, 무대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멀티 엔터테이너인 것으로 알려졌다. BBC 코미디 시리즈 '배드 에듀케이션' 등에 출연하기도 했다. 해당 캐스팅이 공개되자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리버스를 겨냥한 인종차별성 발언이 쏟아졌다. 주로 줄리엣이 흑인이라는 것에 불만을 품은 발언들이었다. 비난이 확산하자 결국 제작사 측은 공식 SNS 댓글 기능을 차단하고,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게재했다. 제작사는 지난 5일 "'로미오와 줄리엣' 캐스팅 발표 이후 개탄스러운 인종 차별이 쏟아지고 있다. 이제 그만 멈춰야 한다"라며 "우리는 뛰어난 예술가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이 괴롭힘에 직면하지 않고 자유롭게 작품을 창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모든 구성원을 지원하고 보호할 것"이라며 "어떠한 학대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인종차별이) 계속된다면 곧바로 신고하겠다"라고 경고했다. 한편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는 5월 23일 런던의 듀크 오브 요크 극장에서 개막해 오는 8월 3일까지 공연이 이어진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4-09 09:19:22[파이낸셜뉴스] 워킹홀리데이로 호주 시드니를 찾은 20대 한국 남성이 현지에서 백인 남성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러나 호주 경찰은 석 달이 넘도록 가해자들을 못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인 남성 2명이 눈 찢어가며 '스몰 아이즈'라고 욕했다" 지난 25일 JTBC 보도에 따르면 한국인 오모씨(20대)는 지난해 5월 여행을 하면서 일을 할 수 있는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호주로 갔다. 호주에서 생활하던 중 지난해 12월 새벽, 시드니 한 경찰서 앞에서 봉변을 당했다. 백인 남성 2명이 다가오더니 인종차별적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오씨는 "저한테 욕을 하기 시작하는데 막 'XX 타일랜드' 이랬다. 본인 눈을 찢어가면서 '스몰 아이즈'라며 계속 욕을 했다"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오씨가 인종차별을 멈추라고 하자 반대편 길 건너에 있던 또 다른 백인 남성 1명이 뛰어와 오씨에게 날아차기를 하는 등 폭행에 가세했다. 이날 폭행으로 오씨는 오른쪽 눈가가 찢어지고 전신에 타박상을 입어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로 옮겨졌다. 호주경찰 CCTV 확인도 안해.. 총영사관 도움도 못받아 더 큰 문제는 호주 경찰의 미온적인 태도다. 오씨는 자신이 직접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 인근 상점을 찾아다녀야 했다. 시드니 한국 총영사관을 찾아가 봤지만 이곳에서도 이렇다 할 도움은 받지 못했다. 오씨는 "(영사관 직원이) 저랑 대화할 때도 '잘 모르셨겠지만, 인종차별 범죄나 폭행이 굉장히 많이 일어난다'라고 했다. 경찰서 갔을 때 통역 지원도 해주고 그랬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런 모든 게 전무했다"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측은 "(오씨에) 통역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안내했고 영사관에서 현지 경찰에 CCTV 영상 제공을 요청하는 등 영사 조력을 제공했다"라고 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석 달. 현지 경찰은 여전히 가해자를 잡지 못하고 있다. 오씨는 현재 호주 생활을 접고 한국에 돌아온 상태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3-26 10:35:50[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에 여행을 간 한국인 관광객이 현지에서 폭행을 당하고 금품을 빼앗기는 사건이 발생했다. 23일 JTBC에 따르면 이달 초 이탈리아 밀라노 꼬르소꼬모 거리에 관광을 간 20대 남성 A씨는 흑인 괴한들에게 폭행을 당했다. 8명의 괴한들은 인종차별적 발언과 행동을 하며 A씨를 포함한 한국인 4명에게 달려들어 캡사이신 성분의 스프레이를 뿌리고 휴대폰 등 300만~400만 상당의 금품을 훔쳐 달아났다. A씨는 “100m 전부터 원숭이 소리를 내면서 다가왔다. 그게 인종차별적 행동이라고 하더라”면서 “‘니하우’ 하고 있다가 ‘칭챙총’(주로 서양에서 중국인들을 비하하는 표현)이라고도 했다”고 토로했다. 폭행과 도난을 당한 뒤 A씨는 현지 밀라노 주재 영사관에 도움을 청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도와줄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A씨 일행은 통역 도움을 받지 못했고 “응급실과 경찰서의 위치 정도만 알려줄 수 있다”는 대답만 들었다. 외교부 측은 “영사조력법상 통역 문제는 응급 상황이 아닌 이상 제공해주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같이 간 지인의 도움을 받아 현지 경찰서에 신고 접수를 했다. 하지만 3주가 지나도록 수사 관련 진전 상황은 전해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1-23 05:50:31대중음악,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전 세계가 한국인들을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스포트라이트가 강해질수록 그 그림자도 짙다. 토트넘 홋스퍼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의 경우 한 관중이 양쪽 눈을 찢는 인종차별적 행동을 해 비난이 쏟아진 일이 있었다. 인종차별은 없어지지 않고 지독하게 따라다닌다. 가슴 아프지만 오페라계도 마찬가지다. 과거 독일에서 활동하던 시절 헝가리 작곡가 칼만의 오페레타 '차르다시 공주'에서 에드윈 왕자를 맡아 공연한 적이 있다. 한 기자가 "'차르다시 공주'가 아닌 '미소의 나라'를 보고 있는 착각이 들었다"는 리뷰를 작성해 극장이 발칵 뒤집어졌다. 중국 엘리트 외교관과 백작의 딸 사이의 로맨스를 다룬 레하르의 오페레타 '미소의 나라'를 가져와 아시아 성악가를 공개적으로 비아냥 댄 것이다. 사과를 받는 것으로 일단락됐지만 작품에 대한 비평은 없고 인종 이야기만 남아 깊은 상처가 됐다. 이후 오페라계의 인종차별에 대해 폭넓게 고민하게 됐다. 성악가에 대한 인종차별뿐만 아니라 오페라의 역사가 400년이 넘는 만큼 작품에 다소 불편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오페라는 어떠한 방식으로 관객들과 만나야 할까. 모차르트 '마술피리'에는 흑인 배역을 향해 "네 영혼은 네 얼굴만큼 시커멓구나"라는 가사가 있다. 요즘에는 관객에게 선보이기 전에 미리 해당 구절을 삭제하는 프로덕션이 많다. 이렇듯 문제가 될 부분을 덜어내는 것도 좋은 해결 방법이다. K팝, K드라마 그리고 K컬처가 전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두며 한국 문화의 위상이 높아진 오늘날, 오페라계에서도 위상에 맞게 흐름을 반영해야 한다. 다양한 인종과 예술가들이 무대에 서는 것은 단순한 다양성의 표현을 넘어서, 예술의 경계를 확장해 진정한 힘과 의미를 드러내는 것이다. 내년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5% 이상이 외국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 있다. 5% 기준을 넘으면 '다인종·다문화 국가'로 분류된다고 하니 지금이 인종차별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을 포용할 준비가 돼 있을까? 무대를 통해 오페라가 우리의 시대를 반영하며, 사회적 변화를 주도하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하길 희망한다. 국립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
2023-12-11 18:09:42[파이낸셜뉴스] 손흥민에 대해서 인종차별 행위를 펼친 팬에게 철퇴가 내려졌다. 자신의 양쪽 눈을 찢는 동작으로 인종차별 행위를 펼친 영국 축구팬이 3년간 축구장 출입 금지 처분을 받았다. 영국 일간지 메일은 7일(현지시간) "지난 5월 크리스털 팰리스와 토트넘의 경기에서 손흥민을 향해 '눈찢기 동작'으로 인종차별 행위를 벌인 로버트 갈랜드(44)가 3년 동안 모든 축구 경기 참관을 금지당했다"고 전했다. 동양인을 상대로 눈을 찢는 행위를 펼치는 것은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 가운데 하나다.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 토트넘 구단은 "시즌 초 손흥민에 인종차별을 한 첼시 팬의 사례처럼, 유죄가 인정될 경우 가장 강력한 조치를 받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갈랜드는 애초 인종차별 행위 혐의가 인정돼 법원으로부터 벌금형(1천384파운드)과 6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검사가 처벌이 약하다고 판단해 경기장 출입 금지 조치를 추가해달라고 요청했고, 갈랜드는 결국 3년간 경기장 출입 금지 더불어 국제 대회 기간 여권까지 반납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더글러스 매케이 검사는 "인종차별 행위는 경기와 선수는 물론 팬에게도 큰 영향을 준다"라며 "왕립검찰청(CPS)은 인종차별 행위를 펼치는 사람에 대한 기소 뿐만 아니라 그런 사람들이 스포츠 종목에 접근하는 것 자체를 금지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시즌 인종차별 행위를 펼치는 사람들은 잉글랜드 대표팀의 유로 2024 경기 자체를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기간에 해외여행 자체도 제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1-08 21:07:33[파이낸셜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인 행위를 한 영국 축구 팬이 3년간 모든 축구 경기를 관람할 수 없게 됐다. 7일(현지시간) 영국 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5월6일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축구 팬 로버트 갈랜드(44)가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 행위를 한 혐의가 인정됐다. 재판부는 갈랜드에게 벌금형과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하지만 영국 검찰은 이 같은 처벌이 약하다고 판단해 법원에 경기장 출입 금지 명령을 추가로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갈랜드는 앞으로 3년간 모든 축구 경기도 직접 관람할 수 없게 됐으며, 월드컵과 같은 국제 축구 경기 기간에는 여권을 반납해야 한다. 또 그는 영국 대표팀이 뛰는 유로2024 경기를 관람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기간 해외여행이 금지될 수 있다. 앞서 갈랜드는 지난 5월6일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 행동을 취했다. 이날 선발 출장한 손흥민은 1대0으로 토트넘이 앞선 상황에서 후반 44분 교체됐다. 손흥민이 벤치로 향하면서 팰리스 원정석을 지나던 때, 갈랜드가 양손으로 눈을 찢는 동작을 취했다. 이는 동양인의 눈이 작다고 조롱하는 동양인에 대한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이다. 해당 장면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유되며 논란이 됐고, 토트넘과 크리스털 팰리스는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당시 토트넘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에 대해 인종차별적 행위가 발생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경찰과 상대 팀인 크리스털 팰리스와 협력해 해당 행위를 저지른 사람이 누구였는지 식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장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털 팰리스도 "토트넘 원정경기 도중 손흥민 선수를 향해 인종차별적 행동을 취한 관람객에 대한 동영상이 온라인에 유포된 것을 알고 있다"면서 "증거물을 경찰과 공유했으며 해당 인물의 신원이 확인될 경우 구단 차원의 징계를 내릴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구단은 그와 같은 행동에 대해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PL측도 "모든 형태의 차별을 규탄한다. 누구도 손흥민이 받은 종류의 학대를 경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당시 인종차별적 행동을 한 관람객이 갈랜드임을 확인했다. 손흥민은 경찰 조사에서 "끔찍한 인종차별적 행동의 표적이 될 만한 어떤 짓도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인종차별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을 기소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법원에 그들이 사랑하는 스포츠를 즐길 수 없게 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11-08 14:42:16[파이낸셜뉴스] 한인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캐나다 밴쿠버 근교 도시 지역에서 백인만을 대상으로 한 부모 및 자녀 모임을 알리는 공개 전단이 붙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캐나다 CBC 방송에 따르면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밴쿠버 근교 도시 지역에 인종 차별적 내용이 담긴 전단이 곳곳에 붙어 현지 경찰이 범죄 혐의를 담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전단 제작자도 추적 중이다. 이 전단은 지난 주말 밴쿠버 인근 이른바 '트라이 시티'라고 불리는 코퀴틀람 시를 비롯한 3개 도시 일대에 벽보 형태로 나붙어 처음 발견됐다. 코퀴틀람은 인구 15만명이 거주하는 밴쿠버의 대표적인 다인종 도시로 한국인 밀집 거주 지역이기도 하다. 해당 게시물은 '백인끼리' 어울리는 자녀·엄마 모임을 내세우며 참여할 것을 광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는 "자녀들이 생김새가 비슷한 다른 아이들과 놀 수 있는 장소를 찾는 엄마들에게", "우리 아이들이 소속감을 느끼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도록 자랑스러운 유럽인 자녀의 부모들에 동참해 달라" 등의 내용이 적혀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전단은 중심가 대형 상가 주변을 포함해 도로 곳곳에 붙었고, 일부는 미리 찢어지는 등 손상된 상태였으며, 인스타그램과 엑스(X·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등장했다. 해당 시 당국은 지난 주말 신고를 접수하고 수색에 나서 철거 작업에 나섰다. 3개 시 당국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신고를 받고 모든 버스 정류장을 포함해 일대를 수색했다"며 "이런 비열한 쓰레기는 우리 커뮤니티나 다른 어떤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우리는 증오 없는 환경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퀴틀람 시는 해당 게시물이 '인종주의적'이라고 규정하며 "인종을 들어 다른 집단을 명백하게 배제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시는 "배경을 불문하고 모든 아이를 포용하는 장소를 가꾸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9-27 06:11:32[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외국인 10명 중 8명은 생활에 '만족' 수준의 응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을 포함한 주변인과의 관계에서 크게 나타났고 주거 환경에 대한 선호도도 높았다. 다만 언어와 음식, 경제적인 여건에서는 어려움이 여전했다. 만족도 조사에서도 소득 부분에 대해서는 10명 중 5명만이 '만족'으로 답했다. 통계청 통계개발원은 6일 '체류 외국인의 한국 생활'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들이 한국생활에서 전반적으로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외국인 인구는 175만명에 이른다. 외국인의 한국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남녀 합계 기준 만족(80.4%), 보통(17.7%), 불만족(1.9%)의 순으로 나타났다. 매우 만족(40.8%)과 약간 만족(39.6%)을 더한 수치다. 체류 자격별로 세부 만족도를 보면 비전문취업(84.7%), 전문인력(83.4%), 결혼이민(82.3%)의 순으로 만족이 높게 나타났다. 매우 만족은 비전문취업(47.4%)에서 가장 높았으며, 방문취업(35.8%)에서 가장 낮았다. 매우 불만족은 전체 체류자격에서 0.5% 이하의 응답을 보였다. 다음으로 낮은 '보통'은 방문취업에서 21.5%로 가장 높았고, 전문인력에서 13.9%로 가장 낮았다. 세부 만족도 항목에서는 가족을 포함한 주변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만족이 89.5%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주거 환경에 대한 만족이 79.2%로 높았다. 다만 본인의 소득에 대한 만족은 53.3%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10명 중 2명은 '보통'에서 '불만족'의 응답을 한 가운데, 지난 1년간 체류 외국인 중 19.7%가 차별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용하는 장소나 서비스 중 상점·음식점·은행과 직장·일터에서 차별을 주로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대학, 집주인 또는 부동산 중개업소와 공공기관에서는 낮은 응답률을 보였다. 국내 생활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언어였다. 인종차별 경험에 있어 '외국인에 대한 오해 또는 무시'는 16.1%로 크지 않은 수준이었다. 언어(43.4%), 외로움(28.8%), 생활방식.음식 등 문화차이(27.8%), 경제적 어려움(20.0%) 등의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족 간의 갈등(2.4%), 자녀양육 및 교육(7.9%) 등 제도적 뒷받침이 가능한 부분에서는 응답이 적었다. 남녀별로 보면 남성의 경우 외로움(31.9%), 언어 문제(45.8%), 생활방식.음식 등 문화차이(29.8%)에서 여성에 비해 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여성의 경우 자녀양육 및 교육(12.0%), 경제적 어려움(21.9%), 외국인에 대한 오해 또는 무시(17.1%) 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응답을 보였다. 송준혁 통계개발원장은 “체류 외국인의 한국 생활에 대한 분석 결과가 이민자 증가와 다문화 가정의 보편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 사회통합 및 편익 증진을 위한 노력에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3-09-06 11:38:17[파이낸셜뉴스] 북한이 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 월북 이후 처음으로 그가 망명 의사를 밝혔다고 관영 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16일 보도했다. 이날 통신은 '미군병사 트래비스 킹에 대한 중간조사결과' 제하 보도를 게재하고 킹 이병이 북한 영내에 "불법 침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北 "미군 내 인종차별 반감으로 킹 이병 월북" 미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역공세 통신은 또 지난달 18일 "관광객들 속에 끼워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돌아보던 킹은 군사분계선상에 있는 조미군부접촉실과 경무관휴계실 사이에서 고의적으로 우리측 구역으로 침입했다가 근무 중에 있던 조선인민군 군인들에 의해 단속됐다"고 했다. 이어 "해당 기관에서 조사한 데 의하면 트래비스 킹은 자기가 공화국 영내에 불법침입한 사실을 인정했다"며 "불평등한 미국사회에 환멸을 느꼈다고 하면서 우리나라(북한)나 제3국에 망명할 의사를 밝혔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통신은 "미군 내에서의 비인간적인 학대와 인종차별에 대한 반감을 품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으로 넘어올 결심을 하였다고 자백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2일(현지시각) 정례브리핑에서 “군 통신선을 통해 지난 48시간 내 비무장지대 내 유엔사로 북한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며 “실질적인 전화 통화는 아니었고 확인 전화였다”고 답했다. 드류 해리슨 유엔군 부사령관도 지난달 24일 킹 이병과 관련해 "휴전 협정하에 확립된 장치를 통해 북한군과 대화가 개시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다음 날인 25일 “내가 이해하는 건 북한이 메시지 수신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라며 “그것이 실제 응답으로 간주되는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이같이 킹 이병과 관련 미국과 유엔사는 북한과 최소 2차례 이상의 연락을 주고받으며 북측과 연락을 시도했지만, 그의 안위를 확인하는 의미 있는 소통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北킹 이병 건강 확인과 美와 소통 조치가 정상, 北인권 상황 판단의 가늠자가 될 것 전문가들은 북한은 한국, 미국뿐 아니라 국제사회로부터 심각한 인권유린 상황에 질책을 받으며 개선요구 압박을 받고 있는 환경하에서 미군 병사 월북 사건을 기화로 도리어 미국의 인권상황이 열악하다는 억지 공세로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레버리지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벌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길주 고려대학교 일민국제관계연구원 연구교수는 "인권유린으로 궁지에 몰린 북한이 킹 이병의 월북 사건의 첫 반응으로 그 원인을 미군 내 인종차별과 비인간적인 학대로 돌리면서 미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공세를 높이려는 의도의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해석했다. 반 교수는 "북한의 소위 '중간조사결과' 언급을 보면 자국의 인권유린을 무마하기 위해 미국의 인권상황을 공격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며 "북한이 특정 개인의 일탈을 전략적,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모습을 보인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최근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인권탄압 개선 압박이 가장 강한 시기라는 점에서 이 사건을 역이용하려는 속내가 강하게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미국뿐 아니라 국제사회는 북한이 킹 이병 사건을 어떻게 다루는지도 북한인권 상황을 판단하는 또 다른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북한이 이미 킹 이병 사건을 국내외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보인 만큼 그 자체만으로도 인권존중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는 측면을 지적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반 교수는 "킹 이병 건강상태를 정확히 확인해 주고 그가 그의 조국인 미국 당국과 최소한의 소통을 하도록 기본조치부터 하는 것이 인권 차원에서 정상적인 모습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8-16 13:1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