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선생님과 중고등학생들의 특별한 만남을 연결하는 '최애티처'가 미미미누와 함께한 스페셜 에피소드를 공개한다. 미미미누는 오는 25일 9700 스튜디오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되는 '최애티처' 4회에 출연, 외국어고등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영어 회화 수업을 진행한다. 미미미누는 각 분야에서 최고의 역량을 보유한 스타 선생님이 중고등학교로 찾아가는 '최애티처'를 통해 영어 선생님으로 수업을 펼친다. 다년 간의 수학능력시험 준비를 통해 명문대에 입학한 후 수험 생활과 교육, 입시 관련 콘텐츠를 선보여온 미미미누는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근거 있는 자신감을 보인다. 미미미누는 "이전까지 부임했던 선생님들이 전부 아이돌이라 비주얼만으로 자존감이 뚝 떨어졌다"면서도, "'수험생들의 아이돌'이라는 수식어를 부정하지 않겠다. 나는 수능만 5번 치른 '뱀의 머리'"라며 유쾌하게 학교를 찾는다. 이날 미미미누는 자신의 담당 과목이 영어로 낙점된 데 대해 "주한미군 카투사 출신이고, 5번의 수능 중 최종 수능에서는 만점을 기록했다"며 자신만만해 한다. 하지만 이날 방문할 학교가 외국어고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당당하던 그도 찐 당황을 드러낸다. 본격적으로 학교에 입성해 영어 회화 수업을 담당하게 된 미미미누는 원어민 선생님과도 막힘 없이 대화하며 놀라운 회화 실력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SNS 중독'을 주제로 거침없는 수업과 토론을 진행해 학생들의 박수를 이끌어낸다. 미미미누의 깜짝 등장에 학생들은 그 어느 때보다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는가 하면, 영어 독해와 토론 수업에 열정적으로 참여했다는 후문이다. 이날의 수업을 마친 미미미누는 학생들과의 1:1 퍼스널티칭을 통해 입시에 관한 현실적인 상담까지 진행한다. 성적 상승이 고민인 학생에게는 각종 과목의 등급을 꼼꼼하게 체크한 뒤 "수학이 반이고, 내신은 암기에 대한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상승이 가능하다"는 맞춤형 조언을 건넨다. 또 "원하는 대학이 없다"는 한 학생의 고민에는 "대학보다는 학과에 집중해야 한다. 인터넷으로 학과에 대한 정보를 꼼꼼하게 찾아본 뒤 진로를 결정하라"는 팁을 전하기도 한다. 미미미누가 출연한 '최애티처'는 25일 오후 5시 유튜브 채널 9700 STUDIO에서 확인할 수 있다. enterjin@fnnews.com 한아진 기자 (사진=오오티비)
2024-04-23 11:51:07[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옛날에 한 의원이 있었다. 그 의원은 붉은 색 광물인 주사(朱砂)를 약으로 많이 사용해서 난치병 환자를 치료했다. 주사는 단사(丹砂)라고도 한다. 주(朱)자나 단(丹)자는 모두 색이 붉다는 의미다. 의서에 보면 주사는 심(心)에 들어가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다고 나와 있다. 그래서 심신안정 효과가 있는 천왕보심단(天王補心丹)이나 주사안신환(朱砂安神丸)과 같은 처방에 주사가 들어간다. 환약 이름에 단(丹) 자가 쓰인 것은 귀하다는 의미도 있지만, 보통 주사가루를 입혀서 색이 붉은 것들이다. 연금술사들도 주사를 많아 사용했다. 연금술사들은 “만약 장생하여 늙지 않고 명(命)을 보호하고 신(神)을 안정시키고자 할 때는 단사(丹砂, 주사)를 먹어야 한다.”라고 했다. 그래서 주사를 이용해서 불로장생약을 만들고자 했다. 그래서 민간에서도 주사를 먹었다. 또한 귀신을 물리친다고 믿어서 부적의 붉은 글씨를 쓰는데도 사용되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주사는 황화수은 화합물로 수은을 제거해서 사용해야 했다. 주사에 포함된 수은을 제거하는 것을 수비(水飛)한다고 하는데, 수비하는 과정은 무척 까다롭고 수고로운 작업이다. 의원은 먼저 주사를 유발에 넣고 잘게 깨서 갈아냈다. 그러고 나서 자석으로 철가루를 제거했다. 그 다음에는 유발에 물을 채워 넣은 후 물과 섞여 있는 주사를 절구공이로 곱게 빻았다. 물을 넣지 않고 갈아내면 열에 의해서 수은이 기화되면서 호흡기로 흡입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자칫 실명을 할 수도 있다. 유발에 물을 넣고 주사가루를 아주 곱게 빻으면 현탁액처럼 섞인다. 이때 위로 뜬 것들을 깨끗한 그릇에 옮겨서 침전시켜 말린다. 말린 주사에 다시 물을 넣고 갈아 주는데 이렇게 걸러내서 말리는 과정을 7번 반복한다. 그러면 수은독성이 제거된 수비주사(水飛朱砂)를 얻을 수 있다. 의원의 약방에는 환자들이 북새통을 이루었다. 주로 정신이 없거나 미친 것 같고,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벌렁거리고 깜짝깜짝 잘 놀라는 환자들이 많았다. 의원은 수비주사를 처방해서 명의라는 소리를 들었다. 주위의 의원들은 명의가 도대체 어떤 약을 쓰는지 궁금했다. 어느 날 한 의원이 명의에게 “의원님은 대체 어떤 비방이 있기에 그리 심약한 환자들이 처방만 하면 낫는 것이요?”하고 물었다. 그러나 명의는 “제 처방은 별것이 없습니다. 주사를 수비해서 사용했을 뿐입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의원은 “그 붉은 주사 말씀인가요?”하고 놀랐다. 이 말을 들은 의원들은 자신들도 수비주사를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돈에만 관심이 있고 용렬했기에 정성을 가하지 않고 수비를 대충 대충했다. 그래서 이들의 수비주사에는 수은이 여전히 그대로 함유되어 있었다. 심지어 만들어 놓은 수비주사가 없으면 주사를 불에 구워서 그냥 곱게 갈아서 가루내어 사용하기까지도 했다. 수은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겉으로 보면 제대로 수비가 되었는지 안 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의원들은 그들이 만든 수비주사를 환약에 넣어 환자들에게 처방했다. 그런데 이 처방을 복용한 환자들은 얼굴빛이 붉어지고 가슴이 불타는 듯했다. 목이 타들어가는 듯 아팠고 복통과 함께 구토, 설사도 있었다. 오랫동안 복용한 환자들의 입안에는 구창(口瘡)이 가득했다. 바로 수은중독이었다. 의원들은 명의를 찾아 항의를 했다. 한 의원이 “당신이 알려준 방법대로 주사를 환자들에게 처방했더니 화염(火炎)과 같은 부작용이 심해서 모두들 더 큰 병을 얻었다고 아우성이니 이를 어쩌란 말이요?”라고 하면서 삿대질을 하면서 항의했다. 그러나 명의는 의원들이 수비주사를 대충 만들어 처방했다는 것을 알고 “당신들은 어쩌자고 제대로 수비도 안된 주사를 함부로 약에 넣었단 말이요. 주사는 오독(五毒) 중에 하나요. 주사에는 대열(大熱)한 독이 있어서 수비를 철저하게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사는 심신을 진정시키고 길러 주지만 수비를 하더라도 제대로 만들지 않으면 오히려 병을 키우고 새로운 병이 생길 뿐입니다. 자칫 황천길로 갈 수도 있소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의원들은 깜짝 놀랐다. 의원들은 겁이 났다. 한 의원이 벌벌 떨면서 “그렇다면 해독을 시키는 처방이 있으면 좀 알려주시오. 제가 처방한 주사를 먹고서 환자들이 죽을 것 같다고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라고 사정을 했다. 명의는 “그렇다면 돼지고기를 먹이도록 하시오. 의서에 보면 돼지고기는 맛은 시고 성질은 차서 특히 주사의 독을 억누르고 열독을 누르고 수은중독으로 인한 풍증(風症)을 풀어주고 흙구덩이 속의 나쁜 기운에 중독된 것을 풀어준다고 했소이다. 요즘 유황도 많이 먹는데, 돼지고기는 또한 유황의 독을 푸는 효과도 있소이다.”라고 했다. 과거에는 허리나 음부의 냉증, 다리가 차고 아프며 힘이 없을 때, 근골을 튼튼히 하고 양기를 키우고자 유황을 먹었다. 유황도 성질이 아주 뜨겁고 독이 있다. 그래서 유황도 곱게 살아서 수비해서 써야 했다. 그러나 제대로 수비를 안하거나 너무 많이 복용하면 독성이 생긴다. 명의는 이어서 “주사독으로 열이 나고 매우 위독할 때는 살찐 기름진 돼지고기 5근, 파와 염교 각 반 근을 삶아서 먹거나 국을 만들어 먹게 하면 좋소. 이렇게 하면서 배에서 꾸르륵 소리가 나면서 열독이 설사로 빠져나오는 것이요.”라고 일러주었다. 돼지고기에는 아연, 셀레늄과 함께 아미노산이 풍부해서 중금속을 흡착해서 배출하는 효능이 있다. 또한 황함유식품도 중금속 배출효과가 있어 파, 염교, 마늘, 양파, 콩, 계란 노른자와 함께 먹는 것도 좋다. 명의가 돼지고기와 함께 파와 염교를 함께 삶아 먹으란 것도 괜한 말이 아니다. 그러자 또 다른 의원이 “돼지고기는 가난한 집안은 구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돼지비계는 어떻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명의는 “돼지비계도 좋소이다. 돼지비계는 장위를 매끄럽게 하고 대소변을 잘 나가게 해서 부종에도 좋고, 주사나 석웅황과 같은 독을 제거하고 제반 간독(肝毒)을 제거하면서 풍열(風熱)을 제거하고 폐를 촉촉하게 하기 때문에 갑자기 목이 쉬면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거나 상기가 되면서 기침이 나는 것에 특효하오. 특히 광물성 독과 흙 속의 독을 제거하는데 좋아서 요즘처럼 토우(土雨)가 많이 내리는 날에는 돼지비계를 일부러라도 먹는 것이 좋소.”라고 했다. 토우(土雨)는 흙비로 요즘의 황사비에 해당한다. 명의의 설명을 듣고서 한 의원이 의아해하면서 “많은 육류 중에 하필 돼지고기만 그런 효능이 있다는 것이요?”하고 물었다. 그러자 명의는 “돼지는 수(水)에 속하면서 성질이 차서 화열(火熱)을 제거하고 열독을 씻어내는 효능이 있기 때문인 것이요. 참고로 유황독은 돼지고기 좋지만 오리고기를 끓여서 먹어도 도움이 됩니다. 오리고기 또한 냉성으로 열독을 푸는 효과가 있소이다.”라고 했다. 의원들은 서둘러서 주사 부작용이 나타난 환자들에게 돼지고기와 파, 염교 등을 넣어 삶아 먹게 했다. 그랬더니 상열감이 줄고 얼굴이 붉은 것이 가라앉았으며, 설사를 하고 나더니 불덩이가 들어있는 것 같았던 흉격과 장위의 열기도 사라졌다. 실제로 옛날에는 주사를 약으로 함부로 사용해서 주사독(朱砂毒), 단사독(丹砂毒), 유황독(硫黃毒)에 관련된 내용이 문헌에 자주 등장한다. 그래서 해독하는 방법이 필요했고, 돼지고기를 먹으면 해독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요즘도 수비주사를 약으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조심해야 한다. 탄광에서 일하는 광부들도 일을 마치면 돼지고기를 즐겨 먹었다. 경험에 의한 식이요법이었겠지만 일리가 있는 해독법이다. 요즘에도 먼지가 많은 곳에서 일을 하거나 봄철 황사가 많이 부는 날에 돼지고기 삼겹살을 먹는 사람들이 많다. 이 역시 비웃을 일이 아니다. * 제목의 ○○은 ‘돼지’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活幼心書> 水飛硃砂. 先以碎石引去鐵屑, 次用水乳缽內細杵, 取浮者飛過, 淨器中澄清去上余水, 如此法一般精製, 見硃砂盡乾用. (수비주사. 먼저 자석으로 철가루를 제거하고 그 다음 물을 써서 유발에서 절구공이로 곱게 빻는다. 물에 뜬 것을 취해서 깨끗한 그릇에 옮겨서 침전시키고 물을 따라 낸다. 이와 같은 것이 일반적인 정제법인데, 주사가 보이면 말려서 쓴다.) <본초강목> ○ 丹砂. 身體五臟百病, 養精神, 安魂魄, 益氣明目, 殺精魅邪惡鬼. 久服通神明不老. (단사. 신체와 오장의 온갖 병을 치료하고, 정신을 기르고 혼백을 안정시키며, 기를 북돋우고 눈을 밝게 한다. 요사한 귀신과 사악한 악귀를 죽인다. 오래 복용하면 신명이 통하여 늙지 않게 된다.) ○ 朱砂鎭養心神, 但宜生使. 若煉服, 少有不作疾者. 一醫疾, 服伏火者數粒, 一旦大熱, 數夕而斃. (주사는 심신을 진정시키고 길러 주지만 생으로 하여 사약으로 써야한다. 제련하여 복용하면 질병이 생기지 않는 경우가 적다. 어떤 의원이 질병을 앓자 단사를 불에 복하여 몇 알을 복용하였는데, 하루 지난 아침에 심한 열이 나다 며칠 뒤에 죽었다.) ○ 豭猪肉. 酸冷無毒. 壓丹石, 解熱毒, 宜肥熱人食之. 補腎氣虛竭.千金 療水銀風, 並中土坑惡氣. (숫돼지고기. 맛은 시고 성질은 차고 독이 없다. 단석약의 독을 억누르고, 열독을 풀어주므로 비만하고 열이 나는 사람이 먹으면 알맞다. 신기가 허하거나 고갈된 것을 보해 준다. 수은 중독으로 인한 풍증을 풀어 주고 흙구덩이 속의 나쁜 기운에 중독된 것을 풀어 준다.) ○ 脂膏. 煎膏藥, 解斑蝥ㆍ芫靑毒.別錄 解地膽ㆍ亭長ㆍ野葛ㆍ硫黃毒ㆍ諸肝毒, 利腸胃, 通小便, 除五疸水腫, 生毛髮. 利血脈, 散風熱, 潤肺. 入膏藥, 主諸瘡. (돼지비계. 맛은 달고 성질은 약간 차고 독이 없다. 졸여서 고약을 만들어 쓰면 반묘나 원청의 독을 풀어 준다. 지담, 정장, 야갈, 석유황의 독을 풀어 주고, 여러 가지 간의 독을 풀어 준다. 장위를 매끄럽게 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오달과 수종을 제거하고, 모발을 나게 한다. 풍열을 흩어 내며, 폐를 자윤한다. 고약에 넣으면 여러 가지 창을 주치한다.) <동의보감> ○ 豚肉. 性寒一云涼, 味苦, 微毒. 解熱. 療水銀風, 壓丹石毒. (돼지고기. 성질이 차고 서늘하다고도 한다. 맛은 쓰며 약간의 독이 있다. 열을 풀어준다. 수은 중독과 단석의 독을 치료한다.) ○ 石硫黃. 性大熱, 味酸, 有毒. 主心腹積聚, 邪氣冷癖, 腰腎久冷, 冷風頑痺, 脚冷疼弱無力. 堅筋骨, 壯陽道, 除頭禿惡瘡, 下部䘌瘡, 殺疥癬蟲. 凡使, 熔化入麻油中, 或入童便中浸七日, 細硏水飛用. (석유황. 성질이 아주 뜨겁고 맛은 시며 독이 있다. 명치의 적취와 사기, 냉기가 뭉친 것, 허리와 신의 오래된 냉증, 냉풍으로 감각이 없는 것, 다리가 차고 아프며 힘이 없는 것에 주로 쓴다. 근골을 튼튼히 하고, 양기를 돋우며, 머리가 벗겨지는 것과 악창, 음부의 감닉창을 없애고, 개선충을 죽인다. 쓸 때는 녹여서 참기름에 넣거나 동변에 7일 동안 담갔다가 곱게 갈아 수비해서 쓴다.) ○ 硫黃毒. 令人心悶, 取猪羊熱血飮之. 又宿冷猪肉, 及鴨肉羹冷食之. 又黑錫煎取汁飮之. 又生羊血飮之. (유황에 중독되어 가슴이 답답할 때는 돼지나 양의 뜨거운 피를 마신다. 또, 하룻밤 동안 식힌 돼지고기나 오리고기의 국을 차게 먹는다. 또, 납을 달인 물을 마신다. 또, 살아 있는 양의 피를 마신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04-17 16:59:00"이거 보세요. 지금은 맹물에 담갔으니까 리트머스 종이가 반응을 안 하지만, 마약류가 첨가된 액체에 담그면 리트머스 종이가 검은색으로 변한다고…." 지난 3일 경기 수원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에서 만난 정희선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 석좌교수(약학박사)는 자신의 연구팀에서 만든 휴대용 마약류 진단키트인 '필스크린'을 기자 앞에서 시연했다. '필스크린'은 정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2022년에 세계 최초로 개발한 휴대용 마약류 진단키트다. 필로폰, 엑스터시(MDMA), 코카인, 펜타민, 케타민 등 10여종류의 마약류를 검출할 수 있다. 정 교수는 "필스크린이 상용화되면 '퐁당 마약'(술잔, 음료잔 등에 타인이 몰래 타는 마약)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일선 경찰관들이 마약류 흡입 현장을 적발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소변·모발검사법 만든 '마약류 검사' 1세대정 교수는 마약류 검사 분야의 1세대 연구자다. 현재 검찰이나 경찰이 쓰는 소변검사,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등이 수행하는 모발검사 방법도 모두 정 교수의 손에서 탄생했다. 그는 "국과수의 연구원으로 재직하던 시절에 소변검사와 모발검사를 내 손으로 발명한 것이 내 인생에서 국가에 가장 큰 공을 세운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일각에서는 소변검사가 세계 각국에서 약물 복용 여부를 검사하는 데 널리 쓰이는 것이므로 이것을 정 교수가 '발명'했다고 말하기 어렵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소변검사를 마약류 검사로 이용하는 사례는 드물다고 한다. 또 국가마다 흡입하는 마약류의 취향이 다르다 보니 타국의 기술을 그대로 국내에 적용하기는 힘들다. 정 교수는 "소변검사 기술을 개발한 것이 1985년이다. 그 당시 한국의 주류 마약류는 필로폰이었지만, 미국의 주류 마약류는 헤로인과 코카인이었다"면서 "이 같은 이유에서 미국의 소변검사 기법을 그대로 한국에 가져올 수 없었다. 꼬박 2년 동안 실험용 쥐를 이용해 소변에서 마약류를 검출하는 방법을 연구한 끝에 한국 실정에 맞는 소변검사 기술을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소변검사는 한국의 마약류 범죄 상황의 변화를 생각했을 때 적기에 개발된 '신의 한 수'였다. 정 교수에 따르면 1985년 이전의 한국은 마약 소비나 유통은 미미했고 주로 생산 거점으로 쓰였다고 한다. 마약사범들이 일본에 밀수하기 위한 필로폰을 제조하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1985년에 한일 간 경찰 공조 체제가 형성되면서 국내에 제조 거점을 잡은 마약 조직은 일본으로 필로폰을 수출하기 어려워졌다. 일본 수출길이 막힌 마약제조업자들은 국내 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이에 따라 필로폰이 국내에 유통되면서 국내에도 마약 투약자들이 늘기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정 교수의 소변 검출 기술이 적기에 개발되면서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들은 현장에서 빠르게 마약사범들을 가려낼 수 있었다고 한다. 마약사범 증가세를 막는 결정적 역할을 한 셈이다. 모발검사는 소변검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1993년에 개발됐다. 정 교수는 "소변검사의 경우 3~4일 전에 투약한 것만을 확인할 수 있어 오래전에 마약류를 투약한 사람은 색출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면서 "이 같은 문제점이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이 지적했고, 이에 모발검사법을 배우러 미국으로 건너갔다. ■마약류조기경보시스템·마약류투약현황통계 구축해야정 교수는 현재 국제연합 마약범죄사무소(UNODC)의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정 교수는 이 직을 수행하면서 한국에 마약류조기경보시스템이 없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했다. 마약류조기경보시스템이란 현재 자국에서 어떠한 마약류가 발견됐는지를 유관기관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그는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UNODC에 가면 각국의 마약류조기경보시스템이 공유한 정보 등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발견된 마약류들의 정보를 알 수 있다"면서 "하지만 한국에는 이 같은 마약류조기경보체계가 마련되어있지 않다. 마약청 같은 통합 부처가 없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약류조기경보시스템은 경찰과 검찰, 세관은 물론 부검실, 응급실 등까지 포괄하면서 범정부적으로 구축되어야 한다"면서 "부검실과 응급실이 필요한 이유는 수사기관에서 놓칠 수 있는 마약류 투약 현황을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에 마약류 투약 현황 통계가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적발된 마약사범에 대한 통계가 있을 뿐 전체 마약 투약자에 대한 통계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에서는 현재 대검찰청에서 집계하는 마약류 사범 통계가 있긴 한데, 이는 검찰에 의해 검거된 이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므로 한국에 마약류가 얼마나 퍼져있는지를 파악할 수는 없고, 또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강화하면 사범 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한계점이 있다"면서 "전수조사를 하면 제일 좋겠지만, 이것이 어렵다면 익명성을 보장한 상태에서 표본조사를 해 대략 국민의 몇 퍼센트가 마약류에 중독돼 있는지를 알아야 증거에 기반한 마약류 수사·예방 정책을 펼 수 있다"고 전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4-16 18:08:31서울시교육청은 약사·변호사·퇴직교원 등 30명으로 구성된 마약류 예방 교육 전문강사 인력풀을 구축해 오는 22일부터 본격 운영한다고 16일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각급 학교에서 실시해야 하는 먀약·약물중독 예방 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약류 예방 교육 전문강사 인력풀을 위촉하게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와 협력해 약사·변호사·퇴직교원 등 전문가로 구성된 마약 예방 교육 인력풀을 구성하고, 지난달부터 학생 교육을 위한 역량 강화 연수를 진행했다. 해당 과정을 수료한 전문 강사 30명은 오는 22일부터 11월까지 희망하는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반별 마약 예방교육 1500회를 지원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6월 △서울시 △서울경찰청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와 함께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캠페인, 공모전, 걷기대회 등 청소년 마약 예방 홍보를 협력해 지속 추진하고 있다. 윤홍집 기자
2024-04-16 18:02:09마약 중독자가 약을 끊으려면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마약투약자 전문 재활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야 하고, 약에 의존하는 습관은 없애기 위해 치료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마약 금단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약이 있다면 어떨까. 재활병원에서 하는 치료는 금단 현상으로 몸이 떨리거나, 고통이 발생하거나 할 때마다 그에 맞는 약을 처방해주는 것 뿐이다. 재활을 도울 수 있는 마약 중독치료제는 이제 전세계적인 관심사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마약류 중독치료제를 개발하는 곳들이 있다고 한다. '비보존'이라는 제약업체는 신약 후보물질 VVZ-2471에 대한 임상 2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VVZ-2471은 미국에서 마약류 중독 치료제로서 개발되고 있다. 비보존은 해당 후보물질의 임상 2상에 앞서 오는 5월에 미국 약물 중독 치료 전문가들과 협력해 미국 국립 약물남용연구소(NIDA)의 신약개발 지원사업에 지원할 예정이다. 또 인벤티지랩은 1개월 장기지속형 마약류 중독 치료제 'IVL3004'을 개발하고 있다. 이 후보물질은 헤로인과 펜타닐, 모르핀 등 아편계 마약류를 타깃으로 개발 중이다. 지난해 상반기 호주 인체윤리위원회에 IVL3004의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이들 국내 제약사들의 주고객은 해외 시장이다. 국내보다는 미국 등 주요 국가의 마약 중독자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 아편계 합성 마약 오피오이드의 일종인 펜타닐은 북미 지역 내 마약 중독에 따른 사망의 주요 원인이다. 미국에서는 2021년 오피오이드 중독으로 최소 8만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 7만명이 펜타닐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국내에서는 지난해 종류와 무관하게 마약류를 투약한 사범은 연간 1만899명에 그친다. 갈수록 느는 국내 마약류 사범 규모를 고려하면 국내에서도 다양한 마약류 치료제가 이용될 수 있도록 개방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에 마약류 중독 치료제로서 허가가 난 성분은 날록손이며 국내 일부 제약사들이 제조하고 있다. 주사제이고 전문의약품이다. 현재 개발 중인 마약류 치료제는 경구용(먹는) 치료제이거나 주사 주기가 길어서 장기간 효과가 있는 등 개선된 측면이 있다. 이승엽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조교수는 "치료제를 이용하면 마약류에 대한 갈망이나 마약류 사용에 따른 합병증이 줄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권한다"며 "제약사에서 국내 허가용 임상시험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공공의 역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4-14 19:07:02[파이낸셜뉴스] 마약 중독자가 약을 끊으려면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마약투약자 전문 재활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야 하고, 약에 의존하는 습관은 없애기 위해 치료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마약 금단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약이 있다면 어떨까. 재활병원에서 하는 치료는 금단 현상으로 몸이 떨리거나, 고통이 발생하거나 할 때마다 그에 맞는 약을 처방해주는 것 뿐이다. 재활을 도울 수 있는 마약 중독치료제는 이제 전세계적인 관심사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마약류 중독치료제를 개발하는 곳들이 있다고 한다. '비보존'이라는 제약업체는 신약 후보물질 VVZ-2471에 대한 임상 2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VVZ-2471은 미국에서 마약류 중독 치료제로서 개발되고 있다. 비보존은 해당 후보물질의 임상 2상에 앞서 오는 5월에 미국 약물 중독 치료 전문가들과 협력해 미국 국립 약물남용연구소(NIDA)의 신약개발 지원사업에 지원할 예정이다. 또 인벤티지랩은 1개월 장기지속형 마약류 중독 치료제 'IVL3004'을 개발하고 있다. 이 후보물질은 헤로인과 펜타닐, 모르핀 등 아편계 마약류를 타깃으로 개발 중이다. 지난해 상반기 호주 인체윤리위원회에 IVL3004의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이들 국내 제약사들의 주고객은 해외 시장이다. 국내보다는 미국 등 주요 국가의 마약 중독자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 아편계 합성 마약 오피오이드의 일종인 펜타닐은 북미 지역 내 마약 중독에 따른 사망의 주요 원인이다. 미국에서는 2021년 오피오이드 중독으로 최소 8만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 7만명이 펜타닐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국내에서는 지난해 종류와 무관하게 마약류를 투약한 사범은 연간 1만899명에 그친다. 갈수록 느는 국내 마약류 사범 규모를 고려하면 국내에서도 다양한 마약류 치료제가 이용될 수 있도록 개방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에 마약류 중독 치료제로서 허가가 난 성분은 날록손이며 국내 일부 제약사들이 제조하고 있다. 주사제이고 전문의약품이다. 현재 개발 중인 마약류 치료제는 경구용(먹는) 치료제이거나 주사 주기가 길어서 장기간 효과가 있는 등 개선된 측면이 있다. 이승엽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조교수는 "치료제를 이용하면 마약류에 대한 갈망이나 마약류 사용에 따른 합병증이 줄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권한다"며 "제약사에서 국내 허가용 임상시험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공공의 역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4-12 11:20:58[파이낸셜뉴스] 비보존은 마약중독 치료제 ‘VVZ-2471’ 및 그 유도체에 대해 미국 물질 특허 등록 허가를 받았다고 8일 밝혔다. 현재 VVZ-2471은 국내를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도 특허 등록이 진행 중이다. VVZ-2471은 다중 타겟 신약발굴 원천기술로 발굴한 경구용 신약 후보물질로 진통 효능과 함께 마약 및 약물 중독 치료에 효과가 있다. 국내에서는 신경병성 통증 치료제로, 미국에서는 마약중독 치료제로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VVZ-2471은 이미 국내 임상1상을 통해 내약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지난 3월에는 국내 임상2상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VVZ-2471은 경구용 치료제로 비보존제약이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한 오피란제린(VVZ-149) 주사제와 보완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편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오피오이드 등 약물 중독과 남용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미국에서는 마약 및 약물 중독 치료제로 임상2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먼저 미국 약물 중독 치료 전문가들과 협력해 미국 국립 약물남용연구소(NIDA)의 신약개발 지원사업에 지원할 예정이다. 비보존 관계자는 “VVZ-2471은 비임상 연구를 통해 통증 억제 외에 약물 중독 치료제로써의 효능도 확인했다”며 “이번 미국 특허 등록 결정을 계기로 마약 및 약물 오남용 문제가 국가적 위기로까지 인식되고 있는 미국에서 연구개발과 임상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4-04-08 08:31:03[파이낸셜뉴스] "이거 보세요. 지금은 맹물에 담갔으니까 리트머스 종이가 반응을 안 하지만, 마약류가 첨가된 액체에 담그면 리트머스 종이가 검은색으로 변한다고..." 지난 3일 경기 수원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에서 만난 정희선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 석좌교수(약학박사)는 자신의 연구팀에서 만든 휴대용 마약류 진단키트인 '필스크린'을 기자 앞에서 시연했다. '필스크린'은 정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2022년에 세계 최초로 개발한 휴대용 마약류 진단키트다. 필로폰, 엑스터시(MDMA), 코카인, 펜타민, 케타민 등 10여종류의 마약류를 검출할 수 있다. 정 교수는 필스크린이 상용화되면 '퐁당 마약'(술잔, 음료잔 등에 타인이 몰래 타는 마약)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일선 경찰관들이 마약류 흡입 현장을 적발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소변·모발검사법 만든 '마약류 검사' 1세대정 교수는 마약류 검사 분야의 1세대 연구자다. 현재 검찰이나 경찰이 쓰는 소변검사,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등이 수행하는 모발검사 방법도 모두 정 교수의 손에서 탄생했다. 그는 "국과수의 연구원으로 재직하던 시절에 소변검사와 모발검사를 내 손으로 발명한 것이 내 인생에서 국가에 가장 큰 공을 세운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일각에서는 소변검사가 세계 각국에서 약물 복용 여부를 검사하는데 널리 쓰이는 것이므로 이것을 정 교수가 '발명'했다고 말하기 어렵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소변검사를 마약류 검사로 이용하는 사례는 드물다고 한다. 또 각 국가마다 흡입하는 마약류의 취향이 다르다 보니 타국의 기술을 그대로 국내에 적용하기 힘들다. 정 교수는 "소변검사 기술을 개발한 것이 1985년이다. 그 당시 한국의 주류 마약류는 필로폰이었지만, 미국의 주류 마약류는 헤로인과 코카인이었다"면서 "이같은 이유에서 미국의 소변검사 기법을 그대로 한국에 가져올 수 없었다. 꼬박 2년 동안 실험용 쥐를 이용해 소변에서 마약류를 검출하는 방법을 연구한 끝에 한국 실정에 맞는 소변검사 기술을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소변검사는 한국의 마약류 범죄 상황의 변화를 생각했을 때 적기에 개발된 '신의 한 수'였다. 정 교수에 따르면 1985년 이전의 한국은 마약 소비나 유통은 미미했고 주로 생산 거점으로 쓰였다고 한다. 마약사범들이 일본에 밀수하기 위한 필로폰을 제조하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1985년에 한일간 경찰 공조 체제가 형성되면서 국내에 제조 거점을 잡은 마약 조직은 일본으로 필로폰을 수출하기 어려워졌다. 일본 수출길이 막힌 마약제조업자들은 국내 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이에 따라 필로폰이 국내에 유통되면서 국내에도 마약 투약자들이 늘기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정 교수의 소변 검출 기술이 적기에 개발되면서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들은 현장에서 빠르게 마약 사범들을 가려낼 수 있었다고 한다. 마약사범 증가세를 막는 결정적 역할을 한 셈이다. 모발검사는 소변검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1993년에 개발됐다. 정 교수는 "소변 검사의 경우 3~4일 전에 투약한 것만을 확인할 수 있어 오래전에 마약류를 투약한 사람은 색출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면서 "이같은 문제점이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이 지적했고, 이에 모발검사법을 배우러 미국으로 건너갔다. 하지만 앞서 설명하였듯 한국의 마약류 취향이 다르다 보니, 이를 내재화하는 작업을 거칠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의 기억을 회상했다. 마약류조기경보시스템·마약류투약현황통계 구축해야정 교수는 현재 국제연합 마약범죄사무소(UNODC)의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정 교수는 이 직을 수행하면서 한국에 마약류조기경보시스템가 없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했다. 마약류조기경보시스템이란 현재 자국에서 어떠한 마약류가 발견됐는지를 유관기관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그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있는 UNODC에 가면 각국의 마약류조기경보시스템이 공유한 정보 등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발견된 마약류들의 정보를 알 수 있다"면서 "하지만 한국에는 이같은 마약류조기경보체계가 마련되어있지 않다. 마약청 같은 통합 부처가 없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약류조기경보시스템은 경찰과 검찰, 세관은 물론 부검실, 응급실 등까지 포괄하면서 범정부적으로 구축되어야 한다"면서 "부검실과 응급실이 필요한 이유는 수사기관에서 놓칠 수 있는 마약류 투약 현황을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에 마약류 투약 현황 통계가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적발된 마약사범에 대한 통계가 있을 뿐 전체 마약 투약자에 대한 통계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에서는 현재 대검찰청에서 집계하는 마약류 사범 통계가 있긴 한데, 이는 검찰에 의해 검거된 이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므로 한국에 마약류가 얼마나 퍼져있는지를 파악할 수는 없고, 또 검찰과 경찰 등 수사 기관에서 수사를 강화하면 사범 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한계점이 있다"면서 "전수조사를 하면 제일 좋겠지만, 이것이 어렵다면 익명성을 보장한 상태에서 표본조사를 해 대략 국민의 몇 퍼센트가 마약류에 중독돼 있는지를 알아야 증거에 기반한 마약류 수사·예방 정책을 펼 수 있다"고 전했다. 국과수의 초대 원장까지 지닌 정 교수는 이제 교육자로서의 제2의 인생을 걷고 있다. 이미 충남대에서 6년, 성균관대에서 4년 총 10년을 대학교 교원으로서 살아왔다. 그는 "국과수에서 32년간 봉직하며 터득한 정보·지식을 후배 세대들에게 전수하는 것이 내 위치에서 국가의 발전을 위해 이바지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대한민국이 마약청정국의 지위를 되찾기 위해 연구자로서 혹은 교육자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4-08 08:09:53#. 20대 여성 A씨는 지난 2021년 12월 12일 오후 10시 30분께 부산의 한 주점에서 30대 남성 B씨와 함께 술을 마시던 중 갑자기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A씨가 잠시 화장실을 간 사이 B씨가 A씨의 술잔에 엑시터시(MDMA)를 몰래 타 놓았던 것이다. A씨는 다음 날 자신의 증상을 경찰에 알렸다. B씨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됐고, 지난해 6월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로부터 역 2년과 40시간의 약물치료강의 수강을 선고받았다. 상대방에 의해 자신도 모른 채 히로뽕 등 마약류를 흡입당하는 것을 은어로 '몰래뽕' 혹은 '퐁당 마약'이라고 한다. 원치 않는데 마약을 투약했다면 두가지를 걱정할 수 있다. 처벌 가능성과 중독 여부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퐁당 마약으로 인해 마약류를 흡입한 사람은 형사처벌은 피하게 된다. 고의로 마약류를 투약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면 된다. 하지만 진짜 위험은 그 후부터다. 형사처벌과는 별개로 마약을 1번이라도 투약했을 경우 중독에 빠질 위험이 있어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타인에게 속아서 필로폰이나 MDMA 등 각성제 마약류를 1~2회 정도 흡입했다면, 1~2주 동안 2~3차례 정도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는 동네에 있는 일반적인 정신과 의원에서도 받을 수 있다. 치료비 부담 금액은 1만원 정도라고 한다. 다만 병원 측이 자세한 검사를 위해 소변검사 등 마약류 중독과 관련된 검사를 진행해 약 5만~10만원이 추가될 수도 있다. 조 전 원장은 "각성제 마약류를 1~2회 정도 흡입했다면 증상에 대한 치료(대증치료)만으로 충분히 마약류로부터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다. 빨리 치료를 받으면 된다"면서도 "다만 사람에 따라 1~2회 투약만으로도 중독증에 준하는 심한 증상이 나올 수 있어 사람에 따라서는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마약류 중독 치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돼 치료비의 자부담률이 30%에 그칠 뿐만 아니라 국가에서 치료비 전액을 지원해 주기도 한다. 조성남 전 국립법무병원장은 "정신적으로 강렬한 경험을 하게 되면 그 강렬했던 기억이 뇌 속에 영구히 저장되는데, 마약류를 흡입하게 되면 정신적으로 강렬한 경험을 가게 되므로 뇌 속에 그 기억이 영구히 저장된다"면서 "우연히 마약류를 1번이라도 접한 사람은 빨리 마약류에 대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마약류에 중독된 사람의 경우는 치료비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정부는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제도(치료보호제도)를 실시해 마약류 중독에 대한 치료비 전액을 지원중이다. 치료보호제도란 마약류 중독자를 대상으로 한 정부의 치료 서비스를 일컫는데, 신체적-정신적 의존성을 극복하게 하고 재발을 예방하게 해 마약류 중독자들이 건강한 사회인으로서 복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중독자 본인, 배우자, 직계존속, 법정대리인 등도 신청할 수 있다. 비용은 전액을 국가에서 부담한다. 치료보호제도를 이용해 마약류 중독을 치료하는 중독자들은 최근 5년 동안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치료보호제도를 이용해 마약류 중독을 치료한 이들은 2019년 260명에서 지난해 641명(추정치)으로 5년 사이 약 2.5배 증가했다. 더구나 최근 마약류 사범이 증가세를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마약류 중독 치료 수요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마약류 중독자가 늘어나고 있고 치료보호가 국민 사이에 널리 알려지면서 치료보호제도의 이용이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4-02 18:29:27강원랜드 중독관리센터(KLACC)가 과몰입 및 도박중독 장기체류자, 단도박자를 대상으로 2일부터 ‘2024년 생명사랑 녹색치유 농장’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올해로 7년차를 맞은 ‘생명사랑 녹색치유 농장’은 농사를 지으며 중독 치유·재활 의지를 높이는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에게 농산물 재배와 이를 활용한 나눔 실천으로 성취의 경험을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주 1회 5시간씩 8개월간 총 32회에 걸쳐 정선군 남면에 위치한 엔젤농장에서 영농 강사의 지도를 받으며 쌈채류와 과채류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게 된다. 이와함께 KLACC는 전문위원들로 구성된 개별 상담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음악 치유, 취떡 만들기, 장아찌 담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도박 과몰입 예방 및 단도박 유지를 도울 예정이다. 염장수 KLACC 센터장은 “참가자들이 땀 흘려 정성스럽게 키운 농작물을 가족 및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과정에서 사회적 단절을 해소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4-01 05:3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