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식당에 들어온 부모가 아이가 토하자 치우지 않고 바로 나가버렸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8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따르면 식당 운영자 A씨는 최근 주말 동안 나들이 손님이 많아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잠시 뒤 한 여성 B씨와 7살 정도 돼 보이는 여자아이가 가게로 들어왔다. B씨는 급하게 "화장실을 쓸 수 있냐"고 묻자마자 아이는 바닥에 구토를 했다. A씨는 "아휴 이를 어째 아이 화장실부터 쓰세요"라고 놀란 부모와 아이를 진정시키고 매장 아르바이트생들과 함께 바닥을 치웠다. 문제는 바닥이 정리되고 난 뒤 B씨가 "죄송합니다" 한 마디만 남기고 아이와 함께 가게를 나갔다는 것이다. A씨는 "좋은 마음으로 애가 차멀미했나보다 하고 직원들끼리 얘기했는데 보통 그냥 가는 게 맞는 건지..."라며 "바쁜 식당 홀 출입구에 토사물을 치우는 식당 직원들에 측은한 마음이 들진 않았는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대응하냐"고 물었다. 이에 누리꾼들은 "황당하다", "그냥 좋은 일, 봉사했다고 생각해라", "더 좋은 일로 돌아올 거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 가운데 일부는 비판적인 의견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아이 엄마가 매너가 없는 것 같다. 나도 아이를 키워서 애가 실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어른인 보호자가 실수를 수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4-09 22:31:42[파이낸셜뉴스] 2세 원생이 토할 때까지 음식을 강제로 먹이는 등 원생들을 학대한 어린이집 교사가 2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최근 1심과 같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8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강의 수강과 5년간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는 훈육이라는 목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피해 아동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며 "부모들에게는 소중한 자녀에게 상처를 줬다는 죄책감을 느끼게 했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A씨의 범행은 피해 아동들을 사랑과 관심으로 대하기보다 습관적이고 적당한 정도의 보육만을 하려는 잘못된 행동에서 기인했다"면서도 "심하게 악의적인 아동학대 의도를 가졌던 것으론 보이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 한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던 A씨는 지난 2021년 3∼5월 50여회에 걸쳐 2∼3세 원생 10여명을 신체적·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한 원생에게 짜먹는 요구르트를 강제로 먹이고 토하는 원생의 목을 쥐고 들어 올린 후 바닥에 눕혀 다시 요구르트를 먹였던 것으로도 드러났다. 또 약 한 달 후 같은 원생이 음식을 먹다가 구역질하며 뱉어내자 그 토사물을 다시 먹였다. 식사를 거부하는 다른 원생의 목을 손으로 잡아 음식을 강제로 먹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원생이 베고 있던 베개를 잡아당겨 얼굴이 바닥에 강하게 부딪히게 하는가 하면, 앞구르기를 하려는 원생에게 달려가 엉덩이 부위를 강하게 밀어 바닥에 부딪히게 했다. 아울러 안전지도 명목으로 원생의 손가락을 벽과 교구장 사이에 끼운 후 자기 몸으로 교구장을 밀어 손가락을 찧게 하는 일도 있는 등 원생 5명에 대한 16건의 학대 행위가 유죄로 인정됐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2-26 07:26:15[파이낸셜뉴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의식을 잃은 아이를 심폐소생술로 살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KBS News'에는 인도네이사 발리의 한 수영장에서 쓰러진 아이를 심폐소생술로 구한 한국인 최재영씨(43)의 미담 영상이 올라왔다. 사건은 지난달 20일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호텔 수영장에서 발생했다. 대구 동구청에서 근무했던 최씨는 최근 육아휴직을 내고 가족과 함께 발리에서 '한 달 살기'를 하던 중 한 아이가 수영장 바닥에 축 늘어진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응급처치와 수상안전 관련 자격증을 소유한 최씨는 본능적으로 아이의 가슴을 누르기 시작했고, 맥박과 호흡을 확인하며 호텔 직원들에게 구급차를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최씨는 "경동맥을 짚어보니 맥박이 없었고 호흡도 없었다"며 "호흡을 불어 넣는 과정에서 토사물이 내 입으로 들어오기도 했는데 그걸 씹고 뱉으면서 CPR을 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최씨가 8분이 넘는 시간 동안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끝에 아이는 숨을 쉬기 시작했고 이후 도착한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된 아이는 빠르게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 사고 발생 3일 만에 아이가 건강하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을 찾아간 최씨는 "그냥 동네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처럼 웃으면서 저에게 다가오더라. 아이를 부둥켜안고 고개를 돌려 살아줘서 고맙다는 마음에 눈물이 흘렀다"라며 "(제가) 딸이 둘인데 우리 딸들과 비슷한 나이 같았다. 정말 운명이고 인연인 것 같다. 과거 신혼여행지인 발리에서 첫째 딸이 생겼는데, 이번엔 8년 뒤 예쁜 아들을 얻었다고 와이프와 생각했다"고 미소지으며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4-02-09 13:28:57[파이낸셜뉴스] 중국의 한 유치원에서 교사가 구토한 아이에게 토사물을 다시 강제로 먹이는 일이 발생했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지중국 북동부 랴오닝성 허핑구 교육청은 지난 13일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보육교사 A씨에게 해임 명령을 내렸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 9월 15일 허핑구의 마루완 유치원에서 6세 아이에게 강제로 토사물을 먹인 혐의를 받고 있다. 아이가 점심으로 나온 호박을 먹은 뒤 이를 게워 내자, 토사물을 다시 먹도록 강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실은 유치원에 다녀온 아이의 옷이 더러워진 것을 발견한 부모가 수상함을 느끼면서 알려지게 됐다. 유치원 측은 사건 직후에는 부모의 폐쇄회로(CC)TV 영상 확인 요청을 거절하다, 경찰과 교육 당국의 조사가 시작되자 이를 공개했다. CCTV에는 A씨가 아이에게 토사물을 떠먹이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CCTV 영상은 더우인 등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도 확산했다. 누리꾼들은 아동학대를 지적하는 한편 사건 초기 이 사실을 은폐하려 한 유치원도 비난했다. 이에 유치원 측은 A씨 해고는 물론 교사 채용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허핑구 교육청은 “허핑구의 다른 유치원에도 이 같은 일이 있는지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아동학대를 종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SCMP는 중국 젊은층 보육교사 기피 현상이 아동학대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낮은 임금 대비 업무 강도가 높은 탓에 보육교사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업 성취도가 높은 젊은 졸업생들이 유치원 교사로 일하는 것을 꺼려 자격이 부족한 직원을 채용하게 된다”며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번 일로 교사 자격에 대한 논의가 다시 시작됐다”고 전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3-10-24 23:10:08[파이낸셜뉴스] 지하철에서 토사물을 치워 화제가 된 ‘6호선 천사 청년’이 선행 덕분에 ‘성덕’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선행 당시 e스포츠 ‘T1’ 로고가 새겨진 가방을 메고 있었는데, T1 측의 초청을 받아 사옥과 경기장을 방문했다는 것. 지난 7일 밤, 한 청년이 서울 지하철 6호선 연신내역에서 합정역으로 이동하는 열차 의자 위에 누군가 쏟아낸 토사물을 묵묵히 닦은 모습에 감동을 받은 한 시민이 영상으로 찍어 SNS에 올리며 화제가 됐다. 이 영상은 조회수 400만이 넘었고, ‘좋아요’ 17만개가 달리며 화제가 됐다. ‘6호선 천사 청년’이란 별명도 붙었다. 당시 시민은 이 청년의 뒷모습 사진도 올렸는데 e스포츠 T1의 굿즈 가방을 메고 있었다. 그러자 T1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팀이 지난 13일 SNS에 ‘선한 영향력을 펼쳐주신 T1 팬을 찾습니다. 연락 기다릴게요’ 글을 올리며 미담의 주인공을 찾아 나선 것이다. T1 관계자는 28일 “구단 초청을 받은 청년이 최근 사옥(서울 강남구)을 방문했다. 2013년부터 T1의 팬이었다고 했다. 구단 식당에서 식사를 대접했고, 구단 스폰서인 골스튜디오에서 굿즈도 선물해줬다. 어제(27일)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서 열린 T1 경기 티켓을 증정, 경기장에도 왔다”고 전했다. T1은 27일 SNS에 ‘6호선 천사 청년’이 T1 점퍼와 가방을 착용하고 페이커(이상혁) 사진을 바라보며 같은 자세로 엄지를 치켜세우는 뒷모습을 올렸다. ‘GOAT(역대 최고)와 GOAT의 만남, 마침내 두 GOAT가 만났다’는 글도 남겼다. 페이커는 e스포츠 사상 최대시장규모를 자랑하는 ‘롤’의 역대 최고 프로게이머로 ‘게임계의 메시’라고 불린다. 중국 ‘시나닷컴’은 지난 2020년 ‘한국의 5대 국보’로 페이커를 꼽기도 했다. 페이커는 현재 부상으로 지난 27일 경기 등 T1 경기에 불참하고 있다. 6호선 청년은 이날 T1 선수단도 만났으나 중앙일보측의 인터뷰 요청은 정중하게 사양했다고 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7-28 15:00:23[파이낸셜뉴스] 최근 지하철 6호선 열차에서 다른 승객의 토사물을 손수 치운 청년이 화제가 된 가운데, 해당 청년이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름다운 청년을 만났다”며 20세 청년 김모씨를 서울시청에서 만난 사연을 전했다. 오 시장은 “며칠 전 6호선 열차 내 타인의 토사물을 손수 치웠던 청년을 만나 격려했다”며 “이 선행은 함께 탑승하고 있던 다른 승객으 촬영으로 알려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할 수 있어서 했던 일이었다’고 오히려 겸손하게 말하는 청년의 고백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사연의 주인공인 김씨는 지난 7일 오후 10시 36분께 지하철 6호선 연신내역에서 열차에 탑승했다. 이후 합정역으로 이동하던 중 열차 좌석 위에 다른 사람이 구토한 토사물을 손수 닦아내고, 해당 좌석에 앉으려 하는 사람들에게 다른 좌석에 앉을 것을 안내해 화제가 됐다. 해당 장면을 목격한 다른 승객이 김씨의 모습을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기가 토한 것도 아닌데 열심히 닦는 모습이 감동이었다’라고 소개하며 김씨의 선행이 알려지게 됐다. 김씨의 선행이 담긴 영상은 조회수 300만회를 훌쩍 넘겼다. 이에 서울교통공사(공사)는 김씨에게 감사장과 기념품을 지급하기도 했다. 김씨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책임감과 양심이라는 가치관에 부합하는 행동을 했다”며 “단지 가방에 물티슈가 있었기 때문에 제가 치울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다른 분들이 피해를 볼까 걱정되는 마음뿐이었다”고 전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7-17 05:25:06[파이낸셜뉴스] 지하철 열차에서 다른 승객의 토사물을 손수 치워 화제가 된 청년이 서울교통공사(공사)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13일 공사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10시36분께 지하철 6호선 연신내역에서 열차에 탑승하고 합정역으로 이동하던 중 열차 의자 위에 있는 토사물을 보고 닦은 20대 남성 김모씨에게 감사장과 기념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당시 김씨는 의자 앞에 쪼그려 앉아 토사물을 휴지로 닦아내며 해당 좌석에 앉으려 하는 사람들에게 다른 좌석에 앉을 것을 안내하기도 했다. 해당 장면을 목격한 다른 승객이 김씨의 모습을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기가 토한 것도 아닌데 열심히 닦는 모습이 감동이었다'라고 소개하며 김씨의 선행이 알려지게 됐다. 김씨의 선행이 담긴 영상은 조회수 300만회가 넘는 등 화제가 됐다. 공사는 전날(12일) 공식 SNS를 통해 제보를 요청했고, 김씨의 지인을 통해 본인과 연락이 닿았다. 김씨의 지인은 "김씨가 평상시에도 타인을 배려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며 '아름다운 청년'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는 이날 오후 2시께 김씨를 본사로 초청해 감사장과 공사 공식 캐릭터 '또타' 한정판 피규어 세트, 교통카드를 지급했다. 김씨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책임감과 양심이라는 가치관에 부합하는 행동을 했다"며 "단지 가방에 물티슈가 있었기 때문에 제가 치울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다른 분들이 피해를 볼까 걱정되는 마음뿐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공사는 추후 서울시장 특별표창에 김씨를 추천할 예정이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7-14 06:39:55[파이낸셜뉴스] 서울 지하철에서 토사물과 관련한 민원이 하루 평균 13건 접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요일이 신고 건수가 가장 많았다. 지난 6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2020∼2022년 3년간 지하철에 접수된 토사물 관련 민원은 총 1만3928건이었다. 하루 평균 13건꼴이다. 2020년 4200건, 2021년 4669건, 2022년 5059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요일별로 보면 금요일이 2621건으로 가장 많았고 토요일 2259건, 목요일 2184건 순이었다. 시간대는 오후 9시 이후가 69.4%를 차지했다. 회식이나 모임에서 술을 마신 승객들이 귀갓길에서 토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공사는 추정했다. 토사물은 악취와 미관 저해로 환경에 악영향을 줄 뿐 아니라 이용객의 안전까지 위협한다. 매년 역사 내에서 보행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뛰어가던 승객이 토사물을 미처 보지 못하고 밟아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치우는 일도 고역이다. 토사물은 대체로 공사 청소업체 직원들이 직접 휴지로 닦아낸 후 손걸레나 대걸레로 마무리 처리를 한다. 한 직원은 "바쁜 역은 하루 20건 이상 토사물을 처리할 때도 있다"라고 토로했다. 토사물 외에도 음주 관련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22년 발생한 지하철 안전사고 중 음주 관련 사고가 26.1%(1004건)를 차지했다. 술에 취한 승객이 지하철 직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는 '주취 폭력'도 심각하다. 3년간 공사 직원이 당한 폭언·폭행 피해 532건 중 주취자로 인한 사건이 237건으로 전체의 44.5%에 달했다. 공사는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음주문화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주취자 안전사고와 토사물 문제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며 "토사물이나 음주 관련 사고 방지를 위해서는 이용객들의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4-07 07:32:28[파이낸셜뉴스]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공장으로 들이닥친 토사에 매몰된 4명 중 1명이 구조됐다. 소방청은 3일 경기 평택시 청북읍 후사리의 한 공장이 산사태로 쏟아진 토사물이 덮치면서 매몰된 4명 중 1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구조자는 현재 중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오전 10시49분께 신고가 접수된 후 선착대는 11시04분에 현장에 도착했다. 현재 총 54명의 인력이 투입돼 나머지 3명 매몰자 구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2020-08-03 12:25:16지난달 29일 밤 11시께 서울 신촌역은 얼굴이 대춧빛으로 변한 취객으로 가득 했다. 대학 로고가 새겨진 옷을 입은 20대 여성은 승강장 벤치에 드러누웠다. 친구들이 “얘 완전 뻗었다”라며 웃는 사이 누워있던 여성은 고개를 돌려 바닥에 음식을 게워냈다. 당황한 친구들은 서둘러 여성을 끌고 지하철에 탔다. 토사물은 그대로 남았다. 상한 닭볶음탕 냄새가 진동했다. 벤치에 앉으려던 승객들이 눈살을 찌푸리며 지나갔다. ■“쓰레기통에 게워내는 사람은 양반” 3일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지하철역에 음식을 게워내고 행방을 감추는 ‘토튀족’ 때문에 승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만취 승객이 열차 내에 토하는 경우가 늘어 서울교통공사도 골머리를 앓는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유흥가가 많고 유동인구가 밀집한 곳에 토사물 민원이 많다. 매번 토사물을 치우는 지하철 미화원들은 “화장실 변기 뚫으랴, 토사물 수거하랴 몸이 2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홍대입구역 미화원 장모씨(여·47)는 “주말에는 매일 빈대떡과 피자를 20개는 본다”고 웃었다. 15년 경력의 청소 베테랑이지만 몸이 좋지 않은 날에는 토사물이 역겨울 때도 있다. 그는 “승강장 비상 사다리나 소화기 같은 시설물에 게워내면 청소가 더 어렵다”며 “차라리 쓰레기통에 토하는 사람은 업어주고 싶은 심경”이라고 전했다. 지하철 청소를 담당하는 서울메트로환경 노구영 팀장은 “토사물로 역이 범벅이 되면 그야말로 아오지탄광”이라며 “토사물은 빨리 처리해야 해 민원이 많은 날에는 정신이 없다”고 털어놨다. ■열차내 구토, 하루 ‘31건’ 꼴 지하철 안에서 게워내는 사람도 많아졌다. 서울교통공사 ‘열차내 토사물 신고 민원현황’에 따르면 2016년 1만619건이던 것이 지난해 1만1596건으로 9% 늘었다. 하루로 치면 31개의 ‘빈대떡’이 지하철 안에 쏟아지는 셈이다. 1-8호선 중 2호선(4906건)에서 가장 많은 민원이 발생했다. 토사물 민원은 역무실 또는 교통공사 고객센터 등에 접수된다. 역무실에서 방송으로 토사물 위치를 알려준다. 미화원이 승강장에 대기하다 지하철에 올라 치운다. 미화원은 휴지로 치우고 손 걸레질을 한다. 토사물이 많을 경우 마포걸레로 마무리한다. 냄새가 남지 않도록 꼼꼼히 닦아야해 번거롭다. 홍대입구역 미화원 송모씨(여·61)는 “부역장이 열차를 잡아주면 얼른 토사물을 치우고 내린다”며 “승객이 많은 경우 달리는 열차 안에서 청소한다. 토사물을 치우느라 2정거장이나 지나 내릴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취객은 자신의 토사물을 직접 치우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그냥 자리를 뜬다. 현실적으로 제재가 어렵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토사물을 포함, 지하철에서 공중도덕에 대한 안내방송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다른 승객을 위해서라도 자제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18-04-03 14:1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