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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정상회담]이도훈 "남북회담 계기로 종전선언 분위기 마련돼"

미국도 협상의지 있어 종전선언 분위기 조성돼
남북관계 개선, 북미관계·비핵화 문제 해결에 큰 역할

【평양·서울=공동기자단 강중모 기자】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로 "종전선언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차려진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를 찾아 브리핑을 진행하면서 "김 위원장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폐기를 외부 전문가의 참관 하에 하기로 한 점,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협상 의사 등을 북한의 선 조치로 볼 경우 종전선언을 논의할 분위기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이어 "미국은 북한이 먼저 (비핵화 관련) 조치를 취하면 종전선언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 평양선언에서 나온 비핵화 관련 진전 사항에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보인 반응은 종전선언 가시화 분위기의 근거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폼페이오 장관이 다음 주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고위급 회담을 잘 치르면 북미간 2차 정상회담도 쉽게 이뤄질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도 미국도 평양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하고 협상할 수 있는 준비가 됐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 본부장은 "북미관계에 진전에서 남북관계의 개선이 도움이 된다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회의적 시선도 있었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 남북이 성과를 만들고 이를 미국에 넘겨주는 역할이 자리를 잡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을 만나 "미국이 북한에 바라고 있는 '핵 신고서'에 대한 언급이 없지만 큰 틀에서 해결해야지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하나의 건에 천착하는 것은 현재 상황에서 의미가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핵문제는 이해관계자들이 협상 과정에서 원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테이블에 올려둔 상태에서 풀어가는 것"이라면서 북핵문제 역시 미국이 원하는 핵 신고, 북한이 원하는 종전선언을 고집하면 해결에 도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완전한 협상 조건을 만드는 것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이를 기반으로 협상을 할 경우 합의점을 찾기도 어렵다"면서 "북핵문제 해결에서도 미국과 북한이 원하는 큰 조건들을 '큰 덩어리'로 만들어서 협상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협상 자잘한 협상 조건을 다 포함해서 움직이면 협상 진행이 원활하지 않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이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만큼 현재 상황을 기대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