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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달러 깨진 비트코인...美 이란 공격에 가상자산 '폭삭'

비트코인, 한 달 반 만에 9만달러대로 내려앉아
주요 알트코인, 지난주 대비 두 자릿수 하락률
'비트코인=디지털 금?' 기대감과 깨지는 움직임

10만달러 깨진 비트코인...美 이란 공격에 가상자산 '폭삭'
Open AI를 활용해 생성한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 시장이 중동 확전 우려 속에 급락했다.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타격함에 따라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하면서 비트코인은 가격은 한 달 반 만에 9만달러대로 주저앉았으며, 주요 알트코인 역시 두 자릿수 하락세를 기록했다.

23일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전 7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9만9556달러로, 일주일 전 대비 4.99% 하락했다. 이더리움은 2190달러로 13.04% 급락했으며, 솔라나는 129달러로 14.22% 하락했다. XRP(리플)과 BNB는 각각 9.09%, 5.86% 하락한 1.96달러, 607달러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시가총액은 3조400억달러로 지난 24시간 동안 약 2.7% 감소했다.

이번 급락세는 현지시간 2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시설 세 곳에 대한 '기습 타격'을 감행하면서 촉발됐다. 이어 이란 의회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고, 최고국가안보위원회의 승인만 남겨둔 상태다. 이에 국제유가는 배럴당 76달러(WTI 기준) 선에서 등락 중이며, 브렌트유는 더 큰 변동성을 보여 $80을 돌파한 뒤 77달러대에서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라 유가는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 물가상승률 상승과 함께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도 커지면서 위험자산 전반에 하방 압력이 가중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한편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이와 반대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금값은 전 거래일 대비 1.39% 오른 그램(g)당 15만원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디지털 금'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던 비트코인이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됨에 따라 기존 안전자산인 금이나 미국 국채와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확인되면서, 아직까지는 위기 시 피난처로 기능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LS증권 황산해 연구원은 "미국의 이란 핵시설 타격 직후 가장 먼저 개장한 이스라엘과 사우디 증시가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인 반면, 비트코인은 10만달러 아래로 급락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정권 교체가 목적이 아니며 추가 군사작전은 없을 것이라 했지만, 평화 조치를 맺지 않으면 더 큰 공격이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했다.

같은 시각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코인마켓캡의 공포탐욕지수는 '공포(40)'상태를 가리키고 있다. 공포탐욕지수는 0~100사이의 지수로 가상자산 시장의 과열 정도를 판단한다. 0에 가까울수록 가상자산의 가격 하락과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동반되는 시장 상태인 '공포'에 해당하며, 시장이 과열될수록 수치가 커지며 '탐욕' 상태에 가까워진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가상자산 시장이 변동성 확대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번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2주의 협상 시한을 제시한 지 이틀 만에 결정된 것이다. 이처럼 미국이 예상 밖의 속도로 중동 전면 개입에 나서면서, 추후 이란의 보복 가능성 등이 중동 전쟁 확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