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물질 생산 기지와 핵무기연구소를 찾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뉴스1
[파이낸셜뉴스]북한이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하루만에 침묵을 깨고 미국에 대한 직접 규탄에 돌입했다. 북한은 23일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에 대해 "주권 침해와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 형식을 빌려 "주권 존중과 내정 불간섭을 기본원칙으로 하는 유엔헌장과 기타 국제법 규범들을 엄중히 위반하고 주권 국가의 영토 완정과 안전 이익을 난폭하게 유린한 미국의 대이란 공격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한 대변인은 "국제관계에서 임의의 나라의 영토 완정과 정치적 독립을 가로막는 힘의 위협과 행사를 반대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총의가 반영된 유엔헌장의 목적과 원칙이며 근본정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 중동 사태를 "끊임없는 전쟁과 영토 팽창으로 저들의 일방적 이익을 확대하여 온 이스라엘의 만용과 그를 용인하고 부추겨 온 서방식 자유 질서가 낳은 필연적 산물"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결적 행위에 대하여 일치한 규탄과 배격의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북한과 이란은 반미 연대라는 동질성을 바탕으로 가까운 관계를 유지 중이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대해서도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엄중한 우려를 표시하며 이를 단호히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동안 북한이 이란의 핵 시설 개발에 도움을 줬다는 의혹이 여러 차례 제기되어 왔다.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북한과 이란의 핵무기 협력 여부를 확인한 적은 없지만, 두 나라 간 기술 교류가 미사일 분야를 넘어 핵 개발 영역에서도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03년 북한 군사과학자들이 이란 핵시설에 들어가 핵탄두 설계를 돕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또한, 이란이 핵실험 시뮬레이션 컴퓨터를 운용하고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시설을 짓는 데 북한이 도움을 줬고, 이런 협력은 적어도 2011년까지 계속됐다는 전문가의 진단도 제기됐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핵무기병기화사업장을 살피고 있다. 노동신문/뉴스1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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