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중턱, 넓이 2170㎡에 불과한 왕등재습지에 무려 348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해 지리산 고산습지인 왕등재습지의 동·식물상 등 13개 분야에 대해 정밀 조사한 결과 멸종위기 야생동물 Ⅱ급인 까막딱따구리 등 348종이 서식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왕등재습지는 지리산 해발 967∼970m에 위치한 고산습지로 길이 110m, 폭 2∼32m, 면적 2170㎡다.
수질 조사결과 부영양상태의 이탄습지(fen)로서 습지의 생성연대와 과거에 자생했던 식물상, 식생 및 기후의 변화까지 추정 가능한 이탄층은 평균 60㎝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탄은 낮은 온도 때문에 죽은 식물들이 미생물 분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쌓여 만들어진 토양층을 말한다.
이곳 습지에는 뻐꾹나리, 창포 등 58종의 식물과 멧돼지 등 포유류 13종, 새매 등 조류 72종, 양서·파충류 8종, 큰땅콩물방개 등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 39종, 물먼지말류 등 담수조류 158종 등 총 348종이 서식하고 있었다.
이 중에는 원앙, 붉은배새매 등 천연기념물 5종, 멸종위기야생동물 Ⅱ등급인 까막딱따구리, 새홀리기, 삵, 담비 등 4종도 포함됐다.
왕등재습지와 같은 고산지역의 폐쇄된 장소에서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이유는 습지 내 사멸한 생물체에서 나온 무기물을 담수조류가 흡수하고 담수조류∼올챙이∼수서곤충으로 이어지는 먹이사슬이 형성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공단은 이번 조사결과를 습지 생성연대 및 자연생태계의 변화 추이 분석과 습지관리 방향 설정을 위한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동·식물, 지형지질, 수문 등 13개 분야의 전문가들로 조사단을 구성, 조사했다.
/khchoi@fnnews.com최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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