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대기 중인 해군 2함대 사령부 예비군 교육대에는 28일 하루종일 실종된 장병을 그리는 눈물과 해군의 안일한 대책을 비난하는 목소리로 가득했다.
김동진 하사의 어머니 송순향씨는 “실종되기 5시간 전에도 아들이 ‘어머니 감기 조심하세요’ 라고 말했는데 차디찬 물 속에 갇혀 있다”면서 자리에 주저 앉았다.
송씨는 김 하사가 진급한 날 찍은 사진을 가슴에 품은채 “아들아, 좋아하는 음식으로 냉장고를 가득 채웠으니 빨리 돌아오거라”라면서 오열했다.
아들의 실종 소식을 듣고 제주도에서 단숨에 올라 왔다는 차균석 하사의 아버지 차상률씨는 “모든 것이 내탓이다. 내가 군대에 지원하라고 재촉해 아들이 해군에 지원했는데 그날이 너무 후회스럽다”고 말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선체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한 해군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도 높았다.
해군 측이 “수심이 낮은 곳에 있는 천안함의 뱃머리 부분은 확인됐지만 선체 후미는 최초 사고 지점으로 부터 반경 1.8㎞ 떨어진 곳에 침몰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하자 가족들은 “실종자 대부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선체 후미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한 실종자 가족은 “실종 장병들이 몰려 있는 선체 후미에 대한 수색을 게을리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실종자 가족은 “27일 군에서 설명할 당시 침몰된 선체 후미 위치는 이미 파악해 놓고, 구조작업을 하는 줄로만 알았다”며 “선체 후미를 찾지도 못한채 무슨 구조작업을 하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가족들은 천안함이 격실 구조로 돼 있어 천안함 안에 생존자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자 생존한 장병들이 있을 것이란 희망과 함께 조속한 선체 위치 파악을 촉구했다.
해군은 “음파탐지기를 통해 선체의 위치를 파악할 예정이지만 현재 해난구조대(SSU) 소속 잠수요원들이 수색 중이어서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하자 가족들은 “수색 활동 보다 음파탐지기로 선체 후미 위치를 파악하는 게 우선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해군 관계자는 “음파탐지기를 사용하면 선내 생존자들의 뇌나 고막에 피해를 입힐 수 있어 사용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부 가족들은 “더 이상 해군의 구조활동을 믿을 수 없다”며 “해군이 못 찾아 내면 민간 잠수부 등을 투입해서라도 찾겠다”고 주장했다.
해군이 언론 취재를 통제하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
한 실종자 가족은 “해군이 진상 규명과 조속한 구조활동보다 사안을 감추기에 급급하다”고 말했다.
/fnchoisw@fnnews.com최순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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