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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탐방- 총장에게 듣는다] 김춘호 한국뉴욕주립대학교 총장

"단순히 미국의 뉴욕주립대학교 한국분교가 아니라 65번째 뉴욕주립대가 될 겁니다."

외국대학으로는 국내에 처음으로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글로벌캠퍼스 단지에 설립된 한국뉴욕주립대 김춘호 총장(사진)은 2일 기자와 만나 "지난 3월 개교 후 대학 조기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뉴욕주립대는 미국 뉴욕주에 위치한 64개의 개별 대학 연합체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각 대학에는 총장이 따로 있고 그 위에 연합체를 관할하는 총괄총장을 두고 있다. 뉴욕주립대에 속한 대학 가운데 유명한 대학은 스토니브룩, 버펄로, 빙햄턴, 알바니 등이다. 한국뉴욕주립대는 일단 스토니브룩의 커리큘럼을 도입해 올해 컴퓨터과학과와 기술경영학과 석·박사 과정 학생들을 받아들였다. 이 학생들은 한국뉴욕주립대의 학위를 받는 것이 아니라 미국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의 학위를 받는다. 수업과 관련된 모든 내용은 미국 본교와의 협의 아래 진행된다.

■"65번째 뉴욕주립대로 자리매김"

김 총장은 한국뉴욕주립대를 단순한 뉴욕주립대 한국분교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뉴욕주립대의 65번째 대학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뉴욕주립대 산하 여러 대학들과 연계해 각 대학의 대표적인 학과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유명 의류 브랜드를 한 상점에 모아 판매하는 '편집매장'과 비슷한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는 생각이다.

김 총장은 "학생들이 한국뉴욕주립대에 입학해 원하는 학과를 선택하게 되면 해당 학과의 커리큘럼을 주관하는 미국대학의 학위를 받게 된다"며 "학생들은 같은 학교에 입학하지만 배우는 학과에 따라 학위를 받는 대학이 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뉴욕주립대는 현재 스토니브룩의 학과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지만 8월에는 FIT(뉴욕주립대 산하 패션스쿨) 유치를 위한 콘퍼런스를 열 계획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학과들에 이어 의상디자인 관련 학과를 신설할 예정이라는 게 김 총장의 설명이다.

한국뉴욕주립대는 현재 석·박사 과정만 운영하고 있지만 오는 2013년부터는 학부과정 입학생을 받을 계획이다. 김 총장은 "내년에 학부과정으로 입학생을 선발하는 학과는 스토니브룩에서 도입한 기술경영학과로, 신입생 선발인원은 100명"이라며 "미국 유학을 꿈꾸는 학생들이 많이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래 먹을거리 만드는 대학모델

김 총장은 한국뉴욕주립대를 통해 새로운 대학 모델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산학연 클러스터의 성공모델을 최대한 빨리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총장은 "지식기반사회가 되면서 양극화와 일자리 문제가 더욱 커지고 있는데 이는 미래 먹을거리 산업이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 시대에 맞는 새 먹을거리를 만드는 일에 대학이 주도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김 총장은 가능성 있는 글로벌 기업을 골라 이들의 사업영역을 세계로 뻗어나가게 만들어 줄 계획이다.

김 총장은 "현재 패션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켜 새로운 먹을거리를 만들기 위해 영국과 프랑스, 미국 등지의 대학, 정보기술(IT) 기업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며 "산학연이 모인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 한국의 기술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허브를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치매치료 기술을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쓸 것"이라며 "미국에서만 치매치료 시장이 300조원이 넘는데 이 기술을 학술적으로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국제 인재 양성 앞장

김 총장은 국제 인재 양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의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 학생들에게 한국의 개발경험을 전수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김 총장은 "한국이 경제개발을 시작한 지 올해로 50년을 맞았는데 경제적으로 어렵던 나라 가운데 부강해지는 노하우를 갖고 있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며 "개도국과 후진국 학생들에게 이런 노하우를 전수해 그들이 고국에서 경제발전의 선도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술경영학과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양성된 국제 인재들은 개도국 등 신흥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김 총장의 생각이다.
그는 "개도국들이 개발 모델로 대한민국을 가장 선호하고 있는데 우리가 이들에 대한 관심을 덜 기울였다"며 "이들을 인재로 키워 놓으면 이들이 고국에서 한국의 기술을 이용해 나라를 키울 것이고 결국 한국의 기술을 더 많이 이용하면 이들 나라가 한국에 새로운 먹을거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독교인인 김 총장은 교회가 개도국 학생의 지원을 확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는 "최근 영락교회에서 특강을 했는데 어르신들이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며 감동을 받았다"며 "내년에는 50명 가까이 되는 개도국과 후진국 학생들을 데려올 계획인데 교회에서 생활비를 책임져 각 나라의 미래 지도자를 키우는 데 도움을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art_dawn@fnnews.com 손호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fncast 채진근, 박동신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