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상하이은행(HSBC)이 국내에서 소매금융을 철수하면서 남은 프라이빗 뱅크(PB) 고객들을 놓고 은행권 간에 선점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HSBC PB고객들은 은행권에서도 인정할 정도로 우량한 고객들이어서 시중은행들이 HSBC의 PB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 중이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HSBC는 원활한 철수작업과 고객편의를 위해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PB 및 개인고객 현황 등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이 HSBC 서울지점에서 PB고객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들었으며, HSBC는 조만간 국민은행을 방문해 이 같은 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다. 외환은행은 이미 HSBC 개인금융 고객들을 가까운 외환은행 지점으로 안내하고 있는 상황이다.
HSBC는 개인금융 지점 폐쇄로 인해 고객들의 불편을 최대한 덜어주기 위해 시중은행들에게 고객 자산을 이관하거나 또는 고객들이 원하는 은행으로 찾아가도록 안내할 방침이다.
하지만 HSBC PB고객의 자산을 이관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은행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객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있는 데다 고객 동의 없이는 정보를 기업 간의 거래로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은행권 PB 담당 관계자는 "PB고객 정보를 알아야 HSBC와 중복된 고객인지 여부를 알 수 있어 유치를 하겠지만 고객정보를 알 수가 없어 고객들이 선택하도록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HSBC 측에서도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우선 국민·우리·외환은행 지점을 방문하도록 안내해 각 은행들이 고객들을 알아서 유치하도록 하는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HSBC 관계자는 "고객이 펀드판매처를 이동하겠다고 신청할 경우에는 HSBC에서 가입했던 펀드를 다른 은행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 고객들에게 우선 가까운 다른 은행 지점으로 가서 업무를 보라고 설명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