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동국제강이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를 매각한다.
동국제강은 24일 삼성생명과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를 42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페럼타워는 완공된 지 5년여만에 주인이 바뀌게 됐다. 동국제강은 지난 1974년부터 2007년까지 사용하던 본사 건물을 1400억원을 들여 신축했고 2010년 입주한 바 있다.
동국제강은 페럼타워을 매각한 뒤에도 삼성생명으로부터 현재 사용 중인 공간은 그대로 임대해 사옥으로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
동국제강은 페럼타워 매각대금을 하반기 돌아오는 회사채 상환과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지난 연말 기준으로 5500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동국제강은 페럼타워 매각으로 가용 현금을 9700억원 수준으로 늘리게 됐다.
부채비율도 하락하게 됐다. 페럼타워 매각으로 1700억원 이상의 유형자산 처분 이익 등 평가차익이 발생해 207% 수준이던 부채비율을 8%포인트 가량 낮춰 199%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세주 회장과 남윤영 사장 등 최고경영진이 페럼타워 매각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할 정도로 애정을 표하던 페럼타워 매각을 결정한 것은 선제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5월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고 현금흐름 개선에 집중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실적이 악화된 것도 본사 매각 결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탄탄한 경영을 유지하던 동국제강은 3년 전인 2012년부터 철강 경기가 악화되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전방산업인 조선과 건설경기 악화 영향으로 철강 제품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저가의 중국산 철강재 제품이 유입되면서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지난해 동국제강의 매출액은 6조685억원으로 1년전에 비해 9.3% 줄었고 20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1·4분기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유상증자를 통해 1499억원의 자본을 확충하고 지난 1월1일자로는 계열사 유니온스틸을 흡수해 재무적 유연성을 키우는 등 선제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페럼타워 매각 등 적극적인 자산 유동화로 재무구조 안정성을 확보하고 철강사업 통합에 따른 시너지 극대화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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