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사상 최악의 총기 테러가 발생한 플로리다주 올랜도를 방문해 희생자들에게 조의를 표하고 총기규제 강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16일(이하 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은 총기난사 희생자 49명의 가족들을 개별적으로 만났다. 연설에서 그는 "나는 유족들을 껴안았고, 그들은 왜 이런일이 자꾸 일어나는지 나에게 물었다. 그리고 그들은 이런 대참사가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희생자 가족들은) 정치에는 관심이 없으며, 나도 그렇다"며 희생자들에게 추도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총기규제 강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우리 정치가 테러리스트들이 강력한 무기를 합법적으로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왔다"며 "총기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희생자 가족들을 만나 왜 자신들의 주장이 맞는지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울러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이날 총기규제 강화 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기로 한 결정을 환영하면서 "상원의원들이 이제라도 즉각 나서서 올바른 일을 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번 올랜도 방문에는 조 바이든 부통령도 동행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헌화부터 가족 면담까지 모든 일정을 함께 소화했다. 미국의 대통령과 부통령이 한꺼번에 특정 장소를 동시에 찾는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민주당 크리스 머피(코네티컷주) 상원의원은 15일 미 국회에서 총기규제 강화 법안 처리를 촉구하며 15일 오전 11시 21분부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시작해 다음날 오전 2시 11분 단상에서 내려왔다. 14시간 50분동안 필리버스터를 이어간 것이다.
머피 의원은 필리버스터를 벌인 끝에 공화당의 투표 방침을 약속받았다. 머피 의원은 지난 2012년 12월 발생한 코네티컷주 샌디훅 총기난사 사건 이후 총기규제 강화 캠페인을 주도해 왔다.
총기규제에 강력히 반대해 온 공화당은 올랜도 테러 이후 총기규제 강화 여론이 높아져 표결 방침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도 부분적인 규제 강화 필요성에 동조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올랜도 연설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이날 총기규제 강화 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기로 한 결정을 환영하면서 "상원의원들이 이제라도 즉각 나서서 올바른 일을 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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